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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합시다! 더 로이어 - 퇴직금 주세요!, 보험고지의무, 상가하자보수의 모든 것
등록일 : 2023-10-17 10:30:22.0
조회수 : 336
-법대로.
-(함께) 합시다!
-알고 있으면 유용한 법률 정보가 가득합니다.
법대로 합시다 더 로이어.
오늘도 다양한 사건 속의 법정 분쟁들 살펴보고요.
속이 시원해지는 해결책까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퇴직금을 왜 안 주시는 건데요?
-퇴직금, 나 쌤. 처음 계약할 때 퇴직 시 어떠한 사유로도 퇴직금 지급하지 않는다 그렇게 계약했잖아요.
-근로계약 안 하려고 관행이니 뭐니 하면서 불합리하게 계약한 거 제가 끝까지 모를 줄 알았어요?
-불합리한 계약이라니? 아무튼 퇴직금 못 줍니다.
우리 헬스장 말고 트레이너로 일한 적 있어요?
-없습니다. 자격증 따고 처음 지원하는 겁니다.
-그래요?
-비록 경력은 없지만 운동 하나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몸도 좋으시고 패기도 대단하고 같이 일해봅시다.
-감사합니다.
-이 바닥이 처음이라고 하니까 급여나 이런 부분은 이야기하면 PT 위임 계약으로 하고.
-PT 위임 계약이요?
-네, 기본급 100만 원에 PT 실적에 따라서 수수료를 주는데 5:5. PT 단가하고 근무 장소는 꼭 제 말에 따라줬으면 합니다.
어떤 헬스 트레이너 보면 허락도 안 받고 몰래 개인 레슨 하는데 그건 안 됩니다.
출근은 낮 12시, 저녁 피크 타임에 회원들 많으니까 10시까지 근무하시고 무단 외출은 안 됩니다.
그리고 나가실 때는 어떤 사유로든 퇴직금은 지급하지 않습니다.
-네?
-처음이라 모르나 본데 관행입니다.
몸짱 씨가 열심히 해서 PT 건수 늘리면 그만큼 돈 벌어가는 거예요.
-알겠습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래요.
-첫 직장에 관행이라는 말에 위임 계약을 맺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개인 PT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 주인 의식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버텨왔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세트 더 반복하시고 유산소 운동 넘어가시면 됩니다.
-네.
-그런데 식단 사진 어제 왜 안 보냈어요?
-깜빡하고.
-운동도 중요하지만 식단 관리가 더 중요한 거 아시죠?
-네, 그래도 선생님 덕분에 많이 감량했어요.
-더 잘하실 수 있을 겁니다. 회원님 파이팅!
-나 쌤, 잠시만.
-마지막 한 세트 더 하고 계세요.
-네.
-네.
-8시에 오는 회원님 헬스장으로 전화왔는데 이번 주 일이 밀려서 늦게 마친다고 10시 반에 수업하면 안 되냐고 하네.
-네? 10시 반이요?
-그래, 회원님한테 맞춰드려야지.
-네, 제가 연락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주말 당직 좀 부탁할게.
-지난 주말에 당직했는데요.
-고 쌤이 집에 일이 생겼단다.왜? 안 되니?
-안 되는 건 아닌데 지난주 당직에 제대로 못 쉬어서.
-그러면 어쩌지?
주말에 새로운 회원이 PT 무료 수업 한 번 받아보고 할지 말지 결정한다고 하는데 나 쌤이 무료 수업만 잘해주면 실적 오르고 좋잖아. 당직 좀 부탁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한테 얘기 안 하고 개인 레슨 하는 거 아니지?
-아닙니다.
-수고.
-개인 레슨은 무슨, 할 시간도 안 주면서.
지난달에도 저런 식으로 주말 당직도 시키더니 너무한 거 아니야?
그래, 친구야. 나 아직 살아 있다. 이번 주 나는 못 가겠다. 당직이라...
나도 힘들어 죽겠다. 아니, 이 바닥이 아무리 그렇다지만 내가 프리랜서인지 직원인지.
계약 조건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고. 그렇다. 다음에 보자.
지역에서 잘한다고 소문이 나면 뭐 해? 일한 지 3년이 다 되어 가는데 기본급도 안 오르고 PT도 정해준 대로 해야 하고 거기에 수수료는 5:5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 불합리한 것 같아.
그만두자. 저 그만두겠습니다.
-뭐?
-주말 당직도 너무 잦고 처음 계약 조건도 좀 불합리한 것 같습니다.
-알겠어요. 퇴직금은 없는 거 알죠?
-퇴직금은 왜 안 주는 건데요?
-나 쌤, 처음 계약할 때 퇴직 시 어떠한 사유로든 퇴직금은 지급하지 않는다. 그렇게 계약 했잖아요.
-근로계약 안 하려고 가맹이니 뭐니 하면서 불합리하게 계약한 거 제가 끝까지 모를 줄 아셨어요?
-불합리한 계약이라니! 아무튼 퇴직금 못 줍니다.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나몸짱 씨.
계약 당시에 퇴직금을 받지 않기로 계약을 했다면 정말 받을 수 없는 걸까요? 글쎄요.
-지금 제가 봐도 나몸짱 씨 계약 조건부터 시작해서 너무 불합리하게 시작을 한 것 같은데 일단 빨리 해결책을 제시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사건 정리합니다. 더 로이어 사건 번호 제353호입니다.
헬스트레이너인 나몸짱 씨는 고용주 씨가 운영하는 헬스장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요.
고용주 씨는 근로계약을 맺는 대신 PT라고 하죠.
개인교습 관련 위임계약을 맺자고 합니다.계약 조건을 보면 월 100만 원의 기본급에 PT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주는 건데요.
단, PT 단가 및 근무 장소는 고용주 씨가 결정하고 허락받지 않는 개인 레슨은 금지하는 등의 조건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퇴직 시 어떤 사유로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건도 들었는데요 첫 직장의 관행이라는 말에 나몸짱 씨는 그렇게 계약을 하고 성실히 일했습니다.
3년이 지난 후 고용주 씨의 부당한 요구와 계약 조건이 불합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몸짱 씨.
일을 그만두겠다며 퇴직금을 달라고 했지만 고용주 씨는 계약 조건과 나몸짱 씨는 프리랜서라는 이유를 들며 퇴직금을 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게요. 저희가 화면을 봐도 정말 몸짱 씨가 성실히 일을 했는데도 퇴직금을 받을 수가 없다고 하니까.
-그렇죠.
-얼마나 억울한 일입니까?
이게 아무리 관행이고 또 계약 조건이라 한다 하더라도 너무한 것 같아요, 박진수 변호사님.
-나몸짱 씨 입장에서는 정말 많이 억울하기도 하고 화가 날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은 헬스트레이너의 이야기였지만 실제로 미용사, 텔레마케터, 백화점 매니저, 지입차주 그리고 전화 보험설계사, PD, 운전기사, 수리기사 등
비슷한 사례로 문의가 많이 있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에 대해서 근로기본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지의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데요.
이 사건 나몸짱 씨, 주인 의식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해오셨는데 억울하지 않도록 이 사건 잘 해결해 보겠습니다.
-함께 제대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근로계약 대신 위임계약을 맺자고 했는데요.
위임계약이라는 게 어떤 건가요?
-민법 제680조의 위임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해서 사무 처리를 위탁하고 상대방은 이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사무 처리를 위탁하는 계약인데요. 드라마에서 고용주 씨는 손님에 대한 PT 수업이라는 사무의 처리를 나몸짱 씨에게 위탁을 하는 계약을 했습니다.
헬스장에서 PT 수업을 하는 것을 트레이너에게 위탁하고 거기서 받은 수업료를 5:5의 비율로 나눠 갖기로 하는 계약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의 계약을 프리랜서로 일하는 분들 중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거든요.
이 경우 근로자가 아니고 위임계약 당사자이므로 퇴직금을 주고받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계약서를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는 건가요?
-보통 사용자들에 의해서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이렇게 작성되기도 하는데요.
진짜 프리랜서로서, 또는 사업자의 지위로 대등한 관계의 계약인 경우도 있지만 종종 실제로는 근로관계이면서 근로기준법 등의 법의 적용을
회피하고자 위임계약, 위탁계약, 도급계약 등 명칭만 다르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법망을 피해 보려는 그런 어떤 의도가 보이긴 하네요.
그런데 일단 나몸짱 씨가 고용주 씨와 위임계약을 체결했단 말이죠.
그렇다면 고용주 씨의 주장이 맞는 게 아닐까요?
-아닙니다. 나몸짱 씨는 위임계약을 했지만 그 계약 내용의 실질에 따라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이 돼서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일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관계에 대해서 잘 따져봐야 합니다.
-형식적으로 위임 계약을 했지만 실제로 나몸짱 씨가 근로자인지 아닌지를 따져봐야 한다,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인지를 판단하는 데에서 계약서의 명칭이나 형식에 따르기보다는 계약 내용의 실질로 판단하고 있는데요.
판례도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또는 위임계약인지 그런 것보다는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몸짱 씨는 고용주 씨와 프리랜서로 개인 사업자로 대등하게 PT 수업에 대한 위임계약을 한 것이긴 합니다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형식적으로는 이게 위임계약이지만 실제로 나몸짱 씨가 프리랜서로 일을 했는지, 아니면 근로자로서 일을 했는지가 중요하다는 거네요?
-맞습니다.
-역시 우리 정준희 아나운서 너무 정확하게 말씀하셨어요.
-로이어 MC죠.
-그래서 근로자성을 인정받기 위해서 이른바 사용, 종속 관계가 인정이 되어야 하는데요.
이에 대해 법원은 업무 내용을 사업자가 정하고 있는지, 또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고 있는지.
또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았는지, 또 구체적인 업무 의뢰를 거부할 수 없는 사정이 인정되는지.
그리고 근로자 명부, 인사 기록 카드, 출근부 등 인사 관리체계가 있는지, 또 징계 제도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게 드라마상으로 봐서는 고용주 씨가 PT 단가를 정하고 그리고 자기가 허락하지 않은 개인 레슨은 못 하게 했거든요.
