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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스페셜 - 신의 한 수, 대학, 도시를 구하라

등록일 : 2024-03-11 14:36:39.0
조회수 : 116
-어서 오세요.
-사장님, 안녕하세요?
-자네 혹시?
-저 01학번 준석이요. 잘 지내셨어요, 사장님?
-나야 뭐 늘 잘 지냈지.
자네도 잘 지냈지?
-네.
사장님은 어떻게 똑같으세요.
-똑같긴, 이 주름 봐.
그런데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어.
-폐교된 이후에 이 동네 처음 왔는데 기분 참 묘해요.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이 동네에서 제일 오래된 책방 윤 씨 형님도 가게 문 닫고
고향 내려가고 이 동네 우리 가게만 남았어.
완전 폐허나 다름없어, 이 동네.
-이 앞에 지하철역 이름 바뀌었던데요?
-그래.
역 이름이 우리 학교 이름이었잖아.
처음에는 말이야, 설마 이 큰 대학이 없어지겠어, 했지.
그런데 막상 정리되려니까 금방 정리되고 학생들도 그냥 순식간에 빠져나가더라고.
-제 모교가 사라졌어요.
이게 말이 돼요?
-교직원들이나 교수님들 월급 못 받은 사람들 많다던데.
-사장님, 불 깜빡거려요.
-나도 가게 접을 때가 됐나.
-학교가 원망스러우시죠?
-나보다야 학생들이나 교수님들이 더 속상하겠지.
봄 되면 캠퍼스 벚꽃이 환상적이었는데 이제 그것도 못 보게 생겼다.
나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가게 문 닫고 다른 데로 가야 하나 고민했었어.
그런데 여기 주민들도 그렇고 이렇게 자네처럼 찾아오는 사람도 있고 해서 막상 여길 떠날 수가 있어야지.
그래도 폐교된 저 대학도 이 동네도 옛날처럼 사람들로 북적댔으면 하는
바램으로 내가 여기를 지키고 싶어.
-(해설) 청춘의 설렘으로 가득했던 캠퍼스.
대학의 사계절은 싱그럽고 풍요했죠.
그토록 넉넉했던 대학의 시계가 멈춰버렸습니다.
학생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고.
대학의 추억은 서글픈 흑백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당신들의 대학은 안녕하신가요?
-그렇죠.
-(해설) 한때 학생들로 넘쳐났던 대학이 있습니다.
전남 광양에 위치한 광양보건대입니다.
보건의료계열 특화 대학으로 지역에서는 취업 잘 되는 학교로 불렸죠.
한때 구성원만 3000명에 달했던 대학 하나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었습니다.
-그래요?
-지금은 어떤가요?
-(해설) 한 도시의 유일한 대학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현재 광양보건대는 100명 남짓한 학생들만이 캠퍼스를 오가고 있습니다.
올해 입학생 28명.
신입생 충원율은 6.8%로 참담합니다.
학생들이 떠난 대학은 미래가 없다고 본 걸까요?
정부는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까지 학생들에 대한 재정 지원을 끊었습니다.
이런 대학이 전국적으로 21곳에 달합니다.
학생들은 떠났고 캠퍼스는 공허함만 가득합니다.
남은 학생들을 지키자고 교수들은 사비를 털어 장학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대학을 연명시키는 일은 남겨진 자들의 몫이 됐지만 뿌옇게 내려앉은
먼지만큼이나 대학의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해설) 경영 위기를 견디지 못한 대학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40년 역사를 뒤로하고 폐교된 동부산대.
오랜 시간 방치된 캠퍼스는 이제 폐허나 다름 없습니다.
대학의 위기와 몰락.
2000년부터 지금까지 대학 20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폐교 뒤 이어진 대학로의 침체와 지역 상권의 붕괴.
모교의 졸업장으로 내 전문성이 인정받을까.
지역대의 소멸이 기정사실화 되는 게 아닐까.
당시 동부산대 문제를 취재한 학보사 기자를 만났습니다.
-아니면 초등학교 때.
