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함께) 합시다.
-알고 있으면 유용한 법률 정보가 가득합니다. 법대로 합시다 더 로이어.
오늘도 일상 속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법적 분쟁들 살펴보고요.
속이 시원해지는 명쾌한 해결책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첫 번째 사건 열어볼게요. 어떤 내용인지 지금 화면으로 확인해 보시죠.
-장미 씨, 비록 우리 만난 지 오래 안 됐지만 장미 씨와 평생 함께하고 싶습니다.
저랑 평생 함께해 주실래요?
-서준 씨.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해줄게요.
-저도요.
-자기야, 나 왔어요.
-우리 자기 고생했어요. 배고프지?
-응.
-자기 배고플까 봐 내가 미리 준비해 뒀지. 빨리 앉아 식사하세요.
-고마워. 참, 자기야.
우리 혼인신고 하러 가야 하는데 내가 사업이 바빠서 너무 미뤘네.
-자기 회사 키우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좀 미뤄져도 괜찮아요.
요즘에는 몇 년 살아보고 하는 경우도 많다더라.
-몇 년 살아보고 나 안 사랑하면 도망가려고 그러지.
-이렇게 멋진 신랑을 두고 도망은 무슨. 걱정하지 마세요.
혼인신고는 자기 회사 안정되고 나면 그때 해도 되지. 어디 도망 안 갑니다.
-그래, 그러자.
-얼른 드세요. 쇼핑 너무 잘했다.
-결혼하더니 얼굴이 폈다.
-그럼, 좋지.
-우리 장미 팔자 폈네. 능력 좋은 신랑 얻어서. 돈이 그렇게 많다며.
-그냥 부모님한테 물려받은 건물 2채.
-벤처기업 사모님에다가 건물까지. 앞으로 잘 모셔야겠네, 장미.
-사모님은 무슨. 이제 막 창업한 작은 회사인데.
그래도 사업이 잘되는지 우리 그이 너무 바빠서 요즘 얼굴 볼 새가 없네.
-얼굴 볼 새 없는 돈 많고 바쁜 신랑님 있으면 좋겠다, 나도.
그나저나 오늘 늦게까지 놀다 갈 수 있지.
-오늘 야근이라 친구 만나서 신나게 놀다 오라는데, 우리 그이가.
-여우 같은 계집애. 이런 모습을 너희 신랑이 봐야 하는데.
-뭐래.
-나이트나 갈까?
-자기야, 나 자기랑 상의할 게 하나 있는데.
-뭔데?
-자기 혼자 고생하는 것도 미안하고 나도 사업 한번 해볼까 해서.
-사업?
-내가 결혼 전에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직장 관뒀다고 했잖아.
회사 일이 좀 힘든 것도 있고.
-해외 구매 대행 그거?
-내가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
그런데 자기도 알다시피 내가 사업 자금을 좀 모아뒀는데 결혼 자금으로 쓰고
엄마 아프셔서 병원비 보태드리고 나니까 자금이 좀 부족하네.
그래서 자기가 좀 보태주면 안 될까?
-얼마나?
-한 2억?
-2억?
-알아보니까 사무실도 구해야 하고 이리저리 초기 자금이 많이 들기는 하더라고.
나 진짜 열심히 해볼 자신 있는데.
-알겠어. 대신에 진짜 열심히 해야 한다.
-고마워, 자기야. 진짜 고마워. 나 너무 열심히 할 것 같아.
-어제도 한가득이더구먼 오늘도. 도대체 뭘 이렇게 많이 주문했지?
자기야. 아직 안 들어왔나?
-자기 일찍 들어왔네?
-응, 백화점 갔다 왔나?
-응. 거래처 뚫고 그러려면 겉모습도 중요하잖아. 그래서 몇 벌 샀지.
-그런데 택배는 왜 이렇게 많이 시켰어?
-다 필요해서 산 겁니다. 자기 밥은 먹었어요?
-아니, 밥 없나?
-자기 먹고 들어오는 줄 알고 준비 안 했는데? 오늘은 그냥 시켜 먹자.
-자기야, 사업 준비한다고 바쁜 건 알겠는데 집도 좀 신경 써줬으면 좋겠는데.
-미안. 나도 이것저것 알아보고 준비하느라 너무 바빠서. 일단 나 좀 씻을게.
-아내는 사업을 준비한다는 핑계로 가정을 등한시하면서 과소비를 일삼기 시작했습니다.
-자기야, 나 오늘 일찍 마칠 것 같은데 외식할까?
-나 늦을 것 같은데. 오늘 대학 동창 모임이라.
-동창 모임? 그런 얘기 없었잖아.
-내가 안 했나? 한 줄 알았다, 미안.
-백장미, 애들이 빨리 한잔하자고 너 찾는다.
-오늘 일찍 들어오면 안 되나? 나도 일찍 마쳤는데.
-나도 그러고 싶은데 너무 오랜만에 하는 모임이라.
그리고 애들한테 내 사업 홍보도 좀 하고. 애들이 찾는다. 일찍 들어갈게.
-사업 준비하고 있는 거 맞나? 요즘 거의 하루걸러 술 마시고 다니는 것 같던데.
자기야, 사업 준비는 하고 있나?
-응, 그러니까 이렇게 바쁘지.
-친구들이랑 다른 남자들이랑 놀러 다닌다고 바쁜 거 아니고?
-자기,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사업 핑계로 대학 동창이다, 계모임이다, 매일 남자들이랑 술 마시고.
-지금 나 의심하는 거야?
