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함께) 합시다!
-알고 있으면 유용한 법률 정보가 가득합니다.
법대로 합시다 더 로이어 시작합니다. 오늘도 다양한 사연 속의 법적 분쟁들 살펴보고요.
속이 시원해지는 해결책까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첫 번째 사건 어떤 내용인지 화면으로 함께하시죠.
-안 그래도 시댁 식구들 때문에 힘들어 죽겠는데 이제 바람까지 피워. 난 어떻게 해야 하지. 맘마 먹을까?
-날씨 너무 덥네.
-어머니 오셨어요?
-우리 장손 맘마 먹이려고? 어서 먹여라.
-네.
-젖 먹이라는데 어디 가니?
-방에 가서 먹이려고요.
-그냥 여기서 먹이면 되지.
-아니에요, 어머니. 쉬고 계세요.
-부끄러운데요.
-그러니까요.
-같은 여자끼리 유난은.
-유난이 아닌데요.
-집안 꼴이 이게 뭐냐. 아이 봐줄 아줌마는 구했어?
-아직요. 저번 베이비시터 이모님보다 좋은 분이 없네요.
-그 아줌마가 좋긴 뭐가 좋아?
아이 트림도 무식하게 식히고 보일러 고장 나서 따뜻한 물 안 나온다고 설거지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집안일 하러 오신 분도 아니고 그래도 우리 준우한테는 정말 잘해주셨어요.
-잘하기는. 어디서 애 보는 아줌마가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어. 우리 장손, 잘 자나 볼까?
-밥은 어디서 먹죠? 좀 막무가내이시네요.
-조선시대 양반인데요?
-지금이 몇 시인데 이제 들어와요?
-아직 12시밖에 안 됐는데 왜 자꾸 잔소리야. 피곤해 죽겠네.
-어머니께 우리 집 오실 때 미리 전화하고 오시라고 말 좀 해줘요.
-네가 해.
-나보다는 아들인 오빠가 하는 게 낫지.
-엄마가 손주가 좋아서 봐주시려고 오시는 거지 그게 그렇게 못마땅해?
-못마땅하다는 게 아니고 시도 때도 없이 하루에 몇 번씩 그냥 집에 막 들어오시니까 그렇잖아.
현관문 비번 바꾸고 어머니께 전화하고 오시라고 말 좀 해줘요.
-그러면 우리 엄마 상처받는다.
-그러니까 애당초 오빠 가족 단톡방에 우리 신혼집 비밀번호를 왜 공유하냐고.
진짜 어머니고 아가씨고 수시로 와서 나 불편해 죽겠다고.
그리고 베이비시터 이모님, 내가 어련히 알아보고 면접 보고 꼼꼼히 뽑은 건데 어머니가 오셔서 사사건건 뭐라고 하셔서 우리 집 소문났는지 아무도 안 오려고 한다고.
-그거 네가 싫은 소리를 못 하니까 우리 엄마가 대신 하는 거지.
다 손자하고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건데. 네가 그렇게 생각할 줄 몰랐네. 섭섭하다.
-네가 더 섭섭하다.
-그래, 이 오빠가 현금 좀 쏴 줄게.
-어떻게 저런 걸 볼 수 있어.
-인터넷 성인 방송을 보고 있나 봐요.
-이번에 온 아줌마도 영 별로던데.
-꼼꼼하게 잘해주세요.
-그저께 CCTV 보니까 아이 잘 때 같이 자고 하더구만.
-CCTV요?
-네? CCTV요?
-빨리 가자. 우리 장손 기다린다.
-네.
-CCTV를 보고 있었다는 거 같아요.
-어머니랑 아버님이 이때까지 우리 집 CCTV를 보고 있었단 말이야?
-섬뜩합니다.
-이 방에서 옷도 갈아입고 모유 수유도 했는데? 오빠.
혹시 어머니한테 우리 집 CCTV 볼 수 있게 해 드렸어?
-미쳤어? 그거를 왜 보여 줘?
-거짓말하지 마라. 그만둔 베이비시터 이모님들도 할머니 CCTV 볼 수 있게 해드렸냐고 나한테 물어봤단 말이야.
-아니라고! 한번 말하면 좀 믿어라.
이놈의 집구석은 집에 와도 편히 쉴 수가 없네.
-어디 가는데?
-남편이 제일 마음에 안 듭니다.
-아까 분명히 어머니가 CCTV 보니까라고 하셨는데.
오빠 계정인데. 로그아웃 안 했네. 뭐야?
무슨 모텔을 이렇게 자주 갔어? 이날은 분명히 동창 모임 간다고 했는데? 로이어 모텔?
-열심히 일하고 있을 시간에도 모텔을 들락거렸던 남편.
-보자.
-너무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현장을 목격했네요.
-어떻게 바람까지.
-너무 충격이 클 것 같습니다.
-방금 나간 두 사람, 혹시 들어오고 나간 모습 CCTV 좀 확인할 수 없을까요?
-무슨 일인데요?
-남자가 제 남편인데 좀 확인할 수 있을까요?
-본인이 아니면 안 됩니다.
-제가 아는데 남편이 바람이 난 것 같아서 좀 확인할 수 없을까요?
-죄송합니다. 문제가 될 수 있어서요. 안 그래도 시댁 식구들 때문에 힘들어 죽겠는데 이제 바람까지 피나? 난 어떻게 해야 해?
-정말 하루하루 마음이 고되고 또 힘들 것 같습니다.
가련 씨가 정말 그 이름처럼 지금 처한 상황이 너무 가엾고요. 딱하고 또 화도 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이거 세상이 막장도 이런 막장이 있습니까?
