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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지도 - 곤충의 생존 전략 (정부희 / 곤충학자)
등록일 : 2024-07-25 14:53:46.0
조회수 : 562
-보물이 되는 지식을 찾아 떠납니다.
펼쳐라.
-(함께) 보물지도.
-두 분은 하늘을 최초로 날았던 사람
누구인지 아시나요?
-알죠.
라이트 형제.
어렸을 때 위인전 읽었어요.
-나보다 똑똑한 척하려고 빨리 말하는 것
봐.
-엄청 빠르 말했죠.
-똑똑합니다.
똑똑해.
그렇다면 하늘을 최초로 날았던 동물은
무엇일까요?
-동물...
옛날에 익룡.
-익룡.
-그거는 공룡 아니에요?
-그러면.
-잘 모르겠죠?
잘 모르겠죠?
제가 방금 드렸던 질문에 대한 답 우리
선장님은 바로 해 주실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모셔보도록 할게요.
선장님.
-(함께) 나와 주세요.
-안녕하세요?
-방금 두 분께 드렸던 질문 우리
선장님은 아실 것 같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정답이 뭘까요?
-곤충이죠.
-곤충.
-그러니까 지구의 나이는 46억 살이에요.
그런데 곤충은 한 4억 년 전에 나와서
다른 동물에는 없는 날개를 가졌어요.
그래서 이제는 하늘을 나는 최초의
동물이다.
혹시 잠자리 아시죠.
잠자리가 지금은 멸종이 됐는데 그
잠자리가 화석 속에 지금 나와 있는
잠자리의 이 날개를 편 길이를 재봤어요.
그랬더니 65cm래요.
65cm.
-옛날 잠자리.
-그러니까 65cm면 아마 백로 아실 거예요.
백로의 몸 크기와 매우 비슷한 거죠.
-지금 남아 있는 잠자리들은 그러면 작은
잠자리들은 아직 있는 거죠?
-그렇죠.
큰 잠자리는 우리가 옛 잠자리라고 해서.
-옛 잠자리.
-멸종이 됐고요.
곤충들은 점점 소형화되는 쪽으로 진화를
해왔어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백로만 한 잠자리가 날개를 펼치면서
숲속 옆에 있는 시냇물가를 날아다닌다고
생각해 보세요.
-너무 무서운데요.
-그러니까 얼마나 이게 날개가
거추장스럽고 그리고 천적에게도 잘 눈에
띄고 그래서 아마.
-맞아요.
-점점, 점점 이게 대형 곤충들은
사라지고 지금은 좀 작게 소형화되게
그렇게 진화를 해왔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니, 제가 드렸던 질문에 이렇게나
자세하게 답을 해 주시는 거 보면 오늘의
지식 항해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곤충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면 우리 정부희 선장님과
함께하는 곤충에 관한 지식 항해 지금
바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주제는 곤충의 생존 전략.
곤충들이 이 척박한 지구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 그들의 어떤 방어
전략 또는 생존 전략을 알아보는 거로
하겠습니다.
-궁금하다.
-생존 전략 내용 들어가기 전에 곤충에
대해서 제가 잠깐 소개를 하면 저는
지구의 주인을 누구라고 하느냐
곤충이라고 해요.
왜 그러냐 하면 우리가 지금 현재 사는
지구의 생물은 150만 종이에요.
150만 종의 동물이 있어요.
-150만.
-물론 알려지지 않은 동물은 더 많겠지만
현재 공식적으로 알려진 동물들은 150만
종인데 그중에서 곤충은 100만 종입니다.
그래서 전 지구의 동물 중에서.
-3분의 2.
-3분의 2를 차지하기 때문에 제가 곤충을
지구의 주인이다.
대주주인 거죠.
그래서 이 곤충이 이렇게 많다 보니
우리가 하루도 곤충을 만나지 않은 날이
없어요.
혹시 댁에서 바퀴를 키우시는 분도 계실
테고.
-바퀴벌레예요?
-곤충이니까.
-그러면 선장님은 바퀴벌레라고
부르시나요?
바퀴 곤충이라고 부르시나요?
-바퀴가 맞습니다.
그러니까 한 번.
-그냥 바퀴.
-한 번 지어진 이름은 선취권 때문에
바꿀 수가 없어요.
그래서 바퀴라고 곤충 이름을 지어주신
분이 처음부터 바퀴벌레라고 안 하시고
바퀴라고 지으셨어요.
그래서 우리가 이야기할 때 바퀴라고
하는 게 정식 용어입니다.
-그러면 바퀴벌레다 하지 말고.
-바퀴다.
-바퀴가 나타났다.
-그렇죠.
-이렇게 해야겠네요.
-요새 좀 존경심을 담아서 바 선생님
오셨다고.
-바 선생님.
-아무튼 곤충은 이렇게 지구에 많다 보니
우리가 곤충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려요.
굉장히 저처럼 곤충을 보면 입이 귀에
걸리는 사람도 있고 또 곤충을 보면
대부분이 징그럽다, 혐오감을 느낀다,
부정적인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이 있죠.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고.
-바퀴벌레 보면 입에 귀에 걸리세요?
-이건 고백을 해야 하는데 제가 원래
시골에서 자랐거든요.
그런데 시골에서는 바퀴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바퀴는 원래 사는 곳이 열대
지방이 본고장이에요.
그래서 겨울이 있는 그 지역에서는
바퀴가 월동하기가 좀 힘들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점점 산업화가
되면서 겨울에도 난방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러니까 특히 도심 지역의 공동 주택에
아니면 공동 건물에 난방이 들어가니까
시골에서는 못 봤던 바퀴를 서울에
올라오면서 본 거예요.
그래서 이 바퀴를 봤는데 너무
생경하니까 솔직히 더 말씀드리면 지금
제가 모든 곤충을 다 어루만지고 할 수
있는데 바퀴는 제가 손으로 못 잡습니다.
-솔직하게.
-바퀴만큼은.
-바퀴만큼은.
이거는 아마 어렸을 때 경험을 안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선장님도 바퀴는 벌레도 취급하고
있으신 게 아닐까요?
-여기서 그러면 벌레하고 곤충하고 혹시
차이점을 아시나요?
-내가 좋아하면 곤충이고 내가 싫어하면
벌레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뭔가 벌레는 조금 더 약간 의미가 안
좋은 느낌이 났고.
이 벌레 같은 놈.
-버러지 같은 놈.
-벌레.
-그런데 곤충 같은 놈 이렇게는 안
하잖아요.
곤충은 마치 약간 중립적인 단어 같고.
-그렇습니까?
-바퀴벌레는 약간 안 좋은 느낌이.
-맞아.
-절반은 맞고 절반은 조금 어긋합니다.
-절반.
-벌레와 곤충 같은 의미예요.
-같은 의미이다.
-같은 의미인데 우리가 조금 더 분류를
하자면 벌레가 훨씬 더 큰 개념이에요.
다리가 많거나 또는 다리가 없는 동물이
기어갈 때 꿈틀꿈틀 기어가는 형상을
하는 동물을 우리가 벌레라고 해요.
그 벌레 중에서 다리가 6개 있는.
-머리, 가슴, 배.
-그렇죠.
머리, 가슴, 배 그다음에 날개가 4장
있는 애는 곤충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러면 벌레가 더 큰 개념.
-그렇죠.
벌레가 훨씬 더 큰 개념이고 곤충은 그
안에 들어 있는 부분 집합인 거예요.
-그러면 지네는 벌레예요?
-벌레.
-벌레긴 하죠.
-그렇죠.
지네도 벌레라고 부를 수 있죠.
-그런데 짚신벌레도 벌레지만 곤충에는
안 들어가는.
-그렇죠.
그러니까 벌레는 우리가 그냥 보통
명사라고 생각을 하시면 되고요.
곤충은 전문 용어로 그중에서 말씀드린
대로 곤충의 정의가 들어간, 머리, 가슴,
배로 되어 있고 다리가 6개인 그런
동물을 우리가 곤충이라고 부른다.
-좀 더 정확하게 아는 척할 수 있게
됐습니다.
-100만 종이나 되는 이 곤충들이
지구에서 번성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어요.
살아가는 데 있어서 척전을 만나기도
하고 그리고 경쟁자를 만나기도 하겠죠.
그들을 만났을 때 곤충들이 자기를
어떻게 방어를 하느냐.
그 전략도 곤충들이 지구에서 번성하게
되는 큰 이유가 되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이 곤충의 방어 전략을 한
5개로 제가 나눠봤어요.
몸이 무기다.
물리적인 방어를 하는 거예요.
내 몸에 붙어 있는 예를 들어서 가시.
아니면 사슴벌레는 다 아실 거예요.
사슴벌레는 뿔이 있거든요.
-딱딱하게.
-뿔을 이용해서 싸우는 거예요.
그래서 결투를 해서 이기는 자가 승자가
되는 거고 그다음에 이제 보호색은 잘
아실 거예요.
초록색을 띠거나 갈색을 띠거나 보색을
띠는 그런 곤충도 있고 경고색을 또 아실
거예요.
무당벌레 하면 몸 색깔이 굉장히
화려한데 이 아이들은 대체로 독을
가지고 있어요.
-여기도 오늘 무당벌레처럼.
-무당벌레.
-오늘 콘셉트가 무당벌레예요.
-오늘 무당벌레입니다.
그런데 독은 없을 것 같습니다.
-무당벌레 좀 닮았나요?
-맞습니다.
독이 없으면 무당벌레를 흉내 냈기
때문에 이런 걸 흉내 내기라고 합니다.
의태라고 하죠.
-의태.
-저는 무당벌레를 의태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건드리면 동물질을 쏘는
말벌이 대표적인데 화학물질을 또 만드는
그런 전략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마 하나씩 하나씩 한번
들여다보기로 할게요.
지금 사진에 띄운 녀석은 굉장히
아름다운 색깔이.
이름은 대유동방아벌레라는 녀석이에요.
-방아벌레.
-대유동에 사나요?
-제가 이 이름의 유래를 쭉 찾았어요.
찾았는데 우리 선원님처럼 맞아요.
제가 대유동에서 혹시 사나 싶어서
대유동이라는 지명도 한번 찾아봤어요.
그런데 그건 나오지는 않더라고요.
-아니고.
-저의 추측상 아마 어느 지역 이름을
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뒤에 방아벌레가 들어갔다고 하는 것은
뭐냐 하면 얘 특성이 아주 위험에 처하면
우리 디딜방아 찧어서 예전에 곡식을
가공했잖아요.
그런 것처럼 얘가 방아를 찧어요.
그다음에...
-얘가요?
-그다음에 어떻게 찧는...
-얘가 뒤집기 하는 애인가요?
-공중 회전돌기를 합니다.
사람들이 얘를 봤을 때 쟤는 방아를 찧는
것 같아.
그래서 이름을 방아벌레라고 지었고.
-방아벌레.
-또 별명이 있어요.
얘가 방아를 찧을 때 똑딱 소리가 나요,
뒤집을 때.
-똑딱 하면서 이렇게.
-똑딱벌레라고도 그렇게 부릅니다.
그래서 보통 방아벌레는 몸이 딱딱해요.
딱딱한 아이들을 우리가 딱정벌레목에
들어가는데요.
방아벌레들의 특성은 뭐냐 하면 몸이
거무칙칙해요.
대체적으로.
그런데 얘는 몸이 굉장히 화려하고.
지금 곤충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우리가 지금 야외에 나가면
최소한 하루에 한 번은 볼 정도로 아직은
흔한 곤충입니다.
그래서 이 방아벌레과의 특징은 뭐냐.
제가 더듬이에 동그라미를 쳐놨는데요.
곤충에 있어서 더듬이는 코의 역할을
해요.
더듬이 얼굴을 가만히 보면 우리와
비슷한 부분이 하나도 없어요.
코가 없어요.
그러면 얘네가 어디로 냄새를 맡지?
바로 더듬이로 냄새를 맡습니다.
그래서 왜 곤충들이 이렇게 기어갈 때
보면 더듬이를 막 이렇게 흔들어요.
흔드는 것은 주변의 상황들을 인지를
하기 위해서 굉장히 중요한 감각 기관의
역할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 방아벌레과는 더듬이 모양이
톱니 모양이다.
더듬이 모양에 따라서 곤충의 족보가
달라지거든요.
그리고 또 이렇게 딱정벌레답게 얘가 날
때는 꼭 비행접시가 나는 것 같거든요.
겉날개가 지금 딱딱해요.
갑옷을 입은 것처럼.
뒤에 보면 속날개가 있죠.
-안에 진짜 날개가 나왔네요.
-속날개는 낱개로 되어 있어서 저 속날개
힘으로 나는 거예요.
그런데 혹시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가
여름날 나는 소리를 들으셨는지
모르겠어요.
