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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스페셜 - 원전 이주의 기록 안녕, 신리
등록일 : 2025-02-17 14:47:04.0
조회수 : 368
-늘 그랬지. 늘 우리가 딱 바다에 나가서 나가는 그 시간이 해 올라오는 시간이니까.
바다에만 가면 매일같이 봐, 배를. 얼마나 좋아.
해 올라오는 거 보면 기분이 너무 좋아. 해 올라오는 거 보면 너무너무 좋아요.
좋고 해 딱 올라오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기도해.
오늘도 무사히 하도록 해 주소 하고, 오늘도 무사히 하도록 해 주소 하고 인사로 세 번 하구먼.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연말 전국의 9개 원전 후보지 가운데 8곳을 해제하고
울주군을 대체 후보지도 추가 지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대안이 없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희망을 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일체 용납을 할 수 없습니다.
-취득세가 약 240억 또 공과금이 약 27억. 이렇게 해서 우리 재정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고.
-울산 지역 의회와 시민단체는 반대 여론을 무시한 원전건설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의회가 중심이 된 대책위원회가 보다 강력한 대응을.
-우리나라의 산업 수도인 울산의 이미지 추락뿐만 아니라.
-그동안 잠잠했던 원전 건설 문제가 다시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서생 지역 25만 6000여 평을 원전 부지로 고시하는 행정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정부가 이곳 울주군 서생면 신리 일대를 차기 원전 부지로 공식 지정키로 함에 따라
그동안 잠잠했던 원전 반대 운동이 다시 거세질 전망입니다.
-우리 농토, 우리 바다 잠식을 중단하라!
-(함께) 중단하라, 중단하라.
-이거하고 같이.
-이거요?
-어묵 강정 사 가세요, 어묵 강정 세일합니다. 어묵 강정 사 가세요. 간장, 고추장 세일합니다. 간장 사 가세요.
-핵발전소 웬말이냐!
-핵발전소 반대한다, 이렇게 외쳐주시면 되겠습니다.
-이게 남의 일입니까. 울산 시민의 일이고 우리 구청의, 우리 주민들의 일이고.
-(함께) 핵은 죽음이다. 핵발전소 철회하라.
-(해설) 핵발전소 막아내자. 막아내자, 막아내자.
처음 시작할 때는 딸내미가 6개월 됐고 우리 아들내미 배 속에 있었을 때다.
연년생이거든요, 우리 아들내미하고. 앙장구는 일본 수출하는 거.
겨울에 이걸 가지고 내가 한겨울에 살아. 먹고살기 위해서 처음에 시작했지.
할 줄 몰라도 전부 다 바닷가 다 앙장구 철 되면 여자들은 전부 다 나가서 그때는 다 했습니다.
수경 끼고 보면 모든 것이 다 크게 보입니다.
물이 이만큼밖에 안 오는데도 엄청 깊게 들어와 있는 것 같고 고무장갑 같은 게
물속에 있으면 크게 보이고 말똥성게도 앙장구도 이만하게 주먹만큼 보이고 이랬습니다.
그래서 그걸 전부 다 잡아서 망태기에 넣어서.
앙장구는 주로 돌 밑에 있어. 돌을 뒤집어야 숨어 있거든. 뒤집어놓고 또 올라가서 줍고 이런다.
안 그러면 퍼뜩 뒤집어서 주워 올 때도 있고 숨 안 찰 때는 그럴 때도 있고.
없는 친정 가는 것보다 바다 가면 더 낫다고.
바다 가면 해초도 뜯어도 돈이 되고 모든 게 다, 돌만 빼놓고 다, 거기가 돈이 된다 하면서
어른, 나이 드신 할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들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부지런하면 사는 거예요, 바닷가에는.
어디든지 그렇겠지만 특히 바닷가는 제가 물질을 참 잘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역사학자로서는 한국 근현대사 중에서도 사회사, 구술사, 지역사, 이런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사를 하게 된 이유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어떤 장소,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구하고 싶어서
지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지역이라는 걸 통해서 역사를 보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볼 수 있구나.
신리는 굉장히 전형적인 동해안에 있는 항구입니다. 규모가 크지 않고요.
동해안이라고 하는 곳은 암석해안이기 때문에 굉장히 해안이 아름답고 절경이고
그다음에 동해안의 사람들은 대부분 어업을 전업으로 하지 않았거든요.
이 지도를 보면 그 뒤쪽을, 마을 뒤쪽으로 보면 굉장히 넓게 구릉과 그다음에 농지, 밭이라든지
이런 게 펼쳐져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농업도 굉장히 중요한 산업이었어요, 신리 같은 경우에는.
그리고 나중에 이 일대에 배 과수원이 들어서면서 배 과수업도 이 신리마을의 경제에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저 생계가 원조가 바로 이 신리마을입니다. 배 어떤 거라고 있어요.
거기 영감탱이가 여기 제일 먼저 가서 잘되니까 전부 너도, 나도 밭 있는 사람 다 갔어.
-서생면에서 우리 마을이 거의 70%, 서생배 있는 중의, 우리 마을의 70% 정도 배 과수원이 있었어요.
조금씩 조금씩 일부 들어가고 하며 이번에 거의 다 들어갔죠.
거의 다 들어가고 지금 남아 있는 게 이 집 하나밖에 안 남아 있어요.
그 많던 배 과수원들이 다 없어지고 완전히 다 들어갔습니다.
다 들어가고 여기 1개 남아 있어요. 새들도 많이 왔네. 좀 아쉬워요. 또 눈물 나려 하네요.
-EAB 구역.
-원자력 돔에서 반경 560m. 그 안에는 원자력 시설 외 민간인 시설이 있으면 안 된다 해서.
3호기를 시범 가동을 하려고 하니까 아직까지 우리 마을, EAB 구간에 들어간 세대가 18세대인데.
-김O식이라고 지금 우리 집 바로 뒤에 있는 그 형님하고 김O식하고 형수님하고 따님하고 아드님하고
손자하고 가족이 좀 많았어요.
핵 장전하기 전에 3개월 전에 나가야 하는데 그 기간이 거의 임박하다 보니까
결국은 강제적으로 쫓겨 나가다시피 나가고 있습니다.
-17세대가 같이 합의를 해서 나갔고 이장 김경완 씨 혼자 자기는 못 가겠다
일단 자기가 이장으로서 자기는 버틴 거예요.
버티니까 한수원에서 소송을 해 버린 거야, 소송.
-20년이 넘었죠. 처음에 집 지어서 왔을 때는 넓고 좋았죠.
좋아했지, 또 우리 엄마, 아버지도. 좋아했죠.
저거를 허물고 여기 집 짓고 저기를 허물고 그때 아버지 살아 계실 때 저쪽에는 본가고 여기는 옛날에 아랫채.
여기는 옛날에 초가집이었거든요, 어릴 때.
초가집이었는데 한쪽은 방이 조그마했고 한쪽은 소 마굿간.
옛날에 골방에 들어가 있으면 소가 쿡쿡 박고 이랬거든요.
그런 기억들이 훤하게 납니다. 좀 있으면 포클레인으로 훅 하면 다 무너질 건데.
합의가 제대로 안 되니까 내용증명을 보내서.
일정 기간까지 안 하면 형사소송 하니 민사소송 하니 손해배상 청구 하니.