그야말로 막장 오브 더 막장입니다.
제가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는데 빨리 해결책을 제시해 드리기 위해서 사건 정리해 보겠습니다.
오가련 씨는 김막장 씨와 결혼해 자녀 1명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혼인 초기부터 시어머니와 시댁 식구들이 아무 연락도 없이 신혼집에 불쑥 찾아오는 일이 잦았는데요.
아예 오가련 씨 시댁 식구들이 신혼집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시댁 식구들의 도를 넘는 사생활 침해와 간섭은 오가련 씨가 아이를 낳으면서 더욱 심해졌는데요.
특히 시어머니의 갑질로 인해 베이비시터가 그만두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이에 오가련 씨는 남편 김막장 씨에게 어머니께 그러지 마시라고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지만, 오히려 김막장 씨는 시어머니 편을 들며 섭섭하다고만 합니다.
더 소름 돋는 사실은 시부모님이 오가련 씨의 홈CCTV까지 수시로 보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죠.
남편 김막장 씨, 이름 그대로 아주 막장으로 생활하고 있었는데요.
성인용 인터넷 방송을 자주 시청하면서 현금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었고 불륜까지 저지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결혼 생활 내내 시어머니의 지나친 간섭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오가련 씨.
급기야 남편의 불륜까지 알게 된 상황. 오가련 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게요. 이 정도면 정말 막장 종합 세트 아닙니까?
정말 드라마를 보는 내내 기가 막히고 한숨밖에 안 나오는 그런 상황인데요.
박진수 변호사님, 이 사건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인데요. 시어머니의 사생활 침해가 너무 심각하고요.
특히 CCTV로 지켜보기까지 했다니 당장 이혼 사유가 되겠습니다.
남편은 육아로 힘든 아내를 두고 밤늦게 집에 들어와서 성인 방송 BJ들에게 돈을 보내고요.
거기다 외도까지. 오가련 씨, 하루빨리 빠져나오시는 게 정답인 것 같습니다.
당장 이혼만 결정하시면 제가 속 시원하게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지금 남편의 바람도 바람이지만 시부모님의 지나친 간섭, 또 부당한 대우도 이혼 사유가 되겠죠.
-물론입니다. 민법은 재판상 이혼의 원인이 되는 사유를 규정을 하고 있는데요.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는 당연히 이혼 사유가 되는 것들 알고 계시죠?
-그럼요.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죠.
-이 사례처럼 시부모나 장인, 장모에게 심하게 부당한 대우를 받은 며느리나 사위는 배우자에게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 그 반대로 자신의 부모님이 배우자로부터 심하게 부당한 대우를 당하면 이 경우에도 역시 이혼을 청구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아무래도 이 김막장 씨과 김막장 씨네 시월드, 이곳에서는 협의를 안 해 줄 것 같은데. 재판으로 가야겠죠?
-재산 분할, 그리고 양육권 등등의 문제로 협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혼을 재판으로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사례에서 오가련 씨의 시부모님이 손자에 대한 애착이 엄청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무래도 양육권 주장을 할 것 같아서 오가련 씨는 소송을 제기해서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선 남편 김막장 씨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는데요. 좀 증거를 수집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맞습니다. 이혼 소송에서 이혼 사유에 대한 증거 수집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오가련 씨는 우연히 컴퓨터에서 김막장 씨의 SNS 계정 타임라인을 볼 수가 있었는데요.
SNS 계정에 현재 위치가 켜져 있으면 시간에 따라 어느 지점에 있었는지를 볼 수가 있거든요.
오가련 씨는 김막장 씨가 몇 월, 몇 일, 몇 시에 어느 호텔에 있었는지를 알 수가 있었고요.
법원에 그 모텔 CCTV를 증거로 보전해 달라고 신청을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남편의 SNS 계정 타임라인을 동의 없이 보는 거 이거는 불법 아닌가요?
-맞습니다.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의 메일 계정의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로그인을 하는 것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행위라고 보이고요.
형사 처벌이 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부부가 같은 집에서 이미 로그인이 되어 있는 계정의 내용을 우연히 봤다면 그것을 형사 처벌 할 수는 없을 것이고 괜찮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상간녀와 모텔을 드나들었던 그런 정황이 아주 유리한 증거가 될 것 같은데요.
그런데 모텔 주인이 당사자가 아니면 CCTV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거든요.
아까 증거 보전 신청 말씀하셨는데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될까요?
-모텔에 찾아가서 영상을 달라고 부탁을 해도 개인정보 보호법상 위반 행위라는 이유로 요즘에는 잘 주지 않고 있습니다.
법원에 신청을 하면 되는데요. 모텔마다 CCTV 영상의 보관 기간이 다 다르지만 보통 2주 정도로 짧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신속하게 신청을 해야 되겠습니다.
증거 보전 신청을 할 때는 증거소지자의 명확한 상호, 주소, 연락처를 기입을 하고요.
영상을 특정할 수 있도록 모텔의 어느 부분이 촬영된 영상인지. 뭐 출입구인지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하고, 몇 시부터 몇 시까지의 영상인지 등을 상세히 기재해서 신청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해서 증거 보전 신청을 하면 무조건 CCTV를 확보할 수 있습니까?
-증거 보전을 신청한다고 해서 법원이 무조건 인용을 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자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재를 해서 판사가 이 정도면 불륜을 하고 있구나라고
정말 의심이 되는 정도라는 생각이 들 정도까지 좀 써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 오가련 씨가 증거를 잘 확보해서 소송을 진행을 한다면 남편과 상간녀를 상대로 해서 위자료를 받을 수 있겠죠?
