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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스페셜 - 하이엔드다큐 춘란, 화순에서 꽃 피우다

등록일 : 2025-08-18 14:50:00.0
조회수 : 53
-잡고 오른손으로 흙을 파. 그래서 속에. 그렇지.
그다음에 손으로 부드럽게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으로 이렇게.
그래야 이게 흙이 빈 공간 없이 딱 채워지겠지?
그렇지. 잘했어.
-처음 해 봐서 신기해요.
-(해설) 인파가 늘어선 이곳. 2025년 화순난명품박람회 현장입니다.
전국에 난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해외의 난 애호가들도 이곳에 모였습니다.
이들이 이곳에 온 이유는 단지 아름다운 난을 보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누구보다 먼저 희귀한 품종을 손에 넣으려는 사람들의 욕망이 모인 곳.
여기서 숫자는 단순한 가격이 아니라 자존심입니다.
수십 년 경력의 난 애호가도 갓 입문한 초보자도 취향을 돈으로 증명합니다.
이날 박람회에서는 노대중 씨의 출품작인 불꽃이 대상을 차지했는데요.
이날 거래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난 박람회에서는 수억 원대의 희귀 명품 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작은 난 한 포기가 무엇이기에 수억 원이라니 누군가에게는 절대 이해가 안
되는 일이겠지만 여기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돈의 모양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주식이 아니라 그림을 사고 코인이 아니라 난을 삽니다.
취향에 투자하기 시작한 겁니다.
개인의 안목과 선택이 자산이 되는 시대.
이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 가장 먼저 고부가가치 감성 자산을 지역의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고 나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전라남도 화순인데요.
지금부터 작은 난 한 포기가 기회가 되는 곳 전라남도 화순의 춘란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시죠.
월요일 오전 8시. 대한민국 화훼 유통의 심장이라 불리는 양제화훼공판장입니다.
이른 아침 열기가 뜨거운데요.
지금 이곳에서는 난 도매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매장에 나온 난은 거의 서양란입니다.
현재 이곳에서 거래되고 있는 난의 80%는 서양란입니다.
-(해설) 약 20%의 동양란이 거래되고 있는데 그나마도 지금 도매로 거래되고
있는 난은 중국과 대만산이 10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해설) 우리나라 난 산업의 규모는 785억 원대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거대한 시장에서 왜 한국산 춘란은 설 자리가 없는 걸까.
난 한 뿌리가 밥과 돈이 되는 시대.
그런데 우리의 난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우리가 놓친 그 기회를 찾기 위해서 전남 화순이 뛰어들었습니다.
지난 2024년 약 320억 규모의 전남형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 공모에 화순의 춘란 산업이 선정됐습니다.
화순은 이미 2023년부터 춘란 산업을 화순을 먹여 살릴 미래의 먹거리로 정하고 준비를 해왔습니다.
-(해설) 그런데 작은 난 한 포기가 한 도시를 먹여 살리는 것이 정말 가능할까요?
그 답을 찾아서 화순군은 지난 2024년 중국으로 향했습니다.
중국 푸젠성의 난징 현. 이곳은 난 하나로 지역 전체가 먹고사는 난 산업화 성공의 대표적 모델입니다.
20년 전만 해도 난징 현은 평범한 산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최대 규모의 난 생산기지로 탈바꿈했습니다.
32만 인구 가운데 6만 명이 난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연매출 3000억 원을 올리고 있는 난징 현.
난징 현이 난 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난징 현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난징 현 농가를 직접 찾은 구복규 군수는 난징 현의 유통 구조에 주목했습니다.
난징 현에는 하루 평균 수천만 위안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대규모 난 도매 시장이 있고.
온라인 라이브커머스 방송으로 전 세계의 난 애호가들을 직접 만납니다.
-(해설) 난 생산자들은 정부 주도의 협동 조합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계약
재배를 이어가고 분류, 포장, 물류, 판매까지 일원화된 시스템 속에서 돌아갑니다.
덕분에 소비자는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난을 24시간 안에 받아볼 수 있죠.
생산부터 유통, 소비까지 이어지는 철저한 산업, 난징 현이 난 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해설) 그렇다면 난징 현이 난으로 평범했던 농민들을 부농으로 바꾼 것처럼 화순도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화순군의 도전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화순이 난징 현의 성공을 넘어 대한민국 춘란의 중심이 될 수 있을지 이제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이곳은 화순 춘란의 중심지 화순춘란재배교육장인데요.