이런 내용을 보고 주민들이 조금 이렇게 보면 특히 다른 건 문제가 아닌데 현재 시점 손해배상 청구액 계산해 보면
하루에 1.67억 원 정도 되니까 나중에 금액이 상당하니 주민들이 일단 여기에 위축이 돼서 임시 이주에 합의를 했고,
이거 받고 17세대는 합의를 했고.
-그 문서도 저희 개인적으로 다 날아왔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사람들이 겁을 먹어서.
겁을 먹어서 다 이걸 항복을 하다시피 지금 피해를 보고 다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장소애. 내가 환경하던 장소에 대한 애정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텐데.
제가 좀 충격이라고 느끼는 건 아직도 그분들이 그 마을에 살고 계신단 말이에요, 수십 가구가.
그런데 자고 깨면 집 하나가 없어져 있어요.
싹 치워지니까 깨끗하고 정돈이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무의식의 세계를 생각해 보면
어떤 삶이 축적되어 있는 집이 있는데 내가 그 집에서 누가 살았는지도 알고 있고
그 집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 알고 있고 그 집에서 어쩌면 내 친구가 그 집에서 살았을 수도 있는데
하루아침에 그 집들이 철거되어서 공터가 생겨나는 거예요, 지금 하나씩.
그래서 그런 일을 그 마을에 있으면서 경험한다는 건 뭘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때는 배가 진짜 많았어요. 보상 타서 다 허가, 다 반납하고.
-지금은 배 몇 척 없대요.
-그래, 다 몇 척 없지.
-그때는 양식도 안 하고 자연산인데도 큰 돌 밑에 이렇게 턱턱 붙어 있는데도.
-바다가 육지라면 좋겠다고 추워서. 바다가 육지라면 좋겠다고 추워서.
-스승님, 저를 물질 가르쳐주신 스승님도 계시네.
-인생살이가~
-고추보다 맵다, 고추보다. 고추보다 맵다 매워~
-맞다, 맞다, 맞다.
-기억나세요?
-이게 있었네.
-큰 전복이 보이면 물 밑에 보는 사람 없어도 이렇게 이렇게 기분 좋게 혼자서 춤을 춘다.
-(해설) 하루의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상군 해녀인 배임이 씨 이 동네 전복 킬러.
값나가는 전복이 있을 만한 곳부터 찾기 시작합니다.
전복을 두 손이 모자를 정도로 잡았는데요. 이럴 때는 힘이 저절로 납니다.
-작은 것도 잡고 큰 것도 잡고 또. 바다에서 산삼을 캔 기분이지. 전복이 최고 비싸기 때문에 제일 더 큰 거 잡았어요.
-노래, 노래, 노래 한 곡 해라.
-그립죠. 우리는 산에서는 살 수 없을 것 같아.
적응이 되면 몰라도 나중에 적응되면 몰라도 바다가 내 보물, 보물이다.
은행이고 보물이고 자식들 벌어서 여태까지 해서 다 자식들 공부시키고 여태 생계를 살아왔거든요.
너무 고맙지, 바다가.
-해녀 한 지는 한 50년. 한 50년. 우리가 저축해놓은 자리도 아닌데 바다에만 가면 돌을 가져오니까 너무 좋아.
그래서 식구들 다 먹이고 먹고살고 생계를 이어 나가고 이렇게 했기 때문에 이 직업은 쉽게 버릴 수가 없어.
이 직업은 쉽게 버릴 수가 없고.
이 한 개 못 봐서 바다 밑에 내려가면 이거 한 개 못 봐서 내려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올라갔다.
입이 이건데 딱 반을 자르면 이러면 확실히 보여, 이빨.
이 이빨을 가지고 이렇게 바다 밑에서 이렇게 기어다니면서 미역도 갉아 먹고 다시마도 갉아 먹고
파래도 갉아먹고 곰피도 갉아 먹고 이걸 가지고 다 자기네들 다 먹고살아.
그래서 이게 알이야.
첫째는 옛날 20대부터 배워서 여태까지 생계를 이어 나가는 바다 버리고 가는 게 더 답답해요.
더 답답하고 좀 울고 싶은 이런 심정이에요.
-제3의 원자력 발전소가 경상남도 동래에서 착공됐습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이 원자력 발전소는 동양에서는 두 번째로 만들게 됐다고 밝히면서
79년까지 농촌전화 사업을 100% 완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원자력 발전소는...
-여기 고리 사람이 있어? 한번 보자.
-여기 앉아 볼까요?
-고리 사람이 있나 한번 보자.
-할머니 그때도 해녀 하셨어요?
-해녀 했지. 이렇게 해서 가득했었어. 많이 했어. 그 자리를 보니까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
그 소나무를 보니까, 나무 보는데 저쪽이 고리다 싶으니까 진짜로.
그 좋은 데를 버리고 오니까 얼마나. 우리가 거기 살았으면 엄청나게 부자 됐어.
바다가 얼마나 넓어. 고리에서 호암까지 우리 고리 바다거든.
수경 끼고 태악 타고 이렇게 보면 바닥 밑에 날이 좋은 날 멍게가 막 깔려 있고.
고생 말할 것도 없어. 고리에서 울 적에는 집도 못 짓고 그냥 쫓겨 나온 거야.
그냥 쫓겨 나와서 군인들 막사 있지, 군인들 텐트 걸어서 사는 거. 그쪽에 막사를 지어 놓고 그쪽에 살고.
그래서 부랴부랴 밀어서 식구 많은 사람은 빨리 짓고 적은 사람은 늦게 짓고
겨울에 추워서 말도 못 하게 욕봤어, 우리.
-여기 이 비문의 마지막 부분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그 부분을 읽어보자면 특히 이 비문의 끝부분의 내용인 고리는 마을 이름에 불을 안았던 인연으로
오늘 우리 여기 민족 웅비의 힘의 원천, 원자력 발전소가 섰네로 끝난 이 부분이
처음에 휠자의 비문 원고에는 고리는 마을 이름의 불을 안았던 인연으로 오늘 여기 원자력 발전소가 섰네.
그러나 이곳은 원래 고리 주민의 터전, 흐르는 세월 위에 우리는 늙어가도 우리의 영혼만은 이곳을 떠날 수 없으리.
떠날 수 없으리로 되어 있던 것을 원자력 측의 수정 요구로 현재의 비문과 같이 고쳐졌음을 밝혀둔다.
-고리 발전소 때문에 철거당한.
-한번 설명을.
-제가 설명을 드릴게요. 발전소가 지금 현재 여기 2개가 붙어 있거든요.
여기 2개가 있는데 고리라고 하는 이 부분이 지금 골매라고 하는 부분이 이렇게 올라옵니다.
이게 올라와서 이렇게 와서 이런 식으로 내려옵니다. 내려와서 지금 우리 전체로 봐서는.
-강원까지.
-여기 보령 여기까지 들어가네요.
-바로 여기에 서는가 보네.
-그게 아니고 더 올라갑니다.
-그래요?
-정확하게.
-이 지역이에요. 골매.
-골매, 골매.
-그러면 우리가 지금 노란 데 여기 와 있네.
-골매라고 합니다.
-골매.
-집만 제대로 지을 수 있으면 참 좋은 자리다.
-고리 쪽에 있던 효암마을이라든지 그다음 비학, 골매마을 그리고 신리, 이렇게 그 마을들은 지금 비학이라든지
골매마을은 이미 없어진 마을이고요. 신리가 없어질 거고, 이 공간이.