-네. 오가련 씨는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어머니의 부당한 대우와 남편의 인터넷 성인 방송에 과도한 지출, 그리고 가사와 육아에도 비협조적이었다는 내용 등을 충분히 입증해서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불륜 행위는 당연히 위자료가 인용이 되고요.
상간녀의 인적 사항을 특정할 수 있다면 상간녀에 대해서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억만금을 준들, 가련 씨의 상처가 회복되겠습니까마는.
-그렇죠.
-그래도 위자료,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정말 좀 이 질문이 안타까운데요.
법원이 정신적 손해배상금을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만큼은 인정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상황 같은 경우에 2000에서 3000만 원 정도 예상해 봅니다.
-참.
-너무 적다, 그렇죠?
-맞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게 남편의 무관심과 불륜, 이것도 중요하지만 시어머니의지나친 간섭으로 인해서 우울증 치료까지 받고 있거든요.
시어머니를 상대로 해서 위자료를 청구할 수는 없을까요?
-원칙적으로 타인의 언행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은 경우 민법 제750조에 의거해서 그 사람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혼 사건에서 굳이 시어머니에 대해서 따로 위자료 청구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보통 남편에 대한 위자료 청구에, 시어머니로 인해 고통받았다라는 사정을 좀 더 해서 주장을 해서 위자료를 인용 받는 사례가 더 많습니다.
드라마의 경우에, 시어머니로 인해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됐다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오가련 씨가 우울증을 진단받은 그런 내역과
또 베이비시터의 사실확인서 등을 첨부해서 위자료 청구를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소름이 끼쳤던 게, 가련 씨의 홈 CCTV를 시부모님이 보고 계셨잖아요.
가련 씨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데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됐던 거 아닙니까?
-소름입니다, 소름.
-이런 부분은 형사고소라든지 처벌을 할 수는 없나요?
-홈 CCTV는 애초에 오가련 씨와 김막장 씨가 함께 자신들의 집에 설치한 것이었죠.
제가 이 사건에 대해서 알아보니까 김막장 씨가 허락해서 시어머니가 이를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홈 CCTV의 경우 녹음기능까지 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통신비밀보호법상에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를 못 한다고 규정이 되어 있고요.
김막장 씨에게 또 허락을 받아서 본 시어머니를 형사처벌 할 수는, 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남편이 남의 편이라지만 이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그런데 사실 그런 것도 너무하지만 양육도 문제입니다, 양육도.
-왜요?
-지금, 제가 의뢰인 오가련 씨 이후 상황을 조사 해보니까 남편 김막장 씨와는 별거 생활을 하는 중이고
아들을 오가련 씨가 양육하고 있는 중인데, 어린이집에 보낸 아들을 시어머니가 와서 몰래 데리고 갔습니다.
-이건 또 무슨 경우죠? 지금 변호사님, 시부모님이 아이를 몰래 데려간 상황, 가련 씨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혼소송에서 양육자를 지정하는 기준은 자녀에게 어떤 결정이 가장 좋을지가 기준이 되고 있어요.
나아가서 어린아이의 거주 환경이 자꾸 변경되는 것은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아이를 계속 데리고 있으면
나중에 본안에서 양육권자로 인정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혼소송의 경우 갑자기 상대방 측에서 아이를 데려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오가련 씨가 아이의 양육자로 되고 싶다면 시부모가 갑자기 아이를 납치하듯 데려갔다고 해서 오가련 씨도 똑같이 행동하는 것은 안 될 것 같습니다.
-일단 화는 나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러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법원에 유아인도사전처분 신청을 해서 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부모님이 아이를 납치하듯 데려갔다는 사정과 아이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아이를 보내달라는 내용으로 법원의 도움을 받아서 이 사건을 그렇게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일단 이 경우에는 사전인도 청구를 통해서 아이를 데려올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본안 재판에서
과연 오가련 씨가 아이의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을까요?
-아들이 아직 어려서 엄마의 손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이니 갑자기 아이를 데려간 김막장 씨 측보다는 오가련 씨가 아이 양육에 더 적합하다고 보여집니다.
오가련 씨가 가정 환경, 주 양육자, 그리고 생활비와 양육비의 조달 상황 등을 잘 어필해서 오가련 씨가 양육자로 더 적합하다고 법원이 판단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의뢰인, 가련 씨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시부모님이 부당하게 간섭을 하는 것도 모자라 믿었던 남편의 불륜까지. 오가련 씨 정말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시댁이나 남편이 고쳐진다고 고쳐지는 게 아닐 것 같은데 하루빨리 헤어지는 게 낫다고 보입니다.
이혼소송으로 고통에서 벗어나셔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3년치 보험금을 돌려달라고?
-오영현 씨.
-결과는 나왔나요?
-폐 CT상으로는 폐암 소견이 있네요.
-폐... 폐암이요?
-암 조직이 1cm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아무리 심해도 폐암 1기 정도밖에 안 되겠습니다. 그래도 빨리 잘 오셨네요.
-그러면 1기면 수술만 하면 괜찮은 건가요?
-네, 수술 잘 받고 치료만 잘하시면 큰 문제 없겠네요.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러면 나가서 수술 날짜 잡고 가시죠.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큰일 날 뻔했네요.
-(해설) 엄마의 암 판정. 저는 직장도 그만두고 엄마의 간호를 도맡았습니다. 그래도 폐암 1기라기에 내심 안도했는데.
-선생님, 저희 엄마 수술 어떻게 됐습니까?