거기에다가 또 출퇴근 시간도 정해져 있고.
이 정도면 지휘 감독을 받는 근로자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네, 맞습니다.
나몸짱 씨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용주 씨의 근로자로 인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말씀하셨듯이 나몸짱 씨와 고용주 씨 사이에 위임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PT 단가, 그리고 근무 장소는 고용주 씨가 정했고요.
허락받지 않은 개인 레슨도 금지했고요. 또 고용주 씨가 나몸짱 씨의 출퇴근 시간도 지정하고 외출할 때도 꼭 보고하라고 했었죠?
-(함께) 네.
-드라마를 보니까 또 주말에 당직을 서는 것까지도 고용주의 지시에 또 거절할 수 없고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것들을 볼 때 나몸짱 씨는 고용주 씨에게 지휘 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였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근로자성으로 인정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요. 명백하게 고용주의 관리하에 움직였고 또 종속적인 관계였기 때문에 나몸짱 씨를 근로자로 볼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나몸짱 씨가 개인 사업자의 지위에서 고용주 씨와 위임 계약을 체결했다고 하지만 계약의 실질에 따라서 근로 계약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요.
나몸짱 씨에게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그런데요, 고용주 씨가 계약 조건에 어떤 사유에도 퇴직금을 줄 수 없다고 했고 나몸짱 씨도 동의를 했단 말이죠.
그래서 퇴직금을 줄 필요가 없다고 지금 강력하게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당초 계약에 나몸짱 씨는 고용주 씨에게 퇴직금을 받지 않겠다는 것에 동의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 와서 달라고 하니 나는 줄 수 없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퇴직금의 지급을 보장하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또는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퇴직금을 주지 않기로 하는 계약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아예 무효입니다.
따라서 나몸짱 씨가 근로자로 인정되는 이상 계약서에 퇴직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 하더라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이게 만약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주 씨가 퇴직금을 끝까지 주지 않는다면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원래 퇴직금은 퇴직일로부터 2주 이내에 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요.
고용주 씨가 끝까지 퇴직금을 주지 않겠다고 한다면 사업장 관할지방고용노동청에 방문하여 진정을 하시던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또 민원을 신청하는 곳이 있거든요.
그렇게 신청을 하시면 2, 3일 이내에 고용 감독관이 전화가 또 올 텐데요. 그때 상황을 잘 설명하시면 됩니다.
이때 고용주와 협의해서 진정을 취하하시고 퇴직금을 받고 마무리가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또 고용주가 끝까지 지급을 하지 않게 된다면 그 고용주는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퇴직금을 주지 않으면 이게 형사 처벌도 가능하네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및 근로기준법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의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어서 형사 처벌이 될 수도 있습니다.
-퇴직금을 주지 않으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괜히 고집부리지 마시고 꼭 지급하시기 바랍니다.
또 가장 여기서 중요한 게 나몸짱 씨가 그러면 퇴직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퇴직금은 퇴직 직전 3개월의 평균 급여를 기준으로 해서 계산을 하는데요.
고용주에게는 1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에게 퇴직 시에 근로 연수 1년에 대해서 30일.
즉, 한 달 정도 되는 평균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그런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몸짱 씨의 경우에는 기본급, 월 100만 원만 지급받았고 그 외에 PT에 따른 수당을 별도로 지급받았는데요.
이런 경우에 기본급뿐만 아니라 PT 수당까지 포함된 급여를 모두 포함해서 퇴직금 산정 기준이 되고요.
3년을 근무했으니까 마지막 3회분의 평균임금으로 계산해서 최종적인 퇴직금을 받게 될 것입니다.
-나몸짱 씨에게 내 일처럼 열심히 일해서.
-맞아요.
-일단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다행이기는 한데, 만약에 말입니다.
나몸짱 씨처럼 근로계약서, 이것마저 쓰지 않고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다.
이러면 어떻게 퇴직금 받을 수 있겠습니까?
-네, 법정 퇴직금은 4대 보험 가입 여부나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실제로 입사일 이후 퇴직 시까지 1년 이상 근속을 했다면 자연스럽게 발생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라거나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1년 이상 근속을 했다면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입사 후 바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도 신고하시면 고용주에게 과태료가 부과되겠습니다.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의뢰인 나몸짱 씨를 위한 설루션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권리의식이 많이 향상이 돼서 근로자들이 퇴직금 등을 잘 받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약자 지위에 있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또 편법적으로 불합리한 계약을 맺게 되는 경우가 여전히 많이 있는데요.
근로계약을 회피하기 위해서 위임, 도급 등 다른 형태의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은데 판례의 기준에 따라 근로자성이 인정이 된다면 직전 3개월의 평균
임금으로 계산된 퇴직금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나몸짱 씨는 퇴직금을 받으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니까요.
꼭 적절한 도움을 받으셔서 권리를 찾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뭐? 매제가 심장마비로? 그래, 알았다.
내가 지금 바로 갈게. 김 서방이 갑자기 왜.
-오빠, 나 이제 어떻게 살아.
-갑자기 간 김 서방도 불쌍하고 우리 동생도 불쌍하고. 조카들도 불쌍하고 . 아이고, 아이고.
-오빠, 진정 좀 해. 간 사람은 간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생때 같은 자식들을 두고 마누라를 두고. 아이고, 아이고.
-오빠, 오빠? 정신 좀 차려 봐.
여기 누가 좀 도와주세요! 오빠, 오빠!
-오빠, 퇴원하는 거 괜찮겠어? 집에는 딱히 돌봐줄 사람도 없으면서.
-수술도 잘 됐고 후유장해도 없고 생활하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 참, 진단서하고 진료비 영수증은 잘 챙겼지?
-응, 여기.
-내가 들어놓은 보험에서 뇌출혈 진단비를 준다길래 청구하려고.
-그런데 정확히 질병명이 뭐라고 해?
-의사가 거미막하출혈인가 그러면서 뇌출혈의 한 종류라고 보면 된다더라.
-뇌출혈이면... 그러면 보험금 나오는 데에는 문제 없는 거지?
-그럼.
-아, 그런데 그때 오빠 보험 들기 직전에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인가 뭐 나오지 않았어?
-그거는 진단받은 게 아니라서 괜찮다던데?
문제가 있었으면 요즘 보험회사 전산이 잘 되어 있어서 가입할 때 보험회사에서 이야기를 했겠지.
-하긴.
-그런데 너는 아직 네 몸 하나 추스르기도 힘들 텐데 뭐 하러 왔어?
-뭐... 괜찮아. 오늘은 오빠 집까지 내가 데려다줄게. 가자.
-그래, 고맙다.
-가, 오빠.
-아침부터 무슨 문자야? 어디 보자. 뭐?
고지의 의무를 위반해서 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다고? 이게 무슨 일이야. 그러면 그동안 냈던 보험료는 어떻게 되는 거야?
-준기 씨가 보험만 믿고 있었는데 보험금을 줄 수 없다, 계약을 해지한다라는 통보를 받았네요.
-그렇죠, 박준기 씨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는 그런 상황인데, 빨리 해결을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사건 정리합니다. 더 로이어, 사건번호 제354호입니다.
50대 남성 박준기 씨는 매제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해 장례식을 찾았습니다.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울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구급대가 출동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병원 검사 결과, 뇌출혈이 확인된 박준기 씨는 곧바로 수술을 받아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 후 발급받은 진단서에는 진단명이 거미막하출혈로 뇌출혈의 일종임을 확인하고 보험사에 진단비를 청구했는데요.
이에 대해 보험사는 조사를 마친 후 박준기 씨가 고지의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도 거절한 상황입니다.
-지금 이 사연은 고지 의무 위반, 이게 아주 중요한 쟁점인 것 같은데요. 한세영 변호사님, 어떻습니까?
-보험사의 거절 사유가 고지 의무 위반인 만큼 고지 의무에 대해서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고지 의무란 보험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보험 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회사에게 중요한 사항을 알려야 한다는 의무를 말합니다.
보험회사는 보험 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 계약자 측의 사정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보험 계약자가 보험을 들고 싶다고 청약을 할 때 이 계약을 인수할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료가 필요하겠죠.
-그렇죠.
-그래서 상법은 보험 회사가 이렇게 보험 계약 신수를 결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보험 계약자 측에 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보험 회사에 알리도록 하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내용을 알려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어떤 것이 중요한 내용입니까?
-이 부분은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우실 것 같습니다.
대법원은 보험 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 계약 당시에 보험 회사에 고지할 의무를 지닌 중요한 사항이란 보험 회사가 보험 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객관적으로 보아서 보험 회사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든가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을 뜻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보통 질병 이력이나 업무 직종, 위험한 취미 생활 여부 같은 이런 부분들이 고지할 대상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러한 사항에 대해서 미리 알리지 않고 고지 의무를 위반한다면 지금 박준기 씨처럼 계약이 해지되고 보험금 지급도 거절당하고 이렇게 되는 겁니까?
-맞습니다. 보험 계약이 해지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험금도 지급받지 못합니다. 다만 고지 의무를 위반한 사실과 보험금 발생 사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면 보험금은 지급받을 수 있지만 어찌 됐건 보험 계약은 해지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고혈압을 진단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보험에 가입했다가 백혈병에 걸렸다면 고혈압과
백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기 때문에 보험금은 지급받을 수 있지만 보험 계약은 해지되는 것입니다.
-일단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게 중요한 부분인데요.
그러면 치료나 진단받은 사실을 보험사에 알리지 않으면 이게 무조건 다 고지 의무 위반이 되는 건가요?
-그거는 또 그렇지 않습니다. 고지 의무 위반이 인정되려면 중요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인정이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것을 알리지
않은 데 보험 계약자 측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여야 합니다.
고의라는 건 중요한 사항에 관해서 알고 있으면서도 고지하지 않거나 또는 사실과 다르게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고요.
중과실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고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부주의로 고지하지 않은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건 보험사가 고지 의무 위반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겁니까?
-그렇지 않고요. 보험 회사는 보험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한해서만 보험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3년 내.