-우리 식구가 엄청 많았어요. 우리 형제 11남매예요, 11남매. 우리가 여기 4대가 살았어요, 4대가.
돈 있는 사람들은 기성 부락으로 가고 전부 가고 했지만 없는 사람들은 집단 이주한 거거든요.
우리 여기하고 일광면하고 동백이라는 데, 온정 부락하고 다 없는 사람들이 이거 집단 이주한 곳이 우리들입니다.
-저거 장어 잡는 거지, 어장. 정으로 낚시를 해서 고기 잡는 거예요.
기장에 어디 안 밟은 데가 없어요. 우리 그 철거 당시에.
그런데 마땅한 자리는 없고. 그런데 기장 일대 가더라도 마땅한 자리가 없어.
그래서 내가 여기를 택했는데 여기 택해놓고도.
-고기 여기 장어, 가자미. 여기 고기가, 여기 바다가 황금어장입니다.
어민들 여기 고기 잡아먹고 다 안 살아요? 먹고사는 게 황금어장이지 다른 게 따로 있습니까?
고기 많이 생산 많이 잡는다고 황금어장 아니고 제가 먹고사는 게 황금어장이죠.
70년에 군에 갔기 때문에 갔다 오니까 거기도 포크레인으로 밀어내는데
포크레인 밑에 사람 들어가고 굉장했다더라, 철거할 때.
-고리...
-강제로.
-강제로 막 이장집부터 막 밀어버렸다는데.
-이장집부터 먼저 강제로 막 밀어버렸어.
-살 일이 막막했지, 여기 와서. 그 당시에는.
그래서 여기에도 한 10년, 20년 지나고 나니까 이제 먹고살 길이 살살 늘어가는데
또 3, 4호기 여기 신고리 3, 4호기가 들어선다니까 기가 차지도 않죠.
첫 번째에 쫓겨왔는데 또 원전, 또 이러면 또 난리 안 나겠어. 이런 마음만 다 들죠.
우리 어디 나가면 이거 보상 많이 탔겠네, 이러거든요.
이 집이 1억 2000 나왔습니다, 1억 2000. 땅값하고 이 집 전체가.
돈이 1억, 2억이고 3억이고 돈이 있으면 뭐 해.
사람이 노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노동력이. 노동력 없이 가만히 있으면 뭐 해.
그런 이야기 하면 거기 가면 아무 저기 없으니까.
어업뿐이 최고인데, 어업을 하는 게 최고인데 어업을 못 하니까 사람을 이 모양 이 꼴을 만든다고.
-정부가 하는 일이 나쁜 일은 아니거든. 보면 부산 천지에.
-그래도.
-지금 고층 건물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이 원자력 아니면 불을 뭐 가지고 써요.
-고향이 가보고 싶으실 때는 어떻게 하세요?
-고향에 가보고 싶지 않고 가봤자 고향이 우리 집 터가 1호기에. 1호기에 앉았거든, 위치가 좋아서.
집도 없고 터도 없고 그래서. 참 말도 못 해요, 말도 못 하고. 그래서 우리 울지도 못하고 내가...
집에 와서 가만히 생각하니.
-해안교 따라가 보면, 해안선 따라가 보면 엄청 좋거든요. 서생면에 서른몇 개가 있다던가? 카페가.
밤이 되면 이 달빛이 비칠 때 진짜 멋있는 곳이에요, 여기가.
사방팔방 다 트인 곳이기 때문에 정말 멋진 곳이에요.
그때 당시에 들어갈 때 평당에 30만 원인가 들었어, 30만 원.
여기는 온전하게 걸릴 어떤 시설물이 아마 생길까 싶다. 여기가 아주 좋은 자리인데 뷰가 아주 좋은 곳인데.
현재 이 신리항이 여기고 여기 보면 신리마을이 이렇게 딱 형성이 되어 있는데 이 산업단지가 하나 생겨 있습니다.
생겨 있고 여기가 덕골지가 이주하는 곳이고 그다음에 신리 지역은 신리에서 이렇게 쭉 올라와서 여기에 보면
신리 지역 가, 나, 이렇게 해서 이주하는 지역이고. 벌목이 올 6월에 했네.
6, 7월에 이제 토목 공사 시작한 거예요. 아직까지 한참 남았거든, 저 공사 자체가.
어쨌든 간에 보상이 딱 되면 바로 이주 대책을 수립해서 나가야 하는데 19년에 탔으면
지금 24년이면 4년이나 5, 6년이라는 기간이 생겨버렸다, 이 갭이.
주민이 보면 거의 가지고 있는 게 재산이라는 게 집 한 채, 한 채.
그렇게 해서 보상 받을 때의 금액은 지금 대지가 우리가 그때 평당에 한 250만 원.
하면 50평을 갖고 250만 원 보상을 받았다 해 봐야 1억 2500만 원인가, 그렇죠?
이주 지역에 가서 100평을 사야 하는데 그러면 이주 지역의 감정가가 지금 얼마인가 나왔나 하면
190만 원, 160만 원.
만약에 100평이면 190만 원이면 1억 9000 아닙니까? 그러니까 빚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야.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건 옛날에 다 보상 많이 안 탔나 이러는데 그 당시 가치면 값어치는 있었죠, 10년 전에는.
땅값이 그만큼 매겨져서 지금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다 보니까 그 돈 값어치를 생각해서
감정 평가를 지금 내린다 이러면 우리 신리마을은 재감정을 해야 한다는 말이야.
그거를 하소연할 데가 LH 해 봐야 LH는 하소연하면 미뤄버리고 서로 미뤄버리니까
우리는 솔직히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는 거야, 주민들은.
-누가 이걸 한번 찍어 먹어봐, 되게 맛있다, 된장이.
-콩나물을 사러 가서 사다가 된장에다 무쳐봤거든.
-집에서 무쳐 먹는 거야?
-응.
-여기 물 다 묻었다. 이쪽, 이쪽.
-넣었다, 맞다, 참. 그 안에 있더라고.
-애들 박스에, 올해 기름 짜는 옆의 집에.
-우리야 토착민 중에 몇 대에 걸쳐서 사시는 분도 있거든요.
이렇게 줄기로 내려오는 분도 있거든요. 과거부터 살았던 분들 사실 집터가 조그마해. 조그마합니다.
저기 안쪽으로 가 보면 집터가 한 30평, 40평 그렇게밖에 안 하는데요.
제가 이렇게 쭉, 저는 이장이니까 나름대로 그분들을 이렇게 알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갈 입장이 안 되니까 그분들은 사실 나만 보고 있어요, 나만.
이장님이 어떤 그런 걸 만들겠지, 하는. 나만 보고 있어요. 내가 부담감이 엄청나게 생깁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다 지어서, 돈 있는 사람들은 다 집 지어서 갈 생각을 하지.
나 같은 사람이 문제지, 그래. 그냥 여기 살았으면 좋지만 상황이 그렇게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니까.
다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고 되는대로 살지, 어쩌겠어.
-이 동네 떠날 때 같이 이 동네 사람들하고 같이 내가 들어갈 구멍만 하나 해주면 그게 제일 좋은 거지.
다른 거 바라는 거 없다. 남에게 나쁜 짓 안 해보고 살고.
-하시고 싶은 말씀이나 궁금한 거 있으신지.
