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함께) 합시다!
-더 로이어 오늘도 힘차게 시작하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알아두면 유용한 법률 상식들 오늘도 가득 준비했는데요.
일상 속에서 겪을 수 있는 법적 분쟁들 살펴보고 속 시원해지는 해결책도 함께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사연부터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여보,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이렇게 가고 나면 나랑 애들은 어떻게 살라고.
여보.
아직도 꿈만 같다.
여보, 너무 허무하다.
애들 생각해서라도 참고 살아볼게.
맞다.
보험 청구해야지.
여보.
내 정신 좀 봐라.
어떻게든 살아야지.
왜 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건데요?
-남편분 사망은 안타깝게 됐고요.
자살인 경우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습니다.
-자살이 아니라 사고였다고요, 사고.
-피보험자분께서 죽기 전에 사모님께 유서 같은 문자를 남기셨고 2억가량 채무도 있었다면서요?
-채무가 있었지만 그렇게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었어요.
누구보다 삶의 의지가 강했던 사람이라고요, 우리 남편.
-다리.
-여보, 여보!
-다리.
-여보, 정신 차려봐. 다리?
잠깐만, 내가 약 가지고 올게.
여보, 괜찮아?
-괜찮아졌다가도 꼭 한 번씩 이러네.
주무르면 좀 나아?
-사장님.
-이사장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일이 좀 바빠서요.
오늘 고기 좀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그러면 소고기로 3인분만 주시고.
박 사장, 가덕도에는 한번 갔다 왔어요?
-안 그래도 이사장님이 좋은 정보 주셔서 와이프가 가서 오래된 주택 하나 구입했습니다.
-참 잘하셨네.
요즘 거기가 투자할 만하다니까.
-투자도 투자지만 늘그막에 둘이 가서 장사하면 좋겠더라고요.
-그래요. 나중에 잘되면 한턱 쏘는 겁니다.
-진짜 단골손님이셨나 봐요.
-들어가겠습니다.
-여보, 아무래도 강원도에 몇 개월 동안 올라가서 살아야겠다.
-강원도는 왜요?
-리조트에 확장 사업 투자한 게 무산되면서 빚이 좀 생겼다.
-빚이요?
-내가 올라가서 어떻게든 다시 성사될 수 있게 노력해 보려고.
-가게도 바쁜데.
-어쩌겠어. 빚은 막아봐야 안 되겠나.
-여보, 언제까지 거기서 그러고 있을 건데요?
-나도 답답하다.
-가게도 진짜 바쁘고 일단 좀 내려와요. 전화 끊을게요.
-이사장님, 오랜만입니다.
-요즘 고깃집에 안 보이던데.
-일 때문에 강원도에 잠시 와 있습니다.
-그래요? 그나저나 그 뉴스 봤죠, 가덕도공항? 그거 나중에 혹시라도 개발돼서 보상받으려면 실제로 소유자나 가족들이 거주해야 한다네.
-그래요?
-그렇다니까.
-알겠습니다. 부산에 내려가면 가게에서 한번 뵐게요.
그래, 안 되는 거 억지로 붙잡지 말고 가덕도 가서 살자. 2억 어떻게든 갚을 수 있겠지. 어머니.
-네가 어쩐 일이야?
-안 온 지 좀 됐고 우리 어머니 밥 좀 얻어먹으려고 왔지.
-요즘 많이 힘드니? 피죽도 못 얻어먹은 얼굴이네.
-힘들지. 그래도 살아야지. 죽으려 해도 죽을 수가 없다.
-나이 많은 엄마 앞에서 못 하는 소리가 없다. 올라가자, 밥 먹게.
-올라갑시다.
-가자.
-엄마.
-왜?
-담배 한 대 피우고 갈게.
-아직도 못 끊었어?
-이제 끊을게, 끊을게. 잔소리 그만하시고 밥 맛있게 차려 놓으세요.
-빨리 들어와.
-알았어, 알았어.
-40분이 지났는데 왜 안 들어오지? 국 다 식었구먼. 뭐 사러 가나? 영대야!
-빚이 있었지만 재개발된 집도 있었고 절대로 자살할 사람이 아닙니다.
어머니 집 복도 창문이 너무 낮아서 사고로 떨어진 거라고요.
-사망하시기 전 부인께 유서 같은 메시지를 보내셨고 안타깝지만 보험금을 지급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우리 남편 자살 아니라고요!
-첫 번째 사연 만나봤습니다. 남편을 잃은 김정은 씨의 사연이었는데요. 참 가슴이 아프네요.
-그렇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사연인데 빨리 해결책을 제시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사건 정리 먼저 하겠습니다.
