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함께) 합시다.
-알고 있으면 유용한 법률 상식이 가득합니다.
법대로 합시다, 더 로이어.
오늘도 일상 속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법적 분쟁들 살펴보고요.
속이 시원해지는 해결책도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첫 번째 사건 어떤 내용인지 화면으로 확인해 보시죠.
-찬수가 소개해 준 데가 여기가 맞는데.
-어떻게 오셨어요?
-주차장 관리원 구한다고 해서 소개로.
-정재민 씨?
-네.
-내가 여기 주차장 사장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런 일 해보셨어요? 딱 봐도 이런 힘든 일 안 한 것 같은데.
-주차 관리는 처음입니다. 그래도 제가 잘할 수 있습니다. 믿고 맡겨만 주십시오.
-그래요? 그러면 일단 일 하는 거 한번 보고 그렇게 합시다.
-알겠습니다.
-식사는 하셨습니까?
-그럼. 정 부장, 쉬엄쉬엄하라니까.
-안 그래도 쉬엄쉬엄하고 있습니다.
-자네가 온 뒤로 참 매출도 오르고 내가 자네 덕을 많이 보고 있네.
-당연히 제가 할 일을 하는 거죠. 주차장은 걱정 마시고 사장님 몸이나 잘 챙기십시오.
-그래, 마누라 일찍 죽고 참 적적했는데 자네가 내 아들 같구먼. 고맙네.
-사장님, 괜찮으세요? 병원 한번 가보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나이 들면 다 그렇지. 괜찮네.
-그래도 한번 가보시죠.
-그나저나 정 부장, 이 주차장 인수할 생각 없나?
내가 자네한테는 13억에 팔 수 있는데.
-제가 돈이 없습니다. 대기업 희망퇴직하고 음식 장사 조금 하다가 돈을 다 날렸습니다.
-그래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네, 사장님. 그런데 주차장 접으시게요?
-내가 몸도 안 좋고 이 주차장 믿고 맡길 사람은 자네밖에 없는데.
-네, 사장님...
-그러지 말고 자네가 이 주차장 좀 맡아주게 내가 조건은 자네한테 맞춰줄 수 있어.
-네, 사장님. 일단 생각은 해보겠습니다.
-그래, 그래.
-이 시간에 사장님이시네. 사장님.
-자네 주차장 인수하는 거 생각해 봤나?
-안 그래도 돈이...
-그러면 일단 계약금 20%만 주고중도금하고 잔금은 주차장 운영하면서 번 돈으로 갚으면 안 되겠나?
-조건은 너무 좋은데 제 뭘 믿고 이렇게까지.
-대신 등기는 잔금 지급할 때 넘겨줄게. 그러면 어때?
-계약금 20%만 내고 나머지는 벌어서 갚으면 된다. 사장님, 제가 매수하겠습니다.
-그래? 그래, 그래. 자네가 맡아준다고 하니 든든하구먼.
-제가 감사하죠. 이 은혜 꼭 갚도록 하겠습니다.
-오케이.
-들어가십시오.
-안녕하세요? 여기 주차장 주인 되십니까?
-네, 제가 여기 사장입니다만.
-저 옆에 건물주인데요. 건물 재건축을 하려고 하는데 여기 주차장까지 해서 크게 하고 싶은데 주차장 파실 생각 없습니까?
-주차장을 인수하시겠다고요?
-네. 인수 대금으로 20억 드릴게요.
-20억?
-괜찮은 거래인데요?
-좋습니다. 그런데 여기 주차장 등기가 아직 안 됐는데.
-문제없게만 해결해 주시면 저는 상관없습니다.
-당연히 문제없게 해드려야죠.
-그러면 조만간에 계약서 작성하러 부동산에서 만나죠.
-알겠습니다. 들어가십시오. 사장님, 나오셨습니까?
-병원 갔다가 들렀네. 그런데 저 사람 누군가?
-옆에 로하 건물주랍니다. 건물 재건축한다고 저희 주차장을 인수하겠다고 하네요.
-그래?
-그런데 주차장 팔아도 되겠습니까?
-주차장이야 어차피 자네 거니까 자네가 알아서 하게.
-나한테는 중도금이랑 잔금만 챙겨주면 되네.
-그런 건 걱정마십시오. 그런데 등기는...
-매매대금 받아서 중도금이랑 잔금을 바로 준다고 하면 내가 저 건축주한테 등기를 바로 넘겨주면 안 되겠나?
-그러면 되겠네. 알겠습니다.
-무슨 문제일까요?
-이번 달에도 신경써서 부탁합니다.
이번 달에는 300만 원만 끊어주시죠. 알겠습니다.
세금 빼는 데는 인건비가 최고지. 세금 계산서는 오늘 중으로 끊어주기로 했고.
여보세요? 세무서요?
주차장 매매하면서 중간 등기 생략한 거 조사받으라고요?
그거는 또 뭐요? 허위 세금 계산서?
-지금 중간 등기 생략과 또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혐의로 재민 씨가 세무서에 출두를 해야 할 그런 상황이네요.
-그렇습니다. 지금 빨리 사건을 해드려야 될 것 같은데 사건 정리부터 먼저 해보겠습니다.
