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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지도 - 영웅은 어떻게 태어날까? (김헌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
등록일 : 2024-07-17 16:05:45.0
조회수 : 432
-보물이 되는 지식을 찾아 떠납니다.
펼쳐라.
-(함께) 보물지도!
-저희가 지난 시간을 통해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등장 인물에 대해서 조금 공부를
하게 됐는데 두 분은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인물 누가 있나요?
-디오니소스의 파티에서 너 때문에 흥이
깨졌으니까 책임져.
-책임져.
-하니까 바로 하프로 전자기타처럼 했던
음악의 신 오르페우스.
-어울리네요.
-바로 그냥 장장.
-우리 인욱 씨는 어떤 신이 가장 마음에
드나요?
-저는 신은 아니고 영웅이죠.
아킬레우스.
-아킬레스 건 있던.
-그렇죠.
헥토르!
아세요?
-영화 봤다고.
-영화에서.
-영화를 봤구나.
그래도 그 인물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나온 인물이라는 것을 알았네요.
-원래 스 자로 이름 끝나고 다
비슷하잖아요.
-그쪽 사람 아니에요?
스 뭐.
-맞아요.
정확해요.
-오르페우스 이런 거.
-페, 뭐 이런 거.
-정확히 간파했어요.
그렇다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서
정말 잘 아는 이분은 어떤 대답을 해
주실지 너무 궁금한데요.
바로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장님.
-(함께) 나와주세요!
-선장님, 아까 저희가 하는 이야기
들으셨죠?
-네, 들었어요.
-그렇다면 과연 우리 선장님께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 등장 인물 가운데 어떤
분을 가장 좋아할까 궁금합니다.
-저는 오늘 얘기할 내용과 밀접하게
연관됐는데 테세우스라는 인물을.
-테세우스.
-가장 좋아합니다.
-여기도 또 스 자 돌림이네요.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렸듯이 신화는
옛날 이야기,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어떤
지혜 그리고 세상에 대한 정보 이런
것들이 현재에도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도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여러 인물들에게서 삶을 살아가는 힘과
지혜를 얻었는데 그중에 가장 결정적인
인물을 하나 꼽아라 그러면 저는
테세우스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테세우스에 대해서 우리 선장님이
이렇게 답을 주시니까 대단히
궁금해졌습니다.
-저도 힘들고 어려운 순간 결단의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 테세우스를 많이 떠올렸던
것 같고 지금도 제가 어떤 일을
해나가려고 할 때 고민이 되면 그때
테세우스를 한번쯤 다시 떠올리면서
마음을 잡곤 합니다.
-좋습니다.
오늘 많은 분에게 뜻깊은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되는데 그러면 테세우스
이야기 바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야기하면서
신화가 뭐야 했을 때 신들의 이야기다,
이렇게 이야기했죠.
그러나 신화에는 신들만 나오는 것은
아니고 신들과 인간들이 같이 나오게
됩니다.
지난 시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신화라는
게 결국 인간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이고
그 신화 속에 인간의 삶을 투영해 넣기
때문에 결국 신화는 또한 인간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인간 중에서도 평범하고 일반적인 인간이
주인공이 되지는 않고 영웅들이 주인공이
됩니다.
그래서 신화는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다라고 할 수 있는데 영웅, 그러면
영웅은 어떤 존재로 여러분은 정의
내리세요?
영웅이란?
-엄청난 공이 있는 사람.
-임영웅.
-영웅 중의 영웅이죠.
-트로트의 영웅이네요.
-보통 영웅 하면 동양적 개념인데 우리
국어사전이나 이런 데는 어떻게 정의되어
있냐 하면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서
용맹하고 그래서 보통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
신은 아닌데 그냥 인간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
-비범한 인물.
-그리스에서는 이 영웅을 헤로스라고
합니다.
-헤로스.
-헤로스.
-히어로를 그대로.
-이게 영어 단어로 가면 히어로가 되는
거죠.
-헤로스.
-헤로스는 그리스에서는 생물학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생물학적 개념, 어떤 의미일까요?
-뭐가, 뭐가 이렇게 결납하면 나오는.
-그렇죠.
-상태의 사람인가요?
-인간과 인간이 결혼해서 나오면 어떤
아이가 나올까요?
-인간이 나와요.
-인간이 나오죠.
-인간이 나오죠.
신과 신이 결혼하면.
-신이 나와요.
-신이 나오죠.
-신과 인간이 결혼하면?
-영웅이 나오는군요.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부모 중의 하나가 신일 때 하나는 인간일
때 그 사이에서 태어나는 인간을
영웅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죽지 않아요.
-죽지는 않아요?
-덜 죽어요?
-죽지 않으면 그냥 신이죠.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그거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신과 인간이 결합했으니까 신의 유전자를
받으면 특별한 능력을 갖겠죠.
그래서 보통 사람을 뛰어넘는 비범함을
갖겠죠.
또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늙고 죽는다.
-그렇죠, 늙고 죽어요.
-결국 안 죽는다고 해놓고 죽는다고.
-안 죽으면 신이고 죽으면 인간이죠.
그러니까 영웅은 신의 유전자를 받아서
보통 사람보다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요.
그러나 인간의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한계를 갖고 있어서
언젠가 파멸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이들이 훌륭한 일만 해낼까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실수도 하고.
-어리석은 짓도 할 것 같아요.
-어리석은 짓도 하고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못된 짓도 해요.
자신의 능력이 뛰어난데 그 능력을 선한
일에 쓰지 않으면 악당이 될 수 있는
거죠.
그 악당은 보통 인간이 되는 악당보다도
더 악랄한 악당이 되는 거죠.
우리는 그러한 인간을 영웅이라 부르나요?
-아니죠.
-우리는 영웅이란 개념은 그런
사람한테는 안 붙이죠.
-그렇죠.
-그러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그러한
인물에게도 헤로스라는 말을 붙일 수가
있어요.
-좀 더 큰 의미.
-가치 평가가 들어가면 훌륭한 일을 해낸
사람은 영웅, 못된 일을 하는 사람은
악당 이렇게 되는데 그러한 가치 평가를
싹 제거하면 생물학적 개념이란 거죠.
신적인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고 인간적
한계만 갖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하게 될 테세우스도 그런
영웅에 속한 사람입니다.
이 테세우스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하면 이 테세우스의 태생부터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보통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영웅이라고 지칭됩니다.
그리스 문명사를 보면 그리스 문명을
이끌어갔던 2개의 중요한 도시가 있어요.
혹시 아시나요?
-스파르타.
-스파르타.
-아테네.
-아테네.
이들이 역사 속에서 군사나 정치적으로만
갈등한 게 아니라 신화적으로 서로
갈등한 거죠.
자신들이 대표하는 신이나 영웅들을
내세우면서 그 영웅들을 가지고 자기들
자존심을 세운 거죠.
스파르타의 대표적인 영웅이 바로
여러분이 잘 아시는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
-반면에 아테네를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테세우스입니다.
상대적으로 헤라클레스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테세우스는 덜 알려져 있죠.
제가 그게 너무 안타까워서 오늘
테세우스를 주인공으로 해서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아테네 홍보대사로 오늘.
-아까 영웅의 개념은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랬는데 헤라클레스는
아버지가 누구냐면 최고의 신.
-제우스.
-제우스입니다.
-제우스 아들.
-반면에 테세우스는 아버지가.
-포세이돈.
-포세이돈이죠.
포세이돈인데 엄마는 아이트라라고 하는
트로이젠의 공주였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보통 신화 속에서는 영웅은
엄마나 아빠가 신이면 그를 길러준 또
인간 아버지가 있는 거예요.
그리고 테세우스도 포세이돈의
아들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또 인간
아버지가 있는데 그 아버지는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라는 사람이었어요.
-아이게우스.
-아이게우스가 어렵게 어렵게 왕권을
잡았는데 주변에 왕권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경쟁자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아이게우스가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제일 시급한 게 뭐였냐면 아들을
갖는 거였어요.
후계자를 갖고 있으면 단단해지는 거죠.
그런데 이 사람이 첫 번째 부인 얻어서
결혼했는데 아들을 낳지 못했어요.
그래서 두 번째 또 결혼을 합니다.
두 번째 아내를 얻어서 살았는데 아들을
또 못 낳은 거예요.
그러니까 아이게우스의 고민이 계속
깊어가겠죠.
그렇다고 계속 이혼하고 결혼할 수도
없고 그래서 어디로 갔냐면 델피에 있는
아폴론 신전에 찾아간 거죠.
-신전에.
-아폴론 하면 태양의 신으로 알려져
있어요.
태양이 환하게 비추면서 어둠을
물리치듯이 우리가 뭔가 미래에 대한
불안에 휩싸이거나 또는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과거에 어떤 일이 왜
그렇게 일어났는지 모를 때 무지의
어둠을 물리친다는 의미에서 아폴론은
이성의 신 또는 예언의 신, 신탁의
신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궁금할 때 바로 이
아폴론 신전을 찾아가곤 했습니다.
여러분은 미래가 불안하고 그럴 때
어디로 가시나요?
-저희요?
아시는 데 유명한 데 있으신가요?
-이를 테면 아폴론 신전이 당시에 최고
점집이나 마찬가지였죠.
-그렇죠.
-그곳에 가면 자신의 모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용하더라.
-수많은 지역에 아폴론 신전이 있었지만
델피에 있는 아폴론 신전이 가장
유명했어요.
그래서 아이게우스가 그곳에 가서 내가
어떻게 하면 후계자를 얻을까
찾아갖습니다.
아폴론 신의 계시를 받아서 드디어 그
신탁을 내려줍니다.
그런데 뭐라고 나왔냐면 아테네를
다스리는 위대한 왕이여.
그대가 아테네로 돌아갈 때까지 포도주
부대의 끈을 풀지 말라.
-포도주 부대의 끈을 풀지 말라.
-포도주 부대를 따지 말라고 그런 거예요?
-네.
-술 먹지 마라는 건가?
-그때.
술 먹지 말라, 이런 뜻 같죠?
또 다른 뜻으로 생각나나요?
-일단 열지 말라 하면 더 궁금해지는데.
-맞아.
-무언가 그냥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같은데요.
-그렇죠?
그런데 이 아이게우스가 생각해 보니까
자기가 지금 포도주 부대가 없는데 뭘
풀지 말라는 거지?
그리고 어떤 생각을 했냐면 아폴론 신이
내려준 신탁은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 하라는 게 아니라 뭔가 깊은
뜻이 있을 것이다.
그 깊은 뜻이 뭘까 이걸 고민한 거예요.
고민고민 하다가 이런 일을 잘
해석한다고 알려져 있는 트로이젠의
피테우스라는 사람을 찾아가게 됩니다.
피테우스도 아이게우스랑 똑같은 고민이
있었어요.
-아들을 또 낳고 싶어 했나요?
-아들이 없어요.
이 사람도 트로이젠 왕인데 아들은 없고
딸만 있었어요.
그런데 와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아이게우스가 내가 이런 신탁을 들었는데
이게 무슨 뜻일까?
피테우스가 이걸 알았을까요, 몰랐을까요?
-눈치챘을 것 같아요.
-눈치챘을 것 같죠?
알아차린 것 같아요.
그런데 모른척 해요.
-왜요?
-그러면서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어쨌든 우리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회포나 푸세.
-의심스럽다.
-그러면서 향유를 펼친 거예요.
만찬을 펼치고 술을 막 주는 거예요.
아이게우스가 기분이 어땠을까요?
-찝찝해요.
-찝찝하죠?
이거 포도주 부대 끈을 풀지 말라고
했는데 포도주 이거 먹으면 될까?
