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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지도 - 가뢰의 생존 전략 (정부희 / 곤충학자)
등록일 : 2024-08-14 16:50:26.0
조회수 : 376
-오늘 주제는 곤충의 생존 전략.
-궁금하다.
-몸이 무기다, 이름은
대유동방아벌레라는 녀석이에요.
-방아벌레.
-얘가 공중회전 돌기를 하는 이유는 뭐냐
하면 천적을 따돌리는 방법이에요.
-한 20년 전에 제가 쟤를
많이 괴롭혔어요.
-그러셨군요.
-똑 해서 일어나면 다시 뒤집고.
-왜 그랬어요.
-보호색은 잘 아실 거예요.
대벌레처럼 나뭇가지와 똑같은 곤충이
세상에 없는 것 같아요.
-여기에 무슨 벌레가 있어요?
-지금 있죠.
또 어떤 종은 새똥 모양을 해요.
-(함께) 새똥.
-이것도 일종의 보호색의 작전이에요.
그다음에 조금 더 적극적인 자기방어
전략이에요.
내 몸속에 독을 만드는 거예요.
사실 곤충이 독 물질을 만드는 것은
에너지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요.
그러니까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우리가
사람 세계에서 말하면 가성비가 별로 안
좋은 거죠.
-제조해야 하니까.
-그렇죠.
내 몸을 차라리 이용해서 나를 막아내는
게 낫지 내 몸속에 있는 에너지를 막
여기저기서 끌어다가 독 물질을 만드는
거는 그렇게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독 물질을 만드는 곤충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인 경우에는
온대지방이라서 독을 가지고 있는
곤충들이 많지 않아요.
우리가 잘 아는 말벌, 그다음에 노린재,
그다음에 독나방 이 정도.
쐐기나방 정도가 독이 있고.
이렇게 제가 어루만지고 주로 사는데
저한테 아무런 독이 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고의 독 물질인데요.
우리가 가뢰라고 있어요.
-가뢰.
-가뢰.
-얘는 몸이 딱딱해서 딱정벌레목
가룃과에 들어가는데 제가 가뢰를 소개할
거예요.
가뢰가 가지고 있는 독 물질을
칸타리딘이라고 해요.
이 칸타리딘은 살아 있는 비아그라.
-비아그라.
-얘의 성분은 비아그라하고 매우.
-우리한테는 좋은 건데?
-우리는 필요 없는데.
-지금 이렇게 또 말씀하시면 남은 가뢰
다 없어질 수 있습니다.
-이거는 얘가 가지고 있는 성분이
그렇다는 거지 약이라고 하는 것은
함부로 쓰면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에.
-잡아먹는다고 해서 뭐.
-그렇죠.
-효능이 있고 이런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죠, 그런 건 아닙니다.
-짜내면요?
-일단, 아니.
-아니에요.
-그렇게.
-인체에 흡수될 수 있는 형태로 나와
있는 의약품을 쓰십시오.
-관심 가지지 말아요.
-제가 칸타리딘을 설명하기 위해서
비아그라를 제가 이야기한
것뿐이고요.
가뢰 중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흔한 게 몸
색깔이 이렇게 남색인 것을 우리가
남가뢰라고 불러요.
-남색이니까 남가뢰.
-앞서서 이렇게 몸이 청색인 것은.
-청가뢰.
-청가뢰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청가뢰에 비해서 남가뢰가 많이
있어요.
얘들은 주로 4월에서 5월 사이에 그냥
웬만한 야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곤충입니다.
그래서 얘는 암수가 서로 다른데요.
특히 특이한 게 날개가 거의 배꼽티처럼
굉장히 짧아요.
그래서 얘들은 날지 못해요.
날개는 있으나 주로 땅바닥을 걸어
다녀요.
그래서 우리 눈에 잘 띄게 되는데 암컷은
역시 몸속에 난황 물질, 난자를 만드는
난황 물질이 가득 찼기 때문에 몸이
크고요.
수컷은 몸집이 굉장히 왜소한
편이에요.
그리고 더듬이가 수컷은 좀 꼬여
있어요.
더듬이 끝 쪽이 약간 매듭진 것처럼 꼬여
있고 암컷은 그대로 염주를 주르륵 단 것
같은 염주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얘들은 주로 쑥도 먹고요.
아주 독성이 많은 천남성, 뭐 얼레지꽃
이런 것을 먹습니다.
그래서 이거예요.
이 칸타리딘이 저렇게 지금 동그라미 쳐
놓은 부분인데, 노란색인데요.
주로 어디서 나오느냐, 관절에서
나와요.
다리가 6개라고 했잖아요.
6개 관절이 일정 부분이 큐티클이라고
하는데 그 부분이 찢어지면서 순간적으로
저 노란 물질이 나와요.
저 물질 속에 독 물질이, 맹독성인
칸타리딘이라고 하는 독 물질이 들어
있어요.
제가 옆에 지금 무당벌레도
띄워놨는데요.
무당벌레 혹시 딱 만져봤을 때 다리에서
노란 피 흘리는 거 보셨어요?
-봤어요.
-이 사람이, 무당벌레까지.
-그것도 똑같은 거예요.
그래서 얘를 건드리면 얘도 관절에서
이렇게 노란 피를 흘려요.
그런데 곤충은 피는 없어요.
피는 없는데 우리가 의인법을 써서
피라고 하는데 혈림프라고 하는 물질을
내보내요.
내보내서 역시 그것도 나 독이 많은
곤충이야, 그러니까 나를 잡아먹지
말라고 천적에게 경고하는 거거든요.
그 무당벌레가 가진 그 물질을
코치넬린이라고 하는데 그 물질보다 더
독이 강한 게 칸타리딘이에요.
이 칸타리딘을 또 훔쳐 가는 그런 곤충이
있어요.
홍날개라고 하는.
-독성 물질을 어떻게 훔쳐 가요?
-약을 하려고 또 훔쳐 가네, 또.
-소문났구나.
-건드리죠.
건드리면 이거는 얘네가 자동으로 피가
나와요.
그거를 우리가 반사 출혈이라고 해요.
얘네가 급하기 때문에 뇌까지 가지
않아요.
그냥 이게 운동신경에서 자극이 가면
바로 반응이 오는 거예요.
그래서 건드리자마자 이 관절에서 노란색
칸타리딘의 물질이 나오는데 그것을
홍날개라고 하는 곤충이 알게 되는
거죠.
그거는 이따가 다시 설명을
해드릴게요.
그러면 이 물질이 얼마만큼
맹독성이냐.
-선장님이세요?
-제 거는 아니고요.
-다행입니다.
-저 피부를 실험한 분이 계세요.
그러니까 상처가 난 부분을 칸타리딘을
투여해 봤어요.
그랬더니 1일 차, 2일 차, 뭐 3주 후,
이렇게 쭉 지금 상처의 천이 과정을 지금
이렇게 봤어요.
봤더니 저런 식으로 염증이 생기는
거죠.
그 정도로 얘들은 맹독성이다.
사람한테도 이런데 자기들 수준의 이
작은 몸에서는 저게 굉장히.
-다 죽일 수도 있겠네요.
-큰 영향을 주게 되죠.
재밌는 것은 수컷이 칸타리딘을
생산합니다.
-암컷은 생산 못 해요?
-독 물질을.
네, 그래서 암컷은 결혼할 때, 짝짓기를
할 때 수컷으로부터 칸타리딘을 선물을
받는 거죠.
왜냐하면 선물을 받아야 자기가 낳은 알
속에 독 물질이 들어가 있잖아요.
독 물질이 함유가 되어야 다른 천적들이
자기의 자손인 알을 잘 못 잡아먹겠죠.
그래서 이렇게 짝짓기를 할 때 수컷이
암컷에게 칸타리딘을 전달해 줘요.
아무튼 남가뢰는 이렇게 짝짓기를 한
후에 알을 어디다 낳느냐?
땅속에다 낳아요.
이거는 제가 직접 실험실에서 실험을
했어요.
50cm인 용기에다가 흙을 가둬뒀는데
얘가 거의 5일에 걸쳐서 알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낳더라고요.
남가뢰가 낳는 알이 얼마냐면 한 3000개
정도 낳아요.
굉장히 많이 낳습니다.
그만큼 살아남을 확률이 적다는
이야기겠죠.
왜 그러냐 하면 애벌레가 기생을 해요.
자기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가 없어요.
-기생충이네, 기생충.
-그렇죠, 땅속에서 에벌레가 이렇게
부활을 해요.
부활을 해서 얘들이 무조건 땅 밖으로
탈출을 해요.
탈출을 해서 어디로 올라오느냐?
꽃에 그때는 엉겅퀴꽃.
엉겅퀴꽃은 아시죠?
-네.
-엉겅퀴.
-엉겅퀴꽃이나 아니면 개망초꽃이나
이런 꽃이 없으면 쑥 잎사귀 그냥
주변에 있는 풀 위로 올라와요.
저 위로 지금 엉겨 붙어 있어요.
저것만 해도 제가 볼 때 언뜻 볼 때 한
100마리 정도 될 거거든요.
-수백 마리는 돼 보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딱 보면 꽃처럼 보여요.
-그렇네요, 약간 주홍빛을 띄어서.
-그렇죠, 얘들이 지금 누구를
기다리느냐?
-설마.
-벌을 기다려요.
-벌한테 붙으려고.
-아무것도 모르는 벌.
-벌에게 붙으려고.
-지금 저렇게 엉겅퀴에도 붙어 있는 걸
제가 사진을 찍은 거고요.
-왔어.
-이렇게 벌을 기다려요.
-이 멍청이.
-꿀벌의 사촌.
꿀벌도 기다리기도 하지만 꿀벌의
사촌인 뒤영벌이나.
-뒤영벌.
-꽃가루가 필요한 그 벌들을 기다려요.
그러면 이 벌들의 눈에 보면 꽃처럼
보이니까 냉큼 안겠죠.
그리고 또 꽃에 앉아 있으면 꽃가루를
따면서 자연스럽게 얘들이.
-묻혀가네요.
-벌 몸에 무임승차를 하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생긴 게 뒤영벌이 딱 붙어 있게
좋게 생겼어요.
-그렇죠, 털이 굉장히 많잖아요.
-되게 붙고 싶게 생겼어요.
-붙고 싶어.
-맞아요.
이렇게 해서 이거 보세요.
제가 이렇게 죽어가는 애를 사진을 찍은
거예요.
-이거 벌이에요?
-네, 쟤가 벌이에요.
지금 죽었어요.
다리랑 지금 오그리고 죽어 있는
상태인데 거기에 남가뢰 애벌레들이 다
달라붙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남가뢰 애벌레도 안 됐죠.
왜 죽었는지는 모르지만 제 생각으로는
얘가 혹시 살충제에 아마 감염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니면 너무 많은 애벌레가...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알겠습니다.
-그건 아닙니다.
-그래서 얘가 이렇게 하고 어디로
가느냐?
보통 뒤영벌 종류가 사는 곳은.
-벌집.
-땅굴이에요.
땅속에.
-땅굴.
-보통 두더지가 파는 굴도 있고 여러
굴이 있어요.
빈틈이 있는데 그 속에서 자기가
애벌레를 키울 거거든요.
이 뒤영벌의 애벌레 밥이 뭐냐면
꽃가루예요.
그래서 열심히 꽃가루를 따가는 거예요,
꿀벌처럼.
그래서 거기에다가 꽃가루를 우리가
저장을 해 둬야 하는 거죠.
그런데 저 몸에 누가 붙어 있느냐?
남가뢰 애벌레가 붙어 있어.
-아래 놈들.
-지금 아무것도 모르고 지금 신나게
집으로 가고 있네요.
-그렇죠.
그런데 몸에 많이 붙어 있으니까 얼마나
이게 간지럽고 그렇겠어요?
-가려워, 가려워.
-그러니까 몸을 자꾸 이렇게.
-비벼서.
-비비겠죠.
그럴 때 애들이 뚝뚝 떨어지는 거예요.
남가뢰 애벌레들이 어디에 떨어지느냐?
뒤영벌의 아가방에, 육아방에.
-어떡해.
-떨어지는 거예요.
-그러면 그 벌, 애벌레들이 잡아먹나요?
-그렇죠, 그렇죠.
벌 애벌레도 먹고 그다음에 엄마 벌이
지금 저장해놓은 애벌레 밥인 꽃가루.
-거기 다.
-너무 잔인한데요.
-꽃가루가 희생을 하게 돼요.
-잔인하죠.
-호러다, 호러.
-그런데 이게 돌고 도는 것 같은 게
기생벌도 새똥같이 생긴 벌레한테 알도
놓고 했잖아요.
-맞아.
-그렇죠.
-그러니까 서로 돌고 도는 것 같아요.
-그게 건강한 생태계인 거예요.
-그런데 저 궁금한 게 있습니다.
만약에 그 남가뢰 애벌레들 있잖아요.
꽃에 이렇게 꽃처럼 위장하고 있다가
뒤영벌 오면 묻혀서 가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꽃에 오는 벌이 뒤영벌 말고도
그냥 무당벌레 같은 애들도 있고 다양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걔네는 그러면 그러니까 벌
종류에만 붙어가요?
아니면 다른.
-다른 곤충에도 묻어갈 수 있죠.