-의심이 아니라 입장 바꿔서 자기 같으면 기분 안 나쁘겠나? 내가 사업 핑계로 다른 여자랑 술 마시면.
-나는 떳떳한데 나 진짜 사업 잘되게 하려고 그러는 건데. 자기가 너무 이해 못 해주는 거 아니야?
-이해를 못 해줘? 자기가 해도 해도 너무하니까 그렇지.
퇴근해서 돌아오면 집안 꼴은 엉망이고 매일같이 자기는 술 먹고 늦게 들어오고.
-나는 뭐 좋아서 이러는 줄 알아!
-정말 아내가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고 아내의 늦은 귀가에 다툼이 잦아졌습니다.
-로그아웃을 안 했나 보네. 카드 명세서 메일. 안 그래도 돈 얻다 쓰는지 궁금했는데.
전부 백화점에 술집에 차 렌트까지 했네.
-아내는 제가 준 사업 자금으로 쇼핑과 유흥을 즐겼습니다.
-우리 헤어지자.
-뭐?
-열심히 사업해 보겠다는 건 핑계고 사치에 매일같이 남사친들이랑 술이나 마시고 다니고 내가 모를 줄 알았나?
-그건 다 사업 때문에 인간관계 쌓느라 그런 거잖아.
-그래서 사업은 얼마나 진행됐는데? 말해 봐라. 집안 꼴도 엉망이고.
-내가 집에서 살림만 하는 여자야?
-해도 해도 너무하니까 그렇지. 됐고 이런 얘기 하는 것도 지겹다. 그만하자.
-그래, 그만하자. 갈라서자. 이혼하자고.
그런데 이혼은 하더라도 재산 분할, 제대로 해줘야 할 거야.
-재산 분할? 내가 왜? 우리가 혼인 신고한 것도 아니고.
이거 다 우리 부모님이 나한테 해주신 거고 내 사업에, 내 돈에. 진짜 어이없다, 백장미.
-최서준 씨 정말 화가 많이 나실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백장미 씨가 해도 너무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요.
-2억이나 사업 자금을 받아놓고 사업은 진전이 없고 거기에 유흥과 사치에 모든 돈을 탕진한 것 같은데
일단 저희가 사건 정리부터 먼저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더 로이어 사건 번호 제434호입니다. 최서준 씨와 백장미 씨는 혼인 기간 3년 차 부부입니다.
결혼식은 올렸지만 혼인 신고는 하지 않았는데요.
최서준 씨는 결혼 이후 사업하고 싶다는 아내의 부탁으로 사업 자금까지 대줬습니다.
그런데 백장미 씨는 사업은커녕 사업 준비를 핑계로 가정을 등한시하며 다른 남자들과 놀러 다니거나
명품 쇼핑을 하는 등 유흥과 사치에 사업 자금을 거의 다 써버렸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최서준 씨는 백장미 씨에게 헤어지자고 했고 이에 백장미 씨는 재산 분할을 해달라는 상황입니다.
-자주 다투다 보니까 결국에는 갈라서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서경리 변호사님, 이 사건 어떻게 보셨습니까?
-최서준 씨와 백장미 씨 두 사람의 갈등이 점점 깊어져서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서준 씨 입장에서는 백장미 씨가 사업을 핑계로 사치와 유흥을 즐기면서 가정생활에는 소홀하고
이를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점에서 이혼을 고려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한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혼이라는 게 가능한가요?
-최서준 씨와 백장미 씨는 법률혼 관계가 아니라 사실혼 관계입니다. 흔히 사실혼 부부라고도 하는데요.
최서준 씨와 최서준 씨 커플처럼 결혼식을 올린 후 여러 가지 이유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거나 미루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한 재혼 부부의 경우에는 자식들과의 관계나 재산 문제 때문에 혼인신고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사실혼 부부는 법률혼과 달리 헤어질 때 법원의 이혼 확인, 이혼 신고 등의 법적 절차를 밟을 필요는 없습니다.
따라서 당사자 간의 합의나 일방의 통보에 의해서 사실혼 관계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최서준 씨나 백장미 씨는 누구라도 이별을 통보해서 헤어질 수 있고
두 사람의 합의에 의해 관계를 끝낼 수도 있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헤어질 때 깔끔하고 깨끗하게 정리가 되면 다행인데 보통은 다 헤어질 때 매우 지저분해집니다.
-맞습니다. 저희가 또 막장까지 가는 경우도 숱하게 봤지 않습니까?
-그렇죠.
-지금 이 사건에서도 백장미 씨가 갈라설 거면 재산 분할을 해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고
최서준 씨는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인데 어떻습니까?
사실혼 관계에서도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 있나요?
-대부분 사실혼 관계는 법률혼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재산 분할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혼 역시 법률혼과 동일하게 혼인 기간 중 형성되거나 유지한 재산에 대해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데요.
사실혼 기간 동안 부부가 협력해서 모은 재산은 두 사람의 공동 소유로 추정되기 때문에
사실혼이 해소되면 부부 재산을 청산한다는 의미에서 법률혼 부부가 이혼을 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산 분할을 할 때 기여도라는 것을 보잖아요.
이게 지금 법률혼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기여도를 낮게 상정한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까?
-사실혼이라고 해서 법률혼보다 낮은 기여도를 산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단순한 동거와 사실혼은 구분이 되기 때문에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사회 관념상 부부 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의 실체가 있었다는 점은 입증해야 합니다.
-지금 여기서 문제가 나오는데 혼인의 실체가 있었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 어떤 자료로 입증할 수 있을까요?
