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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지도 - 노력과 성공 그리고 경제학 (김현철 /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정책학과 교수)

등록일 : 2024-05-16 13:36:42.0
조회수 : 701
-하나, 둘, 셋.
-깜짝 놀랐습니다.
여기 지금 보물지도 녹화장이 맞나요?
일단 공식 첫인사부터 드리고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보물이 되는 지식을 찾아 떠납니다.
펼쳐라.
-(함께) 보물지도.
-드디어 목요커의 공연을 보물지도에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아니, 뭐 경환 씨야 저희와 늘 함께했던 멤버고 옆에 계신 그웬 씨.
저 깜짝 놀랐습니다.
귀가 녹는 줄 알았는데 일단 보물지도 우리 시청자분들께 소개 좀 해주실까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에서 온 그웬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입에서 영어가 나오실까 약간 긴장을 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한국말을 창하게 잘하시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목요커팀에서 담당을 뭘 하고 있죠?
-한국말 담당하고 있습니다.
목요커 잘 못 하거든요.
-목요커에서 한국어를 제일 잘하시는군요.
-네.
-좋습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 그웬 씨도 학생이면서도 이렇게 열심히 가수 활동을 하시는 거고
경환 씨 같은 경우에도 특수 교사이자 또 노래로 감동을 선사하는 일을 하고 계시는데요.
사실 이렇게 두 분처럼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이제는 정말 없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모실 선장님도요.
하나만 하기도 어려운 직업을 정말 여러 개를 하고 계시거든요.
바로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장님.
-(함께) 나와주세요.
-안녕하세요?
김현철입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선장님이 또 반갑게 뛰어서 보물지도를 찾아와주셨는데요.
-엄청 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보고 싶으셨나 봐요.
고맙습니다.
사실은 뭐 교수 생활도 하고 계시지만 작가이시기도 하고 경제학자이시기도 하고 거기다가 의사 생활도 하셨지 않습니까?
-네, 맞아요.
-욕심쟁이시네요.
-그런데 사실 능력주의 제가 시선으로 봤을 때는 그야말로 능력 끝판왕 아닌가라는 생각이.
-정말 능력자다.
-드는데 오늘 해 주실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사실은 제가 소개해 주신 대로 능력주의 사회에서 많은 성취를 이룬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의사이자 경제학자인데요.
경제학자로도 굉장히 성공해서 제가 코넬대학교라고 미국의 아이비리그대학의 교수였고요.
-코넬.
-영어 좀 잘하네요.
-코넬.
-저보다 코넬 발음 더 좋으시네요.
그리고 지금 아시아 정상권 대학이죠.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교수입니다.
그런데 제가 사실은 이걸 잘난 척하러 온 게 아니라요.
제가 여기까지 온 것들을 돌이켜 보니 이 성취가 대부분 운이다.
-대부분 운이다.
-내가 만든 것이 별로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오늘 주제가 바로 그것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너무 겸손하신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요.
-잘난 놈이 없는 척해서 겸손한 척해서 그거 다 가지려고 그러냐.
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어요.
제가 가끔 이야기를 하면 그러거든요.
-약간 맞아요.
약간 팔짱 끼는 분이 계실 수 있거든요.
-딱 그럴 겁니다.
그런데 사실은 진짜로 한번 오늘 제 성취가 왜 내 성취만은 아니었는지 제가 노력을 그렇다고 안 한 아닙니다.
그렇죠.
왜 제 성취만은 아니었는지 오늘 썰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좋습니다.
굉장히.
-궁금합니다.
-기대가 됩니다.
저희가 봤을 때는 굉장히 이루신 것도 많고 능력치 최상치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니까요.
-선장님께서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운이 8할이었다고 말씀을 하시니까 더 흥미가 생기는데요.
그러면 곧바로 선장님의 강의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강의를 하기에 앞서서 제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 조금 말씀드리려고 해요.
그것이 사실 오늘 강의 주제랑도 굉장히 많이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제가 말이에요.
20여 년 전에 의과 대학에 입학했는데 꼴등으로 입학을 했어요.
-꼴등으로요?
꼴등인지 어떻게 아셨어요?
-문 닫고 들어온 거예요?
-문 닫고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알았냐 하면요.
제가 학교가 다 떨어진 줄 알고 맨 처음에 wait list에 있었어요.
그러다가 떨어진 줄 알고서 재수 학원에 신청을 했는데 추가 합격하셨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온 거예요.
너무 신난다.
그런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다 끝났고 지금 학과에서 MT를 갔으니까.
-진짜 막차네요.
-진짜 막차인 거예요.
거기 따라가라 이렇게 와서 그 친구들은 이미 MT에 와 있고 제가 중간에 MT에 낀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꼴등으로 입학한 다음에 가서는 또 그럭저럭 잘했습니다.
꼴등으로 들어갔다고 꼭 공부를 못하는 건 아닙니다.
-그렇죠.
-그렇죠.
-그러고 나서 의과 대학 다니면서 참 왜 이렇게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빨리 죽을까.
실제로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으면 수명이 많이 줄어듭니다.
-실제로 연관이.
-상위 20%와 하위 20%는 거의 10년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많이 차이 나네요.
-꽤 많이 차이 나죠.
때문에 굉장히 고민하면서 이게 의학의 문제가 아니라 이거는 사회 경제학 문제이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경제학 공부를 시작했고요.
박사 과정을 지원했습니다.
제가 이제 컬럼비아대학교라는 미국의 좋은 학교를 나왔는데요.
제가 감히 거기 갈 줄 몰랐어요.
거기에 마침 그해에 한국인 교수님이 부임을 하셨는데 그 교수님이 제
프로필을 보더니 얘 의대 나왔네.
그런데 학점이 좀 안 좋은데 그래도 의대니까 열심히 했겠지 이러면서 받아줬어요, 저를.
-딱 그해에 부임을 하신 거예요?
-그 해에 부임을 했어요.
-운이 어느 정도 따라준 것도 있네요.
-그렇죠.
굉장히 사실 작은 것 같지만 굉장히 제 인생을 바꾼 사건이죠.
그랬고 박사 종합 시험이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박사를 1학년, 2학년 끝나면 시험을 보는데요.
