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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할매 시즌3 - 꽃보다 해녀 김막래

등록일 : 2021-07-05 17:50:23.0
조회수 : 1965
-나는 이름은 김막래고 막내 하라고 막래라고 이름을 지어줬는데 또 동생이
여동생 하나 태어났고. 나이는 일흔다섯. 일흔다섯이고 여기 이제 결혼해서 산 지는 올해 53년째.
 평상시에 꽃을 너무 좋아해. 꽃을 이제 심어놓은 꽃들도 좋아하지만 철마다 계절 따라 피는 자연 꽃.
야생화 꽃도 예사롭게 안 보고 그냥 참 꽃을 좋아해. 여기는 내가 사는 곳이 최고다.
-(해설) 섬마을 할머니들의 인생이 녹아있는 바다.
오늘 그 바다만큼이나 깊은 이야기를 간직한 그녀를 만나러 갑니다.
오늘 찾은 이곳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경남 통영의 황금 고장이라고 불리는 소매물도인데요.
여기 오늘 우리가 만날 섬마을 할머니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우리 만기 아우님, 얼굴 보기 힘든데요. 잘 도착했나요?
-파도가 세네. 그런데 많이 변했다, 이거 없었는데? 발전소도 없었고. 여기는 그대로인데.
-(해설) 멀리서 바라볼 때는 모든 것이 변한 줄 알았는데 가까이 다가와 보니
익숙한 것들이 만기 아우를 기다리고 있었네요.
반갑게 눈인사를 하며 올라가는 이 길의 끝에는 또 어떤 익숙한 것들이 만기 아우를 반겨줄까요?
-저 어머니가 복선이 어머니 같은데. 아닌가? 어머니. 집이 여기인데.
-저기에 뭐 널어놓고.
-어디 가는데요? 거기 서 보세요. 어디 가요? 반갑습니다.
-그대로지, 뭐.
-(해설) 이게 누구인가요? 소매물도 터프한 해녀, 복선 씨 아닙니까?
-할 일이 있어서.
-여기 좀 내려오세요.
-내려오라고. 지금 뭐 하러, 그렇게... 내가 안 반가운가 보네.
-왜 안 반가워. 이만기 왔다고 하면 어디 있냐고 하는데 막 보이지도 않고. 내려왔는데 보이지도 않고.
-네.
-네, 어머니. 참, 어디를 가나 먹고사는 게 우선인 것 같다.
사람, 시골이나 어디나. 오늘의 우리 주인공. 말 좀 물읍시다.
-네, 오십시오.
-막래 어머니?
-이만기 씨예요?
-네.
-TV 보다가. TV 보다가. 상추.
-그러네요.
-바람.
-네, 바람막이.
-집 봐라.
-(해설) 오랜 시간 함께하면 서로 닮는다고 했던가요?
정겹고 푸근한 막래 씨를 닮은 이 집도 오랜만에 이 섬을 찾은 만기 아우를
따뜻하게 반겨주는 것 같네요.
-이쪽으로 가면.
-잠잠해도 어머니, 파도는 파도 아니겠습니까?
-갑시다, 반가운 거는 무슨. 물때가 있다. 나는 나는 바쁘다, 지금. 내가 바빠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뭐가 그리 바쁜지.
-(해설) 바다에 기대어 사는 해녀들의 시간은 항상 바다에 맞춰져 있다 보니
바쁠 수밖에 없나 봅니다. 소매물도로 시집와서 미역을 따기 위해 물질을 한 지 벌써 50년.
막래 씨의 시간은 그렇게 바다의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밑으로 가서.
-(해설) 자칭 타칭 어복 많은 사나이 만기 아우와 소매물도 베테랑 해녀
막래 씨가 함께하니 오늘 물질은 보나 마나 대박이겠죠?
-아이고, 시원하다!
-(해설) 만선의 부푼 꿈을 안고 만기 아우와 막래 씨를 태운 배가 푸른 바다를
헤치며 통영의 황금어장 소매물도 앞바다로 출발합니다.
-네.
-네. 섬이. 저 꼭대기에.
-네.
-섬마을 어머니들한테 내가 휘둘려서 내가 기력이 다 빠졌습니다.
