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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스페셜 - 호미반
등록일 : 2024-05-20 12:53:00.0
조회수 : 548
-(해설) 대한민국 동쪽 땅끝.
칠흑 같은 바다의 암흑을 밝히는 불빛이 반짝입니다.
지금까지 100년이 넘게 동해 바다를 밝혀온 이 불빛의 주인공은 호미곶 등대입니다.
인간이 밝히는 불빛이 사그라들면 서서히 수평선 너머 태양이 빛을 밝힙니다.
찬연하다 하는 말 외에 표현할 길이 없는 동해의 일출.
호미반도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세계 등대 유산으로 지정된 호미곶 등대가 있는 곳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인간이 밝히는 빛과 자연이 밝히는 빛이 공존하는 곳.
호미반도의 매력을 지금부터 함께 찾아가 보실까요?
-(해설) 따사로운 햇볕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봄날이면 뭍에는 봄꽃이 피고 바다에는 미역꽃이 핍니다.
맑은 바닷물 속에서 어서 나를 따달라고 손짓하는 것 같죠.
해녀들의 손길도 분주해집니다.
이른 아침부터 바다에 나와 바지런히 미역을 채취하는데요.
해남의 모습도 보이네요.
해남이든 해녀든 나이가 많든 적든 잡담을 나눌 짧은 시간조차 없습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미역의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풍성한 자연의 선물이 최고의 맛을 낼 때 분주히 거둬들여야 합니다.
맑은 바다에서 햇볕을 듬뿍 받고 자란 자연산 미역의 절반 이상이 경북 바다에서 자랍니다.
인공적인 비료를 주지 않고 오직 태양과 바다, 자연이 만들어 낸 식재료가 만났습니다.
향긋한 바다 내음이 가득한 한 상이 차려집니다.
호미반도에 왔으니 호미반도의 맛을 안 볼 수가 없겠죠?
해녀가 직접 잡은 재료들로 음식을 만드는 해녀 식당을 찾아가 봅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전복성게알미역국 그다음에 이거는 성게비빔밥.
-(해설) 맛이 어떨지 기대가 되는데요.
-먹어볼게요.
지금까지 제가 먹어본 성게알 중에서 제일 맛있어.
-감사합니다.
-진짜 성게알이랑 오이랑 김이랑 밥밖에 없는 거예요?
-네.
-이 자연의 간이 갖고 있는 매력이.
-(해설) 인공적인 것이 단 하나도 가미되지 않은 호미반도의 자연 그대로를 담은 미역국.
말할 생각도 잊고 숟가락질만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40년 넘게 물질을 해오신 성정희 해녀는 바다가 예전 같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계속 옛날만치 못하다 이런 얘기 하셨는데 언제부터 해녀를 하신 거예요?
-저는 해녀 한 지가 80년도 초니까 보통 해녀를 한다고 하면 10대에 많이 해요.
그런데 나는 30대 초반에 물질을 배웠어요.
그 당시에 제가 구룡포에 왔을 때는 해녀 수가 100명이 넘었어요.
엄청 물에 들어갈 때면 까마귀 떼같이 까맣더라고.
-사실 해녀 하면 제주를 생각하기 쉬웠는데 구룡포에도 예전에 그러면 100명 가까이 계셨다 그러면 꽤 큰 규모였던 거예요.
-그렇죠.
어마어마하고 큰 규모였죠.
-그러면 지금은 한 몇 분 정도 계세요?
-지금은 우리 구룡포리 해녀만 해도 우리 사실 구룡포 어촌계 해녀가 제일 많거든요.
37명.
-그러면 어느새 그래도 한 30년, 40년 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당시에 들어갔던 바다와 지금의 바다, 환경.
이런 것들이 그래도 많이 달라진 부분도 있을 것 같고요.
-많이 달라졌죠.
제가 제일 처음에 왔을 때는 멍게도 꽃밭을 이루고 첫째, 열합이다, 담치다여러 가지 용어가 다르더니만 온 돌에 자욱이 붙었어.
어느 시점인가 그게 멸종됐다시피 없더라고.
그리고 우뭇가사리 옛날에는 우뭇가사리 너무 많이 나서 학교 운동장에 말릴 정도로 자원이 풍부했어요.
-정말.
-그런데 지금은 거의 그것도 줄어들었어요.
줄고 지금 주 품목이 말똥성게, 보라성게가 제일 우리 해녀한테는 효자 품목이지.
-(해설) 채취한 미역은 손으로 일일이 다듬은 후 널어 말립니다.
평생 호미반도에서 물질을 해온 해녀들은 이제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었고 그동안 해녀의 수도 많이 줄었습니다.
바다와 인간의 삶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온 해녀들.
이들의 삶은 그 자체로 호미반도의 역사이자 문화입니다.
해녀 외에도 호미반도에는 왜 이걸 몰랐지, 싶은 보물이 가득한데요.
그 보물 중 하나가 바로 이 장기읍성입니다.
호미반도의 지역학을 오래 연구해 온 지역학자는 이곳을 꼭 둘러봐야 할 곳으로 꼽는데요.
최고의 전망을 선사하는 문화유산이기 때문이죠.
-선생님, 여기.
-그렇죠.
-올라오니까 저기는 바다고요.
-맞아요.
바다가 뒤에 있죠.
-여기는 산들이 다 둘러싸여 있고.
-산.
-진짜 여기 사방이 다 보이네요.
-그리고 또 보는 각도에 따라서 정말 다른 모습들을 다 볼 수 있고요.
-그래서 천혜의 요새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곳인 것 같아요.
-그렇죠.
이게 방어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성이긴 한데 또 그뿐만 아니라 안에 읍치가
있었으니까 읍성이자 산성, 이러한 곳이 장기읍성의 특징이에요.
-품고 있는 에너지가, 역사가, 시간이 진짜 쌓여 있는 게 느껴지고 아름다워요.
-그렇습니다.
장기읍성은 우리가 지금부터 한 1000년 전에 이미 만들어졌는데요.
토성으로 먼저 축조가 되었다가 조선 세종대에 와서 지금처럼 돌로 만들어진 석성으로 된 거거든요.
-그러면 이곳에 읍성이 존재해야 할 것에 대해서 더 확실하게 필요를 깨닫고 강화시키기 위함이었던 거잖아요.
-그렇죠.