-그러면 3년이 지난 후에는 고지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알았다고 해도 보험 계약을 해지할 수 없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보험 계약을 해지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고지 의무 위반의 점으로만 해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민법에 사기에 의한 취소권 행사를 통해서 보험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지하지 않고 3년만 버텨보자, 이런 식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럴 뻔했네요.
-큰일 날 뻔하셨네요. 그러면 고지 의무는 소비자가 어떻게 이행해야 하나요? 전화하면 되나요?
-그 부분에 대해서 상법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고 정해 놓은 부분이 없습니다.
다만 상법은 보험 회사가 서면으로 보험 계약자 측에 질문한 사항은 중요한 사항으로 추정한다, 이렇게 정해두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보험 회사가 서류 질문한 사항에 대해서는 꼭 제대로 고지해야 합니다.
-서류로 질문한 사항이라고 하면 보험 계약할 때 질문표 작성하잖아요. 그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맞습니다. 실제로는 보험을 가입할 때 작성하는 청약서를 보시면 계약 전 알릴 사항이라는 질문표가 있습니다.
여기 보면 여러 가지 질문이 들어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최근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해서 질병 확정 진단이나 질병 의심 소견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와 같은 질문들이 있습니다.
보험 계약자들은 보험 가입하실 때 이런 질문표에 기재된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서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을 하시거나
추가로 과거 치료 사실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고지 의무를 이행하고 있습니다.
-저도 보험 회사에 있었기 때문에.
-그렇죠.
-저런 질문을 많이 물어봤었죠.
그런데 드라마상으로 보면 박준기 씨가 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사항을 고지하지 않은 거죠?
-제가 사건을 조금 더 알아봤는데요. 보험사의 주장은 박 씨가 보험 가입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에 따르면 고혈압 질환
의심으로 판정을 받았고 3개월 내에 재검사, 상담 및 진료를 권유한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를 보험사에 알리지 않은 채 박준기 씨가 건강검진일로부터 3개월 내에 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보험 고지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질병을 알았었다, 이런 건 당연히 고지해야 하지만.
-그렇죠.
-건강검진 결과도 이렇게 고지해야 합니까?
-그 부분이 생각보다 쉽게 답을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청약서상의 질문에서 건강검진 문제 되는 부분은 첫째 건강검진이 의사로부터 검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
둘째,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를 받은 것이 질병 의심 소견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는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청약서상의 질문의 내용이 그동안 계속해서 조금씩 변경되어 왔기 때문에 건강검진 결과를 보험사에 고지해야 하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딱 잘라서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고요.
보험 가입 시기마다 또 다르게 적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청약서의 질문도 시대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진다는 말씀이신 거죠?
-맞습니다. 먼저 과거 보험 계약 시 청약서의 질문상에는 검사에 건강검진이 포함되는지 따로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서 다툼이 많이 있었다가 현재는
모든 보험사가 질문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에 기재된 어떠한 내용이 질문표에서 말하는 질병 의심 소견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게 그런데 질병 의심 소견이라는 게 말 그대로 의심이지 않습니까?
질병으로 확정된 게 아닌데 그 개념을 너무 지나치게 확장하는 거 아닐까요?
-맞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질병 의심 소견을 받은 적이 있는지만 물어보고 질병 의심 소견을 받은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질문에 없었습니다.
이후 질병 의심 소견이란 진단서 내지 소견서를 발급받은 것을 말한다는 내용이 추가됐고요.
그래서 요즘 최근 3개월 이내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해서 진단서 내지 소견서를 발급받은 경우라고 하면 무조건 고지를 해야 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그렇게 말씀해 주신 내용에 비춰보면 드라마 속에 박준기 씨는 어떻습니까?
-사실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가 진단서는 아니기 때문에 정리하면 박 씨의 경우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에 기재된 고혈압 질환 의심이라는 내용이 소견서를
발급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면 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와 소견서는 사실 저희 같은 일반인이 볼 때는 전혀 다른 거거든요.
-그렇죠.
-이걸 가지고 보험사가 주장을 한다는 게 좀 이해가 안 되는데요?
-사실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건강검진 후 받게 되는 결과지상의 이상 소견은 고지 의무 대상인 질병 의심 소견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결정한 일이 있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이런 결정을 하게 되면 보험사들이 아주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합니다.
감독원에서 이렇게 판단을 하니 우리도 고지 의무 위반으로 봐야겠다는 식인 것이죠.
-그럼 그렇게 되면 박준기 씨 같은 경우에는 말 그대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계약도 해지되고 이렇게 되는 겁니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제가 알아본 결과 박 씨의 경우는 보험을 가입하실 때 전화로 보험을 가입하셨거든요.
이때는 전화 상담사가 말하는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하는 방식으로 고지 의무를 이행하게 됩니다.
제가 둘 사이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들어봤는데요.
이 사건의 경우는 상담사가 질병 의심 소견을 받은 경우란 소견서를 발급받은 경우를 말한다는 내용의 설명을 아예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박 씨에게 고지 의무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보험금 지급 거절은 부당하다 생각합니다.
-그러면요. 만약에 지금 이 상황과는 다르게 상담사가 그 내용을 포함해서 질문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와 소견서가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상의 내용을 고지하지 않은 부분에 있어서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주장해서 충분히 고지 의무 위반에 대해서 다퉈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퉈볼 만하니까 우리 박준기 씨, 어떤 대응으로 다퉈볼 수 있을까요?
-박준기 씨는 검진 결과를 통보하지 않은 부분에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셔서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을 진행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박준기 씨가 아마 많이 놀라셨을 텐데 또 한 말씀 더해 주시죠.
-최근에 박 씨와 같이 보험에 가입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가 눈에 불을 켜고 보험 가입 3개월 전에 건강검진을 한 기록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중에서 많은 분이 고지혈증이나 혈압에 관한 사소한 문제가 있고 이러한 내용이 결과 통보서에 기재되기 때문입니다.
보험사 주장을 그대로 다 인정하게 되면 보험사는 정말 많은 보험 계약을 해지시킬 수 있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것은 상당히 문제가 많다고 생각을 하고요. 박준기 씨는 검진 결과를 통보하지 않은 부분에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셔서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을 진행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코로나도 좀 끝나가는 것 같고 장사 한번 제대로 해보자. 2만 8000원입니다. 음식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그런데 차를 지하에 댔는데 혹시 주차권은...
-네, 해결됐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
-네. 사장님, 사장님!
-네, 무슨 일이십니까?
-지하 주차장에 물이 새서 제 차가 엉망이 됐습니다.
-어떻게 해요?
-주차장에 물이 샜다고요?
-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이거 보세요. 물이 아주 콸콸 쏟아졌는지 트렁크 곳곳에 천장 석회 물이 떨어져서 얼룩도 있고 낙숫물 자국까지 제 차가 아주 엉망이 됐습니다.
이거 어떻게 책임지실 겁니까, 네?
-상태가 좀 심각하네요. 저희가 바로 변상해 드려야죠.
일단 차 맡겨서 수리받으시고 영수증 청구하시면 바로 변상해 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장님이 정 그러시면 수리비 청구하겠습니다.
-네, 죄송합니다. 갑자기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건물 지은 지 3년밖에 안 됐는데.
가만, 주차장은 상가 건물 공동 부분이니까 이걸 나 혼자서 책임질 필요 없는 거 아니야?
일단 관리 사무소를 한번 가봐야겠네. 주차장에서 발생한 누수 피해 보상은 관리 사무소에서 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방문객들 피해가 상가 소유주가 직접 배상하는 거 이건 좀 아니죠.
-사실 주차장 누수는 건물 자체 하자 문제입니다.
전체 보수가 필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관리 사무소에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럼 뭐 따로 대책이라도 있습니까?
-사실 다른 건물에서는 관리단이나 시행사, 시공사를 상대로 하자 보수를 청구하는데 여기는 코로나 때문에 아직까지 관리단이나 대표자도 없고 상가 규약도 마련이 안 되어 있습니다.
-그럼 뭐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현재로서는 관리 사무소에서 필요한 관리비를 걷어서 관리 업체에 지급하는 상황입니다.
-아니, 건물 자체 문제를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하냐고요.
-저희도 뭐 딱히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아니, 그럼 건물 하자 보수까지 우리 돈으로 해결하라는 건데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그렇죠. 그건 아니죠.
-저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즉시 상가 소유주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맞아요. 저희 301호는 사무실 안쪽 벽에서도 누수가 생겼어요.
-건물 내부에서요?
-네. 이거 건물 제대로 지어진 거 맞을까요?
상가 잘못 들어온 것 같은데. 이거 해결 방법도 없고.
-조만간에 소유주분들끼리 다 모이기로 했으니까 301호도 꼭 참석하셔서 같이 해결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시죠.
-꼭 가야죠. 날짜랑 장소만 좀 알려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때 뵙겠습니다.
-이후 50개 호실의 소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관리단을 설립했습니다.
관리 규약도 마련했고 투표를 통해 대표자도 선임했습니다.
관리인으로 선임된 저는 하자 보수 청구를 안건으로 제시했고 안건은 당연히 찬성으로 통과됐습니다.
-여기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저희 로이어 상가 관리단입니다. 건물 하자 보수 해주세요.
-이것 좀 보세요. 지하 주차장은 물론이고 상가 건물 곳곳에 누수가 계속 생기는데 이거 건물 하자 맞잖아요.
-건물 지은 지가 4년이 지났는데 여태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왜 이러십니까? 그리고 하자 보수는 건물 짓고 2년 이내에 하는 겁니다.
-하자 보수에 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소리 들은 적이 없습니다. 하자 보수 해주세요.
-못 해줍니다. 우리는 시행사로서 건물 분양만 했지 건물을 지은 건 건설회사, 시공사니까 거기 가서 따지세요.
-뭐라고요? 분양할 때는 좋은 건물이라고 그렇게 꼬드기더만.
-코로나 때문에 내내 영업도 못 하다가 이제 뭐 좀 해보려고 하는데 건물이 온통 하자투성이인데 책임을 안 지겠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나는 모르는 일이니까 법대로 하세요, 법대로.