대기업에서 명예퇴직한 정재민 씨는 퇴직금으로 음식점 장사를 시작했다가 빚만 지고 가게를 접었습니다.
이후 일거리를 찾던 중 지인의 소개로 주차장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요.
주인 김수만 씨는 처자식 없이 홀로 지내던 중 성실한 정재민 씨를 보고 믿음을 갖게 됐고 아들처럼 여겼습니다.
이후 몸이 안 좋아진 김수만 씨는 주차장을 정재민 씨에게 넘기고 싶어 했는데요.
계약금 20%만 내고 나머지는 벌어서 갚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자고 했고 정재민 씨는 고민 끝에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6개월 후 주차장 옆 건물주가 건물을 재건축하면서 주차장 땅을 사겠다고 했고 정재민 씨는 팔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주차장 등기는 원주인인 김수만 씨 이름으로 되어 있었는데요.
이들은 상의 끝에 매매계약 후 주차장 등기를 정재민 씨를 거치지 않고 김수만 씨에서 건축주에게 바로 넘겨주기로 했고 그대로 실행했습니다.
또 정재민 씨는 주차장 운영과 관련해서 관행대로 세금계산서를 받기도 했는데요.
이에 세무서에서는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와 중간 등기 생략으로 인한 세금 누락 혐의가 있다며 조사를 통보해 왔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정재민 씨에게 세금 누락 혐의가 있다고 보고 세무서에서 연락을 한 것 같은데 최재원 변호사님께서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정재민 씨 사건의 경우에는 보통 억울하게 조세범으로 처벌받게 되는 경우 중의 많은 유형인데요.
이런 경우에 등기를 생략하고 소유권을 이전해 주는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탈루 혐의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사실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재민 씨는 지금 주차장이 자기 소유로 등기가 된 것도 아닌 상황이라서, 잘 몰라서 지금 중간 등기를 생략한 것 같은데 그래도 처벌을 받습니까?
-보통 조세 법률을 몰라서 이런 경우가 많이 생기는데요. 그래도 정재민 씨의 경우에는 처음 김수만 씨로부터 해당 부동산을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등기하지 않아서
취득세 등 이런 세금을 내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등기 이전을 위해서는 최초 소유자였던 김수만 씨가 직접 최종 매수인에게 부동산을 매도하는 걸로 이렇게 계약서를 써야 하는데 이건
분명하게 실제 거래 관계와 다른 것이 됩니다.
결국 정재민 씨 같은 경우에는 자신 명의로는 양도소득세 예정 신고나 확정 신고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조세범처벌법 제3조 제6항에서 정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이거 사실 아무도 몰랐을 텐데 누가 얘기를 했을까요? 자기들끼리만 알면 되는데.
-누굴까요?
-또 여기 원 소유자였던 김수만 씨 있지 않습니까?
김수만 씨도 매도한 것에 대한 신고를 제대로 안 한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네, 맞습니다. 김수만 씨 역시 실질과세 원칙에 따르면 주차장 부지를 명백히 정재민 씨에게 매도한 것이 맞는데 그렇다면 매도
당시에 양도소득세 등을 납부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될 수 있고요.
-그렇죠.
-아무래도 조세범으로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납부하지 않았던 양도소득세, 그리고 납부 지연에 따른 가산세 등에 대한 고지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금 탈루 사실 엄청난, 심각한 범죄 아니겠습니까? 재민 씨가 아무래도 처벌을 좀 받게 되겠죠?
-보통 잘 모르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런 경우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서 심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까지 처할 수 있는 심각한 범죄에 해당합니다.
-이게 가볍게 생각했다가.
-그러니까요.
-감옥 가는 그런 경우인데요.
-절대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재민 씨에게 하나 더 추가된 혐의가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발급을 받은 건데, 제가 미리 알아보니까요.
이렇게 하는 게 관행이라고 전 주인인 지금 김수만 씨한테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대로 한 것인데 그래도 이게 처벌을 받을까요?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실제 용역을 제공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허위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행위도 조세범처벌법상 처벌이 가능합니다.
이거는 이제 아마도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조항이 적용될 것 같은데요.
게다가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로 인해서 비용을 과다 계상하고 결국 세금을 적게 내는 경우에는 조세 포탈 혐의로도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조세 포탈한 세액이 5억을 넘어가는 경우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에 따라서 과중 처벌도 될 수 있고요.
해서 더 엄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만.
-다만.
-다만.
-최근에 다만이 없어서 제가 정말 섭섭했는데 다만 뒤에 뭡니까?
-다만 일부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인력을 제공받아서 그 인력 업체에 돈을 준 경우도 좀 포함되어 있다.
이렇다면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 행위에서 일부는 좀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인력을 제공받았다는 점, 그리고 매출 거래가 실제로 있었다, 이런 것들을 충분하게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자료라든지 거래 관계 등을 입증할 만한 서류들을 좀 잘 확보를 해놔야 합니다.
-최근에 제가 기사도 본 것 같은데 폭탄업체라고 하나요?
이게 가짜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이후에 폐업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도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나나요?
-최근에 국정 조사 과정에서도 이런 부분이 부각되었던 게 있었는데요.
폭탄업체란 용역이나 물건을 실제로 이렇게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허위로 꾸며서 세금계산서만 발행하는 업체를 말합니다.