그러니까 신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이게 깊은 의미가 있을 텐데 우리 서로
이야기하면서 그 뜻이 무엇인지 풀어보자
그러면서 꼬드긴 거예요.
그러면서 아이게우스가 거기에
넘어갔어요.
-어쩐지.
-그냥 마시고 싶었던 거야.
-그래서 둘이 밤새도록 마셨어요.
-많이도 마셨다.
-밤새도록 마시고 결국 아이게우스가
인사불성이 돼서 쓰러졌어요.
그래서 피테우스는 아이게우스를 침실에
데려다 놨는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깜짝
놀란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옆에 웬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있는 거예요.
누굴까요?
알고 봤더니 피테우스의 딸이.
아까 아들은 없고 딸만 있었다고 했죠.
아이트라라는 딸이 있었던 거예요.
피테우스가 들었을 때 아테네로 돌아갈
때까지 포도주 부대 끈을 풀지 마라.
집에 갈 때까지 금주하면 아내와
사이에서 아들을 낳을 거다.
이런 걸로 해석했던 거죠.
또 하나는 포도주 부대를 상징적으로
바지 끈으로 해석한 거예요.
중간에.
-딴짓하지 마라.
-다른 딴짓하지 말고 가라.
이건데, 피테우스가 만약 아이게우스의
바지 끈을 풀어 내린다면 여기서 왕이 될
자가 나온다고 생각을 한 거예요.
-그래서 자기 딸을 넣었군요.
-그렇죠.
피테우스가 자기는 아들은 못 낳은
상황이었고 딸을 통해서 그래서 손자를
낳으면 이 아이가 왕이 될 상이
되겠구나.
왕이 될 아들이 나오겠구나 이렇게
생각했고 또 신탁대로라면 나중에
아테네로 가서 아테네 왕까지 되는
거잖아요.
피테우스 입장에서 자기 세력을 넓힐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런 짓을 한 거예요.
아이게우스는 일어나서 깜짝 놀랐어요.
너무 당황스러웠겠죠.
데리고 갔을까요?
-아니요.
거기 가면 부인이 있는데 어떻게 데려
와요.
-그렇죠.
욕먹을 짓이죠.
그리고 아테네 시민들은 첫 번째 부인도
아들을 못 얻었다고 버리더니 두 번째
아내도 아들을 못 낳는다고 버리고 젊은
여자를 데려와?
저거 이상한 놈 아니야?
이렇게 생각할까 봐 아이게우스가
아이트라를 데려가길 두려워한 거예요.
그래서 아이트라한테 미안하게 됐다.
그러나 사실 나는 그럴 의도가 없었다.
당신 아버지가 잘못한 거 아니냐.
-너무 상처받겠어요, 여자 입장에서는.
-그렇죠.
그런데 아이게우스가 떠나면서 그래도
아들에 대한 미련이 있었는지 혹시
우리가 이렇게 하룻밤을 보냈으니 아들을
낳거든 OOO 하면서 갔어요.
그 OOO 안에 뭐가 있을까요?
-삐삐하시오.
-삐삐하시오.
-찾아오시오.
-연락하시오?
-아들 낳으면 나에게 데려달라 이런.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던 거예요.
-이기적이다.
-그래서 궁정에 있는 큰 바위를 들어서
그 밑에 징표를 삼을 수 있는 칼과 샌들,
자기가 신던, 칼과 샌들을 놓고 그걸
덮은 다음에 아이트라에게 이렇게 말한
거죠.
당신이 혹시 아들을 낳거든 이 아이가 이
바위를 혼자 힘으로 밀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이 징표를 가지고 나에게 보내시오
하고 아테네로 떠납니다.
아이트라가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임신을
했어요.
그리고 아들을 낳았어요.
그 아들이 바로 테세우스입니다.
-이상해요.
아까는 포세이돈이 아빠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인간 아빠는 분명히 아이게우스인
거예요.
그런데 그날 어떤 일이 있었냐 하면 다시
필름을 감으면 아이트라가 자고 있는데
꿈에 아테나 여신이 나타나서 그대는
포세이돈 신전에 가서 지성으로 제사를
치러라.
이런 신탁을 받은 거예요.
그래서 포세이돈 신전에 갔어요.
그래서 거기서 제사를 지냈고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거기서 잠이 들었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포세이돈 신이 나타나서
자기를 안는 거예요.
그리고 나서는 그 상황이 너무나
생생하지만 꿈인 것 같고 어떻게
일어나다 보니까 밤이 된 거예요.
그래서 집에 왔는데 아버지가 억지로
거기 아이게우스 방에 또 집어넣은 거죠.
-그러면 아빠가 누구예요?
-아이게우스일까요, 포세이돈일까요?
-이거는 유전자 검사를 해봐야 알 것
같아요.
-유전자 검사 해봐야죠.
-아이트라도 잘 몰랐을 것 같아요.
-그렇죠.
낳아 보고 아이게우스를 조금 더 닮았나
포세이돈을 조금 더 닮았나 이렇게
했겠죠.
-어쨌든 이런 상황이어서 전설적으로는
신화에서는 포세이돈의 아들이고
아이게우스는 인간 아버지로 테세우스와
관계가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죠.
아이트라는 혼자서 임신된 상태고 많은
사람의 눈총을 받았겠죠.
그리고 수군댐에 대상이 됐을 거예요.
아주 외롭고 힘든 상황에서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를 키워 나갔어요.
이 아이는 자라나면서 제일 궁금한 게
뭘까요?
-우리 아빠는 누구야?
-나는 왜 아빠가 없어 이랬겠죠.
그때 아이트라는 뭐라고 그랬을까요?
-아빠는 멀리 돈 벌러 갔어.
저기 중동으로, 멀리 돈 벌러 가셨어.
-주말 드라마 너무 많이 보셨군요.
아이트라가 어떻게 했냐 하면 아이를
잡고 아빠가 보고 싶니?
그럼 나랑 가자.
바다로 갔어요.
바다로 가서 저 바다가 보이느냐?
네, 엄마.
저 바다를 누가 다스리니?
-(함께) 포세이돈.
-포세이돈.
그러니까 라이트라가 맞다, 네 아빠는
바로 바다를 다스리는 포세이돈이다.
앞으로 네가 힘들고 아빠가 보고 싶으면
이 바닷가에 오거라.
테세우스는 그렇게 아빠가 포세이돈인 줄
알고 계속 그렇게 살았겠죠?
그래서 무럭무럭 성장하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바닷가에 와서 아버지
하면 포세이돈이 답했을까요?
-아니요.
-철썩하면 이걸 다 대답으로 들은 거죠.
-뺨 때린 거 아니에요?
철썩.
-철썩 그러면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우리대로 상상을 해보면 테세우스는 아마
그러면서 그 외롭고 힘들고 견디기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면서 살았을 거예요.
그러다가 스무 살이 됐어요.
스무 살이 되니까 엄마가 팔뚝을 괜스레
만져봐요.
-바위 밀어야지, 바위.
-바위 밀 나이가 된 거예요.
그러니까 바위를 밀 힘이 될까 안 될까를
계속 체크한 거겠죠?
-우리 아들, 바위 챌린지하러 갈까?
-그래서 진짜 데리고 갔죠.
그런데 아이트라가 데려가고 싶을까요?
-보내기 싫을 것 같아요.
-맞아, 아테네로 어쨌든 떠나야 하는
거니까.
지금 아테네의 상황도 모르고 괜히 아들
보냈다가 또 거기서 모진 일을 당하면
어떡하나 이래서 걱정이 앞섰을 것
같은데요.
-걱정도 됐고.
사실 우리 요즘 어머니들도 이
아이트라의 심정일 수 있죠.
이 아이를 얘 길을 갈 수 있도록 보낼
것이냐 아니면 얘를 붙들고 내가 끝까지
살 것이냐.
이 붙들고 산다는 게 결혼 안 시키고
그런 건 아니잖아요.
마음에서 족쇄를 채워놓고 이 아이를
구속한다면 아이트라가 테세우스를 안
보내는 거나 마찬가지죠.
아이트라는 이런저런 고민 속에서 결심을
합니다.
얘는 얘 길을 가야 한다.
그래서 바위 밀어 봐, 이랬더니 한 번에
밀었을 수도 있고 못 밀었을 수도
있겠죠.
그러면 오늘은 아니다.
어쨌든 그런저런 과정을 거쳐서 어느
순간 이걸 밀었어요.
그러고 나니까 거기서 칼과 샌들이 나온
거예요.
-샌들.
-거기서 아이트라가 출생의 비밀을 또
이야기합니다.
사실 너희 아빠는 저 아테네를 다스리고
있는 아이게우스 왕이란다.
-엄마 또 무슨 소리야?
포세이돈이 아빠라며.
-포세이돈도 너의 아빠지만 너의 인간
아빠는 이런 일이 있었다.
이걸 가지고 아테네로 가거라.
이때 테세우스 가고 싶었을까요?
고민, 고민하다가 내 길을 가야 하나?
내가 거기까지 굳이 가야 하나?
이왕 이렇게 된 게 내 운명이라면 가서
정말 왕이 돼 볼까?
결국 이런저런 고민 끝에 가기로 결심을
합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아테네로 가는 길은 두
가지 길이 있다.
트로이젠은 펠로폰네소스 반도가 있고
이쪽에 본토인 아테네 있고.
하나는 배 타고 가는 거죠.
그래서 거기는 이렇게 움푹 들어간
곳이어서 배를 타고 가면 잔잔한 바다를
하루나 이틀이면 갈 수 있어요.
-바로 건너면 갈 수 있어요?
-바로 건너면 갈 수도 있어요.
시간도 짧게 걸리고 안전한 길이죠.
그런데 만약 육로로 간다면.
-돌아가야지.
-한참 돌아가야 해요.
몇 개월이 걸릴 수도 있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또 안전성은 어떻고요.
-맞아요, 어디서 뭐가 나타날지 모르니까
위험하잖아요.
-맞아요.
실제로 그 당시에 소문도 많이 났었어요.
여기에 악당도 많이 있고 또 괴물도
있다고, 이러면서.
그리 가면 여러 가지 위험한 요소가
있었던 거죠.
아이트라는 이렇게 두 가지 길을
알려주면서 어디로 가기를 원했을까요?
-바다.
-바다?
왜?
-아빠 있으니까.
-아니, 아빠가.
-포세이돈.
-포세이돈이 좀 지켜줄 것이다.
-포세이돈이 지켜줄 거니까.
-다른 아빠 찾으러 가는 길에,
포세이돈이 도와줄까?
-삐지지, 삐지지.
-그런데 포세이돈이 또 신이고
대인배라면 그래 내 아들이니까 편하게
안전하게 데려다주겠다.
그러니까 편하고 안전하고 짧은 길을
간다는 거죠.
그런데 테세우스는 어떤 결심을 했을까요?
-딱 보니까 또 육로로 갔구먼요.
또, 또, 또, 또.
-육로로 가야 또 얘기가 재밌지.
-강자...
-테세우스는 어쨌든 육로로 가기로
결정합니다.
-왜지?
-그래서 엄마가 이해가 안 되겠죠.
너 왜 그러니?
엄마, 아테네로 가자니 거기에 있는
아이게우스가 나의 아버지라고는 하지만
거기 상황을 어떨지도 모르는데 무작정
갔다가 내가 어떻게 당할지도
모르잖아요.
엄마 차라리 육로로 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좀 해볼게요.
제가 20년 동안 궁전에서만 자라났는데
나는 세상이 어떤지도 잘 모르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나의 한계는 어느
정도인지 알지도 못하고.
그래서 이 기회에 내 생각도 좀 정리하고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거기에 가서
아버지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든 말든
할게요.