-상황이 좋지 않네요. 폐는 말씀드린 대로 조직이 크지 않았는데, 늑막에 암 조직이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그러면 전이가 됐다는...
-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폐의 상당 부분을 절제해야 했습니다.
수술 자체는 잘됐는데 항암 치료를 아무래도 상당 기간 받으셔야 할 것 같네요.
-진짜...
-그러면 환자분 깨어나시면 이따 병실에서 뵙겠습니다.
-(해설) 엄마는 별 탈 없이 회복했지만 대학병원에서는 입원을 길게 할 수 없다며 퇴원을 권했습니다.
-항암 치료 언제 하래?
-두 달 뒤에 오라고 하더라. 병원에서 미리 문자 준다고 하더라. 엄마, 괜찮아?
-응, 괜찮아. 폐암 수술하면 원래 이렇다고 하더라.
-그러면 일단 이거라도 좀 틀고 아무래도 요양병원 가서 몸 회복하는 치료 받는 게 어떻겠어?
요즘에 암 환자들은 그런 데 많이 간다고 하던데.
-요양병원? 치료비가 많이 들 건데.
-엄마 실비 든 거 있잖아. 치료비 그거로 하면 된다. 그리고 이 근처에 보면 암 환자 재활 요양병원 있더라고.
-괜찮네.
-그러면 나랑 내일 같이 한번 가 보자.
-그래, 알았다.
-(해설) 수술 후에 건강이 좋지 않은 엄마는 일상생활을 하는 것도 버거워하셨기에 대부분은 요양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실손의료비 보험으로 치료비는 충당했고요. 그런데.
-엄마, 우편물 뭐 하나 왔는데.
-나한테? 올 게 없는데. 뭐, 소장? 3년 치 보험금을 돌려달라고? 봐 봐라.
-이게 무슨 소리야?
-봐 봐라.
-암 수술 후 5년 이후부터 지급될 보험금이 잘못 지급된 거라고? 이게 말이 되나?
-그런데 왜 3년 치만 돌려달라는 건데.
-그거는 보험사에 따져봐야지.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미치겠네, 진짜로.
-암 치료 이후 보험금을 다시 돌려달라고요? 이런 경우 정말 황당할 것 같습니다.
-특히나 지금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더 지금 답답한 상황인데요.
빠른 해결책을 제시해드리기 위해서 사건 정리부터 먼저 하겠습니다. 50대 여성 오영현 씨는 어느 날 가슴에 느낌이 이상해 병원을 찾았다가 폐에서 1cm 정도의 암 조직을 발견했습니다.
다행히 폐암 1기를 넘기지 않았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들었습니다.
수술과 치료만 잘 받으면 된다는 말에 안심하고 수술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수술 중 늑막에서 암 조직이 추가로 발견됐고 결국 4기 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수술 이후에도 항암 치료를 오랫동안 받아야 했는데요.
하지만 수술한 대학 병원에서 곧 태원을 해야 했기에 항암 치료를 받을 때만 방문했고 그 외에는 요양 병원에서 몸을 관리했습니다.
아들 하진우 씨는 엄마의 암 판정 이후부터 직장도 그만두고 오영현 씨를 간병했었는데요.
수술 후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오영현 씨는 생존해 있으면서 꾸준히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암 발병 전에 들어둔 보험이 있어서 치료비를 충당해 왔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법원으로부터 잘못된 지급된 3년 치 보험금을 돌려달라는 보험사의 소장을 받게 됐습니다.
과연 오영현 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게요. 지금 보험사가 소송을 제기해서 이미 줬던 보험금 다시 돌려달라고 하는데 한세영 변호사님, 이게 처음부터 주지를
말지 줬다 뺐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최근에 일부 변호사사들이 영현 씨 사례처럼 암 환자를 상대로 해서 지급했던 보험금을 다시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줄 필요가 없는 것인데 잘못 지급했다는 것입니다.
-줄 필요가 없는데 잘못 지급했다. 그러면 보험사에서 제기한 소송은 어떤 건가요?
-보험사가 제기한 소송이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입니다.
이 소송은 잘 아시다시피 상대방이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한 이득을 취했을 때 그 부당한 이익을 돌려받기 위해서 제기하는 소송인데요.
보험사 입장에서는 환자가 받아 간 보험금은 법률상 근거가 없이 받아 간 것이기 때문에 부당한 이득이다, 그러니 돌려달라는 이런 의미입니다.
-보험금을 줄 때 법률상 근거나 이유 이런 걸 따져서 주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말이에요.
-이제 와서 돌려달라는 게 이게 말이 됩니까?
-맞습니다. 영현 씨와 진우 씨가 정말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버티시기보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구해서 보험사의 소송에 대응을 하셔야 제대로 된 권리를 찾으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제대로 된 권리를 따져보기 위해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보험사에서 돌려달라고 하는 보험금의 정체부터 저희가 확인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암 치료 이후에 되돌려달라고 하는 보험금이니까 이게 당연히 암 치료비 보험이겠죠?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 사실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보험금은 실손의료비보험입니다.
-그래요? 그런데 암 치료를 받은 거니까 당연히 이게 받아야 하는 것 같은데 이거를 왜 돌려줘야 하죠?
-말씀하신 대로 실손의료비보험은 피보험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의료기관에 입원 또는 통원해서 치료를 받거나 처방 조제를 받은 경우에 본인이 실제로
부담한 의료비를 보상하는 보험 상품인데요.
이 사안에서 보험비는 영현 씨의 질병 입원과 관련해서 지급했던 실손의료비 보험금을 돌려달라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손의료비 보험금 중에서 입원비로 지급했던 걸 돌려달라, 이 말이네요?