-사실혼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청첩장이나 결혼식 사진 등 결혼식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주민등록초본 등의 서류로 두 사람이 같은 집에서 함께 거주해 왔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가족 행사 사진 그동안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생활비 공동 지출 내역, 주변인들의 진술 등을 통해서
부부 공동생활을 영위해 해왔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자료들을 꼼꼼하게 잘 준비해서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법률혼의 경우에는 혼인 생활이 10년 이상 지속되면 재산 분할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혼 기간도 재산 분할에 영향을 미치나요?
-네, 영향이 있습니다.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사실혼도 혼인 기간이 길수록 재산 분할 시 기여도를 많이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경제 활동을 더 적게 한 쪽에서는 기여도가 얼마큼 인정되는지가 중요할 텐데요.
혼인 기간 중 별다른 경제 활동 없이 가사 노동에만 전념해왔다고 하더라도 혼인 기간이 길고
육아와 살림을 전담했다면 경제 활동을 한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높은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드라마에서 보면 최서준 씨와 백장미 씨는 어쨌든 단순 동거가 아니라 실제로
사실혼에 가까운 실체가 있다고 보이는데 문제는 최서준 씨 입장에서 재산 분할을 해 줄 게 없다는 입장이거든요.
-그도 그럴 게 지금 백장미 씨 같은 경우에는 결혼을 한 이후에 일은 안 하고
사업 준비를 한다고 하면서 최서준 씨에게 2억 원을 받아서 흥청망청 썼습니다.
이런 거 보면 저라도 재산 분할 안 해 주고 싶죠.
-나는 해 줄 것 같은데.
-착한 사람이네요.
-그런데 심정적으로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는데 나눌 것은 나누어야겠죠.
그런데 최서준 씨가 부동산 2채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게 결혼 전에 최서준 씨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겁니다.
이것도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됩니까, 변호사님?
-최서준 씨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 2채는 특유 재산에 해당합니다.
-특유 재산이요?
-특유 재산은 혼인 전부터 부부 일방이 보유하고 있던 보유 재산이나 혼인 이후
제3자로부터 증여나 상속을 받은 재산을 말하는데요.
이런 특유 재산은 재산 형성의 기여도가 온전히 본인에게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이혼 시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막상 결혼 생활이 시작되면 부부가 공동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경계를 짓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결혼 전 남편이 취득한 아파트였지만 결혼 후에 아내가 대출 융자금을 갚았다면
그 부동산은 재산 분할 대상이 될까요, 되지 않을까요? 사무장님 생각은 어떠세요?
-저희 가정으로 대입을 해서 보자면 아내가 대출금을 받았다. 무조건 아내 거입니다.
그거는 재산 분할이 문제가 아니라 아내 거입니다. 당연히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눈치 많이 보시네요.
-이에 관해서 법원은 최초 재산 형성이 특유 재산이라도 상대방이 재산의 유지에 협력해서 감소를 방지하였거나
증식에 기여했다고 인정된다면 이는 부부의 공동 재산에 해당하고 분할 대상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면 특유 재산에도 얼마나 기여 했는도 중요하겠네요.
-그렇습니다. 특유 재산의 유지 및 증식에 관한 기여도 평가가 관건인데요.
아파트 대출 융자금을 변제하는 것처럼 명확하게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일반 배우자가 가사 노동을 한 경우에도 상당한 혼인 기간 동안 가정 생활에 충실히 기여했다면
특유 재산 분할을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최근 하급심은 혼인 기간이 오래된 경우에는 특유 재산이라고 해도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시켜
그 기여도를 참작해 분할 비율을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추제를 살펴봤을 때 앞으로 특유 재산의 인정 범위는 점차 넓어질 것으로 보여
이를 둘러싼 갈등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특유 재산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그러면 최서준 씨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부동산 있잖아요.
이거는 재산 분할 대상이 될까요, 안 될까요?
-최서준 씨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2채는 결혼 전 부모님으로부터 증여받은 특유 재산입니다.
두 사람의 결혼 기간이 매우 짧았고 결혼 생활 중 백장미 씨가 경제 활동을 통해
해당 부동산의 유지나 증식에 기여한 부분도 없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최서준 씨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은 재산 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궁금한 게 또 하나 있는데 사실혼 관계를 해소할 때 누가 잘못한 사람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위자료 청구도 가능합니까?
-물론 가능합니다. 사실혼 관계가 상대방의 유책 사유로 파탄에 이르렀다면 사실혼 부당파기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위자료로 청구해서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지금 백장미 씨에게 어느 정도 사실혼 파탄의 책임이 있어 보이거든요.
-백장미 씨는 혼인기간 중에 가정생활에 충실하지 않았고 또 과도한 사치와
다른 남성들과의 술자리 등을 통해 유흥을 즐겨왔습니다.
이런 경우 백장미 씨에게 사실혼 관계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보이는데요.
따라서 최서준 씨는 백장미 씨를 상대로 사실혼 부당파기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가 그렇게 높지가 않잖아요.
-그렇죠.
-이 경우에는 어느 정도까지 될까요?
-위자료의 액수는 일반적인 이혼 사건과 마찬가지로 유사하게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정도까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위자료 액수가 늘 아쉽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서준 씨께 한 말씀해 주시죠.