전신만신 일 시키고. 다른 데 가면. 물이 많이 빠진 거죠? 저쪽에. 다녀, 다녀오세요!
-(해설) 아이고, 입수가 백점만점입니다.
-어머니, 잘 다녀오세요.
-(해설) 물에 들어오니 막래 씨의 진가가 나타납니다.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가 따로 없네요. 눈 깜짝할 새에 쇽 하고 사라져버립니다.
-(해설) 천하장사의 힘찬 응원을 받은 우리 막래 씨. 거침없이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막래 씨, 갑자기 웬 돌덩어리를 집어 들어요? 잘못 캔 거 아닌가요?
아이고, 돌덩이의 정체는 얼굴만 한 석화였네요.
역시 황금어장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가 봅니다.
이번에도 성큼성큼 다가가 무언가를 집어 듭니다.
-어머니, 그거 뭔데요?
-석화.
-석화? 아이고, 큰 거 땄네요.
-(해설) 그럼요. 수십 년 물질을 하며 살아온 막래 씨는 눈을 감아도 바닷속이 훤합니다.
노력한 만큼 내어주는 바다의 법칙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막래 씨는 오늘도
부지런히 바닷속을 누비고 다닙니다. 소매물도 앞바다의 터줏대감 막래 씨.
역시 물 속에서 위풍당당하네요. 그때 조용하던 배에서는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고 하는데요.
어디, 무슨 일인지 알아봐야겠습니다.
아니, 만기 아우. 섬마을 할매 시즌3 첫 방송을 맞아 드디어 입수를 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해설) 그냥 참으세요. 잠수복까지 갖춰 입고 제대로 할 건가 봅니다.
-내가 이래서 이게 극한직업이라니까요.
-어머니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어머니의 마음을? 어머님들이 그동안, 제가 3년 동안 이렇게 섬마을 할매 하면서 물에
들어가시게만 하고 바깥에서 배만 타고 구경만 하고 어머니 파이팅 하고
이렇게만 이야기했지만 얼마나 이게 진짜 바다가 물질을 하면서, 그것도 1시간, 2시간도 아니고 3, 4시간.
-(해설) 말은 그만하고 퍼뜩 들어갑시다.
-갑니다.
-(해설) 진짜 들어가네요. 역시 천하장사. 조금은 망설일 법도 한데 거침없이 뛰어듭니다.
만기 아우, 괜찮아요?
-(해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섬마을 할매 3년에 만기 아우가 드디어 물질을 하네요.
-뭐 있어요?
-여기, 여기.
-(해설) 막래 씨를 따라 만기 아우도 물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아우님, 물 속에서 보는 막래 씨 모습은 어떤가요?
-(해설) 아우님 말대로 한 마리 물개가 따로 없습니다, 그래.
-어머니. 응, 어머니? 탔네. 나 이것만 타고 있을게. 이 뒤에. 저기로 가, 저기로.
-(해설) 아이고, 우리 아우님.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물 밖에서나 천하장사지 물 속에서는 갓난아기나 다름없네요.
물 속에서는 막래 씨가 천하장사이시네요. 인정.
-(해설) 만기 아우가 지치거나 말거나 우리 막래 씨는 든든한 지원군 덕분에 힘이 나나 봅니다.
다시 힘을 내 물질을 시작합니다. 바다 한가운데 두 사람, 이제는 제법 친해진 것 같죠?
역시 사람은 고생을 같이 해야 친해지나 봅니다.
-아이고, 어머니.
-석화 굴이에요.
-그래요?
-네.
-이렇게 어머니, 바다에 이렇게 딱 붙어 있으면.
-이렇게 붙어 있으면요. 내려가면.
-어머니.
-됐어요.
-난 이렇게 석화 큰 거 처음 봅니다.
-이거는 새끼다, 새끼. 이 정도 되면, 우리가 물에 다니면서 살살 보면 한 3년 자라면 이렇게 커요.
-하나 드셔보시렵니까? 하나 드셔보시렵니까? 꺼내 든다. 살아난다.
-어머니, 달다.
-달죠? 바다 우유.
-초장이 필요 없다, 초장이.
-틈새.
-안 끼어.
-그런데 어머니 보기에.
-물에서는 욕심내지 말고 안전하게 해야 돼요.