-뭐라고요? 한번 해봅시다, 그래.
-장사를 하려고 들어간 상가 건물에서 상가 소유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입고 있는 그런 상황이네요.
-좋습니다. 법대로 하자니까 빨리 사건 해결해 보겠습니다.
사건 정리합니다. 더 로이어 사건 번호 제355호입니다.이명원 씨는 로이어 상가를 분양받은 직후 코로나 시대를 겪게 됐고 몇 년간 건물을 비워뒀습니다.
그러다 코로나가 끝나는 올해 초부터 상가에서 음식 장사를 시작했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가게에 왔던 손님이 상가 건물 주차장에서 차량에 누수 피해를 입었다며 보상을 요구했고 이명원 씨는 손님의 컴플레인을 걱정해서 따로 보상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누수 문제는 상가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건물 관리소장에게 이를 따졌습니다.
소장 역시 주차장 누수는 건물 자체 하자 문제가 맞지만 책임은 질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명원 씨는 상가의 다른 구분 소유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피해 사실을 추가로 알아봤습니다.
건물 전체에 누수 피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명원 씨는 50개 호실 소유자들을 모아 관리단을 설립했고 대표자 자격으로 시행사에 상가 누수
하자 보수를 요구했지만 시행사에서는 건물을 지은 지 4년이 넘었기 때문에 해줄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명원 씨와 로이어 상가 소유자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이 상가에서 문제가 생겼는데 이게 일반 아파트와는 다르다 보니까 이분들이 어떻게 좀 대처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실 것 같습니다.
김경덕 변호사님, 이 사건 어떻게 보셨나요?
-최근 이런 분쟁이 꽤 많습니다. 왜냐하면 약 4, 5년 전쯤에 상가 분양받으신 분들은 갑자기 코로나 사태가 터지니까 상가를 영업하거나 또 임대를 주지 못하고요.
공실로 남겨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후에 사태가 진정되어서 이제 뭔가 해보려고 하는데 인제야 전에 알지 못했던 그 상가의 하자를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하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하는데 지금 이 드라마처럼 막상 상가를 대표하는 관리단이 없다든지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나버려서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렇게 모르겠다 하는 분들이 사건 의뢰를 많이 하고 계십니다.
-그러니까요. 이렇게 당하시면 정말 당황스러우실 것 같은데요.
지금 이명원 씨 가게가 있는 상가에서는 지하 주차장에서 먼저 누수가 발생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책임 공방이 벌어졌는데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드라마에서 상가는 개별 호실별로 구분 소유자가 소유하는 방식의 집합건물입니다.
그래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이걸 줄여서 집합건물법이라고 하는데 그 법에 적용받습니다.
집합건물은 잘 아시다시피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누수가 생겼다는 지하 주차장은 과연 어느 부분일까요?
-삐. 공용부분.
-공용부분이죠.
-맞습니다. 이 지하 주차장은 전형적인 공용부분에 해당하는데요.
공용 부분의 관리는 일차적으로 구분 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이 문제를 해결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집합건물법 제9조에 의해서 분양자 또는 시공사가 하자 보수에 관한 담보 책임을 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명원 씨가 관리사무소장에게 처음 찾아가서 물어봤을 때는 관리단이 없었거든요.
그 이후에 관리단이 구성됐는데 이것은 바르게 대처를 한 건가요?
-맞습니다. 관리단이 없어서 나도 어쩔 수 없다, 이런 관리사무소장의 말씀 들릴 때는 조금 얄밉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너무 얄미워요.
-비교적 사실은 정확한 이야기가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집합건물법상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설립된 관리단이 나서서 분양자와 시공사를 상대로 하자보수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게 보통입니다.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나서서 하자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하겠다, 이런 얘기들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게 전형적인 사례 중 하나죠.
-일단은 상가 건물에 있어야 할 관리단이 없었으니까 관리 소장이 그렇게 얘기한 것인데 그럼 관리단이 설립되지 않으면 하자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해결할 수 없습니까?
-그런 건 아닙니다. 우리 집합건물법 제23조는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한 관리단이 당연히, 당연히 설립된다고 규정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관리 규약을 만들거나 대표자를 굳이 선임하지 않아도 관리단이라는 건 법적으로 개념상은 존재하는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관리단의 법적 성질은 비법인사단이라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관리 규약과 대표자가 있어야만 소송의 당사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러면 관리단이 설립하지 못하면 어떻게 됩니까?
-만약 관리단을 설립하지 못했다면 결국에는 구분소유자 각자가 집단으로 다 개별적으로 원고가 되어서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거든요.
드라마 속의 상가 건물에는 한 50개 호실이 있다고 하니까 이들 수십 명의 소유자가 다 직접 나서야 하니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거겠죠.
-그러네요.
-그러네요. 어쨌든 이렇게 관리단을 설립하는 게 구분소유자 입장에서는 편리하기는 편리한 것 같네요.
이명원 씨 같은 경우에는 어쨌든 관리단이 좀 늦게 설립이 되었고 이명원 씨가 대표자가 되었단 말이죠. 그럼 이후에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다소는 좀 늦긴 했지만 관리단은 이미 구성이 된 상황이잖아요.
그러니까 관리단 집회에서 이런 소송을 하겠다는 결의를 거쳐서 집합건물법 제9조 제1항에 따라 분양자 김대성 씨를 상대로 하자 담보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김대성 씨가 시공사 잘못이라면서 책임을 미루고 있는데요.
이게 제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김대성 씨가 파산 신청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럼 이게 능력이 없는 상황인데 어쩝니까?
-그러니까요. 이런 상황이면 김대성 씨가 금전적인 여유가 없으니까 소송을 제기해도 실익이 없지 않을까요?
-그렇죠. 그게 좀 문제인데요.
하지만 이게 집합건물법 제9조 제3항을 보면 분양자가 회생이나 파산 신청 등 자력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라면 시공사가 책임을 지게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집합건물하자담보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할 때 분양자, 시공사 그리고 그 공사 당시 담보 책임을 보증한 기관 등을 피고 1, 2, 3 이렇게 지정을
해서 공동 책임을 져라, 이렇게 소송을 제기한 것이 일반적입니다.
여기서 드라마에서 김대성 씨처럼 분양자가 파산 신청을 했다고 한다면 결국 공동 피고로 나와 있는 시공사가 그 책임을 지게 돼 있습니다.
-그렇게 소송을 제기하면 배상은 어떻게 받습니까?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하자를 직접 보수해달라, 이렇게 청구할 수도 있고 또 수리비 상당의 돈을 금전으로 배상하라, 이렇게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금전을 청구하고 그 돈으로 관리단이 수리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금전으로 배상하라는 경우에서 발생하는 손해배상채권을 저희가 하사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게 하자 보수에.
-(함께)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 말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냥 돈 줄게, 고치세요. 이게 훨씬 나은 것 같은데요.
-그러네요.
-그런데 이게 손해배상 금액 산정할 때 어떻습니까? 아파트처럼 감정을 해야겠죠?
-맞습니다. 전문가의 감정이나 의견을 다 받아야 하는데, 정확한 감정은 법원에서 소송을 제기하고 감정신청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집합건물에서의 하자. 특히 드라마의 사례처럼 광범위한 누수가 발생한 경우에는 이를 해결하는 데 건물의 규모와 하자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에 이르는 보수비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처음에 소송을 제기할 때 그 당시에는 그 규모를 쉽게 예상하기 어렵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법원에서 감정결과를 받는 데도 사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여력이 된다면 사실 이게 사설 전문가에 의뢰해서 미리 예상 견적을 받아두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아파트 보면 하자 담보 책임 기간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렇죠.
-상가 건물도 기간이라는 게 있는 거죠?
-물론입니다. 아파트 하자처럼 2년 차, 3년 차, 5년 차 이런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들어봤죠.
-사실 집합건물 상가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2년 차는 이게 마감 공사 하자 할 때 교체 및 보수가 용이한 하자.
3년 차는 목공사, 창호, 조경공사처럼 기능상, 미관상 하자인 경우가 많고, 5년 차는 대지조성이라든지 철근콘크리트, 철골, 지붕 및 방수공사 하자 등 구조상 안전상의 하자.
또 10년 차는 내륙구조부 등의 지반 자체의 안전에 관계된 하자로 이렇게 다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이명원 씨가 있는 가게 상가는 코로나 전에 지어진 것이라서 이게 벌써 4년이 지났다고 하는데, 그러면 하자 보수 기간을 넘긴 거 아닌가요?
-아까 방수 부분은 5년 차에 해당한다 이렇게 말씀했었죠.
드라마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주로 지하 주차장 등 공용 부분에서 일어난 누수 관련 하자니까 5년 차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공용 부분의 담보책임 기간이 언제 시작하느냐.
사용승인일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제가 조사해 보니까 이 건물은 2019년 5월쯤에 사용승인이 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기준으로 약 4년을 조금 넘긴 시점이니까 아직 5년이 지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은 하자 보수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게 천만다행이네요.
-그러니까요, 이런 내용도 잘 알고 있어야 하겠네요.
-그러니까요.
-지금 5년을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빨리 청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명원 씨를 비롯한 상가 소유자들을 위해서 한 말씀 해 주시죠.
-일단 관리단을 구성하셨으니까 구분소유자들에게 의결 등 집합건물법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서 분양자와 시공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그 과정에 상당히 복잡하고 쉽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의하셔서 전문적인 조언을 받아서 소송을 진행하시기를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방송 보시는 시청자분들께서도 아마 코로나19 사태로 상가를 오랫동안 비워두었거나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가 최근에야 그 하자를 발견해서 고민하는 분들 꽤 있으실 거예요.
이 하자 관련 소송은 반드시 정해진 기간 안에 제기해야 하니까 신속하게 전문가와 의논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다양한 사연을 통해서 우리 생활 속의 법적 분쟁들 명쾌하게 해결해 봤습니다.
이렇게 저희 법대로 합시다 더 로이어와 함께하시면 법에 대한 궁금한 점들은 물론이고요.