이곳에서 춘란 산업화를 위해 직접 뛰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군수님, 여기 계셨군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손범수입니다.
-반갑습니다. 화순 방문을 환영합니다.
-군수님께서 직접 난 재배동에 와 계시네요?
-제가 난초를 취미 생활로 한 지가 3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세요?
-그래서 난 산업 하면서 직접 이렇게 난도 재배하고 있습니다.
-난 애호가시네요. 좀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래요. 이쪽 난실은 현재 저희가 한 1만 5000분 정도.
-1만 5000.
-키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지역에서 나온 난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 대표적으로 좋은 난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오늘은 난 두 가지만 제가 소개를 해드리는데 먼저 태홍소라는 난을 소개하겠습니다.
-태홍소.
-태홍소.
-클 태 자, 붉을 홍 자.
-그렇습니다. 이 태홍소는 보통 산에서 만드는 잎은 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꽃이 굉장히 아름답습니다. 저기에 있는 태홍소라고 있는 사진이.
-저 사진의 꽃입니까?
-이 난인데요.
-예쁘네요.
-꽃이 피면 보통 산에 있는 난들은 일반 파랗게 꽃이 핍니다.
그런데 저것은 꽃잎 자체가 홍색으로 피어 있고 또 꽃잎 안에 있는 혀가 소심이라는 것은 빨간 잎이 없는 것.
-그것을 소심.
-그래서 소심이고 홍색이고 그래서 엽예 중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꽃.
-그렇군요.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웅비라는 난인데 웅비는 중투예요. 이게 웅비라는 난인데 이것은 잎이.
-잎의 색깔이 다르네요?
-무늬가 있잖아요. 그래서 이 난은 산에 가서 눈에 빨리 띌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것은 잎도 예쁘고 꽃도 굉장히 아름다워요.
그래서 웅비라고 등록이 된 난입니다.
-웅비.
-웅비라고. 그래서 이 난은 지금도 가격이 태홍소하고 비슷하지만 조금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그래서 이 난도 우리 화순에서 이렇게 많이 키우고 있는 겁니다.
-(해설) 난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었던 저도 왜 이렇게 많은 이가 난에 마음을 빼앗기는지 궁금해졌는데요.
그 매력을 직접 알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오늘은 우리 난실에서 손범수 아나운서 선생님 모시고 난 심기 체험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영광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예쁜 중투를 우리 손범수 아나운서님이 심고 또 우리 김정현 실장하고.
-제일 고가를 제가.
-저하고는 같이 이것을 심어봅시다.
그래서 심는 방법은 제가, 이게 이 난하고 여기 벌브라고 합니다, 벌브.
여기하고 거의 맞춰서 이렇게 넣어야 합니다, 이렇게.
-이렇게 수평이 되게끔요?
-그렇죠.
-이 정도 해서요?
-여기하고 여기하고 거의 맞게끔 넣어서 이 상태에서 난석을 넣는 겁니다, 난석을.
난석은. 난석은 제가 시범을 보여볼게요. 이렇게. 넣고.
이 난석이 뿌리 사이로 골고루 들어가야 해요.
뿌리 사이로.
-또 공간이 뜨면 안 되는 겁니까?
-그렇죠. 뿌리 사이에 이 난석이 채워질 수 있게끔 그렇게 일단 난석을 채우는 겁니다.
-약간 흔들어서.
-난을 이렇게 좀 하면 공간이 없이 난석이.
-골고루.
-골고루 들어갑니다.
-이렇게 딱 수직으로 잘 서야 할 것 같은데요. 잘 섰는데요.
-이제 거기에 난석을 더 채워야죠.
-조금만 더.
-여기에 이제.
-난석을 거기에 넣고.
-여기에 조금만 넣겠습니다.
-조금 더 넣고.
-여기 빈 공간이 있어서.
-이제 비료.
-이게 하얀 색깔이 비료입니까?
-그렇습니다.
-이게 완효성 비료라고 해서 물을 줄 때마다 조금씩 녹아들어서 1년 내내 거름 효과를.
-그러면 비료라고 하면 이 안쪽에 넣어야 할 것 같지만 그게 아니라 위에 이렇게 놔둬도 물을 주면서.
-물을 주면.
-자연스럽게 녹아서.
