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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스페셜 - 석산과 오페라

등록일 : 2025-07-21 14:15:05.0
조회수 : 41
-(해설) 유럽의 여름은 축제의 계절입니다.
유난히 길고 어두운 겨울을 지나 해가 길어지는 여름이 오면 유럽의 도시들은 축제로 들썩입니다.
그중에서도 오스트리아의 작은 시골 마을, 장크트 마가레텐의 오페라 축제는 좀 특별합니다.
돌을 캐던 채석장을 무대로, 오페라 공연을 열기 때문인데요.
거대한 돌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웅장한 오페라.
푸른 여름밤. 유럽 전역에서 온 관객들은 달콤한 환상에 빠져듭니다.
-(해설) 거칠고 황량했던 돌산은 어떻게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고 문화예술을 꽃 피우는 공간이 됐을까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중국과 대한민국.
네 나라의 아주 특별한 석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하늘 아래 가장 복된 땅이라는 대한민국 청와대.
그중에서도 영빈관은 국빈 만찬 같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공식 행사가 열리는 곳입니다.
특히 영빈관 입구. 1층과 2층을 관통하고 있는 4개의 돌기둥은 이 건물의 백미로 꼽힙니다.
높이 13m, 둘레는 무려 3m나 되는데 이음새 하나 없는 화강암을 통째로 가져왔습니다.
이 돌의 고향은 바로 익산 황등입니다.
화강암로, 돌의 고장답게 도로명도 색다른데요.
이 길을 따라 돌을 다듬어 생업을 잇는 석공예 작업장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40년째 황등석을 조각해 온 박곡간 씨.
장인의 손길을 따라 단단한 바위 위에서 연꽃이 피어납니다.
-(해설) 익산의 화강암은 밀도가 높고 철분 함량이 적은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오랜 세월 비바람에도 쉽게 닳지 않고 색도 변하지 않습니다.
청와대나 국회의사당, 독립기념관처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최고의 건축물에 황등석이 빠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일은 험하고 고되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참 좋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동네 개들도 돈을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호황을 누렸습니다.
-(해설) 하지만 익산의 석재 산업은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우리나라 석산, 석재 업체들이 까다로운 환경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이 중국과
동남아의 저가 석재들이 국내 시장을 휩쓸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발이 끝나고 곳곳에 방치되어 있는 폐석산도 골칫거리입니다.
길게는 수십 년째, 버려진 석산들이 복구는커녕 별다른 활용 방안도 찾지 못한 채 흉물로 남아있습니다.
방치된 폐석산은 비단 익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석산이 있는 전국의 모든 자치단체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기원전부터 돌을 캐, 신전을 지은 서구 문명.
일찍부터 석조 기술을 발전시켜 온 유럽에서는 개발이 끝난 채석장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요?
수많은 예술가가 사랑하는 도시 파리.
-(프랑스어)
-(프랑스어)
-(프랑스어)
-(프랑스어)
-(해설) 파리 리옹 역에서 테제베를 타고 4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아비뇽입니다.
남프랑스의 작은 도시 아비뇽은 매년 여름 도시 전체가 축제의 장으로 변합니다.
-(프랑스어)
-(해설) 전 세계 공연 예술인들에게 꿈의 무대로 꼽히는 아비뇽 페스티벌인데요.
-(프랑스어)
-(프랑스어)
-(해설) 전 세계에서 온 공연팀들이 저마다 자신들의 무대를 알리기 위해 아비뇽의 거리를 누빕니다.
-(프랑스어)
-(노래)
-(해설) 거리 곳곳에 나붙은 공연 포스터가 축제의 열기를 더합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축제 기간. 200여 편의 작품이 무대에 오릅니다.
부족한 공연장을 마련하기 위해 아비뇽 씨는 교황청 앞마당에도 가설 무대를 세웠습니다.
버려진 채석장도 공연장으로 활용됩니다.