-최서준 씨 장밋빛 미래를 꿈꾸면서 시작했던 결혼생활인데 실망과 고통만 남기고 끝나게 되어 상심이 크실 것 같습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사실혼 관계로 부부 공동 생활을 유지해 온 만큼 재산분할,
위자료 등에 관해 잘 알아보고 준비한 다음 관계를 정리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치료를 받는데도 무릎 통증이 점점 더 심해지네. 그래도 저녁 장사는 손님이 조금 있어서 다행이네.
오래 서 있지 못하겠네. 무릎이 시큼한 게 조금 부은 것 같기도 하고. 나이 드니까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네.
얼른 정리하고 들어가서 쉬자. 안 되겠다. 내일 가게 문 열기 전에 병원 갔다 와야겠다.
-엑스레이상으로 보면 관절염이 조금 진행됐네요. 심한 것은 아니고 약물 치료랑 물리 치료받고 그렇게 하세요.
치료는 꾸준히 받으셔야 합니다.
-네.
-너무 무거운 거 들지 마시고 무릎 관절은 관리를 잘하셔야 합니다. 한 번 손상이 되면 회복이 안 되거든요.
-알겠습니다.
-그래요.
-(해설) 의사는 무리하지 말라고 했지만, 먹고 살아야 했기에 마냥 쉬면서 치료만 받을 수 없었습니다.
가게 일이 바빠지면서 꾸준히 병원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무릎이야. 한 동안 바빠서 병원을 안 갔더니 더 심해진 것 같네. 부은 거 봐라. 안 되겠다.
내일 병원에 가봐야겠다. 무릎이야.
-양쪽 무릎이 많이 부어 있네요. 일어나시고. 보시면 처음 내원했을 때보다 관절염이 좀 더 진행됐네요.
여기 무릎 연골이 더 좁아진 거 보이시죠? 한 2기 정도. 좀 더 진행됐습니다.
처음 내원해서 몇 번 오시다가 그동안 치료를 안 받으셨네요.
-식당 일이 너무 바빠서 못 왔습니다.
-무릎이 붓고 많이 아프셨을 텐데.
-네, 밤에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수술해야 하나요?
-진행이 되기는 했지만 수술까지는 아니고요.
약물 치료만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환자분 통증이 심하셔서 최근에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서 무릎 연골에 주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골수요?
-네, 환자분 골반 뼈 쪽에서 골수를 채취한 후 줄기세포를 분리해서 무릎에 주사하는 거죠.
그래서 손상된 연골의 재생을 유도하는 거죠. 회복도 빠르고요.
-비용은...
-의료 보험이 적용 안 돼서 한쪽당 한 800만 원 정도. 비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실비 든 거 있으시죠?
-네.
-실비 적용이 되니까 크게 비용 부담은 없으실 겁니다.
-그러면 주사 맞아 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해설) 그렇게 저는 신의료기술이라는 무릎 연골 주사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골수 채취 부위에 출혈이 발생해서 지혈했거든요.
골수 채취 부위하고 무릎 주사 부위에 감염이나 혈종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서
오늘 하루 입원하시고 내일 경과를 보고 퇴원하도록 하시죠.
-알겠습니다.
-그러면 쉬십시오.
-(해설) 그렇게 저는 골수 채취 부위에 출혈이 발생해 추가 지혈을 했고 주사 부위의 합병증 등
경과를 관찰하기 위해 1박 2일간 입원한 후 퇴원했습니다.
-1박 2일 입원도 했으니까 입원 실손 청구하면 1600만 원은 나오겠네. 그래도 병원비는 해결됐네.
확실히 통증도 없고 좋네. 그래도 조심해야지. 보험사죠?
제가 입원 실손을 청구했는데 왜 250만 원만 나온 겁니까?
-성함이?
-하동숙이요.
-고객님은 입원은 해당이 안 되시고 비급여 주사 치료비용 250만 원이 지급된 겁니다.
-뭐라고요?
-입원 치료비로 보험금이 나올 줄 알았는데 참 상황이 난감하게 됐습니다.
-지금 병원비가 상당히 많이 나왔을 것 같은데 빠른 해결책을 제시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사건 정리합니다. 더 로이어 사건번호 제435호입니다. 하동숙 씨는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는데요.
초기 치료를 받았지만 생업 등으로 증상이 더 진행이 됐고 병원에서는
신의료기술인 무릎 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권했습니다.
한쪽당 800만 원 정도로 치료 비용이 비쌌지만 관절염에 효과가 좋고
실손의료비 보험이 적용된다는 말에 치료를 결정했습니다.
바로 일찍 병원에 가서 마취를 하고 골반뼈 위쪽에 구멍을 뚫어 골수를 채취했고
이후 입원실로 돌아와 안정을 취했는데요.
하동숙 씨가 입원실에 있는 동안 골수 채취 부위에 출혈이 발생해 지혈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렇게 하동숙 씨는 골수 채취 부위 및 무릎 주사 부위의 감염이나 혈종 등의
합병증 유무를 관찰하며 1박 2일간 입원 후에 퇴원했습니다.
치료 이후 하동숙 씨는 입원 실손 항목으로 보험금을 청구했는데요.
그러나 보험사에서는 비급여 주사 치료 비용으로만 인정해서 250만 원만 지급했습니다.
-무릎관절염은 국민 고질병이라고 할 만큼 많은 분들이 또 앓고 있고.
-저도, 저도.
-그런 만큼...
-저도 아파요.
-집중하십시오, 이 사건.
그런 만큼 관련 보험에 가입한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오늘 이 시간 집중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먼저 하동숙 씨, 실비보험 적용이 된다 해서 지금 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받았는데요.