이렇게 결심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육로로 갑니다.
-테세우스 생각에는 그 육로를 통해서
험난한 어떤 역경을 이겨내지도 못할
정도면 아테네 가서도 못 살아남을 수
있다,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아주 정확한 것 같아요.
그래서 갔어요.
가면서 천천히 갔는데 첫 번째 통과하는
관문이 에피다우로스라는 곳이에요.
그런데 가는데 사람들하고 만나겠죠.
어디로 가나 보니까 에피다우로스라는
곳을 지나려고 합니다.
그랬더니 그곳 조심하게, 그곳에는
무시무시한 악당이 있다네.
-악당?
-그런데 악당이 아니라 영웅이에요.
이름은 페리페테스.
-페리페테스.
-아버지가 누구냐면 헤파이스토스.
-그 대장장이.
-대장장이 신.
그 신의 아들인 거예요.
그런데 어떤 얘기가 들리냐면
헤파이스토스가 아들이 태어나니까
너무나 기뻐서 선물을 줬다는 거예요.
거대한 쇠몽둥이.
이게 대장장이 신이 준 거니까 얼마나
세겠어요?
-좋겠다.
-아들아, 이걸 가지고 네가 다니면 너는
어떤 적과 싸워도 이길 수 있다.
천하무적의 방망이다.
만약 페리페테스가 이걸 가지고 악당을
쳐부수고 약한 사람을 구하고 선한 일에
썼다면 그야말로 우리가 기억하는 영웅이
됐겠죠.
그런데 이 페리페테스는 좋은 조건을
가지고 무슨 일을 했냐면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데 쓴 거예요.
-도적질을 했네요.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테세우스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무서워.
무섭지 않았을까?
-처단해야겠다, 처단해야겠다.
-제가 아니죠.
-자기는 20살까지 궁전에서 편하게 잘
살았잖아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오싹했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호기심이 일었겠죠.
어떤 놈인지 한번 볼까?
얼마나 센지.
내가 정말 싸우면 이길 수 있을까,
없을까 이런 생각도 했을 테고 또는 이런
생각도 했겠죠.
내가 너무 생각 잘못한 거 아닌가?
그냥 편하게 살면 되지.
-만감 교차했겠네요.
-그러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을 테고 이런 테세우스의 모습은
저는 모든 사람이 어떤 결단의 순간에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겪게 되는 심정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제가 아까 테세우스가 제 삶에서
큰 힘을 줬다는 게 제가 그랬던 것
같아요.
어떤 중요한 순간이 다가왔을 때 내가
저걸 해낼 수 있을까?
두렵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우리가
어떤 일을 새롭게 해 보려고 할 때
두려움이 있잖아요.
그 두려움에 직면하는 순간 우리는 모두
한 사람의 테세우스가 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런데 테세우스는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페리페테스를 만나요.
그 길로 가는 거죠.
-사나이.
-딱 나타났는데 실제로 붙어봤어요.
그랬더니 이렇게 센 놈은 정말 처음 본
거예요.
이 순간 내가 여기에서 제압당하면
죽겠구나.
얘는 또 그 쇠몽둥이로 제압당한 애를 쳐
죽인다는데 얼마나 두렵겠어요?
-그렇죠.
-상상했던 것과 실제로 맞붙었을 때.
실제로 우리도 그렇잖아요.
어떤 일을 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해
나가면 술술 잘 풀리던가요?
-아니요.
-아니요.
-그런 것보다는 역경이 더 많죠.
-쉽지 않죠.
-순간, 순간이 고통스럽고 힘들고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나 하는 후회도
생기죠.
그 순간을 테세우스가 대변하는 것
같아요.
자기를 압도하는 엄청난 힘을 끝까지
버텨내고 이겨내고 그리고 쓰러뜨려요.
그리고 페리페테스에게 쇠몽둥이를
뺏어서 네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이
몽둥이로 패 죽였다고 했지?
그 사람들이 어떤 고통 속에 죽었는지
너도 당해봐라.
그러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때려 죽여요.
-응징을 했네요.
-피가 팍 튀었겠죠.
그때를 한번 여러분, 상상해 보세요.
테세우스가 그때 기분이 어땠을까.
-몇 개를 더 통과해야 하지?
-내가 어떻게 이거는 극복을 했는데
앞으로 이런 일이 얼마나 더 기다리는
거지?
내가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나?
내가 이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나?
이런 자신에 대한 회의.
즉 성취감과 승리감과 용기를 얻음과
동시에 자신감이 오히려 더 작아질 수도
있죠.
지금은 어떻게 내가 이걸 이겨냈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거기에서 굴하지 않고 또 갑니다.
한 번 가 보자.
또 어떤 일이 기다리는지 내가 이것을
극복했지만 또 어떤 일이 있고 나는 그걸
해낼 수 있는지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가요.
그다음에는 이스트미아라를 지역을
지나게 되는데 그게 펠로폰네소스 반도와
본토를 잇는 지협에 위치합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시니스라는 괴물이
산대요.
-또 있어, 괴물.
-악당.
-악당.
-이놈도 여러 가지 이야기 속에서
포세이돈의 아들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어떤 신의 아들이에요.
역시 영웅이죠.
그런데 얘는 타고난 좋은 조건.
금수저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조건을 선한 일에 쓰지 않고 역시
페리페테스처럼 악당으로 삽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잡아다가 나뭇가지,
소나무 가지들을 잡아당겨서 손과 발을
묶었대요.
그리고 탁 놓으면 어떻게 돼요?
-찢어져요.
-찢어져요.
-찢어지죠.
-능지처참을 시켰네요.
-능지처참으로 사람을 죽였대요.
-잔인했네요.
-엄청 잔인하죠?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테세우스의
마음은?
-지금이라도 돌아가자.
-졸린다.
-안 늦었다.
-그런 마음이 있죠.
그래도 페리페테스를 한 번 이겼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신감.
그래, 한번 또 부딪혀보는 거야 했겠죠.
결국 그 길을 가게 되고 시니스를 만나고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겨서 또 시니스를
제압하고 똑같이 묶습니다.
그리고 또 엘레우시스라는 곳에 갔더니
스키론이라는 놈은 왕인데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아 놓고 이 사람이 씨름을
잘했어요.
나랑 씨름 하자.
그 당시에는 레슬링이겠죠?
레슬링을 하면서 이기면 통과시켜 준다고
얘기를 해놓고 지면 죽여버리는 거예요.
-이상한 놈들이 너무 많이 모여 있는 것
같네요.
-그렇죠.
이런 사람들이 옛날에만 있을까요?
-지금도 있죠.
-어디에나.
-어디에나.
좋은 조건으로 태어나고 좋은 조건을
갖고 있지만 그것으로 약한 사람을
도와주고 선한 일에 쓰기보다는 권력을
누리는 것에 집착하고 약한 사람을
괴롭히고 갑질하고 이런 사람들 있죠.
그러면 그런 사람들이 이 시대의
페리페테스고 이 시대의 시니스라고 볼
수 있겠죠.
우리가 세상을 나가면 그런 사람들과
맞부딪히게 되잖아요.
그랬을 때 테세우스같이 용기 낼 수
있느냐.
아니면 그에게 굴종을 당하느냐.
이런 걸 생각해 보면 이 신화를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봐요.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네요.
-나는 혹시 이렇게 내가 갖고 있는 뭔가
작은 좋은 조건을 약하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선한 일에 쓰지 않고 누군가를
괴롭히고 누군가 위에서 군림하고
누군가를 아프게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게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이런 것도 생각해 보게 하죠.
이렇게 해서 5명을 물리쳤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테네 들어간 입구에
갔어요.
입구에 갔더니 시간을 잘못 계속해서 산
중인데 너무 어두워져 버린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보니까 여관이 있어요.
그래서 거기 들어갔죠.
거기에 들어갔더니 프로크루스테스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 거예요.
지금으로 말하면 호텔 사장, 뭐 이런
정도 되는 사람인데 이 사람도 악당인
거예요.
마지막 악당.
이 사람은 어떻게 했냐 하면 들어오는
손님 보고 키가 크면 키가 작은 침대
쪽으로 데려가는 거예요.
그리고 잠재운 다음에 묶어놔요.
그리고 깨어나면 너 왜 이렇게 키가 커,
이 침대에 맞게 내가 만들어주마.
그리고 튀어나온 부분을 도끼로
잘라버려요.
-인욱이 조심해야겠네.
-조심하세요.
-내 발목.
-무서운데요, 이거.
-그리고 키가 작은 사람이 오면 큰 침대
쪽으로 데려가는 거예요.
-잠깐만요.
-조심하세요.
-늘려, 늘려.
-그거 너무 무서운데.
-잠시만요.
-그러고서 잠재운 다음에 묶어 놓고
깨어나면 너 왜 이렇게 키가 작아.
내가 이 침대에 맞게 해 주마.
그러고서 망치로 툭툭 쳐서 쭉 펴줘요.
이런 사람 만난 적 있어요?
-다행히, 다행히 없습니다.
-만났으면 여기 못 있을 것 같습니다.
-만났으면 발목이 없겠죠.
-그런데 진짜 괴담이다.
진짜.
-그런데 서양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해요.
당신은 왜 나를 당신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뉘려 하십니까?
-왜 네 틀에 맞추려 하느냐.
-그러니까 자기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준에 다른 사람을 맞추려고 강요하고
힘들게 만드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당신은
나의 프로크루스테스.
-오늘 하나 배웠습니다.
프로크루스테스.
-프로크루스테스.
-프로크루스테스.
-프로라는 말이 앞으로 쭉 앞으로라는
뜻이고 크루스라는 말이 뚝뚝뚝 두들겨서
대장장이들이 쭉 이렇게 철을 펴는
행위를 말해요.
-프로크루스테스.
-쭉 펴는 자 이런 뜻이에요.
-앞으로는 약간 상사분이나 약간 본인의
틀에 맞춰서 이렇게 뭐 해 하시는 분에게
대놓고 뭐라고 못 하니까 프로크루스테스
닮으셨어요, 약간 이렇게 해야겠어요.
-바로 잘릴 것 같아요.
-모르시지 않을까.
-또 따지고 보면 우리는
프로크루스테스가 아닌가.
-그러니까요.
-그것도 생각해 봐야 해요.
그러니까 우리가 이런 신화를 잘
머릿속에 이 끔찍한 상황.
이게 머릿속에 상상, 이미지로 나오면 그
이미지가 개념으로 남는 거예요.
네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마.
다른 사람 힘들게 하지 마, 이거랑
프로크루스테스처럼 침대에 눕혀 놓고
자르고 늘리고 그러지 마.
어떤 게 더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요?
-후자요.
-그렇죠?
그리고 신화의 힘은 거기에서 나와요.
어떤 전달하려고 하는 정보나 지혜를
보다 강력하게 남길 수 있는.
그런데 어쨌든 테세우스도 죽을 뻔한
위기 속에 잡혀 들어가지만 거기서도
힘과 지혜를 발휘해서 결국
프로크루스테스를 제압하고 침대에
똑같이 뉜 다음에 네가 여기 들어오는
사람 이렇게 괴롭혔지?
그들의 고통을 너도 체험하게 해 줄게.
그러고서 처단했어요.
드디어 아테네로 들어왔어요.
-아테네 갑니다.
-드디어 입성.
-드디어 입성.
아테네로 들어오는 과정에 테세우스는
엄청나게 성장했겠죠.
-그렇죠.
-그리고 세상이 어떤 것인지 많이
파악했겠죠.
세상은 만만치 않고 힘들고 어렵고 힘든
사람이 많구나.
그리고 자신의 한계와 능력이 무엇인지도
깨닫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기를
성장시켰겠죠.