더 로이어 사건 번호 제299호입니다.
김정은 씨 남편 박영대 씨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영대 씨는 절망하지 않고 아내 정은 씨와 가게를 꾸리며 강원도에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고 있었죠.
그러나 새로운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아내 정은 씨와 자주 다투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업이 무산되면서 2억 원의 빚까지 생겼는데요.
이후 고통스러운 마음에 박영대 씨는 어머니를 찾아갔고 이야기를 나눈 후 어머니를 먼저 집으로 들여보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박영대 씨는 어머니의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습니다.
박영대 씨 사망 후 김정은 씨는 2011년에 가입해 둔 재해 사망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박영대 씨의 죽음이 자살이라 주장하면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김정은, 박영대 씨 부부가 2011년에 재해사망보험금을 미리 가입한 상태였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이 보험금이 지급된다면 보험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 건가요?
-제가 미리 조사를 해봤는데 2011년 김정은 씨는 박영대 씨를 피보험자로, 보험수익자를 자신으로 해서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박영대 씨가 재해로 사망하면 1억 원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흔히 보험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해두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드라마 사례에서 아내 김정은 씨로 꼭 집어서 해둔 이유가 혹시 있을까요?
-보통 수익자를 특별히 지정하지 않고 법정상속인으로 해두는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
하지만 박영대 씨의 경우 혹시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식보다는 아내가 후사를 처리하길 원해서 김정은 씨로 특정해서 계약을 했다고 합니다.
-아내 김정은 씨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남편이 또 오랫동안 희귀병에 투병을 하면서 돈도 많이 들어간 상황이고
강원도 사업이 부진하면서 2억 원의 빚까지 떠안게 됐으니까 아무래도 보험금을 청구해야 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요. 그런데 보험사에서는 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상태인데요.
왜 거절을 했는지 그 이유부터 짚어봐야겠죠. 변호사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원활히 납부하다가 피보험자에게 보험 약관에서 정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법 제659조에 의하면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발생한 경우에는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자해나 자살, 즉 고의사고로 인해서 신체가 손상되거나 사망하면 그와 관련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습니다.
드라마 사례의 경우에는 보험사에서 박영대 씨의 사망이 자살이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고의사고, 즉 자살이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가 없다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보험약관에 따르면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만약 보험사고가 피보험자의 고의로 발생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고요.
-그런데 지금 김정은 씨 같은 경우에는 남편이 자살이 아니라고, 사고사라고 주장을 하고 있고 보험사는 자살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저희 드라마로 봤을 때는 굉장히 애매한 상황이거든요.
경찰 조사 결과는 어떻게 돼 있습니까?
-경찰 조사에서는 박영대 씨가 사업 실패로 인해서 심적 부담이 너무 큰 나머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서 스스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유족 입장에서 참 답답할 것 같은데요.
남겨진 아내, 김정은 씨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요?
-보험사는 최종적으로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는 면책 공문을 김정은 씨에게 보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 씨는 개인적으로 보험금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이 소송에서 승소해야만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건의 경우에는 박영대 씨가 자살했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이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보험사 측에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박영대 씨의 사망 원인이 자살이라고 입증을 하는 그 책임이 보험사에 있다는 말씀인데요.
그렇다면 보험사의 주장을 하나씩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박영대 씨가 신변을 비관해서 자살을 했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죠?
-네, 그렇습니다.
보험사는 박영대 씨가 강원도 사업 실패로 인한 채무가 2억 원이나 있었고 아내와 사이도 좋지 않아서
자신의 신변을 비관한 나머지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고 보고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제가 아내 김정은 씨를 만나서 미리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드라마에서도 보면 박영대 씨가 가덕도 부동산에 투자를 하지 않았었습니까?
-그렇죠.
-이게 상당한 금전적인 이득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박영대 씨의 부산 집이 박영대 씨가 사망하기 얼마 전에 재개발 지역에 포함됐었는데요.
2억 원의 채무가 발생하긴 했지만, 그 외 재산 상황이 전혀 자살할 이유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렇네요.
-그리고 아내와의 불화도 생각보다 그렇게 심각한 편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두 번째로 보험 회사에서 주장하는 게, 아내한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인데.
어떻게 돼 있냐면, 많이 힘들었지?
이제 그만 편안해져라.
나도 자신이 없네.
나도 이제 그만 편해질게.
너 절대 원망 안 하니까.
이런 내용인데, 이 정도 내용이면
보험사에서 생각하는 자살을 암시한다,
이런 내용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영대 씨가 어머니를 찾아가서, 죽으려고 해도 죽지 못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에 같이 들어가는 행동은 유서를 남기고 막 자살하려는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제가 미리 현장을 가 봤는데요.