많이 당황스러우실 것 같습니다.
한세영 변호사님, 어떻게 보셨습니까?
-최근 무릎 줄기세포 주사 치료에 대한 언론 보도가 연일 이어지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대부분 하동숙 씨처럼 실손의료비 보험에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병원의 말을 듣고
무릎 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받았다가 실제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런 기사들을 접하게 되면 환자들 입장에서는 마치 무릎 줄기세포가 의학적 효용이 없는 치료인데도 불구하고
병원들이 환자들을 속여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그렇죠.
-오늘 이 시간 관련 내용을 짚어보고 이런 시각이 정말 타당한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 일단 문제가 되고 있는 게 무릎 줄기세포 주사 치료인데 이게 어떤 치료입니까?
-이 치료는 환자의 골반 근처의 장골능에서 골수를 채취해서 줄기세포를 분리합니다.
분리한 줄기세포를 무릎 관절에 주사를 통해서 주입하는 치료 방법인데요.
정식 명칭은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입니다.
-이게 신의료 기술이라 그런지 이름도 길고 어렵네요.
그런데, 그런데 이게 시술하는 데 법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하지는 않습니까?
-이 치료 방법이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닙니다.
정부 기관인 보건복지부가 신의료 기술로 승인한 치료 방법입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의료법에 근거해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신의료 기술 평가 업무를 위탁받아서 수행하는데요.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이 치료 방법을 유효한 기술로 판단하고 심의를 완료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보건복지부는 작년 7월에 이 치료 방법을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로 고시했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일반 병의원에서 이 기술을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신의료 기술로 지금 승인된 줄기세포 주사 치료인데 보험사는 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거죠?
-보험사의 주장을 세 가지로 들어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이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보건복지부 고시에서 정하고 있는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 치료법이 무릎 관절염 환자면 다 이렇게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적용 대상이 정해져 있습니까?
-네, 골관절염이 있는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이 치료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기준을 정해놓고 있는데요.
KL등급과 ICRS등급으로 분류됩니다.
-이게 항상 보험 분쟁할 때마다 나오는 게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일명 KCD인데 이거 다음으로 또 어렵습니다.
먼저 KL등급, 이게 뭡니까?
-KL등급은 무릎 골관절염의 정도를 평가하는 분류 체계인데요. 0에서 4등급으로 나눕니다.
줄기세포 주사 치료의 적용 대상은 2에서 3등급에 해당하는데요.
이는 X-ray 검사상 관절 간격이 명확하게 좁아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면 ICRS등급은 어떤 건가요?
-ICRS등급은 국제연골재생협회의 연골 손상 정도에 대한 분류 체계인데요.
마찬가지로 0에서 4등급으로 나눕니다.
3에서 4등급에 해당하면 줄기세포 주사 치료 적용 대상인데요.
3에서 4등급은 MRI 또는 관절경 검사를 통해서 연골이 50% 이상 손상된 환자들이 해당합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무릎 골관절염의 정도를 나타내는 분류 방식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보통 KL등급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인정한 의료 기술이고 지금 적용 대상에 대한 기준도 정해 놓았고
하동숙 씨도 거기에 해당하니까 치료를 받은 건데요.
그런데 왜 보험사에서는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을 했을까요?
-주치의는 위 등급에 해당한다고 판단을 해서 환자에게 처치를 했겠지만 보험사는
의료 자문 등을 통해서 주치의 판단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보험사는 결국 환자가 질병 치료 목적으로 줄기세포 주사를 맞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게 기준 등급이 있고 정확하게 나와 있는 우리가 분류 등급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왜 주치의와 보험 회사의 자문의의 의견이 다를 수가 있는 거죠?
-그러게요.
-이것은 KL등급이 수학적인 방법을 통해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X-ray 사진을 통해서
관절면이 좁아진 정도를 주관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환자를 직접 치료하고 또 진료한 주치의 입장에서는 기분 나쁘겠는데요.
-그렇네요.
-그럴 수 있습니다.
설령 자신은 의료인의 양심에 따라서 판단을 했더라도 최근의 분위기는
장사치로 치부되고 있는 상황이니까 목소리를 내기도 힘들 것입니다.
-참 이게 의사도 그렇고 환자도 그렇고 매우 난감한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입니다.
두 번째로 보험사가 무릎 줄기세포 주사 치료에 대해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이유, 뭡니까?
-다음으로 환자가 받은 치료가 보건복지부 고시가 정하고 있는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만
치료의 실질이 입원 치료가 아니라 통원 치료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손의료비 보험 중에 입원항목이 아닌 통원항목으로 적용해서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백내장 다초점렌즈삽입술과 관련한 실손의료비 보험금 분쟁에 대해서 저희가 다뤘지 않습니까?
-그렇죠.
-그렇죠.
기억이 납니다.
그때도 이 판단이 둘로 나뉘었던 것 같은데 맞죠?
-그렇습니다.
그중에서 법원은 24시간 내에 입원과 퇴원이 이루어지는 낮 병동 입원과 관련해서 6시간 이상
법원에 입원을 했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증상, 진단 및 치료 내용을 살펴봤을 때
그 치료의 실질이 입원 치료가 아닌 통원 치료라면 약관상 입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적이 있는데요.
보험사는 이 판결의 내용 그대로 무릎 주사치료에도 적용하는 것입니다.
