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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스페셜 - 지역사 아카이브 프로젝트, 원전마을 딜레마

등록일 : 2026-05-18 14:31:43.0
조회수 : 13
원전마을의 딜레마…보상과 갈등 사이에 남겨진 주민들


부산과 울산 경계 지역 원전마을을 둘러싼 갈등과 변화의 과정이 소개됐습니다.

과거 울주군은 서생면과 기장군 일대 원전 증설 사업 유치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신리마을 일부가 추가 부지에 포함됐습니다.

주민들은 또다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현재 부산과 울산 경계 지역에는 모두 10기의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서 있습니다.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고리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인근 지역으로 이주했습니다.

원전 건설 계획이 본격화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찬반 갈등도 이어졌습니다.

1990년대 들어 정부는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제도를 확대하며 원전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지원금 규모가 늘어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활용할 수 있는 예산도 증가했습니다.

울주군의 원전 유치 움직임 역시 이러한 제도 변화와 맞물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전을 둘러싼 갈등은 주민과 주민, 주민과 행정기관 사이의 대립으로 이어졌습니다.

원전 인근 마을 주민들은 개발제한구역 지정 등으로 이주와 정착 모두 쉽지 않은 현실을 겪었습니다.

원전 정책은 이후 폐기물 처리 문제와 수명 연장 논란으로까지 확대됐습니다.

주민들은 수명 연장에 반대하면서도 현실적인 보상과 이주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정부는 안전성 평가를 근거로 고리 1호기 수명 연장을 결정했습니다.

결국 원전 지원금 규모가 타결되면서 정책은 추진됐지만 주민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은 국가 에너지 정책이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남겼는지 원전마을의 사례를 통해 조명했습니다.