동기가 20명인데, 25명인데요.
그중의 5명을 시험 봐서 잘라요.
자르는데 퇴학시켜요.
-퇴학이요?
-제가 그런데 맨날 그 뒤에서 한 5등을 하는 거예요.
-간당간당한.
-간당간당한 스타일.
어느 날 한 번은 진짜로 25등도 한 번 해봤어요.
-피 마른다, 피 말라.
-그랬는데 시험을 봤는데, 그래서 시험을 봤는데 몇 등으로 합격했냐 하면 19등으로 합격했어요.
21등부터는 잘렸습니다.
진짜로 잘렸어요.
-진짜 문 닫는 것에 되게 가까이 하시네요.
-그런데 참 인생이 알 수가 없는 게요.
저보다 뒤로 붙은 친구, 20등으로 붙은 친구는요.
지금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환경경제학자고 잘하면 노벨상 받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 20등 했던 분께서 만약에 21등을 하셔서 떨어졌다면 또 어떻게 됐을까, 이 생각이 또 들기도 하네요.
-그러니까요.
그래서 사실은 그 친구 때문에요.
컬럼비아대학이 반성을 하고 이런 시험은 없애야겠다.
그래서 시험 진짜로 없앴어요, 그것을.
-정말요?
-굉장히 대단한 분이시네요.
-그러니까요.
그래서 최근에 그 시험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박사를 졸업할 때쯤 됐는데 직업을 잡아야 하잖아요.
교수 채용을 하는데 제가 이제 막 온갖 군데 다 지원을 했어요.
그런데 그중에서 코넬대학교가 저보고 인터뷰를 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인터뷰를 했는데 교수가 됐어요.
그래서 우와, 내가 아이비리그 대학교수라니.
이거 출세했네.
정말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래서 정말.
-촌놈 출세했다.
-제가 침대에서 한 바퀴 굴렀습니다.
그랬는데 그때는 제가 굉장히 내 능력인 줄 알았으나 사실 그 비화를 나중에 듣게 됐는데 어떻게 된 거냐 하면요.
제 박사 지도 교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도 교수가 있는데 그 지도 교수가 제가 졸업하던 해에 안식년으로 코넬대학교에 가 있었어요.
코넬대학이 그분을 뽑으려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분이 어떻게 반응을 하셨냐 하면 나는 그냥 컬럼비아대학에 있을 거고 그런데 이번에 내 졸업생 중에, 내
학생 중에 괜찮은 친구 하나 있으니까 너 얘 뽑아.
-추천을 한 거예요?
-이렇게 된 거예요.
추천을 해주신 거예요.
-이래서 착하게 살아야 해요.
누군가가 추천해 주실 수도.
-진짜 착하게 살아야 해.
-맞아, 맞아.
-맞습니다.
그래서 사실 보면 제가 지금까지 이렇게 뭔가 이루었다고 하는 것들에서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운 좋게 뭔가 인생이 그래도 어려움 없이 풀리는 그런 일들을 겪은 거잖아요.
물론 저도 어려움, 제가 이야기 안 했지만.
-없지는 않았죠.
-저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또 노력도 하셨을 거고.
-그랬는데 과연 진짜 제 인생 경험이 일반화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누구나 만나는, 그 모든 사람이 인생에서 첫 번째 맞닥뜨리는 운.
금수저, 은수저로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부모님을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나라.
-나라를 생각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인생 성취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무엇인지 경제학자들이 살펴보기 시작했어요.
-궁금하네요.
-어떻게 살펴봤느냐.
전 세계 사람들의 모을 수 있는 모든 소득 자료를 쫙 다 모으고 그 사람이
성별이 무엇인지, 몇 살인지,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는지 이런 것들을 쭉 조사한 다음에 무엇이 가장 많이 이 사람의 소득을 설명하는가를 살펴봤어요.
-궁금해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뭐였을까.
-환경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죠.
그런데 환경 중에서도 어떤 환경?
약간 제가 객관식을 드리면 나라, 부모님.
경제학자가 밝혀낸 것이 첫 번째로 태어난 나라가 그 사람의 소득의 50%를 설명한다.
-반을 설명하는 거네요.
-반을 설명한다, 반을.
-좋은 나라에서 태어나면 일단 반 이상 먹고 간다.
-그런 거죠.
-그런데 진짜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은 것도 조금만 위로 올라가면 북한이기도 하잖아요.
-그러니까요.
-북한에서 태어났으면 또 제가 보물지도를 과연 할 수 있었을까, 이렇게.
-그러면 북한에서 또 보물지도 설명하시겠습니다.
-내래 보물지도 시작합니다, 이렇게 했을 수도 있지만.
-저는 개발경제학자이기도 해서요.
아프리카, 아시아의 저개발 국가 굉장히 많이 다녔는데요.
그런 저개발 국가에 태어나면 개인이 굉장히 똑똑하다 할지라도 이룰 수 있는 성취가 너무너무 제한적입니다.
-기회가 별로 오지 않겠군요.
-기회가 없어요.
대학을 심지어 나와도요.
직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라가 일단 첫 번째로 굉장히 중요한데 그게 50%를 설명하고 있었다.
-50%.
-다음은 뭘 것 같아요?
-부모님, 어떤 부모님 아래에서 태어나느냐가 중요할 것 같아요.
-부모님이 두 번째로 중요한데 그런데 부모님은 우리한테 두 가지를 주셨어요.
첫 번째는 아까 양육 환경을 주셨고요.
또 하나 주신 게.
-유전?
-유전.
-DNA.
-DNA를 주셨잖아요.
-DNA.
-DNA와 환경을 둘 다 주셨기 때문에 그 2개의 효과를 따로 보는 게 어렵습니다.
-이게 DNA 요소가 큰지, 아니면 자라는 성장 환경이 더 큰지.
-비교하기가.
-떼서 비교하기가 좀 힘들 수 있겠네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이 뭘 했냐면요.
입양아 연구를 했어요.
-DNA는 떼놓을 수 있으니까.
-그렇죠.
설명을 드리면요.
최초의 연구는 다트머스대학의 브루스 새서도트가 했는데요.
이분이 한국인 입양아를 연구했어요.