그렇게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발행하면서 발생하는 부가세라든지 법인세라든지 이런 것들은 납부하지 않다가 나중에 그냥 폐업을 해버리는 경우인데요.
그런 폭탄업체와 거래를 한 상대방 업체는 사실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서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고, 결국은 세금을 줄이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겁니다.
-그렇죠.
-그런데 이런 폭탄업체도 사실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폭탄업체로 설립된 경우도 있지만 정상적인 영업을 하다가 경영이 어려워져서 어쩔 수 없이 뒤늦게
폭탄업체로 전락해 버리는 경우도 사실 많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업체와 거래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폭탄업체와 처음부터 거래한 게 아니냐, 즉 실물 거래 없이 처음부터 거래한 것 아니냐,
이렇게 오해를 받아서 조사받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지금 드라마에서 보면 정재민 씨가 실제 인력 용역을 제공받은 것도 일부는 있을 수 있고 일부는 허위일 수도 있는데,
실제로 인력 공급을 받았다는 것은 어떻게 입증을 하나요?
-정재민 씨의 경우에는 아마도 인력 공급 업체인 상대방 업체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는 혐의로 아마 조사를 먼저 받았을 것 같고요.
결국 정재민 씨로까지 수사가 확대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정재민 씨의 경우에는 인력 공급 업체가 제공했던 인력이 만약에 실제 있었다라고 한다면 그 사람의 연락처 등을 확보해서 사실 확인서도 좀
받아두고 또 그 사람 실제 급여를 받은 계좌가 있다면 그 계좌 내역 같은 것도 받아서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당시 제공받은 인력이 일을 했던 장부라든지 근거 사진이나 영상 이런 게 있다고 하면 그게 다 증빙 자료가 될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건인데 중간 등기를 생략한 게 사실 주차장 매매를 할 때 조금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한 거 아니겠습니까?
중간에 또 등기하고 넘겨주면 복잡하니까.
간편하기 위해서 한 건데 이런 상황이 됐단 말이죠.
정재민 씨 입장에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정재민 씨 경우에는 우선은 조세범으로 조사를 받게 될 것 같고요.
그외에 납부 지연에 따른 가산세를 포함해서 세금도 좀 많이 부과를 받게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억울함을 소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지를 좀 확인해서 그런 부분은 대응할 수 있는지를 나중에 살펴봐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이게 조세범으로 조사를 받게 되면 바로 기소가 돼서 처벌을 받습니까?
이게 일반 형사범이랑 조세범이랑 어떤 차이가 있나요?
-조세범으로 처벌을 받는 경우에는 특별히 조세범 처벌 절차법이라는 법률에 따라서 조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조세범 처벌법은 조세범에 대한 처벌 규정이나 처벌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법률이고요.
조세범 처벌 절차법은 조세범에 대한 조사 절차나 고발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법률입니다.
그러니까 조세범칙 혐의가 의심될 경우에는 세무서장이나 지방국세청장은 담당 세무조사공무원을 통해서 조사를 시작하게 되고요.
그 과정에서 공정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외부 전문가가 좀 포함되어 있는 조세범칙심의위원회를 또 구성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위원회를 통해서 조사 대상자를 선정하거나 또는 조사 기간을 연장하거나 아니면 고발 조치를 할지 말지 이런 여부도 결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가 개최될 때 그 혐의자는 법률 전문가랑 같이 대동해서 자신의 억울함을 소명한다든지 아니면 선처를 호소하는 경우,
진술서를 제출하는 경우 이런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조세범칙심의위원회 결과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고발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까?
-보통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큰 세금 포탈혐의라든지 아니면 벌금을 내지 않을 게 명백하다, 이런 경우 등의 특별한 이런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우선은 통보 처분이라고 하는데요.
통보 처분에 따라서 벌금이나 세금, 추징금을 납부할 것을 미리 통보하는 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통보 처분대로 벌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그때 비로소 고발을 하게 되는 절차로 진행이 됩니다.
하지만 혐의가 좀 중대하거나 포탈세액이 큰 경우에는 이런 통보 처분을 하지 않고 바로 고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 미납한 세금에 대한 이의가 있을 경우, 좀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경우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됩니까?
-조세 처분에 대해서 불복을 하는 경우에는 사실 복잡해서 어려워 하시는데요.
여러 가지 다툴 수 있는 절차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선은 조세가 부과되기 전인 경우에는 세무서에서 과세예고통지서가 나오면 그 통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세가 이미 부과 처분된 이후라고 한다면 행정심판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요.
이때는 납부고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이의 신청을 하거나 국세청장에 대해서 심사청구를 하거나 아니면 조세심판원에 대해서 조세 심판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정심판 절차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요적 전지 절차고요.
그 행정소송을 먼저 제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행정 심판 절차와는 별개로 사실 조세 처분이 완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명하지 못했던, 억울했던
부분이 있다 이러면 납세자의 권리도, 납세자의 권리나 이익이 좀 침해된 부분이 있다.
이런다면 부과 제척 기간이 도과하기 전까지 세무서나 국세청의 납세자 보호 담당관이 있거든요.
그 담당관에게 고충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구제 절차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런 조세 분쟁 사례가 저는 제 주변에서는 본 적이 별로 없거든요. 실제로 현장에서 많이 일어납니까?
