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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지도 제24권 - 한국인의 언어 (한성우 /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등록일 : 2023-12-13 13:17:46.0
조회수 : 1043
-보물이 되는 지식을 찾아 떠납니다. 펼쳐라.
-(함께) 보물지도.
-두 분은 신조어 많이 쓰시는지 모르겠어요.
저 때만 해도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너무 제 나이대가 옛날 사람이 되는 것 같지만.
-라테는 말이야.
-라테는 말이야로 안습.
OTL.
-안구에 습기 차고.
-안구에 습기 찬다.
OTL.
-좌절, 좌절.
-이런 거 많이 썼었거든요. 인욱 씨도 제 세대잖아요.
-인사할 때.
-방가 방가.
-방가 방가 이런 거.
-나 그거 지금도 하는데 그래서 요즘 애들이 나랑은 말을 잘...
-그래서 말 안 걸어주나 보다.
-말을 잘 안 걸어주고 대화를 잘 안 했었구나.
-저 옛날에 세이클럽 할 때.
-맞아요. 하이루 이런 거.
-요즘 신조어 알아요, 경환 씨는?
-나이가 제일 많은데 저한테 신조어를 묻네요.
-저도 많이는 모르고 그냥 가끔 학생들이 하는 말 들어보면 갑툭튀, 예를 들면. -갑툭튀도 진짜 옛날 말 아니에요?
-그것도...
-너무 옛날인가? 아니면...
-우리, 우리로 가지고는 안 되겠어요.
-그러네요.
-아마 선장님 오늘 모신 선장님은 한평생 언어를 연구하셨기 때문에 왠지 그래도 신조어에 대해서 잘 알지 않으실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바로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장님.
-(함께) 나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비켜 갈 수 없습니다.
저희가 오프닝 때 굉장히 신조어로 갈팡질팡했거든요.
우리 선장님은 신조어 어느 정도 알고 계시는지 저희한테 가르쳐 주세요.
-제가 이 배의 선장인데 선장이기 전에 또 본업이 국어 선생이잖아요.
그러면 보통 국어 선생님이라고 하면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대화를 들으면서 뭐라고 하셨을 것 같아요?
-저것들 정신 못 차리고 오늘 남아서 청소해.
-그런... 그런 나쁜 선생일 경우라고 생각할 경우가 많고 보통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제 학창 시절을 떠올렸나 봅니다.
-국어 선생님들이 그렇고 나이 드신 분들이 상대적으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유가 뭐냐 하면 조사를 하니까 알지만 제 세대에서는 모를 수도 있거든요.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을 게
그 말을 모른다고 하면 어떻게 하면 되냐 하면 배우면 돼요. 그렇죠?
그 사람들이 쓸 때 어떤 맥락으로 어떤 뜻에서 쓰는가를 배우면 되는 거고 설사 배우지 않더라도 아까 갑툭튀 나왔잖아요.
갑툭튀 같은 말은 없어져요. 안습 없어져요.
-안습.
-잠깐 쓰이다가 없어지는 말들이고 중요한 것들은 남을 것들은 남거든요.
저는 이 남을 것들에 대해서 연구하고 또 열심히 알아서 쓰면서 젊은 세대들하고 소통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젊은 친구들이 신조어 만들어서 쓰는 것들에 대해서 그 자체를 나쁘다고 할 이유는 전혀 없고 스스로가 그 운명을 결정하게 하면 되는 거거든요.
오늘 강의할 내용도 바로 이것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제가 국어 선생님이다 보니까 가끔 의뢰를 많이 받습니다.
이름 지어달라는 이야기, 사람 이름 지어달라는 의뢰도 많이 받는데요.
-정말요?
-작명까지.
-가게 이름도 지어달라, 제품 이름도 지어달라.
최근에는 음식 이름을 지어달라고 해서 음식 이름을 한번 지어줬습니다. 음식 이름 한번 볼까요?
이 음식에 대한 이름을 지어달래요.
-저게 뭐지?
-보니까 이것저것 막 여러 가지를 넣었어요.
별 여러 가지를 다 섞어서 넣었길래 참 좋겠다.
잡탕이라고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잡탕.
-잡탕.
-잡탕.
-되게 감동적이죠?
-너무 감동적이라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뭔가 안 내키는데요.
-얼굴 표정은 전혀 그러지 않은 것 같은데.
또 이런 게 왔어요.
이걸 보면서 이걸 보니까 이것의 특성이 뭐냐고 했더니 아주 면이 질기대요.
-면이 질기다.
-알았다. 인면.
-인면?
-읽지도 못하겠죠? 인면.
-인면.
-질길 인 자를 써서 이름을 지어줬어요.
-맞기는 한데.
-그런데 표정이 또 이런 거예요.
그래도 문학 박사가 지어준 건데.
-이름을 받아 든 우리 식당 주인분들께서 만족하셨나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여러분 같은 표정을 지었어요.
아무리 국어 선생이라고 하더라도 말에 대해서 연구한다 하더라도 제가 이 이름을 지었을 때는 사람들한테 받아들여지지 않는 거예요.
그러면 누가 지어야 할까? 오늘은 바로 그걸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겠습니다.
물론 여러분이 이거에 대한 답을 알고 있어요.
그런데 차근차근 답을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한테 질문 한번 드릴까요?
대구 말은 한국어인가요?
-한국어 맞죠.
-대구 말은 한국어죠.
-그래요? 그럼 서울말은 사투리인가요?
-서울 사투리도 있긴 하지만.
-세종대왕의 말은 한국어인가요?
-지금 한국어와는 좀 다를 것 같아요.
-다르지만 그것 또한 한국어다.
-한국어.
-여러분이 이미 방언에 대해서 또는 한국어 전체에 대해서 올바른 이해를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일단 여러분이 의아해하실 것 같은데 왜 국어라는 말을 안 쓰고 자꾸 한국어라는 말을 쓸까.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이 중, 고등학교 다닐 때 국어 시간이었지 한국어 시간이 아니었잖아요.
-맞아요.
-그런데 이건 좀 정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게 국어라고 했을 때 일본 사람도 자기 말을 국어라고 하고요.
-그렇죠.
-대만 사람도 자기 말을 국어라고 해요.
-나라 언어.
-일제강점기에는 국어가 일본어였고 우리 말은 조선어였단 말이에요.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면 오늘날 국제화된 시대에는 국어라는 용어보다는 한국어라는 용어가 더 정확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한국어라는 용어를 쓸 건데요. 그러면 한국어라고 생각했을 때 무엇이 한국어냐?
무엇이 한국어일까요? 대개의 경우는 표준어를 한국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표준어.
그래서 대구 말은 한국어이긴 한데 사투리야.
방언이야, 또 세종대왕 말이 옛날 말이니까 한국어인지 아닌지 헷갈리잖아요.
이때 우리가 정확하게 생각할 게 한국어는 표준어가 아니라 특정 지역의 말이 아니라 이 모든 걸 다 합친 것을 한국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주도의 말도 있어야 하고 경상도의 말도 있어야 하고 전라도의 말도 있어야 하고 이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가 결국은 한국어를 이루는 거고요.
나이 든 사람들의 말, 젊은 사람들의 말. 그다음에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들, 이 모든 것도 역시 한국어가 되고 과거에서 지금까지 또는 미래에서 우리 후손들이 쓸 말도 한국어여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딱 끌어안는, 끌어안는 포용적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해요.
이게 바로 우리가 이 땅 모든 말의 개념으로 한국어를 이해해야 하는 첫 번째 단계가 됩니다.
그러면 두 번째 단계를 볼까요?
말의 주인을 찾아가게 되는 건데 말의 주인은 기본적으로 한국어를 쓰는 모든 사람들이 결국은 말의 주인이 돼야 합니다.
이거는 우리가 결론으로 알아야 할 문제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이 개념을 가지고 시작을 하도록 할게요.
그러면 말의 주인이 누구인가?
첫 번째로 엉뚱한 질문을 여러분한테 했을 텐데 여러분 답을 알고 있어요.
말의 주인 하면 여러분은 아마도 국어 선생님? 또는 국립국어원 원장님?
아니면 만약에 문화부 장관이나 교육부 장관이 뭔가 이런 규정을 만든다면 그분들?
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분이라고 하는 대통령?
이렇게 생각하기가 쉬울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그렇게 생각 안 하죠? 역시 여러분 젊은 세대들이 생각이 좀 많이 바뀐 거예요.
-저희가 지난 시간에 선장님한테 잘 배워서 그렇습니다.
-고맙습니다.
-잘한다.
-우리 올바른 길로 항해를 하고 있네요.
그러면 이 말의 주인이 왜 그런 분들이 아닐까 한번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화학 시간은 아니지만 여기 들어 있는 주요 성분이 뭘까요?
-미역에?
-중요한 성분입니다.
-어렵다.
-요오드 성분.
-그다음에 여기 소금에 들어 있는 주요 성분?
-나트륨.
-염화나트륨. 나트륨.
-나트륨입니다. 그런데 조금 의심스러워요.
-의심?
-왜 그러냐 하면 요오드가 사라졌어요.
-요오드라는 말이요?
-지금 학교에서 그렇게 안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요?
-요오드가 사라졌어요, 큰일 났어요.
-아주 다른 발음으로.
-다른 발음으로 해요?
-다른 말로 해요. 뭐라고 할까요?
-아이오딘.
-아이오딘이라고 합니다.
-조금 더 세련돼졌네?
-세련되어졌다고 느끼시나요?
문제는 이렇게 아이오딘이 세대가 확 갈려요.
최근에 배운 학생들은 아이오딘이고 옛날 사람들은 요오드인데.
-맞아요.
-아이오딘이라고 해야겠다.
-안 배운 사람은 어디에 끼는 거예요?
-그럼 둘 다 끼셔도 돼요.
-지금 익히면 되지 아이오딘으로 딱.
-그러면 이게 왜 바뀌었을까요?
-알고 보니 발음을 틀리게 쭉 하고 있던 게 굳어졌던 거 아닐까요?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이유는 그래요.
우리가 화학을 처음 받아들일 때는 일본을 통해서 받아들였고 일본은 독일하고 친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독일어식으로 요오드를 받아들인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일본어식으로 요오드를 우리가 또 받아들였어요.
그런데 최근에 화학 선생님이나 다른 과학 선생님들이 영어권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많고 당신들이 보는 책이 대부분 다 영어책인데
거기는 요오드라고 안 나오고 아이오딘이라고 나온 거예요.
그러니까 불편해요, 선생님들이. 내가 보는 책에서는 요오드가 아니고 아이오딘인데 왜 다 요오드라고 애들한테 가르쳐야 하느냐.
그래서 바꿨어요. 어떻게 좀 맞는 건가요, 틀린 건가요?
-그러면 조금 더 지금 시대를 반영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원어에 더 가까운 발음이 나오는.
-그러면 요오드 말고 요오드 말고 나트륨은?
바꿀까요, 말까요?
-나트륨은 안 바꿔요.
-익숙하니까 놔두면 안 될까요?
-맞는 말이에요. 요오드를 아이오딘이라고 하면 나트륨은 뭐라고 해야 하냐 하면 소듐이라고 해야 해요.
-소듐.
-소듐이라고 해요, 소듐.
그런데 그거는 안 바꾼 걸까요, 못 바꾼 걸까요?
-못 바꾼 거죠.
-못 바꾼 것 같아요.
-왜 그랬을 것 같아요?
-비슷한 게 있었던 거죠. 발음 비슷한 게.
-비슷한 게 있어서.
-겹치는 게.
-그게 아니라 여러분이 무서웠던 거예요.
왜 그러냐 하면 요오드는 그래도 뭐 우리 일상에서 흔하지 않은데 우리 소금 없이는 못 살잖아요.
소금의 주성분이라는 나트륨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알고 있어요. 이걸 만약에 소듐으로 바꿨다고 하면 난리가 나는 거예요. 이걸 왜 바꾸냐고.
-사회 전체적으로 약간의 일렁일 수 있겠네요.
-그렇죠. 멀쩡한 걸 왜 바꿔.
나는 이제까지 나트륨으로 알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소듐이야. 그렇게 하려면 칼륨도 포타슘으로 바꿔야 하고 다 바꿔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칼륨, 칼슘 바꾸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 선생님들조차도 결국은 말의 주인들을 두려워하게 되는 거죠.
내 마음대로 다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결국은 그 반발이 두려워서 당신들 마음대로 못 하게 되는 거예요.
이것이 하나의 어떤 말의 주인이 누군가라는 증거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말의 주인은 국어 선생님도 아니고 국립국어원 원장도 아니고 바로 누구냐면 여러분 스스로예요. 우리 모두예요.
그래서 우리 모두가 동의하에 우리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이걸로 말이 정해지고 말이 변화하게 되고 발전하게 되는 거거든요.
이 생각들을 우리가 다 가지면서 이 시간을 계속해서 항해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또 말의 주인의 다른 문제를 하나 생각해봤으면 좋겠는데요. 요오드하고 나트륨 말고 이걸 하나 볼까요?
옛날 골목인데요. 골목에 갔더니 뭐냐 하면 도무송이 보여요, 도무송.
-도무송?
-제가 이무송 씨는 아는데 도무송 씨를 혹시 아나요?
-(함께) 도무송?
-그다음에 보니까 저게 나나인치.
-나나인치?
-그다음에 큐큐 이런 것들이 보여요.
-이게 무슨 말일까요?
-큐큐.
-도무지 모르겠네요.
-도무지 아리송.
-그런데 저거는 인쇄하는 사람들이 인쇄하는 사람들하고 재봉하는 사람들이 쓰는 전문 용어예요.
-전문 용어.
-그런데 저는 국어 선생님이에요. 그리고 저거는 일본어의 잔재예요.
-그런 느낌이네요.
-그리고 그것들이 일본어가 잘못 들어온 거예요.
도무송은 톰슨 프레스라는 전문 인쇄 기계예요. 톰슨 회사가.
-톰슨.
-유명한 회사였는데 그게 일본 사람들이 발음하다 보니까 톰슨, 토무송.
-톰슨, 토무슨, 도무송.
-하다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도무송.
-도무송데스네.
-한심하죠? 한심해요?
-자연스러운...
-나나인치는 더 재미있어요.
나나인치는 뭐냐 하면 우리가 재봉을 하다 보면 단추 구멍을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블라우스같이 얇은 옷에 단추 구멍을 만드는 전문 재봉틀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유명한 회사의 싱어라는 회사가 있는데 71번.
일본 말로 나나이치.
-나나이치.
-그다음에 99번이에요. 그래서 큐큐예요.
-큐큐.
-그게 한국에 들어왔는데.
-나나인치.
-그런데 나나이치를 사람들이 나나이치?
71인데 원래는. 그거 인치를 잘못 썼나 보다. 그래서 나나인치로 바꾼 거예요. 심지어 나나인치까지 나와요.
-대박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데 참 무식하죠. 참 한심하죠.
-정말 들리는 대로 그냥 해석하네요.
-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문제는 뭐냐 하면 저분들은 저거만큼 소통하기 쉬운 말들이 없어요.
여기에 우리가 어떤 상반된 생각을 가지고 있냐 하면 우리가 의학 드라마를 보면 의사 선생님 나오면 항상 전문 용어가 막 써요.