붕 하고 날다가 어디서 뚝 떨어지는
소리가 나요.
그건 뭐냐, 얘가 몸이 너무 무거워요.
이 딱딱한 갑옷을 입어서.
그런데 얘가 날 수 있는 힘은 저
그림에서 보듯이 속날개가 있기 때문에
멀리 비행은 못 하지만 짧은 거리라도 날
수가 있는 거예요.
-그러면 얘네는 날개가 4개짜리
곤충이에요?
-그렇죠.
곤충은 무조건 날개가 4장입니다.
-무조건 4장이에요?
-물론 뒤에 또 제가 소개를 하겠지만
날개가 퇴화된 녀석도 있고.
-퇴화돼서 2장이 되거나.
-그리고 또 파리 같은 경우에는 2장이
퇴화돼서 날개가 2장만 남아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곤충을 이야기할 때는
전반적으로 날개가 4장 있다고.
-4장.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방아벌레에 대해서는 생태가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지금 우리가 연구를 해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이 있거든요.
제가 야외에서 관찰을 하다 보니까 얘가
뭘 먹는지 궁금하죠.
그래서 보니까 저렇게 나무줄기를
주둥이로 살짝 씹어서 그렇게 즙액을
조금 먹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어른 벌레는 사실 사는 기간이
짧아요.
한 일주일에서 열흘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 기간에 얘네는 번식만 하고 죽으면 얘
임무를 다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먹는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긴 애벌레가 있어요.
대유동방아벌레 애벌레가 완전 철사
모양이죠.
그래서 얘를 철사벌레라고 하는데.
-철사벌레.
-얘는 어디서 사느냐.
사는 곳이 엄마랑 달라요.
어른 벌레와 달리 얘는 썩은 나무 속에서
삽니다.
썩은 나무 속에서 제가 추정컨대 다른 힘
약한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 거로 제가
추정합니다.
이 역시 생태가 잘 알려지지 않아서
추정만 할 뿐입니다.
방아벌레를 여기에 이렇게 소개를 하는
이유는 얘의 아주 기묘한 그런 행동을
제가 소개를 하려고요.
보면 모든 곤충들은 선제 공격을 하지는
않아요.
일단 자기가 위험에 맞닥뜨리면 자기가
어떤 식으로든 간에 피하는 쪽을
선택해요.
-피하는 게...
-그래서 일단 경쟁자 또는 포식자가
나타났다.
그러니까 우리가 쉽게 말하면 천적이
나타났다 하면 얘가 뭘 하느냐.
그냥 가짜로 죽어요.
지금 이 장면이 그냥 얘가 어느 장소가
있든 간에 그 상태에서 그대로
혼수상태에 빠지는 거예요.
우리 속된 말로 얼음이 돼요.
-연기파네, 연기파.
-죽은 척을 하는 거예요?
-그렇죠.
그러니까 곤충은 머리가 좋지 않아요.
그러니까 뇌가 있어도 아주 먼지만큼
작기 때문에 그렇게 뭐, 뭐 하는 체를 못
해요.
그러니까 죽은 척을 했다고 하는
표현보다는 얘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기절했다, 그걸 우리가 뭐라고
표현하냐면 가짜로 죽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걸 가사 상태에.
-(함께) 가사 상태.
-빠졌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거든요.
-가사 상태.
-그러니까...
-그러면 평소에 그냥 가사 상태에 갑자기
빠져요?
-그렇죠, 건드리면.
-건드리면.
-그러니까 위험하면.
-위험하면.
-위험하면 자기가 위험을 느끼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음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옆으로 이렇게 누워 있는
경우도 있고 보통 발라당 뒤로 뒤집어서
떨어져서 누워 있는 경우가 있어요.
이게 대유동방아벌레인데 얘는 가사
상태의 아주 끝판왕이에요.
보면 더듬이도 지금 안쪽에 접었고요.
다리도 배에 지금 다 오므렸어요.
보이질 않아요.
-거의 죽은 것 같아요.
-이때는 아무리 내가 건드려도 일어날
생각을 안 해요.
그래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지 돼요.
그 일정한 시간을 제가 한번 재보니까
대체로 30초에서 3분 정도 걸려요.
그 시간이 지나면 얘가 기절했던 몸
상태가 다시 원상으로 돌아와요.
그래서 몸을 꿈틀꿈틀, 더듬이도
꿈틀꿈틀, 다리도 꿈틀꿈틀하면서 몸을
뒹구적뒹구적하면서 몸을 일으켜요.
일으키는데 이 방아벌레는 어떻게
일으키냐.
몸을 뒤집듯이 이렇게 둔하게 뒤집는 게
아니고.
-여기서 방아처럼 점프하는.
-그렇죠.
그런데 얘가 일어날 때가 됐어요.
한 3분이 지나면 일어나는데 제가
동그라미 쳐 놓은 부분이 바로 지렛대
역할을 해요.
저게 배 쪽에 있는 돌기인데 이 돌기를
움직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윗몸일으키기 하듯이 뒤로
젖혀다가.
-팍.
-앞으로 이렇게 하면 그 반동 힘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하느냐.
이런 식으로 얘가 지금 뛰어오르는
장면을 이렇게 찍은 거예요.
공중으로 튀어 올라서 그대로 떨어지면
바로 그냥 누워서 떨어지는 거잖아요.
거기에서 180도를 회전하는 거예요.
회전을 한 다음에 바닥으로 뚝 떨어지면.
-올바르겠죠.
-올바른 자세가 되어서 걸어가기가 좋은
거예요.
-그러면 되게 코어 힘이 좋겠어요.
-코어 힘이 좋은 거죠.
-그렇죠, 코어 힘이 좋죠.
-이제 와서 이야기하는데 20년 전에 제가
쟤를 많이 괴롭혔어요.
-그러셨군요.
-똑 해서 일어나면 다시 뒤집고.
-그렇죠.
-똑 해서 일어나면 다시 뒤집고.
-왜 그랬어요?
-그런데 저도 어릴 때 신기해서 본 적
있어요.
-제가 양학선 선수보다 얘가 점수가 더
좋다고 그렇게 표현해요.
얘는 10점 만점에 10점인데 그게 열 번
뛰었을 때 최소한 성공률은 아홉 번
이상이에요.
얘가 뛸 수 있는 높이가 180cm인 사람의
키로 환산했을 때 45층을 뛴대요.
그러니까 얘가 뛰는...
-그렇지, 그렇지.
몸에 비해서.
-그렇죠.
자기 몸에 비해서, 얘가 지금 한 1cm밖에
안 되는 아이가 한 3, 40cm 정도를 뛰게
되는 거니까.
-그것을 계속 시켰단 말이에요?
지금 빨리 사과해요, 대유동방아벌레한테.
-지금...
-빨리 사과해요, 카메라 보면서.
-갔어요, 못 들어요.
20년 전이라.
-그래서 얘가 이제 이렇게 공중회전
돌기를 하는 이유는 뭐냐 하면 그냥 단
한마디로 천적을 따돌리는 방법이에요.
그러니까 1차로 가사 상태에 빠졌을 때
얘를 잡아먹으러 왔던 천적이 뭔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쫓아왔는데 움직이지
않으니까 놓친 거예요.
시야에서 먹잇감을 놓쳤어요.
-수동적 방어.
-그렇죠.
그리고 나서 막 찾고 있는데 얘가 다시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면서 펄떡 뛰는
거죠.
뛰면서 포식자의 시야를 교란시키면서
자기는 유유히 도망을 가는 거죠.
-궁금한 게 있습니다.
그러면 기절했다가 점프해서 다시 정신을
차렸잖아요.
그런데 또 팍 놀라게 하면 또다시
기절하나요?
-네, 바로.
그냥 얘들은 자동입니다.
그냥 건드리면 바로 얼음이 됩니다.
-그래서 뒤집어도 바로바로 안 뛰는구나.
한참 있다가 뛰는구나.
-그렇죠.
왜냐하면 바로 뛰지를 못하는 게
혼수상태에서 벗어나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몸에 있는 체계가, 신경 체계가
일정 시간이 지나야 다시 제 컨디션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 일정 시간이 필요하군요.
-그래서 모든 곤충이 이렇게
뛰어오르지는 않고요.
방아벌렛과가 유일하게.
-방아벌레.
-우리나라 곤충 중에서는 뛰어오르고요.
우리나라의 곤충의 70% 정도는 가사
상태에 빠집니다.
그러니까 1차 방어가 가사 상태에 빠지는
거예요.
내 몸 자체가 무기인 거예요.
내가 누구를 공격할 수는 없고 위험에 딱
처하면 그냥 내가 죽는, 가짜로 죽는
거죠.
-제일 효율적인 방법이네요.
딱 죽어서.
-그다음에 우리가 잘 아는 보호색,
보호색 작전이 있는데 우리가 초록은
동색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보호색
하면 우리가 대벌레를 저는 1번으로
소개를 하거든요.
-여기에 무슨 벌레가 있어요?
-네, 지금 있죠.
-저기 있네요, 중앙에.
-대벌레처럼 정말 나뭇잎과 또는
나뭇가지와 똑같은 곤충이 세상에 없는
것 같아요.
이게 지금 피나무 잎사귀예요.
그런데 잎맥을 잘 보시면 잎맥하고 지금.
-비슷하게.
-대벌레하고 보면 거의 비슷해요.
-저는 대벌레를 예전에 봤는데 너무
신기한 거예요.
왜냐하면 뭔가 벌레 비슷한 게,
나뭇가지인 줄 알았는데.
-그렇죠.
-자세히 보니까 약간 움직였어요.
-그렇죠.
-너무 신기해서 가까이에서 바람을 불어
보니까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흉내
내더라고요.
-그렇죠.
-자기가 이렇게 나뭇가지가 흔들리듯이
막.
그래서 너무 신기해서.
-그 그림이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게 너무 신기해서 이
음악을 탁 틀고 후 불면 음악에 맞추어서
같이 흔들고.
-맞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몇 번이나 키운 적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 지금 곤충 괴롭혔던 역사가
기네.
-그러네요.
-사과하세요.
-사과하세요, 대벌레한테.
-대국민 사과하겠습니다.
-나무 줄기에 딱 달라붙어 있어요.
그러면 저는 사진 촬영을 하거든요.
사진도 사실은 우리 한반도에서 사는
곤충에 관련한 굉장히 소중한 자료이기
때문에 얘가 아무래도 프레시가
터뜨려지면 움직이잖아요.
그러면 딱 달라붙어 있다가 얘가 딱
경계를 해요.
그래서 딱 이렇게 집고 일어나요.
일어나면 몸을 어떻게 하느냐.
하신 것처럼 흔들어요.
-진짜 나뭇가지처럼.
-그러면 멀리에서 보면 어떻게 보이느냐.
바람에 지금 나뭇가지가 나부끼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정말 그렇게 보여요.
-정말 위장의 최고의 달인이죠.
그래서 보면 대벌레가 기네스북에 올라간
종도 있어요.
몸길이가 62.4cm 되는.
-이만할 것 같다.
-이렇게 몸이 큰 아이도 있는데 대벌레
딱 보면 어떤 느낌이 딱 드느냐.
날개가 없어요.
-그러네.
-얘는 날개가 퇴화가 됐어요.
퇴화가 됐는데 그 모습이 우리나라에서
사는 대나무 있잖아요.
대나무하고 매우 비슷해요.
그래서 얘를 한자 이름으로 죽절충이라고
불렀거든요.
-죽절충.
-대나무 죽 자.
-마디 절.
-마디 절 자 써서.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그 이름에서 차용한
거죠.
대벌레다.
-대벌레.
-그러니까 이름을 굉장히 잘 지은 것
같아요.
아무튼 이래서 얘들은 저 아래쪽에 있는
거는 느티나무 잎사귀에 앉아 있는데
잎맥에 앉아 있으면 느티나무 잎인지
아니면 대벌레인지 알 수가 없어요.
-진짜.
-왜냐하면 다리를 지금 양쪽으로 쭉
펼치고 있어요.
가운데 다리하고 뒷다리는 옆쪽으로
펼치고 있고 앞다리를 지금 앞으로
나란히 하듯이 앞으로 쭉 펼쳤어요.
그래서 다리는 모두 6개가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렇게 하고 있으면 나뭇잎인지
알 수가 없죠.
그런데 문제는 뭐냐, 얘들이 이렇게 내가
위장을 하고 있어도 천적이 나를
찾아와요.
그럴 때를 대비해서 얘들이 하는 자기
방어 전략이 있어요.
뭐를 하느냐, 다리를 빼버려요.
-저 긴 다리를요?
-도마뱀이 왜 잡히면 꼬리를 자르듯이.
-꼬리 자르듯이.
