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스페셜 방영중
토요일 오전 8시
TV

다시보기

테마스페셜 - 호수예찬, 물이 빚고 산이 품다

등록일 : 2025-02-24 15:16:36.0
조회수 : 381
-(해설) 깊은 산, 고요한 물빛. 물길, 산길을 따라 이야기가 흐릅니다. 물이 빚고 산이 품은 곳. 충북의 호수입니다.
-(해설) 세상 모든 것이 감춰진 시간. 안개가 짙은 들 산을 지울 수 없고 어둠이 짙은 들 빛을 막을 수는 없죠.
막막한 어둠을 딛고 만물이 깨어납니다. 산과 하늘, 바람이 그려내는 대자연의 거대한 선율.
수많은 생명이 역동하는 순간. 꿈과 현실. 하늘과 물.
세상과 세상의 경계를 허물며 호수도 함께 깨어납니다.
희미한 것은 명료해지고 숨겨져 있던 아름다움은 드러납니다.
햇살이 닿으며 호수가 거느린 산길과 물길은 더욱 진해집니다.
호수는 잔잔하지만 깊고 고요하지만 힘차게 나아갑니다.
유유히 흐르는 호수의 물길은 한순간도 멈추지 않습니다.
산을 닮아 굳건하며 또 하늘을 닮아 끝없이 열려있죠.
산, 하늘, 물이 어우러진 호수의 너른 품 안에서 쉼표 하나 찍어가고 싶습니다.
마음이 지칠 때면 언제든 머물다 가는 쉼터가 되기도 하고.
실려 오는 바람마저 휴식이 되는 곳. 바로 호수입니다.
호수의 찰랑이는 물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번잡한 마음도 어느새 고요해집니다.
자연이 선물하는 평온한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런 풍경이 아닐까요?
이토록 반짝이는 호수는 어떤 이야기들을 품고 있을까요?
대청호 동쪽 끝자락. 푸른 물빛이 드리운 호수 위로 병풍바위가 펼쳐져 있습니다.
마치 누군가 물 위에 작품을 만든 것 같죠? 이 일대는 호수가 생기기 전에도 절경으로 알려진 곳인데요.
조선시대 학자 우암 송시열은 이곳이 금강산을 닮아서 소금강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1980년 대청댐이 생기면서 지금의 풍경이 만들어졌는데요.
마을의 동산이 호수에 잠겨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이 풍경을 두고 주민들은 마을 회의까지 열어 부소담악이라는 이름을 직접 짓기도 했습니다.
-(해설) 그러고 보니 호수 위에 떠 있는 산.
부소담악, 그 이름이 잘 어울립니다. 우리가 그러했듯 언젠가 이 풍경을 마주할 이들에게도 잊히지 않는 이름이 되겠죠.
호수에 드리운 화창한 하늘에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사계절 호수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대청호 순환 구조대원들입니다.
-스리, 포.
-(해설) 호수에서 인명 구조나 정화 활동을 하는 이들과 함께 대청호의 물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대청호 물속은 과연 어떨까요? 손바닥만 한 조개가 눈에 들어왔는데요. 말조개입니다.
강바닥 퇴적물 속에 살며 물을 정화하고 생태계 순환을 돕고 있죠.
말조개가 번성하는 물속이라면 사람에게도 이로운 환경이 아닐까요?
평온해 보이는 물속. 호수와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들이 숨 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대청호를.
-(함께) 사랑합시다!
-(해설) 따뜻한 햇살을 따라 대청호 물길이 이어집니다. 호수 바람을 타고 꽃향기가 전해지는 곳이 있는데요.
국화꽃 축제가 한창인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입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즐겼던 호젓한 쉼터가 일반에 공개되면서 연간 약 80여만 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습니다.
호수와 어우러진 산책로가 참 운치 있죠.
-(해설) 20여 년 전만 해도 이곳은 대청호가 품은 비밀의 정원이었습니다.