묻어갈 수 있는데 다른 곤충에 묻어가게
되면 걔는 죽는 거죠.
왜냐하면 얘가 필요한 것은 아까
뒤영벌의 꽃가루와 뒤영벌 애벌레가
사는 그 공간인데.
-잘 잡아야 하겠네.
-그렇죠, 다른 곤충에 그냥 무임승차를
할 수가 있어요.
보통 곤충들은 몸에 털이 있기 때문에
내가 원치 않아도 묻어갈 수가
있거든요.
그러면 얘는.
-잡아먹히겠죠.
-다른 벌레들은 날아가다가 남가뢰
새끼네?
이렇게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알을 많이 낳는 걸 수도 있어요.
-생존율이.
-생존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낳을 수도 있어요.
-선택을 잘해야 하는구나.
-그다음에 화학 물질을 만드는
끝판왕이 누구냐?
이름도 폭탄이 들어가요.
폭탄먼지벌레라고 하는 딱정벌레가
있어요.
-이거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이 폭탄먼지벌레는 일단 천적이
나타났다.
위험을 감지했다.
그러면 순식간에 몸속에서 폭탄을
제조해요.
그것도 100도씨가 되는 폭탄을 제조해서
바로 쏘아요.
빛의 속도로 쏘아요.
이 폭탄먼지벌레는 야행성이에요.
밤에 주로 활동을 해서 얘를 만나려면
밤에 나가시는 게 좋고요.
그다음에 사는 곳은 이 그라운드, 땅
위예요.
종종종 걸어 다녀요.
그러면 뭐를 먹느냐?
얘는 육식성이에요.
육식성이라서 직접 보면.
-역시.
-어떤 곤충의 시체예요.
모든 생물은 한 번 태어나면 죽게 돼
있잖아요.
죽으면 누군가가 분해를 해줘야 해요.
분해를 해줘야 하는데 그 분해자 역할을
하는 곤충은 파리도 있고 소똥구리도
있고 다 있어요.
있는데 이 폭탄먼지벌레도 얘도 살아
있는 곤충이든 아니면 죽어 있는
곤충이든 먹는 역할을 해요.
그래서 쟤가 환경미화원이다.
얘들이 없으면 지구는 시체 밭이 될
것이다.
이렇게 표현도 하죠.
-동물로 치면 하이에나처럼.
-그렇죠, 맞습니다.
-청소부 역할.
-그렇게 하는데 얘가 뭔 일이
일어나느냐.
-성질머리 보소.
-위험해졌어요.
갑자기 땅을 막 걸어가는데 개구리가
나타났어요.
얘들의 천적은 개구리니까.
도마뱀이나 개구리가 나타나서 긴 혀를
쭉 빼서 얘를 딱 낚아채려고 해요.
딱 낚아채는 순간에 몸속에서 100도씨의
폭탄을 제조해서 쏘아요.
지금 저것처럼.
저렇게 딱 쏘면 어떻게 하느냐.
뜨겁죠.
뜨거운 데다가 여기에서 산성의 아주 그
폭탄 같은 냄새가 나요.
-냄새도 나고요.
-그 냄새가 냄새가 굉장히.
-방귀네요, 방귀.
-그래서 방귀벌레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이 폭탄먼지벌레를 저희가
조사를 갔을 때 밤에 얘들을
채집하잖아요.
그러면 들어와서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해도 아침까지 몸에서 폭탄 냄새가
나요.
-그 정도예요?
-그러니까 굉장히 냄새가 지독합니다.
오래갑니다.
그러니까 개구리 입장에서는 갑자기
뜨거운 폭탄이 그것도 냄새가 지독한
폭탄이 내 입으로 들어왔어.
그러니까 얘가 그걸 삼키지 못하고 얼른
뱉는 거예요.
뱉은 후에 또 열심히 닦아야죠.
왜냐하면 나한테 지금 분사가 됐으니까.
-입에 넣었던 그 개구리 너무 불쌍하다.
아, 했을 거 아니야.
-그러니까.
-기분이 나쁠 것 같아, 이게
방귀잖아요, 사실.
방귀도 방귀 맞은 것도 기분 나쁜데.
-뜨거워.
-그 방귀가 뜨거워.
너무 기분이 나쁠 것 같아요.
-그렇죠, 그렇죠.
-며칠 동안 냄새 입에서 계속 입 냄새
나지 그 개구리는.
-기분 나쁜 것보다도 물리적으로 자기가
지금 괴롭습니다.
그 정신적인 부분은 다음 문제고.
그래서 이 폭탄먼지벌레는 천적이
괴로워하는 틈을 타서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는 거예요.
제가 소박한 신사라고 부르는데
선제공격은 절대 하지 않고 방어를 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아니, 방귀 뀌는 사람이 뭐가 신사예요?
-그러게.
-신사죠.
공격을 안 하잖아요, 일단.
-그런가?
-얘들이 또 재밌는 건 360도로 방향을
바꿔서.
-바꿔서 저렇게 다 되네요.
-이거를 조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얘들의 그림은 조금 과장법이
됐지만 딱지날개가 배 끝을 덮질
않아요.
배 끝이 살짝 노출이 돼요.
그래야지 내가 원하는 쪽에, 왼쪽에서
누군가가 날 자극을 했어.
그러면 얘가 왼쪽으로 쏘는 거예요.
오른쪽에서 자극을 받으면 오른쪽을
향해서 폭탄을 쏘게 되는 거고요.
그러면 이 폭탄의 원리가 한번 볼까요?
이건 제 손가락이네요.
-맞으셨어요?
-네.
-지금 남방폭탄먼지벌레인데요.
제가 제주도에서 쟤를 채집을
했었는데요.
그냥 덥석 제가 잡았는데 나도 모르게
아, 뜨거워하고 얘를 얼른
내동댕이쳤던.
-진짜 뜨거웠어요?
-얘한테 너무 미안하지만 너무
뜨거우니까.
-진짜 뜨거워요?
-뜨거워요.
그냥 뭐에 덴 듯이.
참을 수 있어요.
충분히 참을 수 있는데 그냥 순간적으로
무방비 상태에서.
-놀랐나 봐.
-이게 깜짝 놀라는 거죠.
그러니까 좀 덴 것 같아요.
뜨거워요.
-아, 뜨거워하고 던지고 발로 이렇게
밟은 거 아니에요?
-그거는 아니죠.
미안하죠.
한 1도, 1.5도 화상을 입은 것 같아요.
저거 없어지는 데 2주가 걸렸습니다.
저 화상 자국은 조금 남아 있더라고요.
그런데 또 화끈거리는 것도 한 1시간
정도 지나니까 사라졌어요.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그래서 얘들이 그러면 이렇게 화상을
입힐 정도로 100도씨의 폭탄의 원료는
뭐냐.
원료를 보면 얘들 몸속에 두 가지의
분비물이 나와요.
하나는 하이드로퀴논.
하이드로퀴논은 우리가 사진 예전에
인화할 때 지금 디지털카메라를 쓰니까
안 쓰지만 인화할 때 쓰는 약품이고요.
또 하나는 과산화수소가 있어요.
과산화수소에 소독약 있잖아요.
그게 몸속에서 나오는 거예요.
몸속에서 나오는데 이 화학 물질은
원료거든요.
원료는 혼자서는 자기 스스로는 어떤
그런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아요.
그래서 얘들이 폭탄이 제조되는 방으로
합쳐져요.
들어가서 거기에서 만난 두 물질이
거기에서 효소가 나와요.
효소가 있어야지 원료가 가공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효소 이름은 카탈라아제하고
페록시다아제가 나오면 하나는 뭐가
되느냐.
하나는 과산화수소하고 물로 나오고 또
하나는 하이드로퀴논이라고 하는 물질이
벤조퀴논으로 바뀌어요.
벤조퀴논은 아까 왜 내가 폭탄 냄새
난다고 했잖아요.
그 폭탄 냄새 나는 그런 주요 물질이
되는 거예요.
플러스 100도씨의 어떤 온도가 주어지는
거예요.
-그러면 벌레는 자기는 손상을 입지
않고.
-자기는 괜찮습니다.
이게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괜찮고
그다음에 제조실이나 곤충의 몸들은
거의 큐티클이라고 하는 굉장히 단단한
재질로 되어 있어요.
-그럼 손톱 위에 있는 이거
큐티클이라고 하는데 그거랑 비슷한.
-그렇죠.
곤충의 피부 자체는 우리가 큐티클로
되어 있다고 해요.
그게 뼈 역할을 한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자기 몸 자체는 커다란 해는
입진 않습니다.
-신기하네요.
-그래서 폭탄먼지벌레 이외에도
큰목가는먼지벌레라고 있어요.
이 녀석도 100도씨의 폭탄을 발사해요.
생긴 건 되게 예쁘게 생겼죠?
나머지 이외의 다른 먼지벌레 종류는
그냥 건드리면 폭탄을 쏘긴 해요.
폭탄은 쏘는데 100도씨의 온도는 같진
않아요.
폭탄먼지벌레와 큰목가는먼지벌레가
100도씨의 폭탄을 쏜다.
그래서 얘들이 유명해진 거예요.
그다음에 우리가 경고색을.
경고색은 화려한 색깔.
우리가 왜 신호등 보면 굉장히 화려하죠.
빨간색, 녹색.
그것은 다 누구한테서 따온 거냐.
자연에 있는 생물의 경고색에서 따온
거예요.
눈에 확 띄니까.
-잘 띄어야 하니까.
저기 그림에 띄운 아이는 눈알 무늬라고
해요.
-그렇네요.
-얘 좀 귀엽게 생겼다, 얘는.
-눈알 무늬라고 하는데 눈알 무늬도
일종의 경고색 작전으로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얘는 항상 앉아 있는 자세가
저래요.
얘 이름이 누구냐 하면
으름밤나방이에요.
얘가 좋아하는 식물이 으름덩굴이라고
하는 식물이 있어요.
으름덩굴이 이렇게 생겼거든요.
-예쁘게 생겼다.
-꽃이 이렇게 생겼고요.
얘가 잎사귀를 오로지 으름덩굴
잎사귀만 먹는 애예요.
-이거 되게 귀엽게 생겼네.
-저게 뭐예요?
-S자, S자로 약간 꼬듯이 그렇게.
-저는 처음에 CG로 붙인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나온 애 중에 얘가 내
스타일이에요.
-찾았어요?
그런데 이거는 지금 으름밤나방의
애벌레 상태인 거죠?
-네.
그래서 초여름 정도 5월, 6월, 7월
정도에 아마 보일 거예요.
우리 주변에 으름덩굴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잘 찾아보시면 얘를
만날 수 있어요.
그래서 이 눈알 무늬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거냐.
-눈.
-눈, 누구 눈?
-자기 눈.
-자기 눈?
부엉이 눈.
-부엉이 눈.
-약간 부엉이 느낌.
-우리가 부엉이는 맹금류에 들어가요.
얘들은 적외선도 감지를 할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부엉이 눈을 아마 얘들이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그것을 흉내 내지 않았을까.
그리고 또 독이 있는 뱀.
우리나라인 경우에는 살모사가.
-살모사.
-물방울무늬예요.
그래서 나는 뱀이다 또는 나는 올빼미다,
이렇게.
특히 나방 애벌레들을 좋아하는 애들은
새거든요.
그러니까 새들에게 자기를 지금 은근히
경고를 하는 거예요.
-강한 놈들을 약간.
-그렇죠.
-사칭하는 느낌인 거네요.
-그렇죠.
-그런데 그러면 얘네들은 이런 눈이
보이게끔 앉아 있는다 했잖아요.
그러면 본능적으로 아는 거예요?
눈이 이쪽에 있으니까 이쪽을
보여줘야지, 약간 이렇게?
-우리가 이걸 진화로 설명을 해야 해요.
이 곤충이 처음에는 눈이 약간 위쪽에
있었을 수도 있어요.
어떤 개체는.
또 어떤 개체는 얘처럼 옆에도 있을 수
있고.
또 어떤 개체는 약간 앞쪽에도 있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새들이 딱 봤을 때 옆쪽에서
있는 눈이 훨씬 더 위협적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옆쪽에 있는 그런 눈알 무늬가
있는 개체는 거의 안 잡혀 먹고.
그다음에.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눈알 무늬가 옆쪽에 있는
유전자를 가진 개체가.
-가장 많이.
-지금껏 살아남는 거죠.
-살아남는.
-그게 바로 자연도태설인 거예요.
-전략이죠.
-전략이죠, 일종의.
그래서 이렇게 보고요.
그다음에 눈알 무늬가 특징이 있어요.
뭐냐면 사시예요.
아니면 태극 모양이든.
보면 안쪽에 있는 회색이 눈동자로
생각을 해요.
우리 사람 눈으로 비교를 해 봤을 때.
그다음에 노란빛이 흰자예요.
그러면 흰자 속에 회색의 눈동자가 지금
똑바로 있잖아요.
약간 비틀어져 있어요.
그렇죠?
약간 각도가 조금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요.
이런 게 바로 우리가 사시라고
부르잖아요.
이게 사시예요.
사시의 특성은 뭐냐.
-그러니까.
다 나랑 눈 마주치는 느낌이야.
-그렇죠, 지금 저를 노려보고 있거든요.
-그런 느낌 같아요.
-우리 선원들께서는 아마 본인들을 다
노려보는 걸로 그렇게.