이야기는 오래 전의 한 뉴스에서 시작됐다.
-울주군은 최근 한국전력이 서생면과 부산시 기장군 일대에 추진 중인 원전 4기 증설 사업을 적극 유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록의 장소는 부산과 울산.
그 안에 지금은 사라진 고리, 효암, 비학 마을과 원자력 발전소 최인접 마을인 부산의 길천, 월내, 울산의 신리 마을이다.
-부산시 쪽, 이제 행정구역상 부산에 있는 효암 쪽에 1, 2호기 짓고
그리고 행정구역상 울산에 있는 비학에 3, 4호기 짓고. 원래 정부 계획은 그거였어요.
-(해설) 이유는 단순하고도 명쾌했다.
-(해설) 군수의 한마디에 여론은 뜨겁게 불붙었다.
남의 일로만 여겼던 원전 문제가 울산에 전면으로 등장했다.
군수가 국가에 요청한 추가 부지에는 신리마을의 3분의 2가 편입됐다.
-또 쫓겨가게 된다 아입니까?
-웬말이냐!
-웬말이냐, 웬말이냐!
-고향에서 살고 싶다.
-다 잘 살려고 이러는 건데.
-(해설) 26년이 지났다. 현재 울산과 부산의 경계에는 총 열 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서 있다.
-제3의 불 원자력 발전소가 경상남도 동래에서 착공됐습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이 원자력 발전소는 동양에서는 두 번째로 만들게 되었다고 밝히면서
79년까지 농촌 전화 사업을 100% 완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원자력 발전소는 60만 킬로와트의 시설 용량으로 오는 75년에 완공됩니다.
-(해설) 발전소가 들어서기 전 마을의 풍경은 어땠을까.
-이런 게 이제 1970년도 이렇게.
-(해설) 사진작가의 필름 속에는 철거 당시 고리 마을의 마지막도 담겨 있다.
-제일 마지막에 나가신 분이.
-(해설) 고리에 살던 1000여 명의 주민들은 대부분 인근 마을로 이주했다.
작게 시작된 소문은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해설) 당시 자진 철거를 알리는 이주 안내 문구는 정중했지만 떠나는 과정은 그렇지 못했다.
-200만 분열을 조장하는 원전 건설 반대하자!
-(해설) 원전 예정 부지 고시 10년이 지난 시점. 건설이 논의되자 지역사회는 들끓었다.
1990년대 원전을 둘러싸고 여러 마을의 운명이 갈라졌다.
-울진은 삼척에 붙어서.
-우리가 흔히 핵발전소 지역이 지금 네 군데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부산과 울산 그 사이. 그리고 경주, 울진, 영광 이렇게 총 네 군데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독재 정부 시절에 이미 발전소 부지로 확정이 되고 발전소 건설이 이미 가동이 다 된 지역들이 이렇게 네 군데 지역이고.
-(해설) 네 곳 외에 정부가 지정했던 예정 부지는 모두 아홉 곳.
그러나 90년대에 들어서며 원전 건설은 쉽지 않아진다.
-그리고 민주화 이후였고 체르노빌 사고 이후였고.
주민들이 엄청나게 반대 운동을 이렇게 만들게 되면서 그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굉장히 급해졌죠.
-(해설) 발전소 주변 지역을 지원하는 법은 90년대에 여러 차례 개정됐다.
법이 명시한 목적대로 전원 개발을 촉진하고 발전소의 원활한 운영을 도모하며 지역 발전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당시 이 법은 한국전력공사의 전전 년도 판매 수익금의 일정 비율을 기금으로 조성했다.
-93년도에 0.5%로 상승이 되고 그다음에 95년도에는 이게 0.8%로 올라가게 되고
그리고 97년도에 1.12% 이제 올라가게 되는 거죠.
-(해설) 95년에는 시행령을 전부 개정했는데 사업의 효율을 위해 지원금을 대폭 늘린다고 개정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에 따라 기본 지원금과 추가 지원금이 150% 증가한다. 특별 지원 사업 또한 신설된다.
원전 건설을 하게 되면 해당 지자체의 장이 행정구역 전체에 예산을 사용할 수 있다.
자치단체장의 가용 예산이 늘어나는 것이다.
울주군수가 원전 유치에 나선 배경에는 바로 이 개정된 법과 돈이 있었다.
98년 말, 기존 9곳의 예정 부지는 해제되었다. 그리고 울산 울주군이 대체 후보지로 지정됐다는 보도가 났다.
공교롭게도 시기가 일치했다. 원전 건설 반대는 곧 군수에 대한 항의와 분노로 이어졌다.
비난의 화살은 군수에게 향했다.
-핵발전소 반대 울산범시민대책위는 오늘 박진구 울주군수에 대한 직무수행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울산지법에 냈습니다.
-(해설)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을 정부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을까?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그렇습니다. 지역 경제와 국가 경제가 일치하는 차원에서.
-(해설) 국가적인 에너지 문제가 지역의 경제 문제로 축소되고 뒤바뀌는 시점이었다.
한편 70년대에 이미 발전소가 들어선 원전 마을은 다른 차원의 변화를 맞게 된다.
-참 가슴 아픈 얘기네요.
-원전의 안전성으로 인한 집단 이주는 받아들일 수 없고 개인별 이주를 원한다면 제3 감정 절차.
-(해설) 개인 이주는 쉽지 않았다. 나가기 위해서는 누군가 들어와야 하지만 이곳에 올 사람은 없었다.
고리원자력발전소 주변의 마을은 71년부터 개발제한 구역으로 지정된 상태였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원전 중심으로 8km 반경 내 전체를 그린벨트로 묶어 달라고 당시 한전에서 동자부에도 요청해서 정부에도 요청해서.
-꼭꼭 숨겨져 사는 우리 주민들.
-(해설) 박탈감이 쌓였다. 떠날 수도 온전히 남을 수도 없는 딜레마.
-우리나라는 전력의 절반가량을 원자력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해설) 원전은 또 다른 문제를 가져왔다.
-원자력 폐기물 저장 상태를 보면 94년 6월 말 현재 2285톤이 저장돼 있으며
해마다 260톤씩 발생된다고 볼 때 2000년 경에는 포화 상태가 됩니다.
저준위 폐기물의 경우도 2000년이 되면 역시 포화 상태가 돼 원자력 폐기물 종합관리시설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원자력 폐기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 의식과 집단 이기주의로 아직 부지 선정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해설) 보안과 비밀을 고수하던 원전 정책은 90년대 들어 적극적인 홍보와 보상을 앞세운다.
그중에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친원전 단체를 만드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지자체장과의 갈등에서 그리고 또 이후에는 주민과 주민들끼리 이렇게.
-찬성, 반대로.
-찬성, 반대로.