-녹아서 흙 속으로 가는 거죠.
-덮으시면 됩니다.
-덮어볼까요?
-거기에 난석을 채워 넣으면.
거의 한 손범수 아나운서님은 난 전문가가 50%는 된 것 같습니다.
-덕분입니다.
-예쁘게 심어졌습니다.
-그렇습니까?
-조금 더 그쪽에 난석을 조금.
-초보자가 이 정도면 이거 저 난에 푹 빠질 것 같습니다.
저는 난의 사랑에 빠졌어요. 난 사랑에 빠졌어요.
-(해설) 짧은 체험이었지만 직접 심어보니까 왜 난에 빠지는지 그 매력을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화순이 춘란에 거는 기대는 어떤 걸까요?
-화순에는 유명한 것이 참 많습니다. 예전에는 탄광으로 유명했고 얼마 전에, 최근이죠.
처음 시작한 1만 원 주택도 유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화순을 춘란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군수님이 말씀을 하셨는데 춘란에 주목한 이유는 어디 있습니까?
-우리 한국에는 산에 가면 춘란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 돌연변이종들을 갖다가 키워서 이렇게 취미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부분 개업한다든가 선물용으로 보낼 때는 100% 양란을 사서 보내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에서 나온 춘란을 산업화해서 일자리도 만들고 돈도 벌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 저희가 춘란 산업화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러면 그야말로 춘란이 앞으로의 화순을 어떻게 변화시키리라 예측을 하십니까?
-저는 우리나라의 애란인들이 50만 명이 됩니다.
우리나라 애란인이 50만 명 되는데 그 사람들이 지금까지 취미 생활로만 난을 키워왔어요.
돈벌이로는 해본 적이 없죠. 왜?
키우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으니까.
그래서 첫째는 애란인이 많이 늘어나야 하고요.
우리 화순이 난 산업단지가 만들어지면 전국의 애란인들이 관심을 갖게 되잖아요.
그분들이 와서 화순에서 난을 팔고 사고 이런 과정들이 매월 이루어지면 난
산업은 분명히 활성화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해설) 작은 난이지만 그 안에 담긴 비전은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셋.
-(해설) 화순군은 지난 2024년 춘란 재배 교육장을 준공하고 춘란 스쿨 1기 교육생들을 배출했는데요.
교육받은 주민들은 춘란을 분양받아 직접 키우고 있습니다.
-여기가 화순 주민들이 분양받은 춘란을 재배하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춘란을 재배하면서부터 화순군 주민들의 표정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변화가 있었을까요? 확인해 보겠습니다. 아주 빼곡하게 있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박 선생님이세요?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일부러 찾아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안으로 들어오세요.
-분양받은 춘란을 선생님 재배한 지는 어느 정도 되셨어요?
-저는 딱 1년 6개월 됐습니다.
-1년 6개월. 그런데도 이렇게 딱 보니까 무슨 베테랑의 포스가 느껴지는 것 같고.
-그런 느낌이 와요?
-표정에서 상당히 온화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계신 것 같은데 춘란을
키우면서 느끼게 되는 키우기 전과 다른 즐거움, 행복 어떤 겁니까?
-작은 새싹을 봤을 때 정말 행복합니다.
그래서 나의 작은 마음속에 움츠림이 자꾸자꾸 뭔가 열릴 것 같은 이런 느낌이 자주 들어요.
-그래요?
-너무 좋습니다.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물론.
-당연합니다.
-저는 아직 입문을 못 했는데 초보로서 입문하기가 쉽습니까? 아니면 좀 어렵습니까?
-저도 초보였는데요. 화순농업기술센터에서 체계적으로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초보 같은 경우도 마치 프로처럼 포스를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1년 반 정도 키워 보니까 얘가 지금 건강하다.
얘는 조금 문제가 생겼다 하는 게 눈으로 확인이 돼요?
-바로 됩니다. 알 수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약간 색깔이 변하는 겁니까?
-색깔이 변하기도 하고 애들이 아프다라고 하면 이렇게 신호를 줍니다.
노란색으로 이렇게. 약간 쟤가 아프다.
-노란색은 약간 시들시들해지는 거예요? 저럴 때는 어떻게 처방합니까?
-선생님이 다 계셔서 이렇게 처리를 하라고 잘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그거에 맞게끔 저희가 처치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람들에게 의사와 약사가 있듯이.
-맞습니다.