-맞습니다. 보통 암 치료는 5년을 기준으로 해서 흔히 말해는 완지 판정을 내린다라고 알고 계실 텐데요.
지금 영현 씨는 암 치료를 받은 5년 이후에 암이 재발되거나 전이된 부분이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보험사는 피보험자인 영현 씨가 어떤 질병을 앓고 있다고 인정할 수 없고 영현 씨가 받은 치료의 내용도 암과는
전혀 무관한 치료이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받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암 치료는 5년을 기준으로 얘기한다고 하지만 이게 의학적으로나 법적인 근거가 없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보험사가 이렇게 주장한다는 건 조금 억지스러운데요.
-보험사에서 수술 후 5년 이후의 보험금만 돌려달라고 하는 근거는 아마도 중증환자산정특례제도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증환자산정특례제도, 이게 어떤 건가요?
-중증환자산정특례제도는 진료비 부담이 높은 암이나 심장 및 뇌혈관 질환, 중증화상, 중증외상 등의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병원비를 줄여주기 위해서 국가가 시행 중인 제도인데요.
영현 씨처럼 암이 확인된 이후에 중증환자로 등록이 되면 등록 개시일부터 5년 동안 의료비 급여 항목 비용의 5%만 부담하면 됩니다.
일반 환자가 20에서 30% 정도를 부담하는 것에 비하면 의료비 부담이 확 낮아지게 되는 것이죠.
-이게 중증 환자들에게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그런 제도네요.
-그러네요.
-그런데 이게 산정특례가 5년 동안 적용된다고 했는데 5년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원칙적으로 5년이 지나면 암 등록에서 빠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암 치료 후 5년이 지나 이상이 없으면 완치라는 오해가 생긴 겁니다.
영현 씨 사례의 경우에도 5년 이후의 치료는 암과 관련이 없다고 보험사가 주장하는 것의 근거가 바로 이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러니까 산정특례제도가 끝난 5년 이후는 암과 관련하는 치료를 받았다는 게 보험사 입장인데 그러면 영현 씨가 보험사의 주장대로 보험금을 다시 돌려줘야 할까요?
-그 부분은 조금 더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먼저 알아두셔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중증환자산정특례제도는 5년 동안 적용된다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그런데 5년이 지난 이후에도 또 재등록이 가능합니다.
-재등록도 가능하다, 이거 저희가 알아둬야 되겠네요.
-그러네요.
-암 질환의 경우 기존 산정특례 종료 예정일 1개월 전부터 재등록할 수 있는데요.
다만 기존 적용 시점의 잔존 암이나 전이암이 있거나 추가로 재발한 상태에서 암 조직의 제거와 소멸을 목적으로 수술, 방사선, 호르몬 등 항암제를 계속해서 투여 중인 경우에 가능합니다.
영현 씨의 경우에도 제가 확인을 해봤는데요.
잔존 암 치료가 인정돼서 중증 환자로 재등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수술 후 5년 이후에도 암에 대한 치료가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인 거죠.
-그게 계속되고 있었다면 혹시 요양병원에서 치료받은 그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요?
직접적인 치료를 대학병원에서 받고 후속적이고 추가적인 치료를 요양병원에 입원해서 받았으니까 그게 문제가 돼서 보험금을 돌려달라, 이런 소송이 나온 거 아닐까요?
-그런 의문을 가지신 분들이 실제 꽤 있긴 합니다.
하지만 실손의료비 보험은 암에 대한 치료여야만 지급되는 게 아닙니다.
약관에는 질병으로 치료받으면 지급한다고 돼 있을 뿐 직접 치료를 필요로 한다고 돼 있지 않습니다.
물론 전혀 무의미한 치료로 아무런 의료적 가치가 없는 치료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고 하면 지급하는 것이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암 치료 보험금과 관련해서 사실 이게 직접적인 암 치료여야만 보험금이 지급된다 이렇게 알고 계시는 분도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이게 암세포를 없애는 직접 치료여야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거라서 혹시 이 실비 보험금을 돌려달라는 거 아닐까요?
-보험사는 환자가 받은 치료가 암에 대한 표준적인 치료, 그러니까 수술이나 항암, 화학 요법, 방사능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주장을 간혹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마찬가지로 약관에는 표준적인 치료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돼 있지 않습니다.
표준 치료든 비표준 치료든 직접 치료든 간접적인 치료든 치료의 목적이 인정되고 환자의 상태 호전에 도움이 된다면 약관상 치료로 인정해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입니다.
-그러면 보험사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인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험사의 소송에 반소를 제기해야 합니까?
-정확하게는 반소보다는 응소하는 게 맞습니다.
보험사가 먼저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어쨌든 응소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보험사가 돌려달라는 금액을 그대로 전부 돌려줘야 하는데요.
응소해서 다투게 되면 보험사는 진료 기록 감정 절차를 통해 영현 씨가 받은 치료 중에서 의학적으로 의미가 없는 치료들이 존재한다는 부분을 증명하려고 할 것입니다.
보험사가 이런 절차를 진행할 때 적절한 반박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박 의견서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네요.
-맞아요.
-잘 써야 합니다. 한 변호사님한테 갈까요?
-저희가 보험을 전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반박 의견서 잘 씁니다.
그래서 반박 의견서는 사실 의료 기록을 모두 분석해서 치료가 필요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적시해서 작성하면 되는데요.
이를 통해서 판결이 내려지게 되고 이 판결에 따라서 보험금을 전부 돌려줘야 할 수도 있고 하나도 돌려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 치료 중 일부분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돌려주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주변을 봐도 그렇고 요즘 정말 암 환자들 많잖아요.