-(해설) 모든 것이 불투명한 가운데 갈등만이 선명했다. 2010년 삼척시에는 또 한 번 파문이 일었다.
당시 삼척시장이 원전 유치를 공식 선언하면서다. 9년 만에 원전 건설은 철회됐다.
그러나 갈등의 상처는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
-승리하자!
-승리하자, 승리하자!
-(해설) 원자력 발전소 유치는 삼척시를 갈라놓을 만큼 큰 이슈였다.
지역 안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생겨나고 사라지고 다시 생겨나길 반복했다.
갈등은 이후로도 한참 동안 지속됐다. 그리고 그것은 철저히 지역의 문제로만 남겨졌다.
출구는 스스로 마련해야 했다. 민간 차원의 투표가 시작됐다.
이는 법에 근거해 그 결과가 행정의 구속력을 가지는 주민투표와는 다르다.
하지만 여론과 목소리를 전달하는 수단이 된다.
-68% 투표율에 놀랍게도 85% 반대, 15%로 찬성.
-(해설) 지역의 목소리는 과연 받아들여졌을까. 정부의 뜻은 처음부터 분명했다.
그것은 법에 근거한 주민투표를 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산자부가 문서가 내려와요. 중앙선관위의 자문을 받은 것까지 포함해서.
주민투표법에 그렇게 돼 있긴 있어요.
-(해설) 정부의 입장은 투표가 끝난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이러한 국가 사무를 대상으로 찬반 투표가 실시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힙니다.
-(해설) 부산과 울산의 신고리 원전 건설은 주어진 절차를 밟고 있었다.
주민들의 입장이 제한된 상태. 명목상의 절차였다.
-신고리 원전 1, 2호기에 대한 주민 공청회가 지역 어촌계 불참과 참석이 허가되지 않은
일부 주민들의 반발 속에 강행됐습니다.
한편 원전 인근 주민들은 토론자로 나선 주민 대표 선정도 의견 수렴 없이 이뤄지고.
-공청회장에 주민들의 입장을 제한하는 등 공청회 취지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 협의해 줄 수 없다며.
-(해설) 1차 공청회는 환경부로부터 반려됐다. 일방적으로 날짜를 정한 2차 공청회도 무산됐다.
울산 서생면사무소에서 진행된 3차 공청회에서도 주민들의 반발이 있었다.
-이게 공청회입니까?
-아니, 그래서 그런 거를 계속 얘기를 했기 때문에.
-지역민을 지금 설명하러 오는 거지 어디 한전 측을 설명하러 오는 거야?
-(해설) 공청회는 번번이 무산됐다. 1년간 진척이 되지 않은 상태. 그러나 애초에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
1차 공청회에서 예고한 대로였다.
-공청회는 원전 쪽의 입장을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해설) 공청회가 표류하는 사이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엄숙한 부름에 따라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해설) 원전 유치 백지화 공약을 전면에 내건 엄창섭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군수는 원전 백지화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했다. 취임 당일이었다.
군수의 말 바꾸기는 무책임했다.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말로 자리는 마무리됐다.
-중단하라, 중단하라.
-(해설) 신고리 원전 건설 반대는 10년 가까이 이어졌다.
-실시계획 승인을 즉각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개인적인 한 사람이 수없이 많은 고통을 받아온 몇십만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해설) 2005년 5월 19일, 시위는 이어졌고. 같은 날 신고리 1, 2호기 기공식이 있었다.
-1, 발사.
-(해설) 2005년 발전소 주변 지역법은 또 한 번 개정된다.
사업자 지역 지원 사업이 신설되면서 지원금은 두 배로 늘었다. 뒤이어 이에 따른 시행령도 개정된다.
수명이 만료된 원전을 가동할 경우 가산금을 추가로 지원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1년 후.
-지난 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국내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원전 1호기.
내년 6월 18일이 되면 국내 원자력 발전소 가운데 처음으로 설계 수명 30년이 끝나게 됩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그러나 최근 자체 평가 결과 안전성이 확인됐다며 10년 더 가동하도록 정부 허가를 받기로 했습니다.
-(해설) 수명 완료를 앞두고 개정된 발주법에는 주목할 부분이 또 하나 있다.
그동안 지원금은 발전소의 종류, 규모 등을 고려해 결정됐는데 그 결정 기준에 발전량이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의 지역 지원금은 발전량에 따라 달라지게 됐다.
마을은 또다시 딜레마에 빠졌다. 수명 연장을 반대하는 와중에도 원전 마을이 가장 원한 것은 이주였다.
이주가 불가능하다면 남게 된 자들의 선택지는 하나다.
주민들은 발전소로 인한 피해에 대해 보상을 요구했다.
-과학기술부가 오늘 고리 1호기 운영 연장을 공식 의결했습니다.
과기부는 지난 1년 반 동안의 심도 있는 안전성 심사를 했는데
앞으로 10년 동안은 안전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수면 연장 즉각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해설) 주민 의견을 묻는 공식 절차는 처음부터 없었다. 주민들은 최선의 선택을 해야 했다.
타결된 지원금 규모는 1610억 원. 고리 1호기는 수명 연장에 들어갔다.
국가적 에너지 정책은 지역적 보상으로 마무리됐다. 상생과 동행이라는 오래된 약속은 문서 위 활자로만 남았다.
-이주를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다라는 핑계를 대고 발전 방안을 마련해서
이렇게 잘 사는 마을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해설) 발전소는 마을의 정체성을 바꿔 놓았다. 이제 마을은 발전소 주변 지역으로 불린다.
발전소 지원금에 많은 것을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고리 2호기 폐쇄하라.
-폐쇄하라, 폐쇄하라.
-(해설) 딜레마는 뿌리를 내리며 서서히 가지를 뻗는다.
-강력히 희망한다.
-희망한다, 희망한다.
-핵 발전 앞당기자.
-앞당기자, 앞당기자.
-반대한다, 반대한다. 쉽게 얘기하면 안 된다. 들어오라는 소리는 쉽게 하면 안 된다.
많은 걸 생각하고 얘기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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