사실 호미반도는 우리가 서울로 기준으로 본다면 가장 그러니까 동해 바다를 처음 만나는 전진기지다.
그런 면에서 호미반도의 의미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해설) 동해를 가장 먼저 만나는 전진기지.
그곳을 지키는 역할을 했던 장기읍성.
일제강점기 일본은 조선의 읍성들을 조직적으로 훼손시켰습니다.
다행히 장기읍성은 큰 훼손을 입지 않은 채 보존되어 원형에 가깝게복원됐습니다.
읍성을 따라 걷다 보니 익숙한 이름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우암 송시열 선생과 다산 정약용 선생.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총 700여 명의 유배자 중 220여 명의 학자가 이곳 호미반도로 유배를 왔다고 합니다.
-사실 유배라는 단어는 좀 슬프고 비통한.
-그렇죠.
-단어지만요.
사실 정쟁으로 막 가득했던 서울을 떠나서 이런 곳에 왔다고 생각을 해보면 사실 자연에서 위안도 받으셨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왠지 이곳의 어딘가에 아까 말씀해 주신 220여 분 이상의 분들
중에서도 송시열 선생님, 정약용 선생님 흔적이 혹시 남아 있지 않을까라는.
-그렇습니다.
-생각도 들어요.
-우암 송시열 선생님이 오셔서 심어 놓은 은행나무가 지금도 자라고 있고요.
그리고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거니셨었을 어떤 장기숲 물론그때의 숲의 흔적만큼은
없지만 나무들이 남아 있어서 이곳에서는 우암이나 다산 선생의 어떤 흔적들을 기릴 수가 있는 거거든요.
그런 당시 석학들이 오심으로써 이곳에서 이곳 주민들에게 어떤 유학을 퍼뜨릴 수
있는 그러다 보니까 이곳 장기에서는 가장 많은 서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일대에서.
그리고 그런 어떤 유학자이자 또 다산 선생은 실학자시잖아요.
그래서 이곳에 오시고 보니까 어촌 생활들이 보이는 거죠.
-그러네요.
-그래서 어촌 생활에서 조금 이렇게 개선이 되면 좋을 거라는 것이 다산 선생님의 눈에는 보였나 봐요.
그래서 그런 어떤 어민들에 대한 애민 사상을 통해서 어민들의 어떤 삶의
개선을 시키는 것들을 많이 여기서 개발하셨다고 합니다.
-(해설) 수도인 한양에서 860리나 떨어진 동쪽 땅끝.
이런 지리적인 이유로 호미반도에는 유배 문학이 꽃피었고 장기향교, 덕림서원,
봉덕서원 등 역사의 현장이 살아 있습니다.
이렇게 잘 남아준 이곳의 문화유 산을 지키는 건 우리 세대의 몫일 겁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호미반도.
조선 시대 호미반도는 유배지로도 유명했지만 이것으로도 유명했습니다.
바로 말을 키우는 목장인데요.
말은 당시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무기였죠.
호미반도의 말목장성은 조선 시대 최대 규모의 구경 목장으로 이곳에서 자란
장기마는 조선 최고의 군마로 불렸다고 합니다.
성 안에는 말에게 물을 먹이는 음수지가 50곳.
마구간이 무려 19채 있었다고 하니 그 규모가 굉장히 컸다는 걸 지금도 짐작할 수 있는데요.
-(해설) 조선 최고의 군마를 길러내기 위해 석성까지 쌓아 관리했던 말목장성.
하지만 1905년 을사늑약 이후 말목장성은 폐쇄됐습니다.
나무 울타리로 만들어진 목장들은 역사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이곳은 그때 쌓은 석축이 남아 있어 당시의 모습을짐작게 합니다.
8km의 돌담 중 약 5.6km가 남아 있는데요.
산책하기 좋은 코스니까요.
걸으면서 자연과 역사를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과메기와 대게 하면 떠오르는 구룡포항.
경북 최대의 어업 전진기지지만 1910년대까지 이곳은 한적하고 조용한 항구였습니다.
-(해설) 영일만에서 움푹 들어갔다가 호미곶에서 튀어나와 복잡한 해안선으로 이어지는 반도의 지형.
이런 지형 덕분에 호미반도에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 풍성한 해양생태계가 조성됩니다.
구룡포항의 풍성한 어족 자원을 좇아 이주해 온 일본인들은 이곳에 거리를 형성해 거주하게 됐고 그게 이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입니다.
우리에게는 드라마 촬영 장소로 더 익숙하죠.
하지만 여기엔 호미반도의 풍부한 수산자원을 일제가 침탈했던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단순히 사진 찍기 예쁜 곳으로만 기억하기보다는 우리 동해의 소중함과
호미반도의 풍성한 자연 자원 그 리고 그역사적 의미를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요?
해녀들이 살아온 곳.
조선시대 유배 문학이 꽃피웠던 곳.
풍성하고 다채로운 해양 생태계.
호미반도의 역사는 이 바다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깊고 푸른 동해는 언제 만들어졌을까요?
한반도와 일본은 원래 하나의 거대한 땅으로 붙어 있었고 신생대들어서면서부터 현재의 이 동해가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 호미반도는 신생대 지질연구의 보고라고 불립니다.
어떤 진귀한 보물들이 있는지 지금부터 만나볼까요?
-(해설) 호미반도는 신생대 지형과 지질을 닮고 있는 거대한 자연 박물관이기도 합니다.
그 매력에 빠져 호미반도의 지형과 지리에 대한 책을 매년 출간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고 해서 만나봤는데요.
-정말 전망이 좋죠?
-네, 구룡포 바다의 그냥 바위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뾰족뾰족한 주상절리?
저걸 주상절리라고 그러죠?
-연필 이렇게 꽂아놓은 것처럼.
-그런데 선생님, 제가 지금까지 그냥 머릿속에 기억하는 주상절리는 좀 크고 삐죽삐죽한 모습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구룡포의 주상절리들은 좀 낮고 파도가 자꾸 부딪히고.
그래서 그런지 약간 깎여 있고 동글동글한 느낌?
-맞습니다.
-뭐가 다른 건가요?
-네, 좀 다르죠.
우리가 제주도라든지 이런 데서 보는 주상절리는 대개 해안가의 절벽에.
-맞아요.
-위치를 하고 있잖아요?