-그런 느낌이 나요.
-맞아요.
-그게 사시의 특징이에요.
지구에 지금 남아 있는 생물들 중에서
눈알 무늬를 하고 있는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사시예요.
그러니까 우리 사람들처럼 정중앙에
눈동자가 있다, 그런 경우는 거의
드물어요.
-약간 한쪽을 향하는 느낌이 나네요.
-그렇죠.
보세요.
-저거는 뱀인가요?
-뱀처럼 보이죠?
-진짜 뱀처럼.
-쟤가 나방 애벌레예요, 나방 애벌레.
주홍박각시라고 하는 나방 애벌레예요.
-애벌레예요?
-나방 애벌레가 지금 몸을 완전히
뱀처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얘네 너무 신기한 게 문양도 뱀
문양 같지만.
-그렇죠, 맞습니다.
-머리도 약간 둥그스름한 삼각형 그 뱀
머리처럼 되어 있네요.
-건드리면 머리 있는 부분을 더
부풀려요.
-나 열받았다 하면서.
-그래서 만져보면 경직이 돼 있어.
경직이 되면서 그러니까 여기 머리하고
가슴, 등판 쪽을 약간 부풀려요.
부풀리면 그쪽에 있는 눈알 무늬가 더
커 보이겠죠.
그 효과도 있고 얘가 똬리를 트는 저런
모양을 취하기도 하고요.
몸을 활짝 피면 그러니까 길게 펼치면
뱀하고 똑같아요.
쟤를 만져보면 벨벳 천처럼 매우
부드러워요.
융단을 깔아 놓은 것처럼 아주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한번 볼게요.
이게 머리를 부풀린 부분이에요.
그래서 눈알 무늬가 역시 사시죠?
눈동자가 한가운데에 있잖아요.
그래서 어느 방향에서 보든 나를
노려보는 그런 효과를 내는 거죠.
옆에 있는 아이가 바로 어른벌레예요.
-잘 컸다.
-몸 색깔이 너무 예뻐요.
-주홍색.
-주홍색이라서 주홍박각시.
그런데 원래 분홍색이 더 많아요.
아마 저한테 이름을 지으라고 했으면
저는 분홍박각시라고 이름을 지었을
거예요.
우리 국내 곤충에 이름만 지어준 것만
해도 한 600종 정도 되거든요.
-진짜요?
무늬가 네 점 있다 그러면 네점무늬
무당벌레, 이런 식으로 아주 쉽게
짓거든요.
-예를 들면 부희박각시 이런 거 없어요?
-부희는 제가 오글거려서 못 쓰겠고요.
신종을 할 때는 제가 정은 써요.
앞에 정부희 중에서 JUNG는 써서 제
이름이 들어간 종은 지금 여섯 종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에 저희 닮은 곤충
발견하시면 저희 이름 넣어주세요.
-알겠습니다.
-나 벌레로 좀 만들지 말라니까.
-왜.
-제가 꼭 약속드리겠습니다.
-향원박각시, 이런 걸로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거 보세요.
이게 태극나방이에요.
-진짜 태극무늬 느낌이.
-이 무늬가 태극무늬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
모델이래요.
1957년에 곤충이 최초로 우표 모델로
들어갔는데 이 태극나방이 들어갔대요.
태극무늬가 있어서 애국나방이다 이렇게
애칭을 붙이면서 날개 보면 태극무늬가
있어서 저게 숲속에 있으면 천적들이
봤을 때 무섭죠.
눈알 무늬기 때문에.
오른쪽에 보면 쟤는 흰 줄이 있어요,
흰줄태극나방.
그래서 아무튼 둘 다 다 태극무늬가
있다, 눈알 무늬가 있다.
이거는 지금 참나무산누에나방인데
앞날개, 뒷날개 모두 다 눈알 무늬가
있어요.
-눈이 4개야.
-그래서 원래는 앉아 있을 때 뒷날개가
안 보여요.
-그렇네요.
-날개를 이렇게 딱 접고 있다가 적이
나타나.
제가 사진 찍으러 가까이 가잖아요.
그러면 날개를 겉날개를 스르륵
올려요.
천천히.
스르륵 올리면 눈알 무늬가 조금조금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요.
그래서 조금 섬찟하기는 해요.
그래서 아무튼 저런 눈알 무늬를 가지고
있다.
또 이제 우리가 생존 전략 중에서 육아도
있어요.
-육아가 생존 전략이 돼요?
-육아 곤충.
그렇죠.
보통은 곤충은 알을 낳고 죽어요.
그게 곤충의 일생 중의 그냥 마지막
단계예요.
제가 충생이라고 하는데 충생의 마지막
단계는 어른벌레로 죽는 거다.
알을 낳고 죽는 거다.
그런데 이 에사키뿔노린재라고 하는 이
녀석은 특이하게 자기가 알을 낳고
알에서 낳은 새끼를 자기가 죽을 때까지
돌봐요.
이것도 생존 전략이죠.
아기를 돌보면 돌보는 기간이 길수록
아기가 생존할 그런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요.
얘는 등에 하트 모양이 있어요.
-귀엽다.
-굉장히 귀엽죠.
그래서 애들은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
흔히 있어요.
그리고 또 찾기가 쉬워요.
등에 하트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 현재 짝짓기를 하고
있고요.
얘들은 건드리지 않으면 하루도 짝짓기를
합니다.
그게 노린재의 특성이에요.
오래 버티기예요.
-대단한데?
-왜냐하면 다른 수컷이 가까이 못
오게.
-질투가 많구나.
-질투가 많은 거죠.
-다른 놈 오지 마.
-그러니까 나의 신부한테 가까이 오지
마라고 하는 입장에서 신랑이 그냥
문지기로 지키고 있는 거예요.
모든 곤충은 아까 이야기했듯이 알을
낳으면 일정 시간이 하루 이틀 정도
지나다가 죽게 되는데 이
에사키뿔노린재는 보시다시피 알을
끌어안고 있어요.
알을 끌어안고 뭐를 하느냐.
그냥 하루 종일 알을 지켜요.
얘는 먹이가 뭐냐 하면 즙이에요, 식물
즙이에요.
주둥이가 침처럼 생긴 주둥이라서 식물에
침 같은 주둥이를 꽂은 후에 식물 즙을
쭉쭉 빨아서 마시는데 그 식물 즙을
먹으러 잠깐 옆으로 비켜나면 알들이
위험해요.
그래서.
-어떻게 해?
-엄마는 굶는 상태에서 이제부터는
아무것도 식음을 전폐를 하는
거예요.
그런 상태에서 알을 돌봐요.
이렇게 알을 돌보는데 이 알에서
애벌레가 깨어나는 기간은
열흘이에요.
열흘 정도 지금 엄마가 알을 떠나지 않는
거예요.
수시로 날갯짓을 해서 시원하게도
만들어주고 주둥이를 이용해서 알과 알
사이를 약간 벌려주기도 해요, 알이 썩지
않도록.
그래서 아무튼 알을 정말 마른자리
진자리 우리 노래 가사 있었죠.
-진짜 어버이 은혜예요, 어울리는.
-어버이 은혜에서 나오는 노래 가사와
똑같이 자식을 저렇게 돌봐요.
그래서 실험을 해봤어요.
그러면 과연 어미가 알을 돌본 그 알.
그다음에 어미가 돌보지 않은 알 두 개를
놓고 실험을 해보니까 어미가 돌보지
않은 알은 100% 부화에 실패합니다.
-100% 실패요?
-네, 다 천적이 와서 알을 잡아
먹어요.
데려가든지 잡아먹어요.
지금 현재 여기 그림에 보이는 아이가
기생벌이에요.
-기생벌 또 왔다.
-그러니까 얘는 좀벌 종류인데
알좀벌이라고 하는데 얘는 노린재 알만
노리는 아이예요.
그래서 노린재 알만 만났다 하면
거기에다가 알을 낳아요.
그러면 이 알 속에서는 저 알좀벌이
나오는, 기생벌이 나오는 거예요.
또 개미가 끌고 가요.
그런데 엄마가 지키고 있는 알에서는
87%가 부화에 성공을 했대요.
13%는 왜 성공을 못 했느냐.
뒤쪽에 있는 아이는 엄마가 보지를
못하는 거예요.
-어떻게 해.
-앞쪽에 있는 아이만 가까이에서
얼씬거리면 자기가 몸을 일으켜요.
이게 다리를 오므리고 있던 거를 딱
일으키고 몸을 이렇게 흔들기도 하는
거죠.
그러면서 아무튼 쫓아내는 데 효과가
있다는 거죠.
-그래도 87%면 진짜 크다.
-엄청난 효과다.
-열흘이 지났어요.
드디어 열흘이 지나서 아까 알이
아니잖아요.
다리가 보이죠?
애벌레가 깨어났어요.
새끼가 이제 깨어났어요.
깨어났는데 이 상태가 되면 지금 엄마는
속된 말로 당 떨어져요, 지금.
굶었으니까.
-힘들겠다.
-배가 너무 고파요.
고픈데도.
-새끼를 먹나요?
-안 먹어요, 그냥 굶어요.
-설마.
-죄송합니다.
-그럴 거면 진작 알을 빨아 먹었겠죠.
-죄송합니다.
-그냥 굶어요.
굶은 상태에서 계속 지금 돌보는
거예요.
-엄청난 모성애네요.
-그렇죠.
정말 극진한 모성애죠.
곤충 세계에서는 정말 상상도 못 할 그런
모성애입니다.
-대단하다.
-그러면서 지금 계속 돌보고 있고.
애벌레가 지금 약간 까매졌어요.
한 번 얘가 허물을 벗었어요.
애벌레가 지금 두 살이 됐어요.
곤충은 허물을 벗을 때마다 한 살을
먹는다고 해서 곤충에게는 한 살을 안
쓰고 령을 써요.
지금 현재는 얘가 한 번 허물을 벗어서
2령 애벌레가 됐어요.
-그러면 2령이라고 해서 2년이라는 뜻이
아니고.
-그렇죠.
허물을 벗는 숫자예요.
얘들은 종에 따라서 이틀에 한 살을 먹을
수도 있고 일주일에 한 살을 먹을 수도
있고 한 달에 한 살을 먹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 에사키뿔노린재는 아마
이틀에 한 살을 먹었을 거예요.
그래서 지금 허물을 벗고 굉장히 엄마
다리 속에 품 안에 지금 들어
있잖아요.
-바글바글하네.
-엄마는 점점 정신을 잃어가고
있어요.
-슬퍼.
-굶어서.
배가 너무 고파.
고픈데도 엄마가 떠날 수가 없어요.
떠나면 자기 새끼들이.
-다 죽으니까.
-다 죽는 것을 엄마가 본능적으로 아는
거죠.
이러면서 이제 천적이 나타나요.
천적이 나타나면 여기 천적은 지금 현재
저입니다.
제가 지금 앞에서 사진을 찍고 앞에서
어슬렁거리니까 얘가 어떻게
하느냐.
날개를 팍 이렇게 펼쳐요.
펼쳐서 날개를 선풍기 여기 천장에 있는
선풍기 막 돌아가는 그런 느낌이 들도록
파르르 떨어요.
파르르 떨면서 나를 위협을 해요.
그래서 제가 그런 때는 미안해서 사진을
못 찍죠.
-그러니까요.
파르륵 떨면서 찍지 마, 찍지 마.
-그렇죠.
그런 식으로 해서 알을 돌봐요.
그렇게 하다가도 안 된다.
그러면 애벌레들이 피신을 해요.
이렇게 지금 날개를 펼쳤다 오므렸다
하면서 애벌레를 돌보고 있다가 그래도
안 된다.
그러면 애벌레들이 나뭇잎 뒤쪽으로
숨어요.
엄마만 남아요.
엄마만 남다가 안전해지면 엄마가 다시
불러요.
어떻게 부르느냐.
-컴 온.
-컴 온.
페로몬을 내보내요.
페로몬 들어보셨나요?
-(함께) 네.
-곤충이 내는 냄새예요.
그래서 이 집합 페로몬을 내보네요.
너희 다 여기로 모여라.
-집합!
이렇게 하는구나.
-집합하는 의미에서 그런 냄새를
내보내면 그 애벌레들이 그 냄새를 맡고
다시 엄마 품 안으로 들어와요.
-귀여워.
-그렇게 해서 엄마가 거의 지금 굶은
상태에서 15일 정도를 지냈을 거예요.
그렇게 하고 나서.
없죠?
엄마 없죠.
엄마 죽었어요.
엄마는 자연사했어요.
자연사하고 새끼들만 남았어요.
새끼들은 다 자랄 때까지 이렇게 모여서
살아요.
그래서 우리가 뭐라고 저는 이야기를
하느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진짜 딱 그거네요.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거예요.
노린재들은 특히 애사키뿔노랜재들은
일단 모여서 살아요.
모여서 살면 좋은 점이 뭐가
있을까요?
뭐가 있을까요?
-생존율이 높아요.
-생존율이 왜 높을까요?
-누가 잡아먹으러 와도 내가 먹힐 확률이
적잖아요.
뭉쳐 있으니까.
-그렇군요.
저는 그 생각은 또 안 해봤습니다.
-안 심심해요.
-일단 집단으로 있으면 천적이 봤을 때
면적이 크잖아요.