지금은 개방과 함께 모두가 즐기는 명소가 됐죠. 청남대는 새로운 변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설) 물은 산으로 산은 물로 둘러싸인 천혜의 요새.
깊은 산, 푸른 물길에 포근히 안겨 물줄기 닿는 곳마다 켜켜이 이어지는 다도의 풍경.
이곳에서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습니다. 호수의 물길은 골짜기마다 흐르고 또 흘러 깊은 산골로 이어집니다.
산이 막고 있다고 해서 산막이라 불리던 이곳 오지 마을은 호수가 생기면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군자산 자락의 산골 동네. 산막이 마을에 1957년 괴산댐이 생기면서 길은 호수가 됐는데요.
마을 주민들은 세상과 통하는 통로로 가파른 벼랑을 따라 길을 만들어 다니기도 했죠.
호수를 품은 길이 지금은 괴산을 대표하는 명소. 산막이옛길이 됐습니다.
가파른 산길은 산책로가 되고 마을 길은 물길이 되었는데요.
옛길을 걸으며 호수가 지나온 시간도 만날 수 있죠.
시원한 물길을 따라 괴산호 풍경 속으로 들어갑니다.
군자산 자락 아래 푸른 빛 호수가 만든 절경이 이어집니다.
-(해설) 호수에서 바라보는 산막이옛길은 또 다른 풍경으로 다가오는데요.
과거에는 마을 주민들이 오갔던 험준한 산길이지만 지금은 전국 각지 사람들이 찾는 트레킹 코스가 됐죠.
누구나 다시 찾고 싶은 길이 됐습니다.
-(해설) 길은 또 다른 길을 이어준다고 했던가요. 산막이옛길과 마을을 잇는 새로운 길이 생겼는데요.
지난 2016년 개통된 연하협구름다리입니다.
해질 무렵 호수 위를 걷는 느낌이란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요?
사뿐사뿐 느린 시간 속으로 걸어가는 기분. 여유로운 이 풍경 속에 마음이 오래도록 머뭅니다.
괴산호 물길 너머 계절의 색으로 물든 풍경이 있습니다.
마치 노란 물감을 뿌려놓은 듯 황금빛 은행나무가 반겨주는 문광저수지입니다.
40여 년 전 마을 주민이 기증한 20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이렇게 아름다운 명소를 만들었죠.
이 풍경이 만든 고운 빛깔에 오늘의 추억도 환하게 물듭니다.
한반도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대동맥 백두대간.
한강과 금강의 분수 산맥을 이루는 한남금북정맥을 따라 이어지는 충북의 산세.
그곳에서 출발한 물줄기와 산줄기는 이 땅에 숨을 불어넣고 생명을 돋웁니다.
백두대간을 넘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 하늘재.
신라의 마지막 왕자가 망국에 한을 품고 넘었던 길. 고려 공민왕이 피난길에 올랐던 그 길.
2000년의 시간을 거슬러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 길은 이제 누구나 와서 걸으며 쉬어가라고 자신의 자리 한편을 내어줍니다.
부처님의 법이 머문다는 호서 제일의 가람.
속리산 자락의 천년고찰 법주사에도 유구한 역사가 깃들어 있습니다.
높이 33m에 이르는 금동미륵대불과 우리나라 3대 불전으로 꼽히는 대웅보전.
속세를 떠나 자비로움을 품은 미륵의 도량입니다.
-(해설) 산이 있는 곳에는 고개가 있죠. 충청도와 전라도를 잇는 도마령인데요.
칼을 든 장수가 말을 타고 넘었다는 전설이 깃든 해발 800여 미터의 높은 고갯길.
계절의 색을 갈아입고 굽이 굽이 24굽이의 고갯길이 이어집니다.
꼬부랑길이라고도 불리는 속리산 자락의 말티재.
전망대에서 바라본 말티재는 마치 뱀이 지나간 자리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
그 옛날 세조가 속리산에 행차할 때 험준한 말티재 고개를 넘기 힘들어 가마에서 내려 말을 타고 넘었다는 옛길인데요.