얘도 처음에는 절벽을 이루고 있었을 텐데 파도가 수천 년, 수만 년 동안깎아서 이 절벽이 뒤로 후퇴하고 절벽에 깎인 흔적.
그러니까 주상절리로 된 절벽이니까 그 깎이면서 남아 있는 그런 부분.
이걸 우리가 파도의 침식으로 깎여서 만들어진 평탄한 지형, 그래서 파식대라고 해요.
그러니까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주상절리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파식대.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이렇게 길고 절벽이나 이런 걸 이루지 못하고 이렇게 깎인 모습으로 이렇게 보이는.
-(해설) 구룡포 주상절리는 용암이 분출되다가 갑자기 멈춘 듯한 모양이
다른 지역의 주상절리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데요.
수천수만 년 동안 파도에 의해 깎여서 이런 특징을 갖게 된 겁니다.
여기에서 30m만 옆으로 가면 또 다른 모습의 주상절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방금 보신 주상절리와 다르죠?
-진짜 아까 봤던 거랑 색깔이 확실히 달라요.
-그렇죠?
훨씬 밝죠?
-네.
그러 면 이거는 아까 그 검은색 주상절리와 어떤 게 다른 거예요?
-아까 걔는 돌을 검게 만드는 유색광물인 철분하고 마그네슘이 많은 대신에 얘는 수정 아시죠?
육각기둥.
-수정, 예쁜 거.
-그게 SiO2, 이산화규소 결정체거든요.
이산화규소가 얘들은 많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색이 훨씬 밝은 거고요.
그다음에 또 보시면 이 주상절리 기둥의 굵기가 아까 쟤보다 훨씬 가늘어요.
그건 무슨 의미냐면 얘는 저쪽에서 본 검은 주상절리보다 온도가 낮은 용암이 나와서 빨리 식기 때문에 이게 굵게
기둥을 만들지 못하고 가늘게 주상절리가 만들어진 거예요.
-이 구룡포 안에 굉장히 다채롭게 다양한 주상절리까지 다 볼 수가 있어요.
-그리고 여기 보시면 지금 얘가 기울어져 있는 경사 방향하고 그다음에 이쪽에 기울어져 있는 주상절리의 경사 방향하고.
어때요?
-달라요.
-다르죠?
-이거는 이 바다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이 주상절리는 측면, 바다 측면으로.
-맞습니다.
-옆면이에요.
이건 뭐가 다른 거예요?
-그러니까 이건 무슨 이야기냐면 이 주상절리가 한꺼번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아니라는 거죠.
그러니까 용암이 분출한 그 시기가.
-다르다.
-달랐던 거예요.
-세상에.
-(해설) 구룡포 주상절리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는 전혀 다른 모습의 주상절리가 있는데요.
밝은 빛깔을 띠는 이 주상절리는 유문암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유문암은 끈적끈적한 성질을 가져서 잘 흘러내리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자세히 보면 용암이 흐른 흔적이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입니다.
너무나 신비한 자연의 창작물이죠.
이번에는 또 어떤 신비로운 자연의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이곳은 9마리의 용이 승천한 곳이라는 뜻을 가진 구룡소인데요.
딱 보기에도 범상치가 않아 보이죠?
바위틈 사이로 바닷물이 뿜어져 나오는 것 보이시나요?
이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구룡소를 찾아온다고 합니다.
여기에도 알고 보면 아주 재밌고 신비로운 자연의 창조 과정이 숨겨져 있습니다.
-삼면이 이렇게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죠?
즉 파도의 침식으로 깎인 해식애가 빙 둘러쳐 있어서 전체적인 형태가 여기서만 해도 다양한 침식 지형들을 우리가 볼 수 있습니다.
이 앞쪽에 이렇게 도랑마냥 길쭉하게 바다로 연결된 이걸 파식구.
파도가 침식해서 만들어진 도랑.
그다음에 이 앞쪽에 이 울퉁불퉁한 면 있죠?
이게 바로 파식대.
그리고 지금 바위섬 같은 게 두 개 보이시죠?
바로 이 파도의 침식으로 해안이 후퇴하는 과정에서 얘들은 단단한
부분이라 침식을 견디고 남아 있는 아주 좀 규모가 큰 시스택이라고 우리가 이야기를 합니다.
정말 이 구룡소는 포항 호미곶 해안 지형 중에서도 침식 지형을 한군데
모아놓은, 침식 지형의 전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해설) 이번에는 호미반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촬영 스폿으로 이동해 볼게요.
해안선들을 따라 걷기 좋게 덱길이 조성된 이곳은 다채로운 모습의 해안 절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포항 해안에서 다양한 종류의 퇴적암, 특히 화산과 관련된 퇴적암들을 볼 수
있는 데가 포항처럼 그렇게 다양한 스펙을 가진 해안이 없어요.
그래서 이게 화산, 역암, 역은 자갈이라는 뜻이에요.
신생대라고 하는 지질 시대에 이 호미반도 쪽에 화산 활동이 꽤 많았었다는 이야기예요.
그때 그 화산 활동 때 분출된 화산 자갈이나 이런 여러 물질이 쌓여서
굳어서 만들어진 다음에 바로 파도가 깎아내서 절벽이 만들어진 겁니다.
-(해설) 덱 길 따라 조금 더 감상해 볼까요?
탁 트인 바다를 옆에 두고 걷다 보면 자연이 만든 다양한 모습의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해설) 단단한 암석과 바다, 그리고 태양이 빚어낸 작품.
알고 보니 너무 신비롭죠?
-(해설) 들으면 들을수록 신기하고 놀라운 호미 반도의 예술작품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진짜 두 눈을 크게 뜨게 될 거대하고 멋진 작품이 남아 있거든요.
바로 이 힌디기입니다.
-(해설) 다시 덱 길을 따라가면 바다 위, 평탄한 바위들이 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선녀가 노닐던 곳이라는 하선대입니다.
자연이 빚어낸 위대한 작품에 옛사람들도 감탄에 마지않았던 거죠.
새들도 쉬면서 자연의 풍광을 즐기는 곳.
수천만 년의 시간을 거쳐 호미 반도는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평평하게 깎인 바닷속 지형은 해안선이 융기하면서 논과 밭으로 변했습니다.
일출 명소인 호미곶 광장이 바로 그렇게 만들어진 해양 단구입니다.
호미곶 광장에서부터 해안선을 따라 유채꽃과 청보리, 그리고 메밀꽃이 계절 따라 장관을 이루는데요.