한국인이 입양돼서 미국 가정에서 자라나는 상황인 거예요.
그런데 입양아는요.
양부모님한테 받는 게 환경밖에 없고.
-그렇죠.
-친자녀들은 둘 다 받았잖아요.
약간의 과정과 계산을 해 보면 DNA의 고유한 효과만 측정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환경은 둘 다 있으니까 환경을 제하고 DNA 효과만 밝혔더니 DNA가 소득의 33%를 설명하더라.
-DNA가요?
생각보다 크네.
-그러면 일단 8할이 넘네요.
-8할이 넘죠?
그래서 제가 이걸 인생 성취의 8할은 운이다.
주어진 것이다.
-그건 맞네.
-받은 거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또 어떤 분이 이렇게 이야기해요.
그러면 20%는 또 내 노력인 거냐.
특히 또 홍콩대학에서 제가 강의를 하면 거기에 중국 천재들이 있어요.
-그렇죠.
열심히 해서 왔는데.
-딱 손들어요.
야, 김현철 교수 이게 무슨 소리야?
야, 내가 하루에 16시간 공부하고 진짜 미친 듯이 공부해서 수능 봐서 1등 해서 여기 우리 학교에 장학금 받고 왔어.
내 노력 어디 갔어?
이렇게 물어보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러면 제가 뭐라고 이야기하냐면요.
네가 노력하는 힘은 어디에서 왔냐?
-공부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나.
-환경도 중요하고.
-이 자연이랑 다.
-다 어디에서 온 거냐, 너?
-이렇게 하늘에서 딴...
아닌가요?
-하늘에서 딴 거니?
이렇게.
-그렇죠.
사실은 16시간 공부할 수 있었던 것도 노력도 사실은 유전적인 부분을 무시를 못하거든요.
-그럼요.
-아무리 노력을 하고 싶어도 엉덩이 붙이고 16시간씩 앉아 있기 힘든 분들도 많고요.
-굉장히 많습니다.
-저 해 보려고 하니까 욕창 생길 거 같아서 안 해요.
쉽지 않아요.
-맞아요.
그래서 노력할 수 있는 힘에 대한 유전 연구가 많이 되어 있어요.
그것도 유전적인 부분과 부모님의 트레이닝.
혹은 부모님의 환경적인 부분도 굉장히 큽니다.
그렇게까지 치면 정말 나의 순수한 노력은 사실상 거의 0으로 수렴해요.
-0이라고 하니까 좀 슬프네요.
노력한 사람들 되게 힘 빠지겠다.
-그렇다고 노력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노력을 안 하면 성취가 떨어지죠.
하지만 내가 노력할 수 있는 그 힘조차 상당 부분은 많은 부분은 내가 받은 거라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그러면 나 노력할 필요 없겠네라고 접근할 게 아니라.
-그거는 전혀 아니죠.
-이렇게 노력할 수 있는 것도 좀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접근하면 훨씬 좀 마음이 달리 먹힐 수 있겠네요.
-바로 제가 그 이야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대개 이퀄하게 공평하게 똑같이 나눠지나요?
아니면 굉장히 불평등하게 나눠지나요?
-세상은 불평등합니다.
-불공평하게 나눠지는 것 같아요.
-굉장히 불평등하게 나눠지죠.
굉장히 불공평하게 나눠지죠.
흙수저 그런 이야기가 괜히 왜 나오겠어요?
또 어떤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어떤 사람들은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나는 거고요.
그러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거는 내가 운 좋게 대한민국에서 굉장히 좋은 부모
만나서 좋은 대학 나오고 성취를 많이 이룬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해야 합니까?
-나 혼자만의 힘으로 한 건 아니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렇죠.
-내가 좀 운이 좋았구나라는 생각을 할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조금 운이 나쁜 사람들한테 너는 노력을 안 해서 이렇게 된 거야라고 말할 수 없다는 거죠.
-맞아요.
-그러면 운을 우리가 우연히 운이 좋았어.
혹은 우연히 우리가 운이 나빴어.
그랬을 때 그 운이 어떤 결과로 가는가.
마치 저와 같은 경우입니다.
제가 의과대학에 꼴등으로 입학했잖아요.
그래서 의과대학에 꼴등으로 입학한 사람과 아슬아슬하게 떨어진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궁금해.
-진짜.
-그걸 한번 보려고 합니다.
-한 끗 차이인데.
-정말 한 끗 차이인데.
어느 나라로 갈 거냐면 칠레로 갈 거예요.
-칠레.
-칠레의 중요한 대학 2개가 있는데 첫 번째가 칠레 대학이고요.
두 번째가 칠레 가톨릭대학교입니다.
여기에 상대나 법대를 나온 사람들이 주요 기업이나 아니면 굉장히 고소득층에 아주 밀집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서울, 연고대 출신이 대기업 임원의 25%를 차지하거든요.
그런데 칠레는요.
여기 두 대학의 법대나 상대 나온 사람들이 기업 임원의 40%, 41%.
그다음에 상위 0.1%의 가장 고소득자, 30%를 차지합니다.
아주 거의 독점적인 학교인 거죠, 그렇죠?
-모노폴리네요.
-저희 나라보다 심하네요.
-그런데 여기에 아슬아슬하게 입학하기도 하고 아슬아슬하게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림을 보시면 X축에 뭐가 있냐 하면 수능 성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능 성적.
-성적.
-거기 0이라고 쓴 세로 막대기가 바로 커트 라인이에요.
그러니까 오른쪽에 있는 친구들은 합격한 친구.
-저기에 합격한 친구, 왼쪽에는.
-왼쪽에 있는 학군들은 불합격한 친구.
그다음 이제 Y축에 뭐가 있냐 하면 이게 상위 0.1%의 고소득자가 될 확률이에요.
-이게 합격하고 합격하지 않은 친구들의 소득을 한번 보는 거네요.
-그렇죠.
나중에 이제 10년, 20년, 30년이 지난 다음에 이 사람들이 진짜 최고의 그 고소득자가 되냐, 마냐 이거를 보는 겁니다.
아슬아슬하게 떨어진 남자, 여기 있는 남자는 상위 0.1%의 부자가 될 확률이 2%.
그런데 아슬아슬하게 오른쪽에 있는 친구들은 3%.