몸은 좌우로 쏠리고 속도도 마음대로 낼 수 없는 열두 고갯길.
차를 타고 오르락내리락, 꼬불꼬불 길을 가는 묘미란 지나온 사람들만 아는 매력이겠죠?
충북의 최북단 단양에는 울긋불긋 단풍길로 유명한 보발재가 있는데요.
해발 540m.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길은 구불구불 인생길을 닮았죠.
인생의 굴곡 한가운데를 지날 때는 알 수 없지만 지나고 보면 그 길도 인생의 한 조각.
화려한 빛깔도 한 걸음 떨어져 보면 더 짙고 깊은 색으로 다가옵니다.
길을 따라 이어지는 울긋불긋 단풍나무는 보발재의 고갯길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죠.
한 컷의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은 길입니다.
고갯길이 더욱 빛나는 건 끝이 어딘지 모를 이 길을 기어이 넘어서겠다는 노력과 의지 때문은 아닐까요?
길은 그렇게 다시 빛나게 될 계절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아득한 과거부터 이어지는 물길이 있습니다.
고대 수리 시설 중 하나인 제천 의림지인데요.
이곳에서 자리를 지킨 세월이 수천 년. 의림지에 비친 풍경은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길일까요?
거울처럼 맑습니다. 의림지 곁을 지켜온 소나무 군락지는 푸르름, 그 자체인데요.
최근 이곳에 반가운 손님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천연기념물 수달입니다.
-(해설) 관찰 카메라에 담긴 수달은 개구쟁이 어린아이의 모습인데요. 인적이 드문 밤.
꽁꽁 언 호수를 놀이터 삼아 뛰어놀기도 하고. 먹이를 사냥한 모습도 포착됐죠.
수달에게도 의림지는 머물고 싶은 보금자리가 됐습니다.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서식한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살아 있는 그리고 생동감이 넘치는 생태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크다.
-(해설) 물이 흐르고 산이 굽이치는 곳마다 생명이 숨 쉬고 있습니다. 월악산 자락의 만수계곡인데요.
물속이 훤히 보일 만큼 맑고 깨끗합니다. 여기에는 1급수에 서식하는 생물지표종 버들치가 살고 있는데요.
그 존재만으로도 소중합니다. 여기 도심 속 물길에도 생명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충주 토박이 사진작가 이광주 씨는 호암지 새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해설) 사계절 생명력 넘치는 호암지의 풍경에 작가의 행복도 배가 됩니다.
때로는 도심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위로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요.
여기 그런 숲이 있습니다. 체험객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그저 평범해 보였던 산도 함께 걸으면 새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여기, 낙엽을 보면 가운데가 구멍이 났죠. 그런데 얘는 가에부터 없어요. 벌레가 먹은 거죠.
얘는 어떤 녀석이 먹고, 얘는 어떤 녀석이 먹었을까요. 이렇게 털이 별로 없는 애들.
그런 애들은 새가 무서워서 이렇게 가운데부터 먹고 얘는 가운데부터 먹어도
새는 이 전체적인 잎 모양을 보기 때문에 상관이 없어요.
-들이마시는 호흡보다는 내쉬는 호흡을 길게 해주시면.
-(해설)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울창한 숲속에서 가쁜 호흡을 가다듬고 내면의 나와 만나는 시간.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번잡한 생각도 비워냅니다. 숲이 우리에게 전하는 여유이기도 합니다.
-(해설) 그저 곁에만 있어도 위로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요. 바로 이 순간이 아닐까요?
푸른 물길이 휘감아 도는 초평호. 이곳은 물과 산이 만든 또 하나의 풍경이 있습니다.
휘둘러 가는 물길과 산자락은 한반도와 꼭 닮은 모습이죠. 초평호가 생기면서 이곳은 붕어마을로도 알려졌습니다.
민물낚시를 즐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강태공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죠.
-초평호는 우리나라 최고의 낚시터 아니겠습니까? 붕어의 손맛을 볼 수 있는.