화면에서 보셨지만, 흡연을 한 난간이예전 아파트다 보니 바닥에서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보통 키의 남성이 난간에 기대서 흡연을하다가 조금만 부주의해도 몸이 중심을 잃고 추락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렇죠.
-게다가 박영대 씨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앓고 있지 않았습니까?
갑자기 발작이 와서 몸이 마비돼서 추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께서 말씀하신 이 박영대 씨의 희소병. 마지막으로 보험사에서 주장한 것이,
박영대 씨가 희소병 때문에 고통스러워서삶을 비관하다가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물론 박영대 씨가 희소병을 오래 앓고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박영대 씨는 적극적으로 사업에 투자하는 등 통증으로 삶을 포기한 사람의 모습이라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2017년부터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앓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 치료가 돼서 가끔 통증으로 균형을 잃는 경우가 있었지만, 일상생활이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보험사의 주장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죠. 그리고 제가 찾은 마지막 반박 증거가 있습니다.
-변호사님이 찾으셨다는 마지막 반박 증거, 뭘까요?
-마지막으로 추락 당시, 망인의 휴대전화 역시 함께 떨어졌었는데요.
박영대 씨 시신은 지상에서 발견됐지만, 박영대 씨의 휴대전화가 박영대 씨가 떨어진 곳보다 낮은 위치의 수 미터 정도 떨어진 다른 건물 옥상에서 발견됐습니다.
휴대전화를 쥐고 자살을 시도하는 모습은 보통 자살을 하려고 투신하는 사람들의 모습과는 다른 부분입니다.
-그렇죠. 이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런 선택을 하게 되면 휴대전화를 그냥 고이 옆에 두거나 아니면 주머니에 들어 있는 상태가 맞지 않을까요, 그렇죠?
-보통 투신자살을 하는 경우에는 투신 장소에 휴대전화를 잘 가지고 가지 않습니다.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바닥에 던져두거나 혹은 주머니에 넣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박영대 씨는 담배를 피우면서 휴대전화를 만지다가 놓치는 바람에 이 휴대전화를 다시 잡으려고 했고, 그 와중에 중심을 잃고 아래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보험사 측의 주장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반박을 해 봤는데요.
가장 중요한 게 아내 김정은 씨가 소송에서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인 것 같습니다. 어떨까요?
-이 드라마 사건 같은 경우에는 보험사가 명백하게 박영대 씨가 자살한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증명하지 못했다고 봐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 막막했을 이 아내 김정은 씨, 참 다행입니다. 마지막으로 의뢰인을 위해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정은 씨, 생각하지도 못한 사고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심정, 정말 슬프고 괴로우실 것 같습니다.
거기에다가 남편의 사망 원인을 두고 보험사와 다투게 돼서 더욱 힘드실 것 같습니다.
보험사와의 싸움이 쉽지 않겠지만, 용기를 내서 꼭 소송 진행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가임대차 기간이 만료됐고.
임대 기간이 끝나면 매수하겠다고 거짓말했기 때문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해당해서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내가 언제 건물 매수한다고 했는데?
어디 보자.
사업자 등록은 했고, 이제 공장 할 곳만 구하면 되는데.
여보세요?
-사장님, 말씀하셨던 조건에 좋은 자리가 나서 연락드렸습니다. 한번 보시겠어요?
-봐야죠. 지금 바로 봐도 되겠습니까?
-제가 주소 찍어드릴 테니까 그쪽으로 바로 오시겠어요?
-알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이 건물, 매수할 사람 없습니까?
-네, 사장님. 매수도 매수지만, 위치가 워낙 외지다 보니까 임대하겠다는 사람도 잘 없습니다.
그래도 오늘 오실 분은 반찬 사업하신다고 공장 자리를 찾는다고 해서 보시는 거거든요.
-임대도 잘 안되고, 나 이 건물 때문에 골치 아파 죽겠어요.
-오늘 오실 분하고 제가 잘 연결해 보겠습니다.
여기 오십니다. 사장님, 반갑습니다. 이쪽이 건물주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한번, 쭉 한번 둘러보실까요?
-가십니다.
-여기는 건물 지은 지 얼마나 됐습니까?
-오래됐고요.
-건물 내부도 넓고 공장 하기는 딱입니다.
-그렇네요.
-반찬 사업하신다고요?
-네, 반찬 제조할 공간이 필요해서요.
-여기가 워낙 시골이라 반찬 냄새 나네, 이런 민원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임대 조건이...
-보증금 1억 5000에 월차임이 600만 원입니다. 임대 기간이...