못 알아듣는 말 막 쓰고 그 밑에 한국 자막이 나오죠.
저분들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그런데 그거 갖고 우리가 뭐라고 안 해요.
그럼 의사 선생님들은 전문가로 보이고 저 인쇄 전문가 그다음에 재봉 전문가들은 전문가가 아니냐. 전문가들인 거죠.
-전문가 맞죠.
-이것조차도 결국은 뭐냐 하면 말의 주인들에 대해서 우리가 세대를 초월하고 직업을 초월하고 계층을 초월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들을 가지지 못한 거죠.
말이 바뀌어가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요즘에는 도무송 안 하고 톰슨 가공 이렇게 하고 있어요. 왜 바뀌었을까요?
-젊은 사람들이 톰슨을 더 빨리 이해해서?
-톰슨을 이해하는 거예요, 이제. 톰슨이라는 단어가 원래 있었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렇게 해서 그냥 그들 스스로가 바꿔나가는 거지 국어
선생님들이 바꿔라, 잘못됐다, 이렇게 해서 바꾸는 것들이 아니거든요.
-쓰는 사람이 스스로.
-누가 결정하면 되나요?
-사용자들이.
-말을 쓰는 사람들끼리.
-사용자들.
-그분들이 결정하면 되는 거죠.
이런 단계를 거쳐서 다 말이 바뀌어나간 거기 때문에 각각의 말들을 우리가 어떤 맥락에서 저렇게 쓰고 있는가를 이해하면 되는 거지 무조건 잘못됐다고
이야기해서는 그것이 올바른 방향은 아니에요.
그리고 그게 고쳐지는 게 누군가가 막 뭐라고 그래서 고쳐지는 거기도 하지만 사실은 스스로가 그렇게 결정해나가는 거거든요.
그거에 맡겨야 하는 거지 국어 선생님들이 또는 국립국어원 원장이 강요해서 될 문제는 아니에요.
우리 이향원 아나운서, 이 발음을 해야 할 때가 있을 것 같아요. 제주도 전체를 이렇게 둘러싸는 길, 뭘까요?
-둘레길이에요.
-둘레길. 또는 제주도에서는 올레길.
-올레길, 둘레길.
-올레길.
-쓴다면 어떻게 써야 할 것 같아요?
사이시옷을 넣을까요, 안 넣을까요?
-넣을 것 같습니다.
-넣을 것 같아요? 실제로 쓴 용례를 보면 넣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그리고 넣으면 되게 이상하다고 할 거예요.
-없는 걸 더 많이 본 것 같아요. 둘레길, 이렇게.
-실제로도 많이 봤어요. 그런데 규범에 맞는 건 된소리로 발음하니까 사이시옷을 넣어야 하는 게 맞아요.
-맞아요.
-그런데 이건 넣기도 뭐하고 안 넣기도 되게 뭐해요.
그래서 사전에는 못 올라와 있는데 사전에 올라간다면 아마 넣지 않은 걸로 올라갈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사용자들이 그렇게 쓰고 있으니까.
-많이 쓰니까.
-익숙해져 있으니까 그걸 어떻게 바꿀 수는 없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세대가 갈릴 문제를 또 하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자로 써 놨는데 우리가 수학 시간에 프라임 넘버라고 하기도 해요.
1과 자신만을 약수로 갖는 수.
-소수.
-소수.
-소수?
-소수.
-여러분 다 소수파예요? 혹시 솟수파는 없나요?
-솟수.
-솟수. 저는 소수요.
-그거 예전에 선생님이 솟수라고 하는 건 들었는데.
-예전에 선생님이 솟수라고 하셨어요?
-네.
-예전에는 솟수파가 다수파였는데 요즘엔 소수파가 다수파가 되어가고 있어요.
-다행이다.
-이것도 인제 중요한 문제이긴 한데요.
88년도에 이게 바뀌었어요.
저게 한자니까 한자에는 사이시옷을 넣지 않게 되어 있어요.
-제가 태어났을 때 바뀌었네요.
-제가 표준어 규정이 많잖아요, 시험을 치고 하면.
제가 정말 가장 빨리 포기했던 게 사이시옷입니다.
왜냐하면 사이시옷이 너무 어려운 거예요.
그러니까 뭐 한자어, 고유어가 결합을 해야 하는데 된소리가 나거나 니은 소리가 덧나거나 니은 니은 소리가 덧나야 하는데 또 파생어 이런 거
접미사, 접두사는 안 되고 너무너무 까다롭고 어려워서 제가 제일 빨리 포기했던 부분 중의 하나가 사실 사이시옷입니다.
-한국어 어려워요.
-국어학자인 저로서도 답을 드리겠습니다.
저도 포기했습니다. 왜 포기해야 하는지 일단 말씀을 드리도록 할게요.
원래는 사잇소리가 소리가 있었다고 믿어요.
예를 들어서 만약에 촛불을 한다면 과거에는 초슷불. 초슷불.
이 정도의 소리였을 거라고 믿어요. 실제로 그게 표기가 됐었으니까 옛날에 한글이 나오기 전에도.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단어와 단어가 합쳐진 어떤 표기로써 나오기 시작한 거예요.
그러다가 그 대부분들이 된소리로 바뀌게되니까 이거를 소리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단어가 합성된 그 표기라고 해야 할지 되게 헷갈릴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실제로 북쪽에서는 어떻게 했냐면 싹 다 없애.
아예 쓰지 마. 북쪽에서는 그랬어요, 화끈하게.
-마음에 든다.
-아니에요. 그런데 그러고서는 또 안 되니까 다섯 개, 몇 개는 또 슬쩍 사이시옷을 넣었어요.
도저히 안 되는 거예요.
-예외가 있고.
-이게 참 어렵네요.
-그 통제가 강력한 북한 사회에서도 그 인민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가 없는 거예요, 또.
마찬가지로 이거는 세종대왕이 오시더라도 이 문제는 해결하지 못합니다.
영원히 답이 없는 문제예요. 사실 규정을 정하다 보면 한없이 복잡하게 정해야 하는데 규정보다 더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소통이죠.
소통할 수 있게 하고 누군가는 둘렛길로 발음하고 누군가는 둘레길로 발음하고 누군가는 사이시옷을 넣고 누군가는 넣지 않는다면 그걸 포용하면 되는 건데
규범에 너무 얽매이다 보면 그렇게 못하는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우리가 말의 주인을 결정할 때는 또 중요한 기준을 하나 가져야 해요.
미래의 주인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하지 나를 기준으로 또는 현재 주도 세력으로 결정하면 안 되는 거예요.
규범은 세워 놓으면 결국은 미래 세대들이 그것들을 따라가게 되는 거고 나이 드신 세대들은 당신이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그냥 이렇게 규정이
바뀌었다라고 용인하게 되면 그 후의 세대들은 원칙대로 그대로 따라갈 수 있게 되는 거죠.
우리 모두가 주인이어야 하고 또 미래 세대, 젊은 세대가 주인이어야 하는 거죠.
솟수의 사례에서 우리는 그걸 이미 확인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 인제 말의 주인으로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도록 할게요.
한글 맞춤법은 어려운가요?
-한글 맞춤법은 너무 어렵습니다.
-너무 어려워요, 정말.
-저도 사실 애들한테 보고 가르치면서도 헷갈릴 때가 있으니까요.
-그렇죠. 그런데 아니에요. 한글 맞춤법이 이 세상에서 가장 쉬워요.
-쉬워요?
-왜 그러냐 하면요, 제가 그러면 중국 사람한테 물어볼게요.
야, 한자 맞춤법은 어렵냐, 쉽냐. 한자 맞춤법은 어렵냐, 쉽냐.
-어렵다고 할 것 같습니다.
-아니, 대답을 안 해요.
-왜요?
-(함께) 맞춤법이 없어요.
-한자는 맞춤법이 없어요. 한자는 뜻글자니까.
-그러네.
-쓸 줄 아느냐, 못 쓰냐가 아니라 그릴 줄 아느냐 그릴 수 없느냐의 문제예요.
그러면 영어 맞춤법은 쉬워요?
-영어 맞춤법.
-불규칙들이 좀 있기는 하지만.
-불규칙들이 있지만 나머지는 문제가 별로 없어요?
-네.
-이것도 잘 생각해 봐야 하는 게 그러면 제가 여러분한테 받아쓰기를 할 때 아이.
-I.
-아이, 뭘 쓸까요?
-I.
-대문자 I?
-네.
-아니면 EYE?
-저는 EYE 썼어요.
-진짜?
-네.
-나는 I 썼는데.
-나도 그냥 I.
-아니, 받아쓰기를 하려면 정확하게 받아쓸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두 사람은 완전히 갈렸어요.
-그러네.
-My eye.
-수요일이라는 단어를 배울 때 어쩔 수 없이 에드네스다이 이런 식으로 외웠을 것 같아요.
-웬즈데이.
-웬즈데이가 잘 안되니까.
아무리, 우리는 웬스데이든 웬즈데이든.
-맞아, 헷갈려.
-발음하는 대로 쓸 수 있는데 웬즈데이는 안 돼요, 그게.
영어 맞춤법은 아주 어려워요.
-불규칙합니다.
-아니, 그냥 실제로 모르면 못 쓰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모르면 못 쓰는 거 맞죠.
-우리는 그런데 만약에 들으면 쓸 수 있어요.
그런데 한자는 그림으로 알아야 쓸 수 있고 영어 단어는 그 단어를 열심히 눈으로 익혀 놔야, 철자를 익혀 놔야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철자 모르는 단어도 부르면 그냥 바로 쓸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한글은 맞춤법이 무지하게 쉬워요.
이게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왜 맞춤법이 어렵다고 느끼냐 하면요, 못된 국어 선생님들 때문에 그래요.
-자꾸 다 틀렸다고 하니까요.
-그렇죠.
-맞아, 맞아.
-그리고 우리 받아쓰기의 그 안 좋은 추억이 있기 때문에 그래요.
-비 내리던 내 받아쓰기장.
-받아쓰기 하나라도 틀리면 사람 취급을 못 받았죠?
-네.
-그런데 여러분이 틀리는 이유는 어려운 거를 가끔씩 집어넣어 놓고는 그걸 가지고 쓰라니까 어려운 거죠.
그것 말고는 나머지 문제 될 게 전혀 없어요.
만약에 맞춤법이 없다면 여러분 한글로 쓰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요.
-맞아요.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되니까요.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맞춤법을...
-그렇죠, 그렇죠.
-지금 그것 때문에 더 문제예요.
소리 나는 대로 적다 보니까 더 맞춤법을 모르겠어요.
-맞아, 특히 요즘 친구들.
-소리 나는 대로 적을 수 있는데 그런데도 왜 소리 나는 대로 적지않을까를 인제 생각해 보면 돼요. 왜 소리 나는 대로 안 적을까요?
-그러면 언어 뜻 전달이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요.
-맞아요.
-그런데 더 중요한 문제가 문자는 쓰기 위한 걸까요, 읽기 위한 걸까요?
-(함께) 읽기 위한 거.
-쓰는 건 그냥 바로 소리 나는 대로 마음대로 써도 되지만 그게 또 정확한 뜻이 전달이 안 되면 문자로 쓰였던 기능을 제대로 못 하게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소리뿐만 아니라 뜻이 잘 보이는 방법으로 우리가 맞춤법을 제정해 놓은 거죠.
그것 몇 가지만 어려운 거고 나머지는 정말 쉬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 게 커피 같은 경우는 정해져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저게 정말 F 발음을 써서 커피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피읖으로 써야 할지. 피읖으로 쓰더라고 커피 한번 보세요.
저 수도 없이 많은 표기가 다 가능해요.
-커피.
-커피.
-커피.
-다 커피예요.
-다 되네요.
-커피.
-예전에는 저렇게 썼어요. 맞춤법이 정해지지 않았을 때는. 그러면 저렇게 쓰는 게 좋아요? 아니면 하나로 통일해 놓는 게 좋아요?
-통일하는 게 좋죠.
-통일하는 게.
-눈으로 보고 바로 커피의 향이 날 수 있도록 쓰는 게 좋겠죠.
지금의 맞춤법은 저 정도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글 맞춤법 어려운 면들은 물고기 같은 게 있죠.
여러분 쓸 때는 물고기라고 쓰고 읽을 때는.
-물꼬기.
-물꼬기라고 읽어야 하는 거겠죠.
-맞아요.
-저것도 100% 일치하지는 않는 거예요.
발음하고 글자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은데 이거를 이제 우리가 생각해 보면 돼요.
소리 나는 대로 꼬기라고 쓸 것인가 고기라고 쓸 것인가.
아무것도 없을 때는 고기인데 저거는 소리 나는 대로 물꼬기니까 꼬기라고 쓸까?
그러면 눈으로 보는 글자가 다른데 뜻은 같아야 해.
그러면 헷갈릴 것 같아. 그러면 우리가 뭘 추구해야 할까요?
결국은 표기를 통일하는 방식으로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이 정도가 바로 맞춤법이고 거기까지만 알면 돼요.
나머지는 정말 너무 복잡한 것들을 가지고 괴롭히면 안 되는데 국어 선생님들이 너무 많이 괴롭히는 게 문제죠.
그러면 여러분이 한번 이 생각을 한번 해 볼까요?
맞춤법은 시도 때도 없이 바뀔까요?
-시도 때도까지는 아니지만.
-자주 바뀌어요, 맞춤법이?
-그래도 어느 정도.
-우리 정인욱 선수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맞춤법을 잘 맞추어서 쓰지를 않아서.
-그래도 대부분 잘 쓰셨으니까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맞춤법은 여러분이 태어난 이후로 한 번도 안 바뀌었어요.
-그런데 왜 옛날에는 이게 맞았는데 지금은 틀리거나 옛날에는 틀렸는데 지금은 맞고.
-88년에 한 번 바뀌었어요, 88년에. 그리고 88년 이후에는 한 번도 맞춤법은 바뀌지 않았어요.
그런데 우리는 맨날 바뀐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게 뭐냐 하면 이런 외래어 표기법도 있고 그다음에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도 있고 그다음에 표준어 규정도 있고 그래서 그런 거예요.
-그렇구나.
-맞춤법은 88년 이후로 한 번도 안 바뀌었어요.
-저런 것들이 개정이 되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건가요?
-그런데 우리는 그거를 이제 맞춤법과 혼동하게 되는 거죠.
어문 규범이 네 가지인데 그 네 가지를 그냥 맞춤법으로 우리는 뭉뚱그려서 생각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을 하고 있는 거죠.
실제로는 잘 안 바꿔요. 왜요?
너무 많이 바꾸면 정신없죠.
안 바꾸면 또 어떻게 될까요?
-안 바꾸면 괴리가 생길 것 같아요.
-현실하고 또 안 맞아요. 우리 그림 한번 볼까요? 지금 뭐 하고 계시죠?
-(함께) 널뛰기.
-널뛰기의 한쪽은 뭐냐 하면요. 현실성이에요.
지금 말의 주인들이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의 문제예요.
다른 한쪽은 뭐냐 하면 안정성이에요.
-안정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그대로 다 따라가면 되느냐.
이 중간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것이 바로 어문 규범인 거죠.