여러 가지 소송이나 분쟁 또 해결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려드리니까요. 다음 주에도 저희와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다음 주에 더 재밌고 명쾌한 법률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법대로.
-(함께) 합시다.
-(함께) 합시다!
-알고 있으면 유용한 법률 정보가 가득합니다.
법대로 합시다 더 로이어.
오늘도 다양한 사건 속의 법정 분쟁들 살펴보고요.
속이 시원해지는 해결책까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퇴직금을 왜 안 주시는 건데요?
-퇴직금, 나 쌤. 처음 계약할 때 퇴직 시 어떠한 사유로도 퇴직금 지급하지 않는다 그렇게 계약했잖아요.
-근로계약 안 하려고 관행이니 뭐니 하면서 불합리하게 계약한 거 제가 끝까지 모를 줄 알았어요?
-불합리한 계약이라니? 아무튼 퇴직금 못 줍니다.
우리 헬스장 말고 트레이너로 일한 적 있어요?
-없습니다. 자격증 따고 처음 지원하는 겁니다.
-그래요?
-비록 경력은 없지만 운동 하나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몸도 좋으시고 패기도 대단하고 같이 일해봅시다.
-감사합니다.
-이 바닥이 처음이라고 하니까 급여나 이런 부분은 이야기하면 PT 위임 계약으로 하고.
-PT 위임 계약이요?
-네, 기본급 100만 원에 PT 실적에 따라서 수수료를 주는데 5:5. PT 단가하고 근무 장소는 꼭 제 말에 따라줬으면 합니다.
어떤 헬스 트레이너 보면 허락도 안 받고 몰래 개인 레슨 하는데 그건 안 됩니다.
출근은 낮 12시, 저녁 피크 타임에 회원들 많으니까 10시까지 근무하시고 무단 외출은 안 됩니다.
그리고 나가실 때는 어떤 사유로든 퇴직금은 지급하지 않습니다.
-네?
-처음이라 모르나 본데 관행입니다.
몸짱 씨가 열심히 해서 PT 건수 늘리면 그만큼 돈 벌어가는 거예요.
-알겠습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래요.
-첫 직장에 관행이라는 말에 위임 계약을 맺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개인 PT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 주인 의식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버텨왔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세트 더 반복하시고 유산소 운동 넘어가시면 됩니다.
-네.
-그런데 식단 사진 어제 왜 안 보냈어요?
-깜빡하고.
-운동도 중요하지만 식단 관리가 더 중요한 거 아시죠?
-네, 그래도 선생님 덕분에 많이 감량했어요.
-더 잘하실 수 있을 겁니다. 회원님 파이팅!
-나 쌤, 잠시만.
-마지막 한 세트 더 하고 계세요.
-네.
-네.
-8시에 오는 회원님 헬스장으로 전화왔는데 이번 주 일이 밀려서 늦게 마친다고 10시 반에 수업하면 안 되냐고 하네.
-네? 10시 반이요?
-그래, 회원님한테 맞춰드려야지.
-네, 제가 연락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주말 당직 좀 부탁할게.
-지난 주말에 당직했는데요.
-고 쌤이 집에 일이 생겼단다.왜? 안 되니?
-안 되는 건 아닌데 지난주 당직에 제대로 못 쉬어서.
-그러면 어쩌지?
주말에 새로운 회원이 PT 무료 수업 한 번 받아보고 할지 말지 결정한다고 하는데 나 쌤이 무료 수업만 잘해주면 실적 오르고 좋잖아. 당직 좀 부탁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한테 얘기 안 하고 개인 레슨 하는 거 아니지?
-아닙니다.
-수고.
-개인 레슨은 무슨, 할 시간도 안 주면서.
지난달에도 저런 식으로 주말 당직도 시키더니 너무한 거 아니야?
그래, 친구야. 나 아직 살아 있다. 이번 주 나는 못 가겠다. 당직이라...
나도 힘들어 죽겠다. 아니, 이 바닥이 아무리 그렇다지만 내가 프리랜서인지 직원인지.
계약 조건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고. 그렇다. 다음에 보자.
지역에서 잘한다고 소문이 나면 뭐 해? 일한 지 3년이 다 되어 가는데 기본급도 안 오르고 PT도 정해준 대로 해야 하고 거기에 수수료는 5:5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 불합리한 것 같아.
그만두자. 저 그만두겠습니다.
-뭐?
-주말 당직도 너무 잦고 처음 계약 조건도 좀 불합리한 것 같습니다.
-알겠어요. 퇴직금은 없는 거 알죠?
-퇴직금은 왜 안 주는 건데요?
-나 쌤, 처음 계약할 때 퇴직 시 어떠한 사유로든 퇴직금은 지급하지 않는다. 그렇게 계약 했잖아요.
-근로계약 안 하려고 가맹이니 뭐니 하면서 불합리하게 계약한 거 제가 끝까지 모를 줄 아셨어요?
-불합리한 계약이라니! 아무튼 퇴직금 못 줍니다.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나몸짱 씨.
계약 당시에 퇴직금을 받지 않기로 계약을 했다면 정말 받을 수 없는 걸까요? 글쎄요.
-지금 제가 봐도 나몸짱 씨 계약 조건부터 시작해서 너무 불합리하게 시작을 한 것 같은데 일단 빨리 해결책을 제시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사건 정리합니다. 더 로이어 사건 번호 제353호입니다.
헬스트레이너인 나몸짱 씨는 고용주 씨가 운영하는 헬스장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요.
고용주 씨는 근로계약을 맺는 대신 PT라고 하죠.
개인교습 관련 위임계약을 맺자고 합니다.계약 조건을 보면 월 100만 원의 기본급에 PT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주는 건데요.
단, PT 단가 및 근무 장소는 고용주 씨가 결정하고 허락받지 않는 개인 레슨은 금지하는 등의 조건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퇴직 시 어떤 사유로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건도 들었는데요 첫 직장의 관행이라는 말에 나몸짱 씨는 그렇게 계약을 하고 성실히 일했습니다.
3년이 지난 후 고용주 씨의 부당한 요구와 계약 조건이 불합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몸짱 씨.
일을 그만두겠다며 퇴직금을 달라고 했지만 고용주 씨는 계약 조건과 나몸짱 씨는 프리랜서라는 이유를 들며 퇴직금을 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게요. 저희가 화면을 봐도 정말 몸짱 씨가 성실히 일을 했는데도 퇴직금을 받을 수가 없다고 하니까.
-그렇죠.
-얼마나 억울한 일입니까?
이게 아무리 관행이고 또 계약 조건이라 한다 하더라도 너무한 것 같아요, 박진수 변호사님.
-나몸짱 씨 입장에서는 정말 많이 억울하기도 하고 화가 날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은 헬스트레이너의 이야기였지만 실제로 미용사, 텔레마케터, 백화점 매니저, 지입차주 그리고 전화 보험설계사, PD, 운전기사, 수리기사 등
비슷한 사례로 문의가 많이 있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에 대해서 근로기본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지의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데요.
이 사건 나몸짱 씨, 주인 의식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해오셨는데 억울하지 않도록 이 사건 잘 해결해 보겠습니다.
-함께 제대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근로계약 대신 위임계약을 맺자고 했는데요.
위임계약이라는 게 어떤 건가요?
-민법 제680조의 위임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해서 사무 처리를 위탁하고 상대방은 이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사무 처리를 위탁하는 계약인데요. 드라마에서 고용주 씨는 손님에 대한 PT 수업이라는 사무의 처리를 나몸짱 씨에게 위탁을 하는 계약을 했습니다.
헬스장에서 PT 수업을 하는 것을 트레이너에게 위탁하고 거기서 받은 수업료를 5:5의 비율로 나눠 갖기로 하는 계약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의 계약을 프리랜서로 일하는 분들 중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거든요.
이 경우 근로자가 아니고 위임계약 당사자이므로 퇴직금을 주고받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계약서를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는 건가요?
-보통 사용자들에 의해서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이렇게 작성되기도 하는데요.
진짜 프리랜서로서, 또는 사업자의 지위로 대등한 관계의 계약인 경우도 있지만 종종 실제로는 근로관계이면서 근로기준법 등의 법의 적용을
회피하고자 위임계약, 위탁계약, 도급계약 등 명칭만 다르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법망을 피해 보려는 그런 어떤 의도가 보이긴 하네요.
그런데 일단 나몸짱 씨가 고용주 씨와 위임계약을 체결했단 말이죠.
그렇다면 고용주 씨의 주장이 맞는 게 아닐까요?
-아닙니다. 나몸짱 씨는 위임계약을 했지만 그 계약 내용의 실질에 따라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이 돼서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일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관계에 대해서 잘 따져봐야 합니다.
-형식적으로 위임 계약을 했지만 실제로 나몸짱 씨가 근로자인지 아닌지를 따져봐야 한다,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인지를 판단하는 데에서 계약서의 명칭이나 형식에 따르기보다는 계약 내용의 실질로 판단하고 있는데요.
판례도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또는 위임계약인지 그런 것보다는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몸짱 씨는 고용주 씨와 프리랜서로 개인 사업자로 대등하게 PT 수업에 대한 위임계약을 한 것이긴 합니다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형식적으로는 이게 위임계약이지만 실제로 나몸짱 씨가 프리랜서로 일을 했는지, 아니면 근로자로서 일을 했는지가 중요하다는 거네요?
-맞습니다.
-역시 우리 정준희 아나운서 너무 정확하게 말씀하셨어요.
-로이어 MC죠.
-그래서 근로자성을 인정받기 위해서 이른바 사용, 종속 관계가 인정이 되어야 하는데요.
이에 대해 법원은 업무 내용을 사업자가 정하고 있는지, 또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고 있는지.
또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았는지, 또 구체적인 업무 의뢰를 거부할 수 없는 사정이 인정되는지.
그리고 근로자 명부, 인사 기록 카드, 출근부 등 인사 관리체계가 있는지, 또 징계 제도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게 드라마상으로 봐서는 고용주 씨가 PT 단가를 정하고 그리고 자기가 허락하지 않은 개인 레슨은 못 하게 했거든요.
거기에다가 또 출퇴근 시간도 정해져 있고.