-큰 벌레인 줄 알고.
-그렇죠.
몸집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게.
-그리고 노린재들은 딱 건드리면
노린내가 나요.
손에서 계피 향처럼 아니면 요즘
실리콘으로 인테리어할 때 마감할 때
실리콘을 쏘잖아요.
그 냄새하고 똑같은 게 나요.
-벌레가 싫어하는 냄새겠다.
-그 냄새를 혼자서 내뿜는 것보다
집단으로 같이 내뿜으면 천적들이
싫어하겠죠.
-그 효과가.
-그래서 애들은 모여서 사는 게 아마
생존 확률이 매우 컸을 것이에요.
그래서 현재는 모여서 산다.
-되게 가족끼리 부모도 그렇고 형제도
그렇고 끈끈하네요.
-그렇죠.
끈끈한데 사실은 알고 보면 곤충은 형제,
자매, 부모 이런 개념이 없습니다.
육식인 경우에는 나의 부인, 나의 남편,
나의 자식, 나의 형제 상관없이 다
먹잇감에 불과합니다.
-1초 만에 감동을 깨버리네요.
-지금, 지금까지 모성애 이렇게
보여주시고요?
-형제애라고 써놓고.
-모성애를 가진 경우는 굉장히 드문
경우고.
-드문 경우다.
-드문 경우다.
-원래 곤충들은 형제, 자매 그런 개념이
별로 없다.
-그렇겠네요.
그다음에 흉내 내기.
-향원이, 향원이 나왔다.
-나왔다, 나왔다.
-무당벌레 나왔네요.
-오늘 제가 보물지도 무당벌레입니다.
-가운데 있는 아이가 무당벌레예요.
무당벌레는 경계색을 띤 대표
종이에요.
몸이 화려하죠.
그다음에 건드리면 독물질을 내기 때문에
그래서 주변에 있는 내 몸에서 독물질을
못 내는 다른 곤충들이 무당벌레를 보면
너무 닮고 싶어 해요.
그러니까 선망의 대상이에요.
그래서 무당벌레를 흉내 내기
시작해요.
모양도 무당벌레를 흉내 내는 거예요.
보통은 색깔을 흉내네요.
보통은 왼쪽이 알멸구라고 하는 애가
있어요.
-멸구.
-멸구 종류인데 아주 동그래요.
보통 멸구는 보통은 장방형으로
길쭉하거든요.
얘는 몸이 동그래요.
건드리면 톡톡 튀어요.
튀는 아이인데 몸 색깔을 보면
무당벌레하고 매우 비슷해요.
붉은색은 없지만 아무튼 굉장히 비슷해서
천적에게 나 무당벌레야.
그러니까 나를 먹지 마,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고요.
오른쪽은 배나무, 돌배나무 배.
-배나무.
-배나무를 먹는 곤충이에요.
쟤 점을 세보면 12개 있어요.
그래서 십이점박이잎벌레라고 하는
아이인데.
쟤도 몸에 독은 하나도 없어요.
하나도 없는데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독 있는 곤충을 흉내 내는
거예요.
그래서.
-그래서 무당벌레 흉내 내는 거예요?
-그렇죠, 무당벌레를 흉내를 낸 거예요.
-저는 사실 이때까지 무당벌레가 되게
색이 다양하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어요.
-그렇죠.
그런데 실제로 무당벌레가 제가 찍은
사진만 보니까 29개의 패턴이 있어요.
가운데 있는 저런 무당벌레도 있지만
점이 2개인 아이도 있고 점이 4개인
아이도 있고.
그다음에 아예 점 무늬가 없는 아이도
있고.
또 어떤 녀석은 바탕색이 까만색이에요.
-그러면 그 옆에 있는
십이점박이잎벌레랑 어떻게 구별해요?
-어떻게 구별을 하느냐 질문 중에서 가장
똑똑한 질문이에요.
-이런 걸 해야 하는데.
-더듬이를 보시면 돼요.
무당벌레는 더듬이가 머리 끝 쪽에 지금
보일랑 말랑 해요.
-조그맣게.
-매우 짧아요, 굉장히 짧죠.
그런데 십이점박이무당벌레는 더듬이가
길어요.
길죠?
더듬이를 보고 구분을 하셔야 해요.
무당벌레는 보통 우리에게 더듬이를 잘
보여주지 않아요.
얘가 가사 상태에 특히 빠지게 되면
더듬이를 몸 안으로 쏙 집어넣어요.
그래서 아예 안 보여요.
그나마 지금 저 사진에는 보여준 것을
제가 사진을 찍은 거고요.
오른쪽에 있는 다른 무당벌레를 흉내
내는 종들은 더듬이가 긴 편이에요.
말벌을 또 흉내 낸 애가 있어요.
말벌은 독이 어마어마하니까요.
그 옆에 있는 애가 벌호랑하늘소예요.
오른쪽에 있는 아이가.
-벌이 아닌 거예요?
-쟤가 하늘소예요.
하늘소인데 딱정벌레목에 들어가는
하늘소인데 쟤는 몸에 독이 하나도 없어.
그런데 말벌을 흉내를 내요.
더듬이도 막 흔들고 다니고 말벌하고
똑같이.
저것도 우리가 흉내 내기로 보는 거죠.
이건 땅벌인데 옆에 있는 하늘소들.
긴알락꽃하늘소, 하늘소들도 모두 다 몸
색깔이 지금 약간 우리 얼룩말처럼
이렇게 되어 있잖아요.
노랗고 까만 이런 줄무늬가 있는 건 다
말벌을 흉내를 낸 거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말벌보다 약간 좀 더 얄쌍하네요.
-그렇죠.
-전에 제가 노란색, 까만색 줄만 있으면
벌인 줄 알고 엄청 무서워했는데
아버지가 저건 벌 아니다라면서
하더라고요.
-그렇죠.
-그때는 무서워서 혼비백산했는데 이제
좀 알고 도망가도 되겠네요.
-뭔가 오늘은 곤충의 우주를 위에서 막
다 들여다본 그런 기분이 드는데.
사실 곤충기를 쓰시기 위해서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면서 관찰을 하셨잖아요.
궁금한 게 그러면 우리 선장님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귀한
곤충, 이런 것도 분명히 보셨을 것
같아요.
-그렇죠.
우리나라에서 사는 곤충을 한국
특산종이라고 해요.
종 수는 세보지는 않았지만 우리 이름을
지어줄 때는 우리라는 그런 것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이름 앞에 우리가 들어가면
우리나라 특산종이라고 생각하시면 거의
맞을 거예요.
그리고 제가 본 종 중에서 특이한 종은
묘향산거저리라고 있어요.
제 전공인 건데.
-묘향산.
-묘향산.
묘향산에서 처음 발견이 됐대요.
동부권에 있는 학자가 북한에서 체류를
하면서 곤충 연구를 한 거예요.
했는데 묘향산에 갔는데 세계에서 한
번도 발표되지 않은 종을 거기서 처음
만난 거예요.
그래서 이름을 묘향산에서 처음 발견이
됐다 그래서 묘향산거저리라고 이름이
지어졌는데 걔는 제주도부터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는 하는데 흔하지는 않은
종이에요.
-그러면 꼭 만나고 싶었는데 정말 이
친구는 너무 어렵게 만났다.
혹은 내가 아직도 못 만났다 하는 애들도
있어요?
-아직도 못 만난 종은 소똥구리요.
-소똥구리요?
-보고 싶은데 그런데 힘들 것 같습니다.
지금 거의 멸종이 된 거로 지금 그렇게
보고 있는데.
우리 학계에서는 사실 어떤 종을 함부로
멸종 선언을 하지 않아요.
-아직도 있을 줄 모르니까.
-그렇죠.
기대감도 있고 또 우리가 지금 미처 찾지
못한 어느 지역에서 살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선언은 안 하는데 지금 거의 제가
듣기로는 선언 단계까지 가지 않았을까.
-그러면 멸종위기종이다라고 했을 때는.
-그렇죠.
-멸종했을 수도 있다는 그게 가능성이
있겠네요.
-그렇죠.
멸종이 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봐야
하는 거죠.
그런데 제가 소똥구리에 대한 추억이
있어요.
어렸을 때 제가 시골집에서 살았는데
저희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셨어요.
그래서 소를 항상 두 마리를 키우셨던 것
같아요, 제 어렸을 때 기억에.
제가 달구지를 아버지가 태워줘서
달구지를 타고 다녔는데.
-소달구지.
-그러면 소가 끌고 가면서 계속 똥을
싸요.
빈대떡같이.
철푸덕철푸덕, 그 소리가 저는 너무
어렸을 때 경쾌했었거든요.
어느 날 보니까 정말 이렇게 손톱만 한
곤충이 그때 소똥구리인 줄도 몰랐어요.
얘가 똥을 이렇게 동그랗게 경단을
빚어서 물구나무 선 채로 이렇게
뒷다리로 밀고 가는 걸 봤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곤충을 몰랐으니까 저기
똥에도 곤충이 있네?
그런데 이게 세월이 지나서 그게 지금
멸종이 되고 있는 소똥구리였구나.
-정말 귀한 장면이었구나.
-그래서 그 추억이 있어서 저 어렸을 때
추억 그다음에 부모님과의 추억.
이런 게 다 거기에 복합되어 있어서
그래서 제가 아마 몽골도 가고
키르기스스탄도 가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인욱 씨는 오늘 곤충 이야기 보면서
내가 그동안 괴롭혔던 곤충들도 스쳐
지나갔을 것 같고 귀여운 곤충도
발견하고 했잖아요.
어떤 게 또 더 궁금해요?
-손으로 만지면 공처럼, 콩처럼 되는
벌레 있잖아요.
-공벌레요.
-걔는.
-콩벌레가 아니고 공벌레구나.
-공벌레.
쥐며느리라고 하죠.
-쥐며느리.
-걔는 곤충이 아니에요.
-걔는 마는 이유가 뭐예요?
곤충이 아니에요?
-걔는 곤충이 아니고 새우가 들어가 있는
게 갑각류라고 해요.
-절지동물.
-절지동물의 갑각류인데 걔는 갑각류에
들어가요.
-그러면 그 친구가 쓰는 동그랗게 마는
전략도 우리가 배운 전략 중에 있나요?
-그렇죠, 일종의 이런 거죠.
왜 곤충도 나방 같은 경우는 가사 상태에
빠지면서 몸을 말거든요.
특히 잎벌레 같은 건 몸을 말아요.
-그 친구 말면 동그래지니까 또 펼
때까지 기다렸다가 또 건드려서 또.
-그렇죠.
-했던 기억이 있어서.
-저도 많이 괴롭혔어요.
-공벌레야, 미안하다.
이렇게 또 한번 사과를.
-알겠습니다.
오늘 선장님과 함께 곤충의 다양한 사는
이야기에 대해서 들어봤는데요.
그렇다면 오늘의 강의 한마디로 정리를
해주신다면요?
-곤충은 신사적이다.
그래서 어떤 천적을 만났을 때도 절대
선제 공격을 하지 않습니다.
주변을 바꾸기보다는 차라리 자기 자신을
변화해서 더 힘센 포식자나 경쟁자를
따돌립니다.
그게 곤충의 미덕인 것 같습니다.
-배워야겠네요.
알겠습니다.
두 분 오늘 어떻게 들으셨어요?
-저는 사실 곤충이 딱 보면 징그러운
부분도 있고 물론 생존 전략이기도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기괴하거나
더럽거나 치사해 보이는 게 엄청
많았거든요.
알고 보면 자기가 살기 위한 방식이기도
하고 아무리 치사하고 더럽게 해도
환경오염도 별로 안 되고 사실 우리
인간이 더 지구한테는 천적이지 않나 이
생각을 했습니다, 한 번 더.
-저는 그냥 보이는 대로 쟤는
메뚜기구나, 쟤는 뭐구나.
이렇게만 지냈는데 이렇게 살아오는 게
알 낳고 이렇게 하는 거 자체가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건 사실 알 수가 없었으니까, 저는.
-이제 앞으로 곤충 보면 괴롭히면 안
돼요.
-이렇게 또 괴롭히려고 이렇게.
-그런데 그건 할 것 같아요.
몸에 밴 습관이라서.
여기 얹으면.
-그 정도, 운동시키는 정도만 하는 거로.
-향원이 운동시키기.
-저 운동시키는 거 정도만 하는 거로.
알겠습니다.
오늘 들으신 것처럼 우리 곤충들, 아주
치열한 생존 전략을 펼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미 지구온난화와 도시화로 곤충들의
삶의 터를 빼앗고 있는 우리가 우리의
기준으로 곤충을 이롭다, 해롭다 나누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그런 지식 항해였습니다.
그러면 다음 주에도 어떤 유익하고
재밌는 지식 항해 떠나볼지 기대해
주시면서 외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좋은 집의 조건.
이것이 있어야 한다.
-답은 정원인데요.
정원과 집 이전은 불가분의 관계면 참
좋겠다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위인들께서
정원이라는 걸 통해서 당신들의 삶을
얼마나 근사하게 풀어 나갔는지.
-다들 정원가였어요?
-정원가였습니다.
나중에 정원 해 보시면 이 말이 정말
맞구나 하는 걸 정말 실감하실 겁니다.
-언제쯤 할 수 있을까요?