이거를 현실에 있는 그대로 다 따라가게 되면 결국은 누군가는 뒤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규범으로써 의미가 전혀 없어지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또 규범을 너무 강조하게 되면 다 현실에서 틀리게 말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버리게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짜장면을 전 국민이 99% 짜장면이라고 쓰고 있다면 규범상에는 안정성을 위해서는 자장면이 맞지만 짜장면으로 허용해 줘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요, 짜장면.
-이 두 가지를 조화시키는 것이 결국 현재의 맞춤법이고 그 최소 한도의 조화를 위해서 아주 가끔 바뀌는데
맞춤법은 33년도 개정 이후 88년에 한 번 바뀌었고요.
그 이후에 바뀐 건 아주 사소한 규정에 불과해요.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우리가 자주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건 바로 이 네 바퀴로 가는 말과 글에 대한 오해 때문에 그러는데요.
한글 맞춤법이 우리 받아쓰기와 관련한 제일 중요한 규정이에요.
그다음에 표준어 규정.
-(함께) 표준어 규정.
-그러니까 사투리를 가능한 배제하고 모두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표준어를 익히자.
그리고 널리 쓰자고 하는 게 그 규정이고요.
그다음에 외래어 표기법. 콘텐츠냐 컨텐츠냐.
-콘텐츠.
-이거를, 이거를 정해 줘야 하는 거예요.
또 외국 사람 이름에서 만약에 축구 선수 호날두냐, 로날두냐, 호나우도냐 이걸 정해줘야 하니까요.
-맞아요, 너무 어려워요.
-이런 것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지명들이 있으니까 바꿔줘야 하는 거죠.
마지막에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내 성씨가 내가 이씨면 이거를 LEE로 쓰느냐 아니면 YE로 쓰느냐 I로 쓰느냐.
-리향원이냐 이향원이냐.
-이런 것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 줬는데 그게 중간중간에 바뀌다 보니까 다 이거에 맞춤법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그렇게 많이 바뀐 적이 없어요.
-그러면 사투리에 관해서 규정이 바뀌는 건 표준어 규정에서 바뀌는 거예요?
-표준어 규정. 그런데 표준어 규정도 점점 어떻게 되어가고 있냐면 포용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어요.
아까 말했듯이 짜장면과 자장면의 문제도 자장면은 안 쓰고 짜장면을 쓴다가 아니라 자장면도 되고 짜장면도 되는 이런 방식으로 계속해서 복수 표준어를
넓히는 방식으로 하고 있거든요. 최근에 제가 고민한 것 중의 하나가 거시기하다.
-거시기하다.
-거시기하다는 표준어일까요, 아닐까요?
-비표준어라고 배웠었지만 표준어예요.
-아주 많은 사람이 거시기는 전라도 말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것.
-그런데 아주 오래전에 표준어로 올라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거시기 하다는 안 올라와 있고 거식하다만 또 표준어로 올라 있었어요.
그래서 그러면 이 거시기하다를 표준어로 올릴 것인가 말 것인가. 이거 고민하는데 이거의 방향도 대부분 어떻게 되느냐. 가능하면.
-복수 표준어로.
-포용해서 복수로 인정하고 거식하다도 인정하고 거시기하다도 인정하고 이런 방향들로 나아가고 있어요.
서로가 이상하다, 다르다가 아니라 여러분의 어휘를 하나 더 넓혀 가면 되는 거예요.
그렇죠.
-우리 경상도 사투리 포용해 주세요.
-이제 좀 약간 다른 질문을 해보도록 할게요.
가끔씩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세종대왕을 한글을 창제하기 전에는 우리 조상님들은 어떻게 말을 했나요. 어떤 말을 했나요?
-한자를 쓰셨습니다.
-말 자체는 똑같지 않을까요?
-여기서 잘 구별해야 할 게 뭐냐 하면 그런 조선 시대 초기 사람들, 고려 시대 사람들은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한국어라고 했죠.
우리하고 말은 다르긴 다르지만 완전히 다른 중국말을 했을까요?
-아니요.
-일본어로 했을까요?
-아니요.
-한국말.
-한국말을 했죠.
-다만 뭐가 없었어요?
-(함께) 글자.
-문자가 없었어요.
-그렇죠. 그거를 쓸 수 있는 문자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배우고 때로 읽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이게 그때 당시의 말이었다면 이거를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라 이렇게 쓸 수밖에 없었던 거죠.
이거 없었던 시절에는 결국 한자를 빌려 쓸 수밖에 없는 거고 세종대왕이 그래서는 안 되겠다 생각해서 한글을 만들어서 입속에서 나오는 것들을 그대로
받아 적을 수 있도록 문자로 만드신 거죠.
문자와 말은 반드시 구별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세종대왕은 한글을 만드셨고요. 만약에 내가 이름을 쓸 때 권경환 이렇게 쓰면 이거는 한자 이름이에요? 한문 이름이에요?
-한글이지만 한자에 기반을 했다고 할 수 있죠.
-그렇죠. 그러니까 어디 관공서에 갈 때 이름 쓸 때 한문, 한글 이렇게 되어 있고 영어 이렇게 되어 있는데 사실 영어는 말이고 한문은 문장이에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한자로 쓰면 맞아요.
그다음에 영문자, 로마자 이렇게 쓰면 맞는 건데 우리가 일상에서 혼동할 일이 많은 거죠.
그러면 우리 권경환은, 정인욱은 한글 이름이 아닌가요? 한자로 썼나요? 이상하게 썼나요?
-아니요, 한글로 썼죠.
-다 한글로 쓰는 거죠.
다만 고유 한자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이름과 고유어로 만든 이름 이걸 구별해서 말해 줄 필요가 있는 거겠죠.
그래서 한글날만 되면 사실 방금 우리가 시작할 때 나온 줄임말부터 시작해서 언어 파괴부터 시작해서 세종대왕이 지하에서 통곡한다는 이야기 등등 나오죠.
사실은 그렇게 바라볼 문제가 아니거든요.
한글날은 한글이 창제된 걸 기뻐하고 우리가 쓰는 말에 대해서 너무 괴롭히지 않는 날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실 요즘엔 많이 그렇게 됐어요. 그게 뭐냐 하면 한글과 한국어를 좀 구별하기 시작했고 한글날이 어떤 날인지 이제 사람들이 알기 시작한 거죠.
그러면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
여러분, 그렇게 생각하네요?
-(함께) 네.
-뭣 때문에 그렇죠?
-이렇게 다가가도 이렇게 꺾을 수 있거든요.
-그러면 우리가 다른 말에 익숙하지 않을 것 같은데 영어는 안 그렇고 중국어는 안 그렇고 일본어는 안 그럴까요?
-네.
-특히 우리나라 말이 끝까지 들어야 한다고 했던 이유는 서술어가 뒤쪽에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면 아이 러브 했어요. 아이 러브 그다음에. 내 말을 다 이해했어요?
-사랑한다. 나는 사랑한다. 그런데 목적어...
-제가 진지하게 권경환 선생님한테 아이 러브, 그러면 선생님의 노래를 좋아하고는 선생님이 이제까지 해오던 활동을 좋아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아이 러브 그것도 쳐다 봤어요. 뭔가 부적절하죠.
-왜요?
-대상이 지금 바뀐...
-이게 문제는 뭐냐 하면 문장의 주인은 동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맞죠?
러브라는 동사가 중요해, 사랑하다가 중요해요.
그런데 과연 그러면 대상이 나오지 않고 대상이 나오지 않고 과연 문장이 완성이 되나요?
-아니요.
-나는 너를, 나는 너를 좋아한다일 수도 있고 싫어한다일 수 있고 증오한다일 수 있고 그렇잖아요.
-그렇죠.
-이건 어느 언어나 마찬가지이지 끝까지 들어봐야지만 알 수 있는 언어는 없어요.
통계적으로 나 사랑한다, 너가 아니라. 그렇다면 40%가 넘는 그 언어들은 뭔가 끝까지 들어야 하는 비경제적인 언어.
정확하지 않은 언어, 이런 생각들은 우리가 배제를 해야 하는 거겠죠. -내가 이상하게 써서 그런가 보다.
사랑해, 나, 이렇게. 꺾어서.
-외국인 같아요.
-그렇게 장난칠 수가 얼마든지 있는 거니까.
말을 끝까지 들어야 하는데 한국어는 끝까지 들어야 하는 게 아니라 사실은.
-모든.
-모든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하는 거죠.
그것은 언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가 되는 거예요.
그다음 우리가 가끔 오해하고 있는 게 있어요.
번역 투의 문장은 나쁜 걸까요?
-이것도 제가 한 파트에 있었거든요.
정말 많이 풀었습니다.
-그렇죠.
-번역 투 문장 고치기.
-우리 끝나고 오늘 맥주 한잔 먹는 모임을 가질까요?
-좋아요.
-좋아요.
-모임을 가질까요?
-가질까요?
-이거 시험 문제 나왔을 것 같은데.
-Have.
-가질까요, 이거 쓰면 안 된다고 나왔을 것 같은데.
-가지면 안 된대요.
-왜 안 돼요?
-Have의 번역 투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일상에서 Have의 번역 투인지 아닌지 우리가...
-몰라요.
-그리고 소통하는 데 지장이 있었나요?
-맞아요. 아니요.
-이런 문제는 이걸 지적함으로써 시험 문제에 내기 적절할지 모르고 뭔가 순수성에 대해서 이야기할지는 모르겠는데
그것 때문에 뭔가 소통에 방해가 된다면 결코 긍정적인 방향은 아닌 거죠.
그리고 안타깝게도 우리 문장의 역사는 사실 번역 투의 역사예요.
왜 그렇냐면 한글이 창제되고 나서 문장을 써야 해요.
용비어천가 같은 경우에는 직접 쓴 문장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또 한문이 달려 있기도 해요.
그리고 이제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일본을 통해서 들어온 문장, 그다음 영어를 통해서 들어온 문장, 상당히 많은 부분은 바로 이런 번역 투의
문장이 우리 문장 속에 들어와 있어요. 그러면 이걸 다 없애버릴까요?
그 문제가 문제가 된다면. 예를 들어서 내가 아까 우리 모임을 가지자, 이게 문제가 된다면 번역 투에서 문제라고 지적할 것이 아니라
뭐라고 지적해야 하냐, 누군가 그걸 알아듣지 못한다.
나는 우리 모든 친구한테 같이 맥주를 한잔 사주고 싶은데 누구는 그 말을 못 알아들어서 모임에 함께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문제를 지적해야 하는데
이미 가지다의 문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그다음에 가지다도 한국어예요. 그렇죠?
-네.
-이런 걸 가지고 우리가 말을 억압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이 돼요.
그것의 대표적인 사례가 또 하나가 있습니다.
고객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커피가 나오셨어.
-이 옷은 고객님께 참 잘 어울리시네요.
정인욱 씨, 좀 기분 나쁜가요?
-기분 안 나쁜데요?
-그런데 이거 가지고 기분 나빠하는 사람 무지하게 많아요.
틀렸다고 지적하는 사람 무지하게 많아요.
이 문제에 있어서 결국 문제는 누구냐면요, 제가 책에는 뭐라고 썼냐면 고객님, 문제는 고객님이십니다라고 썼어요.
-그러네요.
그냥 들으면 되는데.
-왜냐하면 듣는 사람이, 듣는 사람이 틀린 줄 알면서도 커피 나오셨습니다 할 때 나를 더 높이는구나 이미 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맞아요.
-그다음에 우리 사회에서 손님은 왕이다, 내가 돈 내고 내가 사 먹는 거니까 나를 높여라, 이런 생각들이 만연해 있는 거잖아요.
이 문제를 누가 해결할 거냐면요, 국어 선생님들이 아무리 지적한다고 해결 안 돼요.
누가 해결해야 할까요?
-말의 주인.
-우리가.
-여러분들 해결해야 하는 거예요. 이제 다음 내용으로 말의 주인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한번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도 역시 여러분과 같이 생각을 해보면 재밌는 사례들이 있어요.
한글은 최고의 문자인가 여러분한테 질문을 받았어요.
한글은 최고의 문자?
-최고의 문자입니다.
-이럴 때 또 옛날 어르신들은 그 최고가 높을 고 자냐, 오랠 고 자냐.
-높을 고입니다.
-높을 고?
-네.
-최고, 가장 높은?
-네, 최고.
-한글은?
-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왜 그렇냐면 일단 만약에 제가 의도한 바가 가장 오래된, 옛 고 자였을 거라고 생각하면 그건 틀렸겠죠.
그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한번 해보도록 할게요.
왜 그러냐면 최고, 그다음에 최고, 그다음에 최다.
-최다.
-이 세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한글이 가장 글자 수가 많을까요?
-아니요.
-아니요. 한자가 훨씬 많죠. 글자 수로 치면.
-이것도 이제 오해가 있을 수가 있는 게 한글을 생각하기에 글자라고 했을 때는 기역, 니은, 디귿, 리을, 아야, 어여, 이게 각각의 자소를 말하는 건지 아니면.
-그게 헷갈려요.
-고, 물, 할 때 이런 음절을 말하는 건지.
이것에 대해서 얼마든지 생각이 바뀔 수가 있어요.
그래서 최고, 최고, 최다, 이 문제에 있어서 이것만큼 사실은 바보 같은 논쟁은 없는 거죠.
그 문제를 한번 생각을 해보도록 할게요. 한글은 정말 명품인 건 분명히 맞아요.
왜 그렇냐면 가장 늦은 시기에 최고의 발명가가 언어 천재가 만들었어요. 누구?
-세종대왕님.
-세종대왕께서 당대에 있던 모든 언어 지식, 문자 지식을 동원해서 완벽한 문자를 만드셨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최다는 아니에요. 왜 그러냐 하면 한자가 지금 제일 많이 쓰이고 있어요.
한글은 더 많이 쓰일 수도 있지만 안 쓰는 글자를 굳이 넣을 필요가 없어서 저거는 빼놓은 상태죠. 한글은 왜 최고의 문자일 수 있냐면요.
대부분의 문자들은 골목길과 같아요.
-골목길이요?
-왜 골목길과 같냐 하면, 골목길은 처음부터 일부러 그렇게 꾸불꾸불하게 만들었을까요?
-아니요.
-집들이 들어서고 그 사이사이를 잇는 길이 만들어지다 보니까 골목길이 된 거죠.
브라질리아라는 수도 같은 도시는 완전히 계획도시예요.
계획도시로 만든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가로, 세로 반듯하게. 또는 방사형으로 완벽하게 길을 만들 수 있었던 거죠.
세종대왕이 만드신 한글이 바로 이 골목길이 아니라 신도시 같은 역할을 하게 된 거죠.
새롭게 만드니까 완벽한 체계로 만들 수 있으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최고인가요? 한자, 아주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죠? 그렇죠?
그다음에 알파벳,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받아쓰기 불가능한 글이 많아요.
일본 같은 경우에는 히라가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자를 같이 섞어 쓰고 있어요.
그런데도 그 사람들은 많은 불편을 느끼냐, 그것만으로도 사실은 충분해요.
문자는. 왜 그러냐 하면 읽으면 되니까.
읽을 수 있으면 되니까. 뜻이 들어오면 되니까.
이런 면에서 생각해 보면 한글은 뭐냐 하면요.