-(해설) 이 연극은 장애인 시설을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 자폐아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공연이 열리고 있는 불봉극장은 사실 버려진 채석장입니다.
1985년 연극 연출가 피터 브룩이 처음으로 이곳 불봉 채석장에 무대를 만들어 연극 마하바라타를 선보였습니다.
독특한 풍광을 자랑하는 불봉극장은 아비뇽페스티벌을 상징하는 야외 공연 무대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비뇽은 한때 교황의 도시였습니다.
14세기 교황과 권력 다툼 속에 승기를 잡은 프랑스의 국왕 필리프 4세는 로마에 있던 교황청을 아비뇽으로 옮겼습니다.
우리에게는 아비뇽 유수로 잘 알려진 사건입니다.
중세 시대 최고의 권위를 지녔던 교황의 도시답게 아비뇽은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14세기에 쌓은 탑과 성문은 거의 원형에 가깝게 잘 보존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황의 도시를 짓는 데 사용된 이 많은 석재들은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요?
아비뇽에서 차로 30분.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가면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산악 지대가 펼쳐집니다.
대규모 석회암 채석장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로마 시대부터 1920년대까지 1000년 넘게 프랑스 남부 지역에 석재를 공급했습니다.
1935년 완전히 문을 닫은 채석장이 지금은 미디어아트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깊은 어둠 속에서 펼쳐지는 빛과 음악이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관객들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마치 피라미드 안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해설) 버려진 채석장은 어떻게 미디어아트 공연장으로 탈바꿈하게 됐을까요?
흉물로 방치돼 있던 채석장은 마을의 천덕꾸러기 신세였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의 한 문화 예술 기업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색다른 프로젝트를 제안했습니다.
지방 정부와 협의를 거쳐 채석장에 100여 대의 프로젝트를 설치했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버려진 채석장은 빛과 소리로 살아 움직이는 전시 공간이 됐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미디어아트를 선보이고 있는데 연간 방문객이 무려 70만 명에 이릅니다.
인기의 비결을 물었더니 채석장이 갖고 있는 매력 때문이랍니다.
-(해설) 빛의 채석장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주변 관광지도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빛의 채석장 근처에 있는 레 보 드 프로방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곳입니다.
-(해설) 바위 위에 둥지를 트는 새들처럼 중세 시대의 영주들은 주로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성을 지었습니다.
레 보 드 프로방스에도 과거 이곳을 지배했던 보 가문의 성채가 남아 있습니다.
채석장이 문을 닫으면서 석공이 떠난 자리를 이제 관광객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주민이라고는 1000여 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에 식당과 기념품 가게 40여 곳이
문을 열었고 크고 작은 숙박 시설도 여섯 곳에 이릅니다.
세계적인 여행 잡지 미쉐린 가이드는 레 보 드 프로방스에 최고 평점인 별 3개를 매겼습니다.
-(해설)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도 석산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헝가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작은 도시 장크트 마가레텐. 인구는 3000명.
우리나라의 읍 정도 규모의 소도시입니다. 이 작은 도시의 여름은 해마다 축제의 열기로 뜨겁습니다.
석산에서 열리는 오페라 OPER IM STEINBRUCH 덕분입니다.
수많은 음악 축제가 열리는 유럽에서도 장크트 마가레텐의 오페라가 특별한 건
공연이 열리는 곳이 채석장이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가 석산 무대에 올랐습니다.
아이다의 연인이자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돌아옵니다.
하지만 엇갈린 사랑은 비극적 결말로 이어지게 되죠.
우리 귀에도 익숙한 개선행진곡 잠시 들어볼까요?
-(음악)
-(해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하늘빛.
붉고 푸른빛으로 물들어 가는 거대한 석벽은 자연과 사람이 만들어낸 무대 장치입니다.
축제조직위는 공식 개막 전 공연에 지역 주민들을 무료로 초청합니다.
-(해설) 오스트리아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석산 오페라 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은데요.