이 판결 취지에 따라서 보험사는 무릎 줄기세포치료에 대해서 보통 1년에 5000만 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입원실손의료 담보항목이 아니라 하루에 25만 원 내지는
30만 원 정도만 지급하면 되는 통원실손의료 담보항목을 적용해서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사건의 경우 하동숙 씨는 골수를 채취한 부위에 계속 출혈이 있었고 주치의가
경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해서 1박 2일 입원을 한 거잖아요.
하동숙 씨는 입원으로 봐야 하지 않나요?
어떻습니까?
-하동숙 씨의 경우에는 합병증으로 시술 후에 재출혈이 발생하기도 했고
실제로 1박 2일을 입원했기 때문에 약관상 입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험사가 또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까?
-마지막으로 2017년 4월 이후에 판매된 실손의료비보험과 관련된 이슈가 있습니다.
이 시기에 판매된 실손의료비보험은 소위 3세대 실손보험이라고 불리는데요.
비급여 주사치료 비용을 특약으로 분리해서 따로 가입해야만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한 특징이 있습니다.
이 특약은 건강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 비급여 주사치료제에 대해서 보통 연 250만 원을 한도로 해서 보상을 합니다.
일부 보험사는 무릎줄기세포 주사치료를 약관상 주사치료에 해당한다고 해석을 해서
이 특약에 따라서 250만 원까지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휴대전화는 1세대, 2세대, 3세대가 되면 좋아지는데 3세대가 돼서 더 나빠졌다, 그렇죠.
그래서 이게 보험사 직원이 와서 비급여 주사치료에 해당하니까 250만 원만 지급하겠다, 이 말이네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보험 소비자들은 무릎줄기세포 주사는 골수를 채취하는 과정과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과정 등이 핵심인데 처치의 마지막 단계인 주사행위에만 집중해서
약관상 주사치료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니까요.
저희 같은 보험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 골수 채취하기 위해서 마취도 하고 해야 하는 과정이 결코 가볍지가 않은데.
-수술이에요.
-그런데 지금 주사치료로만 해석을 하면 불만이 많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많이 제기했는데요.
금융감독원은 올해 3월에 무릎줄기세포 주사와 관련된 보도 자료를 배포하면서 무릎줄기세포 주사치료를
약관상 주사치료로 전제한 다음에 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경우에는 이 특약에 의해서만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것처럼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서 보험 소비자 측은 감독원이 과도하게 보험사의 편을 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2017년 이후에 든 보험, 지금 골치 아픈 상황인데 그러면 여기에서 하동숙 씨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합니다.
-하동숙 씨의 경우에는 사실상 현 단계에서 혼자 힘으로 보험금을 지급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그렇죠.
-전문가에게 의뢰를 해서 보험금 청구를 진행하시거나 아니면 소송을 고민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릎 한 번 고치려다가 마음고생이 더 심하게 되셨는데.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동숙 씨와 같이 지금 분쟁을 겪지 않기 위해서 무릎줄기세포 주사치료 전에
꼭 확인해야 할 사항 그리고 주의 사항 있으면 좀 말씀해 주시죠.
-사실 이 치료는 병원에서 비용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별로 금액 차이가 매우 큽니다.
보통 치료 비용이 평균값에서 많이 벗어나는 경우에 보험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니까
가급적 여러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치료 전 치료 대상이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딱 5년 만이네. 여보세요? 로이어시에서요? 알겠습니다.
로이어시라면 여기서 딱 3시간 정도 거리네. 해외에 비하면 3시간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얼른 들어가자. 마누라랑 아이들이 엄청 반가워하겠지? 정리는 이만하면 됐고.
전임자가 썼다고 하더니 숙소는 깔끔하네. 인수 인계는 미리 받으면 된다고 했지?
전임자가. 한승수 여기 있네. 안녕하세요? 이번에 후임자로 가게 된 김정호입니다.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인수 인계받으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면 될까요?
-제가 오늘 출근을 안 해서 혹시 저희 집 근처로 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괜찮습니다. 주소 보내주세요.
-문자 보내겠습니다. 이거 결재받아서 처리하시면 됩니다.
-제가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시 한국에 복귀하시는 소감이 어떠세요?
-아직 얼떨떨합니다.
-저는 5년 동안 아이들이랑 떨어져 지내라고 하면 못 지낼 것 같은데 어떻게 견디셨습니까?
-공무원이 힘이 있습니까? 시키는 대로 해야죠.
-역시 대단하시네요. 먼 길 오셨으니까 식사 하시고 한잔 하시죠.
-좋습니다.
-한잔 하시죠.
-(해설) 해외 근무 기간 동안 술을 마시지 않았던 저는 적은 양의 음주를 했음에도 만취 상태가 됐습니다.
-김 팀장님은 술 많이 약하시네요.
-제가요? 원래는 안 이랬는데. 잠깐. 여보세요?
-여보. 예빈이가 열이 많이 나서 병원에 왔는데 큰 병원 가야 할 것 같다고.
-예빈이가? 일단 내가 바로 출발할게.
-괜찮습니까?
-저 일단 먼저 가봐야겠습니다.
-술이 많이 취하신 것 같은데요.
-애가 많이 아파서 급합니다. 그러면 일단 나중에 뵙겠습니다.
-괜찮겠지?
-예빈아, 조금만 기다려라. 아빠가 간다. 뭐지? 트렁크에 넣어둔 공이 굴렀나? 응.
-여보, 예빈이 괜찮아졌대.
-진짜? 다행이다.
-이제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 숙소에 가서 얼른 쉬어요.
-그래도 가봐야 하지 않겠나?
-예빈이 주사 맞고 잠든 데다 병원에 면회도 안 된대. 그냥 내일 낮에 와요.