명품은 명품인데 너무 과한 명품인 거예요. 정말로.
우리 한글도 한글 보는 데 지장 없어요.
이런 걸 가지고 우리가 엉뚱한 소리 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런 과학적인 글자면 수출해야지. 전 세계인이 쓰도록 해야지, 이런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에요.
할까요, 말까요?
-정말 없는 곳에서라면 뭐 괜찮겠지만 굳이...
-그 사례를 우리가 어떤 사례를 드냐 하면 인도네시아에 찌아찌아 부족이 있는데 그 사람들한테 우리가 한글을 가르쳐서 그 사람들이 실제로 한글을 쓰기도 했어요.
그런데 인도네시아 전체는 어떤 문자를 쓰냐 하면 로마자를 쓰고 있어요.
영어를 쓸 때 쓰는 로마자를 쓰고 있어요.
그러면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한테는 어떻게 해야 하냐 하면, 로마자도 배우고 한글도 배우고 2개를 다 배워야 하는 거예요.
그들한테 큰 장점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런데 문제는 이제 한글이 최고의 문자라고 했을 때 우리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냐 하면 바로 이 국뽕에 취해 있는.
-국뽕.
-국뽕이라는 용어가 적절하지 않는 용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보다 더 좋은, 어떤 대체할 수 있는 용어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쓸게요.
-국뽕이 차오른다, 이렇게 말하잖아요.
-국뽕이 차오르는 건 괜찮아요.
-과한 자부심이라고 해야 하나요?
-자부심 가지고 있는 건 괜찮아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이거를 수출해야 한다, 전 세계인이 써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건 필요 없는 이야기죠.
그건 뭐냐 하면 시장 가는 사람들한테 명품백을 반드시 사야 한다고 하는 이야기하고 같은 이야기가 되는 거예요.
이런 경우들, 우리가 좀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책을 보면 재밌어요. 이 책을 보면 뭐라고 되어 있냐면요, 학 자 부분은 배울 학 자인데요.
옛날에 19세기 후반에 나온 책이에요. Learn을 봤더니 을러언이라고 되어 있어요. 을러언. 발음 되게 정확하게 써놨어요.
-(함께) 으라이쓰.
-으라이쓰.
-정확하다.
-R과 L을 구별해서.
-으라이쓰.
-L은 을러언이라고 했고 그다음에 으라이쓰, 이렇게 했어요. 멋지죠?
Vegetable 보세요. 얼마나 발음이 정확해요.
-뻬쥐타불.
-쥐도. 그런 책을 보면서 그러면 한글로 우리 영어를 조금 더 정확하게 표기할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A4 용지 같은 거를 보관할 때 어디에다가 집어넣어요?
-파일에 세워 넣습니다?
-파일?
-화일?
-촌스럽게 파일이 뭐예요.
-화일.
-또 누구는 더 촌스럽게 화일, 화일 그러고 있어요.
-화일.
-그런데 화일이 틀리고 파일이 맞지 않습니까?
-너 촌스럽대.
-아니죠. 퐈일이 맞죠.
-(함께) 퐈일.
-퐈일이 맞죠.
-저는 표기법을 말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저보고 이제 밥맛 없다고 이야기를 해야 해요. 한국어에는 F 발음이 없어요.
그러면 F 발음은 뭐로 받아들이라고 되어 있냐 하면 피읖으로 받아들이라고 되어 있어요.
그러면 영어 선생님은 뭐라고 할 것 같아요? 아니.
-P랑 다르다.
-P하고 F는 구별해야 하는데 당신 때문에 우리나라 애들 영어 발음이 너무 나빠져요.
해결책이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옛날 책에 이렇게 썼다면 Father를 쓸 때 F가 들어가요.
그러면 이응, 피읖을 쓰면 되잖아요. 또는 순경음 피읖을 쓰면 되잖아요.
그다음에 learn 같은 건 을러언이라고 쓰면 될 것 같아요.
-을러언.
-저렇게 할까요, 말까요?
-으룰, 플리쓰.
-저거를 이렇게 쓰면 영어 발음 아주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 보여요.
-그래 보여요?
-그대로 따라 읽으니까 좀 얼추 비슷해 보여요.
-이 단어를 그러면 한번 제가, fifth라는 단어를 한번 써볼까요?
-fifth.
-정확하게 표기를 살려서, 옛 글자를 살려서 쓰쓰면 이렇게 쓰면 됩니다.
-fifth.
-이왕 쓰려면 다 써야 해요. 규범이니까.
-그렇죠.
-규칙적으로 다 써야 하죠. 그런데 이게 무슨 짓이에요.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한국어로 한국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으면 한국 사람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을 써야 하고 표기를 써야 하겠죠.
저렇게 하게 되면 입력하기도 골치 아프고 그다음에 책도 다 바꿔야 하고 한두 가지 문제가 아니에요.
정확한 영어 발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F를 따로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영어 선생님이 필요한 거죠. 영어 선생님이 하셔야 할 일이 바로 그거죠.
국어 선생님이 영어 선생님의 일을 대신할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이런 엉뚱한 주장을 하면 안 됩니다.
어디까지나 한글은 한국어로 표기한 것이고 발음기호가 아니에요.
어디까지나 한글은 한국어를 적기 위해서 있는 것이고 그 정확한 표기를 위해서 노력해야 하지 외국어를 표기하기 위한 방법으로 바뀔 이유가 전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런 주장도 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것이 역시 원어에 가깝도록 적자고 자꾸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여러분 귀에 빠리로 들려요, 파리로 들려요?
-빠리.
-빠리로 들려요?
그러면 빠리로 적을까요?
-파리.
-파리로 적을까요?
이게 한국 사람들 귀에는 빠리로 들리는 경우가 아직 많아요.
그러면 빠리로 적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주장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요.
그건 바로 안정성의 문제이긴 하거든요. 그다음에, 과연 그러면 우리가 파리를 빠리라고 발음하면 프랑스 사람들,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좋아할까요?
-이상하다고 할 것 같아요.
-아니에요, 관심도 없어요. 그 사람들 귀에는 똑같이 들려요.
-파리나, 빠리나.
-파리나, 빠리나 그 사람 귀에는 그냥 P로 들려요.
우리는 그 소리를 구별하는데 그 사람들은 그 소리를 구별하지 못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빠리라고 적는.
그거는 우리가 정확하게, 우리가 그냥 알 수 있는 정도로만 하면 되는 거지 굳이 원어의 발음을 따를 필요가 없어요.
이거를 중국 사람들은 뭐라고 하느냐 하면, 중국어로 투이터모.
발음은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그렇게 쓰고 있고.
-탕나더 터랑푸.
-그렇게 읽고 있어요. 한심스럽죠?
-네?
-원래의 발음하고 너무 멀어졌잖아요.
-그래도 한심한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아니에요, 얼마든지 한심하죠.
저 발음이 저게 뭐예요라고 중국 사람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왜?
-자기들끼리 알아듣고 잘 쓰니까.
-알아듣는, 알아듣는데.
-우리끼리 알아들으면 되니까.
-쓸 방법이 없는데. 한자로 써야 하는데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까 고민의 대상조차도 아닌 거예요.
세종대왕께서 정확하게 적을 수 있는 한글을 만들다 보니까 우리가 과도한 고민을 하는 거예요. 이것도 역시 마찬가지예요.
우리 정인욱 씨한테 한번 질문해 볼까요? LA 다저스의 유명한 마무리 투수예요.
-젠슨?
-그러면 안 되죠.
-왜요?
-저 사람은 네덜란드계 사람이에요.
-그럼 발음이 다르나?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해요?
-얀선이라고 해야 해요.
-얀선.
-얀선이라고 해야 해요.
-얀선.
-나는 젠슨으로 알고 있고 미국 사람들도 젠슨으로 하는데 왜 우리가 굳이 네덜란드계 사람이라고 얀슨이라고 해야 하느냐.
또는 이것도 역시 무엇의 문제냐 하면, 우리가 너무나 열심히 외래어 표기를 정확하게 하는 거의 문제예요.
그럴 수 있는 문자가 있고 그럴 수 있는 외래어 표기법이 만들어져 있어요.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받아들이면 되는 거예요. 누군가는 로젠탈로 하고 누군가는 로즌솔로 한다.
규범에는 얀선인데 통용되는 건 젠슨이다라고 이해하고 그거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요.
저 사람은 저렇게 쓰는구나 하고 이해하면 돼요.
말의 주인으로서 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의 주인으로서 여러분이 맨 처음에 신조어 가지고 이야기했었죠?
마지막으로 그 문제 가지고 한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강의 시작에 의뢰받아서 이름을 지은 거에 대해서 여러분이 되게 마음에 안 들어 하셨어요.
국어학자가 한자로 멋지게 이름을 지었는데 왜 이렇게 기분 나빠 하셨을까요?
이거의 이름을 여러분, 뭐로 알고 있죠? 저 질긴 면이 특징인.
-(함께) 쫄면.
-쫄면.
-심각한 문제가 있어요.
-맛있겠다.
-왜 심각한 문제가 있느냐 하면, 쫄면은 무엇의 준말이에요?
-쫄, 쫄.
-질긴 쫄, 쫄.
-졸인 면.
-졸인 면. 쫄깃한 면.
-쫄깃한 면. 쫄깃한 면의 줄임말이에요.
-줄임말이었네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신조어를 만들면 안 되잖아요.
앞뒤 다 떼버리고 이상하게 붙여버리면 안 되잖아요.
그러면 이거를 만드신 분들이 한국어를 제대로 모르고 한 거 맞죠?
한국어 어법, 규범에는 맞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쫄면보다 더 좋은 이름 있어요?
느낌이 확 오잖아요.
-확 오죠.
-이거를 누가 했냐 하면 말의 주인들이 하는데 여기의 핵심은 뭐냐 하면요.
여기의 핵심은 줄임말이에요. 예를 들면 이 줄임말의 역사를 보면 깨소금과 옥떨메에 나오는데 이 옥떨메가 줄임맘이에요.
-옥떨메?
-옥떨메 여러분 아세요?
-아니요.
옥떨메 줄임말이에요?
-옥떨메는 옥상에서 떨어진 메주라는 뜻입니다.
-어떻게 사람 보고...
-몰랐어요.
-학교 여자 선생님의 외모를 비하하기 위해서 쓴 말인데 정말 나쁜 말이에요.
-사실 메주도 기분 나쁘거든요.
그런데 그 메주가 옥상에서 떨어진 메주라니 너무한 거 아닙니까?
-잘못됐어요. 쓰지 말아야 해요.
그래서 욕도 많이 먹었어요.
그런데 이 말이 우리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어요.
-줄임말의 시초?
-줄임말이.
-보통은 만약에 국제연합 하면 국연, 전국대학생연합 하면 전대협 이런 거 괜찮죠.
그런데 이거는 그게 아니라 옥상에서의 상에서를 떼버리고 떨어진에서 떨만 가져오고, 메주 이런 식으로 만들었단 말이에요.
이전에는 없던 방식이에요. 그런데 이게 요즘에 유행하는 줄임말의 원조 격인 거죠.
그런데 이 줄임말의 역사가 오늘날 뭐에 이어지고 있냐면 집밥.
-집밥, 집에서 먹는 밥.
-이게 우리가 문제가 된다는 줄임말의 용법인 거예요.
그렇지만 집밥보다 더 좋은 말이 있어요?
-없어요.
-없어요.
-가반 할까요, 가반? 집 가 자에 밥 반 자.
-안 와닿아요.
-참 노인네 같죠. 잘 통하지도 않고 의미도 잘 안 들어오죠?
-너무 아재 같아요.
-그런데 이런 용어가 역사를 생각해 보면 옥떨메부터 시작했는데요.
옥떨메 뒤를 이은 게 아나바다였어요. 이거를 만약에 영어로 하면 저런 식으로 4개의 단어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다음에 약어로 쓰면 CSER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CSER만 떼어놨을 때 뜻이 잘 들어오나요?
-아니요.
-그런데 아나바다 하면 이게 뭘 하는 거냐면 한글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거예요.
왜냐하면 한글은 이응, 니은, 비읍, 디귿만 쓰는 게 아니라 음절 단위로 쓰고 있죠.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맨 앞 글자를 따고 있죠.
그렇게 해서 만약에 절분환재, 한자로 쓰는 것만큼의 그런 효과를 얻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 시도가 어떤 시도냐면요. 한글을 파괴하는, 국어를 파괴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한글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가능성들을 찾아 나가는 시도인 거예요.
그러면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
나이 든 세대들은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거죠.
-그렇죠.
-어떻게 하면 될까요?
-가르쳐 주면 됩니다.
-배우면 되고 가르쳐 주면 됩니다. 또는 소통이 안 될 것 같으면 돌려서 말하면 돼요.
이렇게 해서 서로가 단어의 뜻을 넓혀가고 더 많은 단어를 만들어 가게 되면 우리말의 자산이 늘어가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결국은 여기서 말의 주인은 누구인가?
우리 모두인 걸 확인했으면 말의 주인은 결정은 내가 한다.
대신 어떻게 해야 한다?
-책임도.
-책임도 내가 진다.
-책임도 진다.
-이게 정말 말의 주인이 가져야 할 자세인 거죠.
-오늘 진짜 선장님과 쭉 함께하면서 내가 말의 주인으로서 우리 언어를 어떻게 써야 하고 또 소통을 어떤 방식으로 하면 좋을까,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그럼 끝으로 선장님, 오늘 강의 한마디로 정리해 주신다면요?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말의 주인은 분명히 확인했어요.
그러면 말의 주인이 말에 대한 결정은 내가 한다.
-제가 합니다.
-내가.
-결정은 내가 한다.
-내가 한다.
-그렇죠?
-내가 한다.
-내가 한다.
-모두가 주인이니까.대신 뭐도 함께 진다?
-(함께) 책임도 함께 진다.
-결정은 내가 한다.
그리고 책임도 내가 진다.
-사실 이렇게 신조어를 만들거나 글자를 줄이는 것 자체가.
-혼날 줄 알았죠?
-혼날 줄 알고 좀 많이 조용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써도 된다고 하시니까 좀 잘 만들어 봐야겠어요.
누구나 쓸 수 있게.
-신조어를 직접요.
-신조어를 내가 만드...
-네가 책임만 지면 돼.
-책임지면 되죠.
-오늘 한상우 선장님과 함께한 지식 항해. 여기서 마무리해 보도록 하고요.
다음 주에도 보물이 되는 지식도감 기대 많이 해 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외치면서 끝내 보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기가 쏙 빨렸습니다.
이게 누구야.
허민 님께서.
-안녕하세요? 저는 KBS 미녀 개그우먼 허민이고요. 대구의 며느리입니다. 반갑습니다.
-대구 며느리. 사실은 오늘 정말 허민 씨가 잘 나오신 게 오늘 주제가요.
-우리가 결국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집이 있어야 하잖아요.
-맞아, 집.
-맞아요.
-두 부모님은 어디 가서 살고 싶습니까?
-강남 학동사거리 인근. 청담사거리 쪽.
-너무 마음에 든다.
-파이팅.
-파이팅.
-파이팅 해보자.
-PD님.
-믿고.