아테네 들어갔어요.
아이게우스를 만났어요.
아이게우스가 알아봤을까요?
-못 알아봤죠.
-못 알아보죠.
-증표를 보여줘 했겠죠.
-증표라는 생각도 못 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혔어요.
분명히 악당과 괴물을 물리치고 아테네에
왔다는 소문을 들은 거예요.
어떤 두려움에.
-나도 죽이러 왔나?
-그렇지.
그러면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20년 전에 버렸던 여인 그리고 그로부터
아들이 태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혹시 저 녀석이 내 아들?
한 번쯤은 생각을 해봤을 텐데 전혀
생각을 못 하고.
-생각을 아예 못 했구나.
-그 말은 과거에 버린 여인에 대해서
이만큼도 마음이 없었다는 거죠.
-아예 잊고 지냈네요.
-그렇죠.
게다가 아이게우스 뒤에는 한 여인이, 세
번째 부인이 있었어요.
그 이름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최고의
악녀라고 불리는 메데이아라는 거예요.
-메데이아.
-메데이아는 마법을 쓸 줄 아는.
-마녀다.
-마녀에 가까운 사람이었어요.
아이게우스에게 어떻게 접근했냐 하면
당신이 아들을 못 낳는다고 하는데 내가
약을 지어주고 나를 거두어준다면 아들을
낳게 해주겠다.
그래서 실제로 둘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난 거예요.
아이게우스가 서 있습니다.
앞에 테세우스 옵니다.
뒤에 메데이아가 서 있습니다.
아이게우스 몰라 봐요.
메데이아는.
-알아봤을 것 같아요, 마녀니까.
-알아봤을 것 같아.
-한눈에 알아봤어요.
마녀이기도 하고 자기가 딱 보니까
아이게우스가 닮은 거예요.
-그런데 아이게우스는 왜 이렇게 모르는
게 많아요.
자기 아들도 못 알아보고 신탁의 뜻이
뭘까, 이러면서 술만 먹고.
-우둔한 사람 같아요.
-약간 멍청한 사람이죠.
그러니까 아이게우스한테 메데이아가 저
청년이 왜 왔을까.
그러니까 나도 그게 두려워.
저 청년 이야기 들어봤지.
분명히 당신을 죽이고 당신의 권력을
빼앗을 것 같아.
없애버려야 해.
만약 저 아들을 알아본다면 내 아들,
아직 어린 상태잖아요.
내 아들이.
-위협받겠다.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메데이아는 어떻게 해서든지
죽이려고 하죠.
그러면 어떻게 할까?
없애버려야지.
어떻게 없애버릴까.
그때 당시 어떤 일이 있었냐 하면
아태네에 가까운 곳에 마라톤이라는 곳이
있어요.
거기에 미친 황소가 날뛰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사람을 들이박고 죽이고 농토를
황폐화시키는 거예요.
메데이아가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 황소를 잡아달라고 부탁해 봐.
그러면 그 싸우다가 죽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손에 피 안 묻히고 테세우스를
제거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테세우스가 이겨버리면 어떤
문제가.
아이게우스의 고민도 하나 해결이 돼요.
황소를 없애려고 군대를 보내기도 했는데
안 되는 거예요.
너무 세서.
그러니까 메데이아가 이야기하는 거예요.
황소랑 싸우다 죽으면 우리의 걱정을 덜
수 있고 테세우스가 황소를 죽이면
우리가 갖고 있던 또 하나의 걱정은
없어지니까 어떻게든 우리에게 이득이다.
-손해 볼 거 없네요.
-이러니까 아이게우스가 혹한 거예요.
-혹할 만하네요.
-그래서 좋다.
그렇게 하자.
그리고 부탁을 해요.
테세우스가 이 말을 듣고 너무 속
썩었겠죠.
이건 나보고 죽으라는 이야기네.
나를 몰라보는 것도.
-서운한데.
-서운한데 나를 죽이려고 한다.
그렇지만 내가 가야지.
그러면서 간 거죠.
그러고서는 마라톤으로 가서 그 황소를
때려잡습니다.
-역시.
-그래서 지금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이런
그림이 나와 있어요.
-황소 잡았네.
-이런 상황인데 만약 테세우스가 처음
출발할 때 육로로 오지 않고 배 타고
룰루랄라 이러고서 아테네에 갔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바로 황소한테 죽었겠죠.
-바로 메데이아한테 당했을 수도 있죠.
-그런데 그 6개의 과정을 거치면서
테세우스는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과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길렀던
거예요.
-성장하면서 왔죠.
-그러니까 메데이아가 첫 번째 작전
실패했잖아요.
안 되겠다.
얘는 죽여야겠다.
그러면서 여보, 봤지.
저 청년이 황소도 때려잡았어.
우리가 가만 놔두면 안 돼, 이러면서 더
부추긴 거예요.
그러면서 독살을 하자.
-독살.
-마라톤의 황소를 물리치느라고 수고
많았다.
우리가 잔치를 벌여줄 테니 와서
즐기라고.
그러면서 테세우스를 초청해요.
그러고서는 포도주 잔을 건네죠.
그런데 그 포도주 잔에는.
-독이.
-메데이아가 만들어 놓은 독약이 들어
있는 거예요.
-안 돼.
-테세우스가 알았을까요?
-이미 많이 경험치를 쌓았기 때문에
눈치가 있었을 것 같아요.
-눈치채죠.
-의심하죠.
-눈치채죠.
테세우스는 그 순간 너무 서글픈 거야.
나보고 죽으라는 거구나.
그러면서 입으로 가까이 가면서
마지막으로 자기가 숨겨왔던 바로
내놓으면 뭔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숨겨왔던.
-숨겨왔던~
-(함께) 나의~
-샌들과 나의 칼~
-그렇죠.
그림에서 본 것처럼 이거를 내놓습니다.
내놓고 이걸 말리는지 안 말리는지 보자,
이거죠.
그런데 이렇게 하는 순간 아이게우스가
마지막 순간에.
-알아본 거예요.
-칼과 샌들을 알아본 거예요.
그러고서 내 아들, 그때 그 내 아들?
그러고서 메데이아를 딱 본 거죠.
이 여자가 다 알고 죽이려고 했구나.
그러면서 메데이아를 쫓아내요.
그 아들도 그래서 도망가요.
아이게우스가 포도주 잔을 보는 순간 탁
쳐버렸어요.
내 아들.
그리고 부자 상봉이 된 거죠.
테세우스는 드디어 아테네의 후계자로,
정당한 후계자로 인정을 받은 거예요.
이 모습을 보면서 테세우스는 우리가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을까.
이런 걸 한번 생각해 보면 도전하는
사람, 도전하는 그것이 힘들고 어렵기는
하지만 두려움과 공포를 이겨내고
도전하는 자는 끝내 성공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보여준 거죠.
그리스의 옛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너희도 언젠가 이런
순간이 온다.
엄마의 품을 떠나서, 가족의 품을 떠나서
너만의 세상을 찾아 떠날 때 쉽고 편안한
게 그것이 성공의 지름길만은 아니다.
어렵고 힘든 일을 이겨내는 자가 더
강해지고 더 단단해질 수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그런 것도 있고.
-빙 돌아가야 해.
-그러니까 지금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사실 저도 아이들을 키우지만 편안하고
안전한 길을 가길 원하죠.
다치지 않고 상처받지 않기를 원하는데
사실은 그 길이 꼭 안전하고 편안한 길이
성공을 보장하는 길만은 아니죠.
테세우스의 이야기를 봐서 우리가 생각해
보면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편안하게
자랐던 이 20살의 청년이 편안하게 배
타고 아테네라는 곳에 던져졌을 때 어떤
일이 생겼을까, 생각해 보면 끔찍할 수
있죠.
그러나 그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겪으면서 강해진 사람은 아테네라는
곳에서 성공적으로 자기가 인정받는
거죠.
어쩌면 우리가 도달하는 어떤 지점,
그것이 상징적으로는 아테네로 표현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죠.
우리가 아테네로 어떻게 갈 것인가, 그
고민이 될 때 이 테세우스 이야기가 힘이
될 겁니다.
-저는 오늘 테세우스의 이야기를 쭉
들어보면서 우리 선장님이 왜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가장 나에게 많은 감명을
줬던 인물로 테세우스를 꼽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두 분은 어떠셨어요?
-저는 일단 테세우스 이야기 보면서 정말
무모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좀 많이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장님 말씀대로
성공 가능성이 없도록 도전하는 의미가
있는 게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예를 들면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 했던 그 수많은
분이.
-그렇죠.
-이거 해서 되겠다, 이렇게 생각을
계산을 했으면.
-맞아요.
-사실 엄두를 못 냈을 것 같은데.
-맞아요.
-그런 각오를 하고서도 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있지 않았나.
-맞습니다.
무모한 도전은 웬만하면 우리가 피해야죠.
그러나 우리가 도전의 가치와 실패의
가능성 이런 것을 생각해 봤을 때 도전의
가치가 크다면 무모한 도전도 해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늘 그리스 로마 신화 그 가운데에서도
테세우스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삶을
어떤 방식으로 대하면 좋을지 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그런 시간 아니었나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 우리 선장님께서 오늘의 강의 또
한마디로 정리를 해주신다면요?
-테세우스 이야기를 통해서 저는 이런
말씀 같이 나누고 싶어요.
실패와 성공을 넘어서 도전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을 수 있다.
도전하는 자만이 성공의 길을 찾을 수
있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도전합시다.
-도전합시다.
-도전.
-도전합시다.
그래서 우리 인욱 씨는 어떤 도전을
해볼래요?
-이거 그런데 이 아저씨는 도전을 너무
많이 해서.
저렇게까지는 못 살 것 같고 그게 실패할
것 같아도 두려움이 있어도 조금 도전할
수 있는.
-그렇죠.
-그런, 저분처럼 약간 도전 정신을
키워야 하겠다.
-그렇죠.
테세우스 이야기를 하면 테세우스
이야기가 엄청나서 도전 엄청난 것만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내 생활 속에서
바꿔야 할 것, 내 생활 속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하나씩 고쳐나가려고
하는 것, 이런 데서부터 생각해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약간 그런 거, 이거 나 못 바꿀 것
같은데 시도 안 하면 0인 거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시도를 하면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그렇죠.
-도전!
-도전.
-경환 씨는 오늘 어떻게 들었어요?
-지난주와 이번 주까지 해서 진짜 극히
일부만 들었는 데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더라고요.
-맞아.
-그래서 사실 이 나머지에 또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엄청 많이 숨어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음에 조금 더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필독서인 것은 다들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이름도 어렵고 양도 너무 많아서
엄두가 안 났다 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요.
오늘 들으셨던 것처럼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바로 그리스 로마
이야기입니다.
한 번쯤 묵혀뒀던 그리스 로마 이야기
책을 한번 펼쳐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지식 항해 떠나볼지
기대해 주시면서 저희는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오늘의 주제는 곤충의 생존 전략.
-곤충.
-대유동방아벌레라는 녀석이에요.
얘가 방아를 찧어요.
-20년 전에 제가 쟤를 많이 괴롭혔어요.
훅 해서 일어나면 다시 뒤집고.
-그렇죠.
-또 일어나면 다시 뒤집고.
-정말 위장의 최고의 달인이죠.
-신기하게 생겼어.
그래서 저는 이게 너무 신기해서 음악을
탁 틀고 후 부면 음악에 맞춰서 같이
흔들어요.
-맞아요.
-곤충 괴롭혔던 역사가 기네.
-그런데 문제는 뭐냐.
얘들이 위장을 하고 있어도 천적이 나를
찾아와요.
뭐를 하느냐.