-어쨌든 간에 우리 주민들한테 할까요? 해도 됩니까?
어쨌든 간에 제가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니까 우리 어려운 주민들 용기 잃지 말고.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오르네. 못 하겠네. 제가 이장을 했던 게 굉장히 후회스럽습니다.
제가 이장을 안 했으면 이 깊이도 못 왔을 건데. 눈물이 자꾸 나오네. 그만할까요?
갑자기 감정이 올라와서 안 되겠네.
-부정 협상.
-(함께) 종결하라.
-고리 1호기 터빈 정지합니다. 셋, 둘, 하나, 정지.
-정지.
-하나, 둘, 셋.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 오늘 명예로운 퇴진을 기념하고 새로운 시작을 약속하는 날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건설 중인 신고리 5, 6호기는 안정성과 함께 공정률과 투입 비용, 보상 비용,
전력 설비 예비율 등을 종합 고려하여 빠른 시일 내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습니다.
-현재 신고리 5, 6호기의 공정율은 28%로 투입된 비용은 1조 5000억 정도로 추정됩니다.
-(함께) 건설해라, 건설해라. 되는대로 건설해라.
-똘똘 뭉쳐 신고리 5, 6호기 백지화 하자!
-(함께) 백지화 하자, 백지화 하자!
-피 맺힌 목소리로 여러분이 그동안 받았던 것도...
-거듭 전할 수 있도록... 솔직한 이야기로...
-멈출 거냐? 아니면 지을 거냐? 양쪽으로 나뉜 거죠. 한쪽은 짓자.
한쪽은 매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만 멈춰야 한다.
-(함께) 살려내라, 살려내라!
-(함께) 철수해라, 철수해라!
-전기는 남아돈다!
-(함께) 전기는 남아돈다!
-지진은 예고 없다!
-(함께) 지진은 예고 없다!
-여기서 동네 할머니들 모여서 잡담도 하고 바다 바라보면서 옛날이야기도 하던 그런 장소인데.
탈원전으로 바뀌었을 때 그런 정부 정책, 방침이 바뀌다 보니까
주민들에게는, 정작 인접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굉장히 혼란스럽고.
그러면 이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보니까 갈팡질팡.
-공사 현장에 인접한 신리마을은 이사와 정착의 갈림길에서 일손을 놓은 채 혼돈을 겪고 있습니다.
-선생님, 심정은 어떠세요, 지금?
-안 돌겠습니까?
-왜요?
-아무것도 못 하고.
-이주 협상이 지금 거의 군하고 해서 서로 이렇게 마무리 단계에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거를 가능하면 조금 저희들도 나서고 군에 협조 요청을 해서...
-이미 그때 물권 조사하고, 그것까지 다 했거든요. 다 한 상태라.
-우리 회의장에 들어오시려면... 이거 한 가지는 다르지 않습니다.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추진 방안을 발표를...
-원전 정책이 아니라 원자력 발전을 계속 확대해 갈 것인지라 건설 중단 또는,
원자력 발전을 유지하는 쪽 표는 59.5%.
-남자 2명, 남녀 구분 없습니다.
-대환영입니다.
-뭐가 먼저 나왔습니까?
-축제 분위기, 축제 분위기.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지, 뭐.
-그동안 신리마을은 진짜 마음고생이 많았거든요.
-보통 우리가 외부에서 볼 때는 크고 중요한 문제를 중심으로 보게 되는 거죠.
그래서 탈핵이냐, 찬핵이냐. 핵발전이 우리의 미래에서 지속 가능하냐, 아니냐를,
큰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당사자들이 겪어야 하는 문제들을 외면하거나 잘 못 보기가 쉬운 거죠.
왜냐하면 이 거시적인 문제들이 워낙 명분이 있고 큰 의미가 있는 문제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런데 각자에게는 여전히 삶의 문제도 중요한 것이잖아요.
만약에 원전 부지를 결정할 때 그런 숙의 민주주의로 했으면 신리 주민들은 또 다르게 말했겠죠.
여기 짓지 말라고 할 수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반대를 했습니다. 반대를 하면 원자력을 안 짓지 싶어서. 우리는 이주 못 한다.
원자력을 못 짓는다고 반대를 많이 했습니다. 집회도 많이 하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들과 고향에서 살고 싶다!
-오늘 남창장에서 여러분의 반대 의지가 상당히 고조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서명에 참여하신 못한. 탑 주변에는 고압 전기가 흘러서.
-다 살려고 이러는 건데.
-웬말이냐!
-(함께) 웬말이냐, 웬말이냐, 웬말이냐.
-서생면 신암리 신리마을 주민들은 이 같은 계획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원전 추가 건설 지역에 포함되면 조상 대대로 살아온 농토와 어장을 잃게 돼
결국 생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도 국가 정책 사업이니까 우리가 반대한다고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암반이 참 좋답니다, 이쪽이. 바다에 원자력을 지을 수 있는 환경이 엄청 좋답니다, 여기가 신리가.
바다 신리가.
-부지 마라 부지 마라~ 해풍아 부지 마라~ 우리 어부 바다에 나가~ 멸치 꽁치 많이 잡아~
-눈물 나려고 한다.
-우리 부모 모시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소~
-최고다.
-그때 그 시절 언제 오겠노~
-이주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차이점은 좀 있죠.
최고 큰 차이점은 아마 정서적인 면.
그러니까 우리가 이주를 감으로써 과거에 있었던 기억을 과연 얼마나 할 수 있느냐.
우리 흔적들이 다 사라지는데.
-삶의 장소를 잃어버린다고 하는 문제.
장소가 그냥 인간의 바깥에 있는 환경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관계를 맺는다는 거죠.
나의 정체성이 거기에 투사되고 그 장소의 특징이 나의 정체성을 일구고 있기 때문에
그 장소와 내가 어떤 관계를 맺는가.
그런 의미에서 사실 장소를 잃어버린다는 것의 의미는 싹 빠져 있는 거죠, 지금.
-새울 무슨 뜻인지.
-얼마 전까지는 새로운 울산인가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신리라서 울산인가 잘 모르겠어요.
그 새울이 어디서 왔는지는. 뉴 울산인 것 같기는 한데.
새로움이라고 하는 것은 새로운 접근법이니까 새로운 어떤 정의.
그러니까 원전이 들어선 마을이라고 하는 원전지구에 대한 새로운 정의.
이런 거를 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신리마을에 가보시면 알겠지만 바닷가 마을, 오래된 바닷가 마을이고 그 마을의 어떤 특성에 맞게
골목들이 조성돼 있고 돌담들이 아주 이렇게 정겨운 돌담들이 있고 한데.
어떤 흔적, 파편들을 좀 살리면서 그 마을의 기억을 공공화시킬 수 있는 공공의 유산으로 남길 수 있는 방법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분리시키고 차단하고 하는 게 아니라 이곳이 지어지고 하는 곳이 이전에는 사람이 살던 마을이었다.
기억이 있던 곳이고 어떤 사람들의 삶이 누적되고 추적된 곳이라고 하는 거를 살리는 방향으로
그 장소를 새롭게 재정의하는 그런 시도를 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 불렀다.
-장금술.
-네.
-이상면.
-네.
-김담금.
-네.
-김조자.
-안 왔어.
-조자는.
-조자 안 왔고. 또, 또 누구 이름 안 부른.
-윤정혁.
-정혁이는.