-이 사건에서 정재민 씨와 같은 사례는 실무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건입니다.
-그래요?
-그외에도 좀 많이 발생하는 사건 중의 하나가 명의를 빌려줘서 차명으로 다른 사람이 경영을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본인이 명의를 빌려준 것 때문에 실제 운영자로 오해를 받아서 세금을 부과받는 경우도 최근에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계를 보면 조세 불복 절차라든지 조세범에 대한 형사 수사도 그런 통계적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계속 사건은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런 조세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좀 피할 수 있는 예방법이라고 할까요? 있습니까?
-결국 조세 분쟁이라는 것은 형사적인 부분하고 행정처분적인 부분으로 나뉘게 되는데요.
형사적인 부분은 조세범으로도 수사를 받게 되는 것인데 조금이라도 의문이 나거나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 하면 사전에 미리미리 조세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사실 최근에 절세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접근을 한다든지 아니면 수수료를 좀 받아서 또는 보험 영업을 하면서 이런저런 탈세 방법을 알려주는 분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분들은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전혀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그렇죠, 그렇죠.
-조세 법률 전문가한테 조금 분명하게 자문을 받거나 상담을 받아보는 게 사실 제일 중요합니다.
또 조세 부과 처분을 받게 되는 경우에도 조세 처분 정도가 적절한지 아니면 가산세나 이런 것들을 일부 세목을 다툴 여지가 있는지 이런 것들은 사실 개인이 직접 판단하기에는 어렵거든요.
-어렵죠.
-그래서 전문가 자문을 받아보시는 게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세금 좀 줄여보겠다, 조금 줄여보겠다고 이상한 방법으로 가다가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으니까 처음부터 전문가를 찾아가야겠네요.
-조심하십시오, 정준희 사장님.
-저는... 마지막으로 정재민 씨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정재민 씨 이번 사건은 조세 법률을 잘 모르셔서 발생한 사건인 것 같습니다.
등기를 넘겨받지 않은 상태에서 주차장 부지를 다시 다른 제3자한테 매도한 부분은 미등기 전매에 해당해서 조세범으로도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무래도 조사 과정에서는 좀 억울한 부분을 잘 소명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고요.
또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취했던 부분은 실제 만약 인력을 제공받아서 일을 하셨던 부분이 있다 하면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서 억울하게 처벌받지
않도록 자료를 잘 충분히 준비해서 제출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포탈세액이 크지 않다면 제가 보니까 크지 않은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아마 통고처분으로 마무리될 것 같긴 하거든요. 우선은 조세 법률 전문가와 상담을 한번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남준아. 내 새끼 남준아. 너마저 그렇게 가면 엄마는 어떻게 살아.
-우리 은영이 프러포즈 어떻게 해줄까?
-남준아. 제발 정신 좀 차려라. 은영이 죽은 지 벌써 2년이 다 됐다.
-엄마. 은영이 안 죽었다. 안 죽었다고!
이번 주에 프러포즈하기로 했는데.
-남준아. 제발!
엄마 속 터져 죽는 꼴 보고 싶어?
이제 간 사람은 놔두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그게 은영이도 바라는 걸 거다. 남준아.
-은영이 안 죽었다고. 안 죽었다고 엄마!
우리 은영이가 나 두고 죽을 리 없다.
-너무 충격이 크셨나 봐요.
-우리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기로 했는데.
-남준아.
-어떻게 해요.
-은영아, 우리 여기서 해 지는 것도 보고 했지.
오늘도 이렇게 같이 있으니까 좋네. 어디 가? 따라오라고?
천천히 가라.
나 못 따라가겠다.
은영아.
-심각한데요?
-은영아.
-어떻게 하죠? 저렇게 가시면 안 되는데, 어떻게 해요!
-남준아... 이 못난 놈아. 그렇게 가는 게 어디 있어. 엄마는 어떻게 살라고. 남준아.
내 새끼 불쌍해서 어떻게 해.
-결국 아들은 여자 친구를 따라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아직까지는 버틸 만하다. 보험금? 아들 앞세우고 그럴 정신이 있겠어? 응.
-아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기에 보험금을 받을 수 없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아들은 누가 봐도 제정신이 아니었고 온전한 자신의 선택이 아니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망 전 아들이 다녔던 정신병원에 가서 주치의의 소견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최남준 씨 상해사망보험금 청구하셨는데요. 의료 자문을 받아야 보험금 심사가 가능합니다. 동의서와 관련 서류 보내드리겠습니다.
-의사 소견서를 보냈는데 의료 자문을 받아야 한다고요?
-의학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한 경우라서요. 서류 보내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전문 의학 정보가 필요한 경우 및 의학적 재검토가 필요한 경우이기 때문에 의료 자문을 받아야 한다고?
질문들이 너무 불리한데? 서류를 받았는데 내용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구체적인 설명을 적은 서류를 좀 다시 보내주셨으면 좋겠고 혹시 의사한테 보내는 질문을 바꿀 수 있나요?
-의사에게 질문은 변경 불가능하시고요. 추가로 어떤 서류도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네? 그래도 이건 너무 불합리한데?