-지금의 이 부동산이 이렇게 핫한데 앞으로 집값의 향방은 이렇게 되겠구나라는 시사점을 드리고자 합니다.
-(함께) 보물지도.
-두 분은 신조어 많이 쓰시는지 모르겠어요.
저 때만 해도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너무 제 나이대가 옛날 사람이 되는 것 같지만.
-라테는 말이야.
-라테는 말이야로 안습.
OTL.
-안구에 습기 차고.
-안구에 습기 찬다.
OTL.
-좌절, 좌절.
-이런 거 많이 썼었거든요. 인욱 씨도 제 세대잖아요.
-인사할 때.
-방가 방가.
-방가 방가 이런 거.
-나 그거 지금도 하는데 그래서 요즘 애들이 나랑은 말을 잘...
-그래서 말 안 걸어주나 보다.
-말을 잘 안 걸어주고 대화를 잘 안 했었구나.
-저 옛날에 세이클럽 할 때.
-맞아요. 하이루 이런 거.
-요즘 신조어 알아요, 경환 씨는?
-나이가 제일 많은데 저한테 신조어를 묻네요.
-저도 많이는 모르고 그냥 가끔 학생들이 하는 말 들어보면 갑툭튀, 예를 들면. -갑툭튀도 진짜 옛날 말 아니에요?
-그것도...
-너무 옛날인가? 아니면...
-우리, 우리로 가지고는 안 되겠어요.
-그러네요.
-아마 선장님 오늘 모신 선장님은 한평생 언어를 연구하셨기 때문에 왠지 그래도 신조어에 대해서 잘 알지 않으실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바로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장님.
-(함께) 나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비켜 갈 수 없습니다.
저희가 오프닝 때 굉장히 신조어로 갈팡질팡했거든요.
우리 선장님은 신조어 어느 정도 알고 계시는지 저희한테 가르쳐 주세요.
-제가 이 배의 선장인데 선장이기 전에 또 본업이 국어 선생이잖아요.
그러면 보통 국어 선생님이라고 하면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대화를 들으면서 뭐라고 하셨을 것 같아요?
-저것들 정신 못 차리고 오늘 남아서 청소해.
-그런... 그런 나쁜 선생일 경우라고 생각할 경우가 많고 보통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제 학창 시절을 떠올렸나 봅니다.
-국어 선생님들이 그렇고 나이 드신 분들이 상대적으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유가 뭐냐 하면 조사를 하니까 알지만 제 세대에서는 모를 수도 있거든요.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을 게
그 말을 모른다고 하면 어떻게 하면 되냐 하면 배우면 돼요. 그렇죠?
그 사람들이 쓸 때 어떤 맥락으로 어떤 뜻에서 쓰는가를 배우면 되는 거고 설사 배우지 않더라도 아까 갑툭튀 나왔잖아요.
갑툭튀 같은 말은 없어져요. 안습 없어져요.
-안습.
-잠깐 쓰이다가 없어지는 말들이고 중요한 것들은 남을 것들은 남거든요.
저는 이 남을 것들에 대해서 연구하고 또 열심히 알아서 쓰면서 젊은 세대들하고 소통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젊은 친구들이 신조어 만들어서 쓰는 것들에 대해서 그 자체를 나쁘다고 할 이유는 전혀 없고 스스로가 그 운명을 결정하게 하면 되는 거거든요.
오늘 강의할 내용도 바로 이것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제가 국어 선생님이다 보니까 가끔 의뢰를 많이 받습니다.
이름 지어달라는 이야기, 사람 이름 지어달라는 의뢰도 많이 받는데요.
-정말요?
-작명까지.
-가게 이름도 지어달라, 제품 이름도 지어달라.
최근에는 음식 이름을 지어달라고 해서 음식 이름을 한번 지어줬습니다. 음식 이름 한번 볼까요?
이 음식에 대한 이름을 지어달래요.
-저게 뭐지?
-보니까 이것저것 막 여러 가지를 넣었어요.
별 여러 가지를 다 섞어서 넣었길래 참 좋겠다.
잡탕이라고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잡탕.
-잡탕.
-잡탕.
-되게 감동적이죠?
-너무 감동적이라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뭔가 안 내키는데요.
-얼굴 표정은 전혀 그러지 않은 것 같은데.
또 이런 게 왔어요.
이걸 보면서 이걸 보니까 이것의 특성이 뭐냐고 했더니 아주 면이 질기대요.
-면이 질기다.
-알았다. 인면.
-인면?
-읽지도 못하겠죠? 인면.
-인면.
-질길 인 자를 써서 이름을 지어줬어요.
-맞기는 한데.
-그런데 표정이 또 이런 거예요.
그래도 문학 박사가 지어준 건데.
-이름을 받아 든 우리 식당 주인분들께서 만족하셨나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여러분 같은 표정을 지었어요.
아무리 국어 선생이라고 하더라도 말에 대해서 연구한다 하더라도 제가 이 이름을 지었을 때는 사람들한테 받아들여지지 않는 거예요.
그러면 누가 지어야 할까? 오늘은 바로 그걸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겠습니다.
물론 여러분이 이거에 대한 답을 알고 있어요.
그런데 차근차근 답을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한테 질문 한번 드릴까요?
대구 말은 한국어인가요?
-한국어 맞죠.
-대구 말은 한국어죠.
-그래요? 그럼 서울말은 사투리인가요?
-서울 사투리도 있긴 하지만.
-세종대왕의 말은 한국어인가요?
-지금 한국어와는 좀 다를 것 같아요.
-다르지만 그것 또한 한국어다.
-한국어.
-여러분이 이미 방언에 대해서 또는 한국어 전체에 대해서 올바른 이해를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일단 여러분이 의아해하실 것 같은데 왜 국어라는 말을 안 쓰고 자꾸 한국어라는 말을 쓸까.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이 중, 고등학교 다닐 때 국어 시간이었지 한국어 시간이 아니었잖아요.
-맞아요.
-그런데 이건 좀 정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게 국어라고 했을 때 일본 사람도 자기 말을 국어라고 하고요.
-그렇죠.
-대만 사람도 자기 말을 국어라고 해요.
-나라 언어.
-일제강점기에는 국어가 일본어였고 우리 말은 조선어였단 말이에요.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면 오늘날 국제화된 시대에는 국어라는 용어보다는 한국어라는 용어가 더 정확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한국어라는 용어를 쓸 건데요. 그러면 한국어라고 생각했을 때 무엇이 한국어냐?
무엇이 한국어일까요? 대개의 경우는 표준어를 한국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표준어.
그래서 대구 말은 한국어이긴 한데 사투리야.
방언이야, 또 세종대왕 말이 옛날 말이니까 한국어인지 아닌지 헷갈리잖아요.
이때 우리가 정확하게 생각할 게 한국어는 표준어가 아니라 특정 지역의 말이 아니라 이 모든 걸 다 합친 것을 한국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주도의 말도 있어야 하고 경상도의 말도 있어야 하고 전라도의 말도 있어야 하고 이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가 결국은 한국어를 이루는 거고요.
나이 든 사람들의 말, 젊은 사람들의 말. 그다음에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들, 이 모든 것도 역시 한국어가 되고 과거에서 지금까지 또는 미래에서 우리 후손들이 쓸 말도 한국어여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딱 끌어안는, 끌어안는 포용적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해요.
이게 바로 우리가 이 땅 모든 말의 개념으로 한국어를 이해해야 하는 첫 번째 단계가 됩니다.
그러면 두 번째 단계를 볼까요?
말의 주인을 찾아가게 되는 건데 말의 주인은 기본적으로 한국어를 쓰는 모든 사람들이 결국은 말의 주인이 돼야 합니다.
이거는 우리가 결론으로 알아야 할 문제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이 개념을 가지고 시작을 하도록 할게요.
그러면 말의 주인이 누구인가?
첫 번째로 엉뚱한 질문을 여러분한테 했을 텐데 여러분 답을 알고 있어요.
말의 주인 하면 여러분은 아마도 국어 선생님? 또는 국립국어원 원장님?
아니면 만약에 문화부 장관이나 교육부 장관이 뭔가 이런 규정을 만든다면 그분들?
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분이라고 하는 대통령?
이렇게 생각하기가 쉬울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그렇게 생각 안 하죠? 역시 여러분 젊은 세대들이 생각이 좀 많이 바뀐 거예요.
-저희가 지난 시간에 선장님한테 잘 배워서 그렇습니다.
-고맙습니다.
-잘한다.
-우리 올바른 길로 항해를 하고 있네요.
그러면 이 말의 주인이 왜 그런 분들이 아닐까 한번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화학 시간은 아니지만 여기 들어 있는 주요 성분이 뭘까요?
-미역에?
-중요한 성분입니다.
-어렵다.
-요오드 성분.
-그다음에 여기 소금에 들어 있는 주요 성분?
-나트륨.
-염화나트륨. 나트륨.
-나트륨입니다. 그런데 조금 의심스러워요.
-의심?
-왜 그러냐 하면 요오드가 사라졌어요.
-요오드라는 말이요?
-지금 학교에서 그렇게 안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요?
-요오드가 사라졌어요, 큰일 났어요.
-아주 다른 발음으로.
-다른 발음으로 해요?
-다른 말로 해요. 뭐라고 할까요?
-아이오딘.
-아이오딘이라고 합니다.
-조금 더 세련돼졌네?
-세련되어졌다고 느끼시나요?
문제는 이렇게 아이오딘이 세대가 확 갈려요.
최근에 배운 학생들은 아이오딘이고 옛날 사람들은 요오드인데.
-맞아요.
-아이오딘이라고 해야겠다.
-안 배운 사람은 어디에 끼는 거예요?
-그럼 둘 다 끼셔도 돼요.
-지금 익히면 되지 아이오딘으로 딱.
-그러면 이게 왜 바뀌었을까요?
-알고 보니 발음을 틀리게 쭉 하고 있던 게 굳어졌던 거 아닐까요?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이유는 그래요.
우리가 화학을 처음 받아들일 때는 일본을 통해서 받아들였고 일본은 독일하고 친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독일어식으로 요오드를 받아들인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일본어식으로 요오드를 우리가 또 받아들였어요.
그런데 최근에 화학 선생님이나 다른 과학 선생님들이 영어권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많고 당신들이 보는 책이 대부분 다 영어책인데
거기는 요오드라고 안 나오고 아이오딘이라고 나온 거예요.
그러니까 불편해요, 선생님들이. 내가 보는 책에서는 요오드가 아니고 아이오딘인데 왜 다 요오드라고 애들한테 가르쳐야 하느냐.
그래서 바꿨어요. 어떻게 좀 맞는 건가요, 틀린 건가요?
-그러면 조금 더 지금 시대를 반영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원어에 더 가까운 발음이 나오는.
-그러면 요오드 말고 요오드 말고 나트륨은?
바꿀까요, 말까요?
-나트륨은 안 바꿔요.
-익숙하니까 놔두면 안 될까요?
-맞는 말이에요. 요오드를 아이오딘이라고 하면 나트륨은 뭐라고 해야 하냐 하면 소듐이라고 해야 해요.
-소듐.
-소듐이라고 해요, 소듐.
그런데 그거는 안 바꾼 걸까요, 못 바꾼 걸까요?
-못 바꾼 거죠.
-못 바꾼 것 같아요.
-왜 그랬을 것 같아요?
-비슷한 게 있었던 거죠. 발음 비슷한 게.
-비슷한 게 있어서.
-겹치는 게.
-그게 아니라 여러분이 무서웠던 거예요.
왜 그러냐 하면 요오드는 그래도 뭐 우리 일상에서 흔하지 않은데 우리 소금 없이는 못 살잖아요.
소금의 주성분이라는 나트륨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알고 있어요. 이걸 만약에 소듐으로 바꿨다고 하면 난리가 나는 거예요. 이걸 왜 바꾸냐고.
-사회 전체적으로 약간의 일렁일 수 있겠네요.
-그렇죠. 멀쩡한 걸 왜 바꿔.
나는 이제까지 나트륨으로 알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소듐이야. 그렇게 하려면 칼륨도 포타슘으로 바꿔야 하고 다 바꿔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칼륨, 칼슘 바꾸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 선생님들조차도 결국은 말의 주인들을 두려워하게 되는 거죠.
내 마음대로 다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결국은 그 반발이 두려워서 당신들 마음대로 못 하게 되는 거예요.
이것이 하나의 어떤 말의 주인이 누군가라는 증거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말의 주인은 국어 선생님도 아니고 국립국어원 원장도 아니고 바로 누구냐면 여러분 스스로예요. 우리 모두예요.
그래서 우리 모두가 동의하에 우리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이걸로 말이 정해지고 말이 변화하게 되고 발전하게 되는 거거든요.
이 생각들을 우리가 다 가지면서 이 시간을 계속해서 항해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또 말의 주인의 다른 문제를 하나 생각해봤으면 좋겠는데요. 요오드하고 나트륨 말고 이걸 하나 볼까요?
옛날 골목인데요. 골목에 갔더니 뭐냐 하면 도무송이 보여요, 도무송.
-도무송?
-제가 이무송 씨는 아는데 도무송 씨를 혹시 아나요?
-(함께) 도무송?
-그다음에 보니까 저게 나나인치.
-나나인치?
-그다음에 큐큐 이런 것들이 보여요.
-이게 무슨 말일까요?
-큐큐.
-도무지 모르겠네요.
-도무지 아리송.
-그런데 저거는 인쇄하는 사람들이 인쇄하는 사람들하고 재봉하는 사람들이 쓰는 전문 용어예요.
-전문 용어.
-그런데 저는 국어 선생님이에요. 그리고 저거는 일본어의 잔재예요.
-그런 느낌이네요.
-그리고 그것들이 일본어가 잘못 들어온 거예요.
도무송은 톰슨 프레스라는 전문 인쇄 기계예요. 톰슨 회사가.
-톰슨.
-유명한 회사였는데 그게 일본 사람들이 발음하다 보니까 톰슨, 토무송.
-톰슨, 토무슨, 도무송.
-하다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도무송.
-도무송데스네.
-한심하죠? 한심해요?
-자연스러운...
-나나인치는 더 재미있어요.
나나인치는 뭐냐 하면 우리가 재봉을 하다 보면 단추 구멍을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블라우스같이 얇은 옷에 단추 구멍을 만드는 전문 재봉틀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유명한 회사의 싱어라는 회사가 있는데 71번.
일본 말로 나나이치.
-나나이치.
-그다음에 99번이에요. 그래서 큐큐예요.
-큐큐.
-그게 한국에 들어왔는데.
-나나인치.
-그런데 나나이치를 사람들이 나나이치?
71인데 원래는. 그거 인치를 잘못 썼나 보다. 그래서 나나인치로 바꾼 거예요. 심지어 나나인치까지 나와요.
-대박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데 참 무식하죠. 참 한심하죠.
-정말 들리는 대로 그냥 해석하네요.
-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문제는 뭐냐 하면 저분들은 저거만큼 소통하기 쉬운 말들이 없어요.
여기에 우리가 어떤 상반된 생각을 가지고 있냐 하면 우리가 의학 드라마를 보면 의사 선생님 나오면 항상 전문 용어가 막 써요.
못 알아듣는 말 막 쓰고 그 밑에 한국 자막이 나오죠.