-(해설) 꽃이 피고 계절이 바뀌어도 이제 이곳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무너진 대학을 따라 대학로의 불도 완전히 꺼졌습니다.
대학 없는 대학로를 홀로 지키는 고깃집 사장님은 그 시절, 그때가 몹시 그립습니다.
-직접적으로 매출이라든지.
-많이 차이 나죠.
-얼마나 타격을 입으셨습니까?
-한 2분의 1에서 3분의 1.
-그 정도.
지금 그립지 않으세요?
-그렇죠, 엄청 그립지.
생각이 나요, 지금 머릿속에.
-얼마나 그리우신가요, 요즘에?
-그거는 우리 자식 보듯이 그래요, 우리 자식 보듯이.
-자식 보듯이.
-그렇죠.
그렇게 그리워요.
그 사람들이랑 같이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마음.
그래서 지금 음식도 가격이 싼 이유가 삼겹살도 그렇고 고기도 좋게 하고 내가
작업을 하니까 질을 좋게 해서 학생들이 잘 먹게 하려고.
-(해설) 대학이 멈춘 지금 도시도 함께 무너지고 있습니다.
무너진 도시에서 대학의 생존과 존속을 바라는 건 실체 없는 희망일까요?
도시와 대학, 대학과 도시.
어쩌면 운명 공동체일지도 모릅니다.
함께 살 것이냐, 죽을 것이냐.
이제는 서로에 대한 악수가 아닌 묘수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골리앗크레인이 단돈 1달러에 팔려 가던 날.
스웨덴의 시민들은 부둣가로 나와 눈물을 흘렸습니다.
스웨덴 국영방송은 장송곡을 틀며 애도했죠.
말뫼의 눈물입니다.
말뫼는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일자리 3만 개가 사라졌고 실업률은 22%까지 치솟았습니다.
-(해설) 쇠퇴 일로 위기의 도시, 말뫼가 던진 신의 한 수는 대학이었습니다.
매력적인 대학을 설립해 유럽의 젊은이들이 품에 안은 도시의 내일을 꿈꿨습니다.
도시 한 가운데 심장부에 말뫼대학교를 설립한 것이죠.
고등 교육이야말로 도시 생존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본 겁니다.
-(해설) 5개의 단과대로 이루어진 말뫼대의 핵심은 학문의 융합입니다.
학과, 학부 간의 장벽을 허물고 융합 연구에 중점을 뒀습니다.
화학과 의학, 환경과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연구 체계를 구축했고 IT와 디자인을 융합해 독창적인 창작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바타와 어쌔신 크리드 등으로 유명한 게임 제작사 매시브 엔터테인먼트가 그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학문의 경계에서 도전을 원하는 우수한 연구진들이 말뫼대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개교 25주년을 맞은 말뫼대는 유럽의 대표적인 글로벌 대학으로 몸집을 키웠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2만 6000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이들이 쓰는 언어만 150개가 넘습니다.
UN보다도 많은 언어가 하나의 대학 안에서 호흡하고 있는 셈이죠.
-(영어)
-(해설) 개교 25주년 축제가 열렸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신입생들의 환영 인사가 이어지네요.
-(해설) 인사를 나누고 함께 게임도 하며 서로에 대한 어색함을 덜어냅니다.
지역 주민들도 함께했습니다.
학생들이 마련한 주점에서 맥주 한 잔에 이야기를 나누고 퀴즈쇼와 공연을
즐기며 축제 분위기에 흠뻑 빠집니다.
이처럼 도시의 대학은 학업과 연구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하기도 하죠.
말뫼대 역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베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햇살 가득한 아름다운 대학 도서관은 조건 없이 개방해 지역민들에게 배움과 문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말뫼 시민들이 말뫼대를 아끼고 신뢰하는 이유겠죠.
말뫼대를 중심으로 도시의 노동과 교육은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말뫼대와 말뫼시, 또 정부가 출자해 미디어에볼루션시티가 태동했습니다.
국가, 대학, 지역이 서로 연계해 만들어낸 스타트업 육성센터입니다.