-그렇죠, 많이 늘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보험금 관련 소송도 꽤 많아진 것 같아요.
-과거에는 암 환자들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소송을 잘 안 했습니다.
소위 나이롱환자나 무릎, 허리, 고관절, 어깨 등의 관절병증이 있는 환자들이 특별한 치료 없이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는 경우에 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지급한 보험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는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요양병원에서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는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보험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보통 보험사들이 돌려달라는 금액이 1억 원이 넘기 때문에 소장을 받으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는데요.
겁부터 내지 마시고 차분히 방어할 계획을 세우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럼요. 건강 때문에 마음도 힘든데 1억이라는 소장을 받으면 얼마나 놀라겠어요?
-다시 암 생겨요. 큰일 나요.
-그러니까 법대로 해결하실 수 있으니까요.
차분하게 대처를 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의뢰인 영현 씨를 위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영현 씨, 폐암과 가슴막 전이로 진단받으신 이후에 8년간 생존하셨다면 이것은 정말 하늘이 도우신 겁니다.
아직 암 치료를 받는 것도 힘드실 텐데 이런 소장을 받게 되어서 많이 당황하셨을 것 같습니다.
본 사안에 대해서 너무 걱정하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본인이 받으신 치료가 정당하다고 생각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대응하다간 큰 금액을 돌려줘야
할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대처하시기를 바랍니다.
-전화번호까지 없애고 이 여편네가 완전 미쳤구나, 미쳤어.
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 해? 여보, 나 왔다. 그런데 이게 다 뭐야?
-뭐긴. 다 영양제지. 이거 많이 팔아야 천당 간다 했잖아.
-천당? 참. 너 그 소리를 믿어?
-그럼, 믿지. 많이 팔아야지 당신도 천당 가고 우리 진우도 천당 가지.
내가 우리 가족을 위해서 노력하는 거야.
-그건 그렇고 이거 어디에서 돈이 나서 이걸 다 가져왔어?
-실은 여보, 나 회사 그만뒀어.
-뭐? 회사를 그만둬?
-응, 퇴직금으로 이거 다 산 거야. 전화 왔다.
네, 보살님. 네, 알겠습니다.
-와이프가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여보세요?
-여보, 나 기도원 좀 갔다 올게.
-기도원? 며칠이나?
-한 3일. 지금 출발하니까 진우 하원 당신이 좀 시켜라.
네, 보살님 지금 갈게요. 여보, 부탁 좀 할게.
-여보세요? 여보세요?
-가정생활을 거의 소홀히 하다시피 하는데요.
-이 여편네가 종교에 완전히 미쳤네. 어떻게 가면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아? 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영희 자매님.
-보살님, 오셨어요?
-내 말대로 잘하고 있죠?
-그럼요. 전화기도 꺼놨고 말씀하신 영양제 100개 팔았어요.
그리고 기도도 엄청 열심히 드리고 있고요.
-내 말대로 잘하고 있네요. 계속 그대로 하면 영희 자매님 가족들이 우리와 함께하지 않아서 짓는 죄를 우리 영서님이 다 사하여 주실 겁니다.
-네, 남편이랑 우리 아들도 얼른 죄 사함을 받아야죠.
-그리고 우리 교당 옥상에 옥탑방이 비어 있는데 거기로 들어오시죠.
-옥탑방이요?
-거기가 방은 작아도 신령한 기운이 깃든 곳입니다.
남편이랑 아이도 우리와 함께하려면 거기로 와야 제대로 죄 사함을 받을 수 있겠죠.
-그렇겠네요. 남편이랑 이야기해 볼게요.
-합의 아니고 이거는 꼭 해야 하는 겁니다. 내가 허튼 말 안 하는 거 알죠?
-알죠. 보살님 말씀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쓴 데도 믿죠. 알겠습니다.
-그럼 열심히 내일까지 기도하시고 정진 잘하십시오.
-네, 축복해 주시고 늘 감사합니다, 보살님.
-계속 가스라이팅 당하네요.
-그렇네요. 저렇게 되는군요?
-너 도대체 전화기까지 꺼 놓고 어디 갔다 와?
-기도원 간다고 했잖아.
-아직 3살도 안 된 진우를 내놓고 뭐, 기도원? 그 종교는 가족도 없어?
허구헌 날 애하고 남편하고 내팽개치고 너 뭐 하는 짓이야?
-우리 가족 다 천당 가려고 그러는 거지.
-천당? 너 아직 그 소리를 믿어?
-믿지. 당신 이러는 거 불경한 짓이야. 그러다가 지옥 간다.
-그래서 지옥 갈 것 같으면 세상에 지옥 안 갈 사람 1명도 없겠다.
-뭐라고? 남의 종교 가지고 왜 난리를 치는데. 내가 당신 보고 믿으라고 안 했잖아.
-애는 봐야 할 거 아니야, 애는. 종교에 미쳐서. 무슨 종교에서 다단계 참 기가 찬다.
-당신 말 다 했어?
-아직 덜 했다. 누가 봐도 사이비종교인 거 딱 표나는데.
그거에 빠져서 집안 꼴 좋게 만든다.
-사이비종교 아니거든.
-그럼 뭔데, 불교, 기독교? 도대체 네가 믿는다는 영사님이 누군데.
-진짜.
-천당 가려다 현실이 지옥이네요.
-그렇네요.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지금 이대로 나가면 나하고 이혼이야. 알겠어?
-진짜.
-(해설) 그렇게 집을 나간 아내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백방으로 수소문을 해 봤지만 연락이 제대로 닿지도 않았습니다.