-한 3년 정도?
-3년... 김 사장님, 어떠세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계약하시죠.
어차피 더 이상 좋을 것도 없을 것 같은데.
-제가 이제 막 사업하신다고 하니, 임대료도 아주 저렴하게 해드린 겁니다.
-감사합니다.
-사업 번창하시면 이 건물 매수하세요.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대박 났으면 좋겠습니다.
-대박 날 겁니다.
-감사합니다. 한 달 식단 짜서 댁으로도 보내드립니다.
-장사가 잘되고 있나 봐요.
-저희 반찬들은 재료를 유기농으로만 사용해서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맛있게 만들어서 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주문이 밀려든다, 밀려들어. 반찬 가짓수를 더 늘려야 하나? 로이어 반찬입니다. 배 사장님. 육개장을 더 추가하시겠다고요?
제가 늘 감사드리죠.
감사합니다.
사장님, 여기는 어쩐 일입니까?
-장사가 잘되나 보죠?
-좋은 건물 임대해 주셔서 장사 잘하고 있습니다.
-이제 임대 기간 만료일도 다 돼가죠?
-한 6개월하고 조금 더 남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임대료를 싸게 줘도 너무 싸게 줘서 다른 매수인을 구했습니다.
-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나도 밑지는 장사를 할 수 없잖아요.
계약할 때 이 건물 산다고 해서 내가 임대해 준 건데.
-제가 언제 건물 매수한다고 했습니까?
-사업 잘되면 매수한다고 했잖아요.
-날벼락이네요.
-아무튼 매수가 안 되면 임대 기간 끝나는 즉시 나가 주세요. 갑니다.
-내가 언제 건물을 산다고 했는데? 진짜 어이가 없네.
그렇게 일방적으로 다른 임차인을 구하면 어떻게 하냐.
이제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는데. 안 되지.
아직 계약 끝나기 6개월 전이니까 갱신하겠다고 내용 증명이라도 보내자. 내용 증명.
계약 갱신해달라는 요구에 반응도 안 하더니만 뭘 이런 걸 보냈어?
상가 임대차 기간이 만료됐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아 갱신을 청구할 수 없다고?
이게 무슨 소리야? 적용이 안 된다고?
적용이 된다 해도 임대 기간이 끝나면 매수하겠다고 거짓말했기 때문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해당해서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내가 언제 건물 매수한다고 했는데?
진짜 어이가 없네, 어이가 없어.
그나저나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한창 이 반찬 사업이 잘되고 있는 것 같았는데 임차인 김찬호 씨 입장에서 정말 난감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보니까 임대인 박수철 씨가 약간 좀 억지 주장을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좀 들거든요.
빨리 사건 정리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더 로이어 사건 번호 제300호입니다. 김찬호 씨는 반찬 공장을 물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박수철 씨 소유의 건물을 중개 받고 상가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보증금 1억 5000만 원, 월 차임 600만 원, 임대차 기간은 3년이었습니다.
이후 반찬 사업은 번창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상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기 6개월 전 임대인 박수철 씨는 갑자기 월세가 너무 싸서 다른 임차인을 구했고 김찬호 씨가 건물을 산다고 해서
임대해 준 것이니 매수하지 않을 거면 임대 기간이 끝나는 즉시 비워달라고 합니다.
이에 김찬호 씨는 임대인 박수철 씨에게 상가 임대차 갱신을 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냈는데요.
하지만 박수철 씨는 갱신을 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상가 임대차 기간은 만료되었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아 갱신 청구도 할 수 없으며 법이 적용되더라도 김찬호 씨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며 내용 증명을 회신한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이 상가 임대차 계약 갱신을 두고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에서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사안 제대로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박수철 씨가 보낸 내용 증명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아서 갱신이 안 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계약할 때 상가 임대차 계약을 했는데 왜 적용이 안 된다는 건지 이게 좀 의아스럽네요.
-일단 김찬호 씨는 반찬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 박수철 씨 소유의 건물을 임대했었는데요.
이 반찬 공장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약칭 상가임대차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해 주신 말씀이 이 공장, 반찬 공장이니까 공장이 상가임대차법상 적용이 안 되는 건지를 알아봐야 한다는 건가요?
-네, 단순히 상품의 보관, 제조, 가공 등이 이루어지는 공장이나 창고는 영업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라 할 수 없는데 이런 경우 상가임대차법 적용 대상인 상가 건물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품의 보관, 제조, 가공 등뿐만 아니라 영리 활동도 함께 이루어지는 장소라면 상가임대차법의 적용 대상인 상가 건물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 사례에서 나오는 김찬호 씨의 반찬 공장.