-정혜지.
-정혜지.
-허지영.
-허지영 여기.
-허지영.
-(함께) 난숙이.
-그래.
-저기...
바다에만 가면 매일같이 봐, 배를. 얼마나 좋아.
해 올라오는 거 보면 기분이 너무 좋아. 해 올라오는 거 보면 너무너무 좋아요.
좋고 해 딱 올라오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기도해.
오늘도 무사히 하도록 해 주소 하고, 오늘도 무사히 하도록 해 주소 하고 인사로 세 번 하구먼.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연말 전국의 9개 원전 후보지 가운데 8곳을 해제하고
울주군을 대체 후보지도 추가 지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대안이 없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희망을 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일체 용납을 할 수 없습니다.
-취득세가 약 240억 또 공과금이 약 27억. 이렇게 해서 우리 재정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고.
-울산 지역 의회와 시민단체는 반대 여론을 무시한 원전건설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의회가 중심이 된 대책위원회가 보다 강력한 대응을.
-우리나라의 산업 수도인 울산의 이미지 추락뿐만 아니라.
-그동안 잠잠했던 원전 건설 문제가 다시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서생 지역 25만 6000여 평을 원전 부지로 고시하는 행정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정부가 이곳 울주군 서생면 신리 일대를 차기 원전 부지로 공식 지정키로 함에 따라
그동안 잠잠했던 원전 반대 운동이 다시 거세질 전망입니다.
-우리 농토, 우리 바다 잠식을 중단하라!
-(함께) 중단하라, 중단하라.
-이거하고 같이.
-이거요?
-어묵 강정 사 가세요, 어묵 강정 세일합니다. 어묵 강정 사 가세요. 간장, 고추장 세일합니다. 간장 사 가세요.
-핵발전소 웬말이냐!
-핵발전소 반대한다, 이렇게 외쳐주시면 되겠습니다.
-이게 남의 일입니까. 울산 시민의 일이고 우리 구청의, 우리 주민들의 일이고.
-(함께) 핵은 죽음이다. 핵발전소 철회하라.
-(해설) 핵발전소 막아내자. 막아내자, 막아내자.
처음 시작할 때는 딸내미가 6개월 됐고 우리 아들내미 배 속에 있었을 때다.
연년생이거든요, 우리 아들내미하고. 앙장구는 일본 수출하는 거.
겨울에 이걸 가지고 내가 한겨울에 살아. 먹고살기 위해서 처음에 시작했지.
할 줄 몰라도 전부 다 바닷가 다 앙장구 철 되면 여자들은 전부 다 나가서 그때는 다 했습니다.
수경 끼고 보면 모든 것이 다 크게 보입니다.
물이 이만큼밖에 안 오는데도 엄청 깊게 들어와 있는 것 같고 고무장갑 같은 게
물속에 있으면 크게 보이고 말똥성게도 앙장구도 이만하게 주먹만큼 보이고 이랬습니다.
그래서 그걸 전부 다 잡아서 망태기에 넣어서.
앙장구는 주로 돌 밑에 있어. 돌을 뒤집어야 숨어 있거든. 뒤집어놓고 또 올라가서 줍고 이런다.
안 그러면 퍼뜩 뒤집어서 주워 올 때도 있고 숨 안 찰 때는 그럴 때도 있고.
없는 친정 가는 것보다 바다 가면 더 낫다고.
바다 가면 해초도 뜯어도 돈이 되고 모든 게 다, 돌만 빼놓고 다, 거기가 돈이 된다 하면서
어른, 나이 드신 할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들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부지런하면 사는 거예요, 바닷가에는.
어디든지 그렇겠지만 특히 바닷가는 제가 물질을 참 잘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역사학자로서는 한국 근현대사 중에서도 사회사, 구술사, 지역사, 이런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사를 하게 된 이유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어떤 장소,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구하고 싶어서
지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지역이라는 걸 통해서 역사를 보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볼 수 있구나.
신리는 굉장히 전형적인 동해안에 있는 항구입니다. 규모가 크지 않고요.
동해안이라고 하는 곳은 암석해안이기 때문에 굉장히 해안이 아름답고 절경이고
그다음에 동해안의 사람들은 대부분 어업을 전업으로 하지 않았거든요.
이 지도를 보면 그 뒤쪽을, 마을 뒤쪽으로 보면 굉장히 넓게 구릉과 그다음에 농지, 밭이라든지
이런 게 펼쳐져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농업도 굉장히 중요한 산업이었어요, 신리 같은 경우에는.
그리고 나중에 이 일대에 배 과수원이 들어서면서 배 과수업도 이 신리마을의 경제에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저 생계가 원조가 바로 이 신리마을입니다. 배 어떤 거라고 있어요.
거기 영감탱이가 여기 제일 먼저 가서 잘되니까 전부 너도, 나도 밭 있는 사람 다 갔어.
-서생면에서 우리 마을이 거의 70%, 서생배 있는 중의, 우리 마을의 70% 정도 배 과수원이 있었어요.
조금씩 조금씩 일부 들어가고 하며 이번에 거의 다 들어갔죠.
거의 다 들어가고 지금 남아 있는 게 이 집 하나밖에 안 남아 있어요.
그 많던 배 과수원들이 다 없어지고 완전히 다 들어갔습니다.
다 들어가고 여기 1개 남아 있어요. 새들도 많이 왔네. 좀 아쉬워요. 또 눈물 나려 하네요.
-EAB 구역.
-원자력 돔에서 반경 560m. 그 안에는 원자력 시설 외 민간인 시설이 있으면 안 된다 해서.
3호기를 시범 가동을 하려고 하니까 아직까지 우리 마을, EAB 구간에 들어간 세대가 18세대인데.
-김O식이라고 지금 우리 집 바로 뒤에 있는 그 형님하고 김O식하고 형수님하고 따님하고 아드님하고
손자하고 가족이 좀 많았어요.
핵 장전하기 전에 3개월 전에 나가야 하는데 그 기간이 거의 임박하다 보니까
결국은 강제적으로 쫓겨 나가다시피 나가고 있습니다.
-17세대가 같이 합의를 해서 나갔고 이장 김경완 씨 혼자 자기는 못 가겠다
일단 자기가 이장으로서 자기는 버틴 거예요.
버티니까 한수원에서 소송을 해 버린 거야, 소송.
-20년이 넘었죠. 처음에 집 지어서 왔을 때는 넓고 좋았죠.
좋아했지, 또 우리 엄마, 아버지도. 좋아했죠.
저거를 허물고 여기 집 짓고 저기를 허물고 그때 아버지 살아 계실 때 저쪽에는 본가고 여기는 옛날에 아랫채.
여기는 옛날에 초가집이었거든요, 어릴 때.
초가집이었는데 한쪽은 방이 조그마했고 한쪽은 소 마굿간.
옛날에 골방에 들어가 있으면 소가 쿡쿡 박고 이랬거든요.
그런 기억들이 훤하게 납니다. 좀 있으면 포클레인으로 훅 하면 다 무너질 건데.
합의가 제대로 안 되니까 내용증명을 보내서.
일정 기간까지 안 하면 형사소송 하니 민사소송 하니 손해배상 청구 하니.
이런 내용을 보고 주민들이 조금 이렇게 보면 특히 다른 건 문제가 아닌데 현재 시점 손해배상 청구액 계산해 보면
하루에 1.67억 원 정도 되니까 나중에 금액이 상당하니 주민들이 일단 여기에 위축이 돼서 임시 이주에 합의를 했고,
이거 받고 17세대는 합의를 했고.