다리를 떼어버려요.
또 어떤 종은 새똥 모양을 해요.
-(함께) 새똥?
펼쳐라.
-(함께) 보물지도!
-저희가 지난 시간을 통해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등장 인물에 대해서 조금 공부를
하게 됐는데 두 분은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인물 누가 있나요?
-디오니소스의 파티에서 너 때문에 흥이
깨졌으니까 책임져.
-책임져.
-하니까 바로 하프로 전자기타처럼 했던
음악의 신 오르페우스.
-어울리네요.
-바로 그냥 장장.
-우리 인욱 씨는 어떤 신이 가장 마음에
드나요?
-저는 신은 아니고 영웅이죠.
아킬레우스.
-아킬레스 건 있던.
-그렇죠.
헥토르!
아세요?
-영화 봤다고.
-영화에서.
-영화를 봤구나.
그래도 그 인물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나온 인물이라는 것을 알았네요.
-원래 스 자로 이름 끝나고 다
비슷하잖아요.
-그쪽 사람 아니에요?
스 뭐.
-맞아요.
정확해요.
-오르페우스 이런 거.
-페, 뭐 이런 거.
-정확히 간파했어요.
그렇다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서
정말 잘 아는 이분은 어떤 대답을 해
주실지 너무 궁금한데요.
바로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장님.
-(함께) 나와주세요!
-선장님, 아까 저희가 하는 이야기
들으셨죠?
-네, 들었어요.
-그렇다면 과연 우리 선장님께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 등장 인물 가운데 어떤
분을 가장 좋아할까 궁금합니다.
-저는 오늘 얘기할 내용과 밀접하게
연관됐는데 테세우스라는 인물을.
-테세우스.
-가장 좋아합니다.
-여기도 또 스 자 돌림이네요.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렸듯이 신화는
옛날 이야기,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어떤
지혜 그리고 세상에 대한 정보 이런
것들이 현재에도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도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여러 인물들에게서 삶을 살아가는 힘과
지혜를 얻었는데 그중에 가장 결정적인
인물을 하나 꼽아라 그러면 저는
테세우스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테세우스에 대해서 우리 선장님이
이렇게 답을 주시니까 대단히
궁금해졌습니다.
-저도 힘들고 어려운 순간 결단의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 테세우스를 많이 떠올렸던
것 같고 지금도 제가 어떤 일을
해나가려고 할 때 고민이 되면 그때
테세우스를 한번쯤 다시 떠올리면서
마음을 잡곤 합니다.
-좋습니다.
오늘 많은 분에게 뜻깊은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되는데 그러면 테세우스
이야기 바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야기하면서
신화가 뭐야 했을 때 신들의 이야기다,
이렇게 이야기했죠.
그러나 신화에는 신들만 나오는 것은
아니고 신들과 인간들이 같이 나오게
됩니다.
지난 시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신화라는
게 결국 인간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이고
그 신화 속에 인간의 삶을 투영해 넣기
때문에 결국 신화는 또한 인간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인간 중에서도 평범하고 일반적인 인간이
주인공이 되지는 않고 영웅들이 주인공이
됩니다.
그래서 신화는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다라고 할 수 있는데 영웅, 그러면
영웅은 어떤 존재로 여러분은 정의
내리세요?
영웅이란?
-엄청난 공이 있는 사람.
-임영웅.
-영웅 중의 영웅이죠.
-트로트의 영웅이네요.
-보통 영웅 하면 동양적 개념인데 우리
국어사전이나 이런 데는 어떻게 정의되어
있냐 하면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서
용맹하고 그래서 보통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
신은 아닌데 그냥 인간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
-비범한 인물.
-그리스에서는 이 영웅을 헤로스라고
합니다.
-헤로스.
-헤로스.
-히어로를 그대로.
-이게 영어 단어로 가면 히어로가 되는
거죠.
-헤로스.
-헤로스는 그리스에서는 생물학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생물학적 개념, 어떤 의미일까요?
-뭐가, 뭐가 이렇게 결납하면 나오는.
-그렇죠.
-상태의 사람인가요?
-인간과 인간이 결혼해서 나오면 어떤
아이가 나올까요?
-인간이 나와요.
-인간이 나오죠.
-인간이 나오죠.
신과 신이 결혼하면.
-신이 나와요.
-신이 나오죠.
-신과 인간이 결혼하면?
-영웅이 나오는군요.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부모 중의 하나가 신일 때 하나는 인간일
때 그 사이에서 태어나는 인간을
영웅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죽지 않아요.
-죽지는 않아요?
-덜 죽어요?
-죽지 않으면 그냥 신이죠.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그거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신과 인간이 결합했으니까 신의 유전자를
받으면 특별한 능력을 갖겠죠.
그래서 보통 사람을 뛰어넘는 비범함을
갖겠죠.
또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늙고 죽는다.
-그렇죠, 늙고 죽어요.
-결국 안 죽는다고 해놓고 죽는다고.
-안 죽으면 신이고 죽으면 인간이죠.
그러니까 영웅은 신의 유전자를 받아서
보통 사람보다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요.
그러나 인간의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한계를 갖고 있어서
언젠가 파멸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이들이 훌륭한 일만 해낼까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실수도 하고.
-어리석은 짓도 할 것 같아요.
-어리석은 짓도 하고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못된 짓도 해요.
자신의 능력이 뛰어난데 그 능력을 선한
일에 쓰지 않으면 악당이 될 수 있는
거죠.
그 악당은 보통 인간이 되는 악당보다도
더 악랄한 악당이 되는 거죠.
우리는 그러한 인간을 영웅이라 부르나요?
-아니죠.
-우리는 영웅이란 개념은 그런
사람한테는 안 붙이죠.
-그렇죠.
-그러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그러한
인물에게도 헤로스라는 말을 붙일 수가
있어요.
-좀 더 큰 의미.
-가치 평가가 들어가면 훌륭한 일을 해낸
사람은 영웅, 못된 일을 하는 사람은
악당 이렇게 되는데 그러한 가치 평가를
싹 제거하면 생물학적 개념이란 거죠.
신적인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고 인간적
한계만 갖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하게 될 테세우스도 그런
영웅에 속한 사람입니다.
이 테세우스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하면 이 테세우스의 태생부터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보통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영웅이라고 지칭됩니다.
그리스 문명사를 보면 그리스 문명을
이끌어갔던 2개의 중요한 도시가 있어요.
혹시 아시나요?
-스파르타.
-스파르타.
-아테네.
-아테네.
이들이 역사 속에서 군사나 정치적으로만
갈등한 게 아니라 신화적으로 서로
갈등한 거죠.
자신들이 대표하는 신이나 영웅들을
내세우면서 그 영웅들을 가지고 자기들
자존심을 세운 거죠.
스파르타의 대표적인 영웅이 바로
여러분이 잘 아시는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
-반면에 아테네를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테세우스입니다.
상대적으로 헤라클레스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테세우스는 덜 알려져 있죠.
제가 그게 너무 안타까워서 오늘
테세우스를 주인공으로 해서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아테네 홍보대사로 오늘.
-아까 영웅의 개념은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랬는데 헤라클레스는
아버지가 누구냐면 최고의 신.
-제우스.
-제우스입니다.
-제우스 아들.
-반면에 테세우스는 아버지가.
-포세이돈.
-포세이돈이죠.
포세이돈인데 엄마는 아이트라라고 하는
트로이젠의 공주였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보통 신화 속에서는 영웅은
엄마나 아빠가 신이면 그를 길러준 또
인간 아버지가 있는 거예요.
그리고 테세우스도 포세이돈의
아들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또 인간
아버지가 있는데 그 아버지는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라는 사람이었어요.
-아이게우스.
-아이게우스가 어렵게 어렵게 왕권을
잡았는데 주변에 왕권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경쟁자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아이게우스가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제일 시급한 게 뭐였냐면 아들을
갖는 거였어요.
후계자를 갖고 있으면 단단해지는 거죠.
그런데 이 사람이 첫 번째 부인 얻어서
결혼했는데 아들을 낳지 못했어요.
그래서 두 번째 또 결혼을 합니다.
두 번째 아내를 얻어서 살았는데 아들을
또 못 낳은 거예요.
그러니까 아이게우스의 고민이 계속
깊어가겠죠.
그렇다고 계속 이혼하고 결혼할 수도
없고 그래서 어디로 갔냐면 델피에 있는
아폴론 신전에 찾아간 거죠.
-신전에.
-아폴론 하면 태양의 신으로 알려져
있어요.
태양이 환하게 비추면서 어둠을
물리치듯이 우리가 뭔가 미래에 대한
불안에 휩싸이거나 또는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과거에 어떤 일이 왜
그렇게 일어났는지 모를 때 무지의
어둠을 물리친다는 의미에서 아폴론은
이성의 신 또는 예언의 신, 신탁의
신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궁금할 때 바로 이
아폴론 신전을 찾아가곤 했습니다.
여러분은 미래가 불안하고 그럴 때
어디로 가시나요?
-저희요?
아시는 데 유명한 데 있으신가요?
-이를 테면 아폴론 신전이 당시에 최고
점집이나 마찬가지였죠.
-그렇죠.
-그곳에 가면 자신의 모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용하더라.
-수많은 지역에 아폴론 신전이 있었지만
델피에 있는 아폴론 신전이 가장
유명했어요.
그래서 아이게우스가 그곳에 가서 내가
어떻게 하면 후계자를 얻을까
찾아갖습니다.
아폴론 신의 계시를 받아서 드디어 그
신탁을 내려줍니다.
그런데 뭐라고 나왔냐면 아테네를
다스리는 위대한 왕이여.
그대가 아테네로 돌아갈 때까지 포도주
부대의 끈을 풀지 말라.
-포도주 부대의 끈을 풀지 말라.
-포도주 부대를 따지 말라고 그런 거예요?
-네.
-술 먹지 마라는 건가?
-그때.
술 먹지 말라, 이런 뜻 같죠?
또 다른 뜻으로 생각나나요?
-일단 열지 말라 하면 더 궁금해지는데.
-맞아.
-무언가 그냥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같은데요.
-그렇죠?
그런데 이 아이게우스가 생각해 보니까
자기가 지금 포도주 부대가 없는데 뭘
풀지 말라는 거지?
그리고 어떤 생각을 했냐면 아폴론 신이
내려준 신탁은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 하라는 게 아니라 뭔가 깊은
뜻이 있을 것이다.
그 깊은 뜻이 뭘까 이걸 고민한 거예요.
고민고민 하다가 이런 일을 잘
해석한다고 알려져 있는 트로이젠의
피테우스라는 사람을 찾아가게 됩니다.
피테우스도 아이게우스랑 똑같은 고민이
있었어요.
-아들을 또 낳고 싶어 했나요?
-아들이 없어요.
이 사람도 트로이젠 왕인데 아들은 없고
딸만 있었어요.
그런데 와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아이게우스가 내가 이런 신탁을 들었는데
이게 무슨 뜻일까?
피테우스가 이걸 알았을까요, 몰랐을까요?
-눈치챘을 것 같아요.
-눈치챘을 것 같죠?
알아차린 것 같아요.
그런데 모른척 해요.
-왜요?
-그러면서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어쨌든 우리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회포나 푸세.
-의심스럽다.
-그러면서 향유를 펼친 거예요.
만찬을 펼치고 술을 막 주는 거예요.
아이게우스가 기분이 어땠을까요?
-찝찝해요.
-찝찝하죠?
이거 포도주 부대 끈을 풀지 말라고
했는데 포도주 이거 먹으면 될까?
그러니까 신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이게 깊은 의미가 있을 텐데 우리 서로
이야기하면서 그 뜻이 무엇인지 풀어보자
그러면서 꼬드긴 거예요.