상가임대차법에 적용의 대상이 됩니까, 안 됩니까?
-제가 미리 조금 더 조사해 봤는데요.
김찬호 씨가 운영하는 반찬 공장은 단순히 제조 행위뿐만 아니라 각 거래처를 상대로 홍보도 하며 납품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상가임대차법 적용 대상인 상가 건물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공장이나 창고도 영리 활동이 함께 이루어지면 상가임대차법 적용이 된다는 점 기억해 둬야겠네요.
그러면 상가 건물이라면 다 이 상가임대차법 적용이 되는 건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상가임대차법은 모든 상가 건물 임대차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별로 일정 보증금 이하의 상가 건물 임대차에만 적용이 됩니다.
-지역별로 그러면 보증금의 범위도 다를 것 같은데요.
어떻게 되나요?
-지역별 보증금을 살펴보면 서울특별시는 9억 원 이하,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과밀 억제 권역 및 부산광역시는 6억 9000만 원 이하입니다.
기타 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파주시, 화성시, 안산시, 용인시, 김포시 및 광주시는 5억 4000만 원 이하입니다.
그 밖의 지역은 3억 7000만 원 이하의 상가 건물 임대차에만 상가임대차법이 적용됩니다.
-지금 이렇게 보증금을 쭉 얘기해 주셨는데 보통 월 차임을 내는 상가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거 어떻게 계산해야 하죠?
-보증금 이외에 차임이 있는 경우에는 월 단위 차임액에 100을 곱하여 보증금 합산한 금액이 임차 보증금이 됩니다.
-그러니까 월 단위의 차임에 여기다가100을 곱해서 보증금과 합산한다.
구체적으로 좀 예를 하나 들어주시죠.
-예를 들어 보증금 5000만 원에 차임 50만 원을 매월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라면 환산보증금은 차임 50만 원에 100을 곱한 값인 5000만 원에 보증금 5000만 원을 더한 1억 원이 됩니다.
-잠시만요, 변호인님. 지금 보니까 드라마 사례의 경우는 보증금이 1억 5000, 월차임이 600이지 않습니까?
제가 빠르게 계산을 한번 해보니까 환산보증금이 7억 5000만 원입니다.
그럼 아까 부산광역시는 6억 9000만 원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그럼 이게 상가임대차법 적용 대상이 아닌데요?
-드라마 사례 김찬호 씨 반찬 공장의 경우 상가 건물은 맞지만 환산보증금이 7억 5000만 원이기 때문에 상가임대차법 적용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죠.
-임대인 말대로 계약갱신청구가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상가임대차법은 임대차법이 적용되는 보증금을 초과하더라도 제2조 제3항 예외 규정으로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임차인은 임대차 기간 만료 전 6개월부터 1개월까지 사이에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절하지 못하며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는 최초 임대차 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 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해서 임대차계약이 갱신되면 임차인은 최소 10년간 상가임대차 존속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예외 조항에 들어간다는 말은 상가임대차법에 적용이 되진 않지만 그래도 계약갱신은 요구할 수 있다, 다른 부분은 안 되더라도. 그 말씀이죠?
-쉽게 생각하면 맞습니다.
-그래도 최소한 10년이 보장되는 거니까 다행스러운 일인데요.
드라마 사례에서도 이 김찬호 씨가 환산보증금은 초과를 한 상태지만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임차인 김찬호 씨가 체결한 임대차 계약의 환산보증금이 규정을 초과하더라도 상가임대차법 제10조 계약갱신청구권은 행사가 가능합니다.
계약갱신의 범위는 최초 임차 기간을 포함한 총 10년입니다.
-그런데 이 임대인 박수철 씨는 김찬호 씨가 거짓말을 해서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거든요.
이건 어떻게 됩니까?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단서에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박수철 씨는 단서 2호 사유인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위 사례를 들어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한 것 같습니다.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의 사례를 살펴보면 첫째 임차인이 허위의 신분으로 계약한 경우.
둘째 건물 본래 용도가 아닌 불법 영업장 등의 목적으로 임차한 경우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말씀해 주신 사례들을 들어보니까요.
허위 신분도 아닐 거고, 반찬 공장 한다고 계약해서 반찬 공장 잘 운영하고 있고 전혀 해당이 안 되는 것 같은데요?
-네, 맞습니다.
임대인 박수철 씨는 임차인 김찬호 씨와 매수 담보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게 아닙니다.
임대차계약서 어디에도 특약사항이 기재되어 있지도 않았습니다.
월차임을 임대인의 요구대로 협의 약정한 것이기 때문에 기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죠.