주로 머물다 가기 때문에 주민들도 적잖은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해설) 이 오페라 축제는 1996년 첫발을 뗐습니다.
지금은 오스트리아의 공영방송이 개막 공연을 전국에 생중계할 만큼 대표적인 음악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해설) 출연진 가운데는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성악가들도 있습니다.
넓게 퍼지는 중저음이 매력적인 성악가 심인성 씨입니다.
한국 예술 종합 학교를 졸업한 심인성 씨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오스트리아
빈 국립 오페라 극장에 전속 가수로 무대에 섰습니다.
이번 석산 오페라 아이다에서는 이집트의 제사장 람피스 역을 맡았습니다.
유럽에서 수많은 무대에 서봤던 심인성 씨도 석산 오페라 공연은 처음이라고 하네요.
-(해설) 놀라운 건 오페라 축제가 열리는 이 석산에서 여전히 채석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로마 시대부터 석회암을 생산했던 이곳은 채석장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을 만큼 유서 깊은 곳입니다.
비엔나의 쇤브룬 궁전과 성 슈테판 성당을 짓는데도 이 돌이 사용됐습니다.
-(해설) 우리는 어떻게 채석장에서 오페라 축제를 열게 됐는지,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이 석산의 주인은 헝가리의 명문 귀족 에스터하지입니다.
교향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제프 하이든의 든든한 후원자였죠.
하이든은 40년 동안 에스터하지 궁전의 악장을 맡아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에스터하지 가문은 채석이 끝나고 오랜 세월 방치되어 있던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했습니다.
웅장하게 펼쳐진 석벽과 드넓은 공간은 야외 공연장으로 제격이었습니다.
채석장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무대를 만들고 객석을 설치했습니다.
지방정부도 행정적인 지원을 통해 힘을 보탰습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무대를 보여주는 공연.
석산 오페라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해설) 지금은 동물 보호를 위해 금지되었지만 한 때 석산 오페라에서는 살아 있는 말과 코끼리가 무대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석산 오페라는 축제 기간 28차례 공연이 대부분 매진 될 만큼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해설) 알프스산맥이 지나는 오스트리아 동남부의 험준한 산악지대.
굽이굽이 산줄기를 따라 끝없는 고갯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최대 철광석 산지, 에르츠베르크 광산입니다.
해마다 300만 톤가량의 철광석이 이곳에서 채굴됩니다.
-(해설) 거칠고 험한 채굴 현장에 가족 단위 체험객들이 찾아왔습니다.
하울리로 불리는 철광석 운반용 트럭. 높이만 5m에 이릅니다.
체험객들은 이 하울리를 타고 철광석 생산 현장을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발파 현장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해설) 수백 미터 아래 지하 갱도로 내려가는 열차를 타고 과거 광부들의 작업 현장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성인을 기준으로 우리 돈 6만 원가량을 받고 있는데요.
연간 5만 명가량이 광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에르츠베르크 광산 체험 프로그램이 시작된 건 1988년.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는데요. 프로그램도 다양해졌습니다.
전체 길이가 70km에 이르는 채굴용 도로에서는 오토바이 경주와 광산
달리기 대회, 익스트림 스포츠 대회가 열립니다.
해마다 유럽 전역에서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지역 경제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줍니다.
안전사고 등을 이유로 일반인의 접근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오스트리아는 채굴 중인 광산까지도 지역의 관광 상품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 기준도 마련되어 있죠.
-(해설) 우리와 가까운 나라, 중국도 석산 활용에 적극적입니다.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
시내 중심부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쉐산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입니다.
그런데 이 시골 한복판에 17층 규모의 특급 호텔이 문을 열었습니다.
330개 객실을 갖춘 5성급 호텔. 연회장과 식당 벽면은 대형 수족관으로 장식했습니다.
호텔의 엘리베이터가 좀 특별합니다.
로비에서 분명 14층 버튼을 눌렀는데 엘리베이터는 위로 가지 않고 아래로 내려갑니다.