이곳들도 모두 해안 단구죠.
총 4개의 단으로 이뤄진 호미 반도 해안 단구는 동해안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안 단구라고 합니다.
포항시는 이렇게 동해안 해양에 생태, 인문, 역사 자원이 풍부한 호미 반도를
거대한 해양 정원으로 만들고 가꾸어 가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신라시대의 콘텐츠 저장고를 표방하고 있는 연오랑, 새오녀 테마공원은 그 초석 중의 하나인데요.
연오랑과 새오녀 설화는 삼국유사에 수록된 우리나라의 유일한 일월신화입니다.
-전시관 이름인 귀비고는요.
새오녀가 짠 비단을 보관했던 창고의 이름이라고 해요.
지금은 신라시대의 역사와 신화를 담아내는 콘텐츠 저장고로 변모한 거죠.
이 공원 전체가 신라시대 콘텐츠를 담고있는데요.
함께 둘러보실까요?
-(해설) 야외 공원에는 산책로를 따라 신라시대 마을과 대장간, 한국 뜰과 일본 뜰.
삼국시대 철기 문화의 의미를 상기시키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2023년 현재,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호미 반도는 어떤 곳일까.
제주 올레길의 창시자인 서명숙 이사장님을 만나봤습니다.
-진짜 바다 사이에 이렇게 길이 만들어져 있어요.
-수중길이네요, 완전히.
바당올레야, 바당올레.
-바당올레.
진짜 특별한 경험 같아요.
-제주도의 올레길, 올레 이름 들어보셨죠?
-물론이죠.
전 국민이 아는 이름이죠.
-그러니까 좁은 골목이라는 뜻이죠?
-좁은 골목, 좁은 개인의 골목길인 거죠.
-그러네요, 제주 바다도 아름답지만요, 선생님.
포항 바다도 이렇게 마주하니까 어떠세요?
-정말 저는 재작년에 처음 포항 호미반도 둘레길을 접했는데.
-그렇죠.
-그러게 말이에요.
-정말
-또 달라요.
-이 동과 서가 또 느낌이 아예 다른...
-맞아요.
이게 만의 성격과 구룡포는 또...
-바깥쪽으로 펼쳐져 있으니까.
-또 다르죠.
-완전히 다른 느낌이고.
지나가다 보면 곳곳에 역사적인 공간.
-맞아요.
-스토리가 있는 그런 어떤 포인트들도 굉장히 많더라고요.
제주도는 바다 쪽 길이 붙어서 있지.
-맞아요.
-이렇게 물과 물 사이에, 바다와 바다 사이에 이렇게 길은 없어서.
-여기는 진짜 특별해요, 이렇게 뭔가 물 위를 걷는 느낌도 들고.
-물 위에.
모세는 아니지만 우리가...
-물을 갈라 걸어가는 느낌도 있고.
-(해설) 한반도의 최동단에 위치한 호미반도 둘레길은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다양한 지형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일출 명소는 물론 일몰 명소도 있어서 황홀한 광경에 벅찬 감동을 받게 되는 걷기 좋은 길입니다.
호미반도 둘레길 중에는 이렇게 작고 아담한 갯마을을 끼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관광객이 많지 않은 한적하고 여유로운 풍경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데요.
마을의 낮고 하얀 담장이 눈길을 사로잡는 평화로운 이곳은 다무포 하얀마을입니다.
-(해설) 세월의 흔적을 담고 있는 소박하고 오래된 집들.
정감이 가는 낮은 벽과 귀여운 벽화들 덕분에 여행 좀 다녀본 사람들에게는
이미 뷰 맛집으로 유명한 마을인데요.
평화로운 어촌 마을의 모습에 보는 사람 마음까지 힐링 되는 기분입니다.
-(해설) 동해의 용궁을 일터로 평생을 살아온 갯마을 사람들.
소박하지만 정직하게 살아온 인해들의 순박한 삶 덕분에 자연과 인간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호미반도의 복잡한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이렇게 작고 소중한 갯마을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해설) 시간이 멈춘 듯 마음에 깊은 평화를 안겨주는 갯마을 풍경을
감상했으니 이번에는 바다를 정면으로 안을 수 있는 곳으로 가볼까요?
이곳은 장길리에 있는 보릿돌교라는 곳인데요.
탁 트인 바다를 향해 걸어가다 보면 가슴 속에 응어리졌던 모든 게 싹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올해 SNS를 달군 핫플이기도 하죠.
-(해설) 맑고 푸른 동해의 다양한 매력을 누릴 수 있는 호미반도.
하지만 여길 안 가 보신다면 마지막 정점을 못 찍은 거예요.
바로 동쪽 땅끝마을입니다.
동쪽으로 튀어나와 있는 호미반도에서도 최동단에 위치한 곳인데요.
-(해설) 단 한 순간도, 1초도 바다는 멈춰 있지 않습니다.
당연히 매일 새로운 쓰레기가 흘러 들어옵니다.
해양 생태계 입장에서는 매일 독이 흘러 들어오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일상처럼 습관처럼 누군가는 해양 생태계를 깨끗이 관리해야 합니다.
-(해설) 다른 한 무리는 전문적인 장비를 챙기는 모습인데요.
산소통도 챙기고, 수중 카메라도 필요한 일인 것 같은데, 이분들은 무슨 작업을 하는 걸까요?
-(해설) 호미반도는 멸종위기종인 게바다말과 새우말의 서식지입니다.
물고기들의 산란장과 서식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태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종이죠.
탄소는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블루카본의 대표적인 생물입니다.
호미반도 바다에서 게바다말과 새우말이 서식하는 곳은 25만 제곱미터에 달합니다.
정부는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해 호미반도 일원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링해 본 결과, 호미반도 해양 생태는 어떨까요?
-(해설) 맑고 푸른 바닷속, 해양 생태의 보고.
수천만 년 전 만들어진 땅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곳.
동쪽 땅끝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가득한 곳.
이 위대한 유산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호미반도 사람들은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합니다.
호미반도가 대한민국 동해안의 가치를 드높이는 국가 해양 정원으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우리의 노력은 계속됩니다.
-생태, 지질, 문화적 가치가 높은 호미반도 역시 우리가 어떻게 가꾸어 가느냐가 중요할 겁니다.