-의료 자문에 동의 못 하시겠으면 소송을 하시든지 감독원에 민원을 넣으시든지 하세요.
-네? 무슨 이런 경우가 다 있어. 참나. 어떻게 해야 해?
-이정자 씨가 아들을 먼저 보내고 얼마나 마음이 안 좋으실까요?
-그런데 거기에 또 보험사와 분쟁까지 생겼거든요.
-그러니까요.
-이 사건 빨리 해결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정자 씨 아들 최남준 씨는 2년 전 결혼을 약속한 여자 친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부터 이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심각한 우울증에 병원도 다녔지만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는데요.
결국 아들 남준 씨는 여자 친구를 따라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후 이정자 씨는 아들이 다녔던 정신병원에서 소견서를 발급받아 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보험사에서는 의료 자문을 받아야 보험금 심사가 가능하니 동의를 하라며 서류를 보내왔습니다. 자문 의사에게 보내는 질문도 적혀 있었는데요.
이미 아들 담당 주치의에게 소견서를 받았고 보험사에서 보낸 질문 내용이 불합리하다고 느꼈던 이정자 씨는 보험사에 질문을 변경할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요.
하지만 보험사 측은 질문을 바꿔줄 수 없고 의료 자문에 동의를 못 하겠으면 소송이나 민원을 제기하라고 하는 상황입니다.
-이정자 씨는 아들을 담당했던 의사의 소견서를 제출했는데, 따로 의료 자문을 받아야 한다고 하니까 이 상황이 참 이해가 안 되고 또 답답하실 것 같습니다.
-그렇죠.
-한세영 변호사님, 저희가 예전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분들 중에서 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해서 소송을 통해서 지급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한번 다뤘던 것 같기도 하거든요. 어떻습니까?
-사실 그런 취지로 판결한 대법원 판결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소송을 진행하기 전 보험금 청구 단계에서는 보험사들이 그런 대법원 판결에 따라서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부지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통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에서 의료 자문을 받는 게 일반적인 일인가요?
-일반적인 것은 아닙니다. 의료 자문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심사 업무에 참고하기 위해서 의료기관 등에 소속된 전문의에게 의학적 소견을 구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되는지 보험사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경우에 외부 전문의에게 의견을 구하는 겁니다.
의료 자문을 구하는 취지가 보험 사기를 적발하거나 과잉 청구를 막아서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인데요.
하지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선량한 보험 가입자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은데. 그런데 보험사에서는 동의하지 않으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니까
청구인 입장에서 그러니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동의를 안 할 수가 없거든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우선 반드시 동의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료 자문 동의서는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서류기 때문에 신중히 생각하셔야 하는데요.
실제 보험금 지급 심사를 위한 의료 자문 동의서를 놓고 보험사와 소비자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료 자문의 한계가 문제되고 있기도 합니다.
-의료 자문의 한계가 문제라고 하셨는데 어떤 문제입니까?
-의료 자문을 하는 의사들은 보험사로부터 비용을 지급받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보험사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 보험사는 대학병원 출신의 간호사들을 채용해서 병원 내 의사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자신들의 견해와 비슷한 견해를 가진 의사를 직접 찾아가서 자문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의사를 의료자문중개업체를 통해서 확보한 다음에 자문 회신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원하는 내용을 미리 제공하고 그에 맞춰서 작성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혹은 의사가 보내준 자문서를 보험사에 유리하게 담당 직원이 직접 수정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부분은 사실상 범죄에 해당할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그렇죠.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들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의료 자문을 실시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나 이런 부분을 법적으로 규정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의료 자문과 관련한 자잘한 문제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금융감독원과 보험협회는 의료 자문을 실시할 수 있는 6가지 경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담당 의사가 소견을 거부한 경우나 환자가 제출한 자료와 청구 내용이 불일치하는 경우, 의학적 재검토가 필요한 경우, 의학적 근거가 미비한 경우, 전문 의학 정보가 필요한 경우,
보험금 청구권자가 요청하는 경우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규정이 있지만 보험 계약자 측에서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규정은 바로 보험회사가 의료 자문을 실시할 경우에 의료 자문 의뢰 사유와 그
내용을 보험 계약자 등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보험사가 요구하는 자료를 구비해서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왜 보험금을 바로 지급하지 않고 의료 자문을 실시하게
됐는지 보험 소비자에게 그 이유와 자문 내용을 미리 설명해 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까 전화 통화를 하는 거 보니까 드라마 사례에서는 이정자 씨가 내용을 잘 모르겠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내용을 다시 보내달라, 이렇게 했는데 보험사가 지금 거절했거든요.
이렇게 되는 겁니까?
-제가 조금 더 알아보니까 최초에는 사실 아무런 서류도 보내줄 수 없으니 소송을 하든 민원을 넣든 마음대로 하라고 했지만 그 이후 다시 의료 자문 절차
진행에 동의하라는 형식적인 내용의 서류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험사가 이정자 씨에게 의료 자문 의뢰동의서를 보내면서 자문 의사에게 보내는 질문도 함께 보냈는데. 어떤 내용이기에 이정자 씨가 불리하다고 느꼈습니까?