이 정도면 지휘 감독을 받는 근로자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네, 맞습니다.
나몸짱 씨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용주 씨의 근로자로 인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말씀하셨듯이 나몸짱 씨와 고용주 씨 사이에 위임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PT 단가, 그리고 근무 장소는 고용주 씨가 정했고요.
허락받지 않은 개인 레슨도 금지했고요. 또 고용주 씨가 나몸짱 씨의 출퇴근 시간도 지정하고 외출할 때도 꼭 보고하라고 했었죠?
-(함께) 네.
-드라마를 보니까 또 주말에 당직을 서는 것까지도 고용주의 지시에 또 거절할 수 없고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것들을 볼 때 나몸짱 씨는 고용주 씨에게 지휘 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였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근로자성으로 인정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요. 명백하게 고용주의 관리하에 움직였고 또 종속적인 관계였기 때문에 나몸짱 씨를 근로자로 볼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나몸짱 씨가 개인 사업자의 지위에서 고용주 씨와 위임 계약을 체결했다고 하지만 계약의 실질에 따라서 근로 계약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요.
나몸짱 씨에게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그런데요, 고용주 씨가 계약 조건에 어떤 사유에도 퇴직금을 줄 수 없다고 했고 나몸짱 씨도 동의를 했단 말이죠.
그래서 퇴직금을 줄 필요가 없다고 지금 강력하게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당초 계약에 나몸짱 씨는 고용주 씨에게 퇴직금을 받지 않겠다는 것에 동의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 와서 달라고 하니 나는 줄 수 없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퇴직금의 지급을 보장하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또는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퇴직금을 주지 않기로 하는 계약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아예 무효입니다.
따라서 나몸짱 씨가 근로자로 인정되는 이상 계약서에 퇴직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 하더라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이게 만약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주 씨가 퇴직금을 끝까지 주지 않는다면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원래 퇴직금은 퇴직일로부터 2주 이내에 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요.
고용주 씨가 끝까지 퇴직금을 주지 않겠다고 한다면 사업장 관할지방고용노동청에 방문하여 진정을 하시던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또 민원을 신청하는 곳이 있거든요.
그렇게 신청을 하시면 2, 3일 이내에 고용 감독관이 전화가 또 올 텐데요. 그때 상황을 잘 설명하시면 됩니다.
이때 고용주와 협의해서 진정을 취하하시고 퇴직금을 받고 마무리가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또 고용주가 끝까지 지급을 하지 않게 된다면 그 고용주는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퇴직금을 주지 않으면 이게 형사 처벌도 가능하네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및 근로기준법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의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어서 형사 처벌이 될 수도 있습니다.
-퇴직금을 주지 않으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괜히 고집부리지 마시고 꼭 지급하시기 바랍니다.
또 가장 여기서 중요한 게 나몸짱 씨가 그러면 퇴직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퇴직금은 퇴직 직전 3개월의 평균 급여를 기준으로 해서 계산을 하는데요.
고용주에게는 1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에게 퇴직 시에 근로 연수 1년에 대해서 30일.
즉, 한 달 정도 되는 평균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그런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몸짱 씨의 경우에는 기본급, 월 100만 원만 지급받았고 그 외에 PT에 따른 수당을 별도로 지급받았는데요.
이런 경우에 기본급뿐만 아니라 PT 수당까지 포함된 급여를 모두 포함해서 퇴직금 산정 기준이 되고요.
3년을 근무했으니까 마지막 3회분의 평균임금으로 계산해서 최종적인 퇴직금을 받게 될 것입니다.
-나몸짱 씨에게 내 일처럼 열심히 일해서.
-맞아요.
-일단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다행이기는 한데, 만약에 말입니다.
나몸짱 씨처럼 근로계약서, 이것마저 쓰지 않고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다.
이러면 어떻게 퇴직금 받을 수 있겠습니까?
-네, 법정 퇴직금은 4대 보험 가입 여부나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실제로 입사일 이후 퇴직 시까지 1년 이상 근속을 했다면 자연스럽게 발생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라거나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1년 이상 근속을 했다면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입사 후 바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도 신고하시면 고용주에게 과태료가 부과되겠습니다.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의뢰인 나몸짱 씨를 위한 설루션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권리의식이 많이 향상이 돼서 근로자들이 퇴직금 등을 잘 받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약자 지위에 있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또 편법적으로 불합리한 계약을 맺게 되는 경우가 여전히 많이 있는데요.
근로계약을 회피하기 위해서 위임, 도급 등 다른 형태의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은데 판례의 기준에 따라 근로자성이 인정이 된다면 직전 3개월의 평균
임금으로 계산된 퇴직금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나몸짱 씨는 퇴직금을 받으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니까요.
꼭 적절한 도움을 받으셔서 권리를 찾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뭐? 매제가 심장마비로? 그래, 알았다.
내가 지금 바로 갈게. 김 서방이 갑자기 왜.
-오빠, 나 이제 어떻게 살아.
-갑자기 간 김 서방도 불쌍하고 우리 동생도 불쌍하고. 조카들도 불쌍하고 . 아이고, 아이고.
-오빠, 진정 좀 해. 간 사람은 간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생때 같은 자식들을 두고 마누라를 두고. 아이고, 아이고.
-오빠, 오빠? 정신 좀 차려 봐.
여기 누가 좀 도와주세요! 오빠, 오빠!
-오빠, 퇴원하는 거 괜찮겠어? 집에는 딱히 돌봐줄 사람도 없으면서.
-수술도 잘 됐고 후유장해도 없고 생활하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 참, 진단서하고 진료비 영수증은 잘 챙겼지?
-응, 여기.
-내가 들어놓은 보험에서 뇌출혈 진단비를 준다길래 청구하려고.
-그런데 정확히 질병명이 뭐라고 해?
-의사가 거미막하출혈인가 그러면서 뇌출혈의 한 종류라고 보면 된다더라.
-뇌출혈이면... 그러면 보험금 나오는 데에는 문제 없는 거지?
-그럼.
-아, 그런데 그때 오빠 보험 들기 직전에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인가 뭐 나오지 않았어?
-그거는 진단받은 게 아니라서 괜찮다던데?
문제가 있었으면 요즘 보험회사 전산이 잘 되어 있어서 가입할 때 보험회사에서 이야기를 했겠지.
-하긴.
-그런데 너는 아직 네 몸 하나 추스르기도 힘들 텐데 뭐 하러 왔어?
-뭐... 괜찮아. 오늘은 오빠 집까지 내가 데려다줄게. 가자.
-그래, 고맙다.
-가, 오빠.
-아침부터 무슨 문자야? 어디 보자. 뭐?
고지의 의무를 위반해서 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다고? 이게 무슨 일이야. 그러면 그동안 냈던 보험료는 어떻게 되는 거야?
-준기 씨가 보험만 믿고 있었는데 보험금을 줄 수 없다, 계약을 해지한다라는 통보를 받았네요.
-그렇죠, 박준기 씨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는 그런 상황인데, 빨리 해결을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사건 정리합니다. 더 로이어, 사건번호 제354호입니다.
50대 남성 박준기 씨는 매제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해 장례식을 찾았습니다.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울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구급대가 출동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병원 검사 결과, 뇌출혈이 확인된 박준기 씨는 곧바로 수술을 받아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 후 발급받은 진단서에는 진단명이 거미막하출혈로 뇌출혈의 일종임을 확인하고 보험사에 진단비를 청구했는데요.
이에 대해 보험사는 조사를 마친 후 박준기 씨가 고지의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도 거절한 상황입니다.
-지금 이 사연은 고지 의무 위반, 이게 아주 중요한 쟁점인 것 같은데요. 한세영 변호사님, 어떻습니까?
-보험사의 거절 사유가 고지 의무 위반인 만큼 고지 의무에 대해서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고지 의무란 보험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보험 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회사에게 중요한 사항을 알려야 한다는 의무를 말합니다.
보험회사는 보험 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 계약자 측의 사정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보험 계약자가 보험을 들고 싶다고 청약을 할 때 이 계약을 인수할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료가 필요하겠죠.
-그렇죠.
-그래서 상법은 보험 회사가 이렇게 보험 계약 신수를 결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보험 계약자 측에 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보험 회사에 알리도록 하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내용을 알려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어떤 것이 중요한 내용입니까?
-이 부분은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우실 것 같습니다.
대법원은 보험 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 계약 당시에 보험 회사에 고지할 의무를 지닌 중요한 사항이란 보험 회사가 보험 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객관적으로 보아서 보험 회사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든가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을 뜻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보통 질병 이력이나 업무 직종, 위험한 취미 생활 여부 같은 이런 부분들이 고지할 대상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러한 사항에 대해서 미리 알리지 않고 고지 의무를 위반한다면 지금 박준기 씨처럼 계약이 해지되고 보험금 지급도 거절당하고 이렇게 되는 겁니까?
-맞습니다. 보험 계약이 해지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험금도 지급받지 못합니다. 다만 고지 의무를 위반한 사실과 보험금 발생 사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면 보험금은 지급받을 수 있지만 어찌 됐건 보험 계약은 해지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고혈압을 진단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보험에 가입했다가 백혈병에 걸렸다면 고혈압과
백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기 때문에 보험금은 지급받을 수 있지만 보험 계약은 해지되는 것입니다.
-일단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게 중요한 부분인데요.
그러면 치료나 진단받은 사실을 보험사에 알리지 않으면 이게 무조건 다 고지 의무 위반이 되는 건가요?
-그거는 또 그렇지 않습니다. 고지 의무 위반이 인정되려면 중요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인정이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것을 알리지
않은 데 보험 계약자 측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여야 합니다.
고의라는 건 중요한 사항에 관해서 알고 있으면서도 고지하지 않거나 또는 사실과 다르게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고요.
중과실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고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부주의로 고지하지 않은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건 보험사가 고지 의무 위반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겁니까?
-그렇지 않고요. 보험 회사는 보험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한해서만 보험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3년 내.