저분들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그런데 그거 갖고 우리가 뭐라고 안 해요.
그럼 의사 선생님들은 전문가로 보이고 저 인쇄 전문가 그다음에 재봉 전문가들은 전문가가 아니냐. 전문가들인 거죠.
-전문가 맞죠.
-이것조차도 결국은 뭐냐 하면 말의 주인들에 대해서 우리가 세대를 초월하고 직업을 초월하고 계층을 초월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들을 가지지 못한 거죠.
말이 바뀌어가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요즘에는 도무송 안 하고 톰슨 가공 이렇게 하고 있어요. 왜 바뀌었을까요?
-젊은 사람들이 톰슨을 더 빨리 이해해서?
-톰슨을 이해하는 거예요, 이제. 톰슨이라는 단어가 원래 있었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렇게 해서 그냥 그들 스스로가 바꿔나가는 거지 국어
선생님들이 바꿔라, 잘못됐다, 이렇게 해서 바꾸는 것들이 아니거든요.
-쓰는 사람이 스스로.
-누가 결정하면 되나요?
-사용자들이.
-말을 쓰는 사람들끼리.
-사용자들.
-그분들이 결정하면 되는 거죠.
이런 단계를 거쳐서 다 말이 바뀌어나간 거기 때문에 각각의 말들을 우리가 어떤 맥락에서 저렇게 쓰고 있는가를 이해하면 되는 거지 무조건 잘못됐다고
이야기해서는 그것이 올바른 방향은 아니에요.
그리고 그게 고쳐지는 게 누군가가 막 뭐라고 그래서 고쳐지는 거기도 하지만 사실은 스스로가 그렇게 결정해나가는 거거든요.
그거에 맡겨야 하는 거지 국어 선생님들이 또는 국립국어원 원장이 강요해서 될 문제는 아니에요.
우리 이향원 아나운서, 이 발음을 해야 할 때가 있을 것 같아요. 제주도 전체를 이렇게 둘러싸는 길, 뭘까요?
-둘레길이에요.
-둘레길. 또는 제주도에서는 올레길.
-올레길, 둘레길.
-올레길.
-쓴다면 어떻게 써야 할 것 같아요?
사이시옷을 넣을까요, 안 넣을까요?
-넣을 것 같습니다.
-넣을 것 같아요? 실제로 쓴 용례를 보면 넣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그리고 넣으면 되게 이상하다고 할 거예요.
-없는 걸 더 많이 본 것 같아요. 둘레길, 이렇게.
-실제로도 많이 봤어요. 그런데 규범에 맞는 건 된소리로 발음하니까 사이시옷을 넣어야 하는 게 맞아요.
-맞아요.
-그런데 이건 넣기도 뭐하고 안 넣기도 되게 뭐해요.
그래서 사전에는 못 올라와 있는데 사전에 올라간다면 아마 넣지 않은 걸로 올라갈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사용자들이 그렇게 쓰고 있으니까.
-많이 쓰니까.
-익숙해져 있으니까 그걸 어떻게 바꿀 수는 없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세대가 갈릴 문제를 또 하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자로 써 놨는데 우리가 수학 시간에 프라임 넘버라고 하기도 해요.
1과 자신만을 약수로 갖는 수.
-소수.
-소수.
-소수?
-소수.
-여러분 다 소수파예요? 혹시 솟수파는 없나요?
-솟수.
-솟수. 저는 소수요.
-그거 예전에 선생님이 솟수라고 하는 건 들었는데.
-예전에 선생님이 솟수라고 하셨어요?
-네.
-예전에는 솟수파가 다수파였는데 요즘엔 소수파가 다수파가 되어가고 있어요.
-다행이다.
-이것도 인제 중요한 문제이긴 한데요.
88년도에 이게 바뀌었어요.
저게 한자니까 한자에는 사이시옷을 넣지 않게 되어 있어요.
-제가 태어났을 때 바뀌었네요.
-제가 표준어 규정이 많잖아요, 시험을 치고 하면.
제가 정말 가장 빨리 포기했던 게 사이시옷입니다.
왜냐하면 사이시옷이 너무 어려운 거예요.
그러니까 뭐 한자어, 고유어가 결합을 해야 하는데 된소리가 나거나 니은 소리가 덧나거나 니은 니은 소리가 덧나야 하는데 또 파생어 이런 거
접미사, 접두사는 안 되고 너무너무 까다롭고 어려워서 제가 제일 빨리 포기했던 부분 중의 하나가 사실 사이시옷입니다.
-한국어 어려워요.
-국어학자인 저로서도 답을 드리겠습니다.
저도 포기했습니다. 왜 포기해야 하는지 일단 말씀을 드리도록 할게요.
원래는 사잇소리가 소리가 있었다고 믿어요.
예를 들어서 만약에 촛불을 한다면 과거에는 초슷불. 초슷불.
이 정도의 소리였을 거라고 믿어요. 실제로 그게 표기가 됐었으니까 옛날에 한글이 나오기 전에도.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단어와 단어가 합쳐진 어떤 표기로써 나오기 시작한 거예요.
그러다가 그 대부분들이 된소리로 바뀌게되니까 이거를 소리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단어가 합성된 그 표기라고 해야 할지 되게 헷갈릴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실제로 북쪽에서는 어떻게 했냐면 싹 다 없애.
아예 쓰지 마. 북쪽에서는 그랬어요, 화끈하게.
-마음에 든다.
-아니에요. 그런데 그러고서는 또 안 되니까 다섯 개, 몇 개는 또 슬쩍 사이시옷을 넣었어요.
도저히 안 되는 거예요.
-예외가 있고.
-이게 참 어렵네요.
-그 통제가 강력한 북한 사회에서도 그 인민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가 없는 거예요, 또.
마찬가지로 이거는 세종대왕이 오시더라도 이 문제는 해결하지 못합니다.
영원히 답이 없는 문제예요. 사실 규정을 정하다 보면 한없이 복잡하게 정해야 하는데 규정보다 더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소통이죠.
소통할 수 있게 하고 누군가는 둘렛길로 발음하고 누군가는 둘레길로 발음하고 누군가는 사이시옷을 넣고 누군가는 넣지 않는다면 그걸 포용하면 되는 건데
규범에 너무 얽매이다 보면 그렇게 못하는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우리가 말의 주인을 결정할 때는 또 중요한 기준을 하나 가져야 해요.
미래의 주인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하지 나를 기준으로 또는 현재 주도 세력으로 결정하면 안 되는 거예요.
규범은 세워 놓으면 결국은 미래 세대들이 그것들을 따라가게 되는 거고 나이 드신 세대들은 당신이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그냥 이렇게 규정이
바뀌었다라고 용인하게 되면 그 후의 세대들은 원칙대로 그대로 따라갈 수 있게 되는 거죠.
우리 모두가 주인이어야 하고 또 미래 세대, 젊은 세대가 주인이어야 하는 거죠.
솟수의 사례에서 우리는 그걸 이미 확인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 인제 말의 주인으로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도록 할게요.
한글 맞춤법은 어려운가요?
-한글 맞춤법은 너무 어렵습니다.
-너무 어려워요, 정말.
-저도 사실 애들한테 보고 가르치면서도 헷갈릴 때가 있으니까요.
-그렇죠. 그런데 아니에요. 한글 맞춤법이 이 세상에서 가장 쉬워요.
-쉬워요?
-왜 그러냐 하면요, 제가 그러면 중국 사람한테 물어볼게요.
야, 한자 맞춤법은 어렵냐, 쉽냐. 한자 맞춤법은 어렵냐, 쉽냐.
-어렵다고 할 것 같습니다.
-아니, 대답을 안 해요.
-왜요?
-(함께) 맞춤법이 없어요.
-한자는 맞춤법이 없어요. 한자는 뜻글자니까.
-그러네.
-쓸 줄 아느냐, 못 쓰냐가 아니라 그릴 줄 아느냐 그릴 수 없느냐의 문제예요.
그러면 영어 맞춤법은 쉬워요?
-영어 맞춤법.
-불규칙들이 좀 있기는 하지만.
-불규칙들이 있지만 나머지는 문제가 별로 없어요?
-네.
-이것도 잘 생각해 봐야 하는 게 그러면 제가 여러분한테 받아쓰기를 할 때 아이.
-I.
-아이, 뭘 쓸까요?
-I.
-대문자 I?
-네.
-아니면 EYE?
-저는 EYE 썼어요.
-진짜?
-네.
-나는 I 썼는데.
-나도 그냥 I.
-아니, 받아쓰기를 하려면 정확하게 받아쓸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두 사람은 완전히 갈렸어요.
-그러네.
-My eye.
-수요일이라는 단어를 배울 때 어쩔 수 없이 에드네스다이 이런 식으로 외웠을 것 같아요.
-웬즈데이.
-웬즈데이가 잘 안되니까.
아무리, 우리는 웬스데이든 웬즈데이든.
-맞아, 헷갈려.
-발음하는 대로 쓸 수 있는데 웬즈데이는 안 돼요, 그게.
영어 맞춤법은 아주 어려워요.
-불규칙합니다.
-아니, 그냥 실제로 모르면 못 쓰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모르면 못 쓰는 거 맞죠.
-우리는 그런데 만약에 들으면 쓸 수 있어요.
그런데 한자는 그림으로 알아야 쓸 수 있고 영어 단어는 그 단어를 열심히 눈으로 익혀 놔야, 철자를 익혀 놔야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철자 모르는 단어도 부르면 그냥 바로 쓸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한글은 맞춤법이 무지하게 쉬워요.
이게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왜 맞춤법이 어렵다고 느끼냐 하면요, 못된 국어 선생님들 때문에 그래요.
-자꾸 다 틀렸다고 하니까요.
-그렇죠.
-맞아, 맞아.
-그리고 우리 받아쓰기의 그 안 좋은 추억이 있기 때문에 그래요.
-비 내리던 내 받아쓰기장.
-받아쓰기 하나라도 틀리면 사람 취급을 못 받았죠?
-네.
-그런데 여러분이 틀리는 이유는 어려운 거를 가끔씩 집어넣어 놓고는 그걸 가지고 쓰라니까 어려운 거죠.
그것 말고는 나머지 문제 될 게 전혀 없어요.
만약에 맞춤법이 없다면 여러분 한글로 쓰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요.
-맞아요.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되니까요.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맞춤법을...
-그렇죠, 그렇죠.
-지금 그것 때문에 더 문제예요.
소리 나는 대로 적다 보니까 더 맞춤법을 모르겠어요.
-맞아, 특히 요즘 친구들.
-소리 나는 대로 적을 수 있는데 그런데도 왜 소리 나는 대로 적지않을까를 인제 생각해 보면 돼요. 왜 소리 나는 대로 안 적을까요?
-그러면 언어 뜻 전달이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요.
-맞아요.
-그런데 더 중요한 문제가 문자는 쓰기 위한 걸까요, 읽기 위한 걸까요?
-(함께) 읽기 위한 거.
-쓰는 건 그냥 바로 소리 나는 대로 마음대로 써도 되지만 그게 또 정확한 뜻이 전달이 안 되면 문자로 쓰였던 기능을 제대로 못 하게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소리뿐만 아니라 뜻이 잘 보이는 방법으로 우리가 맞춤법을 제정해 놓은 거죠.
그것 몇 가지만 어려운 거고 나머지는 정말 쉬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 게 커피 같은 경우는 정해져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저게 정말 F 발음을 써서 커피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피읖으로 써야 할지. 피읖으로 쓰더라고 커피 한번 보세요.
저 수도 없이 많은 표기가 다 가능해요.
-커피.
-커피.
-커피.
-다 커피예요.
-다 되네요.
-커피.
-예전에는 저렇게 썼어요. 맞춤법이 정해지지 않았을 때는. 그러면 저렇게 쓰는 게 좋아요? 아니면 하나로 통일해 놓는 게 좋아요?
-통일하는 게 좋죠.
-통일하는 게.
-눈으로 보고 바로 커피의 향이 날 수 있도록 쓰는 게 좋겠죠.
지금의 맞춤법은 저 정도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글 맞춤법 어려운 면들은 물고기 같은 게 있죠.
여러분 쓸 때는 물고기라고 쓰고 읽을 때는.
-물꼬기.
-물꼬기라고 읽어야 하는 거겠죠.
-맞아요.
-저것도 100% 일치하지는 않는 거예요.
발음하고 글자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은데 이거를 이제 우리가 생각해 보면 돼요.
소리 나는 대로 꼬기라고 쓸 것인가 고기라고 쓸 것인가.
아무것도 없을 때는 고기인데 저거는 소리 나는 대로 물꼬기니까 꼬기라고 쓸까?
그러면 눈으로 보는 글자가 다른데 뜻은 같아야 해.
그러면 헷갈릴 것 같아. 그러면 우리가 뭘 추구해야 할까요?
결국은 표기를 통일하는 방식으로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이 정도가 바로 맞춤법이고 거기까지만 알면 돼요.
나머지는 정말 너무 복잡한 것들을 가지고 괴롭히면 안 되는데 국어 선생님들이 너무 많이 괴롭히는 게 문제죠.
그러면 여러분이 한번 이 생각을 한번 해 볼까요?
맞춤법은 시도 때도 없이 바뀔까요?
-시도 때도까지는 아니지만.
-자주 바뀌어요, 맞춤법이?
-그래도 어느 정도.
-우리 정인욱 선수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맞춤법을 잘 맞추어서 쓰지를 않아서.
-그래도 대부분 잘 쓰셨으니까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맞춤법은 여러분이 태어난 이후로 한 번도 안 바뀌었어요.
-그런데 왜 옛날에는 이게 맞았는데 지금은 틀리거나 옛날에는 틀렸는데 지금은 맞고.
-88년에 한 번 바뀌었어요, 88년에. 그리고 88년 이후에는 한 번도 맞춤법은 바뀌지 않았어요.
그런데 우리는 맨날 바뀐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게 뭐냐 하면 이런 외래어 표기법도 있고 그다음에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도 있고 그다음에 표준어 규정도 있고 그래서 그런 거예요.
-그렇구나.
-맞춤법은 88년 이후로 한 번도 안 바뀌었어요.
-저런 것들이 개정이 되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건가요?
-그런데 우리는 그거를 이제 맞춤법과 혼동하게 되는 거죠.
어문 규범이 네 가지인데 그 네 가지를 그냥 맞춤법으로 우리는 뭉뚱그려서 생각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을 하고 있는 거죠.
실제로는 잘 안 바꿔요. 왜요?
너무 많이 바꾸면 정신없죠.
안 바꾸면 또 어떻게 될까요?
-안 바꾸면 괴리가 생길 것 같아요.
-현실하고 또 안 맞아요. 우리 그림 한번 볼까요? 지금 뭐 하고 계시죠?
-(함께) 널뛰기.
-널뛰기의 한쪽은 뭐냐 하면요. 현실성이에요.
지금 말의 주인들이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의 문제예요.
다른 한쪽은 뭐냐 하면 안정성이에요.
-안정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그대로 다 따라가면 되느냐.
이 중간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것이 바로 어문 규범인 거죠.