이곳에는 수백 개의 회사,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제조업부터 지식 산업, 글로벌 대기업과 스타트업까지 한 공간에서 공존하고 있습니다.
-(해설) 특이한 점은 미디어에볼루션시티가 단순한 창업 육성 센터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들은 대규모 글로벌 콘퍼런스를 매년 자체적으로 열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10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말뫼로 몰려 새로운 기술을 발표하고 학문과 산업 간 융합을 토론합니다.
그리고 유럽은 말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죠.
또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시민들이 직접 연사가 되어 발표를 하고 공무원이 질문을 던집니다.
시민도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도시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주체로 나선다는 겁니다.
-(해설) 말뫼 대학이 세워지고 수많은 기업들이 들어서면서 말뫼는 극적인 변화를 겪습니다.
도시 침체가 극심했던 1990년대 23만 명에서 지난해 35만 7000명, 10년 뒤에는 40만 명을 돌파할 전망입니다.
더 놀라운 건 평균 연령입니다.
말뫼의 전체 인구 절반이 35세 미만이고 10명 중 4명은 20대 미만입니다.
젊은 세대들이 말뫼를 택한 배경에는 도시 이미지도 있습니다.
노동 집약적인 제조업에서 벗어난 말뫼는 친환경 지식 도시로써의 비전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말뫼의 거리를 나서면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요.
470km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도시 전체 교통의 30% 이상이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취재진이 어렵게 만날 수 있었던 일마 리팔루 전 시장 역시 자전거가 주 교통수단인데요.
일마 리팔루 전 시장은 19년 임기 동안 친환경 도시 비전을 일관되게 추진했습니다.
친환경이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 유입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본 겁니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유럽의 첫 번째 탄소 중립 도시.
친환경 비전은 미래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했고 이런 선순환 구조는 말뫼를
더욱 젊고 희망찬 도시로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UN 환경 계획은 말뫼를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말뫼의 지역사회는 더 젊고 활기찬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합니다.
그 아이디어는 적극적으로 인구 정책으로 이어집니다.
심지어 민간 단체 주도로 말이죠.
-(해설) 고용 지표를 살펴볼까요?
말뫼에서만 매일 9개의 새로운 회사가 생깁니다.
지난해 새로 설립한 회사만 3000개가 넘습니다.
이들 기업체가 낸 신규 채용 공고만 하루 134개에 달합니다.
35만 도시인 말뫼로 출퇴근하는 다른 지역 직장인은 7만 8000명.
정주 인구의 25% 정도가 매일 유입된다는 건데 말뫼의 낮과 밤은 꽤 다른 셈입니다.
말 그대로 말뫼는 도시 대전환 프로젝트에 성공한 것이죠.
20년 동안 근로자는 64%, 사업체는 무려 71%가 늘어난 드라마틱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말뫼의 고용 증가율은 8%로 수도 스톡홀름은 물론 스카네주와 스웨덴 평균을 압도합니다.
잘 지은 대학 하나가 도시를 180도 바꿀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거죠.
-(해설) 대학이 말뫼의 핵심 소프트웨어라면 하드웨어도 필요하겠죠.
말뫼는 2000년 스웨덴과 덴마크 정부를 설득해 스웨덴 말뫼와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을 잇는 다리를 설치했습니다.
총길이 16km의 외레순 대교입니다.
이 다리를 통해 덴마크에서 스웨덴으로 또 스웨덴에서 덴마크로 매일 7만 5000명의 사람들이 오갑니다.
개통 이후 2억 8000만 승객이 열차를 타고 이 외레순 다리를 건넜습니다..
가깝고도 먼 도시였던 덴마크 코펜하겐이 이제 옆 동네가 된 거죠.
코펜하겐과 동일 생활권이 되면서 일명 외레순 벨트는 북유럽 지역 최대 규모의 노동 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말뫼의 인구가 급증하고 대학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외레순 다리의 역할이 컸습니다.
-(해설) 대도시와 주변 도시는 하나의 생활권을 이룹니다.
광역 경제권을 통해 메가시티로 만들자는 시도는 늘 있어왔죠.