-그러면 3년이 지난 후에는 고지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알았다고 해도 보험 계약을 해지할 수 없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보험 계약을 해지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고지 의무 위반의 점으로만 해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민법에 사기에 의한 취소권 행사를 통해서 보험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지하지 않고 3년만 버텨보자, 이런 식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럴 뻔했네요.
-큰일 날 뻔하셨네요. 그러면 고지 의무는 소비자가 어떻게 이행해야 하나요? 전화하면 되나요?
-그 부분에 대해서 상법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고 정해 놓은 부분이 없습니다.
다만 상법은 보험 회사가 서면으로 보험 계약자 측에 질문한 사항은 중요한 사항으로 추정한다, 이렇게 정해두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보험 회사가 서류 질문한 사항에 대해서는 꼭 제대로 고지해야 합니다.
-서류로 질문한 사항이라고 하면 보험 계약할 때 질문표 작성하잖아요. 그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맞습니다. 실제로는 보험을 가입할 때 작성하는 청약서를 보시면 계약 전 알릴 사항이라는 질문표가 있습니다.
여기 보면 여러 가지 질문이 들어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최근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해서 질병 확정 진단이나 질병 의심 소견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와 같은 질문들이 있습니다.
보험 계약자들은 보험 가입하실 때 이런 질문표에 기재된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서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을 하시거나
추가로 과거 치료 사실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고지 의무를 이행하고 있습니다.
-저도 보험 회사에 있었기 때문에.
-그렇죠.
-저런 질문을 많이 물어봤었죠.
그런데 드라마상으로 보면 박준기 씨가 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사항을 고지하지 않은 거죠?
-제가 사건을 조금 더 알아봤는데요. 보험사의 주장은 박 씨가 보험 가입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에 따르면 고혈압 질환
의심으로 판정을 받았고 3개월 내에 재검사, 상담 및 진료를 권유한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를 보험사에 알리지 않은 채 박준기 씨가 건강검진일로부터 3개월 내에 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보험 고지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질병을 알았었다, 이런 건 당연히 고지해야 하지만.
-그렇죠.
-건강검진 결과도 이렇게 고지해야 합니까?
-그 부분이 생각보다 쉽게 답을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청약서상의 질문에서 건강검진 문제 되는 부분은 첫째 건강검진이 의사로부터 검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
둘째,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를 받은 것이 질병 의심 소견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는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청약서상의 질문의 내용이 그동안 계속해서 조금씩 변경되어 왔기 때문에 건강검진 결과를 보험사에 고지해야 하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딱 잘라서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고요.
보험 가입 시기마다 또 다르게 적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청약서의 질문도 시대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진다는 말씀이신 거죠?
-맞습니다. 먼저 과거 보험 계약 시 청약서의 질문상에는 검사에 건강검진이 포함되는지 따로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서 다툼이 많이 있었다가 현재는
모든 보험사가 질문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에 기재된 어떠한 내용이 질문표에서 말하는 질병 의심 소견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게 그런데 질병 의심 소견이라는 게 말 그대로 의심이지 않습니까?
질병으로 확정된 게 아닌데 그 개념을 너무 지나치게 확장하는 거 아닐까요?
-맞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질병 의심 소견을 받은 적이 있는지만 물어보고 질병 의심 소견을 받은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질문에 없었습니다.
이후 질병 의심 소견이란 진단서 내지 소견서를 발급받은 것을 말한다는 내용이 추가됐고요.
그래서 요즘 최근 3개월 이내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해서 진단서 내지 소견서를 발급받은 경우라고 하면 무조건 고지를 해야 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그렇게 말씀해 주신 내용에 비춰보면 드라마 속에 박준기 씨는 어떻습니까?
-사실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가 진단서는 아니기 때문에 정리하면 박 씨의 경우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에 기재된 고혈압 질환 의심이라는 내용이 소견서를
발급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면 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와 소견서는 사실 저희 같은 일반인이 볼 때는 전혀 다른 거거든요.
-그렇죠.
-이걸 가지고 보험사가 주장을 한다는 게 좀 이해가 안 되는데요?
-사실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건강검진 후 받게 되는 결과지상의 이상 소견은 고지 의무 대상인 질병 의심 소견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결정한 일이 있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이런 결정을 하게 되면 보험사들이 아주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합니다.
감독원에서 이렇게 판단을 하니 우리도 고지 의무 위반으로 봐야겠다는 식인 것이죠.
-그럼 그렇게 되면 박준기 씨 같은 경우에는 말 그대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계약도 해지되고 이렇게 되는 겁니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제가 알아본 결과 박 씨의 경우는 보험을 가입하실 때 전화로 보험을 가입하셨거든요.
이때는 전화 상담사가 말하는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하는 방식으로 고지 의무를 이행하게 됩니다.
제가 둘 사이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들어봤는데요.
이 사건의 경우는 상담사가 질병 의심 소견을 받은 경우란 소견서를 발급받은 경우를 말한다는 내용의 설명을 아예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박 씨에게 고지 의무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보험금 지급 거절은 부당하다 생각합니다.
-그러면요. 만약에 지금 이 상황과는 다르게 상담사가 그 내용을 포함해서 질문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와 소견서가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상의 내용을 고지하지 않은 부분에 있어서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주장해서 충분히 고지 의무 위반에 대해서 다퉈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퉈볼 만하니까 우리 박준기 씨, 어떤 대응으로 다퉈볼 수 있을까요?
-박준기 씨는 검진 결과를 통보하지 않은 부분에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셔서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을 진행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박준기 씨가 아마 많이 놀라셨을 텐데 또 한 말씀 더해 주시죠.
-최근에 박 씨와 같이 보험에 가입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가 눈에 불을 켜고 보험 가입 3개월 전에 건강검진을 한 기록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중에서 많은 분이 고지혈증이나 혈압에 관한 사소한 문제가 있고 이러한 내용이 결과 통보서에 기재되기 때문입니다.
보험사 주장을 그대로 다 인정하게 되면 보험사는 정말 많은 보험 계약을 해지시킬 수 있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것은 상당히 문제가 많다고 생각을 하고요. 박준기 씨는 검진 결과를 통보하지 않은 부분에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셔서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을 진행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코로나도 좀 끝나가는 것 같고 장사 한번 제대로 해보자. 2만 8000원입니다. 음식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그런데 차를 지하에 댔는데 혹시 주차권은...
-네, 해결됐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
-네. 사장님, 사장님!
-네, 무슨 일이십니까?
-지하 주차장에 물이 새서 제 차가 엉망이 됐습니다.
-어떻게 해요?
-주차장에 물이 샜다고요?
-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이거 보세요. 물이 아주 콸콸 쏟아졌는지 트렁크 곳곳에 천장 석회 물이 떨어져서 얼룩도 있고 낙숫물 자국까지 제 차가 아주 엉망이 됐습니다.
이거 어떻게 책임지실 겁니까, 네?
-상태가 좀 심각하네요. 저희가 바로 변상해 드려야죠.
일단 차 맡겨서 수리받으시고 영수증 청구하시면 바로 변상해 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장님이 정 그러시면 수리비 청구하겠습니다.
-네, 죄송합니다. 갑자기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건물 지은 지 3년밖에 안 됐는데.
가만, 주차장은 상가 건물 공동 부분이니까 이걸 나 혼자서 책임질 필요 없는 거 아니야?
일단 관리 사무소를 한번 가봐야겠네. 주차장에서 발생한 누수 피해 보상은 관리 사무소에서 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방문객들 피해가 상가 소유주가 직접 배상하는 거 이건 좀 아니죠.
-사실 주차장 누수는 건물 자체 하자 문제입니다.
전체 보수가 필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관리 사무소에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럼 뭐 따로 대책이라도 있습니까?
-사실 다른 건물에서는 관리단이나 시행사, 시공사를 상대로 하자 보수를 청구하는데 여기는 코로나 때문에 아직까지 관리단이나 대표자도 없고 상가 규약도 마련이 안 되어 있습니다.
-그럼 뭐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현재로서는 관리 사무소에서 필요한 관리비를 걷어서 관리 업체에 지급하는 상황입니다.
-아니, 건물 자체 문제를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하냐고요.
-저희도 뭐 딱히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아니, 그럼 건물 하자 보수까지 우리 돈으로 해결하라는 건데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그렇죠. 그건 아니죠.
-저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즉시 상가 소유주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맞아요. 저희 301호는 사무실 안쪽 벽에서도 누수가 생겼어요.
-건물 내부에서요?
-네. 이거 건물 제대로 지어진 거 맞을까요?
상가 잘못 들어온 것 같은데. 이거 해결 방법도 없고.
-조만간에 소유주분들끼리 다 모이기로 했으니까 301호도 꼭 참석하셔서 같이 해결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시죠.
-꼭 가야죠. 날짜랑 장소만 좀 알려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때 뵙겠습니다.
-이후 50개 호실의 소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관리단을 설립했습니다.
관리 규약도 마련했고 투표를 통해 대표자도 선임했습니다.
관리인으로 선임된 저는 하자 보수 청구를 안건으로 제시했고 안건은 당연히 찬성으로 통과됐습니다.
-여기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저희 로이어 상가 관리단입니다. 건물 하자 보수 해주세요.
-이것 좀 보세요. 지하 주차장은 물론이고 상가 건물 곳곳에 누수가 계속 생기는데 이거 건물 하자 맞잖아요.
-건물 지은 지가 4년이 지났는데 여태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왜 이러십니까? 그리고 하자 보수는 건물 짓고 2년 이내에 하는 겁니다.
-하자 보수에 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소리 들은 적이 없습니다. 하자 보수 해주세요.
-못 해줍니다. 우리는 시행사로서 건물 분양만 했지 건물을 지은 건 건설회사, 시공사니까 거기 가서 따지세요.
-뭐라고요? 분양할 때는 좋은 건물이라고 그렇게 꼬드기더만.
-코로나 때문에 내내 영업도 못 하다가 이제 뭐 좀 해보려고 하는데 건물이 온통 하자투성이인데 책임을 안 지겠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나는 모르는 일이니까 법대로 하세요, 법대로.
-뭐라고요? 한번 해봅시다, 그래.