땅 아래에 지어진 세계 최초의 지하 호텔입니다.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에는 시원한 폭포수가 흐릅니다.
호텔의 모든 객실은 동양화 같은 절경을 바라볼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까마득한 절벽에는 유리 바닥으로 된 잔도를 만들었습니다.
호텔 투숙객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도 잔도를 거닐며 그림 같은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해설) 밤에는 거대한 석벽을 배경으로 환상적인 미디어 쇼가 펼쳐집니다.
고대 중국의 인문 지리서, 산해경에 나오는 상상 속 동물이 시공간을 넘어 듭니다.
-(해설) 호텔이 지어진 곳은 1920년대부터 돌을 캐던 석산이었습니다.
채석이 끝난 석산에는 90m 깊이의 거대한 구덩이가 남았습니다.
수십 년간 버려져 있던 석산에 상하이시 정부는 폐기물 매립장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그런데 한 부동산 개발업체가 이곳에 호텔을 짓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습니다.
-(해설) 폐석산을 어떻게 처리할까 골머리를 앓던 상하이시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습니다.
가파른 절벽에 새가 둥지를 틀듯, 호텔은 석벽의 곡선을 따라 매달리듯 지어졌습니다.
지하 호텔은 시작부터 난공사였습니다. 설계와 건축 과정에서 받은 특허가 41건에 이를 정도입니다.
20억 위안, 우리 돈 380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세계 최초의 지하 호텔은 그 자체로 버킷리스트가 됐습니다.
-(앵커) 상하이에서 차로 5시간을 달려 도착한 저장성 진윈현의 셴두 풍경구.
우리말로 선도, 신선의 고장이라는 마을의 이름처럼 하늘을 찌를 듯한 기암괴석이 유명한 곳입니다.
풍경도 아름답지만 사실 진윈현은 오래전부터 석산의 고장이었습니다.
건축재로 쓰는 응회암의 매장량이 중국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죠.
이 일대에만 다양한 형태의 석산이 3000여 곳에 이릅니다.
지금도 버려진 석산에는 벽돌 크기로 잘라냈던 채석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과거에 수많은 석공들이 모여 마을을 이뤘고 채석장에 일하며 생계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식 건축 자재가 등장하면서 하나둘 채석장이 문을 닫기 시작했고 석재 산업은 급속도로 쇠퇴했습니다.
진윈현은 버려진 석산에 주목했습니다. 중국어로 옌당슈팡.
우리말로 풀어내면 바위굴 책방입니다.
채석으로 생긴 빈 공간에 자연스럽게 서가를 들였습니다.
가파른 암벽 사이로 하늘이 흐르고 바람이 지나고 때론 비가 내립니다.
-(해설) 진윈현은 폐석산 10곳을 책방과 찻집, 음악당으로 꾸몄습니다.
가장 큰 원칙은 폐석산을 가급적 그대로 놔두는 것이었습니다.
오랜 세월 석공들이 켜켜이 쌓은 노동의 흔적이야말로 어떤 건축가도 흉내 낼 수 없는 경이로운 풍경일 테니까요.
자연과 사람이 맞서지 않고 어깨를 내주며 어루만지는 독특한 공간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진윈현의 채석장 프로젝트는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식당과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에 대한 정비 작업도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해설) 폐석산 프로젝트는 진윈현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요?
석산이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를 잃었던 사람들.
살기 위해 고향을 등졌던 주민들이 다시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해설) 우리나라에도 버려진 석산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곳이 있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아트밸리입니다. 관광객을 태운 모노레일이 가파른 경사로를 올라갑니다.
깎아지른 절벽과 푸른 호수가 그림 같이 펼쳐집니다.
-너무너무 아름다워요.
-(해설) 화강암으로는 익산 황등석과 어깨를 견주었던 경기도의 포천석.
이곳은 원래 화강암을 캐던 채석장이었습니다.