-얘들의 관절은 약해요.
약하다고 하는 것은 정말 운이 나쁘게도
자기가 다리를 천적에게 잡혔어.
그러면 그 다리만 떼고 가면 앞으로
기어갈 수 있잖아요.
-다리 그때 잡았어요, 안 잡았어요?
-다리 그냥 바람만 불었어요.
-맞아요?
-바람에도 끊어지는 거 아니에요?
-대벌레아, 미안하다.
-그래서 아무튼 얘들은 다리를 잡거나
오래 잡고 있으면 다리가 잘 떨어져요.
잘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속내를 보면
자기의 방어 전략이다.
-살기 위해서.
-왜냐하면 내 몸은 살아도 다리만
떼버리면 되는 거니까.
그래서 쟤는 지금 다리가 세 개밖에
없어요.
세 개밖에 없으면.
-관절이.
-쟤는 충생으로 살아가는데 굉장히
어려움이 많겠죠.
-재생은 따로 안 되나요?
-재생은 어른 벌레가 됐을 때는 잘
안됩니다.
-어른이 되면.
-애벌레일 때는 탈피를 할 때마다 조금씩
재생이 된다고 하는데 완전 복구는 되지
않습니다.
-관절이 약하면 글루코사민을 먹어야
하는데.
-그렇구나.
전해줘요.
다음에 대벌레 만나면.
-우리가 방아깨비를 띄웠는데요.
우리가 방아깨비는 뒷다리를 붙잡고 방아
찧어라, 방아 찧어라 하잖아요.
이렇게 할 때 얘네들도 역시 자절 현상을
일으켜요.
곤충에게 있어서 최대의 천적은
사람이에요.
-사람이구나.
-사람 지금 손아귀에 있어서 얘가 공포에
질려서 탈출을 하려고 하는 거야.
그런데 사람들은 너 방아 찧어 봐 하면서
얘를 가지고 노는 거죠, 그렇죠?
-방아깨비야 미안했다.
했어요, 저도.
-미안하다.
-그러면 얘가 막 점프를 높이 하다가
다리가 떨어져요.
-어떻게 해.
-그러면 사람들이 얼른 놔줘야 하는데
얘는 다리 하나 가지고도 방아를 찧을 수
있어 하고 한 다리를 붙잡고.
-잔인해.
-계속 찧으라고 해요.
-저는 그러지는 않았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그러지 말자는
의미에서 제가 지금 이 그림을 띄운
겁니다.
-나는 잡고만 있었는데 자꾸 다리가
끊어지더라고.
내가 끊은 줄 알고.
-쟤는 살려고 그런 거죠.
-그러네.
-아무리 위장을 해도 얘들은 천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벌레가 알을 많이 낳는 건데요.
이게 지금 직박구리라고 하는 새예요.
-직박구리.
-직박구리.
-폴더 아닌가요?
-폴더 이름으로, 맞아요.
-그래서 대벌레들은 봄에 알에서
깨어나서 여름까지 개체 수가 굉장히
많이 불어나요.
그때는 오히려 새들은 어떻게 해요?
새들은 또 자기 새끼를 키우는
기간이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새들의 먹이가 되는
거예요.
-새들도 먹고살아야지.
-그렇죠.
새뿐만 아니고 거미도 먹을 수 있고
말벌도 먹을 수 있고 아무튼 이 대벌레는
최하위에 있기 때문에 천적들이 굉장히
많아요.
자기를 노리는 천적들이 많아요.
아주 다행스럽게 정말 운이 좋은
아이들은 천적의 공격을 피해서 이제
어른벌레가 돼요.
어른벌레의 가장 큰 역할은 뭐냐 하면
번식이거든요.
이 어른벌레가 되는 시기는 여름부터
가을까지인데 그때 되면 이제는
대벌레들이 알을 낳기 시작해요.
그런데 보통은 곤충들이 알을 낳기 전에
짝짓기를 해서 유전자를 교환하거든요.
그런데 특이하게 이 대벌레들은 짝짓기를
거의 안 해요.
90% 이상이 암컷 혼자서 자기 홀로 알을
낳아요.
이런 거를 우리가 처녀생식이라고
하거든요.
-처녀생식.
-이거는 실험을 해 보니까 한 3대까지
키워보니까 암컷이 나올 확률이 90%밖에
안 돼요.
한 10% 정도만 수컷이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가 처녀생식이 얘들의 주된 생식
방법이다.
이렇게 우리가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렇다면 10%의 수컷은.
-지금 여기 사진에 나와 있는.
-교미를 하기도 하는군요.
-그렇죠.
이거는 제가 지금 야외 조사 경험이
굉장히 많은 사람인데 제가 20년이
넘어요.
넘는 동안에 대벌레 짝짓기 하는 걸 단
두 번 봤어요.
-드문 거네요.
-그렇죠, 굉장히 드문 거죠.
그래서 자랑삼아서 이렇게 띄워봤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짝짓기를 하기도 하고
아니면 짝짓기를 안 하는 경우에는 암컷
혼자서 알을 낳습니다.
-남자 필요 없어.
-알을 어떻게 낳느냐.
알은 정말 무방비 상태로 알을 낳아요.
굉장히 성의 없게 알을 낳아요.
어느 풀 위로 올라가요.
아니면 나뭇잎 위로 올라가서 약간
돌멩이 같은 알을 700개 정도를.
-700개요?
-바닥에다가 뚝뚝 떨어뜨려요.
-변 보듯이요?
-그렇죠.
그래서 많이 낳는 거예요.
왜냐하면 땅에 낳으면 그렇잖아요.
비가 오면 비에 쓸려 갈 수도 있고.
-생존율이 희박하니까.
-그렇죠.
개미가 또 끌고 갈 수도 있고 또 다른 땅
위에서 사는 천적들이 얘들을 쓸고 갈
수도 있고.
그다음에 사람이 가장 큰 천적인데
사람들이 살충제를 뿌려서 얘들을 죽게
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어요.
그러니까 알을 많이 낳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어떤 문제가 있느냐.
이런 문제가 있어요.
3년 전인가요?
2020년에 대벌레가 서울시에서 완전히
대발생했다.
-저거 지금 다 대벌레잖아요.
-네, 다 대벌레.
-이게 지금 정자예요.
-다 대벌레.
-지금 밑에 까맣게 깔려 있는 것도 다
대벌레네.
-깔려 있는 것도요?
-네, 산책로에 있는 쉼터 같은 거기에
대벌레가 대출몰한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됐겠어요?
민원이 들어갔겠죠.
너무 징그럽다.
얘들이 우리 집 창문에도 온다.
어떻게 하느냐 이래서 뉴스에도 나오고.
-맞아요.
-이러면서 그래서 바로 살충제를
살포해요.
살포해서 아마 제 생각에 그때 거의
몇천만 마리 정도 이렇게 숫자가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래서 지금 밑으로 뚝뚝 떨어진 것을
빗자루로 다 쓸고 있죠?
저렇게 사체가 된 거예요.
그래서 바로 방제를 했어요.
방제를 했는데 이게 왜 대발생을 했느냐.
정확한 원인은 잘 모르죠.
이게 생태기 때문에 1, 2년을 관찰해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저는 추측건대 뭐가 있느냐.
도심에서는 왜 숲, 정원 이런 데를
가꾸면서 사람들이 이제는 많이 산책을
하죠.
산책을 하면 이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곤충 하면, 벌레 하면 징그럽다.
이런 게 머릿속에 떠오르니까 이것 좀
치워주세요 하고 계속 관에 민원을 넣는
거예요.
그러면 정기적으로 소독을 하더라고요.
살충제를 뿌리게 되면 내가 없애려고
하는 사람이 없애려고 하는 종만
없어지는 게 아니고 그 주변에 있는 모든
생물들은 다 살충제에 죽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얘들을 잡아먹는 천적, 거미부터
시작해서 말벌, 침노린재 등등.
그러니까 이게 생태계의 순환이
깨져버리는 거죠.
깨지는데 온난화까지 생기면서 이 알들이
부화하기 훨씬 더 좋은 조건이 되는
거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원인이 되다 보니
대벌레가 어느 특정 지역에, 특히 도심
지역에 대발생을 하게 된다.
-알은 700개를 낳아놨는데.
-그렇죠.
-먹어줄 천적들이 많이 없어지니까.
-없어지니까, 그렇죠.
-막 더 나올 수도 있고.
-그런데 진짜 우리가 징그러워할 입장이
아닌 게 사실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알이
부화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잘된
거잖아요.
-그렇죠, 그렇죠.
-그런데 그렇게 만든 게 우리인데 또
많이 태어났다고 악, 이렇게 하기가
미안하다는 생각이 좀 드네요.
-솔직히 대벌레 입장에서는 인간이 더
징그럽고 무서울 것 같아요.
-맞아요.
뭐가 저렇게 커?
이러면서.
-그러니까.
-우리가 한 번 생각은 해 봐야 해요.
그때도 인터뷰 요청을 많이 받았었는데
제가 그때 제안한 게 뭐였냐 하면 내가
만약에 그 관의 책임자라면 이 대벌레가
대발생한 시기가 코로나 한참
번성기였거든요.
-20년이면.
-그래서 나는 어린이들 아니면 지금 밖에
나오지도 못하는 이 시민들을 위해서
여기에서 생태투어를 나는 제안하겠다.
그렇잖아요.
이게 곤충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고 얘네들의 한살이를 쭉
들여다보면서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도 있는 거고, 그리고 또 저는
재난문자를 보내겠다.
대벌레는 우리 몸에 하나도 해롭지 않다.
우리 인간에게 하나도 해롭지 않아요.
얘네는 사람들한테 어떤 나쁜 영향을
주는 게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먹는 음식을 먹는
것도 아니에요.
뭐 과수원에 내려가서 잎사귀를 먹을
수는 있지만 얘네하고 우리가 어떤
공생하는 그런 법을 깨달아갈 수 있는
그런 생태투어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다고 그렇게 제가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그저 최하위일 뿐이야.
-그래서 또 보호색이 또 하나가 있는데
아까 대벌레는 초록은 동색이라고 해서
주변의 색깔과 매우 똑같게 자기 몸
색깔을 지녀요.
-눈에 안 띄게.
-거기에 비해서 또 어떤 종은 새똥
모양을 해요.
-(함께) 새똥?
-네, 자기 몸을 새똥처럼 치장하는 거를
우리가 변장이라고 해요.
-위장술이네요.
-그것도 일종의 보호색의 작전이에요.
보면 지금 이게 애벌레예요.
애벌레인데.
-진짜 새똥 같네요.
-왕벼룩잎벌레 애벌레인데.
-얘는 더럽다.
-더러울 수도 있는데 보면 볼수록
귀엽습니다.
그래서 자기 몸에 보면 순대같이 생긴
그런 똥자루를 딱 지금 얹고 있어요.
-안 돼.
-그러면 초록색 똥 같은 거 저거.
-지금 초록색 잎사귀는 붉나무
잎사귀고요.
얘는 먹이 식물이 붉나무예요.
옻나무, 뭐 개옻나무, 붉나무가 있는데
붉나무가 먹이 식물이고.
-붉나무라고 하는데 그러면 리을, 기억
받침인가요?
-네.
-진짜 붉은색 할 때 붉.
-붉다.
붉게 물들다 할 때 붉다예요.
가을 되면 붉게 만든다고 해서 이름이
붉나무고요.
볼게요.
지금 이게 붉나무가 봄 되면 새싹이
올라와서 저렇게 잎사귀가 아주
파릇파릇하니 초록색이죠.
거기에 지금 애벌레 하나가 딱 붙어
있어요.
곤충은 자기 먹이 식물 이외에 남의
밥상을 건드리지 않아요.
그러니까 배추 잎사귀를 먹는 애들은
오로지 배추 잎사귀만 먹고 토끼풀을
먹는 아이들은 토끼풀만 먹어요.
이 왕벼룩잎벌레는 오로지 붉나무나
옻나무만 먹고 살아요.
-정해진 것만 딱.
-그래서 붉나무만 오로지 먹는 거예요.
지구에서 만약에 옻나무가 사라지면 이
종도 사라져요.
그래서 얘는 먹으면서 뭐를 하느냐.
잎사귀 뒤에 숨지를 않아요.
보통은 곤충이 잎사귀 뒤에 숨거든요.
얘는 잎사귀 위에서 버젓이 앉아 있어요.
나는 새똥이야.
그러니까 나는 더러우니까 먹지 말라고
자기를 지금 계속 과시하면서 저렇게
사는 거예요.
그 힘이 어디서 나오느냐, 내가 싼
똥이에요.
-그 순대 같은 게 그거예요?
-네, 자기가 싼 똥을 지금 등 위에 얹은
거예요.