-확 올라가네.
-그러니까 쇼킹하죠.
이게 왜 그러냐 이제 세스 짐머만이 연구한 건데 예일대학 교수입니다.
이게 상위 0.1%로 가려면요.
대학을 졸업하고서도요.
밀어주고 끌어주고 이런 게 필요한 거예요.
-그런 게 필요하다.
-그런데 누가 밀어주고 끌어주냐 하면 잘난 놈들이.
그래서 제가 뭘 말씀드리고 싶은 거냐 하면요.
운의 과실이 과연 공정한 것인가.
저는 아슬아슬하게 붙은 친구들의 과실이 특정 집단에 몰려 있다.
그것은 사회가 공평한 게 아니잖아요.
-그렇죠.
-아니에요.
-그렇죠?
-출발선이 다른 느낌이네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운의 과실이 공정하게 나눠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승자 독식 사회, 그러니까 불운한 사람들은 계속 불운하고 운 좋은 사람들이 그 모든 것을 다 가져가는 사회는 사실 건강하지 못한 사회예요.
-맞아요.
-그렇죠.
누가 봐도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러니까 능력대로 다 가져가?
이러는 것도 사실은 공정하지 않은 사회인 거예요.
왜냐하면 그 능력도 받은 거니까.
-맞아요.
-그런데 굉장히 불행하게도 우리나라가 점점 승자 독식 사회화되어 가고 있어요.
이 그래프가 뭐냐 하면요.
X축에 연도가 있고요.
몇 년도인지 나와 있고요.
Y축에 소득의 점유율이 나와 있어요.
빨간색은 뭐냐 하면요.
상위 10%, 우리나라에서 제일 부자.
100명 중에 1등부터 10등까지 상위 10%가 도대체 전체 얼마를 가져가냐.
그다음에 파란색은요.
하위 50%.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난한 절반이 전체 소득의 몇 퍼센트를 가져가는지 본 거예요.
1990년대 80년대에는요.
상위 10%가 대략 한 35% 정도 가져갔습니다.
그러면 어떤 분들은 이게 많다, 적다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이 정도면 굉장히 훌륭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하면서 비교적 공평한 나라였어요.
그런데 2000년 1999년 그때부터 갑자기 그 빨간색에서 점프가 딱 보여서.
-더 벌어지네요, 이게.
-벌어지죠, 그래서 거기.
-IMF 때인가 보다.
-그래요, 맞아요.
감이 좋으시네요.
-그때 생생히 기억하십니까?
-아니요, 그때 저는 기억이 없죠.
-저는 그때 1살이었습니다.
-그랬어요?
-그때부터 우리나라가 많이 바뀌었죠.
이게 어디서 기인하냐 하면 일단 정규직과 비정규직.
정규직이 더 많은 돈을 가져가고 비정규직이 그렇지 않고.
또 하나가 노인들이 여전히 소득이 보장이 안 되니까 더 많이 일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노인들은 보통 소득이 낮은 직종에서 많이 일하거든요.
그래서 상위 10%가 거의 한 절반 정도까지, 40대 후반을 가져가는 이 그래프가 조금 씁쓸한 그래프인데요.
-뭔가 빈익빈 부익부를.
-훨씬 더 심해졌네요.
-너무 눈에 보이게 보여주는 것 같아요.
-차이가 많이 나네요.
-이게 지금 상위 10%를 보여드렸는데요.
사실 또 더 심각한 것은 상위 1%입니다.
초록색은 상위 1%의 점유율, 빨간색은 상위 10%의 점유율의 변화입니다.
그러니까 양수면, 포지티브면 그 사람들이 더 많이 먹는 거고, 더 많이
가져가는 거고 음수면 그분들의 페이가 작아지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양수예요, 음수예요?
-양수요.
-양수네요.
-0보다 위에 있죠, 그렇죠?
그런데 미국은 0보다 아래에 있기도 하고 위로 있기도 하고, 그렇죠?
일본은 0보다.
-(함께) 아래에 있고.
-그다음에 프랑스도 0보다.
-보통 아래에.
-아래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우리 상위 1%, 특별히 1%.
상위 1%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소득을 점점 더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네요.
-그러면 그런 사람들은 약간 대기업 CEO 그런 분들인가요?
-누구냐.
누구냐 하면요.
-누구냐?
나는 아니다.
-공개, 공개해 주신...
-누구니?
-2019년 자료가 있어요.
이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냐.
-누구냐?
-대기업 임원이 29%.
-진짜로?
-29%.
-그다음에 누구일 것 같으세요?
-뭐, 의사분들이나.
-의사.
-전문직 종사하시는 분들이나.
-맞습니다.
의사가 22%. 또 하나가 금융업 종사자.
-금융업.
-그 사람들이 20%.
나머지는 물려받은 사람들.
부모님한테 물려받은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의 소득이 얼마냐.
너무 배 아파하지 마세요.
봤더니.
-벌써 배 아파.
-부럽습니다.
-41%의 평균 소득이 5억 6500만 원.
-2022년이면 더 오르셨겠네요.
-올해 조금 더 올랐다면 6억 돌파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게 연간 소득을 말하는 건가요?
-연간 소득입니다.
-방금 계산했어요.
-억 소리 나지.
-월에 도대체 얼마를 받아야 그러면서.
-하기는 했어요.
-그다음에 하위 50%는 1234만 원, 한 달에 100만 원 정도 평균적으로 벌고 계십니다.
자산을 보시면 상위 1%는 50억이 넘고요.
그다음에 하위 50%는 2500만 원이 안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자산이 더 빈부격차가 훨씬 심하네요.
-자산.
왜냐하면 자산은 소득의 합이니까, 결국.
-그렇죠.
-저분들 중에서도 오랫동안 돈을 잘 버시는 분이 있어요.
-한 번 반짝이 아니라 쭉 계속해서 많이 버는 분들.
-그렇죠.
3명 중에 누구일까요?
-아무래도 의사분들이겠죠.
-의사입니다.
-대기업 임원, 많이 해야 한 10년 아닌가요?
-그렇죠.
-금융업 종사자, 제 나이면 은퇴를 준비합니다.