질 좋은 석재 생산이 줄면서 30여 년 전부터 채석이 중단됐습니다.
포천시는 10여 년 넘게 버려져 있던 폐석산을 공원으로 조성하고 작은 공연장과 전시장도 만들었습니다.
-하나, 둘, 셋! 한 번만 더 찍을게요.
-(해설) 지금은 연간 40만 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습니다.
-(해설) 지역 경제에도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주변 식당은 평일인데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해설) 하지만 폐석산을 문화 관광 시설로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채석이 끝난 석산은 복구가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복구 역시 다른 개발 지역의 토사를 가져와 메꾸는 방식이어서 또 다른 환경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해설) 전문가들도 현행 방식의 석산 복구는 환경적으로도 옳지 않다고 말합니다.
-(해설) 폐석산에 폐기물을 몰래 묻었던 곳은 부메랑처럼 환경 재앙으로 돌아왔습니다.
-폐기물이 불법으로 매립된 폐석산에서 검붉은 침출수가 흘러나옵니다.
-(함께) 제거하라, 제거하라, 제거하라.
-(해설) 석산에서 오페라 축제를 여는 오스트리아.
미디어 아트 공연장을 만든 프랑스 그리고 중국의 지아호텔까지.
세계 여러 나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석산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면서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폐석산에 무조건 흙을 채우는 복구 방식은 또 다른 환경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자연이 스스로 복원할 수 있도록 그대로 두거나 다른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해설) 화려한 빛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세계적인 미디어 아트 작가들이 길이 500m 크기의 거대한 석벽을 빛으로 채웠습니다.
보는 이를 압도하는 장엄한 풍경이 펼쳐지는 곳.
이곳은 익산의 황등석산입니다.
-힘찬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해설) 황등석산을 문화예술공원으로 만드는 사업이 첫발을 뗐습니다.
우선 내년까지 두 개의 전망대를 짓습니다. 전망대 안에는 전시, 휴게 공간이 들어서고 두 전망대를 산책로로 연결됩니다.
석산 주변에 있는 빈집을 예술 공간으로 활용하는 도시 재생 사업도 추진합니다.
채석 작업이 종료되면 황등시장과 석산을 연결하는 모노레일과 LED를 활용한
공연장을 설치해 세계적인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총사업비가 500억 원에 이릅니다.
-(해설)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관광 시설이 들어서는 셈입니다.
주민들도 적지 않은 기대감을 갖고 사업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비빔밥으로 유명한 황등시장이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그날이 올 수 있을까요?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가장 큰 과제는 석산의 용도를 변경하는 일입니다.
현행 산지관리법상 석산 개발지가 다른 용도로 사용이 확정될 경우 복구 의무를 면제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용도 변경 기준이 없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복구 의무를 면제해 주고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길을 터주는 만큼 특혜 시비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개발 계획을 마련해 시민들과 공감대를 얻는 일이 중요합니다.
-(해설) 익산뿐 아니라 복구되지 못한 채 오랜 세월 방치되어 있는 전국의
폐석산의 체계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산지관리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해설) 익산에서 건축용 화강암을 생산하는 석산은 단 두 곳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까다로운 환경 규제와 주민 민원 등으로 새 석산을 개발하는 것도 이제는 쉽지 않은 일이 됐습니다.
석산이 문을 닫으면 석재 업체들도 줄줄이 폐업을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설) 우리나라의 석재 산업을 이끌었던 익산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채석장이 문을 닫고 그 여파로 석재 산업이 무너지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던
유럽과 중국의 석산 도시들은 다시 석산에서 길을 찾았습니다.
-(해설) 1400년 전 백제의 석탑을 품고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건축물마다
초석으로 자리매김했던 익산의 돌산은 이제 새로운 꾸고 있습니다.
돌을 캐던 채석장을 넘어 예술과 문화를 꽃피우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내는 일입니다.
석산이 꿈꾸는 오페라, 그 꿈이 조금씩 여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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