거의 뭐, 인어공주 이상으로 나는 멋있던데요?
-(해설) 인어공주가 따온 석화도 먹고 배도 든든하니 기분 좋게 돌아갈 수 있겠네요.
잔잔한 노래소리를 길동무 삼아 만선의 배가 항구로 돌아옵니다.
-이 목이 아닌데.
-(해설) 역시 어복 많은 만기 아우가 함께하니 망태기가 묵직하네요.
해산물을 정리하는 막래 씨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만기 아우와 함께한 추억들이 바구니마다 가득 담겨져 있습니다.
고된 물질의 피로는 어느새 사라지고 막래 씨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물질도 했으니 이제 먹어야겠죠? 고생한 만기 아우를 위해 막래 씨가 특별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설) 막래 씨, 그런데 홍합으로 뭘 만드는 건가요?
-(해설) 홍합으로만든 국수라니는 그 맛이 정말 궁금합니다.
-이걸 이렇게 국수 이걸 넣고.
-(해설) 귀한 손님에게만 내어준다는 홍합 국수.
거기에 막래 씨의 정성까지 더해지니 맛있을 수밖에요.
집안 전체가 맛있는 소리로 가득합니다. 천하장사 못지않은 뒤집기 한판으로
소매물도 섬마을 점심상이 뚝딱 완성되었습니다.
만기 아우 입맛 다시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다요.
-어머니, 점심이 다 됐네요.
-어머니, 참.
-한번 잡숴보세요. 그런대로 멸치, 다시다보다는 조금...
-이게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홍합에.
-홍합에, 굴에.
-굴에.
-참기름에 볶아서.
-시원하고 담백하고 이게 훨씬 나은데?
-(해설) 입안 가득 바다향이 차오르니 세상 부러울 게 없습니다.
여기도 바다, 저기도 바다. 그야말로 밥상 위에 바다가 펼쳐졌습니다. 한번 보여드릴게요.
-이 집에 앉아있으면 바다가 한눈에 보이지, 앉아서 보면.
-(해설) 바다가 내어준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돌담 너머 바다가 새삼 고맙게 느껴집니다.
-작년 이맘때?
-5월 25일에.
-네? 5월에요?
-5월 25일에.
-딱 이맘때네요. 낚싯배. 배를 계속했어요.
-그렇죠? 왜?
-그래.
-네?
-일흔 때.
-네.
-아버지가.
-응.
-(해설) 눈길 닿는 곳, 손길 닿는 곳.
어디 한 군데에 남편의 추억이 남아있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집안 곳곳에 오롯이 남아있는 주인 잃은 물건들을 볼 때마다 막래 씨의 주름에는
조용히 눈물이 스며듭니다. 남편이 떠난 자리에는 그리움이 더욱 진하게 내려앉습니다.
끊임없이 섬을 어루만지는 바다의 손길처럼 섬마을의 시간도 빠르게 흘러갑니다.
그런데 여기, 시간이 멈춘 것처럼 누워있는 사람이 있네요?
-도망. 도대체 섬에 계신 어머니들은 뭐 일을 못 시켜서, 천하장사 오면.
-교수님 저거 하나 잘라주고 가세요.
-어떤 거요, 어떤 거?
-이거 통나무.
-이거, 이거, 이거.
-네.
-네?
-(해설) 만기 아우의 한숨을 뒤로하고 떠나는 막래 씨의 걸음이 더욱더 가벼워 보이는 건 기분 탓이겠죠?
톱질에 도끼질에. 천하장사의 손길이 닿으니 남아나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
이제는 맨손으로까지. 만기 아우가 밥값은 제대로 하는 것 같네요.
아이고, 오늘 못 나가겠네. 아이고.
-(해설) 그렇죠. 남자가 한 번 톱을 잡았으면 끝을 봐야겠죠.
선착장에 배가 들어오면 좌판을 하고 있는 우리 막래 씨도 덩달아 분주해집니다.
-(해설) 막래 씨가 잡은 싱싱한 해산물은 손님들에게 늘 인기 만점입니다.
-저녁에 이거 쪼개 놓으라고 하니, 되나, 이게.
-(해설) 역시 힘 하면 만기 아우 아닙니까? 장작을 찢네요, 찢어.