전 세계 인류가 감탄하고 기념할 만한 해양 정원으로 호미반도가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만들어 갈까요?
칠흑 같은 바다의 암흑을 밝히는 불빛이 반짝입니다.
지금까지 100년이 넘게 동해 바다를 밝혀온 이 불빛의 주인공은 호미곶 등대입니다.
인간이 밝히는 불빛이 사그라들면 서서히 수평선 너머 태양이 빛을 밝힙니다.
찬연하다 하는 말 외에 표현할 길이 없는 동해의 일출.
호미반도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세계 등대 유산으로 지정된 호미곶 등대가 있는 곳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인간이 밝히는 빛과 자연이 밝히는 빛이 공존하는 곳.
호미반도의 매력을 지금부터 함께 찾아가 보실까요?
-(해설) 따사로운 햇볕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봄날이면 뭍에는 봄꽃이 피고 바다에는 미역꽃이 핍니다.
맑은 바닷물 속에서 어서 나를 따달라고 손짓하는 것 같죠.
해녀들의 손길도 분주해집니다.
이른 아침부터 바다에 나와 바지런히 미역을 채취하는데요.
해남의 모습도 보이네요.
해남이든 해녀든 나이가 많든 적든 잡담을 나눌 짧은 시간조차 없습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미역의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풍성한 자연의 선물이 최고의 맛을 낼 때 분주히 거둬들여야 합니다.
맑은 바다에서 햇볕을 듬뿍 받고 자란 자연산 미역의 절반 이상이 경북 바다에서 자랍니다.
인공적인 비료를 주지 않고 오직 태양과 바다, 자연이 만들어 낸 식재료가 만났습니다.
향긋한 바다 내음이 가득한 한 상이 차려집니다.
호미반도에 왔으니 호미반도의 맛을 안 볼 수가 없겠죠?
해녀가 직접 잡은 재료들로 음식을 만드는 해녀 식당을 찾아가 봅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전복성게알미역국 그다음에 이거는 성게비빔밥.
-(해설) 맛이 어떨지 기대가 되는데요.
-먹어볼게요.
지금까지 제가 먹어본 성게알 중에서 제일 맛있어.
-감사합니다.
-진짜 성게알이랑 오이랑 김이랑 밥밖에 없는 거예요?
-네.
-이 자연의 간이 갖고 있는 매력이.
-(해설) 인공적인 것이 단 하나도 가미되지 않은 호미반도의 자연 그대로를 담은 미역국.
말할 생각도 잊고 숟가락질만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40년 넘게 물질을 해오신 성정희 해녀는 바다가 예전 같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계속 옛날만치 못하다 이런 얘기 하셨는데 언제부터 해녀를 하신 거예요?
-저는 해녀 한 지가 80년도 초니까 보통 해녀를 한다고 하면 10대에 많이 해요.
그런데 나는 30대 초반에 물질을 배웠어요.
그 당시에 제가 구룡포에 왔을 때는 해녀 수가 100명이 넘었어요.
엄청 물에 들어갈 때면 까마귀 떼같이 까맣더라고.
-사실 해녀 하면 제주를 생각하기 쉬웠는데 구룡포에도 예전에 그러면 100명 가까이 계셨다 그러면 꽤 큰 규모였던 거예요.
-그렇죠.
어마어마하고 큰 규모였죠.
-그러면 지금은 한 몇 분 정도 계세요?
-지금은 우리 구룡포리 해녀만 해도 우리 사실 구룡포 어촌계 해녀가 제일 많거든요.
37명.
-그러면 어느새 그래도 한 30년, 40년 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당시에 들어갔던 바다와 지금의 바다, 환경.
이런 것들이 그래도 많이 달라진 부분도 있을 것 같고요.
-많이 달라졌죠.
제가 제일 처음에 왔을 때는 멍게도 꽃밭을 이루고 첫째, 열합이다, 담치다여러 가지 용어가 다르더니만 온 돌에 자욱이 붙었어.
어느 시점인가 그게 멸종됐다시피 없더라고.
그리고 우뭇가사리 옛날에는 우뭇가사리 너무 많이 나서 학교 운동장에 말릴 정도로 자원이 풍부했어요.
-정말.
-그런데 지금은 거의 그것도 줄어들었어요.
줄고 지금 주 품목이 말똥성게, 보라성게가 제일 우리 해녀한테는 효자 품목이지.
-(해설) 채취한 미역은 손으로 일일이 다듬은 후 널어 말립니다.
평생 호미반도에서 물질을 해온 해녀들은 이제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었고 그동안 해녀의 수도 많이 줄었습니다.
바다와 인간의 삶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온 해녀들.
이들의 삶은 그 자체로 호미반도의 역사이자 문화입니다.
해녀 외에도 호미반도에는 왜 이걸 몰랐지, 싶은 보물이 가득한데요.
그 보물 중 하나가 바로 이 장기읍성입니다.
호미반도의 지역학을 오래 연구해 온 지역학자는 이곳을 꼭 둘러봐야 할 곳으로 꼽는데요.
최고의 전망을 선사하는 문화유산이기 때문이죠.
-선생님, 여기.
-그렇죠.
-올라오니까 저기는 바다고요.
-맞아요.
바다가 뒤에 있죠.
-여기는 산들이 다 둘러싸여 있고.
-산.
-진짜 여기 사방이 다 보이네요.
-그리고 또 보는 각도에 따라서 정말 다른 모습들을 다 볼 수 있고요.
-그래서 천혜의 요새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곳인 것 같아요.
-그렇죠.
이게 방어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성이긴 한데 또 그뿐만 아니라 안에 읍치가
있었으니까 읍성이자 산성, 이러한 곳이 장기읍성의 특징이에요.
-품고 있는 에너지가, 역사가, 시간이 진짜 쌓여 있는 게 느껴지고 아름다워요.
-그렇습니다.
장기읍성은 우리가 지금부터 한 1000년 전에 이미 만들어졌는데요.
토성으로 먼저 축조가 되었다가 조선 세종대에 와서 지금처럼 돌로 만들어진 석성으로 된 거거든요.
-그러면 이곳에 읍성이 존재해야 할 것에 대해서 더 확실하게 필요를 깨닫고 강화시키기 위함이었던 거잖아요.
-그렇죠.
사실 호미반도는 우리가 서울로 기준으로 본다면 가장 그러니까 동해 바다를 처음 만나는 전진기지다.