스웨덴 말뫼에서 차로 15분을 이동하면 룬드가 나옵니다.
인구 13만 명의 이 작은 도시는 세계 100대 대학이자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대 룬드대학교를 품고 있습니다.
도시 자체가 대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대학을 중심으로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세계적인 연구 시설이 룬드에 있습니다.
-(해설) 스웨덴의 대표적인 교육 도시가 가진 강점은 명확합니다.
룬드 지역 고등학생 10명 중 6명은 다른 지역 출신입니다.
이들은 룬드에서 공부하고 룬드에서 일하는 걸 선호합니다.
-(해설) 이들은 더 큰 도시로 가기를 원할까요?
-(해설) 룬드와 말뫼, 룬드대와 말뫼대.
두 도시와 대학은 서로의 장점과 한계를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해설) 대학을 중심으로 성장한 도시들이 서로 협력한 결과는 원 플러스 원 이상입니다.
스웨덴 남부 스카네주 전체에서 말뫼와 룬드가 차지하는 일자리는 무려 40%가 넘습니다.
말뫼와 룬드는 자타공인 북유럽의 중심 엔진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해설) 2040년 지방자치단체 896개가 소멸할 것이다.
멀고도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의 이야기입니다.
2014년 마스다 보고서가 발표된 뒤 일본 열도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지자체마다 저출생과 고령화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인구 11만 명의 작은 온천마을 오이타현 벳푸시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벳푸시는 도시 소멸의 대안으로 2000년 대학을 설립했습니다.
그것도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지극히 드문 콘셉트의 대학이었죠.
-곤니치와.
-(해설) 학생과 교직원 50%를 외국인으로 유학생 출신 국가는 50개국 이상.
이 무모한 계획은 무조건 실패할 것이란 반응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벳푸는 도쿄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개교 20년이 지난 현재, 재학생 6000명 중 절반은 외국인으로 채워졌습니다.
목표치인 50개국의 2배인 106개국 출신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전 세계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APU를 택한 것입니다.
캠퍼스를 잠깐만 둘러봐도 글로벌 축제의 장을 방불케 합니다.
APU의 수업 현장은 어떨까요?
모든 수업의 90%는 영어로 진행됩니다.
-(영어)
-(해설) 다국적 학생들이 APU를 선택하는 배경이기도 하죠.
-(영어)
-(해설)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함께 팀을 이뤘습니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학생들.
가을 학기 첫 수업이라 그런지 서로 어색한 기운이 느껴지기는 하죠?
-(일본어)
-(해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들은 오랜 친구였던 것처럼 함께 어우러져 이 시간을 즐깁니다.
Dream Country였던 일본을 건너 온 파키스탄 출신의 라렌은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먼 타국에서도 망설임 없이 APU를 택했습니다.
-(해설) 작은 시골 마을에 초 글로벌한 대학이 들어서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방인의 도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주민들의 우려.
지자체를 상대로 대학 유치를 위한 예산도 확보해야 했습니다.
-(일본어)
-(해설) 우수한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일본 내 기업들도 설득해야 했습니다.
APU는 학교를 짓기 전 382개 기업으로부터 41억엔, 426억 원가량의
기금을 조성했고 온전히 학생들에게 투입해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영어)
-(해설) 로컬의 글로벌.
이른바 글로컬의 성공은 대학과 지자체,
기업이 공동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동행한 결과입니다.
APU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선발한 슈퍼 글로벌 대학에 고베대학 등 유명 대학을
제치고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APU가 지역사회 미치는 영향도 상당합니다.
11만 3000여 명의 벳푸시 전체 인구의 6%가 APU 대학생과 교직원 가족들입니다.
학생들은 1학년 동안은 기숙사 생활을 하지만 다음 학년부터는 자유롭게 벳푸시
시내에 있는 숙소나 홈스테이 생활을 하곤 합니다.
APU 학생들이 벳푸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벳푸의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어)
-(해설) 이곳에서의 글로벌한 경험은 미래의 큰 자산이 됩니다.