-자녀들이랑 같이 한번.
-맞아.
-시간 내서 한번 정도는 겪어보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궁금하다.
-몸이 무기다, 이름은
대유동방아벌레라는 녀석이에요.
-방아벌레.
-얘가 공중회전 돌기를 하는 이유는 뭐냐
하면 천적을 따돌리는 방법이에요.
-한 20년 전에 제가 쟤를
많이 괴롭혔어요.
-그러셨군요.
-똑 해서 일어나면 다시 뒤집고.
-왜 그랬어요.
-보호색은 잘 아실 거예요.
대벌레처럼 나뭇가지와 똑같은 곤충이
세상에 없는 것 같아요.
-여기에 무슨 벌레가 있어요?
-지금 있죠.
또 어떤 종은 새똥 모양을 해요.
-(함께) 새똥.
-이것도 일종의 보호색의 작전이에요.
그다음에 조금 더 적극적인 자기방어
전략이에요.
내 몸속에 독을 만드는 거예요.
사실 곤충이 독 물질을 만드는 것은
에너지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요.
그러니까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우리가
사람 세계에서 말하면 가성비가 별로 안
좋은 거죠.
-제조해야 하니까.
-그렇죠.
내 몸을 차라리 이용해서 나를 막아내는
게 낫지 내 몸속에 있는 에너지를 막
여기저기서 끌어다가 독 물질을 만드는
거는 그렇게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독 물질을 만드는 곤충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인 경우에는
온대지방이라서 독을 가지고 있는
곤충들이 많지 않아요.
우리가 잘 아는 말벌, 그다음에 노린재,
그다음에 독나방 이 정도.
쐐기나방 정도가 독이 있고.
이렇게 제가 어루만지고 주로 사는데
저한테 아무런 독이 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고의 독 물질인데요.
우리가 가뢰라고 있어요.
-가뢰.
-가뢰.
-얘는 몸이 딱딱해서 딱정벌레목
가룃과에 들어가는데 제가 가뢰를 소개할
거예요.
가뢰가 가지고 있는 독 물질을
칸타리딘이라고 해요.
이 칸타리딘은 살아 있는 비아그라.
-비아그라.
-얘의 성분은 비아그라하고 매우.
-우리한테는 좋은 건데?
-우리는 필요 없는데.
-지금 이렇게 또 말씀하시면 남은 가뢰
다 없어질 수 있습니다.
-이거는 얘가 가지고 있는 성분이
그렇다는 거지 약이라고 하는 것은
함부로 쓰면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에.
-잡아먹는다고 해서 뭐.
-그렇죠.
-효능이 있고 이런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죠, 그런 건 아닙니다.
-짜내면요?
-일단, 아니.
-아니에요.
-그렇게.
-인체에 흡수될 수 있는 형태로 나와
있는 의약품을 쓰십시오.
-관심 가지지 말아요.
-제가 칸타리딘을 설명하기 위해서
비아그라를 제가 이야기한
것뿐이고요.
가뢰 중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흔한 게 몸
색깔이 이렇게 남색인 것을 우리가
남가뢰라고 불러요.
-남색이니까 남가뢰.
-앞서서 이렇게 몸이 청색인 것은.
-청가뢰.
-청가뢰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청가뢰에 비해서 남가뢰가 많이
있어요.
얘들은 주로 4월에서 5월 사이에 그냥
웬만한 야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곤충입니다.
그래서 얘는 암수가 서로 다른데요.
특히 특이한 게 날개가 거의 배꼽티처럼
굉장히 짧아요.
그래서 얘들은 날지 못해요.
날개는 있으나 주로 땅바닥을 걸어
다녀요.
그래서 우리 눈에 잘 띄게 되는데 암컷은
역시 몸속에 난황 물질, 난자를 만드는
난황 물질이 가득 찼기 때문에 몸이
크고요.
수컷은 몸집이 굉장히 왜소한
편이에요.
그리고 더듬이가 수컷은 좀 꼬여
있어요.
더듬이 끝 쪽이 약간 매듭진 것처럼 꼬여
있고 암컷은 그대로 염주를 주르륵 단 것
같은 염주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얘들은 주로 쑥도 먹고요.
아주 독성이 많은 천남성, 뭐 얼레지꽃
이런 것을 먹습니다.
그래서 이거예요.
이 칸타리딘이 저렇게 지금 동그라미 쳐
놓은 부분인데, 노란색인데요.
주로 어디서 나오느냐, 관절에서
나와요.
다리가 6개라고 했잖아요.
6개 관절이 일정 부분이 큐티클이라고
하는데 그 부분이 찢어지면서 순간적으로
저 노란 물질이 나와요.
저 물질 속에 독 물질이, 맹독성인
칸타리딘이라고 하는 독 물질이 들어
있어요.
제가 옆에 지금 무당벌레도
띄워놨는데요.
무당벌레 혹시 딱 만져봤을 때 다리에서
노란 피 흘리는 거 보셨어요?
-봤어요.
-이 사람이, 무당벌레까지.
-그것도 똑같은 거예요.
그래서 얘를 건드리면 얘도 관절에서
이렇게 노란 피를 흘려요.
그런데 곤충은 피는 없어요.
피는 없는데 우리가 의인법을 써서
피라고 하는데 혈림프라고 하는 물질을
내보내요.
내보내서 역시 그것도 나 독이 많은
곤충이야, 그러니까 나를 잡아먹지
말라고 천적에게 경고하는 거거든요.
그 무당벌레가 가진 그 물질을
코치넬린이라고 하는데 그 물질보다 더
독이 강한 게 칸타리딘이에요.
이 칸타리딘을 또 훔쳐 가는 그런 곤충이
있어요.
홍날개라고 하는.
-독성 물질을 어떻게 훔쳐 가요?
-약을 하려고 또 훔쳐 가네, 또.
-소문났구나.
-건드리죠.
건드리면 이거는 얘네가 자동으로 피가
나와요.
그거를 우리가 반사 출혈이라고 해요.
얘네가 급하기 때문에 뇌까지 가지
않아요.
그냥 이게 운동신경에서 자극이 가면
바로 반응이 오는 거예요.
그래서 건드리자마자 이 관절에서 노란색
칸타리딘의 물질이 나오는데 그것을
홍날개라고 하는 곤충이 알게 되는
거죠.
그거는 이따가 다시 설명을
해드릴게요.
그러면 이 물질이 얼마만큼
맹독성이냐.
-선장님이세요?
-제 거는 아니고요.
-다행입니다.
-저 피부를 실험한 분이 계세요.
그러니까 상처가 난 부분을 칸타리딘을
투여해 봤어요.
그랬더니 1일 차, 2일 차, 뭐 3주 후,
이렇게 쭉 지금 상처의 천이 과정을 지금
이렇게 봤어요.
봤더니 저런 식으로 염증이 생기는
거죠.
그 정도로 얘들은 맹독성이다.
사람한테도 이런데 자기들 수준의 이
작은 몸에서는 저게 굉장히.
-다 죽일 수도 있겠네요.
-큰 영향을 주게 되죠.
재밌는 것은 수컷이 칸타리딘을
생산합니다.
-암컷은 생산 못 해요?
-독 물질을.
네, 그래서 암컷은 결혼할 때, 짝짓기를
할 때 수컷으로부터 칸타리딘을 선물을
받는 거죠.
왜냐하면 선물을 받아야 자기가 낳은 알
속에 독 물질이 들어가 있잖아요.
독 물질이 함유가 되어야 다른 천적들이
자기의 자손인 알을 잘 못 잡아먹겠죠.
그래서 이렇게 짝짓기를 할 때 수컷이
암컷에게 칸타리딘을 전달해 줘요.
아무튼 남가뢰는 이렇게 짝짓기를 한
후에 알을 어디다 낳느냐?
땅속에다 낳아요.
이거는 제가 직접 실험실에서 실험을
했어요.
50cm인 용기에다가 흙을 가둬뒀는데
얘가 거의 5일에 걸쳐서 알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낳더라고요.
남가뢰가 낳는 알이 얼마냐면 한 3000개
정도 낳아요.
굉장히 많이 낳습니다.
그만큼 살아남을 확률이 적다는
이야기겠죠.
왜 그러냐 하면 애벌레가 기생을 해요.
자기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가 없어요.
-기생충이네, 기생충.
-그렇죠, 땅속에서 에벌레가 이렇게
부활을 해요.
부활을 해서 얘들이 무조건 땅 밖으로
탈출을 해요.
탈출을 해서 어디로 올라오느냐?
꽃에 그때는 엉겅퀴꽃.
엉겅퀴꽃은 아시죠?
-네.
-엉겅퀴.
-엉겅퀴꽃이나 아니면 개망초꽃이나
이런 꽃이 없으면 쑥 잎사귀 그냥
주변에 있는 풀 위로 올라와요.
저 위로 지금 엉겨 붙어 있어요.
저것만 해도 제가 볼 때 언뜻 볼 때 한
100마리 정도 될 거거든요.
-수백 마리는 돼 보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딱 보면 꽃처럼 보여요.
-그렇네요, 약간 주홍빛을 띄어서.
-그렇죠, 얘들이 지금 누구를
기다리느냐?
-설마.
-벌을 기다려요.
-벌한테 붙으려고.
-아무것도 모르는 벌.
-벌에게 붙으려고.
-지금 저렇게 엉겅퀴에도 붙어 있는 걸
제가 사진을 찍은 거고요.
-왔어.
-이렇게 벌을 기다려요.
-이 멍청이.
-꿀벌의 사촌.
꿀벌도 기다리기도 하지만 꿀벌의
사촌인 뒤영벌이나.
-뒤영벌.
-꽃가루가 필요한 그 벌들을 기다려요.
그러면 이 벌들의 눈에 보면 꽃처럼
보이니까 냉큼 안겠죠.
그리고 또 꽃에 앉아 있으면 꽃가루를
따면서 자연스럽게 얘들이.
-묻혀가네요.
-벌 몸에 무임승차를 하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생긴 게 뒤영벌이 딱 붙어 있게
좋게 생겼어요.
-그렇죠, 털이 굉장히 많잖아요.
-되게 붙고 싶게 생겼어요.
-붙고 싶어.
-맞아요.
이렇게 해서 이거 보세요.
제가 이렇게 죽어가는 애를 사진을 찍은
거예요.
-이거 벌이에요?
-네, 쟤가 벌이에요.
지금 죽었어요.
다리랑 지금 오그리고 죽어 있는
상태인데 거기에 남가뢰 애벌레들이 다
달라붙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남가뢰 애벌레도 안 됐죠.
왜 죽었는지는 모르지만 제 생각으로는
얘가 혹시 살충제에 아마 감염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니면 너무 많은 애벌레가...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알겠습니다.
-그건 아닙니다.
-그래서 얘가 이렇게 하고 어디로
가느냐?
보통 뒤영벌 종류가 사는 곳은.
-벌집.
-땅굴이에요.
땅속에.
-땅굴.
-보통 두더지가 파는 굴도 있고 여러
굴이 있어요.
빈틈이 있는데 그 속에서 자기가
애벌레를 키울 거거든요.
이 뒤영벌의 애벌레 밥이 뭐냐면
꽃가루예요.
그래서 열심히 꽃가루를 따가는 거예요,
꿀벌처럼.
그래서 거기에다가 꽃가루를 우리가
저장을 해 둬야 하는 거죠.
그런데 저 몸에 누가 붙어 있느냐?
남가뢰 애벌레가 붙어 있어.
-아래 놈들.
-지금 아무것도 모르고 지금 신나게
집으로 가고 있네요.
-그렇죠.
그런데 몸에 많이 붙어 있으니까 얼마나
이게 간지럽고 그렇겠어요?
-가려워, 가려워.
-그러니까 몸을 자꾸 이렇게.
-비벼서.
-비비겠죠.
그럴 때 애들이 뚝뚝 떨어지는 거예요.
남가뢰 애벌레들이 어디에 떨어지느냐?
뒤영벌의 아가방에, 육아방에.
-어떡해.
-떨어지는 거예요.
-그러면 그 벌, 애벌레들이 잡아먹나요?
-그렇죠, 그렇죠.
벌 애벌레도 먹고 그다음에 엄마 벌이
지금 저장해놓은 애벌레 밥인 꽃가루.
-거기 다.
-너무 잔인한데요.
-꽃가루가 희생을 하게 돼요.
-잔인하죠.
-호러다, 호러.
-그런데 이게 돌고 도는 것 같은 게
기생벌도 새똥같이 생긴 벌레한테 알도
놓고 했잖아요.
-맞아.
-그렇죠.
-그러니까 서로 돌고 도는 것 같아요.
-그게 건강한 생태계인 거예요.
-그런데 저 궁금한 게 있습니다.
만약에 그 남가뢰 애벌레들 있잖아요.
꽃에 이렇게 꽃처럼 위장하고 있다가
뒤영벌 오면 묻혀서 가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꽃에 오는 벌이 뒤영벌 말고도
그냥 무당벌레 같은 애들도 있고 다양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걔네는 그러면 그러니까 벌
종류에만 붙어가요?
아니면 다른.
-다른 곤충에도 묻어갈 수 있죠.
묻어갈 수 있는데 다른 곤충에 묻어가게
되면 걔는 죽는 거죠.