그런데 의사는 은퇴가 없어요.
-왜 그만두셨어요?
-그때는 의사가 이렇게 많이 버는지 몰랐습니다.
-후회하고 계십니다.
-의사 직종의 평생 소득이 다른 모든 직종을 압도하는 현상.
이것이 사실 우리가 갖고 있는 의대 광풍 현상의 핵심 원인입니다.
-그렇죠.
-그런데 미국에서 오셨죠?
-네.
-미국에서도 의과대학의 인기가 높잖아요.
-네.
-한국만큼은 아니잖아요.
-한국만큼은 없습니다.
못 따라가죠.
-한국은 광풍 수준이고요.
-맞아요.
-미국은 굉장히 열망하죠.
아주 가고 싶어는 하죠.
미국도 의사들이 돈을 많이 벌거든요.
그런데 그러면 도대체 미국과 대한민국이 무슨 차이가 있길래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지?
-미국은 그런데 일단 의사를 하지 않아도 다른 분야를 해도 이게 격차라는 게 크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고 한국은 의사와 또 그렇지 않으면 이 격차가 굉장히 크다
보니까 더욱더 막 많은 또 학부모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광풍처럼 열망을 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만약 이향원 아나운서가 제 학생이었으면 A 플러스를 바로 줬을 것 같아요.
-정말요?
데려가세요.
-언제부터 훌륭하셨습니까?
-데려가세요.
-너무 정확하셨어요.
사실 미국은 이렇게까지 의대 광풍이 아닌 것이 다른 좋은 직장이 꽤 많습니다.
사실 IT기업이나 컨설팅, 로펌, 이런 데 가도 의사 못지않게 꽤 많이 벌어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지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꽤 크거든요.
-맞아요.
-얼마큼 크냐면 500인 이상 대기업의 임금과 5명에서 9명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회사의 평균적인 임금 차이가 우리나라는 2배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일본이나 미국이나 프랑스는 우리나라만큼 격차가 심하지 않습니다.
일본은 1.3배, 미국은 1.5배, 프랑스는 1.6배.
그러니까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은 만국 공통입니다.
하지만 그 격차는 차이가 우리나라가 굉장히 센 거죠.
-우리나라가 제일 세네요.
-되게 놀랍게도 슬프게도 이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대기업의 욕심 때문이냐?
그건 아니에요.
우리나라의 대기업은 성장이 막 이루어지는 반도체, 자동차, 테크놀로지, 이런 거고요.
5내지 9인 사업장은 보통 사양 산업이에요.
그러니까 산업 구조도 굉장히 많은 분야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요.
어쨌거나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세요.
미국에 비해서 양질의 대기업 일자리 수가 부족하다는 데 있어요.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냐.
미국에서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이 무엇이 있는지 쭉 조사를 했어요.
500대 기업을 조사를 했습니다.
이건 말하자면 글로벌 톱이죠.
우리나라 기업이 18개, 미국이 136개,
이렇게 있어요.
그런데 미국 그 136개 회사에서 고용한 사람이 1500만 명.
대한민국 그 18개 회사에서 글로벌 기업에서 고용한 사람은 100만 명.
-15배 정도.
-그러면 15배가 미국이 많잖아요?
그런데 인구는 미국이 3억 3000. 우리가 예를 들어 5000만.
그러니까 한 6, 7배 차이가 나는데.
-6배 정도.
-양질의 대기업 일자리 수는 15배.
-15배.
-그러니까 미국이 이렇게 광풍까지 아닌 이유가 대체할 수 있는 직업군이 비교적 많고 촘촘한 거예요.
대한민국은 의사 이렇게 많이 벌고 이렇게 떨어지죠.
그런데 미국은 의사 많이 벌지만 촘촘하게 있으니까 나 꼭 의대 가지 않아도 나 피 보는 거 싫어.
꼭 의사 가야 해?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죠.
사실은 이게 우리나라의 교육 광풍의 저는 핵심적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한번 두 나라를 선정해 볼게요.
첫 번째 나라는요.
직업에 따라서요.
임금의 수준이 이렇게 좀 올라가긴 하지만 완만하게 올라가는 나라.
어떤 나라는 이렇게 올라가다가 이렇게 올라가는 나라가 있다고 쳐봅시다.
그런데 내가 학부모예요.
이런 나라면요.
죽도록 과외시키고 죽도록 노력해서 좋은 대학 갈 요인이 이쪽에 비해서.
-없죠.
-훨씬 적죠, 그렇죠?
이렇게 쭉 올라가다가 의사가 갑자기 이렇게 버는 나라의 상황에서 내가 부모라면요.
지금 과외를 열심히 시켜서 내 자식이 의과 대학에 갈 수 있으면 엄청 좋잖아요.
그러니까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요.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교육 과투자예요.
-맞아요.
-그러네요.
-그러니까 의대에만 일단 한번 들어가 놓으면 아이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어느 부모가 사실 싫어하겠어요, 그걸.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뭐랄까, 임금 구조가 굉장히 불평등하게 온 것이 저는 교육
과열의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고 이것이, 이런 거 너무 싫잖아요.
이런 지나친 경쟁, 사교육비로 200만 원을 써야 해?
이걸 세상에 누가 좋아합니까?
그것이 저출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많은 것들이 주어진 것이고 그것이 운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고요.
그 불운을 극복하는 힘은 국가가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까지 말씀드렸잖아요.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국가가 해야 해?
-맞아요.
이게 중요해요.
궁금합니다.
-경제학자들이 그래서 그것에 답하기 시작했고요.
사실 결론부터 먼저 말씀을 드리면요.
이 그래프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헤크먼 곡선이에요.
이게 왜 에헤먼 곡선이냐.
헤크먼 할아버지가요.
-헤크먼 교수님.
-헤크먼 교수님이에요.
노벨경제학상을 20년 전에 받으셨어요.
이분이 노벨경제학상으로 뭘 받았냐 하면 직무 교육의 효과를 측정하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하는, 그러니까 어떤 정부가 개입을 했을 때 이게 진짜 어떤 효과를 보여주는지를 그런 방법을 개발한
사람으로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는데.
여기에 X축이 뭐냐 하면 나이입니다, 나이.
-나이.