-먼저 우울증의 경우에는 고도, 중등도, 경도 이렇게 단계를 나눌 수 있는데요. 남준 씨 같은 경우 병원에서 중등도의 우울장애가 있다고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확인해 보니 이정자 씨는 보험사 직원과 1차 통화 과정에서 내부 지급 기준상 고도 우울장애인 경우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질문 살펴보니 결국 남준 씨의 우울증 정도가 어느 정도냐고 물어보는 게 전부였던 거죠.
이미 이정자 씨가 제출한 주치의 소견서를 보면 남준 씨의 경우에는 중등도의 우울장애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 질문만으로는 뻔한 답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불리하다고 느낀 것입니다.
-그렇겠네요. 이정자 씨가 그래서 질문을 바꿀 수는 없냐고 물었는데, 보험사에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모든 보험사에서 동일한 질문을 하는 건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질문은 보험사마다 다르고 사실 같은 보험사라도 담당자마다 다르기도 합니다.
우호적인 경우에는 보험금 청구권자와 보험사 담당자가 서로 협의를 해서 질문을 수정하기도 합니다.
-담당자를 잘못 만난 거네요.
-그러니까, 이 담당자 굉장히 까탈스러운... 죄송합니다. 까다로운 담당자이신데.
문제는 드라마 사례에서 보험사 직원은 어쨌든 질문 변경도 안 된다고 하고 이런 상황에서 이정자 씨는 의료 자문에 동의를 해야겠습니까?
저 같으면 이거 안 하고도 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정자 씨 사건의 경우 보험사는 이정자 씨가 의료 자문에 협조하지 않아 지급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빨리 의료 자문에 동의하라는
입장이고 이정자 씨는 불리한 의료 자문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사실 보험사에게 의료 자문의 질문 내용을 고객의 요구에 따라서 변경해 줘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불리한 질문대로 의료 자문을 하든지 아니면 별도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것도 궁금한데요.
의료 자문 같은 경우에도 꼭 보험사에서 지정한 의료 기관에서 해야 하는 건가요?
-제3의료 기관을 통한 의료 자문 제도가 있긴 합니다.
보험약관은 보험 수익자와 보험 회사가 보험금 지급 사유에 대해 합의하지 못할 때에는 보험 수익자와 회사가 함께 제3의 전문의를 정하고 그 의견에 따를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요.
이를 실무상으로 동시 감정이라고 표현합니다.
-동시 감정은 어떻게 절차가 이루어집니까?
-보통 보험사가 동시 감정을 수행하는 병원의 리스트를 고객에게 제공하면 고객이 그중 한 곳을 고르게 됩니다.
정해진 날 함께 의사를 만나서 그 자리에서 의사로부터 판정을 받게 되는데요.
그나마 현장에서 의사를 만나서 함께 의견을 듣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의료자문보다는 그 결과에 대한 반발이 훨씬 적은 편입니다.
그런데 요즘 하도 보험금과 관련해서 계약자와 보험 회사 간의 분쟁이 많다 보니까 이런 동시 감정 자체를 꺼리는 의사들이 대부분이고 보험사조차 동시
감정이 가능한 의사를 찾는 것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러면 의료 자문이나 제3의료 기관을 통한 동시 감정 결과, 보험금 지급이 타당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보험사는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거죠?
-안타깝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보험사가 무조건 그것에 따라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보험사 입장에서 보험금을 부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다른 근거가 있다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결국 소송밖에 답이 없는 거죠.
-정말 보험금 타먹기 어렵네요.
-정말 꼬박꼬박 돈은 잘 받아가더니.
-그러게요. 마지막으로 우리 이정자 씨를 위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이정자 씨는 조금 깐깐한 담당자를 만나신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애초에 보험금을 지급할 생각이 없는 담당자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안타깝지만 이런 경우에는 보험금을 포기하시든지 아니면 소송을 통해서 판결로 보험금을 지급받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잘 고민하시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봐주면서 쳐라.
-신고받고 나왔습니다.
-네? 무슨 신고요?
-돈 걸고 골프 치셨죠?
-그냥 친구들끼리 이거 재미로 친 겁니다.
-맞아요. 밥값 내기, 밥값.
-목격자도 있고 일단 네 분 서로 갑시다.
-이제 사장님이네, 박 사장.
-그래, 개업 했는데 놀러 한번 안 올 거야?
-가야지, 가야지. 이번 주말에 동호회 회원들이랑 거기서 한 게임 치면 되겠다.
-그래, 우리 동호회 회원들이 자주 와서 매출 좀 올려줘.
-그래, 주말에 보자. 간만에 주말에 몸 좀 풀어볼까? 박 사장!
-축하한다.
-오랜만이다.
-골프장 좋네.
-고맙다.
-서비스 좀 팍팍 주십시오.
-당연하지. 이 룸이 제일 크다. 이거 쓰면 되겠네. 내가 준비해 올게. 조금만 기다려라.
-오늘 저녁 밥값 내기 한번 할까?
-판 당 1000원?
-1000원, 콜.
-콜.
-너 자신 있어? 너는?
-어떻게 해, 어떻게 해.
-안 맞네, 안 맞아. 오늘 계속 지네.
-돈 주십시오.
-돈 다 잃었다. 있어 봐.
-뭐 필요해?
-나 5만 원만 빌려줘.
-또 다 잃었어?