이거를 현실에 있는 그대로 다 따라가게 되면 결국은 누군가는 뒤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규범으로써 의미가 전혀 없어지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또 규범을 너무 강조하게 되면 다 현실에서 틀리게 말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버리게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짜장면을 전 국민이 99% 짜장면이라고 쓰고 있다면 규범상에는 안정성을 위해서는 자장면이 맞지만 짜장면으로 허용해 줘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요, 짜장면.
-이 두 가지를 조화시키는 것이 결국 현재의 맞춤법이고 그 최소 한도의 조화를 위해서 아주 가끔 바뀌는데
맞춤법은 33년도 개정 이후 88년에 한 번 바뀌었고요.
그 이후에 바뀐 건 아주 사소한 규정에 불과해요.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우리가 자주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건 바로 이 네 바퀴로 가는 말과 글에 대한 오해 때문에 그러는데요.
한글 맞춤법이 우리 받아쓰기와 관련한 제일 중요한 규정이에요.
그다음에 표준어 규정.
-(함께) 표준어 규정.
-그러니까 사투리를 가능한 배제하고 모두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표준어를 익히자.
그리고 널리 쓰자고 하는 게 그 규정이고요.
그다음에 외래어 표기법. 콘텐츠냐 컨텐츠냐.
-콘텐츠.
-이거를, 이거를 정해 줘야 하는 거예요.
또 외국 사람 이름에서 만약에 축구 선수 호날두냐, 로날두냐, 호나우도냐 이걸 정해줘야 하니까요.
-맞아요, 너무 어려워요.
-이런 것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지명들이 있으니까 바꿔줘야 하는 거죠.
마지막에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내 성씨가 내가 이씨면 이거를 LEE로 쓰느냐 아니면 YE로 쓰느냐 I로 쓰느냐.
-리향원이냐 이향원이냐.
-이런 것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 줬는데 그게 중간중간에 바뀌다 보니까 다 이거에 맞춤법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그렇게 많이 바뀐 적이 없어요.
-그러면 사투리에 관해서 규정이 바뀌는 건 표준어 규정에서 바뀌는 거예요?
-표준어 규정. 그런데 표준어 규정도 점점 어떻게 되어가고 있냐면 포용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어요.
아까 말했듯이 짜장면과 자장면의 문제도 자장면은 안 쓰고 짜장면을 쓴다가 아니라 자장면도 되고 짜장면도 되는 이런 방식으로 계속해서 복수 표준어를
넓히는 방식으로 하고 있거든요. 최근에 제가 고민한 것 중의 하나가 거시기하다.
-거시기하다.
-거시기하다는 표준어일까요, 아닐까요?
-비표준어라고 배웠었지만 표준어예요.
-아주 많은 사람이 거시기는 전라도 말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것.
-그런데 아주 오래전에 표준어로 올라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거시기 하다는 안 올라와 있고 거식하다만 또 표준어로 올라 있었어요.
그래서 그러면 이 거시기하다를 표준어로 올릴 것인가 말 것인가. 이거 고민하는데 이거의 방향도 대부분 어떻게 되느냐. 가능하면.
-복수 표준어로.
-포용해서 복수로 인정하고 거식하다도 인정하고 거시기하다도 인정하고 이런 방향들로 나아가고 있어요.
서로가 이상하다, 다르다가 아니라 여러분의 어휘를 하나 더 넓혀 가면 되는 거예요.
그렇죠.
-우리 경상도 사투리 포용해 주세요.
-이제 좀 약간 다른 질문을 해보도록 할게요.
가끔씩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세종대왕을 한글을 창제하기 전에는 우리 조상님들은 어떻게 말을 했나요. 어떤 말을 했나요?
-한자를 쓰셨습니다.
-말 자체는 똑같지 않을까요?
-여기서 잘 구별해야 할 게 뭐냐 하면 그런 조선 시대 초기 사람들, 고려 시대 사람들은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한국어라고 했죠.
우리하고 말은 다르긴 다르지만 완전히 다른 중국말을 했을까요?
-아니요.
-일본어로 했을까요?
-아니요.
-한국말.
-한국말을 했죠.
-다만 뭐가 없었어요?
-(함께) 글자.
-문자가 없었어요.
-그렇죠. 그거를 쓸 수 있는 문자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배우고 때로 읽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이게 그때 당시의 말이었다면 이거를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라 이렇게 쓸 수밖에 없었던 거죠.
이거 없었던 시절에는 결국 한자를 빌려 쓸 수밖에 없는 거고 세종대왕이 그래서는 안 되겠다 생각해서 한글을 만들어서 입속에서 나오는 것들을 그대로
받아 적을 수 있도록 문자로 만드신 거죠.
문자와 말은 반드시 구별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세종대왕은 한글을 만드셨고요. 만약에 내가 이름을 쓸 때 권경환 이렇게 쓰면 이거는 한자 이름이에요? 한문 이름이에요?
-한글이지만 한자에 기반을 했다고 할 수 있죠.
-그렇죠. 그러니까 어디 관공서에 갈 때 이름 쓸 때 한문, 한글 이렇게 되어 있고 영어 이렇게 되어 있는데 사실 영어는 말이고 한문은 문장이에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한자로 쓰면 맞아요.
그다음에 영문자, 로마자 이렇게 쓰면 맞는 건데 우리가 일상에서 혼동할 일이 많은 거죠.
그러면 우리 권경환은, 정인욱은 한글 이름이 아닌가요? 한자로 썼나요? 이상하게 썼나요?
-아니요, 한글로 썼죠.
-다 한글로 쓰는 거죠.
다만 고유 한자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이름과 고유어로 만든 이름 이걸 구별해서 말해 줄 필요가 있는 거겠죠.
그래서 한글날만 되면 사실 방금 우리가 시작할 때 나온 줄임말부터 시작해서 언어 파괴부터 시작해서 세종대왕이 지하에서 통곡한다는 이야기 등등 나오죠.
사실은 그렇게 바라볼 문제가 아니거든요.
한글날은 한글이 창제된 걸 기뻐하고 우리가 쓰는 말에 대해서 너무 괴롭히지 않는 날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실 요즘엔 많이 그렇게 됐어요. 그게 뭐냐 하면 한글과 한국어를 좀 구별하기 시작했고 한글날이 어떤 날인지 이제 사람들이 알기 시작한 거죠.
그러면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
여러분, 그렇게 생각하네요?
-(함께) 네.
-뭣 때문에 그렇죠?
-이렇게 다가가도 이렇게 꺾을 수 있거든요.
-그러면 우리가 다른 말에 익숙하지 않을 것 같은데 영어는 안 그렇고 중국어는 안 그렇고 일본어는 안 그럴까요?
-네.
-특히 우리나라 말이 끝까지 들어야 한다고 했던 이유는 서술어가 뒤쪽에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면 아이 러브 했어요. 아이 러브 그다음에. 내 말을 다 이해했어요?
-사랑한다. 나는 사랑한다. 그런데 목적어...
-제가 진지하게 권경환 선생님한테 아이 러브, 그러면 선생님의 노래를 좋아하고는 선생님이 이제까지 해오던 활동을 좋아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아이 러브 그것도 쳐다 봤어요. 뭔가 부적절하죠.
-왜요?
-대상이 지금 바뀐...
-이게 문제는 뭐냐 하면 문장의 주인은 동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맞죠?
러브라는 동사가 중요해, 사랑하다가 중요해요.
그런데 과연 그러면 대상이 나오지 않고 대상이 나오지 않고 과연 문장이 완성이 되나요?
-아니요.
-나는 너를, 나는 너를 좋아한다일 수도 있고 싫어한다일 수 있고 증오한다일 수 있고 그렇잖아요.
-그렇죠.
-이건 어느 언어나 마찬가지이지 끝까지 들어봐야지만 알 수 있는 언어는 없어요.
통계적으로 나 사랑한다, 너가 아니라. 그렇다면 40%가 넘는 그 언어들은 뭔가 끝까지 들어야 하는 비경제적인 언어.
정확하지 않은 언어, 이런 생각들은 우리가 배제를 해야 하는 거겠죠. -내가 이상하게 써서 그런가 보다.
사랑해, 나, 이렇게. 꺾어서.
-외국인 같아요.
-그렇게 장난칠 수가 얼마든지 있는 거니까.
말을 끝까지 들어야 하는데 한국어는 끝까지 들어야 하는 게 아니라 사실은.
-모든.
-모든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하는 거죠.
그것은 언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가 되는 거예요.
그다음 우리가 가끔 오해하고 있는 게 있어요.
번역 투의 문장은 나쁜 걸까요?
-이것도 제가 한 파트에 있었거든요.
정말 많이 풀었습니다.
-그렇죠.
-번역 투 문장 고치기.
-우리 끝나고 오늘 맥주 한잔 먹는 모임을 가질까요?
-좋아요.
-좋아요.
-모임을 가질까요?
-가질까요?
-이거 시험 문제 나왔을 것 같은데.
-Have.
-가질까요, 이거 쓰면 안 된다고 나왔을 것 같은데.
-가지면 안 된대요.
-왜 안 돼요?
-Have의 번역 투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일상에서 Have의 번역 투인지 아닌지 우리가...
-몰라요.
-그리고 소통하는 데 지장이 있었나요?
-맞아요. 아니요.
-이런 문제는 이걸 지적함으로써 시험 문제에 내기 적절할지 모르고 뭔가 순수성에 대해서 이야기할지는 모르겠는데
그것 때문에 뭔가 소통에 방해가 된다면 결코 긍정적인 방향은 아닌 거죠.
그리고 안타깝게도 우리 문장의 역사는 사실 번역 투의 역사예요.
왜 그렇냐면 한글이 창제되고 나서 문장을 써야 해요.
용비어천가 같은 경우에는 직접 쓴 문장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또 한문이 달려 있기도 해요.
그리고 이제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일본을 통해서 들어온 문장, 그다음 영어를 통해서 들어온 문장, 상당히 많은 부분은 바로 이런 번역 투의
문장이 우리 문장 속에 들어와 있어요. 그러면 이걸 다 없애버릴까요?
그 문제가 문제가 된다면. 예를 들어서 내가 아까 우리 모임을 가지자, 이게 문제가 된다면 번역 투에서 문제라고 지적할 것이 아니라
뭐라고 지적해야 하냐, 누군가 그걸 알아듣지 못한다.
나는 우리 모든 친구한테 같이 맥주를 한잔 사주고 싶은데 누구는 그 말을 못 알아들어서 모임에 함께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문제를 지적해야 하는데
이미 가지다의 문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그다음에 가지다도 한국어예요. 그렇죠?
-네.
-이런 걸 가지고 우리가 말을 억압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이 돼요.
그것의 대표적인 사례가 또 하나가 있습니다.
고객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커피가 나오셨어.
-이 옷은 고객님께 참 잘 어울리시네요.
정인욱 씨, 좀 기분 나쁜가요?
-기분 안 나쁜데요?
-그런데 이거 가지고 기분 나빠하는 사람 무지하게 많아요.
틀렸다고 지적하는 사람 무지하게 많아요.
이 문제에 있어서 결국 문제는 누구냐면요, 제가 책에는 뭐라고 썼냐면 고객님, 문제는 고객님이십니다라고 썼어요.
-그러네요.
그냥 들으면 되는데.
-왜냐하면 듣는 사람이, 듣는 사람이 틀린 줄 알면서도 커피 나오셨습니다 할 때 나를 더 높이는구나 이미 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맞아요.
-그다음에 우리 사회에서 손님은 왕이다, 내가 돈 내고 내가 사 먹는 거니까 나를 높여라, 이런 생각들이 만연해 있는 거잖아요.
이 문제를 누가 해결할 거냐면요, 국어 선생님들이 아무리 지적한다고 해결 안 돼요.
누가 해결해야 할까요?
-말의 주인.
-우리가.
-여러분들 해결해야 하는 거예요. 이제 다음 내용으로 말의 주인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한번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도 역시 여러분과 같이 생각을 해보면 재밌는 사례들이 있어요.
한글은 최고의 문자인가 여러분한테 질문을 받았어요.
한글은 최고의 문자?
-최고의 문자입니다.
-이럴 때 또 옛날 어르신들은 그 최고가 높을 고 자냐, 오랠 고 자냐.
-높을 고입니다.
-높을 고?
-네.
-최고, 가장 높은?
-네, 최고.
-한글은?
-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왜 그렇냐면 일단 만약에 제가 의도한 바가 가장 오래된, 옛 고 자였을 거라고 생각하면 그건 틀렸겠죠.
그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한번 해보도록 할게요.
왜 그러냐면 최고, 그다음에 최고, 그다음에 최다.
-최다.
-이 세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한글이 가장 글자 수가 많을까요?
-아니요.
-아니요. 한자가 훨씬 많죠. 글자 수로 치면.
-이것도 이제 오해가 있을 수가 있는 게 한글을 생각하기에 글자라고 했을 때는 기역, 니은, 디귿, 리을, 아야, 어여, 이게 각각의 자소를 말하는 건지 아니면.
-그게 헷갈려요.
-고, 물, 할 때 이런 음절을 말하는 건지.
이것에 대해서 얼마든지 생각이 바뀔 수가 있어요.
그래서 최고, 최고, 최다, 이 문제에 있어서 이것만큼 사실은 바보 같은 논쟁은 없는 거죠.
그 문제를 한번 생각을 해보도록 할게요. 한글은 정말 명품인 건 분명히 맞아요.
왜 그렇냐면 가장 늦은 시기에 최고의 발명가가 언어 천재가 만들었어요. 누구?
-세종대왕님.
-세종대왕께서 당대에 있던 모든 언어 지식, 문자 지식을 동원해서 완벽한 문자를 만드셨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최다는 아니에요. 왜 그러냐 하면 한자가 지금 제일 많이 쓰이고 있어요.
한글은 더 많이 쓰일 수도 있지만 안 쓰는 글자를 굳이 넣을 필요가 없어서 저거는 빼놓은 상태죠. 한글은 왜 최고의 문자일 수 있냐면요.
대부분의 문자들은 골목길과 같아요.
-골목길이요?
-왜 골목길과 같냐 하면, 골목길은 처음부터 일부러 그렇게 꾸불꾸불하게 만들었을까요?
-아니요.
-집들이 들어서고 그 사이사이를 잇는 길이 만들어지다 보니까 골목길이 된 거죠.
브라질리아라는 수도 같은 도시는 완전히 계획도시예요.
계획도시로 만든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가로, 세로 반듯하게. 또는 방사형으로 완벽하게 길을 만들 수 있었던 거죠.
세종대왕이 만드신 한글이 바로 이 골목길이 아니라 신도시 같은 역할을 하게 된 거죠.
새롭게 만드니까 완벽한 체계로 만들 수 있으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최고인가요? 한자, 아주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죠? 그렇죠?
그다음에 알파벳,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받아쓰기 불가능한 글이 많아요.
일본 같은 경우에는 히라가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자를 같이 섞어 쓰고 있어요.
그런데도 그 사람들은 많은 불편을 느끼냐, 그것만으로도 사실은 충분해요.
문자는. 왜 그러냐 하면 읽으면 되니까.
읽을 수 있으면 되니까. 뜻이 들어오면 되니까.
이런 면에서 생각해 보면 한글은 뭐냐 하면요.
명품은 명품인데 너무 과한 명품인 거예요. 정말로.