국제 학생들은 4년 동안 일본 생활에 익숙해지고 다양한 문화 경험을 쌓게 되겠죠.
또 그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기업에 취업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설립, 젊은 층이 늘면서 활기를 되찾은 작은 온천마을 벳푸.
황무지에 걸었던 무모한 도전이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던 이 작은 온천마을을 다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해설) 말뫼와 벳푸.
완벽하게 다른 두 도시의 공통점은 한국의 지방 도시와 달리 젊은이들이 넘쳐난다는 겁니다.
젊은 세대가 도시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고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자체와 기업은 물론 시민사회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정보와 결정 과정에 도시의 주체들이 의견을 냈고 하나의 비전을 완성시켰습니다.
지역경제의 근간이었던 조선업을 포기한 말뫼는 대학을 통해 창업 생태계를 만들었고.
오래된 관광도시 벳푸는 기업이 원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애써 특정 산업을 육성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그저 도시에 몰린 젊은 세대들의 도전을 자유롭게 만들었고 무엇이건 실험하고 시도할 수 있는 시험대로 도시를 내놓았습니다.
한 도시의 미래 먹거리를 정하는 건 정부와 지자체의 특권이 아님은 분명해 보입니다.
-(해설) 대학과 지역과 동반성장이 본격적인 실험대에 올랐습니다.
정부는 최근 교육과 대학조직의 혁신, 지자체와 기업, 대학의 협력 등을
평가지표로 삼아 혁신안을 제출한 108개 대학 가운데 10곳을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했습니다.
5년 동안 1000억 원을 지원하는데, 추가로 선정될 20곳을 포함하면
3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공적 자금이 투입됩니다.
우리 대학들의 혁신안은 어떨까요?
전북대는 국제 캠퍼스로 유학생을 유치해 지역 인재를 확충하고.
순천대는 지역민에게 평생교육과 고등교육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합니다.
안동대는 인문학 기반의 지역 밀착형 특화 캠퍼스, 울산대와 포항공대는 지역
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혁신안으로 제출했습니다.
-(해설) 중앙 정부가 가진 대학에 대한 재정과 행정 권한을 지방 정부로
이전하는 변화도 시작됐습니다.
지역 사회 중심 대학 지원 체계 RISE입니다.
2025년부터 교육부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 예산 2조 원 집행을 지자체에 넘기고
지자체가 대학을 지원하는 내용입니다.
여기에다 공교육 혁신을 통해 지역 인재 양성에서 정주까지 지역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교육 발전 특구까지 도입됩니다.
중앙 집권적인 지원이 대학의 성장을 가로막은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거를 이제 시도지사들이 대학을 고민하게 만드는 거죠.
-(해설) 지역이 지역 발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습니다.
중요한 건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기 위한 협업적 거버넌스 구축.
함께 무엇을 해나갈지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입니다.
하지만 지자체와 대학, 기업, 시민사회까지 한국의 지역 사회는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고 있습니다.
-(해설) 한국판 말뫼가 탄생할 수 있을까요?
RISE, 글로컬30, 교육특구.
닮은 듯 다른 세 가지 정책적 시도들이 출발점에 섰습니다.
2조, 3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숫자만 본다면 장밋빛 미래가 그려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땅이 비옥해야 싹이 트고 꽃이 피겠죠.
저출산과 고령화의 그늘로 대학의 토양은 갈수록 척박해지고 있습니다.
대학 자체적인 뼈를 깎는 구조 혁신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습니다.
자체 정권을 가진 지자체는 대학과 기업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되고 기업은 도시의
비전을 이해하고 대학과 함께 담대한 동행을 시작해야 합니다.
혁신의 진정성이 시민들에게 닿는다면 장막을 걷고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후퇴하거나 혹은 전진하거나 지자체와 대학, 기업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도시의 비전을 찾아야 합니다.
-(해설) 당신의 대학이 사라진다면?
-(해설) 대학이 도시를 살릴 수 있을까요?
위기를 직시하고 같은 비전을 공유한다면 대학은 도시 완생을 위한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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