-그래, 알겠다.
-뭐지? 쿵 한 것 같은데. 뒷 범퍼랑 살짝 부딪친 것 같은데. 어, 지금 도망가는 거야?
살짝이기는 해도 부딪쳤네. 사고 처리도 안 하고 도망을 가? 이대로는 못 넘어가지.
거기 경찰서죠? 제가 뺑소니를 당했는데요.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구세요?
-경찰입니다. 신고받고 나왔습니다.
-신고? 신고요?
-김정호 씨가 앞사람과 부딪친 후 도주했다는 신고를 받았습니다.
-도주. 차랑 부딪친 적도 없는데요.
-혹시 음주하셨습니까?
-반주로 소주 한 병.
-음주 측정하겠습니다. 더, 더, 더. 0.14 면허취소 수치네요. 거기다 도주까지 하셨고.
일단 인적 사항 알려주시죠.
-아니, 도주는 안 했습니다. 저는 사고 난 줄도 몰랐다고요.
-그거는 나중에 따지시고요. 김정호 씨, 인적 사항 알려주시죠.
-저 진짜 억울합니다, 진짜.
-음주 운전을 한 것은 명백하게 잘못한 행위이지만 도주범으로까지 몰린 것은
좀 억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도 다소 좀 억울한 측면이 있지 않나 그렇게 한번 생각을 해 봤는데
어쨌든 빨리 해결책을 제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건 정리합니다. 더로이어 사건 번호 제436호입니다.
공무원 신분으로 해외 근무를 마친 후 국내에 복귀한 김정호 씨.
자신의 주거지와 3시간 정도 떨어진 지역으로 근무 발령을 받게 됐는데요.
업무 인수인계를 받기 위해 전임자 한승수 씨를 만났다가 식사와 함께 약간의 음주를 했습니다.
술이 많이 약해진 탓에 적은 음주량에도 거의 만취 상태에 이르렀는데요.
이때 아내로부터 아이가 아프다는 전화를 받게 됐고
판단력이 흐려진 김정호 씨는 운전대를 잡고 말았습니다.
주거지를 향해 가던 중 앞 차와 경미한 교통사고가 났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한 김정호 씨.
때마침 아이가 괜찮아졌다는 전화를 받은 후 숙소로 차를 돌렸습니다.
이후 도주 혐의로 신고를 받은 경찰이 찾아왔고 음주 측정까지 하게 돼
음주 운전 및 도주치상죄가 적용된 상황입니다.
-아이가 아프다는 이야기에 음주 운전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명백히 잘못한 행위이기는 하지만.
-그렇죠.
-그런데 김정호 씨가 지금 자신이 진희 씨 차량을 충격한 사실을 지금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권영우 변호사님, 어떻습니까?
-맞습니다.
김정호 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했고 최진희 씨 차량을 충격할
당시 사고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는데요.
그런데 김정호 씨는 사고를 인지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고의 정도가 아주 경미했기 때문에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구호 조치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을 정도인 상황이었다.
그래서 자신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중요한 포인트가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구호 조치가 필요했었느냐.
그리고 사고를 인지하고 도주한 게 맞느냐. 이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저도 법대 나온 사무장으로서 똑같은 포인트를 짚어봤습니다.
-묻어가시는 건가요?
-그럴까요?
-그다음에 먼저 구호 조치가 필요했었는지 이걸 먼저 따져봐야 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피해자에게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여
구호 조치의 필요성이 있음에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구호 조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대법원 판례를 먼저 살펴봐야 하는데요.
생명, 신체에 대한 단순한 위험에 그치거나 형법상 상해에 평가될 수 없을 정도의 극히 하찮은 상처로써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고 그로 인하여 건강 상태를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구호 조치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태도입니다.
-그러면 그 확립된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봤을 때 이 김정호 씨는 구호 조치가 꼭 필요하지 않았던 상황 같거든요.
그렇다면 이게 도주 치상죄로 처벌하지는 않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건 좀 더 살펴봐야 합니다.
앞서 드린 판례와 상반되는 견지의 대법원 판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뺑소니 운전자를 처벌하기 위하여 규정된 법률의 입법 취지상 구호 조치의 필요성은
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의 나이와 그 상해의 정도, 사고 뒤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는데요.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측에서
구호 조치가 불필요함을 적극적으로 표명하였거나 기타 응급적인 조치가 필요 없다는 사정이
사고 직후의 시점에서 객관적이고 명확히 드러나야 할 것이고 단지 외관에 상처가 없었거나
피해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것으로 사후에 판명되었다는 등의 사유만으로 가벼이
그러한 필요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김정호 씨가 사고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최진희 씨가 지금 이 사고로 인해서 다쳤느냐, 다치지 않았느냐 이 부분이
구호 조치의 필요 여부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맞습니다.
이러한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사후에 주치의로부터 2주 이상의 상해 진단을 받는 등 피해 호소한다면
이는 곧 당시 운전자에게 구호 조치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건을 조금 더 조사해 본 결과 이 사안에서는 사고가 경미하였고 교통사고를 입은
최진희 씨가 병원에 1회 방문을 한 사실이 있으나 특별히 추가 치료를 받거나 상해 진단은 받은 사실은 없었습니다.
-피해자가 병원에서 2주 이상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 반대로 실제로 다치지 않으면 도주 치상죄가 성립하지 않게 되는 건가요?