-그러면 진짜 더러운 거네요.
-더럽지는 않죠.
-그런데 인간의 똥만큼 그런 똥이 아니지.
-창과 방패다, 창과 방패.
-그래서.
저 새똥이 지나가다가 똥을 싸놓았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는거죠.
그래서.
-얘 똥 많이 쌌네.
-걔가 이제 가까이 갔어요.
-이게 안 더럽다고요?
-네.
보면 왼쪽이 지금 머리 쪽이고요.
똥이 지금 나오는 쪽이 배 꽁무니
쪽이에요.
항문이 배 꽁무니 쪽에 있잖아요.
그쪽에서 똥을 계속 싸서 올려요.
자기 몸을 뒤덮는 방법은 간단해요.
그냥 앞서 나온 똥을 뒤에 나온 똥이
밀어 올리는 거예요.
-계속 밀어.
-그렇죠.
계속 밀어 올려서 얘를 거의 등짝까지 다
뒤엎어요.
제가 한번 그림을 더 보여드릴게요.
이거 보세요.
집단으로 살면서 지금 몸은 하나죠.
몸 색깔은 안 보여요.
모두 다 자기 배설물을 다 뒤집어쓰고
있다.
-얘네는 변비 걸리면 어떻게 해요?
-변비 안 걸려요.
-변비 안 걸려요?
-왜냐하면 먹는 물질이 섬유질이기
때문에.
-잘 나오겠다.
-잘 나와요.
-사람과 다릅니다.
-저는 곤충학자다 보니까 실험을 잘해요.
과연 이 똥을 없애면 다시 복구를 할까?
이게 궁금하잖아요.
그래서 이걸 살짝 없애봤어요.
-이게 떼져요?
-그렇죠.
아주 부드러워요.
손으로 만지면 다 으깨져요.
-손으로 만졌어요?
-그럼요.
-사람 똥이랑 다릅니다.
-오히려 곤충 입장에서 보면 사람 똥이
정말 싫을 거예요.
그래서 쟤를 살짝 손으로 훑어내면 등에
있는 똥이 다 사라졌잖아요.
그러면 얘가 몸에 있는 털로 이게 사라진
것을 알아내요.
-느껴지겠다.
-우리가 곤충 특히 애벌레 몸에 달려
있는 털을 보면 징그럽다고 하잖아요.
그거는 곤충에 대한 예의가 아니에요.
-반성합니다.
-털은 신경하고 연결되어 있어서 털로
주변에 있는 여러 가지 환경 변화를
얘네들이 알아차리거든요.
-감각 기관이네요.
-그래서 만약에 곤충을 요즘 왁싱한다고
하죠.
제모를 해요.
제모를 하면 얘는 더 이상 곤충으로서
구실을 못 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자기가 뭔가를 어떤 외부에
있는 여러 환경 변화를 인지해야 하는데
그 감각 기관이 사라진 거기 때문에.
-곤충 왁싱 NO.
-그래서 똥을 없애잖아요.
없애면 얘가 알아차려요.
그래서 복구를 해요.
-복구를.
-지금 이렇게 복구하고 있는 거예요.
-다시 똥 뒤집어쓰네요.
-지금 맨 아래쪽에서 똥이 계속 올라오고
있죠.
-원래 등에 든든한 게 있었는데
없어지니까 휑하니까.
-그렇죠.
왜냐하면 이렇게 똥이 없어지면 얘네들이
천적으로부터 금방 눈에 띄어요.
띄기 때문에 본능이라고 하는 것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본능이었을 거예요.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을 겁니다.
-그렇죠.
그래서 이런 식으로 다 싸서 올립니다.
-많이도 쌌다.
-게네들은 막 이렇게 하다가 똥이 밑으로
떨어지면 저 아까운 내 똥 막 이렇게
하겠네요?
-그렇죠.
그래서 이 애벌레가 있는 곳을 보면
잎사귀 아래가 어떤 경우는 똥 범벅이 될
수도 있어요.
흐르니까.
-흘러내리니까.
-약간 물기가 있거든요.
물기가 있으니까 흘러내리죠.
그래서 저 같은 사람들은 나무가 너무
키가 크면 저는 키가 작으니까 잘 보이지
않잖아요.
그러면 잎사귀 아래 떨어져 있는 똥을
보고 얘가 있겠구나 미리 짐작하는 거죠.
-추측을 알 수 있는 거네요.
-아무튼 이 똥을 왕벼룩잎벌레라고 하는
곤충이 살고 있다는 단서가 됩니다.
-쟤네들도 똥을 많이 바닥에 흘리면 이런
곤충 박사 같은 천적한테 들킬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내 똥 떨어뜨린 것도.
-천적이라니요.
-곤충에게는 제가 최대의 천적이죠.
이렇게 노란색도 있어요.
몸 색깔이 노란 색인 경우에는 옻나무를
먹은 경우에는 색깔이 노랗다고 합니다.
-먹은 것대로 그대로 몸 색깔이 나오는
거예요?
-그렇죠.
아까 붉나무를 먹는 아이는 몸 색깔이
보랏빛이고 옻나무를 먹으면 노란빛이
된다는 것.
그러면 이렇게 똥을 뒤집어쓰고 있으면
나는 새똥이라고 하고 살면 과연 얘가
안전할 거냐.
그렇지 않습니다.
얘한테 나오는 곤충에게 나오는 채취가
있고요.
그다음에 얘네들이 싸는 똥도 오히려
나를 보호하려고 내가 지금 배설물을
뒤집어쓰고 있는데 그 배설물 냄새에
유인이 돼서 기생벌이 날아올 수도
있어요.
-기생벌.
-지금 동그라미를 쳐놓은 아이는
기생벌입니다.
기생벌이 지금 몸을 유턴하듯이 몸을
완전히 이렇게 U자로 휘어진 상태에서 배
꽁무니를 저 애벌레 몸에다가 침을
박았어요.
그리고 마취를 시키면서 거기다가 알을
낳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알을 낳는다고요?
-애벌레에게.
-애벌레 몸에 알을 낳는.
-몸에 알을 낳는 거예요.
-그래서 기생벌이구나.
-그렇죠.
기생하는 벌이라고 해서 기생벌이라고
이름을 부릅니다.
그래서 저 애벌레, 왕벼룩잎벌레 애벌레
몸에서는 누가 나올 거냐 앞으로
기생벌이 나올 겁니다.
이렇게 자연 세계는.
-똥 열심히 쌌는데.
-얘가 알을 보통 200개 낳는데요.
200개를 낳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예요.
사람은 200명의 아이를 낳을 수 없잖아요.
그만큼 키우기 힘들 거잖아요.
-2명, 3명도 안 되는데.
-그렇죠.
곤충은 그렇지 않은 거예요.
육아도 하지 않고 여러 가지 조건이 너무
안 좋아요.
너무 안 좋으니까 얘들이 할 수 있는
거는 대를 이을 수 있는 방법은 다산밖에
없는 거예요.
-다산.
-다산.
-이 아이가 어떻게 되느냐, 아까 이
애벌레들이 땅속으로 들어가요.
5월 말이면 땅속으로 들어가서 땅속에서
번데기가 되고 여름잠을 자고 가을 잠을
자다가 추석쯤에 얼음 벌레가 돼서
나와서 이렇게 짝짓기를 하고 분나무
줄기에 알을 낳고 죽습니다.
-또 붉은색이네요.
-그런데 얘네들은 왜 이름이
왕벼룩잎벌레예요?
-왜 그러냐 하면, 질문 너무 잘하셨어요.
다리를 보세요.
다리가 지금 짝짓기 하는 뒤에 있는 얘가
수컷인데 앞다리하고 가운데 다리는 등을
잡았어요.
뒷다리를 보면 지금 접었는데 알통
다리처럼 보이잖아요.
그 알통 다리를 이용해서 얘가 급하면
천적을 만나면 튀어요.
-벼룩처럼 점프는 하는 거예요?
-얘는 그냥 자기를 보호하는 방법이 튀는
거예요, 점프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벼룩처럼 잘 튄다고 해서
벼룩잎벌레인데 잎벌레 중에서 몸집이
커.
그래서 왕벼룩잎벌레다, 이름이 이렇게
지어졌어요.
-실제로는 벼룩과는 관련이 없지만.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벼룩처럼 뛴다.
-왕개구리잎벌레였어도 되지 않아요?
-개구리처럼 뛴다?
-개구리처럼 뛴다.
-그럴 수도 있죠.
-개구리보다는 벼룩에 가깝네요.
-이름 짓는 사람의 마음이에요.
-그러네요.
-처음 짓는 사람이 개구리를 생각했으면
개구리라고 썼겠죠?
-그렇죠.
네가 처음 발견하면 인욱벌레, 이렇게
만들어도 돼.
-왜, 왜.
-그래도 되죠.
-왜 나 벌레로 만들어, 갑자기?
-그런 식으로 하면 돼.
-벌레도 기분 나쁠 수 있어요.
내 이름 왜 인욱이야 이러면서.
-그래서 이렇게 새똥 모양으로 변장을
하는 그 동물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제가 곤충만 좀 뽑아보면 얘는 이름도
새똥하늘소예요.
이게 두릅이잖아요.
두릅이 얘들은 먹이 식물이에요.
새똥하늘소는 두릅이 있는 곳은 반드시
오게 돼 있거든요.
그래서 얘는 딱 보면 새똥처럼 생겼어요.
그러면 천적이 봤을 때 저거 벌레야?
응, 아니야 새똥이야.
이렇게 하고 지나갈 수 있어요.
얘는 또 배자바구미라고 하는 얘예요.
예전에 한복에 겉옷, 저고리로 입는 걸
배자라고 하잖아요.
얘 몸 색깔이 저고리를 입은 것처럼,
배자를 입은 것처럼.
-위에 옷을 따로 걸친 것 같아요.
-그래서 이름이 배자바구미예요.
얘도 새똥 모양이에요.
얘는 우리가 자라는 칡, 칡 아시죠?
칡뿌리.
-칡.
-칡이 먹이 식물이에요.
칡에 가면 얘들을 만날 수 있어요.
-그 씁쓸한 걸 잘 먹어요?
-그렇죠.
-그리고 이게 나방 애벌레예요.
나방 애벌레인데 보면 다 웅크리고
있어요.
-희한하게 동그랗게.
-나는 새똥이다.
천적에게 나는 새똥이니까 먹지 말라고
자기는 자기를 광고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똥인 척하는 얘들이 되게 많네요.
-이게 같은 종이에요.
같은 종인데 몸 색깔이 저렇게 각각 다
변이가 일어나서 중요한 건 결론은 새똥
모양을 하고 있는 거예요.
-저기가?
-색깔은 조금씩 다르지만.
얘는 제가 좀 확대해서 봤는데 보면 왜
새똥 속에 열매도 들어 있잖아요.
저기 보면 열매도 좀 보이지 않아요?
-그런 것까지...
-저게 나방 애벌레의 모습이에요.
애벌레 피부가 새똥 속에 들어 있는
열매가 연상되는 그런 돌기를 지금
저렇게 가지고 있는 거예요.
-디테일하다.
-굉장히 디테일하죠, 그렇죠?
그다음에 거미도 있어요.
-거미도.
-얘는 사마귀게거미라고 해서 완전히
새똥하고 똑같이 생겼어요.
이렇게 자연 세계에서는.
-희한하네.
-새똥 모양을 한 그런 동물들이 많이
있다.
새똥 모양을 함으로써 천적들이
빗겨나가는 거죠.
그렇죠?
-뭔가 흔하고 가치 없어 보이는 게.
-그렇죠.
-새똥이구나.
-그다음에 조금 더 적극적인 자기방어
전략이에요.
내 몸속에 독을 만드는 거예요.
가뢰가 가지고 있는 독 물질을
칸타리딘이라고 해요.
살아 있는 비아그라.
-비아그라?
-잡아먹는다고 뭐 효능이 있고 이런 게
아니라.
-그렇죠, 그런 건 아닙니다.
-짜내면요?
-아니에요.
-얘 좀 귀엽게 생겼다, 얘는.
-얘 이름이 누구냐 하면
으름밤나방이에요.
새들에게 자기를 지금 은근히 경고를
하는 거예요.
-강한 동물을 약간 사칭하는 느낌이네요.
-얘가 생존 전략 중에서 육아도 있어요.
-육아가 생존 전략이에요?
-육아 곤충, 그렇죠.
알에서 낳은 새끼를 자기가 죽을 때까지
돌봐요.
-대단한데?
-무당벌레는 몸이 화려하죠, 건드리면
몸에서 독 물질을 내기 때문에 다른
곤충들이 무당벌레를 보면 너무 닮고
싶어 해요.
그래서 무당벌레를 흉내 내기 시작해요.