-그 문서도 저희 개인적으로 다 날아왔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사람들이 겁을 먹어서.
겁을 먹어서 다 이걸 항복을 하다시피 지금 피해를 보고 다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장소애. 내가 환경하던 장소에 대한 애정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텐데.
제가 좀 충격이라고 느끼는 건 아직도 그분들이 그 마을에 살고 계신단 말이에요, 수십 가구가.
그런데 자고 깨면 집 하나가 없어져 있어요.
싹 치워지니까 깨끗하고 정돈이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무의식의 세계를 생각해 보면
어떤 삶이 축적되어 있는 집이 있는데 내가 그 집에서 누가 살았는지도 알고 있고
그 집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 알고 있고 그 집에서 어쩌면 내 친구가 그 집에서 살았을 수도 있는데
하루아침에 그 집들이 철거되어서 공터가 생겨나는 거예요, 지금 하나씩.
그래서 그런 일을 그 마을에 있으면서 경험한다는 건 뭘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때는 배가 진짜 많았어요. 보상 타서 다 허가, 다 반납하고.
-지금은 배 몇 척 없대요.
-그래, 다 몇 척 없지.
-그때는 양식도 안 하고 자연산인데도 큰 돌 밑에 이렇게 턱턱 붙어 있는데도.
-바다가 육지라면 좋겠다고 추워서. 바다가 육지라면 좋겠다고 추워서.
-스승님, 저를 물질 가르쳐주신 스승님도 계시네.
-인생살이가~
-고추보다 맵다, 고추보다. 고추보다 맵다 매워~
-맞다, 맞다, 맞다.
-기억나세요?
-이게 있었네.
-큰 전복이 보이면 물 밑에 보는 사람 없어도 이렇게 이렇게 기분 좋게 혼자서 춤을 춘다.
-(해설) 하루의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상군 해녀인 배임이 씨 이 동네 전복 킬러.
값나가는 전복이 있을 만한 곳부터 찾기 시작합니다.
전복을 두 손이 모자를 정도로 잡았는데요. 이럴 때는 힘이 저절로 납니다.
-작은 것도 잡고 큰 것도 잡고 또. 바다에서 산삼을 캔 기분이지. 전복이 최고 비싸기 때문에 제일 더 큰 거 잡았어요.
-노래, 노래, 노래 한 곡 해라.
-그립죠. 우리는 산에서는 살 수 없을 것 같아.
적응이 되면 몰라도 나중에 적응되면 몰라도 바다가 내 보물, 보물이다.
은행이고 보물이고 자식들 벌어서 여태까지 해서 다 자식들 공부시키고 여태 생계를 살아왔거든요.
너무 고맙지, 바다가.
-해녀 한 지는 한 50년. 한 50년. 우리가 저축해놓은 자리도 아닌데 바다에만 가면 돌을 가져오니까 너무 좋아.
그래서 식구들 다 먹이고 먹고살고 생계를 이어 나가고 이렇게 했기 때문에 이 직업은 쉽게 버릴 수가 없어.
이 직업은 쉽게 버릴 수가 없고.
이 한 개 못 봐서 바다 밑에 내려가면 이거 한 개 못 봐서 내려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올라갔다.
입이 이건데 딱 반을 자르면 이러면 확실히 보여, 이빨.
이 이빨을 가지고 이렇게 바다 밑에서 이렇게 기어다니면서 미역도 갉아 먹고 다시마도 갉아 먹고
파래도 갉아먹고 곰피도 갉아 먹고 이걸 가지고 다 자기네들 다 먹고살아.
그래서 이게 알이야.
첫째는 옛날 20대부터 배워서 여태까지 생계를 이어 나가는 바다 버리고 가는 게 더 답답해요.
더 답답하고 좀 울고 싶은 이런 심정이에요.
-제3의 원자력 발전소가 경상남도 동래에서 착공됐습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이 원자력 발전소는 동양에서는 두 번째로 만들게 됐다고 밝히면서
79년까지 농촌전화 사업을 100% 완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원자력 발전소는...
-여기 고리 사람이 있어? 한번 보자.
-여기 앉아 볼까요?
-고리 사람이 있나 한번 보자.
-할머니 그때도 해녀 하셨어요?
-해녀 했지. 이렇게 해서 가득했었어. 많이 했어. 그 자리를 보니까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
그 소나무를 보니까, 나무 보는데 저쪽이 고리다 싶으니까 진짜로.
그 좋은 데를 버리고 오니까 얼마나. 우리가 거기 살았으면 엄청나게 부자 됐어.
바다가 얼마나 넓어. 고리에서 호암까지 우리 고리 바다거든.
수경 끼고 태악 타고 이렇게 보면 바닥 밑에 날이 좋은 날 멍게가 막 깔려 있고.
고생 말할 것도 없어. 고리에서 울 적에는 집도 못 짓고 그냥 쫓겨 나온 거야.
그냥 쫓겨 나와서 군인들 막사 있지, 군인들 텐트 걸어서 사는 거. 그쪽에 막사를 지어 놓고 그쪽에 살고.
그래서 부랴부랴 밀어서 식구 많은 사람은 빨리 짓고 적은 사람은 늦게 짓고
겨울에 추워서 말도 못 하게 욕봤어, 우리.
-여기 이 비문의 마지막 부분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그 부분을 읽어보자면 특히 이 비문의 끝부분의 내용인 고리는 마을 이름에 불을 안았던 인연으로
오늘 우리 여기 민족 웅비의 힘의 원천, 원자력 발전소가 섰네로 끝난 이 부분이
처음에 휠자의 비문 원고에는 고리는 마을 이름의 불을 안았던 인연으로 오늘 여기 원자력 발전소가 섰네.
그러나 이곳은 원래 고리 주민의 터전, 흐르는 세월 위에 우리는 늙어가도 우리의 영혼만은 이곳을 떠날 수 없으리.
떠날 수 없으리로 되어 있던 것을 원자력 측의 수정 요구로 현재의 비문과 같이 고쳐졌음을 밝혀둔다.
-고리 발전소 때문에 철거당한.
-한번 설명을.
-제가 설명을 드릴게요. 발전소가 지금 현재 여기 2개가 붙어 있거든요.
여기 2개가 있는데 고리라고 하는 이 부분이 지금 골매라고 하는 부분이 이렇게 올라옵니다.
이게 올라와서 이렇게 와서 이런 식으로 내려옵니다. 내려와서 지금 우리 전체로 봐서는.
-강원까지.
-여기 보령 여기까지 들어가네요.
-바로 여기에 서는가 보네.
-그게 아니고 더 올라갑니다.
-그래요?
-정확하게.
-이 지역이에요. 골매.
-골매, 골매.
-그러면 우리가 지금 노란 데 여기 와 있네.
-골매라고 합니다.
-골매.
-집만 제대로 지을 수 있으면 참 좋은 자리다.
-고리 쪽에 있던 효암마을이라든지 그다음 비학, 골매마을 그리고 신리, 이렇게 그 마을들은 지금 비학이라든지
골매마을은 이미 없어진 마을이고요. 신리가 없어질 거고, 이 공간이.