-슬슬 짜증 나니까 아무 말 말고 빌려줘.
-알았어.
-아이고, 저기 간다, 저기 간다, 저기 간다...
-진짜... 생각할수록 열 받네.
이때까지 잃은 돈이 얼마야. 뭔 수를 써서라도 이길 방법이 없을까? 어?
조작 가능한 리모컨이 있다고?
-이거 좋은데?
이번 주에도 한 게임 콜?
-(함께) 콜!
-다른 사람이 칠 때 이걸 누르면 샷 방향이나 구질이 바뀐단 말이지? 오늘 크게 한번 놀아보자.
-왜? 계속 돈 잃으니까 열받아?
-그래. 10만 원.
-너무 큰데요?
-내가 그동안 돈을 잃은 게 얼마인데. 하자. 하는 거다?
-그래, 알겠다.
-오케이.
-이게 진짜 되네.
-오늘 제대로 칼 갈았네.
-내가 그동안 연습 좀 했지. 한 번 더?
-수고하십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도박 신고받고 왔습니다.
-도박이라니요. 저희 골프장 그런 데 아닙니다.
-신고가 들어와서 좀 보겠습니다.
-참...
-신고받고 나왔습니다.
-네? 무슨 신고요?
-도박을 한다는 신고가 들어와서요. 돈 걸고 골프 치셨죠?
-친구들끼리 그냥 재미로 친 겁니다.
-맞아요, 밥값 내기, 밥값.
-목격자도 있고 일단 네 분 서로 갑시다.
-재미로 친 건데...
-재미로 내기골프를 쳤는데 이게 점점 판이 커지면서 결국 사달이 났습니다.
-그렇습니다. 경찰 단속까지 나온 상황인데 이 사건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사건 정리 해보겠습니다.
골프동호회 모임 회원 중 박대중 씨가 스크린골프장을 개업하면서 허기성 씨를 비롯해 같은 동호회 회원 4명은 골프장을 찾았는데요.
이들은 재미 삼아 타수 당 1000원 내기 골프를 쳤고 이후 일주일이 한 번씩 박대중 씨의 스크린골프장에 모여 내기 골프를 치게 됐습니다.
분위기가 점점 과열되어 타수 당 1만 원에서 2만 원까지 걸었는데요.
주인인 박대중 씨는 이들이 골프를 치러 올 때마다 돈을 환전해 주거나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네 사람 중 계속해서 돈을 잃던 허기성 씨는 이기기 위해 다른 사람이 친 샷의 방향이나 구질을 변하게 하는 특수 장치를 몰래 이용하기로 마음먹고
타수 당 10만 원을 걸자고 제안합니다. 그렇게 네 사람은 내기 골프를 쳤고 그 결과 허기성 씨는 200만 원이 넘게 따게 됐는데요.
결국 다른 손님이 도박으로 신고를 하면서 경찰이 출동한 상황입니다.
-요즘 취미 생활이나 운동으로 골프 많이들 하시던데 주위에 봐도 소소하게 재미 삼아 내기 골프를 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최현석 변호사님, 이런 것도 도박으로 볼 수 있습니까?
-네, 우선 도박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면 두 사람 이상이 재물을 걸고 우연한 승부에 의해서 그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골프와 같은 운동 경기는 경기를 하는 사람의 기량이 승패의 전반을 결정하기 때문에 우연성이 없어 도박에 해당하지 않는 것 아니냐, 이런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하급심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한 사례도 있었는데요.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궁금한데 대법원의 판단, 어땠습니까?
-대법원은 골프가 당사자의 기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기이기는 하지만 경기자의 기량이 일정한 경지에 올라 있다고 해도
매홀 내지 매 경기의결과를 확실히 예견하는 것이 가능하지는 않다고 봤는데요.
당사자의 능력이 승패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다소라도 우연성의 사정에 의해서 영향을 받게 되는 때에는 도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내기 골프의 도박성을 인정했습니다.
-이게 참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이게 도박이다, 아니다를 판단하기가 매우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 이게 법률적으로 어떤 판결할 때나 명확한 그런 기준이 혹시 있을까요?
-우리 형법은 도박을 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면서도 일시 오락의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는 규정도 함께 두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를 일시 오락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 법원은 도박의 시간과 장소, 재물의 가액, 도박자의 사회적 지위와
재산 정도, 도박의 동기, 도박 재물의 용도와 그 흥미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해서 객관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결국에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각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들을 종합해서 판단한다는 취지입니다.
-이게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어떤 경우가 그렇습니까?
-일례로 서로 알고 지내던 네 사람이 당구장에서 당구를 치다가 술값 내기 카드 게임을 한 사례인데요.
당구장의 다른 사람들도 수시로 출입할 수 있어서 비밀스러운 장소도 아니고 현장에서 압수된 도금이 총 21만 원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종합해서 일시 오락
정도에 불과하고 도박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반면에 단속 현장에 있던 도금이 총 51만 7000원 정도인 사건에서는 카드 도박을 한 시간이 새벽 4시인 점, 함께 카드를 했던 사람들이 서로 잘 모르는
사이였던 점 등에 비추어 일시 오락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려워 도박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결국 단순히 도박에 사용된 금액의 많고 적음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드라마 사례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네 사람이 친한 사이였고 처음에는 재미 삼아 1000원씩 내기 골프를 시작했거든요.