-여기에도 적절한 처방을 해서 치료를 받고 있군요.
우리 화순군이 춘란을 산업화하겠다고 본격적으로 나섰거든요.
우리 박형규 선생님께서도 춘란이 나중에 나의 노년을 책임질 수 있는 수입원이 되겠다는 확신을 갖고 계신가요?
-확신합니다. 꼭 하시기 바라고요.
저희가 화순군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난 산업이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난 단지로 성장할 거라고 보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저도 난을 굉장히 많이 키우고 싶습니다.
-그러세요?
-그래서 저의 노후를 짱짱하게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해설) 취미로 시작한 춘란이 인생의 기쁨이 되고 새로운 기회가 된다니.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인생 2막.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화순의 춘란은 이제 막 산업화를 향해 발을 내딛고 있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난증현 못지않은 시스템을 만들어나갈 예정입니다.
-(해설) 화순군은 오는 2028년까지 화순군 이양면에 난 산업화 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재배 교육부터 난 대량 생산 시스템, 연구 시설과 유통 센터 그리고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까지 갖춘 그야말로 난 산업의 모든 과정이
한곳에서 이루어지는 종합적인 허브가 탄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잘 갖추어진 시스템만으로 산업화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성공의 여부는 춘란을 가꾸는 사람들의 진심에 달려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화순의 춘란산업은 사실 아무 인프라가 없을 때부터 한 포기의 난초를 기르기 시작한 사람들로부터 시작됐습니다.
화순군 동면. 한때 이곳은 석탄을 캐던 땅이었습니다.
광부들의 숨과 땀이 가득했던 산업의 최전선이었던 곳.
하지만 지난 2023년 광업소가 문을 닫고 난 뒤 이 마을은 삶의 이유마저 함께 잃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곳 주민들은 스스로 길을 찾았습니다.
주민들이 춘란을 기르고 협동조합을 만들어 공동체의 자립을 이루어 나가고 있습니다.
-탄광이 문을 닫고 삶의 기반을 잃은 지역.
그 절망 위에 춘란이라는 새로운 생명을 피워냈습니다.
폐광의 상처를 난의 아름다움으로 치유해 내고 있는 동면 주민들의 이야기 속으로 지금부터 들어가 보시죠.
여기군요. 안녕하세요?
-(함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여기가 바로 그 동면의 희망. 춘란재배장이군요.
열심히 춘란을 재배하고 계시는군요.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난우회 회원님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면장님 그런데 막상 그 탄광이 문을 닫는다고 했을 때 우리의 일터고
거기에서 우리의 어떤 삶에 있어서 소득도 발생하고 경제 활동이 가능했던
곳인데 다들 좀 낙심하고 그때는 분위기가 안 좋지 않았어요?
-이게 118년 동안 광업소가 운영됐기 때문에.
-118년.
-진짜 광업소가 없어질까.
-설마.
-실감이 안 났습니다. 그런데 이제 23년 6월 30일 광업소에서 종업식을 했습니다.
화순 탄광 종업식을 했는데 저도 거기 참석했는데 온통 거기가 눈물바다로 변했습니다.
-맞아.
-그래서 그날 실제로 여기가 폐광이 되는구나. 그거를 주민들이 다 느꼈던 것 같습니다.
-(해설) 눈물로 가득했던 종업식은 한 시대의 끝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동면의 주민들은 눈물에서 그치지 않고 다시 땅을 일구고 춘란이라는 희망을 심었습니다.
사실 화순은 탄광만큼이나 난초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산이 많고 숲이 깊어서 예로부터 난을 찾아 이곳을 찾는 애호가들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해설) 석탄처럼 춘란도 오랫동안 이 땅의 일부였습니다.
그러니 석탄을 캐던 사람들이 난을 키우게 된 건 어쩌면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작은 난 한 포기는 그들을 어떻게 바꿨을까요?
-(해설) 주민들은 뜻을 모아 협동조합도 만들었습니다.
난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소득이 되는 새로운 희망이 됐습니다.
-난우회 회원님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고 들었는데요.
그 계기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그렇죠.
-곧 탄생을 하겠군요.
-그렇군요.
문병기 면장님께서는 이 동면의 장으로서 무엇보다 책임감도 있으실 거고 또
춘란에 대한 기대감도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끝으로 어떤 기대와 바람 또 이 지역의 비전 말씀해 주신다면요?