-우리 식구가 엄청 많았어요. 우리 형제 11남매예요, 11남매. 우리가 여기 4대가 살았어요, 4대가.
돈 있는 사람들은 기성 부락으로 가고 전부 가고 했지만 없는 사람들은 집단 이주한 거거든요.
우리 여기하고 일광면하고 동백이라는 데, 온정 부락하고 다 없는 사람들이 이거 집단 이주한 곳이 우리들입니다.
-저거 장어 잡는 거지, 어장. 정으로 낚시를 해서 고기 잡는 거예요.
기장에 어디 안 밟은 데가 없어요. 우리 그 철거 당시에.
그런데 마땅한 자리는 없고. 그런데 기장 일대 가더라도 마땅한 자리가 없어.
그래서 내가 여기를 택했는데 여기 택해놓고도.
-고기 여기 장어, 가자미. 여기 고기가, 여기 바다가 황금어장입니다.
어민들 여기 고기 잡아먹고 다 안 살아요? 먹고사는 게 황금어장이지 다른 게 따로 있습니까?
고기 많이 생산 많이 잡는다고 황금어장 아니고 제가 먹고사는 게 황금어장이죠.
70년에 군에 갔기 때문에 갔다 오니까 거기도 포크레인으로 밀어내는데
포크레인 밑에 사람 들어가고 굉장했다더라, 철거할 때.
-고리...
-강제로.
-강제로 막 이장집부터 막 밀어버렸다는데.
-이장집부터 먼저 강제로 막 밀어버렸어.
-살 일이 막막했지, 여기 와서. 그 당시에는.
그래서 여기에도 한 10년, 20년 지나고 나니까 이제 먹고살 길이 살살 늘어가는데
또 3, 4호기 여기 신고리 3, 4호기가 들어선다니까 기가 차지도 않죠.
첫 번째에 쫓겨왔는데 또 원전, 또 이러면 또 난리 안 나겠어. 이런 마음만 다 들죠.
우리 어디 나가면 이거 보상 많이 탔겠네, 이러거든요.
이 집이 1억 2000 나왔습니다, 1억 2000. 땅값하고 이 집 전체가.
돈이 1억, 2억이고 3억이고 돈이 있으면 뭐 해.
사람이 노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노동력이. 노동력 없이 가만히 있으면 뭐 해.
그런 이야기 하면 거기 가면 아무 저기 없으니까.
어업뿐이 최고인데, 어업을 하는 게 최고인데 어업을 못 하니까 사람을 이 모양 이 꼴을 만든다고.
-정부가 하는 일이 나쁜 일은 아니거든. 보면 부산 천지에.
-그래도.
-지금 고층 건물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이 원자력 아니면 불을 뭐 가지고 써요.
-고향이 가보고 싶으실 때는 어떻게 하세요?
-고향에 가보고 싶지 않고 가봤자 고향이 우리 집 터가 1호기에. 1호기에 앉았거든, 위치가 좋아서.
집도 없고 터도 없고 그래서. 참 말도 못 해요, 말도 못 하고. 그래서 우리 울지도 못하고 내가...
집에 와서 가만히 생각하니.
-해안교 따라가 보면, 해안선 따라가 보면 엄청 좋거든요. 서생면에 서른몇 개가 있다던가? 카페가.
밤이 되면 이 달빛이 비칠 때 진짜 멋있는 곳이에요, 여기가.
사방팔방 다 트인 곳이기 때문에 정말 멋진 곳이에요.
그때 당시에 들어갈 때 평당에 30만 원인가 들었어, 30만 원.
여기는 온전하게 걸릴 어떤 시설물이 아마 생길까 싶다. 여기가 아주 좋은 자리인데 뷰가 아주 좋은 곳인데.
현재 이 신리항이 여기고 여기 보면 신리마을이 이렇게 딱 형성이 되어 있는데 이 산업단지가 하나 생겨 있습니다.
생겨 있고 여기가 덕골지가 이주하는 곳이고 그다음에 신리 지역은 신리에서 이렇게 쭉 올라와서 여기에 보면
신리 지역 가, 나, 이렇게 해서 이주하는 지역이고. 벌목이 올 6월에 했네.
6, 7월에 이제 토목 공사 시작한 거예요. 아직까지 한참 남았거든, 저 공사 자체가.
어쨌든 간에 보상이 딱 되면 바로 이주 대책을 수립해서 나가야 하는데 19년에 탔으면
지금 24년이면 4년이나 5, 6년이라는 기간이 생겨버렸다, 이 갭이.
주민이 보면 거의 가지고 있는 게 재산이라는 게 집 한 채, 한 채.
그렇게 해서 보상 받을 때의 금액은 지금 대지가 우리가 그때 평당에 한 250만 원.
하면 50평을 갖고 250만 원 보상을 받았다 해 봐야 1억 2500만 원인가, 그렇죠?
이주 지역에 가서 100평을 사야 하는데 그러면 이주 지역의 감정가가 지금 얼마인가 나왔나 하면
190만 원, 160만 원.
만약에 100평이면 190만 원이면 1억 9000 아닙니까? 그러니까 빚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야.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건 옛날에 다 보상 많이 안 탔나 이러는데 그 당시 가치면 값어치는 있었죠, 10년 전에는.
땅값이 그만큼 매겨져서 지금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다 보니까 그 돈 값어치를 생각해서
감정 평가를 지금 내린다 이러면 우리 신리마을은 재감정을 해야 한다는 말이야.
그거를 하소연할 데가 LH 해 봐야 LH는 하소연하면 미뤄버리고 서로 미뤄버리니까
우리는 솔직히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는 거야, 주민들은.
-누가 이걸 한번 찍어 먹어봐, 되게 맛있다, 된장이.
-콩나물을 사러 가서 사다가 된장에다 무쳐봤거든.
-집에서 무쳐 먹는 거야?
-응.
-여기 물 다 묻었다. 이쪽, 이쪽.
-넣었다, 맞다, 참. 그 안에 있더라고.
-애들 박스에, 올해 기름 짜는 옆의 집에.
-우리야 토착민 중에 몇 대에 걸쳐서 사시는 분도 있거든요.
이렇게 줄기로 내려오는 분도 있거든요. 과거부터 살았던 분들 사실 집터가 조그마해. 조그마합니다.
저기 안쪽으로 가 보면 집터가 한 30평, 40평 그렇게밖에 안 하는데요.
제가 이렇게 쭉, 저는 이장이니까 나름대로 그분들을 이렇게 알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갈 입장이 안 되니까 그분들은 사실 나만 보고 있어요, 나만.
이장님이 어떤 그런 걸 만들겠지, 하는. 나만 보고 있어요. 내가 부담감이 엄청나게 생깁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다 지어서, 돈 있는 사람들은 다 집 지어서 갈 생각을 하지.
나 같은 사람이 문제지, 그래. 그냥 여기 살았으면 좋지만 상황이 그렇게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니까.
다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고 되는대로 살지, 어쩌겠어.
-이 동네 떠날 때 같이 이 동네 사람들하고 같이 내가 들어갈 구멍만 하나 해주면 그게 제일 좋은 거지.
다른 거 바라는 거 없다. 남에게 나쁜 짓 안 해보고 살고.
-하시고 싶은 말씀이나 궁금한 거 있으신지.
-어쨌든 간에 우리 주민들한테 할까요? 해도 됩니까?