-누구?
-여기 혹시 주영희 씨라고 다니죠?
-영희 씨.
-제가 남편인데 연락이 안 되어서 찾아왔습니다.
안에 있으면 좀 불러주시겠습니까?
-영희 씨? 그런 사람 없습니다. 여기는.
-방금 아신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언제 안다고 했습니까? 여기는 그런 사람 없으니까 다시는 찾아오지 마세요.
여기 다시 찾아오시면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분명히 여기가 맞는데. (전화 음성 소리)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전화번호까지 없애고 나도 더 이상 못 하겠다.
그런데 이혼을 하려고 해도 연락이 되어야 할 거 아니야. 대체 어찌해야 하나.
-세 살배기 아들까지 내팽개치고 사이비종교에 빠진 영희 씨. 정말 너무 하셨네요.
-정말 이게 남편 한정규 씨 입장에서 보면 답답하고 막막하고 어이없고 혼란스럽고 정말 복잡한 심정일 것 같습니다.
빨리 사건 해결해 보겠습니다. 사건 정리합니다.
한정규 씨, 주영희 씨 부부는 세 살 난 아들을 둔 부부로 맞벌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영희 씨가 사이비 종교에 빠지면서부터 문제가 생겼는데요.
종교 활동을 위해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었고 퇴직금은 종교에서 판매한다는 물건을 구입하는 일에 다 썼습니다.
이 물건들은 다단계로 판매를 했는데요.
이런 일들을 제대로 해야 천당에 간다고 믿는 주영희 씨.
심지어 세 살 아들을 두고 기도원에 들어가 연락이 되지 않는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이로 인해 부부는 다툼이 잦았는데요. 아내는 남편 한정규 씨에게 사이비종교를 함께 믿을 것을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종교 문제로 다툼을 했고 아내 주영희 씨는 집을 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연락이 전혀 닿지 않았는데요.
남편 한정규 씨는 아내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종교 시설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아내가 보살님이라 부르며 따르던 상선 김미영 씨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행방을 물었지만 모르쇠로일관했고 아내를 찾는 일에 지친 남편 한정규 씨는 결국 이혼 결심했는데요.
하지만 아내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 그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편 정규 씨는요.
사이비 종교에 빠진 아내와 더 이상 같이 살 수 없다고 결정을 내린 상태인데. 문지영 변호사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타깝지만 결정을 내리신 대로 이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아내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는 게, 이게 이혼 사유가 되나요?
-단순히 빠졌다는 것만으로는 힘듭니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또 헌법에 보장되고 있고, 신앙은 부부라고 해도 서로 침해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부부 사이에는 일정한 법적 의무가 있는데요. 민법 826조가 부부는 동거, 부양, 협조해야 한다는 것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주영희 씨가 과도한 신앙생활로 부부간의 의무 상당 부분을 져버린 경우이고 따라서 재판상 이혼 원인에 해당한다고 보입니다.
-그러면 이 드라마의 경우는 아내인 주영희 씨가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봐도 되겠네요?
-그렇습니다.
-그러면 이 신앙생활이 본인 생활에 영향을 과하게 미쳐서 파탄에 이르게 하면 안 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게 어떤 객관적인 기준 이런 게 있습니까?
-저희가 가사 사건이 어려운 부분이 정량적인 기준이 없다는 건데요.
주택청약처럼 가출 한 번 하면 마이너스 1점, 부부 재산을 100만 원 이상 탕진하면 기여도 마이너스 1% 감소,
이런 기준이 있다면 저도 편하고 여러분도 예측이 가능하실 텐데요.
-그렇죠.
-결국은 사건마다 눈, 코, 입이 다 다르고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봐야 하고 이제 해당 판사의 재량이 좌우하는 면도 큽니다.
그런데 비교적 분명한 것은 이 사례처럼 배우자가 종교를 이유로 상당 기간 가출하고 부부 공동 재산이 되어야 할
퇴직금을 다른 배우자의 동의 없이 함부로 처분하고 또 자녀의 양육조차 팽개치는 경우라면 이런 경우는 여러분의 상식적인 기준에서도 충분히 파탄 사유가 있다.
이것은 영희 씨의 책임이다. 이런 판단이 가능하실 것 같습니다.
-지금 아내 영희 씨가 가출하고 난 이후에 전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거든요.
이거는 가사 사건에서 볼 때 유기에 해당한다고 봐야겠죠?
-맞습니다. 민법은 이제 재판상 이혼 사유 6개 중의 두 번째로 아기의 유기를 정하고 있습니다.
이 의미에 대해서 대법원 판례의 표현을 보자면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서로 동거, 부양, 협조해야 할 의무를 포기하고 다른 일방을 버린 경우를 뜻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제 실무상 소송을 하면서 많이 언급되는 건 가출을 하고 남은 처와 자녀에 대해서 생활비를 안 주는 그런 경우가 가장 전형적입니다.
-지금 드라마를 보면요. 아내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 있지만 남편은 무교처럼 보이거든요.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를 가져야 천당에 간다.
이렇게 계속 강요하는 것도 조금 문제인 것 같은데요?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봐야 알 텐데요. 단순 권유에 그치는 것과 상대방의 의사결정을 방해할 정도로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당연히 다릅니다.
제가 수행했던 사건들 중에서도 남편이 신앙을 강요하면서 처에게 폭언, 폭행을 한 사례가 있었고 자녀들을 종교 단체에 데리고 가기 위해서 학교를 자퇴시킨 그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학교 자퇴까지, 이거는 심해도 너무 심하네요.