그러면서 아이게우스가 거기에
넘어갔어요.
-어쩐지.
-그냥 마시고 싶었던 거야.
-그래서 둘이 밤새도록 마셨어요.
-많이도 마셨다.
-밤새도록 마시고 결국 아이게우스가
인사불성이 돼서 쓰러졌어요.
그래서 피테우스는 아이게우스를 침실에
데려다 놨는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깜짝
놀란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옆에 웬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있는 거예요.
누굴까요?
알고 봤더니 피테우스의 딸이.
아까 아들은 없고 딸만 있었다고 했죠.
아이트라라는 딸이 있었던 거예요.
피테우스가 들었을 때 아테네로 돌아갈
때까지 포도주 부대 끈을 풀지 마라.
집에 갈 때까지 금주하면 아내와
사이에서 아들을 낳을 거다.
이런 걸로 해석했던 거죠.
또 하나는 포도주 부대를 상징적으로
바지 끈으로 해석한 거예요.
중간에.
-딴짓하지 마라.
-다른 딴짓하지 말고 가라.
이건데, 피테우스가 만약 아이게우스의
바지 끈을 풀어 내린다면 여기서 왕이 될
자가 나온다고 생각을 한 거예요.
-그래서 자기 딸을 넣었군요.
-그렇죠.
피테우스가 자기는 아들은 못 낳은
상황이었고 딸을 통해서 그래서 손자를
낳으면 이 아이가 왕이 될 상이
되겠구나.
왕이 될 아들이 나오겠구나 이렇게
생각했고 또 신탁대로라면 나중에
아테네로 가서 아테네 왕까지 되는
거잖아요.
피테우스 입장에서 자기 세력을 넓힐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런 짓을 한 거예요.
아이게우스는 일어나서 깜짝 놀랐어요.
너무 당황스러웠겠죠.
데리고 갔을까요?
-아니요.
거기 가면 부인이 있는데 어떻게 데려
와요.
-그렇죠.
욕먹을 짓이죠.
그리고 아테네 시민들은 첫 번째 부인도
아들을 못 얻었다고 버리더니 두 번째
아내도 아들을 못 낳는다고 버리고 젊은
여자를 데려와?
저거 이상한 놈 아니야?
이렇게 생각할까 봐 아이게우스가
아이트라를 데려가길 두려워한 거예요.
그래서 아이트라한테 미안하게 됐다.
그러나 사실 나는 그럴 의도가 없었다.
당신 아버지가 잘못한 거 아니냐.
-너무 상처받겠어요, 여자 입장에서는.
-그렇죠.
그런데 아이게우스가 떠나면서 그래도
아들에 대한 미련이 있었는지 혹시
우리가 이렇게 하룻밤을 보냈으니 아들을
낳거든 OOO 하면서 갔어요.
그 OOO 안에 뭐가 있을까요?
-삐삐하시오.
-삐삐하시오.
-찾아오시오.
-연락하시오?
-아들 낳으면 나에게 데려달라 이런.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던 거예요.
-이기적이다.
-그래서 궁정에 있는 큰 바위를 들어서
그 밑에 징표를 삼을 수 있는 칼과 샌들,
자기가 신던, 칼과 샌들을 놓고 그걸
덮은 다음에 아이트라에게 이렇게 말한
거죠.
당신이 혹시 아들을 낳거든 이 아이가 이
바위를 혼자 힘으로 밀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이 징표를 가지고 나에게 보내시오
하고 아테네로 떠납니다.
아이트라가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임신을
했어요.
그리고 아들을 낳았어요.
그 아들이 바로 테세우스입니다.
-이상해요.
아까는 포세이돈이 아빠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인간 아빠는 분명히 아이게우스인
거예요.
그런데 그날 어떤 일이 있었냐 하면 다시
필름을 감으면 아이트라가 자고 있는데
꿈에 아테나 여신이 나타나서 그대는
포세이돈 신전에 가서 지성으로 제사를
치러라.
이런 신탁을 받은 거예요.
그래서 포세이돈 신전에 갔어요.
그래서 거기서 제사를 지냈고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거기서 잠이 들었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포세이돈 신이 나타나서
자기를 안는 거예요.
그리고 나서는 그 상황이 너무나
생생하지만 꿈인 것 같고 어떻게
일어나다 보니까 밤이 된 거예요.
그래서 집에 왔는데 아버지가 억지로
거기 아이게우스 방에 또 집어넣은 거죠.
-그러면 아빠가 누구예요?
-아이게우스일까요, 포세이돈일까요?
-이거는 유전자 검사를 해봐야 알 것
같아요.
-유전자 검사 해봐야죠.
-아이트라도 잘 몰랐을 것 같아요.
-그렇죠.
낳아 보고 아이게우스를 조금 더 닮았나
포세이돈을 조금 더 닮았나 이렇게
했겠죠.
-어쨌든 이런 상황이어서 전설적으로는
신화에서는 포세이돈의 아들이고
아이게우스는 인간 아버지로 테세우스와
관계가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죠.
아이트라는 혼자서 임신된 상태고 많은
사람의 눈총을 받았겠죠.
그리고 수군댐에 대상이 됐을 거예요.
아주 외롭고 힘든 상황에서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를 키워 나갔어요.
이 아이는 자라나면서 제일 궁금한 게
뭘까요?
-우리 아빠는 누구야?
-나는 왜 아빠가 없어 이랬겠죠.
그때 아이트라는 뭐라고 그랬을까요?
-아빠는 멀리 돈 벌러 갔어.
저기 중동으로, 멀리 돈 벌러 가셨어.
-주말 드라마 너무 많이 보셨군요.
아이트라가 어떻게 했냐 하면 아이를
잡고 아빠가 보고 싶니?
그럼 나랑 가자.
바다로 갔어요.
바다로 가서 저 바다가 보이느냐?
네, 엄마.
저 바다를 누가 다스리니?
-(함께) 포세이돈.
-포세이돈.
그러니까 라이트라가 맞다, 네 아빠는
바로 바다를 다스리는 포세이돈이다.
앞으로 네가 힘들고 아빠가 보고 싶으면
이 바닷가에 오거라.
테세우스는 그렇게 아빠가 포세이돈인 줄
알고 계속 그렇게 살았겠죠?
그래서 무럭무럭 성장하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바닷가에 와서 아버지
하면 포세이돈이 답했을까요?
-아니요.
-철썩하면 이걸 다 대답으로 들은 거죠.
-뺨 때린 거 아니에요?
철썩.
-철썩 그러면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우리대로 상상을 해보면 테세우스는 아마
그러면서 그 외롭고 힘들고 견디기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면서 살았을 거예요.
그러다가 스무 살이 됐어요.
스무 살이 되니까 엄마가 팔뚝을 괜스레
만져봐요.
-바위 밀어야지, 바위.
-바위 밀 나이가 된 거예요.
그러니까 바위를 밀 힘이 될까 안 될까를
계속 체크한 거겠죠?
-우리 아들, 바위 챌린지하러 갈까?
-그래서 진짜 데리고 갔죠.
그런데 아이트라가 데려가고 싶을까요?
-보내기 싫을 것 같아요.
-맞아, 아테네로 어쨌든 떠나야 하는
거니까.
지금 아테네의 상황도 모르고 괜히 아들
보냈다가 또 거기서 모진 일을 당하면
어떡하나 이래서 걱정이 앞섰을 것
같은데요.
-걱정도 됐고.
사실 우리 요즘 어머니들도 이
아이트라의 심정일 수 있죠.
이 아이를 얘 길을 갈 수 있도록 보낼
것이냐 아니면 얘를 붙들고 내가 끝까지
살 것이냐.
이 붙들고 산다는 게 결혼 안 시키고
그런 건 아니잖아요.
마음에서 족쇄를 채워놓고 이 아이를
구속한다면 아이트라가 테세우스를 안
보내는 거나 마찬가지죠.
아이트라는 이런저런 고민 속에서 결심을
합니다.
얘는 얘 길을 가야 한다.
그래서 바위 밀어 봐, 이랬더니 한 번에
밀었을 수도 있고 못 밀었을 수도
있겠죠.
그러면 오늘은 아니다.
어쨌든 그런저런 과정을 거쳐서 어느
순간 이걸 밀었어요.
그러고 나니까 거기서 칼과 샌들이 나온
거예요.
-샌들.
-거기서 아이트라가 출생의 비밀을 또
이야기합니다.
사실 너희 아빠는 저 아테네를 다스리고
있는 아이게우스 왕이란다.
-엄마 또 무슨 소리야?
포세이돈이 아빠라며.
-포세이돈도 너의 아빠지만 너의 인간
아빠는 이런 일이 있었다.
이걸 가지고 아테네로 가거라.
이때 테세우스 가고 싶었을까요?
고민, 고민하다가 내 길을 가야 하나?
내가 거기까지 굳이 가야 하나?
이왕 이렇게 된 게 내 운명이라면 가서
정말 왕이 돼 볼까?
결국 이런저런 고민 끝에 가기로 결심을
합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아테네로 가는 길은 두
가지 길이 있다.
트로이젠은 펠로폰네소스 반도가 있고
이쪽에 본토인 아테네 있고.
하나는 배 타고 가는 거죠.
그래서 거기는 이렇게 움푹 들어간
곳이어서 배를 타고 가면 잔잔한 바다를
하루나 이틀이면 갈 수 있어요.
-바로 건너면 갈 수 있어요?
-바로 건너면 갈 수도 있어요.
시간도 짧게 걸리고 안전한 길이죠.
그런데 만약 육로로 간다면.
-돌아가야지.
-한참 돌아가야 해요.
몇 개월이 걸릴 수도 있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또 안전성은 어떻고요.
-맞아요, 어디서 뭐가 나타날지 모르니까
위험하잖아요.
-맞아요.
실제로 그 당시에 소문도 많이 났었어요.
여기에 악당도 많이 있고 또 괴물도
있다고, 이러면서.
그리 가면 여러 가지 위험한 요소가
있었던 거죠.
아이트라는 이렇게 두 가지 길을
알려주면서 어디로 가기를 원했을까요?
-바다.
-바다?
왜?
-아빠 있으니까.
-아니, 아빠가.
-포세이돈.
-포세이돈이 좀 지켜줄 것이다.
-포세이돈이 지켜줄 거니까.
-다른 아빠 찾으러 가는 길에,
포세이돈이 도와줄까?
-삐지지, 삐지지.
-그런데 포세이돈이 또 신이고
대인배라면 그래 내 아들이니까 편하게
안전하게 데려다주겠다.
그러니까 편하고 안전하고 짧은 길을
간다는 거죠.
그런데 테세우스는 어떤 결심을 했을까요?
-딱 보니까 또 육로로 갔구먼요.
또, 또, 또, 또.
-육로로 가야 또 얘기가 재밌지.
-강자...
-테세우스는 어쨌든 육로로 가기로
결정합니다.
-왜지?
-그래서 엄마가 이해가 안 되겠죠.
너 왜 그러니?
엄마, 아테네로 가자니 거기에 있는
아이게우스가 나의 아버지라고는 하지만
거기 상황을 어떨지도 모르는데 무작정
갔다가 내가 어떻게 당할지도
모르잖아요.
엄마 차라리 육로로 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좀 해볼게요.
제가 20년 동안 궁전에서만 자라났는데
나는 세상이 어떤지도 잘 모르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나의 한계는 어느
정도인지 알지도 못하고.
그래서 이 기회에 내 생각도 좀 정리하고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거기에 가서
아버지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든 말든
할게요.
이렇게 결심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육로로 갑니다.