-언제냐, 그러니까 맨 처음에는 태아기, 그러니까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그다음에 0세에서 3세, 4세에서 5세, 학창 시절, 그다음에 이제 다 졸업한 다음에 여기 계신 분들, 저 같은 분들이고요.
그랬을 때 뭔가 국가가 개입했을 때 Y축에 뭐가 있냐.
투자 효과가 있어요.
내가 1달러를 투입했을 때 이 사람이 나중에 소득이 늘어나는지,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보는 거예요,
똑같은 돈을 투입했을 때.
-0세부터 해놓아야 효과는 최고겠네요.
-그런 겁니다.
그런데 보시면 태아기로 가면 갈수록, 어릴 때 뭔가 가면 갈수록, 그때 뭔가 투자를 해야 사람이 잘 되는데, 훨씬 더 효율적인데.
그런데 그때 공부시키는 거냐.
-태아를 어떻게 공부시키지?
-태아를 어떻게 공부시키겠어요?
그게 아니잖아요.
그게 도대체 무엇인지 이제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왼쪽 위에 인지 기능입니다.
인지 기능이 X축에 있어요.
인지 기능이 뭐냐 하면 공부 잘하는 능력이에요.
IQ, 수능 성적, 뭐 이런 겁니다.
그리고 Y축에는 뭐냐.
임금이에요, 임금, 월급.
그러니까 이 그래프가 오른쪽 위로 쭉 올라가죠?
-네.
-똑똑할수록 더 많이.
-오른쪽으로 올라가니까 똑똑할수록 돈을 많이 번다.
-많이 번다.
-이거죠.
그런데 왼쪽 그림은 이제 인지 기능인데 오른쪽 그림이 뭐냐 하면 비인지 기능입니다.
비인지 기능이 뭐냐 하면 사회성, 자존감, 자신감, 참을성, 끈기, 성실성, 개방성, 정서적 안정성.
-저거 보니까 좀 다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이네요.
-그런 거죠.
직장 생활을 해 보신 분들은 다 압니다.
-필요하죠.
-이게 공부만 잘하는 게 이게 다가 아니다.
-사회화.
-이런 모든 나머지 기능들.
대인관계, 끈기 있고 그런 기능들은 공부 잘하는 거랑은 좀 별개의 것들인데.
-책으로 절대 못...
-책으로 배워지지 않는 것들.
-맞아요.
-그런 거잖아요?
그런데 보시면 인지 기능에 따라서 월급이 올라가는 정도랑요, 비인지 기능에 따라서 월급이 올라가는 정도가.
-비슷하네요?
-비슷해요.
인생에서 인지 기능과 비인지 기능이 거의 비슷하게 중요합니다.
-둘 다 중요하다?
-둘 다 중요한데 되게 흥미로운 거는요.
이 2개가요, 같이 높아지면요.
콴툼 점프를 합니다.
상보성이 있어요.
그래서 인생에서 인지 기능과 비인지 기능이 굉장히 다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지금 어디다 많이 집중 투자하고 있나요?
-인지 쪽.
-(함께) 인지 기능.
-인지 기능에다가 투자를 하고 있는 게 이게 좀 문제죠.
헤크만 선생님으로 돌아가서 헤크만 선생님이 연구한 게 뭐냐 하면요, 특별히 저소득 친구들, 어려운 친구들한테
양질의 영유아 교육, 그러니까 유치원 교육이죠?
유치원 교육은 인지 기능을 높이는 게 아니라 비인지 기능을 굉장히 많이 높인다는 사실을 알려줬어요.
우리 친구가 놀이를 막 하고 싶은데 친구의 장난감을 확 뺐어.
그러면 뭐라 그러냐 하면.
-같이 놀자.
-같이 놀자, 나 이거 셰어해 줄 수 있니?
Sharing is caring.
그런 노래도 있잖아요?
-Sharing is caring.
-나누는 건 좋은 것이야, 이런 유치원에서는요.
굉장히 비인지 기능을 강조해서 배우거든요.
그런데 엄마, 아빠가 되게 안 좋게 하는 친구들은요.
그런 비인지 기능을 발달시킬 수 있는 찬스를 잃어버리는, 기회를 상실한 친구들이에요.
굉장히 어려운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양질의 영유아 서비스를 주는 것.
이거는 누가 해야 해요?
국가가 해야 하는 것.
-국가가 해야죠.
-국가가 해야 하는 것이고 이것이 비인지 기능을 올려서 이 친구들의 미래도 굉장히 좋게 만드는 것이고요.
또 하나, 범죄 예방도 됩니다.
-맞아요.
그런데 진짜 제가 들어 보면서 참 경제학이라는 게 이래서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게 이런 연구 결과들이 있어야 정책을 반영할 때 아, 유아기 때
공교육을 좀 중요시할 필요가 있겠구나, 이런 것들이 더 반영이 되고 하는 거잖아요.
-맞습니다.
-이런 것들이 다 또 연결이 되는군요.
-지금 제가 영유아 시기를 말씀드렸는데 사실 임신 시기가 아직 더 위에 있었잖아요.
임신 시기를 가야 합니다.
-태교?
-태교.
-태교가 중요하구나, 정말.
-우리 선조들이 태교가 중요하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그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지는 별로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게 언제 처음 밝혀졌냐 하면요.
2006년에 임신 시에 독감 감염의 효과를측정한 논문이 나왔어요.
이게 스페인 독감.
-스페인 독감.
-그런데 그럴 때 자료가 남아 있어요?
-놀랍죠?
스페인 독감의 그 자료와 그다음에 미국에서는 인구 주택 총조사를 하거든요?
죽을 때 출생 기록서가 있고 사망 기록서가 있고요.
그다음에 인구 주택 총조사를 하면서 건강도 측정하고 그렇게 하거든요?
그래서 그 결과를 좀 말씀드리면요.
1918년도에 스페인 독감 대유행이 있었죠.
첫 번째 그래프가 그때 돌아가신 분들의 숫자예요.
1918년 10월에 갑자기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죠.
그런데 그때 엄마 배 속에 있었던 친구들은 언제 태어났나요?
-다음 해.
-다음 해, 19년에 대부분 다 19년에 태어났죠.
그러니까 1919년생은요.