-(해설) 난을 함께 키우고 함께 팔고 함께 나누는 협동조합.
그 중심에는 마을을 다시 살리려는 이들의 간절함과 서로를 향한 신뢰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마을이 함께 걸어온 변화의 길에는 개인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요.
동면의 번영회장인 박연 씨 역시 오랫동안 탄광에서 일했습니다.
-회장님 열심히 난을 가꾸고 계시네요.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이 전에 회장님께서는 춘란을 사랑하기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제가 광업소에 대한석탄공사 광업소를 입사해서 약 40년 동안 광업소에서 근무했습니다.
-(해설) 하지만 화순의 광업소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힘들었지만 가족을 이루고 삶의 전부였던 곳이기 때문에 폐광 소식은 그의 세계가 무너지는 것과 같았습니다.
-폐광된다는 소식을 막상 접했을 때 그때의 기분은 어땠습니까? 나의 평생직장이었을 텐데.
-참 눈물도 많이 나고.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그러신가 보죠.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참 저희는 잘 모르지만 너무나도 고생스러운 막장 생활을 한다는 게
그렇게 힘든 데도 불구하고 뭐라고 할까 내 삶의 터전이었고 정이 많이 든 건가요?
-제가 3대에 걸쳐서 광업소를 다녔거든요.
-그래요?
-아버님부터 저희 형제, 제 아들 해서 이렇게 다녔는데 이렇게 없어지다 보니까 아쉬웠습니다.
-많이 섭섭하시고.
-(해설)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현실.
주민들은 생존을 위한 외침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는 막을 수 없었고 그는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그리고 막막했던 시기. 그는 춘란을 만났습니다.
40년을 갱도 속에서 보냈지만 지금은 난초를 기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감히 제가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런데 어쨌든 또 나에게 새로운 인생을 가져다준 것이 바로 이 춘란이겠네요.
-그렇습니다. 새로운 삶을 지금 살고 있습니다.
-난을 기르기 전과 지금의 삶을 비교해 본다면 어떤 게 가장 큰 변화일까요?
-어떻게 말해 보면 제2의 인생이 될 수 있겠죠, 난에 대해서.
난에 대해서 열정을 품다 보니까 모든 것을 폐광했던 아쉬움과 이렇게 지금
난에 열정을 쏟고 있으니까 이렇게 잊어 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해설) 박연 회장은 지금도 탄광에서 일할 때의 모습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색 바랜 사진 속에는 까맣게 그을린 젊은 얼굴이 있습니다.
힘들었지만 40년을 바친 삶의 전부였기에 탄광을 떠나면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적처럼 춘란을 만났고 그의 삶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연 회장이 오랜만에 난실에서 나와 옛 동료와 함께 광업소를 찾았습니다.
-형님, 옛날에 90년대에 여기서 1400명이 근무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텅 비어서 어떻게 목욕탕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행복한 곳인데 목욕탕에 일 끝나고 오면 그래도.
-곡괭이나 모든 것을 여기서 만들어 쓰고 했는데 이 차도 지금도 있네요, 힘이 대단한데.
-이것도 지금 톤수별로 지금.
-참 예전 그대로네.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네요.
-진짜.
-변함없이. 오늘도 당신의 가족은 당신의 안전을 기원합니다.
웃으면서 출근한 길, 웃으면서 퇴근하자.
석공 혁신 우리가 선도한다.
-자네가 지금 이렇게 해놓은 거 아닌가? 자네가 다 설치했지?
-네.
-원형 그대로 있네. 이거를 보존했으면 더 좋을 텐데.
-(해설) 40여 년의 세월이 쌓여 있는 곳.
동료들과 함께 걷던 그 길을 걸어봅니다.
-형님, 참 옛날에 사람 많았을 때는 오고 가고 250명씩 여기서 맞교대하고 했는데.
-그렇지. 여기 다 퇴근하는 사람, 출근하는 사람 이 길이 참말로 어마어마했네. 참말로, 길이.
-갑반, 을반, 병반 3개가 돌아가면서.
-참.
-그때가 그리워요.
-퇴근한 사람은 좋고 출근하는 사람은 고생하러 들어가고.
-진짜 그때는 들어가기도 굉장히 싫었는데.
-참말로 감회가 새롭네, 이 길이. 그래도 정말 마음이 아프네.
-세월이 이제 다 끝나고 이렇게 다 정리가 되어 버리고.