-테세우스 생각에는 그 육로를 통해서
험난한 어떤 역경을 이겨내지도 못할
정도면 아테네 가서도 못 살아남을 수
있다,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아주 정확한 것 같아요.
그래서 갔어요.
가면서 천천히 갔는데 첫 번째 통과하는
관문이 에피다우로스라는 곳이에요.
그런데 가는데 사람들하고 만나겠죠.
어디로 가나 보니까 에피다우로스라는
곳을 지나려고 합니다.
그랬더니 그곳 조심하게, 그곳에는
무시무시한 악당이 있다네.
-악당?
-그런데 악당이 아니라 영웅이에요.
이름은 페리페테스.
-페리페테스.
-아버지가 누구냐면 헤파이스토스.
-그 대장장이.
-대장장이 신.
그 신의 아들인 거예요.
그런데 어떤 얘기가 들리냐면
헤파이스토스가 아들이 태어나니까
너무나 기뻐서 선물을 줬다는 거예요.
거대한 쇠몽둥이.
이게 대장장이 신이 준 거니까 얼마나
세겠어요?
-좋겠다.
-아들아, 이걸 가지고 네가 다니면 너는
어떤 적과 싸워도 이길 수 있다.
천하무적의 방망이다.
만약 페리페테스가 이걸 가지고 악당을
쳐부수고 약한 사람을 구하고 선한 일에
썼다면 그야말로 우리가 기억하는 영웅이
됐겠죠.
그런데 이 페리페테스는 좋은 조건을
가지고 무슨 일을 했냐면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데 쓴 거예요.
-도적질을 했네요.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테세우스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무서워.
무섭지 않았을까?
-처단해야겠다, 처단해야겠다.
-제가 아니죠.
-자기는 20살까지 궁전에서 편하게 잘
살았잖아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오싹했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호기심이 일었겠죠.
어떤 놈인지 한번 볼까?
얼마나 센지.
내가 정말 싸우면 이길 수 있을까,
없을까 이런 생각도 했을 테고 또는 이런
생각도 했겠죠.
내가 너무 생각 잘못한 거 아닌가?
그냥 편하게 살면 되지.
-만감 교차했겠네요.
-그러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을 테고 이런 테세우스의 모습은
저는 모든 사람이 어떤 결단의 순간에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겪게 되는 심정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제가 아까 테세우스가 제 삶에서
큰 힘을 줬다는 게 제가 그랬던 것
같아요.
어떤 중요한 순간이 다가왔을 때 내가
저걸 해낼 수 있을까?
두렵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우리가
어떤 일을 새롭게 해 보려고 할 때
두려움이 있잖아요.
그 두려움에 직면하는 순간 우리는 모두
한 사람의 테세우스가 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런데 테세우스는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페리페테스를 만나요.
그 길로 가는 거죠.
-사나이.
-딱 나타났는데 실제로 붙어봤어요.
그랬더니 이렇게 센 놈은 정말 처음 본
거예요.
이 순간 내가 여기에서 제압당하면
죽겠구나.
얘는 또 그 쇠몽둥이로 제압당한 애를 쳐
죽인다는데 얼마나 두렵겠어요?
-그렇죠.
-상상했던 것과 실제로 맞붙었을 때.
실제로 우리도 그렇잖아요.
어떤 일을 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해
나가면 술술 잘 풀리던가요?
-아니요.
-아니요.
-그런 것보다는 역경이 더 많죠.
-쉽지 않죠.
-순간, 순간이 고통스럽고 힘들고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나 하는 후회도
생기죠.
그 순간을 테세우스가 대변하는 것
같아요.
자기를 압도하는 엄청난 힘을 끝까지
버텨내고 이겨내고 그리고 쓰러뜨려요.
그리고 페리페테스에게 쇠몽둥이를
뺏어서 네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이
몽둥이로 패 죽였다고 했지?
그 사람들이 어떤 고통 속에 죽었는지
너도 당해봐라.
그러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때려 죽여요.
-응징을 했네요.
-피가 팍 튀었겠죠.
그때를 한번 여러분, 상상해 보세요.
테세우스가 그때 기분이 어땠을까.
-몇 개를 더 통과해야 하지?
-내가 어떻게 이거는 극복을 했는데
앞으로 이런 일이 얼마나 더 기다리는
거지?
내가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나?
내가 이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나?
이런 자신에 대한 회의.
즉 성취감과 승리감과 용기를 얻음과
동시에 자신감이 오히려 더 작아질 수도
있죠.
지금은 어떻게 내가 이걸 이겨냈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거기에서 굴하지 않고 또 갑니다.
한 번 가 보자.
또 어떤 일이 기다리는지 내가 이것을
극복했지만 또 어떤 일이 있고 나는 그걸
해낼 수 있는지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가요.
그다음에는 이스트미아라를 지역을
지나게 되는데 그게 펠로폰네소스 반도와
본토를 잇는 지협에 위치합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시니스라는 괴물이
산대요.
-또 있어, 괴물.
-악당.
-악당.
-이놈도 여러 가지 이야기 속에서
포세이돈의 아들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어떤 신의 아들이에요.
역시 영웅이죠.
그런데 얘는 타고난 좋은 조건.
금수저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조건을 선한 일에 쓰지 않고 역시
페리페테스처럼 악당으로 삽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잡아다가 나뭇가지,
소나무 가지들을 잡아당겨서 손과 발을
묶었대요.
그리고 탁 놓으면 어떻게 돼요?
-찢어져요.
-찢어져요.
-찢어지죠.
-능지처참을 시켰네요.
-능지처참으로 사람을 죽였대요.
-잔인했네요.
-엄청 잔인하죠?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테세우스의
마음은?
-지금이라도 돌아가자.
-졸린다.
-안 늦었다.
-그런 마음이 있죠.
그래도 페리페테스를 한 번 이겼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신감.
그래, 한번 또 부딪혀보는 거야 했겠죠.
결국 그 길을 가게 되고 시니스를 만나고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겨서 또 시니스를
제압하고 똑같이 묶습니다.
그리고 또 엘레우시스라는 곳에 갔더니
스키론이라는 놈은 왕인데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아 놓고 이 사람이 씨름을
잘했어요.
나랑 씨름 하자.
그 당시에는 레슬링이겠죠?
레슬링을 하면서 이기면 통과시켜 준다고
얘기를 해놓고 지면 죽여버리는 거예요.
-이상한 놈들이 너무 많이 모여 있는 것
같네요.
-그렇죠.
이런 사람들이 옛날에만 있을까요?
-지금도 있죠.
-어디에나.
-어디에나.
좋은 조건으로 태어나고 좋은 조건을
갖고 있지만 그것으로 약한 사람을
도와주고 선한 일에 쓰기보다는 권력을
누리는 것에 집착하고 약한 사람을
괴롭히고 갑질하고 이런 사람들 있죠.
그러면 그런 사람들이 이 시대의
페리페테스고 이 시대의 시니스라고 볼
수 있겠죠.
우리가 세상을 나가면 그런 사람들과
맞부딪히게 되잖아요.
그랬을 때 테세우스같이 용기 낼 수
있느냐.
아니면 그에게 굴종을 당하느냐.
이런 걸 생각해 보면 이 신화를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봐요.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네요.
-나는 혹시 이렇게 내가 갖고 있는 뭔가
작은 좋은 조건을 약하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선한 일에 쓰지 않고 누군가를
괴롭히고 누군가 위에서 군림하고
누군가를 아프게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게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이런 것도 생각해 보게 하죠.
이렇게 해서 5명을 물리쳤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테네 들어간 입구에
갔어요.
입구에 갔더니 시간을 잘못 계속해서 산
중인데 너무 어두워져 버린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보니까 여관이 있어요.
그래서 거기 들어갔죠.
거기에 들어갔더니 프로크루스테스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 거예요.
지금으로 말하면 호텔 사장, 뭐 이런
정도 되는 사람인데 이 사람도 악당인
거예요.
마지막 악당.
이 사람은 어떻게 했냐 하면 들어오는
손님 보고 키가 크면 키가 작은 침대
쪽으로 데려가는 거예요.
그리고 잠재운 다음에 묶어놔요.
그리고 깨어나면 너 왜 이렇게 키가 커,
이 침대에 맞게 내가 만들어주마.
그리고 튀어나온 부분을 도끼로
잘라버려요.
-인욱이 조심해야겠네.
-조심하세요.
-내 발목.
-무서운데요, 이거.
-그리고 키가 작은 사람이 오면 큰 침대
쪽으로 데려가는 거예요.
-잠깐만요.
-조심하세요.
-늘려, 늘려.
-그거 너무 무서운데.
-잠시만요.
-그러고서 잠재운 다음에 묶어 놓고
깨어나면 너 왜 이렇게 키가 작아.
내가 이 침대에 맞게 해 주마.
그러고서 망치로 툭툭 쳐서 쭉 펴줘요.
이런 사람 만난 적 있어요?
-다행히, 다행히 없습니다.
-만났으면 여기 못 있을 것 같습니다.
-만났으면 발목이 없겠죠.
-그런데 진짜 괴담이다.
진짜.
-그런데 서양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해요.
당신은 왜 나를 당신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뉘려 하십니까?
-왜 네 틀에 맞추려 하느냐.
-그러니까 자기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준에 다른 사람을 맞추려고 강요하고
힘들게 만드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당신은
나의 프로크루스테스.
-오늘 하나 배웠습니다.
프로크루스테스.
-프로크루스테스.
-프로크루스테스.
-프로라는 말이 앞으로 쭉 앞으로라는
뜻이고 크루스라는 말이 뚝뚝뚝 두들겨서
대장장이들이 쭉 이렇게 철을 펴는
행위를 말해요.
-프로크루스테스.
-쭉 펴는 자 이런 뜻이에요.
-앞으로는 약간 상사분이나 약간 본인의
틀에 맞춰서 이렇게 뭐 해 하시는 분에게
대놓고 뭐라고 못 하니까 프로크루스테스
닮으셨어요, 약간 이렇게 해야겠어요.
-바로 잘릴 것 같아요.
-모르시지 않을까.
-또 따지고 보면 우리는
프로크루스테스가 아닌가.
-그러니까요.
-그것도 생각해 봐야 해요.
그러니까 우리가 이런 신화를 잘
머릿속에 이 끔찍한 상황.
이게 머릿속에 상상, 이미지로 나오면 그
이미지가 개념으로 남는 거예요.
네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마.
다른 사람 힘들게 하지 마, 이거랑
프로크루스테스처럼 침대에 눕혀 놓고
자르고 늘리고 그러지 마.
어떤 게 더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요?
-후자요.
-그렇죠?
그리고 신화의 힘은 거기에서 나와요.
어떤 전달하려고 하는 정보나 지혜를
보다 강력하게 남길 수 있는.
그런데 어쨌든 테세우스도 죽을 뻔한
위기 속에 잡혀 들어가지만 거기서도
힘과 지혜를 발휘해서 결국
프로크루스테스를 제압하고 침대에
똑같이 뉜 다음에 네가 여기 들어오는
사람 이렇게 괴롭혔지?
그들의 고통을 너도 체험하게 해 줄게.
그러고서 처단했어요.
드디어 아테네로 들어왔어요.
-아테네 갑니다.
-드디어 입성.
-드디어 입성.
아테네로 들어오는 과정에 테세우스는
엄청나게 성장했겠죠.
-그렇죠.
-그리고 세상이 어떤 것인지 많이
파악했겠죠.
세상은 만만치 않고 힘들고 어렵고 힘든
사람이 많구나.
그리고 자신의 한계와 능력이 무엇인지도
깨닫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기를
성장시켰겠죠.
아테네 들어갔어요.
아이게우스를 만났어요.