그런데 뭔가 불안 불안한데요? 아이고. 만기 아우가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도와준다더니 다 부수고 있네요, 그래.
-이거 어쩌지.
-(해설) 큰일 났데이.
-(해설) 여기서 포기하면 천하장사가 아니겠죠?
-아이고, 이거 내가...
-(해설) 역시 만기 아우는 다 계획이 있었네요.
새로 만든 도끼를 가지고 심기일전. 다시 힘차게 장작을 팹니다.
남편이 남긴 낡은 도끼를 만기 아우가 깨끗하게 고쳤습니다.
이제 막래 씨가 도끼를 볼 때면 만기 아우 생각이 나겠죠?
항상 장작을 패주던 남편은 비록 없지만 만기 아우가 있어 오늘, 든든합니다.
막래 씨의 손길이 다시 바빠지고 주변이 조용해진 걸 보니 이제 슬슬 돌아갈 때가 된 것 같은데요?
그런데 아까부터 복선 씨가 막래 씨에게 무슨 할 말이 있나 봅니다.
-뭐야?
-(해설) 힘든 하루였지만 선물까지 받고 나니 기분이 무척 좋은 막래 씨입니다.
-(해설) 구름이 만든 그림자를 따라 섬의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어머니.
-그러니까요.
-대단하다.
-장작 그거요?
-네.
-(해설) 고생한 만기 아우를 위해 뭔들 못 해 주겠습니까?
두툼한 농어를 잘 손질해 먹음직스럽게 썰어내는 막래 씨. 역시 기술보다는 정성입니다.
-해가 좋네.
-불 지펴야 이거 매운탕 하지.
-(해설) 막래 씨에게 특명을 하달받은 만기 아우.과연 아궁이에 불을 잘 피울 수 있을까요?
이것도 불안 불안한데요? 일단 불은 잘 붙였는데요.아이고, 이거 연기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처음에 땔 때는 그런다고.
-(해설) 만기 아우님, 멀쩡한 남의 집 아궁이 탓을 하면 어쩝니까?
-네?
-양념만 넣으면 돼.
-양념을요?
-네.
-가스를 너무 많이 먹었다.
-네?
-나무 가스는 끄떡없어.
-나무 가스는 끄떡없어요?
-네. 다른 가스는 끄떡 없다. 난리를 쳐 놨네, 이렇게. 이 난리를 쳐 놨네. 이러니까 부엌이 새카맣고.
-(해설) 정신 없는 만기 아우를 대신해 막래 씨가 불을 살려냅니다.
-(해설) 푹 끓여진 매운탕을 한 대접 가득 담아냅니다.
석양이 지는 걸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 다 되었네요.
어머니 이제 드디어 저녁이다 그렇죠? 이거 아까 우리 복선이 어머니가 준 농어.
-이거는 매운탕.
-이거는 매운탕. 이거는 어머니가 잡은 거. 일단 어머니.
-한번 잡숴보세요. 어머니 이 상추부터.
-상추에.
-조용해서 좋고. 한번 잡숴보세요. 간이 맞나, 안 맞나.
-좋다.
-싱거운데.
-고맙습니다.
-싱거워.
-처음에 어머니 같이 있다가 한 분 돌아가시고 나면 어른들의 이야기.
돌아가시고 나면 잘 때 늘 있다가 없으면 그렇게 외롭다고 하더라고요.
-그렇지.
-(해설)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요?
돌아보면 참 행복한 시절을 함께했습니다. 그 순간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가슴 깊이
새겨두고 싶어서 잊어야지 하면서 잊지를 못합니다.
그 마음을 알기에 훌쩍 큰 막내아들은 늘 어머니 걱정뿐입니다.
-4번입니까, 아들이?
-네.
-된다, 된다, 안녕하세요? 아버지의 그 이게. 어머니랑, 엄마도 좀 닮은 것 같고
아들이. 얼굴이 갸르스름한 거랑.
-(해설) 어둑해진 밤하늘에 끝내 내려놓지 못했던 그 마음을 힘껏 던져봅니다.
-오늘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르게 즐겁게 지나갔네.
오늘은 물에 물질하러 가서 교수님도 같이 물에 들어간다 하더라고.
그래서 슈트 입고 물에 빠졌는데 천하장사도 물에서는 꼼짝 말아라.