-(해설) 문을 닫은 광업소를 다시 찾은 그들의 발걸음에는 아쉬움과 함께 지난 시간을 견뎌낸 묵직한 자부심이 담겨 있습니다.
-고생들 많이 했어, 자네들도, 참.
폐광으로 인해서 이렇게, 또 이렇게 올라와 보니 참 옛날 생각도 나고 참 안타까운 현실이네.
다 그래도 우리가 벌어먹을 때는 좋았지만 폐광이 이렇게 되다 보니까 참 옛날 추억으로 이렇게 남기고 싶네.
마음이 아파.
-앞으로 남은 인생 또 우리가 지금 형님 보면 이쪽에도 난들이 겁나 많아요.
난도 많고 우리가 또 화순군에서 이런 난 사업을 또 이렇게 지원해 주고 이렇게 해서 한번.
-그래.
-제2막의 3, 40년.
-그러세, 그러세.
-탄광에서 근무를 했지만.
-그래.
-근무했는데 어쩔 것입니까? 노후에 좀 힘들지 않고 이런 난을 키워서 한번 2의 인생을 한번 살아보게요.
-그래, 자네하고 나하고 난의 제2의 인생을 한번 가야겠네.
진짜 그래도 군에서 지원도 해 주고 이렇게 하니까 우리가 초심으로 돌아가서
이렇게 다시 또 인생 2막을 한번 열어보세.
한 40년 한번 인생을 한 번 더 살아보게.
-형님 40년 하십시오. 저는 45년 하려니까.
-항상 건강해야 해.
-(해설) 폐광으로 잃어버린 삶의 길 위에서 난을 키우며 다시 희망을 심은 사람들.
춘란은 마을을 다시 살아 숨쉬게 만들고 있습니다.
-(해설) 화순의 희망이 된 춘란.
그런데 화순의 꿈은 여기 작은 마을을 살리는 것에서 끝이 아닙니다.
화순과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춘란의 메카가 되겠다는 화순의 비전.
그 비전은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요?
우리가 가장 먼저 주목할 곳은 바로 중국.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동양란 시장입니다.
과연 화순에서 키운 한국 춘란은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중국어)
-(해설) 지난해 중국 난징현을 방문했던 구복규 군수.
이곳에서 한국 춘란을 직접 소개하고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라이브 경매를 진행했습니다.
-(중국어)
-(해설) 실시간 경매에 접속한 인원만 1200명.
짙은 녹색 잎을 가진 일월화 한 촉이 무려 90만 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낙찰됐습니다.
경매를 진행한 다른 난들도 모두 완판됐는데요. 총 낙찰가는 약 148만 원.
단순한 체험을 넘어 한국 춘란이 중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순간이었습니다.
-(중국어)
-(해설) 한국 춘란은 과연 어떤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걸까요?
-(해설) 대구에서 난 연구소를 운영하는 이대건 농학박사는 수십 년 동안 춘란의 대중화에 앞장서 왔습니다.
화순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한국 난 산업 전체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지금 새싹이 두 개가 나오죠? 지금 이런 것들이 우리 시중에 가면 약간 불량이라고 볼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지금 이 정도만 해도 굉장히 우수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뿌리 색이
흰색으로 깨끗하게 온전하게 이렇게 돼야 합니다.
이 피부가 흰색으로 되어야 하고 그다음에 튼튼해야 하고 끝이 노랗게
살아 있어야 하고 그리고 숫자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개.
이파리가 여섯 개 나오고 있거든요.
숫자가 맞아야 하고 이게 뿌리 품질의 기본이자 원칙입니다.
-(해설) 화순의 춘란이 국경을 넘어 세계 무래에 오를 수 있다는 꿈.
이제는 그저 이상이 아니라 하나씩 실현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화순의 춘란이 산업화되고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는 길.
그 꿈은 이제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미 그 꿈의 첫걸음은 시작됐습니다.
일요일 이른 새벽. 화순군 난우회 조동락 대표의 손길이 유난히 분주합니다.
꼼꼼하게 난을 살피는 그의 모습에서 긴장감과 설레임이 느껴지는데요.
오늘은 그가 그동안 정성으로 길러온 춘란을 출하하는 날입니다.
-장내에 계신 분들. 의자 많은 데 있으니까 오셔서.
잠시 후에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50 갑니다, 50.