-이 사건의 경우 내기 골프를 한 사람들이 동호회 회원들로서 원래 친분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었고 애초에 모인 목적도 내기가 아니라 동호 회원의 개업
축하였던 점, 내기의 정도가 타수 당 1 내지 2000원 정도였던 점, 골프를 치던 장소도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거나 도박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장소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일시 오락 정도에 불과하다고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단속된 시점에 이르러서는 상황이 달라졌죠.
거의 매주 정기적으로 내기 골프를 하면서 이미 모이는 목적이 내기 골프가 되어 버렸고 타수 당 금액도 10만 원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단속 당시에 압수된 도금이 총 350만 원 상당에 이르렀는데요.
이는 일시 오락의 정도를 벗어나 도박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고 그 횟수와 정기성을 고려하면 상습성마저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게 재미로 쳤던 골프가 결국은 형사처벌까지 받게 됐는데.
-그러게요.
-이게 만약에 도박죄로 인정된다면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 됩니까?
-형법 제246조 제1항에 따르면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상습성마저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상습 도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게 상습성인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합니까?
-상습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도박 전과가 있는지 여부도 중요한 점인데요.
도박 전과가 없다 하더라도 도박의 성질, 방법, 횟수, 액수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상습성을 판단하게 됩니다.
드라마 사례의 경우 사건에 대해서 미리 조사를 해봤는데요.
일행 중 허기성 씨는 상습도박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수시로 도박을 하는 상습성이 확인되는 경우 허기성 씨는 상습도박죄로 처벌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요, 단속된 날에 허기성 씨가 특수장치로 조작을 했단 말이죠.
이건 세 사람을 기망한 사기 아닙니까?
-허기성 씨는 단속된 날 특수 장치가 설치된 리모컨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이 친 정상적인 샷의 방향이나 구질을변하게 조작했는데요.
타수가 부당하게 늘어나게 하는 방식으로 200만 원을 땄습니다. 이런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허기성 씨는 지금 도박죄에 사기죄까지 더해서 처벌을 받습니까?
-그건 아닐 것 같습니다.
법원은 도박 당사자의 일방이 사기의 수단으로 승패를 지배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기망행위를 한 사람에게는 사기죄만 성립하고 도박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속임수를 당해 내기 골프에서 패한 사람들은 사기 피해자에 불과하고 우연성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마찬가지로 도박죄는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게 조작된 결과는 정해진 결과니까 우연성이 사라져 버리네요.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금 보니까 허기성 씨가 내기 골프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져서 사기도박으로 된다면 일행인 세 사람은 그러면 도박죄에서 벗어나게 되는 거네요?
-네, 그렇습니다. 허기성 씨와 함께 내기 골프를 친 세 사람은 사기의 피해자일 뿐이므로 도박죄로 처벌받지 않게 됩니다.
-세 사람은 허기성 씨한테 고맙다고 해야 하나요.
-고마운 건 아니죠.
-졸지에 좀 그런 상황이 되는데 세 사람이 일단 사기 피해자이기 때문에 도박죄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세 사람은 잃은 돈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습니까?
-허기성 씨가 사기라는 불법 행위를 통해서 편취한 돈이므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허기성 씨가 사기죄로 수사 및 형사 재판을 받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형사상 합의를 통해 돌려받는 방법이 있는데요.
허기성 씨가 스스로 반환하지 않는다면 형사 재판을 하는 법원에 배상명령을 신청해서 돌려받는 방법도 있으며 형사 재판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인들끼리 소소하게 내기 골프하실 수도 있지만 자칫하다가는 큰 판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죠.
-좀 건전하게 즐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이것도 좀 궁금한데요. 지금 흔히 이야기하는 도박의 장소를 제공했던 스크린골프 사장 박대중 씨.
이분 같은 경우는 아까 보니까 돈도 빌려주고, 다 잃었을 경우에.
환전도 해주고, 이 정도면 하우스...
이게 도박장 개설죄라든지 이런 게 들어가는 거 아닌가요?
-만약 네 사람이 도박죄로 처벌이 된다면 박대중 씨는 도박방조죄 성립 여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박대중 씨는 네 사람이 정기적으로 내기 골프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장소를 제공하고 5만 원권을 1만 원권으로 환전해 주고 돈을 잃은 사람에게
내기 골프에 사용할 돈까지 빌려줬는데요.
이런 행위는 네 사람이 내기 골프를 하는 데 있어 도움을 주고 용이하게 한 행위이므로 도박방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네 사람에게 따끔한 한마디 해주시죠.
-친한 지인들끼리 재미 삼아 내기 스크린골프를 치다가 결국 상습적 도박이라는 심각한 결과에 이르고 말았는데요.
사실 내기가 반복되는 경우에 어디까지가 놀이이고 어디부터가 도박에 해당하는지 구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다만 놀이를 넘어서 자신도 모르게 도박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결국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심각한 단계에 접어드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앞으로는 내기 골프를 치더라도 즐거운 놀이가 될 정도로만 선을 꼭 지키시길 바랍니다.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고요. 저희는 다음 시간에 더 명쾌하고 재미있는 법률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법대로.
-(함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