-장사를 하려고 들어간 상가 건물에서 상가 소유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입고 있는 그런 상황이네요.
-좋습니다. 법대로 하자니까 빨리 사건 해결해 보겠습니다.
사건 정리합니다. 더 로이어 사건 번호 제355호입니다.이명원 씨는 로이어 상가를 분양받은 직후 코로나 시대를 겪게 됐고 몇 년간 건물을 비워뒀습니다.
그러다 코로나가 끝나는 올해 초부터 상가에서 음식 장사를 시작했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가게에 왔던 손님이 상가 건물 주차장에서 차량에 누수 피해를 입었다며 보상을 요구했고 이명원 씨는 손님의 컴플레인을 걱정해서 따로 보상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누수 문제는 상가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건물 관리소장에게 이를 따졌습니다.
소장 역시 주차장 누수는 건물 자체 하자 문제가 맞지만 책임은 질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명원 씨는 상가의 다른 구분 소유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피해 사실을 추가로 알아봤습니다.
건물 전체에 누수 피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명원 씨는 50개 호실 소유자들을 모아 관리단을 설립했고 대표자 자격으로 시행사에 상가 누수
하자 보수를 요구했지만 시행사에서는 건물을 지은 지 4년이 넘었기 때문에 해줄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명원 씨와 로이어 상가 소유자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이 상가에서 문제가 생겼는데 이게 일반 아파트와는 다르다 보니까 이분들이 어떻게 좀 대처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실 것 같습니다.
김경덕 변호사님, 이 사건 어떻게 보셨나요?
-최근 이런 분쟁이 꽤 많습니다. 왜냐하면 약 4, 5년 전쯤에 상가 분양받으신 분들은 갑자기 코로나 사태가 터지니까 상가를 영업하거나 또 임대를 주지 못하고요.
공실로 남겨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후에 사태가 진정되어서 이제 뭔가 해보려고 하는데 인제야 전에 알지 못했던 그 상가의 하자를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하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하는데 지금 이 드라마처럼 막상 상가를 대표하는 관리단이 없다든지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나버려서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렇게 모르겠다 하는 분들이 사건 의뢰를 많이 하고 계십니다.
-그러니까요. 이렇게 당하시면 정말 당황스러우실 것 같은데요.
지금 이명원 씨 가게가 있는 상가에서는 지하 주차장에서 먼저 누수가 발생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책임 공방이 벌어졌는데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드라마에서 상가는 개별 호실별로 구분 소유자가 소유하는 방식의 집합건물입니다.
그래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이걸 줄여서 집합건물법이라고 하는데 그 법에 적용받습니다.
집합건물은 잘 아시다시피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누수가 생겼다는 지하 주차장은 과연 어느 부분일까요?
-삐. 공용부분.
-공용부분이죠.
-맞습니다. 이 지하 주차장은 전형적인 공용부분에 해당하는데요.
공용 부분의 관리는 일차적으로 구분 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이 문제를 해결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집합건물법 제9조에 의해서 분양자 또는 시공사가 하자 보수에 관한 담보 책임을 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명원 씨가 관리사무소장에게 처음 찾아가서 물어봤을 때는 관리단이 없었거든요.
그 이후에 관리단이 구성됐는데 이것은 바르게 대처를 한 건가요?
-맞습니다. 관리단이 없어서 나도 어쩔 수 없다, 이런 관리사무소장의 말씀 들릴 때는 조금 얄밉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너무 얄미워요.
-비교적 사실은 정확한 이야기가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집합건물법상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설립된 관리단이 나서서 분양자와 시공사를 상대로 하자보수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게 보통입니다.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나서서 하자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하겠다, 이런 얘기들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게 전형적인 사례 중 하나죠.
-일단은 상가 건물에 있어야 할 관리단이 없었으니까 관리 소장이 그렇게 얘기한 것인데 그럼 관리단이 설립되지 않으면 하자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해결할 수 없습니까?
-그런 건 아닙니다. 우리 집합건물법 제23조는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한 관리단이 당연히, 당연히 설립된다고 규정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관리 규약을 만들거나 대표자를 굳이 선임하지 않아도 관리단이라는 건 법적으로 개념상은 존재하는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관리단의 법적 성질은 비법인사단이라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관리 규약과 대표자가 있어야만 소송의 당사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러면 관리단이 설립하지 못하면 어떻게 됩니까?
-만약 관리단을 설립하지 못했다면 결국에는 구분소유자 각자가 집단으로 다 개별적으로 원고가 되어서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거든요.
드라마 속의 상가 건물에는 한 50개 호실이 있다고 하니까 이들 수십 명의 소유자가 다 직접 나서야 하니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거겠죠.
-그러네요.
-그러네요. 어쨌든 이렇게 관리단을 설립하는 게 구분소유자 입장에서는 편리하기는 편리한 것 같네요.
이명원 씨 같은 경우에는 어쨌든 관리단이 좀 늦게 설립이 되었고 이명원 씨가 대표자가 되었단 말이죠. 그럼 이후에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다소는 좀 늦긴 했지만 관리단은 이미 구성이 된 상황이잖아요.
그러니까 관리단 집회에서 이런 소송을 하겠다는 결의를 거쳐서 집합건물법 제9조 제1항에 따라 분양자 김대성 씨를 상대로 하자 담보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김대성 씨가 시공사 잘못이라면서 책임을 미루고 있는데요.
이게 제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김대성 씨가 파산 신청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럼 이게 능력이 없는 상황인데 어쩝니까?
-그러니까요. 이런 상황이면 김대성 씨가 금전적인 여유가 없으니까 소송을 제기해도 실익이 없지 않을까요?
-그렇죠. 그게 좀 문제인데요.
하지만 이게 집합건물법 제9조 제3항을 보면 분양자가 회생이나 파산 신청 등 자력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라면 시공사가 책임을 지게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집합건물하자담보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할 때 분양자, 시공사 그리고 그 공사 당시 담보 책임을 보증한 기관 등을 피고 1, 2, 3 이렇게 지정을
해서 공동 책임을 져라, 이렇게 소송을 제기한 것이 일반적입니다.
여기서 드라마에서 김대성 씨처럼 분양자가 파산 신청을 했다고 한다면 결국 공동 피고로 나와 있는 시공사가 그 책임을 지게 돼 있습니다.
-그렇게 소송을 제기하면 배상은 어떻게 받습니까?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하자를 직접 보수해달라, 이렇게 청구할 수도 있고 또 수리비 상당의 돈을 금전으로 배상하라, 이렇게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금전을 청구하고 그 돈으로 관리단이 수리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금전으로 배상하라는 경우에서 발생하는 손해배상채권을 저희가 하사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게 하자 보수에.
-(함께)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 말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냥 돈 줄게, 고치세요. 이게 훨씬 나은 것 같은데요.
-그러네요.
-그런데 이게 손해배상 금액 산정할 때 어떻습니까? 아파트처럼 감정을 해야겠죠?
-맞습니다. 전문가의 감정이나 의견을 다 받아야 하는데, 정확한 감정은 법원에서 소송을 제기하고 감정신청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집합건물에서의 하자. 특히 드라마의 사례처럼 광범위한 누수가 발생한 경우에는 이를 해결하는 데 건물의 규모와 하자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에 이르는 보수비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처음에 소송을 제기할 때 그 당시에는 그 규모를 쉽게 예상하기 어렵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법원에서 감정결과를 받는 데도 사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여력이 된다면 사실 이게 사설 전문가에 의뢰해서 미리 예상 견적을 받아두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아파트 보면 하자 담보 책임 기간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렇죠.
-상가 건물도 기간이라는 게 있는 거죠?
-물론입니다. 아파트 하자처럼 2년 차, 3년 차, 5년 차 이런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들어봤죠.
-사실 집합건물 상가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2년 차는 이게 마감 공사 하자 할 때 교체 및 보수가 용이한 하자.
3년 차는 목공사, 창호, 조경공사처럼 기능상, 미관상 하자인 경우가 많고, 5년 차는 대지조성이라든지 철근콘크리트, 철골, 지붕 및 방수공사 하자 등 구조상 안전상의 하자.
또 10년 차는 내륙구조부 등의 지반 자체의 안전에 관계된 하자로 이렇게 다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이명원 씨가 있는 가게 상가는 코로나 전에 지어진 것이라서 이게 벌써 4년이 지났다고 하는데, 그러면 하자 보수 기간을 넘긴 거 아닌가요?
-아까 방수 부분은 5년 차에 해당한다 이렇게 말씀했었죠.
드라마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주로 지하 주차장 등 공용 부분에서 일어난 누수 관련 하자니까 5년 차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공용 부분의 담보책임 기간이 언제 시작하느냐.
사용승인일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제가 조사해 보니까 이 건물은 2019년 5월쯤에 사용승인이 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기준으로 약 4년을 조금 넘긴 시점이니까 아직 5년이 지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은 하자 보수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게 천만다행이네요.
-그러니까요, 이런 내용도 잘 알고 있어야 하겠네요.
-그러니까요.
-지금 5년을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빨리 청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명원 씨를 비롯한 상가 소유자들을 위해서 한 말씀 해 주시죠.
-일단 관리단을 구성하셨으니까 구분소유자들에게 의결 등 집합건물법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서 분양자와 시공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그 과정에 상당히 복잡하고 쉽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의하셔서 전문적인 조언을 받아서 소송을 진행하시기를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방송 보시는 시청자분들께서도 아마 코로나19 사태로 상가를 오랫동안 비워두었거나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가 최근에야 그 하자를 발견해서 고민하는 분들 꽤 있으실 거예요.
이 하자 관련 소송은 반드시 정해진 기간 안에 제기해야 하니까 신속하게 전문가와 의논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다양한 사연을 통해서 우리 생활 속의 법적 분쟁들 명쾌하게 해결해 봤습니다.
이렇게 저희 법대로 합시다 더 로이어와 함께하시면 법에 대한 궁금한 점들은 물론이고요.
여러 가지 소송이나 분쟁 또 해결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려드리니까요. 다음 주에도 저희와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다음 주에 더 재밌고 명쾌한 법률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법대로.
-(함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