-(해설) 광주의 화훼 공판장에는 전국에서 모인 애란인들의 활기로 가득합니다.
-65! 200! 앞에는 없어. 뒤에만 이거 한 잎만 그렇지. 6만, 6만, 6만. 6만!
22, 22. 뿌리가 너무 좋고 신아가 잘 달려 있습니다. 35, 축하합니다. 박수 주세요.
140 145 150 150, 150. 마지막. 150, 축하합니다.
또 환호성 갑니다, 환호성. 두축의 신아입니다.
신아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건 50부터 갑니다.
50 50, 60. 마지막, 110만! 축하합니다. 박수 한번 주세요.
-300, 380, 400. 410 420
마지막, 420. 축하합니다.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3만, 일단은 3만. 3만 좋습니다. 90, 90. 90, 90. 91
마지막, 91. 축하합니다.
-능소화입니다. 10만 갑니다, 10만.
-11
-11,19만. 마지막.
-15
-15? 16, 그래, 16.
-종자로.
-뭐가 마음에 드셔서 사신 걸까요?
-그때 그때 다른가요?
-뿌리 좋네, 뿌리 좋네.
-(해설) 경매에 오른 춘란은 단순한 상품이 아닙니다.
춘란 산업화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화순.
춘란이 주민들에게 실제 경제적 소득원이 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검증받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71, 뜨는해라고 하지 않습니까? 뜨는해.
제가 4000만 원 받고 싶은데 오늘은 어느 정도 나오면 가겠습니다. 1800
-1850
-1850 2100 2100 아쉽습니다. 제가 다음에 하겠습니다, 제가...
-(해설) 오늘 그는 춘란 두 포기를 좋은 가격에 팔았습니다.
긴 시간의 능력이 보상받은 순간. 조동락 씨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경매장을 나섭니다.
-4000만 원짜리? 그거는 아직 오늘은 판매가 안 됐네요?
-판매가 안 됐습니다.
-(해설) 출하를 마친 조동락 대표를 제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조,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먼 길 오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아닙니다. 지금도 이렇게 손질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네, 손질 안 하면 안 됩니다.
-매일같이.
-매일 이렇게 관심을 가져줘야 합니다.
-이 많은 애들을 다 이렇게...
-그렇죠.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습니다.
-그렇군요. 오늘도 광주 다녀오셨다고요?
-네, 광주 다녀왔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난을 몇 개나 가지고 나가셨고.
-오늘 20개 두 개 가져가서 두 개 팔고 왔습니다.
-두 개? 그 정도면 소기의 목적이 달성이 된 건가요?
-충분히 달성됐습니다.
-그렇습니까? 제 생각에는 20개 가져갔으면 20개를 이렇게 좋은 값에 다 팔고 와야 성에 차는 것 같기는 한데.
-저 역시 가격이 맞으면 다 팔고 싶죠.
그런데 가격이 안 나와서 가격이 나온 것만 두 개 팔고 왔습니다.
-얼마에 파셨냐고 여쭤봐도 실례는 안 되겠습니까?
-괜찮습니다. 191만 원하고 96만 원인가요. 그렇게 두 개 팔았습니다.
-그러면 실례되는 질문인지 모르지만 춘란 재배를 해서 이게 수입과도 연결이 된다는 말씀 아니에요?
-당연하죠.
-지금 뭐 난이 벌어다 주는 소득이랄까? 어느 정도 만족하시는...
-그걸 떠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산다는 것.
-좋아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하시면서.
-돈도 되고.
-돈도 되고.
-생활도 되고. 그래서 아주 만족하게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난 재배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분들, 초보자일 수도 있고 이런 재배를
통해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 또 어떤 환경이 조성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해설) 조동락 씨의 성과는 화순에서 재배한 춘란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순 주민들에게는 희망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고 화순군이 시작한 춘란 산업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시작입니다.
-(해설) 한때 석탄으로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뒷받침했던 화순.
하지만 이제 춘란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폐광에서 피어난 난초 한 포기는 삶의 희망이 되었고.
그들의 손으로 만든 협동조합은 지역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확인한 춘란의 가능성.
그리고 실제 출하를 통해 증명된 작은 성과들까지 지켜봤는데요.
화순은 이제 춘란으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사람과 사람을 잇고 세계 시장을 향해 나아가는 꽃 춘란.
화순의 새로운 미래는 이제 막 꽃 피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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