-박수철 씨와 김찬호 씨는 사업이 잘되면 건물을 사라, 정도의 덕담을 주고받은 것뿐.
따라서 임대인 박수철 씨는 김찬호 씨의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는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임차인 김찬호 씨, 이제 앞으로 어떻게 대응을 하면 좋을까요?
-김찬호 씨는 적극적으로 임차권존재확인을 구하는 청구 소송을 제기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적법한 계약갱신청구와 함께 상가임대차계약 기재와 같이 1억 5000만 원의 보증금, 600만 원의 월차임,
임대계약 3년의 약정된 임차권이 김찬호 씨에게 있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청구인데요.
이 임차권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해서 계약갱신과 함께 적법한 임차권이 있음을 주장하고 입증자료를 제출하신다면 충분히 승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좀 시일이 걸릴 수 있겠지만요.
-그렇죠.
-어쨌든 이 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임차인분의 마음이 좀 다행이다 싶을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마지막 의뢰인 김찬호 씨에게 한마디 해주시죠.
-갑자기 반찬 공장을 비워달라는 임대인의 말에 김찬호 씨는 너무나 당황하고 힘드셨을 겁니다.
우선 상가임대차법상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더라도 최초 임대 기간을 포함한 10년의 계약갱신은 가능하다는 점을 꼭 명심하시고 임대 기간 만료 전 갱신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계속하여 임대인과 분쟁이 생긴다면 임차권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셔서 계약갱신과 함께 적법한 임차권이 있음을 주장하시고 입증자료를 제출하신다면 장래 임차권도
충분히 인정받으실 수 있습니다.
-갑자기?
-다정아, 조금만 더 버텨보자.
-그래, 다정아. 안 그래도 어려운데 동업에서 빠진다면 어떡해.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은데 이거는 좀 아닌 것 같아.
엄마 병원비도 감당해야 하고
더 이상은 안 되겠어.
나 여기서 그만 빠질게.
정산금 줘.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하...
-어디 괜찮은 사업 아이템 없나?
-너 사업하려고?
-응. 더 이상 진급도 안 될 것 같고 위에서는 내리 누르지, 밑에서는 치고 올라오지.
진짜 사표 던지고 싶다. 너는 회사 생활 괜찮아?
-나도 똑같지. 월급 받아서 언제 돈 모으냐.
-그러지 말고 진화야, 우리 같이 사업해 볼래?
-같이?
-다정이도 재취업 힘들어하던데 셋이 같이 해볼래?
-다정이도?
-응. 그나저나 이 계집애 왜 빨리 안 와, 배고파 죽겠는데.
-나왔어!
-빨리 안 오냐.
-쏘리, 쏘리, 쏘리, 쏘리~
면접 한 군데 보고 온다고.
-면접 잘 봤어?
-이번에도 꽝이야. 나이가 많다나, 뭐라나.
경력직 뽑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 안 그래?
-다정아, 우리 그러지 말고 동업 한번 해볼래?
-동업?
-일로 와봐라. 내가 우리 3명이 합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거든?
내가 사업 아이템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이런 분위기 카페 어때?
-카페? 분위기는 좋지.
그런데 이런 카페 너무 많다 아니야?
-그래서 이 언니가 생각한 게 진화 너 네일 자격증 땄다고 했지?
-응, 땄지.
-다정이 너는 바리스타 자격증 있다고 했고.
-응.
-여자들의 로망이 뭐야?
이런 카페에서 수다 좀 떨다가 네일 관리도 하고 스파도 한 번에 받을 수 있으면 그야말로 최고 아니야?
-완전 좋은데?
-진화 너 생각은?
-진짜 괜찮을 것 같은데?
역시 조은희 이런 데는 머리가 참 잘 돌아간다니까.
-내가 좀 머리가 좋다, 아니야.
개인 사업자로 하면 혹시나 나중에 영업이 안 돼서 빚이라도 많이 지게 되면 네가 값니, 내가 값니 머리 아프니까 주식회사로 동업하자. 어때?
-오케이, 좋다.
-그래, 그러자.
-항상 동업이 시작이 좋아요.
-오진화 이사님, 한다정 감사님 잘 부탁드립니다.
-조 대표님도 잘 부탁드립니다.깜찍해 -우리 사업 대박 나길 기원하며 파이팅 한번 하자, 자.
-(함께) 대박, 대박, 파이팅.
-다행인데요.
-카페 손님 줄어든 것도 그렇고 네일도 줄줄이 취소됐다며?
-응, 스파는?
-스파도 다 취소됐다.
-이 망할 놈의 코로나. 대체 언제 끝내냐고.
-코로나 때.
-지금 몇 개월째 계속 적자라고, 진짜.