-향원이, 향원이 나왔다.
-오늘 제가 보물지도 무당벌레입니다.
펼쳐라.
-(함께) 보물지도.
-두 분은 하늘을 최초로 날았던 사람
누구인지 아시나요?
-알죠.
라이트 형제.
어렸을 때 위인전 읽었어요.
-나보다 똑똑한 척하려고 빨리 말하는 것
봐.
-엄청 빠르 말했죠.
-똑똑합니다.
똑똑해.
그렇다면 하늘을 최초로 날았던 동물은
무엇일까요?
-동물...
옛날에 익룡.
-익룡.
-그거는 공룡 아니에요?
-그러면.
-잘 모르겠죠?
잘 모르겠죠?
제가 방금 드렸던 질문에 대한 답 우리
선장님은 바로 해 주실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모셔보도록 할게요.
선장님.
-(함께) 나와 주세요.
-안녕하세요?
-방금 두 분께 드렸던 질문 우리
선장님은 아실 것 같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정답이 뭘까요?
-곤충이죠.
-곤충.
-그러니까 지구의 나이는 46억 살이에요.
그런데 곤충은 한 4억 년 전에 나와서
다른 동물에는 없는 날개를 가졌어요.
그래서 이제는 하늘을 나는 최초의
동물이다.
혹시 잠자리 아시죠.
잠자리가 지금은 멸종이 됐는데 그
잠자리가 화석 속에 지금 나와 있는
잠자리의 이 날개를 편 길이를 재봤어요.
그랬더니 65cm래요.
65cm.
-옛날 잠자리.
-그러니까 65cm면 아마 백로 아실 거예요.
백로의 몸 크기와 매우 비슷한 거죠.
-지금 남아 있는 잠자리들은 그러면 작은
잠자리들은 아직 있는 거죠?
-그렇죠.
큰 잠자리는 우리가 옛 잠자리라고 해서.
-옛 잠자리.
-멸종이 됐고요.
곤충들은 점점 소형화되는 쪽으로 진화를
해왔어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백로만 한 잠자리가 날개를 펼치면서
숲속 옆에 있는 시냇물가를 날아다닌다고
생각해 보세요.
-너무 무서운데요.
-그러니까 얼마나 이게 날개가
거추장스럽고 그리고 천적에게도 잘 눈에
띄고 그래서 아마.
-맞아요.
-점점, 점점 이게 대형 곤충들은
사라지고 지금은 좀 작게 소형화되게
그렇게 진화를 해왔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니, 제가 드렸던 질문에 이렇게나
자세하게 답을 해 주시는 거 보면 오늘의
지식 항해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곤충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면 우리 정부희 선장님과
함께하는 곤충에 관한 지식 항해 지금
바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주제는 곤충의 생존 전략.
곤충들이 이 척박한 지구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 그들의 어떤 방어
전략 또는 생존 전략을 알아보는 거로
하겠습니다.
-궁금하다.
-생존 전략 내용 들어가기 전에 곤충에
대해서 제가 잠깐 소개를 하면 저는
지구의 주인을 누구라고 하느냐
곤충이라고 해요.
왜 그러냐 하면 우리가 지금 현재 사는
지구의 생물은 150만 종이에요.
150만 종의 동물이 있어요.
-150만.
-물론 알려지지 않은 동물은 더 많겠지만
현재 공식적으로 알려진 동물들은 150만
종인데 그중에서 곤충은 100만 종입니다.
그래서 전 지구의 동물 중에서.
-3분의 2.
-3분의 2를 차지하기 때문에 제가 곤충을
지구의 주인이다.
대주주인 거죠.
그래서 이 곤충이 이렇게 많다 보니
우리가 하루도 곤충을 만나지 않은 날이
없어요.
혹시 댁에서 바퀴를 키우시는 분도 계실
테고.
-바퀴벌레예요?
-곤충이니까.
-그러면 선장님은 바퀴벌레라고
부르시나요?
바퀴 곤충이라고 부르시나요?
-바퀴가 맞습니다.
그러니까 한 번.
-그냥 바퀴.
-한 번 지어진 이름은 선취권 때문에
바꿀 수가 없어요.
그래서 바퀴라고 곤충 이름을 지어주신
분이 처음부터 바퀴벌레라고 안 하시고
바퀴라고 지으셨어요.
그래서 우리가 이야기할 때 바퀴라고
하는 게 정식 용어입니다.
-그러면 바퀴벌레다 하지 말고.
-바퀴다.
-바퀴가 나타났다.
-그렇죠.
-이렇게 해야겠네요.
-요새 좀 존경심을 담아서 바 선생님
오셨다고.
-바 선생님.
-아무튼 곤충은 이렇게 지구에 많다 보니
우리가 곤충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려요.
굉장히 저처럼 곤충을 보면 입이 귀에
걸리는 사람도 있고 또 곤충을 보면
대부분이 징그럽다, 혐오감을 느낀다,
부정적인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이 있죠.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고.
-바퀴벌레 보면 입에 귀에 걸리세요?
-이건 고백을 해야 하는데 제가 원래
시골에서 자랐거든요.
그런데 시골에서는 바퀴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바퀴는 원래 사는 곳이 열대
지방이 본고장이에요.
그래서 겨울이 있는 그 지역에서는
바퀴가 월동하기가 좀 힘들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점점 산업화가
되면서 겨울에도 난방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러니까 특히 도심 지역의 공동 주택에
아니면 공동 건물에 난방이 들어가니까
시골에서는 못 봤던 바퀴를 서울에
올라오면서 본 거예요.
그래서 이 바퀴를 봤는데 너무
생경하니까 솔직히 더 말씀드리면 지금
제가 모든 곤충을 다 어루만지고 할 수
있는데 바퀴는 제가 손으로 못 잡습니다.
-솔직하게.
-바퀴만큼은.
-바퀴만큼은.
이거는 아마 어렸을 때 경험을 안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선장님도 바퀴는 벌레도 취급하고
있으신 게 아닐까요?
-여기서 그러면 벌레하고 곤충하고 혹시
차이점을 아시나요?
-내가 좋아하면 곤충이고 내가 싫어하면
벌레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뭔가 벌레는 조금 더 약간 의미가 안
좋은 느낌이 났고.
이 벌레 같은 놈.
-버러지 같은 놈.
-벌레.
-그런데 곤충 같은 놈 이렇게는 안
하잖아요.
곤충은 마치 약간 중립적인 단어 같고.
-그렇습니까?
-바퀴벌레는 약간 안 좋은 느낌이.
-맞아.
-절반은 맞고 절반은 조금 어긋합니다.
-절반.
-벌레와 곤충 같은 의미예요.
-같은 의미이다.
-같은 의미인데 우리가 조금 더 분류를
하자면 벌레가 훨씬 더 큰 개념이에요.
다리가 많거나 또는 다리가 없는 동물이
기어갈 때 꿈틀꿈틀 기어가는 형상을
하는 동물을 우리가 벌레라고 해요.
그 벌레 중에서 다리가 6개 있는.
-머리, 가슴, 배.
-그렇죠.
머리, 가슴, 배 그다음에 날개가 4장
있는 애는 곤충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러면 벌레가 더 큰 개념.
-그렇죠.
벌레가 훨씬 더 큰 개념이고 곤충은 그
안에 들어 있는 부분 집합인 거예요.
-그러면 지네는 벌레예요?
-벌레.
-벌레긴 하죠.
-그렇죠.
지네도 벌레라고 부를 수 있죠.
-그런데 짚신벌레도 벌레지만 곤충에는
안 들어가는.
-그렇죠.
그러니까 벌레는 우리가 그냥 보통
명사라고 생각을 하시면 되고요.
곤충은 전문 용어로 그중에서 말씀드린
대로 곤충의 정의가 들어간, 머리, 가슴,
배로 되어 있고 다리가 6개인 그런
동물을 우리가 곤충이라고 부른다.
-좀 더 정확하게 아는 척할 수 있게
됐습니다.
-100만 종이나 되는 이 곤충들이
지구에서 번성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어요.
살아가는 데 있어서 척전을 만나기도
하고 그리고 경쟁자를 만나기도 하겠죠.
그들을 만났을 때 곤충들이 자기를
어떻게 방어를 하느냐.
그 전략도 곤충들이 지구에서 번성하게
되는 큰 이유가 되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이 곤충의 방어 전략을 한
5개로 제가 나눠봤어요.
몸이 무기다.
물리적인 방어를 하는 거예요.
내 몸에 붙어 있는 예를 들어서 가시.
아니면 사슴벌레는 다 아실 거예요.
사슴벌레는 뿔이 있거든요.
-딱딱하게.
-뿔을 이용해서 싸우는 거예요.
그래서 결투를 해서 이기는 자가 승자가
되는 거고 그다음에 이제 보호색은 잘
아실 거예요.
초록색을 띠거나 갈색을 띠거나 보색을
띠는 그런 곤충도 있고 경고색을 또 아실
거예요.
무당벌레 하면 몸 색깔이 굉장히
화려한데 이 아이들은 대체로 독을
가지고 있어요.
-여기도 오늘 무당벌레처럼.
-무당벌레.
-오늘 콘셉트가 무당벌레예요.
-오늘 무당벌레입니다.
그런데 독은 없을 것 같습니다.
-무당벌레 좀 닮았나요?
-맞습니다.
독이 없으면 무당벌레를 흉내 냈기
때문에 이런 걸 흉내 내기라고 합니다.
의태라고 하죠.
-의태.
-저는 무당벌레를 의태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건드리면 동물질을 쏘는
말벌이 대표적인데 화학물질을 또 만드는
그런 전략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마 하나씩 하나씩 한번
들여다보기로 할게요.
지금 사진에 띄운 녀석은 굉장히
아름다운 색깔이.
이름은 대유동방아벌레라는 녀석이에요.
-방아벌레.
-대유동에 사나요?
-제가 이 이름의 유래를 쭉 찾았어요.
찾았는데 우리 선원님처럼 맞아요.
제가 대유동에서 혹시 사나 싶어서
대유동이라는 지명도 한번 찾아봤어요.
그런데 그건 나오지는 않더라고요.
-아니고.
-저의 추측상 아마 어느 지역 이름을
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뒤에 방아벌레가 들어갔다고 하는 것은
뭐냐 하면 얘 특성이 아주 위험에 처하면
우리 디딜방아 찧어서 예전에 곡식을
가공했잖아요.
그런 것처럼 얘가 방아를 찧어요.
그다음에...
-얘가요?
-그다음에 어떻게 찧는...
-얘가 뒤집기 하는 애인가요?
-공중 회전돌기를 합니다.
사람들이 얘를 봤을 때 쟤는 방아를 찧는
것 같아.
그래서 이름을 방아벌레라고 지었고.
-방아벌레.
-또 별명이 있어요.
얘가 방아를 찧을 때 똑딱 소리가 나요,
뒤집을 때.
-똑딱 하면서 이렇게.
-똑딱벌레라고도 그렇게 부릅니다.
그래서 보통 방아벌레는 몸이 딱딱해요.
딱딱한 아이들을 우리가 딱정벌레목에
들어가는데요.
방아벌레들의 특성은 뭐냐 하면 몸이
거무칙칙해요.
대체적으로.
그런데 얘는 몸이 굉장히 화려하고.
지금 곤충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우리가 지금 야외에 나가면
최소한 하루에 한 번은 볼 정도로 아직은
흔한 곤충입니다.
그래서 이 방아벌레과의 특징은 뭐냐.
제가 더듬이에 동그라미를 쳐놨는데요.
곤충에 있어서 더듬이는 코의 역할을
해요.
더듬이 얼굴을 가만히 보면 우리와
비슷한 부분이 하나도 없어요.
코가 없어요.
그러면 얘네가 어디로 냄새를 맡지?
바로 더듬이로 냄새를 맡습니다.
그래서 왜 곤충들이 이렇게 기어갈 때
보면 더듬이를 막 이렇게 흔들어요.
흔드는 것은 주변의 상황들을 인지를
하기 위해서 굉장히 중요한 감각 기관의
역할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 방아벌레과는 더듬이 모양이
톱니 모양이다.
더듬이 모양에 따라서 곤충의 족보가
달라지거든요.
그리고 또 이렇게 딱정벌레답게 얘가 날
때는 꼭 비행접시가 나는 것 같거든요.
겉날개가 지금 딱딱해요.
갑옷을 입은 것처럼.
뒤에 보면 속날개가 있죠.
-안에 진짜 날개가 나왔네요.
-속날개는 낱개로 되어 있어서 저 속날개
힘으로 나는 거예요.
그런데 혹시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가
여름날 나는 소리를 들으셨는지
모르겠어요.
붕 하고 날다가 어디서 뚝 떨어지는
소리가 나요.