-(해설) 힘 좋은 붕어가 제대로 손맛을 안겨 줍니다.
-살이 통통합니다. 손맛도 좋아요.
힘이 좋으니까 아주 월척급에 살이 통통하고 깨끗합니다.
살짝 노란 색깔이, 살짝 띄잖아요. 붕어 상태가 좋다는 겁니다, 이게.
초평호에서는 그래도 타 지역보다는 이 토종 붕어가 개체 수가 엄청 많아요, 이게.
-(해설) 붕어 낚시가 활발해지면서 주변에는 붕어 요리도 다양해졌습니다.
붕어에 고들고들 말린 시래기도 올립니다. 매콤하게 끓여내면 초평호의 별미, 시래기 붕어찜이 완성되죠.
전국 각지 손님을 부르는 맛입니다.
-(해설) 오랜 비법이 담긴 뼈째 먹는 붕어찜인데요.
살결이 포슬포슬해진 시래기 붕어찜의 맛은 어떨까요?
-(해설) 역사와 경치 그리고 별미까지 더해졌으니, 이곳이야말로 이 풍경을 제대로 즐기는 맛입니다.
크고 작은 물길, 산길이 다도해처럼 펼쳐지는 내륙의 바다.
물이 있는 곳에 산이 닿고 산이 있는 곳에 물길이 스며들었습니다.
충주호의 또 다른 이름, 청풍호반에는 출렁다리가 생기면서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다리 길이만 해도 220m, 호수 바람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 길에서 새로운 여정이 펼쳐집니다.
수면 위에서 즐기는 호수는 어떨까요? 청풍호반에서는 무동력 카약을 즐길 수 있는데요.
출렁다리 아래를 가로질러 청풍호반의 탁 트인 물길을 마주합니다.
오직 내 손으로 노를 저어가며 온몸으로 호수를 느낄 수 있죠.
그리고 청풍호의 절경을 수면 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죽순처럼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 단원 김홍도도 화폭에 담았던 절경 옥순봉입니다.
-(해설) 시원한 물살을 가르며 호수를 내달리는 기분. 호수에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많은 사람의 삶이 시작되고 또 삶이 이어지는 곳 호수.
물길 넘어 마을에는 호수가 고향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호숫가에 자리한 작은 마을 도화리인데요.
40여 년 전 호수가 생기면서 주민들의 삶에도 변화가 찾아왔죠.
동네 사람 대부분은 마을을 이주한 수몰민입니다.
수몰 전 29개였던 청풍면의 많은 마을이 호수에 잠겼고 고향을 지킨 수몰민들은
호수 인근에 척박한 땅을 가꾸며 새로운 삶을 일궜습니다.
호숫가 끝자락, 물길이 나고 드는 밭도 그 어느 곳보다 비옥하게 가꾸었죠.
두 헌 밭을 가꾸어 꽃을 심고 비탈길에서도 잘 자라는 콩을 심었습니다.
평생 땅을 가꾼 농부도 요즘 같은 변덕스러운 날씨 앞에서는 쉬운 작업이 없다는데요.
올해 콩 농사는 수확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이때껏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왔지만 쉬엄쉬엄하면서.
한참하고 쉬었다 하고 또 그렇지 뭐.
이 콩이 말하자면 우리 두부 해 먹고 메주 쑤어서 된장, 간장 만들어 먹는 원료입니다, 이게.
올해 초에는 날이 뜨거워서 콩이 안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전만큼은 안 됐습니다. 안 됐는데 좀 안타까움이 있지만 이만큼만 되도.
-잘된 거죠.
-평년작은 충분합니다. 강이 있는 데는 서리 얼음이 늦게 얼어요.
그래서 그게 한 가지 좋기는 좋은데 늦게 두어도 곡식이 피해가 덜하고 그런 이점은 있어요.
-(해설) 고향을 가슴에 묻은 수몰민에게 도화리는 새로운 고향이 되어 주었죠.