-언젠가는 끝나겠지. 조금만 더 버텨보자.
-이때 참 힘든 분들 너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렇죠.
-응, 오빠 그렇지 뭐. 참 엄마는 좀 어떠셔?
뭐?
암이 재발됐다고?
그럼 어떡해?
빨리 수술해야 된다고?
알겠어, 주말에 갈게.
이번엔 또 수술비랑 어쩌지?
안 그래도 사업도 잘 안 되는데.
안 되겠다.
그냥 나는 빠져야겠다.
얘들아, 나 동업에서 빠져야 할 것 같아.
-갑자기?
-그게 개인 사정이 좀 있어서.
우리 회사 자산에서 내 몫 있잖아, 3분의 1 정산해 줘.
-다정아, 조금만 더 버텨보자.
-그래, 다정아 안 그래도 어려운데 동업에서 빠진다면 어떡해?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은데 이거는 좀 아닌 것 같아.
엄마 병원비도 감당 해야되고 더 이상은 안 되겠어.
나 여기서 그만 빠질게. 정산금 줘.
-안 그래도 장사도 안 되는데 정산금을 빼달라면 어떡해?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친구 3명이서 의기투합해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계속 좀 잘됐으면 좋았을 텐데 코로나도 있고 중간에 참 안타깝게 됐습니다.
-그렇죠, 또 친한 친구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기 때문에 사이가 더 틀어지기 전에 빨리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더로이어 사건 번호 제301호입니다.
절친인 오진화, 조은희, 한다정 씨는 주식회사로 동업을 하게 됐는데요.
1주의 금액을 1만 원으로 설정하고 3000주를 발행하는 주식회사를 설립해서 조은희 씨가 대표이사를 오진화 씨가 사내 이사, 한다정 씨가 감사를 맡았습니다.
처음에는 사업이 잘 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잘 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는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졌습니다.
이에 오진화 씨와 조은희 씨는 좀 더 버티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한다정 씨의 뜻은 달랐습니다.
개인 사정이 좋지 않았던 한다정 씨는 동업 관계에서 탈퇴하겠다며 탈퇴 당시에 주식회사 자산에서 자신의 몫인 3분의 1을 정산금으로 달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진화 씨와 이 조은희 씨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요, 또 탈퇴를 하겠다는 한다정 씨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우선 조은희 씨가 처음에 개인 사업자로 하면 나중에 빚이 생거거나 했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주식회사로 동업을 하자고 했습니다.
이게 통상적으로 하는 일반 동업이랑 뭐 어떻게 다른 건가요?
-동업은 통상 민법상 조합이고요, 주식회사는 상법상 법인입니다. 조합의 재산은 조합원의 것인데요, 조합원이 탈퇴하면서
해당 조합원의 지분 비율에 따라 탈퇴 당시의 조합 재산에서 지분 비율대로 정산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회사의 재산은 법인인 주식회사의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주식을 소유하고 주주가 자신이 다른 주주들과의 동업 관계에서 탈퇴한다고 해도 법인의 재산은 직접 정산금으로 청구할 수 없습니다.
-세 친구가 동업을 해서 주식회사를 만들었고 서로 이야기를 충분히 했을 것 같거든요.
-그렇죠.
-동업계약서도 써놨을 거고요.
-세 분은 회사 설립 시에 동업계약서를 썼는데요.
균등출자, 균등부담, 균등분배를 원칙으로 운영한다고 기재하면서도 누구라도 회사의 동업자에서 탈퇴, 청산하고자 할 경우에는 그 시점까지의
변동사항을 종합해서 권리의 가액만큼 현금으로 정산해서 지급한다라고 계약서를 썼습니다.
-그렇다면 그 계약서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안 됩니다. 계약서를 써 놓았다고 하더라도 해당 계약 내용은 상법에 위반한 내용으로 무효입니다.
따라서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상법을 위반했다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 말씀인가요?
-동업 계약과 주식회사 설립은 법적으로 분리되는데요.
상법상 주식회사의 재산은 주주의 소유가 아니라 법인인 주식회사의 소유이거든요.
그래서 주주들이 주식회사의 재산을 마음대로 분할하는 약정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동업 약정에 따라 회사가 설립되어 그 실체가 갖추어진 이상 주식회사의 청산에 관한 상법의 규정에 따라 청산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일반 당사자가 잔여 재산을 분배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동업 관계에서의 탈퇴를 주장하면서 정산금을 구할 수도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한다정 씨의 경우에는 어머님 병원비도 그렇고 계속해서 동업을 이어가기에는 좀 힘든 상황 같아 보이거든요.
-그렇죠.