아이게우스가 알아봤을까요?
-못 알아봤죠.
-못 알아보죠.
-증표를 보여줘 했겠죠.
-증표라는 생각도 못 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혔어요.
분명히 악당과 괴물을 물리치고 아테네에
왔다는 소문을 들은 거예요.
어떤 두려움에.
-나도 죽이러 왔나?
-그렇지.
그러면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20년 전에 버렸던 여인 그리고 그로부터
아들이 태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혹시 저 녀석이 내 아들?
한 번쯤은 생각을 해봤을 텐데 전혀
생각을 못 하고.
-생각을 아예 못 했구나.
-그 말은 과거에 버린 여인에 대해서
이만큼도 마음이 없었다는 거죠.
-아예 잊고 지냈네요.
-그렇죠.
게다가 아이게우스 뒤에는 한 여인이, 세
번째 부인이 있었어요.
그 이름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최고의
악녀라고 불리는 메데이아라는 거예요.
-메데이아.
-메데이아는 마법을 쓸 줄 아는.
-마녀다.
-마녀에 가까운 사람이었어요.
아이게우스에게 어떻게 접근했냐 하면
당신이 아들을 못 낳는다고 하는데 내가
약을 지어주고 나를 거두어준다면 아들을
낳게 해주겠다.
그래서 실제로 둘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난 거예요.
아이게우스가 서 있습니다.
앞에 테세우스 옵니다.
뒤에 메데이아가 서 있습니다.
아이게우스 몰라 봐요.
메데이아는.
-알아봤을 것 같아요, 마녀니까.
-알아봤을 것 같아.
-한눈에 알아봤어요.
마녀이기도 하고 자기가 딱 보니까
아이게우스가 닮은 거예요.
-그런데 아이게우스는 왜 이렇게 모르는
게 많아요.
자기 아들도 못 알아보고 신탁의 뜻이
뭘까, 이러면서 술만 먹고.
-우둔한 사람 같아요.
-약간 멍청한 사람이죠.
그러니까 아이게우스한테 메데이아가 저
청년이 왜 왔을까.
그러니까 나도 그게 두려워.
저 청년 이야기 들어봤지.
분명히 당신을 죽이고 당신의 권력을
빼앗을 것 같아.
없애버려야 해.
만약 저 아들을 알아본다면 내 아들,
아직 어린 상태잖아요.
내 아들이.
-위협받겠다.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메데이아는 어떻게 해서든지
죽이려고 하죠.
그러면 어떻게 할까?
없애버려야지.
어떻게 없애버릴까.
그때 당시 어떤 일이 있었냐 하면
아태네에 가까운 곳에 마라톤이라는 곳이
있어요.
거기에 미친 황소가 날뛰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사람을 들이박고 죽이고 농토를
황폐화시키는 거예요.
메데이아가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 황소를 잡아달라고 부탁해 봐.
그러면 그 싸우다가 죽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손에 피 안 묻히고 테세우스를
제거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테세우스가 이겨버리면 어떤
문제가.
아이게우스의 고민도 하나 해결이 돼요.
황소를 없애려고 군대를 보내기도 했는데
안 되는 거예요.
너무 세서.
그러니까 메데이아가 이야기하는 거예요.
황소랑 싸우다 죽으면 우리의 걱정을 덜
수 있고 테세우스가 황소를 죽이면
우리가 갖고 있던 또 하나의 걱정은
없어지니까 어떻게든 우리에게 이득이다.
-손해 볼 거 없네요.
-이러니까 아이게우스가 혹한 거예요.
-혹할 만하네요.
-그래서 좋다.
그렇게 하자.
그리고 부탁을 해요.
테세우스가 이 말을 듣고 너무 속
썩었겠죠.
이건 나보고 죽으라는 이야기네.
나를 몰라보는 것도.
-서운한데.
-서운한데 나를 죽이려고 한다.
그렇지만 내가 가야지.
그러면서 간 거죠.
그러고서는 마라톤으로 가서 그 황소를
때려잡습니다.
-역시.
-그래서 지금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이런
그림이 나와 있어요.
-황소 잡았네.
-이런 상황인데 만약 테세우스가 처음
출발할 때 육로로 오지 않고 배 타고
룰루랄라 이러고서 아테네에 갔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바로 황소한테 죽었겠죠.
-바로 메데이아한테 당했을 수도 있죠.
-그런데 그 6개의 과정을 거치면서
테세우스는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과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길렀던
거예요.
-성장하면서 왔죠.
-그러니까 메데이아가 첫 번째 작전
실패했잖아요.
안 되겠다.
얘는 죽여야겠다.
그러면서 여보, 봤지.
저 청년이 황소도 때려잡았어.
우리가 가만 놔두면 안 돼, 이러면서 더
부추긴 거예요.
그러면서 독살을 하자.
-독살.
-마라톤의 황소를 물리치느라고 수고
많았다.
우리가 잔치를 벌여줄 테니 와서
즐기라고.
그러면서 테세우스를 초청해요.
그러고서는 포도주 잔을 건네죠.
그런데 그 포도주 잔에는.
-독이.
-메데이아가 만들어 놓은 독약이 들어
있는 거예요.
-안 돼.
-테세우스가 알았을까요?
-이미 많이 경험치를 쌓았기 때문에
눈치가 있었을 것 같아요.
-눈치채죠.
-의심하죠.
-눈치채죠.
테세우스는 그 순간 너무 서글픈 거야.
나보고 죽으라는 거구나.
그러면서 입으로 가까이 가면서
마지막으로 자기가 숨겨왔던 바로
내놓으면 뭔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숨겨왔던.
-숨겨왔던~
-(함께) 나의~
-샌들과 나의 칼~
-그렇죠.
그림에서 본 것처럼 이거를 내놓습니다.
내놓고 이걸 말리는지 안 말리는지 보자,
이거죠.
그런데 이렇게 하는 순간 아이게우스가
마지막 순간에.
-알아본 거예요.
-칼과 샌들을 알아본 거예요.
그러고서 내 아들, 그때 그 내 아들?
그러고서 메데이아를 딱 본 거죠.
이 여자가 다 알고 죽이려고 했구나.
그러면서 메데이아를 쫓아내요.
그 아들도 그래서 도망가요.
아이게우스가 포도주 잔을 보는 순간 탁
쳐버렸어요.
내 아들.
그리고 부자 상봉이 된 거죠.
테세우스는 드디어 아테네의 후계자로,
정당한 후계자로 인정을 받은 거예요.
이 모습을 보면서 테세우스는 우리가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을까.
이런 걸 한번 생각해 보면 도전하는
사람, 도전하는 그것이 힘들고 어렵기는
하지만 두려움과 공포를 이겨내고
도전하는 자는 끝내 성공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보여준 거죠.
그리스의 옛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너희도 언젠가 이런
순간이 온다.
엄마의 품을 떠나서, 가족의 품을 떠나서
너만의 세상을 찾아 떠날 때 쉽고 편안한
게 그것이 성공의 지름길만은 아니다.
어렵고 힘든 일을 이겨내는 자가 더
강해지고 더 단단해질 수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그런 것도 있고.
-빙 돌아가야 해.
-그러니까 지금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사실 저도 아이들을 키우지만 편안하고
안전한 길을 가길 원하죠.
다치지 않고 상처받지 않기를 원하는데
사실은 그 길이 꼭 안전하고 편안한 길이
성공을 보장하는 길만은 아니죠.
테세우스의 이야기를 봐서 우리가 생각해
보면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편안하게
자랐던 이 20살의 청년이 편안하게 배
타고 아테네라는 곳에 던져졌을 때 어떤
일이 생겼을까, 생각해 보면 끔찍할 수
있죠.
그러나 그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겪으면서 강해진 사람은 아테네라는
곳에서 성공적으로 자기가 인정받는
거죠.
어쩌면 우리가 도달하는 어떤 지점,
그것이 상징적으로는 아테네로 표현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죠.
우리가 아테네로 어떻게 갈 것인가, 그
고민이 될 때 이 테세우스 이야기가 힘이
될 겁니다.
-저는 오늘 테세우스의 이야기를 쭉
들어보면서 우리 선장님이 왜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가장 나에게 많은 감명을
줬던 인물로 테세우스를 꼽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두 분은 어떠셨어요?
-저는 일단 테세우스 이야기 보면서 정말
무모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좀 많이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장님 말씀대로
성공 가능성이 없도록 도전하는 의미가
있는 게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예를 들면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 했던 그 수많은
분이.
-그렇죠.
-이거 해서 되겠다, 이렇게 생각을
계산을 했으면.
-맞아요.
-사실 엄두를 못 냈을 것 같은데.
-맞아요.
-그런 각오를 하고서도 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있지 않았나.
-맞습니다.
무모한 도전은 웬만하면 우리가 피해야죠.
그러나 우리가 도전의 가치와 실패의
가능성 이런 것을 생각해 봤을 때 도전의
가치가 크다면 무모한 도전도 해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늘 그리스 로마 신화 그 가운데에서도
테세우스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삶을
어떤 방식으로 대하면 좋을지 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그런 시간 아니었나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 우리 선장님께서 오늘의 강의 또
한마디로 정리를 해주신다면요?
-테세우스 이야기를 통해서 저는 이런
말씀 같이 나누고 싶어요.
실패와 성공을 넘어서 도전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을 수 있다.
도전하는 자만이 성공의 길을 찾을 수
있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도전합시다.
-도전합시다.
-도전.
-도전합시다.
그래서 우리 인욱 씨는 어떤 도전을
해볼래요?
-이거 그런데 이 아저씨는 도전을 너무
많이 해서.
저렇게까지는 못 살 것 같고 그게 실패할
것 같아도 두려움이 있어도 조금 도전할
수 있는.
-그렇죠.
-그런, 저분처럼 약간 도전 정신을
키워야 하겠다.
-그렇죠.
테세우스 이야기를 하면 테세우스
이야기가 엄청나서 도전 엄청난 것만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내 생활 속에서
바꿔야 할 것, 내 생활 속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하나씩 고쳐나가려고
하는 것, 이런 데서부터 생각해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약간 그런 거, 이거 나 못 바꿀 것
같은데 시도 안 하면 0인 거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시도를 하면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그렇죠.
-도전!
-도전.
-경환 씨는 오늘 어떻게 들었어요?
-지난주와 이번 주까지 해서 진짜 극히
일부만 들었는 데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더라고요.
-맞아.
-그래서 사실 이 나머지에 또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엄청 많이 숨어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음에 조금 더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필독서인 것은 다들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이름도 어렵고 양도 너무 많아서
엄두가 안 났다 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요.
오늘 들으셨던 것처럼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바로 그리스 로마
이야기입니다.
한 번쯤 묵혀뒀던 그리스 로마 이야기
책을 한번 펼쳐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지식 항해 떠나볼지
기대해 주시면서 저희는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오늘의 주제는 곤충의 생존 전략.
-곤충.
-대유동방아벌레라는 녀석이에요.
얘가 방아를 찧어요.
-20년 전에 제가 쟤를 많이 괴롭혔어요.
훅 해서 일어나면 다시 뒤집고.
-그렇죠.
-또 일어나면 다시 뒤집고.
-정말 위장의 최고의 달인이죠.
-신기하게 생겼어.
그래서 저는 이게 너무 신기해서 음악을
탁 틀고 후 부면 음악에 맞춰서 같이
흔들어요.
-맞아요.
-곤충 괴롭혔던 역사가 기네.
-그런데 문제는 뭐냐.
얘들이 위장을 하고 있어도 천적이 나를
찾아와요.
뭐를 하느냐.
다리를 떼어버려요.
또 어떤 종은 새똥 모양을 해요.
-(함께) 새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