그건 뭐냐, 얘가 몸이 너무 무거워요.
이 딱딱한 갑옷을 입어서.
그런데 얘가 날 수 있는 힘은 저
그림에서 보듯이 속날개가 있기 때문에
멀리 비행은 못 하지만 짧은 거리라도 날
수가 있는 거예요.
-그러면 얘네는 날개가 4개짜리
곤충이에요?
-그렇죠.
곤충은 무조건 날개가 4장입니다.
-무조건 4장이에요?
-물론 뒤에 또 제가 소개를 하겠지만
날개가 퇴화된 녀석도 있고.
-퇴화돼서 2장이 되거나.
-그리고 또 파리 같은 경우에는 2장이
퇴화돼서 날개가 2장만 남아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곤충을 이야기할 때는
전반적으로 날개가 4장 있다고.
-4장.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방아벌레에 대해서는 생태가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지금 우리가 연구를 해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이 있거든요.
제가 야외에서 관찰을 하다 보니까 얘가
뭘 먹는지 궁금하죠.
그래서 보니까 저렇게 나무줄기를
주둥이로 살짝 씹어서 그렇게 즙액을
조금 먹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어른 벌레는 사실 사는 기간이
짧아요.
한 일주일에서 열흘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 기간에 얘네는 번식만 하고 죽으면 얘
임무를 다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먹는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긴 애벌레가 있어요.
대유동방아벌레 애벌레가 완전 철사
모양이죠.
그래서 얘를 철사벌레라고 하는데.
-철사벌레.
-얘는 어디서 사느냐.
사는 곳이 엄마랑 달라요.
어른 벌레와 달리 얘는 썩은 나무 속에서
삽니다.
썩은 나무 속에서 제가 추정컨대 다른 힘
약한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 거로 제가
추정합니다.
이 역시 생태가 잘 알려지지 않아서
추정만 할 뿐입니다.
방아벌레를 여기에 이렇게 소개를 하는
이유는 얘의 아주 기묘한 그런 행동을
제가 소개를 하려고요.
보면 모든 곤충들은 선제 공격을 하지는
않아요.
일단 자기가 위험에 맞닥뜨리면 자기가
어떤 식으로든 간에 피하는 쪽을
선택해요.
-피하는 게...
-그래서 일단 경쟁자 또는 포식자가
나타났다.
그러니까 우리가 쉽게 말하면 천적이
나타났다 하면 얘가 뭘 하느냐.
그냥 가짜로 죽어요.
지금 이 장면이 그냥 얘가 어느 장소가
있든 간에 그 상태에서 그대로
혼수상태에 빠지는 거예요.
우리 속된 말로 얼음이 돼요.
-연기파네, 연기파.
-죽은 척을 하는 거예요?
-그렇죠.
그러니까 곤충은 머리가 좋지 않아요.
그러니까 뇌가 있어도 아주 먼지만큼
작기 때문에 그렇게 뭐, 뭐 하는 체를 못
해요.
그러니까 죽은 척을 했다고 하는
표현보다는 얘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기절했다, 그걸 우리가 뭐라고
표현하냐면 가짜로 죽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걸 가사 상태에.
-(함께) 가사 상태.
-빠졌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거든요.
-가사 상태.
-그러니까...
-그러면 평소에 그냥 가사 상태에 갑자기
빠져요?
-그렇죠, 건드리면.
-건드리면.
-그러니까 위험하면.
-위험하면.
-위험하면 자기가 위험을 느끼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음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옆으로 이렇게 누워 있는
경우도 있고 보통 발라당 뒤로 뒤집어서
떨어져서 누워 있는 경우가 있어요.
이게 대유동방아벌레인데 얘는 가사
상태의 아주 끝판왕이에요.
보면 더듬이도 지금 안쪽에 접었고요.
다리도 배에 지금 다 오므렸어요.
보이질 않아요.
-거의 죽은 것 같아요.
-이때는 아무리 내가 건드려도 일어날
생각을 안 해요.
그래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지 돼요.
그 일정한 시간을 제가 한번 재보니까
대체로 30초에서 3분 정도 걸려요.
그 시간이 지나면 얘가 기절했던 몸
상태가 다시 원상으로 돌아와요.
그래서 몸을 꿈틀꿈틀, 더듬이도
꿈틀꿈틀, 다리도 꿈틀꿈틀하면서 몸을
뒹구적뒹구적하면서 몸을 일으켜요.
일으키는데 이 방아벌레는 어떻게
일으키냐.
몸을 뒤집듯이 이렇게 둔하게 뒤집는 게
아니고.
-여기서 방아처럼 점프하는.
-그렇죠.
그런데 얘가 일어날 때가 됐어요.
한 3분이 지나면 일어나는데 제가
동그라미 쳐 놓은 부분이 바로 지렛대
역할을 해요.
저게 배 쪽에 있는 돌기인데 이 돌기를
움직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윗몸일으키기 하듯이 뒤로
젖혀다가.
-팍.
-앞으로 이렇게 하면 그 반동 힘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하느냐.
이런 식으로 얘가 지금 뛰어오르는
장면을 이렇게 찍은 거예요.
공중으로 튀어 올라서 그대로 떨어지면
바로 그냥 누워서 떨어지는 거잖아요.
거기에서 180도를 회전하는 거예요.
회전을 한 다음에 바닥으로 뚝 떨어지면.
-올바르겠죠.
-올바른 자세가 되어서 걸어가기가 좋은
거예요.
-그러면 되게 코어 힘이 좋겠어요.
-코어 힘이 좋은 거죠.
-그렇죠, 코어 힘이 좋죠.
-이제 와서 이야기하는데 20년 전에 제가
쟤를 많이 괴롭혔어요.
-그러셨군요.
-똑 해서 일어나면 다시 뒤집고.
-그렇죠.
-똑 해서 일어나면 다시 뒤집고.
-왜 그랬어요?
-그런데 저도 어릴 때 신기해서 본 적
있어요.
-제가 양학선 선수보다 얘가 점수가 더
좋다고 그렇게 표현해요.
얘는 10점 만점에 10점인데 그게 열 번
뛰었을 때 최소한 성공률은 아홉 번
이상이에요.
얘가 뛸 수 있는 높이가 180cm인 사람의
키로 환산했을 때 45층을 뛴대요.
그러니까 얘가 뛰는...
-그렇지, 그렇지.
몸에 비해서.
-그렇죠.
자기 몸에 비해서, 얘가 지금 한 1cm밖에
안 되는 아이가 한 3, 40cm 정도를 뛰게
되는 거니까.
-그것을 계속 시켰단 말이에요?
지금 빨리 사과해요, 대유동방아벌레한테.
-지금...
-빨리 사과해요, 카메라 보면서.
-갔어요, 못 들어요.
20년 전이라.
-그래서 얘가 이제 이렇게 공중회전
돌기를 하는 이유는 뭐냐 하면 그냥 단
한마디로 천적을 따돌리는 방법이에요.
그러니까 1차로 가사 상태에 빠졌을 때
얘를 잡아먹으러 왔던 천적이 뭔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쫓아왔는데 움직이지
않으니까 놓친 거예요.
시야에서 먹잇감을 놓쳤어요.
-수동적 방어.
-그렇죠.
그리고 나서 막 찾고 있는데 얘가 다시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면서 펄떡 뛰는
거죠.
뛰면서 포식자의 시야를 교란시키면서
자기는 유유히 도망을 가는 거죠.
-궁금한 게 있습니다.
그러면 기절했다가 점프해서 다시 정신을
차렸잖아요.
그런데 또 팍 놀라게 하면 또다시
기절하나요?
-네, 바로.
그냥 얘들은 자동입니다.
그냥 건드리면 바로 얼음이 됩니다.
-그래서 뒤집어도 바로바로 안 뛰는구나.
한참 있다가 뛰는구나.
-그렇죠.
왜냐하면 바로 뛰지를 못하는 게
혼수상태에서 벗어나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몸에 있는 체계가, 신경 체계가
일정 시간이 지나야 다시 제 컨디션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 일정 시간이 필요하군요.
-그래서 모든 곤충이 이렇게
뛰어오르지는 않고요.
방아벌렛과가 유일하게.
-방아벌레.
-우리나라 곤충 중에서는 뛰어오르고요.
우리나라의 곤충의 70% 정도는 가사
상태에 빠집니다.
그러니까 1차 방어가 가사 상태에 빠지는
거예요.
내 몸 자체가 무기인 거예요.
내가 누구를 공격할 수는 없고 위험에 딱
처하면 그냥 내가 죽는, 가짜로 죽는
거죠.
-제일 효율적인 방법이네요.
딱 죽어서.
-그다음에 우리가 잘 아는 보호색,
보호색 작전이 있는데 우리가 초록은
동색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보호색
하면 우리가 대벌레를 저는 1번으로
소개를 하거든요.
-여기에 무슨 벌레가 있어요?
-네, 지금 있죠.
-저기 있네요, 중앙에.
-대벌레처럼 정말 나뭇잎과 또는
나뭇가지와 똑같은 곤충이 세상에 없는
것 같아요.
이게 지금 피나무 잎사귀예요.
그런데 잎맥을 잘 보시면 잎맥하고 지금.
-비슷하게.
-대벌레하고 보면 거의 비슷해요.
-저는 대벌레를 예전에 봤는데 너무
신기한 거예요.
왜냐하면 뭔가 벌레 비슷한 게,
나뭇가지인 줄 알았는데.
-그렇죠.
-자세히 보니까 약간 움직였어요.
-그렇죠.
-너무 신기해서 가까이에서 바람을 불어
보니까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흉내
내더라고요.
-그렇죠.
-자기가 이렇게 나뭇가지가 흔들리듯이
막.
그래서 너무 신기해서.
-그 그림이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게 너무 신기해서 이
음악을 탁 틀고 후 불면 음악에 맞추어서
같이 흔들고.
-맞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몇 번이나 키운 적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 지금 곤충 괴롭혔던 역사가
기네.
-그러네요.
-사과하세요.
-사과하세요, 대벌레한테.
-대국민 사과하겠습니다.
-나무 줄기에 딱 달라붙어 있어요.
그러면 저는 사진 촬영을 하거든요.
사진도 사실은 우리 한반도에서 사는
곤충에 관련한 굉장히 소중한 자료이기
때문에 얘가 아무래도 프레시가
터뜨려지면 움직이잖아요.
그러면 딱 달라붙어 있다가 얘가 딱
경계를 해요.
그래서 딱 이렇게 집고 일어나요.
일어나면 몸을 어떻게 하느냐.
하신 것처럼 흔들어요.
-진짜 나뭇가지처럼.
-그러면 멀리에서 보면 어떻게 보이느냐.
바람에 지금 나뭇가지가 나부끼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정말 그렇게 보여요.
-정말 위장의 최고의 달인이죠.
그래서 보면 대벌레가 기네스북에 올라간
종도 있어요.
몸길이가 62.4cm 되는.
-이만할 것 같다.
-이렇게 몸이 큰 아이도 있는데 대벌레
딱 보면 어떤 느낌이 딱 드느냐.
날개가 없어요.
-그러네.
-얘는 날개가 퇴화가 됐어요.
퇴화가 됐는데 그 모습이 우리나라에서
사는 대나무 있잖아요.
대나무하고 매우 비슷해요.
그래서 얘를 한자 이름으로 죽절충이라고
불렀거든요.
-죽절충.
-대나무 죽 자.
-마디 절.
-마디 절 자 써서.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그 이름에서 차용한
거죠.
대벌레다.
-대벌레.
-그러니까 이름을 굉장히 잘 지은 것
같아요.
아무튼 이래서 얘들은 저 아래쪽에 있는
거는 느티나무 잎사귀에 앉아 있는데
잎맥에 앉아 있으면 느티나무 잎인지
아니면 대벌레인지 알 수가 없어요.
-진짜.
-왜냐하면 다리를 지금 양쪽으로 쭉
펼치고 있어요.
가운데 다리하고 뒷다리는 옆쪽으로
펼치고 있고 앞다리를 지금 앞으로
나란히 하듯이 앞으로 쭉 펼쳤어요.
그래서 다리는 모두 6개가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렇게 하고 있으면 나뭇잎인지
알 수가 없죠.
그런데 문제는 뭐냐, 얘들이 이렇게 내가
위장을 하고 있어도 천적이 나를
찾아와요.
그럴 때를 대비해서 얘들이 하는 자기
방어 전략이 있어요.
뭐를 하느냐, 다리를 빼버려요.
-저 긴 다리를요?
-도마뱀이 왜 잡히면 꼬리를 자르듯이.
-꼬리 자르듯이.
-얘들의 관절은 약해요.
약하다고 하는 것은 정말 운이 나쁘게도
자기가 다리를 천적에게 잡혔어.