어쨌든 간에 제가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니까 우리 어려운 주민들 용기 잃지 말고.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오르네. 못 하겠네. 제가 이장을 했던 게 굉장히 후회스럽습니다.
제가 이장을 안 했으면 이 깊이도 못 왔을 건데. 눈물이 자꾸 나오네. 그만할까요?
갑자기 감정이 올라와서 안 되겠네.
-부정 협상.
-(함께) 종결하라.
-고리 1호기 터빈 정지합니다. 셋, 둘, 하나, 정지.
-정지.
-하나, 둘, 셋.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 오늘 명예로운 퇴진을 기념하고 새로운 시작을 약속하는 날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건설 중인 신고리 5, 6호기는 안정성과 함께 공정률과 투입 비용, 보상 비용,
전력 설비 예비율 등을 종합 고려하여 빠른 시일 내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습니다.
-현재 신고리 5, 6호기의 공정율은 28%로 투입된 비용은 1조 5000억 정도로 추정됩니다.
-(함께) 건설해라, 건설해라. 되는대로 건설해라.
-똘똘 뭉쳐 신고리 5, 6호기 백지화 하자!
-(함께) 백지화 하자, 백지화 하자!
-피 맺힌 목소리로 여러분이 그동안 받았던 것도...
-거듭 전할 수 있도록... 솔직한 이야기로...
-멈출 거냐? 아니면 지을 거냐? 양쪽으로 나뉜 거죠. 한쪽은 짓자.
한쪽은 매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만 멈춰야 한다.
-(함께) 살려내라, 살려내라!
-(함께) 철수해라, 철수해라!
-전기는 남아돈다!
-(함께) 전기는 남아돈다!
-지진은 예고 없다!
-(함께) 지진은 예고 없다!
-여기서 동네 할머니들 모여서 잡담도 하고 바다 바라보면서 옛날이야기도 하던 그런 장소인데.
탈원전으로 바뀌었을 때 그런 정부 정책, 방침이 바뀌다 보니까
주민들에게는, 정작 인접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굉장히 혼란스럽고.
그러면 이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보니까 갈팡질팡.
-공사 현장에 인접한 신리마을은 이사와 정착의 갈림길에서 일손을 놓은 채 혼돈을 겪고 있습니다.
-선생님, 심정은 어떠세요, 지금?
-안 돌겠습니까?
-왜요?
-아무것도 못 하고.
-이주 협상이 지금 거의 군하고 해서 서로 이렇게 마무리 단계에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거를 가능하면 조금 저희들도 나서고 군에 협조 요청을 해서...
-이미 그때 물권 조사하고, 그것까지 다 했거든요. 다 한 상태라.
-우리 회의장에 들어오시려면... 이거 한 가지는 다르지 않습니다.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추진 방안을 발표를...
-원전 정책이 아니라 원자력 발전을 계속 확대해 갈 것인지라 건설 중단 또는,
원자력 발전을 유지하는 쪽 표는 59.5%.
-남자 2명, 남녀 구분 없습니다.
-대환영입니다.
-뭐가 먼저 나왔습니까?
-축제 분위기, 축제 분위기.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지, 뭐.
-그동안 신리마을은 진짜 마음고생이 많았거든요.
-보통 우리가 외부에서 볼 때는 크고 중요한 문제를 중심으로 보게 되는 거죠.
그래서 탈핵이냐, 찬핵이냐. 핵발전이 우리의 미래에서 지속 가능하냐, 아니냐를,
큰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당사자들이 겪어야 하는 문제들을 외면하거나 잘 못 보기가 쉬운 거죠.
왜냐하면 이 거시적인 문제들이 워낙 명분이 있고 큰 의미가 있는 문제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런데 각자에게는 여전히 삶의 문제도 중요한 것이잖아요.
만약에 원전 부지를 결정할 때 그런 숙의 민주주의로 했으면 신리 주민들은 또 다르게 말했겠죠.
여기 짓지 말라고 할 수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반대를 했습니다. 반대를 하면 원자력을 안 짓지 싶어서. 우리는 이주 못 한다.
원자력을 못 짓는다고 반대를 많이 했습니다. 집회도 많이 하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들과 고향에서 살고 싶다!
-오늘 남창장에서 여러분의 반대 의지가 상당히 고조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서명에 참여하신 못한. 탑 주변에는 고압 전기가 흘러서.
-다 살려고 이러는 건데.
-웬말이냐!
-(함께) 웬말이냐, 웬말이냐, 웬말이냐.
-서생면 신암리 신리마을 주민들은 이 같은 계획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원전 추가 건설 지역에 포함되면 조상 대대로 살아온 농토와 어장을 잃게 돼
결국 생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도 국가 정책 사업이니까 우리가 반대한다고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암반이 참 좋답니다, 이쪽이. 바다에 원자력을 지을 수 있는 환경이 엄청 좋답니다, 여기가 신리가.
바다 신리가.
-부지 마라 부지 마라~ 해풍아 부지 마라~ 우리 어부 바다에 나가~ 멸치 꽁치 많이 잡아~
-눈물 나려고 한다.
-우리 부모 모시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소~
-최고다.
-그때 그 시절 언제 오겠노~
-이주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차이점은 좀 있죠.
최고 큰 차이점은 아마 정서적인 면.
그러니까 우리가 이주를 감으로써 과거에 있었던 기억을 과연 얼마나 할 수 있느냐.
우리 흔적들이 다 사라지는데.
-삶의 장소를 잃어버린다고 하는 문제.
장소가 그냥 인간의 바깥에 있는 환경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관계를 맺는다는 거죠.
나의 정체성이 거기에 투사되고 그 장소의 특징이 나의 정체성을 일구고 있기 때문에
그 장소와 내가 어떤 관계를 맺는가.
그런 의미에서 사실 장소를 잃어버린다는 것의 의미는 싹 빠져 있는 거죠, 지금.
-새울 무슨 뜻인지.
-얼마 전까지는 새로운 울산인가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신리라서 울산인가 잘 모르겠어요.
그 새울이 어디서 왔는지는. 뉴 울산인 것 같기는 한데.
새로움이라고 하는 것은 새로운 접근법이니까 새로운 어떤 정의.
그러니까 원전이 들어선 마을이라고 하는 원전지구에 대한 새로운 정의.
이런 거를 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신리마을에 가보시면 알겠지만 바닷가 마을, 오래된 바닷가 마을이고 그 마을의 어떤 특성에 맞게
골목들이 조성돼 있고 돌담들이 아주 이렇게 정겨운 돌담들이 있고 한데.
어떤 흔적, 파편들을 좀 살리면서 그 마을의 기억을 공공화시킬 수 있는 공공의 유산으로 남길 수 있는 방법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분리시키고 차단하고 하는 게 아니라 이곳이 지어지고 하는 곳이 이전에는 사람이 살던 마을이었다.
기억이 있던 곳이고 어떤 사람들의 삶이 누적되고 추적된 곳이라고 하는 거를 살리는 방향으로
그 장소를 새롭게 재정의하는 그런 시도를 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 불렀다.
-장금술.
-네.
-이상면.
-네.
-김담금.
-네.
-김조자.
-안 왔어.
-조자는.
-조자 안 왔고. 또, 또 누구 이름 안 부른.
-윤정혁.
-정혁이는.
-정혜지.
-정혜지.
-허지영.
-허지영 여기.
-허지영.
-(함께) 난숙이.
-그래.
-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