-독감을 겪었던.
-맞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독감을 겪었던 세대입니다.
그래서 1919년생이 굉장히 연구 대상이 되는데요.
두 번째 그래프를 한번 보실게요.
인구 주택 총조사예요.
몇 년 뒤?
60년 뒤, 70년 뒤를 따라갔어요.
-신기해.
-그래서 봤더니 첫 번째 그림은요.
고등학교 졸업할 확률이에요.
늦게 태어나면 태어날수록 그러니까 오른쪽에 있을수록 고등학교 졸업 확률이.
-높네요.
-높아집니다.
사회가 좋아지니까 고등학교 졸업할 확률이 올라가죠.
그런데 쭉 올라가는 추세가 있는데요.
예외가 하나 있네.
-중간에 잠깐 내려가는.
-중간에 소폭 한번 내려가죠.
-저게 1919년인가요?
-1919년생이에요.
-신기하다.
-게네가 뭘 잘못했다고.
-게네들이 잘못한 거라고는 엄마 뱃속에서 독감을 경험한 것밖에 없는 거죠.
-저게 저렇게 통계적으로 확 티가 날 정도로 영향이 있네요.
-신기하네요.
-그리고 그 밑에 것을 보면 신체장애가 될 확률이에요.
60년 뒤에.
-장애를 가질 확률.
-그러니까 오른쪽으로 가면 갈수록 더 나이가 젊으면 젊을수록 장애를 가질 확률이 적은데 쏙 하고 또 올라가요.
한 2% 포인트 올라갑니다.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될 확률을 조사한 건가요?
-맞습니다.
-그러면 이제 어쨌든 배 속에 있을 때 부모가 엄마가 독감을 걸렸던 친구들은 장애인이 될 확률이라든지 수명이라든지 이런 거에 분명히 영향이 있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독감 감염.
너무 극단적이잖아요.
조금 덜 극단적인 거 없니라고 물어봐서 또 경제학자들이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라마단 연구를 했습니다.
해가 떠 있는 기간에 음식물 섭취는 물론 물도 마시면 안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굉장한 절제를 하는 라마단인데요.
그래서 이라크와 케냐에서 연구했는데 또 재미있는 게 이라크와 케냐 전부 다
무슬림도 있고 크리스천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크리스천들은 이 라마단 안 하잖아요.
그런데 무슬림들은 하잖아요.
그러면 그렇게 비교도 할 수 있고요.
같은 태생이라고 할지라도 운 좋게 라마단 안 걸리는 친구들도 있는 거예요, 태아일 때.
-그렇죠, 기간이.
-그래서 연구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과연 이게 어떻게 됐을까 봤더니 라마단 때 임신 됐던 친구들은 나중에 성인이 됐을 때 장애인이 될 확률이 20% 올랐어요.
-20%?
-20%나.
-아까 그 독감 감염하고 거의 비슷한 거죠.
이것도 극단적인 거 아니냐.
물도 안 먹고 밥도 안 먹고 이런 거는 극단적인 거 아니냐 그래서 어떤 걸 했냐 하면 엄마가 임신했을 때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정신적 충격까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신적 충격, 스트레스죠.
엄마가 임신했는데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어.
이런 집 아들, 딸하고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애 낳자마자 돌아가셨어.
그 둘을 비교해 본 거예요.
그랬더니 내가 임신했을 때 우리 엄마가 돌아가시면 우리 자식이, 내 자식이
성인이 돼서 불안장애나 우울증이 될 확률이 13%, 8% 올라가요.
영양 섭취, 정신적인 충격 그 모든 것이 산모를 최대한 보호해 주지 않으면 이게 결국은 애한테 간다는 거예요.
-우리 남편분들 갑자기 딸기가 먹고 싶다고 해도 아내분께서 웬만하면 꼭 사주시고.
-무조건 사주세요.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맞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부정적인 것들만 있느냐.
사실 또 긍정적인 것도 있었어요.
미국에서는 1970년도에 클린 에어 액트 대기 오염 방지법을 도입했습니다.
이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규제였어요.
이게 되게 흥미롭게도 주별로 도입 시기가 조금씩 조금씩 달랐어요.
그러니까 어느 주에서는 내가 미시간주에 태어났는데 1970년도에 태어났어.
그러면 이거의 혜택을 보는데 다른 주에 태어났으면 혜택을 안 볼 수가 있는 거죠.
-그렇네.
-그러면 태어났을 때 공기질이 어디서 태어났느냐에 따라서 시기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겠네요.
-맞아요.
그렇게 달라진 걸 비교했고요.
그 결과 대기오염 방지법을 도입한 그런 주들은 전체적으로 총 부유 입자 이거를 공해물질의 정도라고 치면 그게 대략 95.9에서 한 10%, 15% 정도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니까 공해가 10 내지 15% 줄었더니 내 임금이 1%가 올랐어요.
1%가 작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공해 10% 줄어드는데 임금이 1% 오른다 이건 굉장히 좋잖아요, 그렇죠?
-네.
-어떤 분이 왜 올라요라고 물어보시기도 해요.
무엇이냐 하면 뇌의 발달.
-영향을 끼쳤군요.
-네, 엄마가 뱃속에서 공해물질을 막 먹으면 애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줍니다.
-엄마들은 깨끗한 공기 마시세요.
-그러니까 국가가 공기 좋게 만드는 노력하는 거는요.
-크네요.
-장기 투자가 되는 거죠.
-그러네요.
그러면 우리 선장님께서는 이렇게 태아를 보호하고 또 영유아를 보육하는 데
있어서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한 거를 또 연구하시면서 직접 또 목격하고 계시잖아요.
그러면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선장님이 생각하시기에 이렇게 태아를 보호하는 이런 정책적으로 갈 수 있는 방법들이 있으면 어떤 게 있을까.
-대부분의 임산부가 직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고요.
임신한 여성의 가장 큰 스트레스가 뭐였을까, 뭐일까요?
-일을 병행하기 힘든 상황이 됐을 때.
-경력 단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워크 아워, 그러니까 근무하는 시간이 제일 길기로 유명합니다.
5등입니다, 5등.
한때 2등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 수준 되는 나라에서 이렇게까지 힘들게 근무하는 나라가 없어요.