그러면 그 다리만 떼고 가면 앞으로
기어갈 수 있잖아요.
-다리 그때 잡았어요, 안 잡았어요?
-다리 그냥 바람만 불었어요.
-맞아요?
-바람에도 끊어지는 거 아니에요?
-대벌레아, 미안하다.
-그래서 아무튼 얘들은 다리를 잡거나
오래 잡고 있으면 다리가 잘 떨어져요.
잘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속내를 보면
자기의 방어 전략이다.
-살기 위해서.
-왜냐하면 내 몸은 살아도 다리만
떼버리면 되는 거니까.
그래서 쟤는 지금 다리가 세 개밖에
없어요.
세 개밖에 없으면.
-관절이.
-쟤는 충생으로 살아가는데 굉장히
어려움이 많겠죠.
-재생은 따로 안 되나요?
-재생은 어른 벌레가 됐을 때는 잘
안됩니다.
-어른이 되면.
-애벌레일 때는 탈피를 할 때마다 조금씩
재생이 된다고 하는데 완전 복구는 되지
않습니다.
-관절이 약하면 글루코사민을 먹어야
하는데.
-그렇구나.
전해줘요.
다음에 대벌레 만나면.
-우리가 방아깨비를 띄웠는데요.
우리가 방아깨비는 뒷다리를 붙잡고 방아
찧어라, 방아 찧어라 하잖아요.
이렇게 할 때 얘네들도 역시 자절 현상을
일으켜요.
곤충에게 있어서 최대의 천적은
사람이에요.
-사람이구나.
-사람 지금 손아귀에 있어서 얘가 공포에
질려서 탈출을 하려고 하는 거야.
그런데 사람들은 너 방아 찧어 봐 하면서
얘를 가지고 노는 거죠, 그렇죠?
-방아깨비야 미안했다.
했어요, 저도.
-미안하다.
-그러면 얘가 막 점프를 높이 하다가
다리가 떨어져요.
-어떻게 해.
-그러면 사람들이 얼른 놔줘야 하는데
얘는 다리 하나 가지고도 방아를 찧을 수
있어 하고 한 다리를 붙잡고.
-잔인해.
-계속 찧으라고 해요.
-저는 그러지는 않았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그러지 말자는
의미에서 제가 지금 이 그림을 띄운
겁니다.
-나는 잡고만 있었는데 자꾸 다리가
끊어지더라고.
내가 끊은 줄 알고.
-쟤는 살려고 그런 거죠.
-그러네.
-아무리 위장을 해도 얘들은 천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벌레가 알을 많이 낳는 건데요.
이게 지금 직박구리라고 하는 새예요.
-직박구리.
-직박구리.
-폴더 아닌가요?
-폴더 이름으로, 맞아요.
-그래서 대벌레들은 봄에 알에서
깨어나서 여름까지 개체 수가 굉장히
많이 불어나요.
그때는 오히려 새들은 어떻게 해요?
새들은 또 자기 새끼를 키우는
기간이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새들의 먹이가 되는
거예요.
-새들도 먹고살아야지.
-그렇죠.
새뿐만 아니고 거미도 먹을 수 있고
말벌도 먹을 수 있고 아무튼 이 대벌레는
최하위에 있기 때문에 천적들이 굉장히
많아요.
자기를 노리는 천적들이 많아요.
아주 다행스럽게 정말 운이 좋은
아이들은 천적의 공격을 피해서 이제
어른벌레가 돼요.
어른벌레의 가장 큰 역할은 뭐냐 하면
번식이거든요.
이 어른벌레가 되는 시기는 여름부터
가을까지인데 그때 되면 이제는
대벌레들이 알을 낳기 시작해요.
그런데 보통은 곤충들이 알을 낳기 전에
짝짓기를 해서 유전자를 교환하거든요.
그런데 특이하게 이 대벌레들은 짝짓기를
거의 안 해요.
90% 이상이 암컷 혼자서 자기 홀로 알을
낳아요.
이런 거를 우리가 처녀생식이라고
하거든요.
-처녀생식.
-이거는 실험을 해 보니까 한 3대까지
키워보니까 암컷이 나올 확률이 90%밖에
안 돼요.
한 10% 정도만 수컷이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가 처녀생식이 얘들의 주된 생식
방법이다.
이렇게 우리가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렇다면 10%의 수컷은.
-지금 여기 사진에 나와 있는.
-교미를 하기도 하는군요.
-그렇죠.
이거는 제가 지금 야외 조사 경험이
굉장히 많은 사람인데 제가 20년이
넘어요.
넘는 동안에 대벌레 짝짓기 하는 걸 단
두 번 봤어요.
-드문 거네요.
-그렇죠, 굉장히 드문 거죠.
그래서 자랑삼아서 이렇게 띄워봤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짝짓기를 하기도 하고
아니면 짝짓기를 안 하는 경우에는 암컷
혼자서 알을 낳습니다.
-남자 필요 없어.
-알을 어떻게 낳느냐.
알은 정말 무방비 상태로 알을 낳아요.
굉장히 성의 없게 알을 낳아요.
어느 풀 위로 올라가요.
아니면 나뭇잎 위로 올라가서 약간
돌멩이 같은 알을 700개 정도를.
-700개요?
-바닥에다가 뚝뚝 떨어뜨려요.
-변 보듯이요?
-그렇죠.
그래서 많이 낳는 거예요.
왜냐하면 땅에 낳으면 그렇잖아요.
비가 오면 비에 쓸려 갈 수도 있고.
-생존율이 희박하니까.
-그렇죠.
개미가 또 끌고 갈 수도 있고 또 다른 땅
위에서 사는 천적들이 얘들을 쓸고 갈
수도 있고.
그다음에 사람이 가장 큰 천적인데
사람들이 살충제를 뿌려서 얘들을 죽게
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어요.
그러니까 알을 많이 낳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어떤 문제가 있느냐.
이런 문제가 있어요.
3년 전인가요?
2020년에 대벌레가 서울시에서 완전히
대발생했다.
-저거 지금 다 대벌레잖아요.
-네, 다 대벌레.
-이게 지금 정자예요.
-다 대벌레.
-지금 밑에 까맣게 깔려 있는 것도 다
대벌레네.
-깔려 있는 것도요?
-네, 산책로에 있는 쉼터 같은 거기에
대벌레가 대출몰한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됐겠어요?
민원이 들어갔겠죠.
너무 징그럽다.
얘들이 우리 집 창문에도 온다.
어떻게 하느냐 이래서 뉴스에도 나오고.
-맞아요.
-이러면서 그래서 바로 살충제를
살포해요.
살포해서 아마 제 생각에 그때 거의
몇천만 마리 정도 이렇게 숫자가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래서 지금 밑으로 뚝뚝 떨어진 것을
빗자루로 다 쓸고 있죠?
저렇게 사체가 된 거예요.
그래서 바로 방제를 했어요.
방제를 했는데 이게 왜 대발생을 했느냐.
정확한 원인은 잘 모르죠.
이게 생태기 때문에 1, 2년을 관찰해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저는 추측건대 뭐가 있느냐.
도심에서는 왜 숲, 정원 이런 데를
가꾸면서 사람들이 이제는 많이 산책을
하죠.
산책을 하면 이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곤충 하면, 벌레 하면 징그럽다.
이런 게 머릿속에 떠오르니까 이것 좀
치워주세요 하고 계속 관에 민원을 넣는
거예요.
그러면 정기적으로 소독을 하더라고요.
살충제를 뿌리게 되면 내가 없애려고
하는 사람이 없애려고 하는 종만
없어지는 게 아니고 그 주변에 있는 모든
생물들은 다 살충제에 죽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얘들을 잡아먹는 천적, 거미부터
시작해서 말벌, 침노린재 등등.
그러니까 이게 생태계의 순환이
깨져버리는 거죠.
깨지는데 온난화까지 생기면서 이 알들이
부화하기 훨씬 더 좋은 조건이 되는
거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원인이 되다 보니
대벌레가 어느 특정 지역에, 특히 도심
지역에 대발생을 하게 된다.
-알은 700개를 낳아놨는데.
-그렇죠.
-먹어줄 천적들이 많이 없어지니까.
-없어지니까, 그렇죠.
-막 더 나올 수도 있고.
-그런데 진짜 우리가 징그러워할 입장이
아닌 게 사실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알이
부화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잘된
거잖아요.
-그렇죠, 그렇죠.
-그런데 그렇게 만든 게 우리인데 또
많이 태어났다고 악, 이렇게 하기가
미안하다는 생각이 좀 드네요.
-솔직히 대벌레 입장에서는 인간이 더
징그럽고 무서울 것 같아요.
-맞아요.
뭐가 저렇게 커?
이러면서.
-그러니까.
-우리가 한 번 생각은 해 봐야 해요.
그때도 인터뷰 요청을 많이 받았었는데
제가 그때 제안한 게 뭐였냐 하면 내가
만약에 그 관의 책임자라면 이 대벌레가
대발생한 시기가 코로나 한참
번성기였거든요.
-20년이면.
-그래서 나는 어린이들 아니면 지금 밖에
나오지도 못하는 이 시민들을 위해서
여기에서 생태투어를 나는 제안하겠다.
그렇잖아요.
이게 곤충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고 얘네들의 한살이를 쭉
들여다보면서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도 있는 거고, 그리고 또 저는
재난문자를 보내겠다.
대벌레는 우리 몸에 하나도 해롭지 않다.
우리 인간에게 하나도 해롭지 않아요.
얘네는 사람들한테 어떤 나쁜 영향을
주는 게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먹는 음식을 먹는
것도 아니에요.
뭐 과수원에 내려가서 잎사귀를 먹을
수는 있지만 얘네하고 우리가 어떤
공생하는 그런 법을 깨달아갈 수 있는
그런 생태투어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다고 그렇게 제가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그저 최하위일 뿐이야.
-그래서 또 보호색이 또 하나가 있는데
아까 대벌레는 초록은 동색이라고 해서
주변의 색깔과 매우 똑같게 자기 몸
색깔을 지녀요.
-눈에 안 띄게.
-거기에 비해서 또 어떤 종은 새똥
모양을 해요.
-(함께) 새똥?
-네, 자기 몸을 새똥처럼 치장하는 거를
우리가 변장이라고 해요.
-위장술이네요.
-그것도 일종의 보호색의 작전이에요.
보면 지금 이게 애벌레예요.
애벌레인데.
-진짜 새똥 같네요.
-왕벼룩잎벌레 애벌레인데.
-얘는 더럽다.
-더러울 수도 있는데 보면 볼수록
귀엽습니다.
그래서 자기 몸에 보면 순대같이 생긴
그런 똥자루를 딱 지금 얹고 있어요.
-안 돼.
-그러면 초록색 똥 같은 거 저거.
-지금 초록색 잎사귀는 붉나무
잎사귀고요.
얘는 먹이 식물이 붉나무예요.
옻나무, 뭐 개옻나무, 붉나무가 있는데
붉나무가 먹이 식물이고.
-붉나무라고 하는데 그러면 리을, 기억
받침인가요?
-네.
-진짜 붉은색 할 때 붉.
-붉다.
붉게 물들다 할 때 붉다예요.
가을 되면 붉게 만든다고 해서 이름이
붉나무고요.
볼게요.
지금 이게 붉나무가 봄 되면 새싹이
올라와서 저렇게 잎사귀가 아주
파릇파릇하니 초록색이죠.
거기에 지금 애벌레 하나가 딱 붙어
있어요.
곤충은 자기 먹이 식물 이외에 남의
밥상을 건드리지 않아요.
그러니까 배추 잎사귀를 먹는 애들은
오로지 배추 잎사귀만 먹고 토끼풀을
먹는 아이들은 토끼풀만 먹어요.
이 왕벼룩잎벌레는 오로지 붉나무나
옻나무만 먹고 살아요.
-정해진 것만 딱.
-그래서 붉나무만 오로지 먹는 거예요.
지구에서 만약에 옻나무가 사라지면 이
종도 사라져요.
그래서 얘는 먹으면서 뭐를 하느냐.
잎사귀 뒤에 숨지를 않아요.
보통은 곤충이 잎사귀 뒤에 숨거든요.
얘는 잎사귀 위에서 버젓이 앉아 있어요.
나는 새똥이야.
그러니까 나는 더러우니까 먹지 말라고
자기를 지금 계속 과시하면서 저렇게
사는 거예요.
그 힘이 어디서 나오느냐, 내가 싼
똥이에요.
-그 순대 같은 게 그거예요?
-네, 자기가 싼 똥을 지금 등 위에 얹은
거예요.
-그러면 진짜 더러운 거네요.
-더럽지는 않죠.