우리 한글도 한글 보는 데 지장 없어요.
이런 걸 가지고 우리가 엉뚱한 소리 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런 과학적인 글자면 수출해야지. 전 세계인이 쓰도록 해야지, 이런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에요.
할까요, 말까요?
-정말 없는 곳에서라면 뭐 괜찮겠지만 굳이...
-그 사례를 우리가 어떤 사례를 드냐 하면 인도네시아에 찌아찌아 부족이 있는데 그 사람들한테 우리가 한글을 가르쳐서 그 사람들이 실제로 한글을 쓰기도 했어요.
그런데 인도네시아 전체는 어떤 문자를 쓰냐 하면 로마자를 쓰고 있어요.
영어를 쓸 때 쓰는 로마자를 쓰고 있어요.
그러면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한테는 어떻게 해야 하냐 하면, 로마자도 배우고 한글도 배우고 2개를 다 배워야 하는 거예요.
그들한테 큰 장점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런데 문제는 이제 한글이 최고의 문자라고 했을 때 우리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냐 하면 바로 이 국뽕에 취해 있는.
-국뽕.
-국뽕이라는 용어가 적절하지 않는 용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보다 더 좋은, 어떤 대체할 수 있는 용어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쓸게요.
-국뽕이 차오른다, 이렇게 말하잖아요.
-국뽕이 차오르는 건 괜찮아요.
-과한 자부심이라고 해야 하나요?
-자부심 가지고 있는 건 괜찮아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이거를 수출해야 한다, 전 세계인이 써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건 필요 없는 이야기죠.
그건 뭐냐 하면 시장 가는 사람들한테 명품백을 반드시 사야 한다고 하는 이야기하고 같은 이야기가 되는 거예요.
이런 경우들, 우리가 좀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책을 보면 재밌어요. 이 책을 보면 뭐라고 되어 있냐면요, 학 자 부분은 배울 학 자인데요.
옛날에 19세기 후반에 나온 책이에요. Learn을 봤더니 을러언이라고 되어 있어요. 을러언. 발음 되게 정확하게 써놨어요.
-(함께) 으라이쓰.
-으라이쓰.
-정확하다.
-R과 L을 구별해서.
-으라이쓰.
-L은 을러언이라고 했고 그다음에 으라이쓰, 이렇게 했어요. 멋지죠?
Vegetable 보세요. 얼마나 발음이 정확해요.
-뻬쥐타불.
-쥐도. 그런 책을 보면서 그러면 한글로 우리 영어를 조금 더 정확하게 표기할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A4 용지 같은 거를 보관할 때 어디에다가 집어넣어요?
-파일에 세워 넣습니다?
-파일?
-화일?
-촌스럽게 파일이 뭐예요.
-화일.
-또 누구는 더 촌스럽게 화일, 화일 그러고 있어요.
-화일.
-그런데 화일이 틀리고 파일이 맞지 않습니까?
-너 촌스럽대.
-아니죠. 퐈일이 맞죠.
-(함께) 퐈일.
-퐈일이 맞죠.
-저는 표기법을 말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저보고 이제 밥맛 없다고 이야기를 해야 해요. 한국어에는 F 발음이 없어요.
그러면 F 발음은 뭐로 받아들이라고 되어 있냐 하면 피읖으로 받아들이라고 되어 있어요.
그러면 영어 선생님은 뭐라고 할 것 같아요? 아니.
-P랑 다르다.
-P하고 F는 구별해야 하는데 당신 때문에 우리나라 애들 영어 발음이 너무 나빠져요.
해결책이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옛날 책에 이렇게 썼다면 Father를 쓸 때 F가 들어가요.
그러면 이응, 피읖을 쓰면 되잖아요. 또는 순경음 피읖을 쓰면 되잖아요.
그다음에 learn 같은 건 을러언이라고 쓰면 될 것 같아요.
-을러언.
-저렇게 할까요, 말까요?
-으룰, 플리쓰.
-저거를 이렇게 쓰면 영어 발음 아주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 보여요.
-그래 보여요?
-그대로 따라 읽으니까 좀 얼추 비슷해 보여요.
-이 단어를 그러면 한번 제가, fifth라는 단어를 한번 써볼까요?
-fifth.
-정확하게 표기를 살려서, 옛 글자를 살려서 쓰쓰면 이렇게 쓰면 됩니다.
-fifth.
-이왕 쓰려면 다 써야 해요. 규범이니까.
-그렇죠.
-규칙적으로 다 써야 하죠. 그런데 이게 무슨 짓이에요.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한국어로 한국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으면 한국 사람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을 써야 하고 표기를 써야 하겠죠.
저렇게 하게 되면 입력하기도 골치 아프고 그다음에 책도 다 바꿔야 하고 한두 가지 문제가 아니에요.
정확한 영어 발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F를 따로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영어 선생님이 필요한 거죠. 영어 선생님이 하셔야 할 일이 바로 그거죠.
국어 선생님이 영어 선생님의 일을 대신할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이런 엉뚱한 주장을 하면 안 됩니다.
어디까지나 한글은 한국어로 표기한 것이고 발음기호가 아니에요.
어디까지나 한글은 한국어를 적기 위해서 있는 것이고 그 정확한 표기를 위해서 노력해야 하지 외국어를 표기하기 위한 방법으로 바뀔 이유가 전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런 주장도 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것이 역시 원어에 가깝도록 적자고 자꾸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여러분 귀에 빠리로 들려요, 파리로 들려요?
-빠리.
-빠리로 들려요?
그러면 빠리로 적을까요?
-파리.
-파리로 적을까요?
이게 한국 사람들 귀에는 빠리로 들리는 경우가 아직 많아요.
그러면 빠리로 적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주장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요.
그건 바로 안정성의 문제이긴 하거든요. 그다음에, 과연 그러면 우리가 파리를 빠리라고 발음하면 프랑스 사람들,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좋아할까요?
-이상하다고 할 것 같아요.
-아니에요, 관심도 없어요. 그 사람들 귀에는 똑같이 들려요.
-파리나, 빠리나.
-파리나, 빠리나 그 사람 귀에는 그냥 P로 들려요.
우리는 그 소리를 구별하는데 그 사람들은 그 소리를 구별하지 못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빠리라고 적는.
그거는 우리가 정확하게, 우리가 그냥 알 수 있는 정도로만 하면 되는 거지 굳이 원어의 발음을 따를 필요가 없어요.
이거를 중국 사람들은 뭐라고 하느냐 하면, 중국어로 투이터모.
발음은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그렇게 쓰고 있고.
-탕나더 터랑푸.
-그렇게 읽고 있어요. 한심스럽죠?
-네?
-원래의 발음하고 너무 멀어졌잖아요.
-그래도 한심한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아니에요, 얼마든지 한심하죠.
저 발음이 저게 뭐예요라고 중국 사람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왜?
-자기들끼리 알아듣고 잘 쓰니까.
-알아듣는, 알아듣는데.
-우리끼리 알아들으면 되니까.
-쓸 방법이 없는데. 한자로 써야 하는데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까 고민의 대상조차도 아닌 거예요.
세종대왕께서 정확하게 적을 수 있는 한글을 만들다 보니까 우리가 과도한 고민을 하는 거예요. 이것도 역시 마찬가지예요.
우리 정인욱 씨한테 한번 질문해 볼까요? LA 다저스의 유명한 마무리 투수예요.
-젠슨?
-그러면 안 되죠.
-왜요?
-저 사람은 네덜란드계 사람이에요.
-그럼 발음이 다르나?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해요?
-얀선이라고 해야 해요.
-얀선.
-얀선이라고 해야 해요.
-얀선.
-나는 젠슨으로 알고 있고 미국 사람들도 젠슨으로 하는데 왜 우리가 굳이 네덜란드계 사람이라고 얀슨이라고 해야 하느냐.
또는 이것도 역시 무엇의 문제냐 하면, 우리가 너무나 열심히 외래어 표기를 정확하게 하는 거의 문제예요.
그럴 수 있는 문자가 있고 그럴 수 있는 외래어 표기법이 만들어져 있어요.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받아들이면 되는 거예요. 누군가는 로젠탈로 하고 누군가는 로즌솔로 한다.
규범에는 얀선인데 통용되는 건 젠슨이다라고 이해하고 그거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요.
저 사람은 저렇게 쓰는구나 하고 이해하면 돼요.
말의 주인으로서 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의 주인으로서 여러분이 맨 처음에 신조어 가지고 이야기했었죠?
마지막으로 그 문제 가지고 한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강의 시작에 의뢰받아서 이름을 지은 거에 대해서 여러분이 되게 마음에 안 들어 하셨어요.
국어학자가 한자로 멋지게 이름을 지었는데 왜 이렇게 기분 나빠 하셨을까요?
이거의 이름을 여러분, 뭐로 알고 있죠? 저 질긴 면이 특징인.
-(함께) 쫄면.
-쫄면.
-심각한 문제가 있어요.
-맛있겠다.
-왜 심각한 문제가 있느냐 하면, 쫄면은 무엇의 준말이에요?
-쫄, 쫄.
-질긴 쫄, 쫄.
-졸인 면.
-졸인 면. 쫄깃한 면.
-쫄깃한 면. 쫄깃한 면의 줄임말이에요.
-줄임말이었네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신조어를 만들면 안 되잖아요.
앞뒤 다 떼버리고 이상하게 붙여버리면 안 되잖아요.
그러면 이거를 만드신 분들이 한국어를 제대로 모르고 한 거 맞죠?
한국어 어법, 규범에는 맞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쫄면보다 더 좋은 이름 있어요?
느낌이 확 오잖아요.
-확 오죠.
-이거를 누가 했냐 하면 말의 주인들이 하는데 여기의 핵심은 뭐냐 하면요.
여기의 핵심은 줄임말이에요. 예를 들면 이 줄임말의 역사를 보면 깨소금과 옥떨메에 나오는데 이 옥떨메가 줄임맘이에요.
-옥떨메?
-옥떨메 여러분 아세요?
-아니요.
옥떨메 줄임말이에요?
-옥떨메는 옥상에서 떨어진 메주라는 뜻입니다.
-어떻게 사람 보고...
-몰랐어요.
-학교 여자 선생님의 외모를 비하하기 위해서 쓴 말인데 정말 나쁜 말이에요.
-사실 메주도 기분 나쁘거든요.
그런데 그 메주가 옥상에서 떨어진 메주라니 너무한 거 아닙니까?
-잘못됐어요. 쓰지 말아야 해요.
그래서 욕도 많이 먹었어요.
그런데 이 말이 우리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어요.
-줄임말의 시초?
-줄임말이.
-보통은 만약에 국제연합 하면 국연, 전국대학생연합 하면 전대협 이런 거 괜찮죠.
그런데 이거는 그게 아니라 옥상에서의 상에서를 떼버리고 떨어진에서 떨만 가져오고, 메주 이런 식으로 만들었단 말이에요.
이전에는 없던 방식이에요. 그런데 이게 요즘에 유행하는 줄임말의 원조 격인 거죠.
그런데 이 줄임말의 역사가 오늘날 뭐에 이어지고 있냐면 집밥.
-집밥, 집에서 먹는 밥.
-이게 우리가 문제가 된다는 줄임말의 용법인 거예요.
그렇지만 집밥보다 더 좋은 말이 있어요?
-없어요.
-없어요.
-가반 할까요, 가반? 집 가 자에 밥 반 자.
-안 와닿아요.
-참 노인네 같죠. 잘 통하지도 않고 의미도 잘 안 들어오죠?
-너무 아재 같아요.
-그런데 이런 용어가 역사를 생각해 보면 옥떨메부터 시작했는데요.
옥떨메 뒤를 이은 게 아나바다였어요. 이거를 만약에 영어로 하면 저런 식으로 4개의 단어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다음에 약어로 쓰면 CSER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CSER만 떼어놨을 때 뜻이 잘 들어오나요?
-아니요.
-그런데 아나바다 하면 이게 뭘 하는 거냐면 한글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거예요.
왜냐하면 한글은 이응, 니은, 비읍, 디귿만 쓰는 게 아니라 음절 단위로 쓰고 있죠.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맨 앞 글자를 따고 있죠.
그렇게 해서 만약에 절분환재, 한자로 쓰는 것만큼의 그런 효과를 얻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 시도가 어떤 시도냐면요. 한글을 파괴하는, 국어를 파괴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한글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가능성들을 찾아 나가는 시도인 거예요.
그러면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
나이 든 세대들은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거죠.
-그렇죠.
-어떻게 하면 될까요?
-가르쳐 주면 됩니다.
-배우면 되고 가르쳐 주면 됩니다. 또는 소통이 안 될 것 같으면 돌려서 말하면 돼요.
이렇게 해서 서로가 단어의 뜻을 넓혀가고 더 많은 단어를 만들어 가게 되면 우리말의 자산이 늘어가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결국은 여기서 말의 주인은 누구인가?
우리 모두인 걸 확인했으면 말의 주인은 결정은 내가 한다.
대신 어떻게 해야 한다?
-책임도.
-책임도 내가 진다.
-책임도 진다.
-이게 정말 말의 주인이 가져야 할 자세인 거죠.
-오늘 진짜 선장님과 쭉 함께하면서 내가 말의 주인으로서 우리 언어를 어떻게 써야 하고 또 소통을 어떤 방식으로 하면 좋을까,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그럼 끝으로 선장님, 오늘 강의 한마디로 정리해 주신다면요?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말의 주인은 분명히 확인했어요.
그러면 말의 주인이 말에 대한 결정은 내가 한다.
-제가 합니다.
-내가.
-결정은 내가 한다.
-내가 한다.
-그렇죠?
-내가 한다.
-내가 한다.
-모두가 주인이니까.대신 뭐도 함께 진다?
-(함께) 책임도 함께 진다.
-결정은 내가 한다.
그리고 책임도 내가 진다.
-사실 이렇게 신조어를 만들거나 글자를 줄이는 것 자체가.
-혼날 줄 알았죠?
-혼날 줄 알고 좀 많이 조용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써도 된다고 하시니까 좀 잘 만들어 봐야겠어요.
누구나 쓸 수 있게.
-신조어를 직접요.
-신조어를 내가 만드...
-네가 책임만 지면 돼.
-책임지면 되죠.
-오늘 한상우 선장님과 함께한 지식 항해. 여기서 마무리해 보도록 하고요.
다음 주에도 보물이 되는 지식도감 기대 많이 해 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외치면서 끝내 보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기가 쏙 빨렸습니다.
이게 누구야.
허민 님께서.
-안녕하세요? 저는 KBS 미녀 개그우먼 허민이고요. 대구의 며느리입니다. 반갑습니다.
-대구 며느리. 사실은 오늘 정말 허민 씨가 잘 나오신 게 오늘 주제가요.
-우리가 결국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집이 있어야 하잖아요.
-맞아, 집.
-맞아요.
-두 부모님은 어디 가서 살고 싶습니까?
-강남 학동사거리 인근. 청담사거리 쪽.
-너무 마음에 든다.
-파이팅.
-파이팅.
-파이팅 해보자.
-PD님.
-믿고.
-지금의 이 부동산이 이렇게 핫한데 앞으로 집값의 향방은 이렇게 되겠구나라는 시사점을 드리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