가장 큰 스트레스가 어디냐, 사실은 회사였어요.
회사입니다, 회사.
회사가 스트레스의 기본 요인 아닙니까?
-맞아요.
-동료랑.
-맞습니다.
-보통 그렇죠.
-그렇죠.
그로부터 엄마를 보호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그래서 육아 휴직을 지금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1년을 쓸 수 있게 됐는데 대부분 언제 쓰느냐 하면 아기 낳고 쓰죠?
-네.
-지금 임신 중에도 쓸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대부분 임신 중에는 좀 스트레스받아도 몸이 좀 이렇게 아무리
임신했어도 회사에 다닐 수가 있으니까 보통은 애를 낳고 쓰는데요.
이 기간을 사실은 임신 기간을 커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요.
저는 육아 휴직이 임신한 다음부터 2년 동안 해야 한다.
-태아부터 보호를 해야만.
-태아부터 보호해야 하니까.
그렇게 해야 하고요.
임산부 최우선, 임산부를 막 높여주는 이런 정책이 필요합니다.
제가 필리핀에 살아봤는데요.
필리핀이 대단한 개발된 나라도 아니고 저소득 국가인데요.
은행에 가잖아요.
임산부 라인이 따로 있습니다.
-은행에서요?
-은행에서요.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갈 수 있게.
-네, 필리핀은 특히 웨이팅 라인이, 기다리는 라인이 길어요, 은행에서.
그런데 임산부는 특별 대우입니다.
-맞아요, 은행에서 기다리는 거 스트레스거든요.
-그래서 모든 우리나라의 정책 중에서 임산부를 보호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많이 해야 한다 이런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산부 배려 특별법.
-우리가 얘기했습니다.
인생에 많은 것들이 주어지는 것이다.
우리 자녀들한테 이렇게 얘기했으면 좋겠어요.
인생 성공의 8할이 운이야.
우리 가족 우리 모두의 성취가 사실은 운이지, 주어진 것이지.
우리의 힘만으로 이룬 것이 아니니까 우리 겸손하게 살자.
그리고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자책하지 마.
이게 네 탓이 아니라
운이 그냥 나쁜 것이야.
그리고 네가 노력하지 않은 게 아니야.
네가 노력할 수 없었던 것이 굉장히 크단다.
그리고 또 네가 만약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면 운 나빴던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우면서 살자.
그리고 스스로 성취한 것을 자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거 부러워하지 마.
그리고 불쌍히 여겨.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착각 속에 사는 사람들이니까.
-이거는 정말.
아이들한테 막연하게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고 오늘 확실한 근거까지 봤으니까.
-맞아요.
-조금 더 힘줘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저는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요.
이렇게 우리가 인식했을 때 우리가 조금 운 나쁜 사람들을 보듬을 수 있는 품이 생깁니다.
조금 더 우리가,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관대해지고 약자를 보호하는 데 또 태아를 보호하는 데 힘쓰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에 강의를 시작하시면서 인생 성취의 8할은 운이다라고
말씀하셨을 때는 약간 갸우뚱했는데 이제는 그 의미가 어떤 건지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또 우리 선장님께서 오늘의 멋진 강의를 한마디로 딱 정리를 해주시죠.
-지나치게 기울어진 운동장에는 미래를 위한 건물을 세우기 어렵다고 말하고 싶어요.
-불공평한 바닥에서.
-너무 지나친.
어느 사회든지 격차는 있습니다.
그리고 격차는 존재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지나친 경쟁으로 가게 되고 운 나쁜 사람들은 더 운이 나빠지는 거고 운이 좋아진 사람들은 더 좋아지는 겁니다.
그러나 가만 놔두면, 가만 놔두면 그 기울어진 운동을 잘못하면 더더욱 기울어질 수 있습니다.
국가는 그 지나치게 기울어진 것을 어느 정도 보정해 주고 기울어진 속에서 늘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이쪽에 갈 수 있도록 기울어지지 않은 쪽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고요.
그런 토양에서 미래를 위한 토양이 싹트고 이것이 우리나라 저출산, 과열 경쟁, 그 모든 불행의 굉장히 중요한 기저에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요.
운 나쁜 사람들을 보듬을 수 있는 품을 가진 사람과 국가가 열심히 나서야 하지않을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오늘 경제가 주제라고 해서 굉장히 긴장을 하고 왔거든요.
그웬 씨도 좀 그러셨을 것 같아요.
오늘 함께했는데 어떠셨어요?
-저도 경제라서 저한테 굉장히 어려운 주제여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선장님께서 너무 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웬 씨 말을 조금 또 들어 보니까 약간 경상도 사투리가 또 있네요.
-그렇습니까?
-너무 신기합니다.
경환 씨는 어떠셨어요?
-오늘 실질적인 자료들을 보면서 이게 그냥 추상적인 소리가 아니구나 하는 걸
좀 느껴서 경제학이 딱딱해 보이는 강의에서 오늘 따뜻함도 느끼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좋습니다.
말씀하셨던 것처럼 저도 경제학을 딱딱한 학문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함께해
보면서 참 우리 삶과 밀접한 학문이구나,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학문이구나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편견을 깨는 재미있고 유익한 지식 항해, 여기서 멈출 수가 없잖아요.
-또 가야죠.
-다음에도 계속됩니다.
우리 그웬 씨 마지막에 외치는 구호
아나요?
-보물지도?
-맞아요.
그것만 잘해주시면 됩니다.
좋습니다.
다 같이 외치면서 마쳐보도록 할게요.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아기 키우느라고 힘드시죠?
아기 낳기 겁나시죠?
결국 다 육아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첫 번째가 엄마의 육아, 두 번째 아빠의 육아 그리고 황혼 육아, 황혼 육아까지.
이 육아와 일이 어떻게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한번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많은 엄마의 고민이 지금 가서 일하면 이거 우리 애한테 손해를 끼치는 거 아니야?
이런 고민을 현실적으로 하거든요.
-부모님은 2명이라고요.
-아빠의 육아 참여, 아이들을 좋게 만들까.
우리 사회가 모두 힘을 합쳐서 이것들을 풀어나간다면 더 좋은 사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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