왜냐하면 얘가 필요한 것은 아까
뒤영벌의 꽃가루와 뒤영벌 애벌레가
사는 그 공간인데.
-잘 잡아야 하겠네.
-그렇죠, 다른 곤충에 그냥 무임승차를
할 수가 있어요.
보통 곤충들은 몸에 털이 있기 때문에
내가 원치 않아도 묻어갈 수가
있거든요.
그러면 얘는.
-잡아먹히겠죠.
-다른 벌레들은 날아가다가 남가뢰
새끼네?
이렇게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알을 많이 낳는 걸 수도 있어요.
-생존율이.
-생존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낳을 수도 있어요.
-선택을 잘해야 하는구나.
-그다음에 화학 물질을 만드는
끝판왕이 누구냐?
이름도 폭탄이 들어가요.
폭탄먼지벌레라고 하는 딱정벌레가
있어요.
-이거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이 폭탄먼지벌레는 일단 천적이
나타났다.
위험을 감지했다.
그러면 순식간에 몸속에서 폭탄을
제조해요.
그것도 100도씨가 되는 폭탄을 제조해서
바로 쏘아요.
빛의 속도로 쏘아요.
이 폭탄먼지벌레는 야행성이에요.
밤에 주로 활동을 해서 얘를 만나려면
밤에 나가시는 게 좋고요.
그다음에 사는 곳은 이 그라운드, 땅
위예요.
종종종 걸어 다녀요.
그러면 뭐를 먹느냐?
얘는 육식성이에요.
육식성이라서 직접 보면.
-역시.
-어떤 곤충의 시체예요.
모든 생물은 한 번 태어나면 죽게 돼
있잖아요.
죽으면 누군가가 분해를 해줘야 해요.
분해를 해줘야 하는데 그 분해자 역할을
하는 곤충은 파리도 있고 소똥구리도
있고 다 있어요.
있는데 이 폭탄먼지벌레도 얘도 살아
있는 곤충이든 아니면 죽어 있는
곤충이든 먹는 역할을 해요.
그래서 쟤가 환경미화원이다.
얘들이 없으면 지구는 시체 밭이 될
것이다.
이렇게 표현도 하죠.
-동물로 치면 하이에나처럼.
-그렇죠, 맞습니다.
-청소부 역할.
-그렇게 하는데 얘가 뭔 일이
일어나느냐.
-성질머리 보소.
-위험해졌어요.
갑자기 땅을 막 걸어가는데 개구리가
나타났어요.
얘들의 천적은 개구리니까.
도마뱀이나 개구리가 나타나서 긴 혀를
쭉 빼서 얘를 딱 낚아채려고 해요.
딱 낚아채는 순간에 몸속에서 100도씨의
폭탄을 제조해서 쏘아요.
지금 저것처럼.
저렇게 딱 쏘면 어떻게 하느냐.
뜨겁죠.
뜨거운 데다가 여기에서 산성의 아주 그
폭탄 같은 냄새가 나요.
-냄새도 나고요.
-그 냄새가 냄새가 굉장히.
-방귀네요, 방귀.
-그래서 방귀벌레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이 폭탄먼지벌레를 저희가
조사를 갔을 때 밤에 얘들을
채집하잖아요.
그러면 들어와서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해도 아침까지 몸에서 폭탄 냄새가
나요.
-그 정도예요?
-그러니까 굉장히 냄새가 지독합니다.
오래갑니다.
그러니까 개구리 입장에서는 갑자기
뜨거운 폭탄이 그것도 냄새가 지독한
폭탄이 내 입으로 들어왔어.
그러니까 얘가 그걸 삼키지 못하고 얼른
뱉는 거예요.
뱉은 후에 또 열심히 닦아야죠.
왜냐하면 나한테 지금 분사가 됐으니까.
-입에 넣었던 그 개구리 너무 불쌍하다.
아, 했을 거 아니야.
-그러니까.
-기분이 나쁠 것 같아, 이게
방귀잖아요, 사실.
방귀도 방귀 맞은 것도 기분 나쁜데.
-뜨거워.
-그 방귀가 뜨거워.
너무 기분이 나쁠 것 같아요.
-그렇죠, 그렇죠.
-며칠 동안 냄새 입에서 계속 입 냄새
나지 그 개구리는.
-기분 나쁜 것보다도 물리적으로 자기가
지금 괴롭습니다.
그 정신적인 부분은 다음 문제고.
그래서 이 폭탄먼지벌레는 천적이
괴로워하는 틈을 타서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는 거예요.
제가 소박한 신사라고 부르는데
선제공격은 절대 하지 않고 방어를 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아니, 방귀 뀌는 사람이 뭐가 신사예요?
-그러게.
-신사죠.
공격을 안 하잖아요, 일단.
-그런가?
-얘들이 또 재밌는 건 360도로 방향을
바꿔서.
-바꿔서 저렇게 다 되네요.
-이거를 조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얘들의 그림은 조금 과장법이
됐지만 딱지날개가 배 끝을 덮질
않아요.
배 끝이 살짝 노출이 돼요.
그래야지 내가 원하는 쪽에, 왼쪽에서
누군가가 날 자극을 했어.
그러면 얘가 왼쪽으로 쏘는 거예요.
오른쪽에서 자극을 받으면 오른쪽을
향해서 폭탄을 쏘게 되는 거고요.
그러면 이 폭탄의 원리가 한번 볼까요?
이건 제 손가락이네요.
-맞으셨어요?
-네.
-지금 남방폭탄먼지벌레인데요.
제가 제주도에서 쟤를 채집을
했었는데요.
그냥 덥석 제가 잡았는데 나도 모르게
아, 뜨거워하고 얘를 얼른
내동댕이쳤던.
-진짜 뜨거웠어요?
-얘한테 너무 미안하지만 너무
뜨거우니까.
-진짜 뜨거워요?
-뜨거워요.
그냥 뭐에 덴 듯이.
참을 수 있어요.
충분히 참을 수 있는데 그냥 순간적으로
무방비 상태에서.
-놀랐나 봐.
-이게 깜짝 놀라는 거죠.
그러니까 좀 덴 것 같아요.
뜨거워요.
-아, 뜨거워하고 던지고 발로 이렇게
밟은 거 아니에요?
-그거는 아니죠.
미안하죠.
한 1도, 1.5도 화상을 입은 것 같아요.
저거 없어지는 데 2주가 걸렸습니다.
저 화상 자국은 조금 남아 있더라고요.
그런데 또 화끈거리는 것도 한 1시간
정도 지나니까 사라졌어요.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그래서 얘들이 그러면 이렇게 화상을
입힐 정도로 100도씨의 폭탄의 원료는
뭐냐.
원료를 보면 얘들 몸속에 두 가지의
분비물이 나와요.
하나는 하이드로퀴논.
하이드로퀴논은 우리가 사진 예전에
인화할 때 지금 디지털카메라를 쓰니까
안 쓰지만 인화할 때 쓰는 약품이고요.
또 하나는 과산화수소가 있어요.
과산화수소에 소독약 있잖아요.
그게 몸속에서 나오는 거예요.
몸속에서 나오는데 이 화학 물질은
원료거든요.
원료는 혼자서는 자기 스스로는 어떤
그런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아요.
그래서 얘들이 폭탄이 제조되는 방으로
합쳐져요.
들어가서 거기에서 만난 두 물질이
거기에서 효소가 나와요.
효소가 있어야지 원료가 가공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효소 이름은 카탈라아제하고
페록시다아제가 나오면 하나는 뭐가
되느냐.
하나는 과산화수소하고 물로 나오고 또
하나는 하이드로퀴논이라고 하는 물질이
벤조퀴논으로 바뀌어요.
벤조퀴논은 아까 왜 내가 폭탄 냄새
난다고 했잖아요.
그 폭탄 냄새 나는 그런 주요 물질이
되는 거예요.
플러스 100도씨의 어떤 온도가 주어지는
거예요.
-그러면 벌레는 자기는 손상을 입지
않고.
-자기는 괜찮습니다.
이게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괜찮고
그다음에 제조실이나 곤충의 몸들은
거의 큐티클이라고 하는 굉장히 단단한
재질로 되어 있어요.
-그럼 손톱 위에 있는 이거
큐티클이라고 하는데 그거랑 비슷한.
-그렇죠.
곤충의 피부 자체는 우리가 큐티클로
되어 있다고 해요.
그게 뼈 역할을 한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자기 몸 자체는 커다란 해는
입진 않습니다.
-신기하네요.
-그래서 폭탄먼지벌레 이외에도
큰목가는먼지벌레라고 있어요.
이 녀석도 100도씨의 폭탄을 발사해요.
생긴 건 되게 예쁘게 생겼죠?
나머지 이외의 다른 먼지벌레 종류는
그냥 건드리면 폭탄을 쏘긴 해요.
폭탄은 쏘는데 100도씨의 온도는 같진
않아요.
폭탄먼지벌레와 큰목가는먼지벌레가
100도씨의 폭탄을 쏜다.
그래서 얘들이 유명해진 거예요.
그다음에 우리가 경고색을.
경고색은 화려한 색깔.
우리가 왜 신호등 보면 굉장히 화려하죠.
빨간색, 녹색.
그것은 다 누구한테서 따온 거냐.
자연에 있는 생물의 경고색에서 따온
거예요.
눈에 확 띄니까.
-잘 띄어야 하니까.
저기 그림에 띄운 아이는 눈알 무늬라고
해요.
-그렇네요.
-얘 좀 귀엽게 생겼다, 얘는.
-눈알 무늬라고 하는데 눈알 무늬도
일종의 경고색 작전으로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얘는 항상 앉아 있는 자세가
저래요.
얘 이름이 누구냐 하면
으름밤나방이에요.
얘가 좋아하는 식물이 으름덩굴이라고
하는 식물이 있어요.
으름덩굴이 이렇게 생겼거든요.
-예쁘게 생겼다.
-꽃이 이렇게 생겼고요.
얘가 잎사귀를 오로지 으름덩굴
잎사귀만 먹는 애예요.
-이거 되게 귀엽게 생겼네.
-저게 뭐예요?
-S자, S자로 약간 꼬듯이 그렇게.
-저는 처음에 CG로 붙인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나온 애 중에 얘가 내
스타일이에요.
-찾았어요?
그런데 이거는 지금 으름밤나방의
애벌레 상태인 거죠?
-네.
그래서 초여름 정도 5월, 6월, 7월
정도에 아마 보일 거예요.
우리 주변에 으름덩굴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잘 찾아보시면 얘를
만날 수 있어요.
그래서 이 눈알 무늬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거냐.
-눈.
-눈, 누구 눈?
-자기 눈.
-자기 눈?
부엉이 눈.
-부엉이 눈.
-약간 부엉이 느낌.
-우리가 부엉이는 맹금류에 들어가요.
얘들은 적외선도 감지를 할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부엉이 눈을 아마 얘들이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그것을 흉내 내지 않았을까.
그리고 또 독이 있는 뱀.
우리나라인 경우에는 살모사가.
-살모사.
-물방울무늬예요.
그래서 나는 뱀이다 또는 나는 올빼미다,
이렇게.
특히 나방 애벌레들을 좋아하는 애들은
새거든요.
그러니까 새들에게 자기를 지금 은근히
경고를 하는 거예요.
-강한 놈들을 약간.
-그렇죠.
-사칭하는 느낌인 거네요.
-그렇죠.
-그런데 그러면 얘네들은 이런 눈이
보이게끔 앉아 있는다 했잖아요.
그러면 본능적으로 아는 거예요?
눈이 이쪽에 있으니까 이쪽을
보여줘야지, 약간 이렇게?
-우리가 이걸 진화로 설명을 해야 해요.
이 곤충이 처음에는 눈이 약간 위쪽에
있었을 수도 있어요.
어떤 개체는.
또 어떤 개체는 얘처럼 옆에도 있을 수
있고.
또 어떤 개체는 약간 앞쪽에도 있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새들이 딱 봤을 때 옆쪽에서
있는 눈이 훨씬 더 위협적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옆쪽에 있는 그런 눈알 무늬가
있는 개체는 거의 안 잡혀 먹고.
그다음에.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눈알 무늬가 옆쪽에 있는
유전자를 가진 개체가.
-가장 많이.
-지금껏 살아남는 거죠.
-살아남는.
-그게 바로 자연도태설인 거예요.
-전략이죠.
-전략이죠, 일종의.
그래서 이렇게 보고요.
그다음에 눈알 무늬가 특징이 있어요.
뭐냐면 사시예요.
아니면 태극 모양이든.
보면 안쪽에 있는 회색이 눈동자로
생각을 해요.
우리 사람 눈으로 비교를 해 봤을 때.
그다음에 노란빛이 흰자예요.
그러면 흰자 속에 회색의 눈동자가 지금
똑바로 있잖아요.
약간 비틀어져 있어요.
그렇죠?
약간 각도가 조금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요.
이런 게 바로 우리가 사시라고
부르잖아요.
이게 사시예요.
사시의 특성은 뭐냐.
-그러니까.
다 나랑 눈 마주치는 느낌이야.
-그렇죠, 지금 저를 노려보고 있거든요.
-그런 느낌 같아요.
-우리 선원들께서는 아마 본인들을 다
노려보는 걸로 그렇게.
-그런 느낌이 나요.
-맞아요.