그런 면에서 호미반도의 의미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해설) 동해를 가장 먼저 만나는 전진기지.
그곳을 지키는 역할을 했던 장기읍성.
일제강점기 일본은 조선의 읍성들을 조직적으로 훼손시켰습니다.
다행히 장기읍성은 큰 훼손을 입지 않은 채 보존되어 원형에 가깝게복원됐습니다.
읍성을 따라 걷다 보니 익숙한 이름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우암 송시열 선생과 다산 정약용 선생.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총 700여 명의 유배자 중 220여 명의 학자가 이곳 호미반도로 유배를 왔다고 합니다.
-사실 유배라는 단어는 좀 슬프고 비통한.
-그렇죠.
-단어지만요.
사실 정쟁으로 막 가득했던 서울을 떠나서 이런 곳에 왔다고 생각을 해보면 사실 자연에서 위안도 받으셨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왠지 이곳의 어딘가에 아까 말씀해 주신 220여 분 이상의 분들
중에서도 송시열 선생님, 정약용 선생님 흔적이 혹시 남아 있지 않을까라는.
-그렇습니다.
-생각도 들어요.
-우암 송시열 선생님이 오셔서 심어 놓은 은행나무가 지금도 자라고 있고요.
그리고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거니셨었을 어떤 장기숲 물론그때의 숲의 흔적만큼은
없지만 나무들이 남아 있어서 이곳에서는 우암이나 다산 선생의 어떤 흔적들을 기릴 수가 있는 거거든요.
그런 당시 석학들이 오심으로써 이곳에서 이곳 주민들에게 어떤 유학을 퍼뜨릴 수
있는 그러다 보니까 이곳 장기에서는 가장 많은 서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일대에서.
그리고 그런 어떤 유학자이자 또 다산 선생은 실학자시잖아요.
그래서 이곳에 오시고 보니까 어촌 생활들이 보이는 거죠.
-그러네요.
-그래서 어촌 생활에서 조금 이렇게 개선이 되면 좋을 거라는 것이 다산 선생님의 눈에는 보였나 봐요.
그래서 그런 어떤 어민들에 대한 애민 사상을 통해서 어민들의 어떤 삶의
개선을 시키는 것들을 많이 여기서 개발하셨다고 합니다.
-(해설) 수도인 한양에서 860리나 떨어진 동쪽 땅끝.
이런 지리적인 이유로 호미반도에는 유배 문학이 꽃피었고 장기향교, 덕림서원,
봉덕서원 등 역사의 현장이 살아 있습니다.
이렇게 잘 남아준 이곳의 문화유 산을 지키는 건 우리 세대의 몫일 겁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호미반도.
조선 시대 호미반도는 유배지로도 유명했지만 이것으로도 유명했습니다.
바로 말을 키우는 목장인데요.
말은 당시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무기였죠.
호미반도의 말목장성은 조선 시대 최대 규모의 구경 목장으로 이곳에서 자란
장기마는 조선 최고의 군마로 불렸다고 합니다.
성 안에는 말에게 물을 먹이는 음수지가 50곳.
마구간이 무려 19채 있었다고 하니 그 규모가 굉장히 컸다는 걸 지금도 짐작할 수 있는데요.
-(해설) 조선 최고의 군마를 길러내기 위해 석성까지 쌓아 관리했던 말목장성.
하지만 1905년 을사늑약 이후 말목장성은 폐쇄됐습니다.
나무 울타리로 만들어진 목장들은 역사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이곳은 그때 쌓은 석축이 남아 있어 당시의 모습을짐작게 합니다.
8km의 돌담 중 약 5.6km가 남아 있는데요.
산책하기 좋은 코스니까요.
걸으면서 자연과 역사를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과메기와 대게 하면 떠오르는 구룡포항.
경북 최대의 어업 전진기지지만 1910년대까지 이곳은 한적하고 조용한 항구였습니다.
-(해설) 영일만에서 움푹 들어갔다가 호미곶에서 튀어나와 복잡한 해안선으로 이어지는 반도의 지형.
이런 지형 덕분에 호미반도에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 풍성한 해양생태계가 조성됩니다.
구룡포항의 풍성한 어족 자원을 좇아 이주해 온 일본인들은 이곳에 거리를 형성해 거주하게 됐고 그게 이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입니다.
우리에게는 드라마 촬영 장소로 더 익숙하죠.
하지만 여기엔 호미반도의 풍부한 수산자원을 일제가 침탈했던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단순히 사진 찍기 예쁜 곳으로만 기억하기보다는 우리 동해의 소중함과
호미반도의 풍성한 자연 자원 그 리고 그역사적 의미를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요?
해녀들이 살아온 곳.
조선시대 유배 문학이 꽃피웠던 곳.
풍성하고 다채로운 해양 생태계.
호미반도의 역사는 이 바다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깊고 푸른 동해는 언제 만들어졌을까요?
한반도와 일본은 원래 하나의 거대한 땅으로 붙어 있었고 신생대들어서면서부터 현재의 이 동해가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 호미반도는 신생대 지질연구의 보고라고 불립니다.
어떤 진귀한 보물들이 있는지 지금부터 만나볼까요?
-(해설) 호미반도는 신생대 지형과 지질을 닮고 있는 거대한 자연 박물관이기도 합니다.
그 매력에 빠져 호미반도의 지형과 지리에 대한 책을 매년 출간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고 해서 만나봤는데요.
-정말 전망이 좋죠?
-네, 구룡포 바다의 그냥 바위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뾰족뾰족한 주상절리?
저걸 주상절리라고 그러죠?
-연필 이렇게 꽂아놓은 것처럼.
-그런데 선생님, 제가 지금까지 그냥 머릿속에 기억하는 주상절리는 좀 크고 삐죽삐죽한 모습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구룡포의 주상절리들은 좀 낮고 파도가 자꾸 부딪히고.
그래서 그런지 약간 깎여 있고 동글동글한 느낌?
-맞습니다.
-뭐가 다른 건가요?
-네, 좀 다르죠.
우리가 제주도라든지 이런 데서 보는 주상절리는 대개 해안가의 절벽에.
-맞아요.
-위치를 하고 있잖아요?
얘도 처음에는 절벽을 이루고 있었을 텐데 파도가 수천 년, 수만 년 동안깎아서 이 절벽이 뒤로 후퇴하고 절벽에 깎인 흔적.