-도주 치상죄가 성립하려면 결국 구호 조치의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구호 조치의 필요성이 인정되려면 피해자에게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여야 하는 것인데
앞서 설명해 드린 대법원 판례의 취지대로 피해가 비교적 경미하다는 사정만으로
구호 조치의 필요성이 없었다고 가볍게 판단하여서는 안 되지만 실제로 피해자가 다치지 않았다면
도주 치상죄가 성립되지는 않는 것이 맞습니다.
-그럼 김정호 씨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피해자 최진희 씨의 경우 병원을 방문한 사실이 있으나 추가 진료를 받은 사실이 없어
상해가 발생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고요.
자연적으로 호전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이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경우에는 수사 기관 또는 법원에 사고로 인한 충격이 경미하였던 사정과
피해자가 추가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피해자의 진술에 기반한 상해진단서를 믿을 수 없는 점 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여
피해자에게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고 당시 구호 조치가 필요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꼭 구호 조치가 필요하지는 않았다고 이렇게 본다면 김정호 씨가 사고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그 자리를 떠났던 이게 도주 치상죄로 보기는 힘들지 않겠습니까?
-사고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였다면 도주하였다고 볼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고의 여부는 일반인의 기준에서 판단하는 것이고 김정호 씨의 경우 만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사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다만 김정호 씨 사건의 경우 구호 조치의 필요성이 없었다고 보이기 때문에 도주 치상죄의
도주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반면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기 때문에
도주 치상죄와 경합 관계에 있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죄에는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도주 치상죄는 아니지만 사고 후 미조치죄 여기에는 해당한다 이 말이네요.
-그리고 저는 궁금한 게 이 사건과는 다르게요.
지금 사고 운전자가 구호가 필요한 현장을 이탈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위반에 해당하는 사항이라면 그러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치상죄는 징역 1년 이상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매우 중형으로 규정되어 있고 면허 결격 기간 또한 4년으로 음주 운전보다 길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음주운전을 사고를 냈고 음주 사실을 들킬까 봐 사고 현장을 이탈했는데
뺑소니 처벌을 피할 방법이 없느냐 하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어렵다고 보시면 됩니다.
드라마 속 김정호 씨처럼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다면 그 자리에서 사실을 밝히고
음주운전 등 잘못된 부분에 대한 처벌을 받는 것이 맞겠습니다.
-그러면 변호사님 보시기에 김정호 씨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됩니까?
-음주운전과 사고 후 미조치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고요.
만약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도주치상죄로 기소된다면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구호 조치의 필요성이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피해자인 최진희 씨와 합의를 하고
피해자를 통하여 특별히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다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탄원서를 제출한다면
처벌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오늘도 촉이 오셨습니까?
-목소리가 이러면 대부분 다 촉이 옵니다.
-무섭습니다.
-그러면 일단 이게 김정호 씨가 제가 지금 드라마에서 보니까 해외 갔다가 돌아온 공무원입니다.
신분이 공무원이면 직장 내에서 또 다른 직장 내 징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어떻습니까?
-맞네요.
-맞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공무원은 형사 처벌뿐만 아니라 징계도 받습니다.
음주운전의 경우 횟수에 따라서 감봉부터 파면, 사고로 인하여 상해 또는 물적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임 또는 정직, 사망 사고의 경우 파면 또는 해임, 인적 피해 후 도주한 경우에는
파면 또는 해임으로 모두 중징계에 해당합니다.
-그러면 김정호 씨도 중징계 처분을 받나요?
-김정호 씨는 공무원으로서 신분상 특수성이 있었기 때문에 특가법상 도주치상죄로 기소되어
처벌된다면 공무원 징계 규정상 파면 또는 해임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볼 때 도로교통법 위반, 그러니까 사고 미조치와 음주운전만으로
처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행히 파면이나 해임 처분은 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입니다.
그런데 간혹 징계 처분에 대해서 억울하다 하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은데
그런 경우에 다퉈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징계 처분을 받게 되면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서 소청심사나 행정소송을 제기해서 다툴 수는 있습니다.
물론 사안마다 다르겠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이상 처분을 변경하거나 취소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공무원들은 사실 신분상의 특수성 때문에 음주운전이나 또는
특가법상에 기소당하지 않는 부분들을 조금 주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그러면 운전자로서 이런 사고를 예방하는 팁, 어떻게 하면 이런 사고가 났을 때 사후 조치를 하면 좋겠다.
이런 게 있으면 이야기를 해주시죠.
-어떤 일이든 규정대로, 규칙대로 하는 게 예방에는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항상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운전 전후로는 음주를 삼가야 합니다.
특히 다음 날 일찍 운전해야 한다면 밤에 음주량을 조절하시는 게 좋겠는데요.
이른바 숙취 운전으로 처벌받는 분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맞아요.
음주운전만큼 숙취 운전도 위험하기 때문에 주의를 하셔야 할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또 운전자보험이나 자동차보험을 들어두는 것도 사고 대처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통상적인 교통사고일 경우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형사 처벌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12대 중과실 사고 그리고 사망 사고, 중상해 사고의 경우에는 형사 처벌됩니다.
이 부분도 유념하셔야겠는데요.
이 경우에는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 조력과 피해자와의 합의가 필수적이죠.
이때 운전자보험에 가입하면 음주운전 그리고 특가법상 도주 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제외하고는
변호사 비용, 형사 합의금 그리고 벌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으니까 반드시 가입해 두는 게 좋겠습니다.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정호 씨께 한 말씀 해주시죠.
-음주운전으로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가 늘어나면서 음주운전은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두의 안전을 위하여 다시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