-그게 사시의 특징이에요.
지구에 지금 남아 있는 생물들 중에서
눈알 무늬를 하고 있는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사시예요.
그러니까 우리 사람들처럼 정중앙에
눈동자가 있다, 그런 경우는 거의
드물어요.
-약간 한쪽을 향하는 느낌이 나네요.
-그렇죠.
보세요.
-저거는 뱀인가요?
-뱀처럼 보이죠?
-진짜 뱀처럼.
-쟤가 나방 애벌레예요, 나방 애벌레.
주홍박각시라고 하는 나방 애벌레예요.
-애벌레예요?
-나방 애벌레가 지금 몸을 완전히
뱀처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얘네 너무 신기한 게 문양도 뱀
문양 같지만.
-그렇죠, 맞습니다.
-머리도 약간 둥그스름한 삼각형 그 뱀
머리처럼 되어 있네요.
-건드리면 머리 있는 부분을 더
부풀려요.
-나 열받았다 하면서.
-그래서 만져보면 경직이 돼 있어.
경직이 되면서 그러니까 여기 머리하고
가슴, 등판 쪽을 약간 부풀려요.
부풀리면 그쪽에 있는 눈알 무늬가 더
커 보이겠죠.
그 효과도 있고 얘가 똬리를 트는 저런
모양을 취하기도 하고요.
몸을 활짝 피면 그러니까 길게 펼치면
뱀하고 똑같아요.
쟤를 만져보면 벨벳 천처럼 매우
부드러워요.
융단을 깔아 놓은 것처럼 아주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한번 볼게요.
이게 머리를 부풀린 부분이에요.
그래서 눈알 무늬가 역시 사시죠?
눈동자가 한가운데에 있잖아요.
그래서 어느 방향에서 보든 나를
노려보는 그런 효과를 내는 거죠.
옆에 있는 아이가 바로 어른벌레예요.
-잘 컸다.
-몸 색깔이 너무 예뻐요.
-주홍색.
-주홍색이라서 주홍박각시.
그런데 원래 분홍색이 더 많아요.
아마 저한테 이름을 지으라고 했으면
저는 분홍박각시라고 이름을 지었을
거예요.
우리 국내 곤충에 이름만 지어준 것만
해도 한 600종 정도 되거든요.
-진짜요?
무늬가 네 점 있다 그러면 네점무늬
무당벌레, 이런 식으로 아주 쉽게
짓거든요.
-예를 들면 부희박각시 이런 거 없어요?
-부희는 제가 오글거려서 못 쓰겠고요.
신종을 할 때는 제가 정은 써요.
앞에 정부희 중에서 JUNG는 써서 제
이름이 들어간 종은 지금 여섯 종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에 저희 닮은 곤충
발견하시면 저희 이름 넣어주세요.
-알겠습니다.
-나 벌레로 좀 만들지 말라니까.
-왜.
-제가 꼭 약속드리겠습니다.
-향원박각시, 이런 걸로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거 보세요.
이게 태극나방이에요.
-진짜 태극무늬 느낌이.
-이 무늬가 태극무늬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
모델이래요.
1957년에 곤충이 최초로 우표 모델로
들어갔는데 이 태극나방이 들어갔대요.
태극무늬가 있어서 애국나방이다 이렇게
애칭을 붙이면서 날개 보면 태극무늬가
있어서 저게 숲속에 있으면 천적들이
봤을 때 무섭죠.
눈알 무늬기 때문에.
오른쪽에 보면 쟤는 흰 줄이 있어요,
흰줄태극나방.
그래서 아무튼 둘 다 다 태극무늬가
있다, 눈알 무늬가 있다.
이거는 지금 참나무산누에나방인데
앞날개, 뒷날개 모두 다 눈알 무늬가
있어요.
-눈이 4개야.
-그래서 원래는 앉아 있을 때 뒷날개가
안 보여요.
-그렇네요.
-날개를 이렇게 딱 접고 있다가 적이
나타나.
제가 사진 찍으러 가까이 가잖아요.
그러면 날개를 겉날개를 스르륵
올려요.
천천히.
스르륵 올리면 눈알 무늬가 조금조금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요.
그래서 조금 섬찟하기는 해요.
그래서 아무튼 저런 눈알 무늬를 가지고
있다.
또 이제 우리가 생존 전략 중에서 육아도
있어요.
-육아가 생존 전략이 돼요?
-육아 곤충.
그렇죠.
보통은 곤충은 알을 낳고 죽어요.
그게 곤충의 일생 중의 그냥 마지막
단계예요.
제가 충생이라고 하는데 충생의 마지막
단계는 어른벌레로 죽는 거다.
알을 낳고 죽는 거다.
그런데 이 에사키뿔노린재라고 하는 이
녀석은 특이하게 자기가 알을 낳고
알에서 낳은 새끼를 자기가 죽을 때까지
돌봐요.
이것도 생존 전략이죠.
아기를 돌보면 돌보는 기간이 길수록
아기가 생존할 그런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요.
얘는 등에 하트 모양이 있어요.
-귀엽다.
-굉장히 귀엽죠.
그래서 애들은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
흔히 있어요.
그리고 또 찾기가 쉬워요.
등에 하트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 현재 짝짓기를 하고
있고요.
얘들은 건드리지 않으면 하루도 짝짓기를
합니다.
그게 노린재의 특성이에요.
오래 버티기예요.
-대단한데?
-왜냐하면 다른 수컷이 가까이 못
오게.
-질투가 많구나.
-질투가 많은 거죠.
-다른 놈 오지 마.
-그러니까 나의 신부한테 가까이 오지
마라고 하는 입장에서 신랑이 그냥
문지기로 지키고 있는 거예요.
모든 곤충은 아까 이야기했듯이 알을
낳으면 일정 시간이 하루 이틀 정도
지나다가 죽게 되는데 이
에사키뿔노린재는 보시다시피 알을
끌어안고 있어요.
알을 끌어안고 뭐를 하느냐.
그냥 하루 종일 알을 지켜요.
얘는 먹이가 뭐냐 하면 즙이에요, 식물
즙이에요.
주둥이가 침처럼 생긴 주둥이라서 식물에
침 같은 주둥이를 꽂은 후에 식물 즙을
쭉쭉 빨아서 마시는데 그 식물 즙을
먹으러 잠깐 옆으로 비켜나면 알들이
위험해요.
그래서.
-어떻게 해?
-엄마는 굶는 상태에서 이제부터는
아무것도 식음을 전폐를 하는
거예요.
그런 상태에서 알을 돌봐요.
이렇게 알을 돌보는데 이 알에서
애벌레가 깨어나는 기간은
열흘이에요.
열흘 정도 지금 엄마가 알을 떠나지 않는
거예요.
수시로 날갯짓을 해서 시원하게도
만들어주고 주둥이를 이용해서 알과 알
사이를 약간 벌려주기도 해요, 알이 썩지
않도록.
그래서 아무튼 알을 정말 마른자리
진자리 우리 노래 가사 있었죠.
-진짜 어버이 은혜예요, 어울리는.
-어버이 은혜에서 나오는 노래 가사와
똑같이 자식을 저렇게 돌봐요.
그래서 실험을 해봤어요.
그러면 과연 어미가 알을 돌본 그 알.
그다음에 어미가 돌보지 않은 알 두 개를
놓고 실험을 해보니까 어미가 돌보지
않은 알은 100% 부화에 실패합니다.
-100% 실패요?
-네, 다 천적이 와서 알을 잡아
먹어요.
데려가든지 잡아먹어요.
지금 현재 여기 그림에 보이는 아이가
기생벌이에요.
-기생벌 또 왔다.
-그러니까 얘는 좀벌 종류인데
알좀벌이라고 하는데 얘는 노린재 알만
노리는 아이예요.
그래서 노린재 알만 만났다 하면
거기에다가 알을 낳아요.
그러면 이 알 속에서는 저 알좀벌이
나오는, 기생벌이 나오는 거예요.
또 개미가 끌고 가요.
그런데 엄마가 지키고 있는 알에서는
87%가 부화에 성공을 했대요.
13%는 왜 성공을 못 했느냐.
뒤쪽에 있는 아이는 엄마가 보지를
못하는 거예요.
-어떻게 해.
-앞쪽에 있는 아이만 가까이에서
얼씬거리면 자기가 몸을 일으켜요.
이게 다리를 오므리고 있던 거를 딱
일으키고 몸을 이렇게 흔들기도 하는
거죠.
그러면서 아무튼 쫓아내는 데 효과가
있다는 거죠.
-그래도 87%면 진짜 크다.
-엄청난 효과다.
-열흘이 지났어요.
드디어 열흘이 지나서 아까 알이
아니잖아요.
다리가 보이죠?
애벌레가 깨어났어요.
새끼가 이제 깨어났어요.
깨어났는데 이 상태가 되면 지금 엄마는
속된 말로 당 떨어져요, 지금.
굶었으니까.
-힘들겠다.
-배가 너무 고파요.
고픈데도.
-새끼를 먹나요?
-안 먹어요, 그냥 굶어요.
-설마.
-죄송합니다.
-그럴 거면 진작 알을 빨아 먹었겠죠.
-죄송합니다.
-그냥 굶어요.
굶은 상태에서 계속 지금 돌보는
거예요.
-엄청난 모성애네요.
-그렇죠.
정말 극진한 모성애죠.
곤충 세계에서는 정말 상상도 못 할 그런
모성애입니다.
-대단하다.
-그러면서 지금 계속 돌보고 있고.
애벌레가 지금 약간 까매졌어요.
한 번 얘가 허물을 벗었어요.
애벌레가 지금 두 살이 됐어요.
곤충은 허물을 벗을 때마다 한 살을
먹는다고 해서 곤충에게는 한 살을 안
쓰고 령을 써요.
지금 현재는 얘가 한 번 허물을 벗어서
2령 애벌레가 됐어요.
-그러면 2령이라고 해서 2년이라는 뜻이
아니고.
-그렇죠.
허물을 벗는 숫자예요.
얘들은 종에 따라서 이틀에 한 살을 먹을
수도 있고 일주일에 한 살을 먹을 수도
있고 한 달에 한 살을 먹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 에사키뿔노린재는 아마
이틀에 한 살을 먹었을 거예요.
그래서 지금 허물을 벗고 굉장히 엄마
다리 속에 품 안에 지금 들어
있잖아요.
-바글바글하네.
-엄마는 점점 정신을 잃어가고
있어요.
-슬퍼.
-굶어서.
배가 너무 고파.
고픈데도 엄마가 떠날 수가 없어요.
떠나면 자기 새끼들이.
-다 죽으니까.
-다 죽는 것을 엄마가 본능적으로 아는
거죠.
이러면서 이제 천적이 나타나요.
천적이 나타나면 여기 천적은 지금 현재
저입니다.
제가 지금 앞에서 사진을 찍고 앞에서
어슬렁거리니까 얘가 어떻게
하느냐.
날개를 팍 이렇게 펼쳐요.
펼쳐서 날개를 선풍기 여기 천장에 있는
선풍기 막 돌아가는 그런 느낌이 들도록
파르르 떨어요.
파르르 떨면서 나를 위협을 해요.
그래서 제가 그런 때는 미안해서 사진을
못 찍죠.
-그러니까요.
파르륵 떨면서 찍지 마, 찍지 마.
-그렇죠.
그런 식으로 해서 알을 돌봐요.
그렇게 하다가도 안 된다.
그러면 애벌레들이 피신을 해요.
이렇게 지금 날개를 펼쳤다 오므렸다
하면서 애벌레를 돌보고 있다가 그래도
안 된다.
그러면 애벌레들이 나뭇잎 뒤쪽으로
숨어요.
엄마만 남아요.
엄마만 남다가 안전해지면 엄마가 다시
불러요.
어떻게 부르느냐.
-컴 온.
-컴 온.
페로몬을 내보내요.
페로몬 들어보셨나요?
-(함께) 네.
-곤충이 내는 냄새예요.
그래서 이 집합 페로몬을 내보네요.
너희 다 여기로 모여라.
-집합!
이렇게 하는구나.
-집합하는 의미에서 그런 냄새를
내보내면 그 애벌레들이 그 냄새를 맡고
다시 엄마 품 안으로 들어와요.
-귀여워.
-그렇게 해서 엄마가 거의 지금 굶은
상태에서 15일 정도를 지냈을 거예요.
그렇게 하고 나서.
없죠?
엄마 없죠.
엄마 죽었어요.
엄마는 자연사했어요.
자연사하고 새끼들만 남았어요.
새끼들은 다 자랄 때까지 이렇게 모여서
살아요.
그래서 우리가 뭐라고 저는 이야기를
하느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진짜 딱 그거네요.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거예요.
노린재들은 특히 애사키뿔노랜재들은
일단 모여서 살아요.
모여서 살면 좋은 점이 뭐가
있을까요?
뭐가 있을까요?
-생존율이 높아요.
-생존율이 왜 높을까요?
-누가 잡아먹으러 와도 내가 먹힐 확률이
적잖아요.
뭉쳐 있으니까.
-그렇군요.
저는 그 생각은 또 안 해봤습니다.
-안 심심해요.
-일단 집단으로 있으면 천적이 봤을 때
면적이 크잖아요.
-큰 벌레인 줄 알고.
-그렇죠.
몸집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게.