그러니까 주상절리로 된 절벽이니까 그 깎이면서 남아 있는 그런 부분.
이걸 우리가 파도의 침식으로 깎여서 만들어진 평탄한 지형, 그래서 파식대라고 해요.
그러니까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주상절리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파식대.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이렇게 길고 절벽이나 이런 걸 이루지 못하고 이렇게 깎인 모습으로 이렇게 보이는.
-(해설) 구룡포 주상절리는 용암이 분출되다가 갑자기 멈춘 듯한 모양이
다른 지역의 주상절리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데요.
수천수만 년 동안 파도에 의해 깎여서 이런 특징을 갖게 된 겁니다.
여기에서 30m만 옆으로 가면 또 다른 모습의 주상절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방금 보신 주상절리와 다르죠?
-진짜 아까 봤던 거랑 색깔이 확실히 달라요.
-그렇죠?
훨씬 밝죠?
-네.
그러 면 이거는 아까 그 검은색 주상절리와 어떤 게 다른 거예요?
-아까 걔는 돌을 검게 만드는 유색광물인 철분하고 마그네슘이 많은 대신에 얘는 수정 아시죠?
육각기둥.
-수정, 예쁜 거.
-그게 SiO2, 이산화규소 결정체거든요.
이산화규소가 얘들은 많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색이 훨씬 밝은 거고요.
그다음에 또 보시면 이 주상절리 기둥의 굵기가 아까 쟤보다 훨씬 가늘어요.
그건 무슨 의미냐면 얘는 저쪽에서 본 검은 주상절리보다 온도가 낮은 용암이 나와서 빨리 식기 때문에 이게 굵게
기둥을 만들지 못하고 가늘게 주상절리가 만들어진 거예요.
-이 구룡포 안에 굉장히 다채롭게 다양한 주상절리까지 다 볼 수가 있어요.
-그리고 여기 보시면 지금 얘가 기울어져 있는 경사 방향하고 그다음에 이쪽에 기울어져 있는 주상절리의 경사 방향하고.
어때요?
-달라요.
-다르죠?
-이거는 이 바다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이 주상절리는 측면, 바다 측면으로.
-맞습니다.
-옆면이에요.
이건 뭐가 다른 거예요?
-그러니까 이건 무슨 이야기냐면 이 주상절리가 한꺼번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아니라는 거죠.
그러니까 용암이 분출한 그 시기가.
-다르다.
-달랐던 거예요.
-세상에.
-(해설) 구룡포 주상절리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는 전혀 다른 모습의 주상절리가 있는데요.
밝은 빛깔을 띠는 이 주상절리는 유문암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유문암은 끈적끈적한 성질을 가져서 잘 흘러내리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자세히 보면 용암이 흐른 흔적이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입니다.
너무나 신비한 자연의 창작물이죠.
이번에는 또 어떤 신비로운 자연의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이곳은 9마리의 용이 승천한 곳이라는 뜻을 가진 구룡소인데요.
딱 보기에도 범상치가 않아 보이죠?
바위틈 사이로 바닷물이 뿜어져 나오는 것 보이시나요?
이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구룡소를 찾아온다고 합니다.
여기에도 알고 보면 아주 재밌고 신비로운 자연의 창조 과정이 숨겨져 있습니다.
-삼면이 이렇게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죠?
즉 파도의 침식으로 깎인 해식애가 빙 둘러쳐 있어서 전체적인 형태가 여기서만 해도 다양한 침식 지형들을 우리가 볼 수 있습니다.
이 앞쪽에 이렇게 도랑마냥 길쭉하게 바다로 연결된 이걸 파식구.
파도가 침식해서 만들어진 도랑.
그다음에 이 앞쪽에 이 울퉁불퉁한 면 있죠?
이게 바로 파식대.
그리고 지금 바위섬 같은 게 두 개 보이시죠?
바로 이 파도의 침식으로 해안이 후퇴하는 과정에서 얘들은 단단한
부분이라 침식을 견디고 남아 있는 아주 좀 규모가 큰 시스택이라고 우리가 이야기를 합니다.
정말 이 구룡소는 포항 호미곶 해안 지형 중에서도 침식 지형을 한군데
모아놓은, 침식 지형의 전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해설) 이번에는 호미반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촬영 스폿으로 이동해 볼게요.
해안선들을 따라 걷기 좋게 덱길이 조성된 이곳은 다채로운 모습의 해안 절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포항 해안에서 다양한 종류의 퇴적암, 특히 화산과 관련된 퇴적암들을 볼 수
있는 데가 포항처럼 그렇게 다양한 스펙을 가진 해안이 없어요.
그래서 이게 화산, 역암, 역은 자갈이라는 뜻이에요.
신생대라고 하는 지질 시대에 이 호미반도 쪽에 화산 활동이 꽤 많았었다는 이야기예요.
그때 그 화산 활동 때 분출된 화산 자갈이나 이런 여러 물질이 쌓여서
굳어서 만들어진 다음에 바로 파도가 깎아내서 절벽이 만들어진 겁니다.
-(해설) 덱 길 따라 조금 더 감상해 볼까요?
탁 트인 바다를 옆에 두고 걷다 보면 자연이 만든 다양한 모습의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해설) 단단한 암석과 바다, 그리고 태양이 빚어낸 작품.
알고 보니 너무 신비롭죠?
-(해설) 들으면 들을수록 신기하고 놀라운 호미 반도의 예술작품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진짜 두 눈을 크게 뜨게 될 거대하고 멋진 작품이 남아 있거든요.
바로 이 힌디기입니다.
-(해설) 다시 덱 길을 따라가면 바다 위, 평탄한 바위들이 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선녀가 노닐던 곳이라는 하선대입니다.
자연이 빚어낸 위대한 작품에 옛사람들도 감탄에 마지않았던 거죠.
새들도 쉬면서 자연의 풍광을 즐기는 곳.
수천만 년의 시간을 거쳐 호미 반도는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평평하게 깎인 바닷속 지형은 해안선이 융기하면서 논과 밭으로 변했습니다.
일출 명소인 호미곶 광장이 바로 그렇게 만들어진 해양 단구입니다.
호미곶 광장에서부터 해안선을 따라 유채꽃과 청보리, 그리고 메밀꽃이 계절 따라 장관을 이루는데요.