오늘은 많이 웃어서 엔도르핀이 팍팍 돌아서 다 젊어진 것 같다, 즐거웠다.
-(해설) 이른 아침 막래 씨의 환한 미소를 닮은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막래 씨의 하루는 나팔꽃처럼 아침 일찍부터 시작됩니다.
-(해설) 오늘 첫 일과는 어제 따온 미역 말리기인가 봅니다.
잘 손질된 미역을 보니 노래가 절로 나오는 막래 씨입니다.
-전복을 따랴~
-(해설) 그나저나 우리 만기 아우, 설마 아직도 자는 거 아니겠죠?
-잘 잤다. 나오니까 공기를 좋네. 탁 트여 있네, 바다가. 어머니.
벌써 우뭇가사리도 이것도 널어놓고. 참 부지런하다 어머니. 어디 가셨지, 도대체.
-(해설) 오늘도 어김없이 배는 섬을 찾아옵니다.
그런데 만기 아우, 선착장에는 무슨 일인가요? 설마 인사도 없이 가려는 겁니까?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있어요, 여기 있어요. 이리 주세요, 이리 주세요. 고맙습니다.
어머니가 이 꽃을 좋아하려나 모르겠네. 해바라기인데. 해바라기처럼 항상 웃고 사시라고.
-(해설) 꽃을 좋아하는 막래 씨를 위해 우리 만기 아우가 깜짝 선물을 준비했네요.
-어머니가 좋아하셔야 하는데. 해바라기처럼 늘 항상 웃고 사실 수 있도록.
-교수님. 어쩐 일로 와, 어쩐 일로.
-꽃. 꽃 사 왔지요.
-나 좋아한다고 꽃 사 왔네. 꽃도 예쁘다.
-해바라기.
-해바라기.
-이게 생명력이 강해.
-감사합니다.
-그래서 나는 여기 보니까.
-걸어가면서, 나가면서 보려고.
-거기만.
-고생했다, 이 섬까지 온다고.
-고생했습니다, 어머니. 넣어 보세요. 넣고 나서.
-물주고 물주고. 물주고.
-같이 주면 돼요, 나중에.
-아니, 그러면 안 돼, 밑에다 줘야 해. 해 놓고.
-여기, 여기.
-여기.
-앞으로.
-잘살아라. 평생 나하고 오래오래 살자.
-(해설) 척박한 환경에서 굴하지 않고 노란 꽃을 피워내는 해바라기.
힘들어도 활짝 웃는 막래 씨와 꼭 닮은 친구들입니다.
-어머니, 있어 보세요. 사진 하나 찍어드릴게요. 가운데 딱 앉아봐요.
-모자 벗고. 햇님 따라 해바라기~
-잘 나오네.
-울고 있는데~
-(해설) 분명히 두 그루를 심었는데 사진에는 해바라기 세 송이가 활짝 피었네요.
우리 막래 씨, 이렇게 웃으니, 얼마나 보기 좋습니까?
항상 그렇게 환하게 웃으며 사셔야 합니다. 나 들을래, 직접 들을래.
-갑자기 내 노래는 왜요?
-잘하더만 요새. 요새 노래 잘하더니만.
-내가 노래를 잘 하더라고요? 나도 오면 노래 하는 게 약간 정서적으로 옛날의 한 많은 노래를 많이 불러요.
-옛날 노래?
-네, 옛날 노래로.
-그럼 한번 불러보세요. 한 소절 부르세요. 빨리 부르고.
-잘 하십니다.
-가수 되겠다, 진짜 가수 되겠다.
-잘 하십니다.
-한 김에 한 번 더 해볼까요? 어머니가 앙코르는 어머니가 받아야지.
-앙코르로.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던 거 부르려고.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18번이 하나 있어.
-뭔데요?
-이게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예요?
-제일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홍도야 울지 마라.
-좋다.
-교수님 가지 마세요. 나하고 살고.
-나는 섬은 싫어요, 나는. 나는 섬은 싫다니까.
-좌판에 물건 빼러 가자.
-뭐요? 아이고, 안 됩니다. 어머니, 안 돼!
-(해설) 해바라기 같은 환한 막래 씨의 웃음소리가 소매물도에 항상 울려 퍼지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막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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