-그리고 노린재들은 딱 건드리면
노린내가 나요.
손에서 계피 향처럼 아니면 요즘
실리콘으로 인테리어할 때 마감할 때
실리콘을 쏘잖아요.
그 냄새하고 똑같은 게 나요.
-벌레가 싫어하는 냄새겠다.
-그 냄새를 혼자서 내뿜는 것보다
집단으로 같이 내뿜으면 천적들이
싫어하겠죠.
-그 효과가.
-그래서 애들은 모여서 사는 게 아마
생존 확률이 매우 컸을 것이에요.
그래서 현재는 모여서 산다.
-되게 가족끼리 부모도 그렇고 형제도
그렇고 끈끈하네요.
-그렇죠.
끈끈한데 사실은 알고 보면 곤충은 형제,
자매, 부모 이런 개념이 없습니다.
육식인 경우에는 나의 부인, 나의 남편,
나의 자식, 나의 형제 상관없이 다
먹잇감에 불과합니다.
-1초 만에 감동을 깨버리네요.
-지금, 지금까지 모성애 이렇게
보여주시고요?
-형제애라고 써놓고.
-모성애를 가진 경우는 굉장히 드문
경우고.
-드문 경우다.
-드문 경우다.
-원래 곤충들은 형제, 자매 그런 개념이
별로 없다.
-그렇겠네요.
그다음에 흉내 내기.
-향원이, 향원이 나왔다.
-나왔다, 나왔다.
-무당벌레 나왔네요.
-오늘 제가 보물지도 무당벌레입니다.
-가운데 있는 아이가 무당벌레예요.
무당벌레는 경계색을 띤 대표
종이에요.
몸이 화려하죠.
그다음에 건드리면 독물질을 내기 때문에
그래서 주변에 있는 내 몸에서 독물질을
못 내는 다른 곤충들이 무당벌레를 보면
너무 닮고 싶어 해요.
그러니까 선망의 대상이에요.
그래서 무당벌레를 흉내 내기
시작해요.
모양도 무당벌레를 흉내 내는 거예요.
보통은 색깔을 흉내네요.
보통은 왼쪽이 알멸구라고 하는 애가
있어요.
-멸구.
-멸구 종류인데 아주 동그래요.
보통 멸구는 보통은 장방형으로
길쭉하거든요.
얘는 몸이 동그래요.
건드리면 톡톡 튀어요.
튀는 아이인데 몸 색깔을 보면
무당벌레하고 매우 비슷해요.
붉은색은 없지만 아무튼 굉장히 비슷해서
천적에게 나 무당벌레야.
그러니까 나를 먹지 마,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고요.
오른쪽은 배나무, 돌배나무 배.
-배나무.
-배나무를 먹는 곤충이에요.
쟤 점을 세보면 12개 있어요.
그래서 십이점박이잎벌레라고 하는
아이인데.
쟤도 몸에 독은 하나도 없어요.
하나도 없는데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독 있는 곤충을 흉내 내는
거예요.
그래서.
-그래서 무당벌레 흉내 내는 거예요?
-그렇죠, 무당벌레를 흉내를 낸 거예요.
-저는 사실 이때까지 무당벌레가 되게
색이 다양하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어요.
-그렇죠.
그런데 실제로 무당벌레가 제가 찍은
사진만 보니까 29개의 패턴이 있어요.
가운데 있는 저런 무당벌레도 있지만
점이 2개인 아이도 있고 점이 4개인
아이도 있고.
그다음에 아예 점 무늬가 없는 아이도
있고.
또 어떤 녀석은 바탕색이 까만색이에요.
-그러면 그 옆에 있는
십이점박이잎벌레랑 어떻게 구별해요?
-어떻게 구별을 하느냐 질문 중에서 가장
똑똑한 질문이에요.
-이런 걸 해야 하는데.
-더듬이를 보시면 돼요.
무당벌레는 더듬이가 머리 끝 쪽에 지금
보일랑 말랑 해요.
-조그맣게.
-매우 짧아요, 굉장히 짧죠.
그런데 십이점박이무당벌레는 더듬이가
길어요.
길죠?
더듬이를 보고 구분을 하셔야 해요.
무당벌레는 보통 우리에게 더듬이를 잘
보여주지 않아요.
얘가 가사 상태에 특히 빠지게 되면
더듬이를 몸 안으로 쏙 집어넣어요.
그래서 아예 안 보여요.
그나마 지금 저 사진에는 보여준 것을
제가 사진을 찍은 거고요.
오른쪽에 있는 다른 무당벌레를 흉내
내는 종들은 더듬이가 긴 편이에요.
말벌을 또 흉내 낸 애가 있어요.
말벌은 독이 어마어마하니까요.
그 옆에 있는 애가 벌호랑하늘소예요.
오른쪽에 있는 아이가.
-벌이 아닌 거예요?
-쟤가 하늘소예요.
하늘소인데 딱정벌레목에 들어가는
하늘소인데 쟤는 몸에 독이 하나도 없어.
그런데 말벌을 흉내를 내요.
더듬이도 막 흔들고 다니고 말벌하고
똑같이.
저것도 우리가 흉내 내기로 보는 거죠.
이건 땅벌인데 옆에 있는 하늘소들.
긴알락꽃하늘소, 하늘소들도 모두 다 몸
색깔이 지금 약간 우리 얼룩말처럼
이렇게 되어 있잖아요.
노랗고 까만 이런 줄무늬가 있는 건 다
말벌을 흉내를 낸 거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말벌보다 약간 좀 더 얄쌍하네요.
-그렇죠.
-전에 제가 노란색, 까만색 줄만 있으면
벌인 줄 알고 엄청 무서워했는데
아버지가 저건 벌 아니다라면서
하더라고요.
-그렇죠.
-그때는 무서워서 혼비백산했는데 이제
좀 알고 도망가도 되겠네요.
-뭔가 오늘은 곤충의 우주를 위에서 막
다 들여다본 그런 기분이 드는데.
사실 곤충기를 쓰시기 위해서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면서 관찰을 하셨잖아요.
궁금한 게 그러면 우리 선장님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귀한
곤충, 이런 것도 분명히 보셨을 것
같아요.
-그렇죠.
우리나라에서 사는 곤충을 한국
특산종이라고 해요.
종 수는 세보지는 않았지만 우리 이름을
지어줄 때는 우리라는 그런 것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이름 앞에 우리가 들어가면
우리나라 특산종이라고 생각하시면 거의
맞을 거예요.
그리고 제가 본 종 중에서 특이한 종은
묘향산거저리라고 있어요.
제 전공인 건데.
-묘향산.
-묘향산.
묘향산에서 처음 발견이 됐대요.
동부권에 있는 학자가 북한에서 체류를
하면서 곤충 연구를 한 거예요.
했는데 묘향산에 갔는데 세계에서 한
번도 발표되지 않은 종을 거기서 처음
만난 거예요.
그래서 이름을 묘향산에서 처음 발견이
됐다 그래서 묘향산거저리라고 이름이
지어졌는데 걔는 제주도부터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는 하는데 흔하지는 않은
종이에요.
-그러면 꼭 만나고 싶었는데 정말 이
친구는 너무 어렵게 만났다.
혹은 내가 아직도 못 만났다 하는 애들도
있어요?
-아직도 못 만난 종은 소똥구리요.
-소똥구리요?
-보고 싶은데 그런데 힘들 것 같습니다.
지금 거의 멸종이 된 거로 지금 그렇게
보고 있는데.
우리 학계에서는 사실 어떤 종을 함부로
멸종 선언을 하지 않아요.
-아직도 있을 줄 모르니까.
-그렇죠.
기대감도 있고 또 우리가 지금 미처 찾지
못한 어느 지역에서 살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선언은 안 하는데 지금 거의 제가
듣기로는 선언 단계까지 가지 않았을까.
-그러면 멸종위기종이다라고 했을 때는.
-그렇죠.
-멸종했을 수도 있다는 그게 가능성이
있겠네요.
-그렇죠.
멸종이 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봐야
하는 거죠.
그런데 제가 소똥구리에 대한 추억이
있어요.
어렸을 때 제가 시골집에서 살았는데
저희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셨어요.
그래서 소를 항상 두 마리를 키우셨던 것
같아요, 제 어렸을 때 기억에.
제가 달구지를 아버지가 태워줘서
달구지를 타고 다녔는데.
-소달구지.
-그러면 소가 끌고 가면서 계속 똥을
싸요.
빈대떡같이.
철푸덕철푸덕, 그 소리가 저는 너무
어렸을 때 경쾌했었거든요.
어느 날 보니까 정말 이렇게 손톱만 한
곤충이 그때 소똥구리인 줄도 몰랐어요.
얘가 똥을 이렇게 동그랗게 경단을
빚어서 물구나무 선 채로 이렇게
뒷다리로 밀고 가는 걸 봤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곤충을 몰랐으니까 저기
똥에도 곤충이 있네?
그런데 이게 세월이 지나서 그게 지금
멸종이 되고 있는 소똥구리였구나.
-정말 귀한 장면이었구나.
-그래서 그 추억이 있어서 저 어렸을 때
추억 그다음에 부모님과의 추억.
이런 게 다 거기에 복합되어 있어서
그래서 제가 아마 몽골도 가고
키르기스스탄도 가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인욱 씨는 오늘 곤충 이야기 보면서
내가 그동안 괴롭혔던 곤충들도 스쳐
지나갔을 것 같고 귀여운 곤충도
발견하고 했잖아요.
어떤 게 또 더 궁금해요?
-손으로 만지면 공처럼, 콩처럼 되는
벌레 있잖아요.
-공벌레요.
-걔는.
-콩벌레가 아니고 공벌레구나.
-공벌레.
쥐며느리라고 하죠.
-쥐며느리.
-걔는 곤충이 아니에요.
-걔는 마는 이유가 뭐예요?
곤충이 아니에요?
-걔는 곤충이 아니고 새우가 들어가 있는
게 갑각류라고 해요.
-절지동물.
-절지동물의 갑각류인데 걔는 갑각류에
들어가요.
-그러면 그 친구가 쓰는 동그랗게 마는
전략도 우리가 배운 전략 중에 있나요?
-그렇죠, 일종의 이런 거죠.
왜 곤충도 나방 같은 경우는 가사 상태에
빠지면서 몸을 말거든요.
특히 잎벌레 같은 건 몸을 말아요.
-그 친구 말면 동그래지니까 또 펼
때까지 기다렸다가 또 건드려서 또.
-그렇죠.
-했던 기억이 있어서.
-저도 많이 괴롭혔어요.
-공벌레야, 미안하다.
이렇게 또 한번 사과를.
-알겠습니다.
오늘 선장님과 함께 곤충의 다양한 사는
이야기에 대해서 들어봤는데요.
그렇다면 오늘의 강의 한마디로 정리를
해주신다면요?
-곤충은 신사적이다.
그래서 어떤 천적을 만났을 때도 절대
선제 공격을 하지 않습니다.
주변을 바꾸기보다는 차라리 자기 자신을
변화해서 더 힘센 포식자나 경쟁자를
따돌립니다.
그게 곤충의 미덕인 것 같습니다.
-배워야겠네요.
알겠습니다.
두 분 오늘 어떻게 들으셨어요?
-저는 사실 곤충이 딱 보면 징그러운
부분도 있고 물론 생존 전략이기도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기괴하거나
더럽거나 치사해 보이는 게 엄청
많았거든요.
알고 보면 자기가 살기 위한 방식이기도
하고 아무리 치사하고 더럽게 해도
환경오염도 별로 안 되고 사실 우리
인간이 더 지구한테는 천적이지 않나 이
생각을 했습니다, 한 번 더.
-저는 그냥 보이는 대로 쟤는
메뚜기구나, 쟤는 뭐구나.
이렇게만 지냈는데 이렇게 살아오는 게
알 낳고 이렇게 하는 거 자체가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건 사실 알 수가 없었으니까, 저는.
-이제 앞으로 곤충 보면 괴롭히면 안
돼요.
-이렇게 또 괴롭히려고 이렇게.
-그런데 그건 할 것 같아요.
몸에 밴 습관이라서.
여기 얹으면.
-그 정도, 운동시키는 정도만 하는 거로.
-향원이 운동시키기.
-저 운동시키는 거 정도만 하는 거로.
알겠습니다.
오늘 들으신 것처럼 우리 곤충들, 아주
치열한 생존 전략을 펼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미 지구온난화와 도시화로 곤충들의
삶의 터를 빼앗고 있는 우리가 우리의
기준으로 곤충을 이롭다, 해롭다 나누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그런 지식 항해였습니다.
그러면 다음 주에도 어떤 유익하고
재밌는 지식 항해 떠나볼지 기대해
주시면서 외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좋은 집의 조건.
이것이 있어야 한다.
-답은 정원인데요.
정원과 집 이전은 불가분의 관계면 참
좋겠다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위인들께서
정원이라는 걸 통해서 당신들의 삶을
얼마나 근사하게 풀어 나갔는지.
-다들 정원가였어요?
-정원가였습니다.
나중에 정원 해 보시면 이 말이 정말
맞구나 하는 걸 정말 실감하실 겁니다.
-언제쯤 할 수 있을까요?
-자녀들이랑 같이 한번.
-맞아.
-시간 내서 한번 정도는 겪어보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