그런데 이게 실제로 이렇게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이혼한 사례가 구체적인 사건으로 많이 있습니까?
-알면 놀라실 텐데요.
-그 정도로 많아요?
-깜짝 놀랄 정도로 사실 빈번한 경우입니다.
-그래요?
-또 무속신앙 같은 것도 이혼 사건에서 자주 언급되는 요소들인데요.
제가 직접 상담했던 사건들도 보면 처가 집에 보관하고 있던 신줏단지를 깼다고 하면서 변호사님 이거 이혼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상담하시는 분도 있고 모 드라마에서 보신 것처럼 제3자와 성관계를 해야 일이 잘된다.
이런 보살을 말을 믿고 실제로 부정행위를 했던 분도 있고요.
미성년 자녀를 단식시키거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집단 생활해야 한다고 하면서 자퇴시키고 그런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아마 소송하시면서 인생에서 되게 힘든 시기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에 많이 매달리시는데 담당 변호사인 저한테도 변호사님 손톱, 발톱을 주세요.
-그래요?
-부장판사님 사주를 알아봐 주세요. 기도회 좀 같이 가주세요. 이런 일들이 있었거든요.
-정말 말씀하신 일들이 다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니까 굉장히 놀랍고.
-정말 이런 일이 진짜 있구나.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는데 그런데 지금 이혼을 하려고 해도 아내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거든요. 이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드라마 속 주영희 씨 종교처럼 유독 집단생활을 고집하는 단체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악의적으로 사람을 숨기기 때문에 연락이 차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번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긴 하는데 공시송달이나 가사사건 같은 경우에 친족 송달 이런 절차들이 있기 때문에
연락이 안 된다고 해서 재판상 이혼을 못 하는 건 아닙니다.
한정규 씨가 이혼 의지가 강력하시다면 재판상 이혼을 제기하셔서 진행하시면 큰 문제가 없겠고 다만 협의이혼은 이런 상태에서는 불가능하실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혼을 하게 되면 재산분할도 중요할 텐데 지금 영희 씨가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요.
퇴직금을 종교에 탕진한 것으로 보여요.
-그렇죠. 누가 봐도 이거는 탕진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면 재산분할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해야 하죠?
-일방 배우자 동의 없이 그리고 나아가 가정 공동 경제를 위해서 사용된 돈이 아니라면 그 재산이 처분되지 않은 상태로 전제해서 재산분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법원은 퇴직금 상당의 재산은 여전히 주영희 씨가 보유하고 있다고 그런 가정하에 판결을 하게 되는 것이고 탕진하고 남은 돈 100원을 가지고
분할하는 것이 아니라 퇴직금 100원을 더한 200원을 기준으로 부부의 재산을 분할하게 되는 것이죠.
-남편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인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죠.
-그리고 이런 상황이라면 남편에게 위자료도 지급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입니다. 위자료 받으셔야죠.
한정규 씨에게 주영희 씨의 귀책에 맞먹는 다른 귀책이 없다면 위자료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저희가 실무에 있어서 종종 보는 사례로 배우자가 종교에 빠져서 그런 행위를 하면 본인의 화를 못 참고 배우자를 심하게 폭행하는 바람에
오히려 결과적으로는 본인의 귀책이 더 커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한정규 씨가 이런 부분을 조심하신다면 큰 무리 없이 위자료 지급받으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양육 문제가 남았습니다.
지금 아내 영희 씨가 정말 그 어린 자녀, 세 살배기 자녀를 두고 종교에만 빠져 있었는데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남편 한정규 씨가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겠죠?
-재판상 이혼하시면 친권자와 양육자 정하는 제1 기준은 자녀의 행복, 사건본인들 복리입니다.
보통 경제적인 부분 걱정하셔서 변호사님, 저는 돈을 못 버니까 애들 못 데리고 오겠죠, 이렇게 물어 보시는데 소득은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는 말씀 분명히 드리고 싶습니다.
법원은 애들이 양부모 중에 누구와 있을 때 신체적, 정서적으로 건강하고 또 안정감 있게 성장할 수 있을지를 봅니다.
이 사건의 경우는 주영희 씨가 가출도 모자라서 자녀에 대한 보살핌도 현저하게 소홀히 하고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한정규 씨가 양육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일단 다행은 다행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정규 씨는 재판상 이혼을 해야 하는 만큼 상대를 유책 배우자로 만들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게 책임이 있다는 거를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말도 안 되는 그런 행위를 했던 것들, 증거로 제시해야 하지 않습니까?
어떤 증거를 어떻게 제시하면 될까요?
-제가 실무상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아무래도 녹음 파일, 이런 영상 같은 것들입니다.
퇴직금을 정산받아서 썼다든지 하는 이런 소비처 같은 부분들은 소송 과정에서도 확보가 가능하시고 재산 명시라는 절차를 통해서 계좌 같은 것을 탐색해서 보시는 것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남편 한정규 씨를 위해서 한 말씀해 주시죠.
-제가 상담 과정에서 의뢰인분들에게 종교가 있으신지 많이 물어봅니다.
힘든 순간에 오시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신앙 덕분에 버티고 극복하시는 순기능의 경우가 많거든요.
이런 개인의 신앙은 타인이 재단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로 인해서 혼인이파탄난 상황이라면 이 부분은 반드시 법적인 해결이 필요합니다.
한정규 씨, 그동안 몸 고생, 마음고생 심하게 하셨을 것 같은데요.
어린 아들을 위해서라도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용기 내셔서 소 제기하고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고요. 저희는 다음 주에 더 명쾌하고 재밌는 법률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법대로.
-(함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