-동업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한다정 씨는 주식회사의 주주이니까요.
해당 주식을 오진화 씨나 조은희 씨에게 매도하거나 제3자에게 매도해서 주식매매대금을 취득하고 주식을 양도하는 방법으로 동업 관계에서 탈퇴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 사례의 경우 이 분쟁으로 인해서 한다정 씨와 오진화, 조은희 씨 사이가 멀어졌을 거고 그래서 이들에게 매도를 하는 건 현실상 불가능할 것으로보이고요.
제삼자에게 매도를 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좀 상황을 알아보니까 지금 세 사람이 설립한 주식회사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법인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상황도 좋지 않으니까 한다정 씨가 과연 이 주식을 제3자에게 매도한다는 거, 이게 가능할까요?
-아무래도 비상장 법인의 주식은 매매가 쉽지 않은데요.
제가 미리 좀 더 조사를 해봤는데 한다정 씨가 가지고 있는 주식 비율이 33. 3%였습니다.
과반수를 넘지 않는 주식은 의결권을 아무리 행사해도 나머지 66.7%를 이길 수 없거든요.
그래서 동업자들이 지인들이 사주지 않으면 한다정 씨의 주식은 사실상 매매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방법은 주식회사가 청산되게 되면 청산 절차에 따라 잔여 재산에서 주식 비율만큼 분배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은희 씨와 오진화 씨는 회사를 청산할 생각이 없어 보였거든요.
-그렇죠.
-한다정 씨가 두 사람에게 잘 얘기를 해서 자사주 형태로 매입을 해달라, 이렇게 부탁을 해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그런 방법도 있는데요.
상법상 주식회사가 자기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여러 요건이 충족되면 가능합니다.
-예외적으로 그러면 자기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요건들, 어떤 게 있는지 알려주시죠.
-먼저 주주총회의 결의와 이사회 결의를 받아야 하고요.
취득가액의 총액은 직전 결산기 대차대조표상의 순자산액에서 자본금,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미실현 이익 등을 제외한 돈에서만 취득할 수 있습니다.
말씀드린 요건들을 위반한 주식회사의 자기 주식 취득은 무효라고 대법원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드라마 사례의 경우에는 이런 요건들이 갖춰지면 주식회사가 한다정 씨의 주식을 매수하는 거는 괜찮다는 거네요.
-그런데 드라마 사례의 경우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세 사람이 운영하는 주식회사는 적자여서 남는 돈이 없거든요.
그럼 회사가 한다정 씨의 주식을 취득할 수 없겠죠.
-참 들을수록 안타까운데 한다정 씨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말 방법 없을까요?
-안타깝지만 결국 한다정 씨가 누군가에게 주식을 팔지 않으면 한다정 씨가 이 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주식매수대금으로 지급한 1000주에 상당하는 1000만 원은 그대로 소실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다정 씨 정말 안타깝네요.
친구 사이도 멀어지고 돈도 잃고 친구도 잃고 이런 상황인데 이게 동업을 할 때 아예 이런 상황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 어떤 점을 좀 주의하고 또 주식회사로
동업할 때 어떤 점을 주의하고 이걸 좀 말씀을 해주시죠.
-동업을 하실 때에는 동업계약서를 반드시 쓰셔야 하고요.
개인인감을 날인하시고 개인인감증명서를 첨부하셔야 합니다. 각자 자필로 쓰시면 더 좋고요.
동업계약서를 작성하시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시면 더 좋습니다.
동업 계약의 내용에는 각자의 출자금과 출자내용 그리고 제일 중요한 수익분배율과 탈퇴와 정산 절차를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동업 때문에 친구도 잃고 돈도 잃고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업을 함께 시작한 세 친구 의뢰인에게 한마디 해주시죠.
-개인 사업자로 하면 나중에 사업이 안 됐을 때 한 사람에게 빚이 많아지니 주식회사로 동업을 했던 건데요.
세 친구 사이가 틀어져서 참 안타깝습니다.
드라마 사례처럼 동업을 하면서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주식회사는 상법에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서요.
편의상 동업처럼 운영하시다가 낭패를 보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동업을 시작하실 때부터 법률 전문가와 상의 하셔서 소중한 자산을 지키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다양한 사연들 통해서 우리 주변의 법적 분쟁들 명쾌하게 해결해 보는 시간 가졌습니다.
저희 더 로이어와 함께하시면 법에 대한 궁금증은 물론이고요.
여러 가지 소송과 분쟁 해결 방법까지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니까요.
저희 다음 주 이 시간에도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더 명쾌한 법 이야기, 더 재미있는 법 이야기로 다음 이 시간에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법대로.
-(함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