호수가 잘 보이는 양지바른 곳에 장을 담고 장맛이 깊게 들듯 서로의 정도 깊어집니다.
도화리 마을 부녀회는 콩 농사를 지어 함께 된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빈 항아리, 언니 올해 이제 담을 거잖아.
빈 항아리,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열하나, 열둘, 열셋, 열넷, 열다섯.
올해 그러면 얼마나 담을 수 있지? 한 항아리에 세 말 정도?
다섯 말은 안 돼, 간장이 안 나와. 안 되겠더라고.
-한 네 말이나.
-세 말 반씩만 넣자고, 세 말 반. 올해는 그러면, 아까 항아리가 몇 개였지?
저기, 저기 보이시죠? 저기가 월악산 영봉이에요.
그래서 봄 같을 때는 피는 시절 오면 도시의 사진작가들이 막 와서 여기서 진을 치고 사진 찍는 자리예요,
여기가.
-(해설) 호숫가 어머니들의 손맛이 깃든 된장 맛은 어떨까요?
-이게 3년 된 된장이거든요. 된장이 삭으면 이렇게 누래요. 색깔 좋다. 맛봐. 맛있지? 내가 만든 거지만 맛을 봐야지.
-맛있지?
-맛있어. 짭짤하면서도 뒷맛은 달큼하고 고소해.
-맞아, 맞아. 그 맛이야. 된장 맛이.
-이거 가지고 배춧국 끓이면 맛있겠어.
-(해설) 우정은 작은 즐거움에서 시작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진다고 하죠.
호숫가 주민들의 정도 이렇게 깊어질 겁니다.
산은 흘러 이야기가 되고 물은 흘러 삶이 되었습니다. 깊은 산, 푸른 물빛.
물길, 산길이 선사하는 절경을 따라 충주호를 품은 또 다른 길에 다다랐는데요.
여기에서 충주호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해설) 국내외 수많은 산을 오른 산악인 김영식 씨에게도 이 길은 설레는 길입니다.
2024년 9월, 탐방로가 전면 개방되면서 한층 활기를 띄는 악어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가파른 산길과 바윗길이 이어지지만 기대감으로 오르는 길.
아직은 사람의 발길이 낯선 산길을 따라 약 900m를 오르면 악어봉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거대한 악어 떼가 마치 물속으로 들어가 있는 듯한 악어섬.
호숫가 깊은 물 속 어딘가에 크고 작은 악어들이 숨어있을 것 같기도 하고.
저 멀리서부터 입을 크게 벌리며 다가올 것 같은데요.
크고 작은 물길이 빚어내고 굽이치는 산길이 품은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악어봉에서 본 악어섬 너무 멋진데요? 절경입니다, 절경.
-여기 올 때마다 항상 멋지죠?
-풍경이 최고예요.
-정말 뷰가 좋습니다.
-(해설) 호수가 빚은 잊지 못할 풍경을 가슴 깊이 새깁니다.
-(해설) 악어 떼가 숨 쉬는 호수 위로 해가 기웁니다. 해가 떠나는 자리에 더욱 선명해지는 산자락.
수많은 악어가 꿈틀거렸던 충주호도 어느새 고요해집니다.
다시 밝아올 내일을 기약하며 호수에 어둠이 내려앉습니다.
담담히 흐르는 깊고 푸른 물길과 함께 청풍호반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벽의 첫 빛을 안고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호수 가득 일렁입니다.
다시 깨어난 호수. 고요한 물길 위로 생명이 파동을 일으키며 찬란한 꿈을 꿉니다.
더 넓은 세상에 닿기를. 더 힘차게, 더 자유롭게, 더 강렬한 생동감으로 멈추지 않고 흐르기를.
바람에 실려 온 삶의 이야기가 호수와 함께 기억되기를. 지금 이 순간.
기암절벽 옥순봉도 호수와 어우러지며 감탄을 자아냅니다. 고요히.
그러나 생동하며 흐르는 생명의 물길. 물이 빚고 산이 품은. 충북의 호수입니다.
사이트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