이곳들도 모두 해안 단구죠.
총 4개의 단으로 이뤄진 호미 반도 해안 단구는 동해안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안 단구라고 합니다.
포항시는 이렇게 동해안 해양에 생태, 인문, 역사 자원이 풍부한 호미 반도를
거대한 해양 정원으로 만들고 가꾸어 가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신라시대의 콘텐츠 저장고를 표방하고 있는 연오랑, 새오녀 테마공원은 그 초석 중의 하나인데요.
연오랑과 새오녀 설화는 삼국유사에 수록된 우리나라의 유일한 일월신화입니다.
-전시관 이름인 귀비고는요.
새오녀가 짠 비단을 보관했던 창고의 이름이라고 해요.
지금은 신라시대의 역사와 신화를 담아내는 콘텐츠 저장고로 변모한 거죠.
이 공원 전체가 신라시대 콘텐츠를 담고있는데요.
함께 둘러보실까요?
-(해설) 야외 공원에는 산책로를 따라 신라시대 마을과 대장간, 한국 뜰과 일본 뜰.
삼국시대 철기 문화의 의미를 상기시키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2023년 현재,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호미 반도는 어떤 곳일까.
제주 올레길의 창시자인 서명숙 이사장님을 만나봤습니다.
-진짜 바다 사이에 이렇게 길이 만들어져 있어요.
-수중길이네요, 완전히.
바당올레야, 바당올레.
-바당올레.
진짜 특별한 경험 같아요.
-제주도의 올레길, 올레 이름 들어보셨죠?
-물론이죠.
전 국민이 아는 이름이죠.
-그러니까 좁은 골목이라는 뜻이죠?
-좁은 골목, 좁은 개인의 골목길인 거죠.
-그러네요, 제주 바다도 아름답지만요, 선생님.
포항 바다도 이렇게 마주하니까 어떠세요?
-정말 저는 재작년에 처음 포항 호미반도 둘레길을 접했는데.
-그렇죠.
-그러게 말이에요.
-정말
-또 달라요.
-이 동과 서가 또 느낌이 아예 다른...
-맞아요.
이게 만의 성격과 구룡포는 또...
-바깥쪽으로 펼쳐져 있으니까.
-또 다르죠.
-완전히 다른 느낌이고.
지나가다 보면 곳곳에 역사적인 공간.
-맞아요.
-스토리가 있는 그런 어떤 포인트들도 굉장히 많더라고요.
제주도는 바다 쪽 길이 붙어서 있지.
-맞아요.
-이렇게 물과 물 사이에, 바다와 바다 사이에 이렇게 길은 없어서.
-여기는 진짜 특별해요, 이렇게 뭔가 물 위를 걷는 느낌도 들고.
-물 위에.
모세는 아니지만 우리가...
-물을 갈라 걸어가는 느낌도 있고.
-(해설) 한반도의 최동단에 위치한 호미반도 둘레길은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다양한 지형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일출 명소는 물론 일몰 명소도 있어서 황홀한 광경에 벅찬 감동을 받게 되는 걷기 좋은 길입니다.
호미반도 둘레길 중에는 이렇게 작고 아담한 갯마을을 끼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관광객이 많지 않은 한적하고 여유로운 풍경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데요.
마을의 낮고 하얀 담장이 눈길을 사로잡는 평화로운 이곳은 다무포 하얀마을입니다.
-(해설) 세월의 흔적을 담고 있는 소박하고 오래된 집들.
정감이 가는 낮은 벽과 귀여운 벽화들 덕분에 여행 좀 다녀본 사람들에게는
이미 뷰 맛집으로 유명한 마을인데요.
평화로운 어촌 마을의 모습에 보는 사람 마음까지 힐링 되는 기분입니다.
-(해설) 동해의 용궁을 일터로 평생을 살아온 갯마을 사람들.
소박하지만 정직하게 살아온 인해들의 순박한 삶 덕분에 자연과 인간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호미반도의 복잡한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이렇게 작고 소중한 갯마을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해설) 시간이 멈춘 듯 마음에 깊은 평화를 안겨주는 갯마을 풍경을
감상했으니 이번에는 바다를 정면으로 안을 수 있는 곳으로 가볼까요?
이곳은 장길리에 있는 보릿돌교라는 곳인데요.
탁 트인 바다를 향해 걸어가다 보면 가슴 속에 응어리졌던 모든 게 싹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올해 SNS를 달군 핫플이기도 하죠.
-(해설) 맑고 푸른 동해의 다양한 매력을 누릴 수 있는 호미반도.
하지만 여길 안 가 보신다면 마지막 정점을 못 찍은 거예요.
바로 동쪽 땅끝마을입니다.
동쪽으로 튀어나와 있는 호미반도에서도 최동단에 위치한 곳인데요.
-(해설) 단 한 순간도, 1초도 바다는 멈춰 있지 않습니다.
당연히 매일 새로운 쓰레기가 흘러 들어옵니다.
해양 생태계 입장에서는 매일 독이 흘러 들어오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일상처럼 습관처럼 누군가는 해양 생태계를 깨끗이 관리해야 합니다.
-(해설) 다른 한 무리는 전문적인 장비를 챙기는 모습인데요.
산소통도 챙기고, 수중 카메라도 필요한 일인 것 같은데, 이분들은 무슨 작업을 하는 걸까요?
-(해설) 호미반도는 멸종위기종인 게바다말과 새우말의 서식지입니다.
물고기들의 산란장과 서식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태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종이죠.
탄소는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블루카본의 대표적인 생물입니다.
호미반도 바다에서 게바다말과 새우말이 서식하는 곳은 25만 제곱미터에 달합니다.
정부는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해 호미반도 일원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링해 본 결과, 호미반도 해양 생태는 어떨까요?
-(해설) 맑고 푸른 바닷속, 해양 생태의 보고.
수천만 년 전 만들어진 땅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곳.
동쪽 땅끝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가득한 곳.
이 위대한 유산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호미반도 사람들은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합니다.
호미반도가 대한민국 동해안의 가치를 드높이는 국가 해양 정원으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우리의 노력은 계속됩니다.
-생태, 지질, 문화적 가치가 높은 호미반도 역시 우리가 어떻게 가꾸어 가느냐가 중요할 겁니다.
전 세계 인류가 감탄하고 기념할 만한 해양 정원으로 호미반도가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만들어 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