-그런데 인간의 똥만큼 그런 똥이 아니지.
-창과 방패다, 창과 방패.
-그래서.
저 새똥이 지나가다가 똥을 싸놓았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는거죠.
그래서.
-얘 똥 많이 쌌네.
-걔가 이제 가까이 갔어요.
-이게 안 더럽다고요?
-네.
보면 왼쪽이 지금 머리 쪽이고요.
똥이 지금 나오는 쪽이 배 꽁무니
쪽이에요.
항문이 배 꽁무니 쪽에 있잖아요.
그쪽에서 똥을 계속 싸서 올려요.
자기 몸을 뒤덮는 방법은 간단해요.
그냥 앞서 나온 똥을 뒤에 나온 똥이
밀어 올리는 거예요.
-계속 밀어.
-그렇죠.
계속 밀어 올려서 얘를 거의 등짝까지 다
뒤엎어요.
제가 한번 그림을 더 보여드릴게요.
이거 보세요.
집단으로 살면서 지금 몸은 하나죠.
몸 색깔은 안 보여요.
모두 다 자기 배설물을 다 뒤집어쓰고
있다.
-얘네는 변비 걸리면 어떻게 해요?
-변비 안 걸려요.
-변비 안 걸려요?
-왜냐하면 먹는 물질이 섬유질이기
때문에.
-잘 나오겠다.
-잘 나와요.
-사람과 다릅니다.
-저는 곤충학자다 보니까 실험을 잘해요.
과연 이 똥을 없애면 다시 복구를 할까?
이게 궁금하잖아요.
그래서 이걸 살짝 없애봤어요.
-이게 떼져요?
-그렇죠.
아주 부드러워요.
손으로 만지면 다 으깨져요.
-손으로 만졌어요?
-그럼요.
-사람 똥이랑 다릅니다.
-오히려 곤충 입장에서 보면 사람 똥이
정말 싫을 거예요.
그래서 쟤를 살짝 손으로 훑어내면 등에
있는 똥이 다 사라졌잖아요.
그러면 얘가 몸에 있는 털로 이게 사라진
것을 알아내요.
-느껴지겠다.
-우리가 곤충 특히 애벌레 몸에 달려
있는 털을 보면 징그럽다고 하잖아요.
그거는 곤충에 대한 예의가 아니에요.
-반성합니다.
-털은 신경하고 연결되어 있어서 털로
주변에 있는 여러 가지 환경 변화를
얘네들이 알아차리거든요.
-감각 기관이네요.
-그래서 만약에 곤충을 요즘 왁싱한다고
하죠.
제모를 해요.
제모를 하면 얘는 더 이상 곤충으로서
구실을 못 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자기가 뭔가를 어떤 외부에
있는 여러 환경 변화를 인지해야 하는데
그 감각 기관이 사라진 거기 때문에.
-곤충 왁싱 NO.
-그래서 똥을 없애잖아요.
없애면 얘가 알아차려요.
그래서 복구를 해요.
-복구를.
-지금 이렇게 복구하고 있는 거예요.
-다시 똥 뒤집어쓰네요.
-지금 맨 아래쪽에서 똥이 계속 올라오고
있죠.
-원래 등에 든든한 게 있었는데
없어지니까 휑하니까.
-그렇죠.
왜냐하면 이렇게 똥이 없어지면 얘네들이
천적으로부터 금방 눈에 띄어요.
띄기 때문에 본능이라고 하는 것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본능이었을 거예요.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을 겁니다.
-그렇죠.
그래서 이런 식으로 다 싸서 올립니다.
-많이도 쌌다.
-게네들은 막 이렇게 하다가 똥이 밑으로
떨어지면 저 아까운 내 똥 막 이렇게
하겠네요?
-그렇죠.
그래서 이 애벌레가 있는 곳을 보면
잎사귀 아래가 어떤 경우는 똥 범벅이 될
수도 있어요.
흐르니까.
-흘러내리니까.
-약간 물기가 있거든요.
물기가 있으니까 흘러내리죠.
그래서 저 같은 사람들은 나무가 너무
키가 크면 저는 키가 작으니까 잘 보이지
않잖아요.
그러면 잎사귀 아래 떨어져 있는 똥을
보고 얘가 있겠구나 미리 짐작하는 거죠.
-추측을 알 수 있는 거네요.
-아무튼 이 똥을 왕벼룩잎벌레라고 하는
곤충이 살고 있다는 단서가 됩니다.
-쟤네들도 똥을 많이 바닥에 흘리면 이런
곤충 박사 같은 천적한테 들킬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내 똥 떨어뜨린 것도.
-천적이라니요.
-곤충에게는 제가 최대의 천적이죠.
이렇게 노란색도 있어요.
몸 색깔이 노란 색인 경우에는 옻나무를
먹은 경우에는 색깔이 노랗다고 합니다.
-먹은 것대로 그대로 몸 색깔이 나오는
거예요?
-그렇죠.
아까 붉나무를 먹는 아이는 몸 색깔이
보랏빛이고 옻나무를 먹으면 노란빛이
된다는 것.
그러면 이렇게 똥을 뒤집어쓰고 있으면
나는 새똥이라고 하고 살면 과연 얘가
안전할 거냐.
그렇지 않습니다.
얘한테 나오는 곤충에게 나오는 채취가
있고요.
그다음에 얘네들이 싸는 똥도 오히려
나를 보호하려고 내가 지금 배설물을
뒤집어쓰고 있는데 그 배설물 냄새에
유인이 돼서 기생벌이 날아올 수도
있어요.
-기생벌.
-지금 동그라미를 쳐놓은 아이는
기생벌입니다.
기생벌이 지금 몸을 유턴하듯이 몸을
완전히 이렇게 U자로 휘어진 상태에서 배
꽁무니를 저 애벌레 몸에다가 침을
박았어요.
그리고 마취를 시키면서 거기다가 알을
낳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알을 낳는다고요?
-애벌레에게.
-애벌레 몸에 알을 낳는.
-몸에 알을 낳는 거예요.
-그래서 기생벌이구나.
-그렇죠.
기생하는 벌이라고 해서 기생벌이라고
이름을 부릅니다.
그래서 저 애벌레, 왕벼룩잎벌레 애벌레
몸에서는 누가 나올 거냐 앞으로
기생벌이 나올 겁니다.
이렇게 자연 세계는.
-똥 열심히 쌌는데.
-얘가 알을 보통 200개 낳는데요.
200개를 낳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예요.
사람은 200명의 아이를 낳을 수 없잖아요.
그만큼 키우기 힘들 거잖아요.
-2명, 3명도 안 되는데.
-그렇죠.
곤충은 그렇지 않은 거예요.
육아도 하지 않고 여러 가지 조건이 너무
안 좋아요.
너무 안 좋으니까 얘들이 할 수 있는
거는 대를 이을 수 있는 방법은 다산밖에
없는 거예요.
-다산.
-다산.
-이 아이가 어떻게 되느냐, 아까 이
애벌레들이 땅속으로 들어가요.
5월 말이면 땅속으로 들어가서 땅속에서
번데기가 되고 여름잠을 자고 가을 잠을
자다가 추석쯤에 얼음 벌레가 돼서
나와서 이렇게 짝짓기를 하고 분나무
줄기에 알을 낳고 죽습니다.
-또 붉은색이네요.
-그런데 얘네들은 왜 이름이
왕벼룩잎벌레예요?
-왜 그러냐 하면, 질문 너무 잘하셨어요.
다리를 보세요.
다리가 지금 짝짓기 하는 뒤에 있는 얘가
수컷인데 앞다리하고 가운데 다리는 등을
잡았어요.
뒷다리를 보면 지금 접었는데 알통
다리처럼 보이잖아요.
그 알통 다리를 이용해서 얘가 급하면
천적을 만나면 튀어요.
-벼룩처럼 점프는 하는 거예요?
-얘는 그냥 자기를 보호하는 방법이 튀는
거예요, 점프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벼룩처럼 잘 튄다고 해서
벼룩잎벌레인데 잎벌레 중에서 몸집이
커.
그래서 왕벼룩잎벌레다, 이름이 이렇게
지어졌어요.
-실제로는 벼룩과는 관련이 없지만.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벼룩처럼 뛴다.
-왕개구리잎벌레였어도 되지 않아요?
-개구리처럼 뛴다?
-개구리처럼 뛴다.
-그럴 수도 있죠.
-개구리보다는 벼룩에 가깝네요.
-이름 짓는 사람의 마음이에요.
-그러네요.
-처음 짓는 사람이 개구리를 생각했으면
개구리라고 썼겠죠?
-그렇죠.
네가 처음 발견하면 인욱벌레, 이렇게
만들어도 돼.
-왜, 왜.
-그래도 되죠.
-왜 나 벌레로 만들어, 갑자기?
-그런 식으로 하면 돼.
-벌레도 기분 나쁠 수 있어요.
내 이름 왜 인욱이야 이러면서.
-그래서 이렇게 새똥 모양으로 변장을
하는 그 동물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제가 곤충만 좀 뽑아보면 얘는 이름도
새똥하늘소예요.
이게 두릅이잖아요.
두릅이 얘들은 먹이 식물이에요.
새똥하늘소는 두릅이 있는 곳은 반드시
오게 돼 있거든요.
그래서 얘는 딱 보면 새똥처럼 생겼어요.
그러면 천적이 봤을 때 저거 벌레야?
응, 아니야 새똥이야.
이렇게 하고 지나갈 수 있어요.
얘는 또 배자바구미라고 하는 얘예요.
예전에 한복에 겉옷, 저고리로 입는 걸
배자라고 하잖아요.
얘 몸 색깔이 저고리를 입은 것처럼,
배자를 입은 것처럼.
-위에 옷을 따로 걸친 것 같아요.
-그래서 이름이 배자바구미예요.
얘도 새똥 모양이에요.
얘는 우리가 자라는 칡, 칡 아시죠?
칡뿌리.
-칡.
-칡이 먹이 식물이에요.
칡에 가면 얘들을 만날 수 있어요.
-그 씁쓸한 걸 잘 먹어요?
-그렇죠.
-그리고 이게 나방 애벌레예요.
나방 애벌레인데 보면 다 웅크리고
있어요.
-희한하게 동그랗게.
-나는 새똥이다.
천적에게 나는 새똥이니까 먹지 말라고
자기는 자기를 광고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똥인 척하는 얘들이 되게 많네요.
-이게 같은 종이에요.
같은 종인데 몸 색깔이 저렇게 각각 다
변이가 일어나서 중요한 건 결론은 새똥
모양을 하고 있는 거예요.
-저기가?
-색깔은 조금씩 다르지만.
얘는 제가 좀 확대해서 봤는데 보면 왜
새똥 속에 열매도 들어 있잖아요.
저기 보면 열매도 좀 보이지 않아요?
-그런 것까지...
-저게 나방 애벌레의 모습이에요.
애벌레 피부가 새똥 속에 들어 있는
열매가 연상되는 그런 돌기를 지금
저렇게 가지고 있는 거예요.
-디테일하다.
-굉장히 디테일하죠, 그렇죠?
그다음에 거미도 있어요.
-거미도.
-얘는 사마귀게거미라고 해서 완전히
새똥하고 똑같이 생겼어요.
이렇게 자연 세계에서는.
-희한하네.
-새똥 모양을 한 그런 동물들이 많이
있다.
새똥 모양을 함으로써 천적들이
빗겨나가는 거죠.
그렇죠?
-뭔가 흔하고 가치 없어 보이는 게.
-그렇죠.
-새똥이구나.
-그다음에 조금 더 적극적인 자기방어
전략이에요.
내 몸속에 독을 만드는 거예요.
가뢰가 가지고 있는 독 물질을
칸타리딘이라고 해요.
살아 있는 비아그라.
-비아그라?
-잡아먹는다고 뭐 효능이 있고 이런 게
아니라.
-그렇죠, 그런 건 아닙니다.
-짜내면요?
-아니에요.
-얘 좀 귀엽게 생겼다, 얘는.
-얘 이름이 누구냐 하면
으름밤나방이에요.
새들에게 자기를 지금 은근히 경고를
하는 거예요.
-강한 동물을 약간 사칭하는 느낌이네요.
-얘가 생존 전략 중에서 육아도 있어요.
-육아가 생존 전략이에요?
-육아 곤충, 그렇죠.
알에서 낳은 새끼를 자기가 죽을 때까지
돌봐요.
-대단한데?
-무당벌레는 몸이 화려하죠, 건드리면
몸에서 독 물질을 내기 때문에 다른
곤충들이 무당벌레를 보면 너무 닮고
싶어 해요.
그래서 무당벌레를 흉내 내기 시작해요.
-향원이, 향원이 나왔다.
-오늘 제가 보물지도 무당벌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