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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지도 - 좋은 집에는 ㅇㅇ이 있다! (성종상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설계학과 교수)
등록일 : 2024-08-22 10:14:54.0
조회수 : 353
-보물이 되는 지식을 찾아 떠납니다.
펼쳐라.
-(함께) 보물지도.
-뜬금없지만 두 분은 현재 아파트
생활을 하시나요?
주택 생활을 하시나요?
아니면 길거리 생활을 하시나요?
혹시 어디에 살고 계신가요?
-사실 눕는 곳이 다 내 집이기는
하지만, 본가가 주택입니다.
-본가는 주택.
-본가는 주택이고 대구에서는
원룸이에요.
-본가랑 원람을 왔다 갔다하시고
자취를 또 하시니까.
인욱 씨는요?
-저는 중학교 이후로부터 계속
아파트에 산 것 같아요.
-그렇죠.
아무래도 아파트에 쭉 살고 계시는
현대인들이 많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살고 싶은
집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살고 싶은 집의 모습이요?
-워너비 하우스.
-OOOO 청담.
-130억.
이렇게 말해도 돼요?
아이유 좋겠다.
아이유 거기 산다던데.
-정신이 번쩍 드네요.
아이유 씨 사시는 데.
거기에 살고 싶구나.
이렇게 저마다 생각하는 좋은 집의
기준은 각기 다를 텐데요.
그런데 오늘 함께할 선장님은 좋은
집의 조건, 이것이 있어야 한다라고
답을 해 주셨는데 과연 이것이
무엇일지 선장님 모시고 여쭈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장님.
-(함께) 나와주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선장님, 저희 하는 이야기 들으셨죠?
좋은 집이란 어떤 집일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선장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집은 어떤 집인가요?
-누구나 아름다운 집을 사시겠지만,
저는 가족의 삶을 잘 담아내는
집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삶과 집이 아주
긴밀하게 잘 이렇게 매치될 수 있는
그런 집이 좋은 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삶과 함께하는 집.
-학동네거리에 있는 집, 이런 거요?
-학동네거리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떤 집일까
머릿속으로 그리고 싶어서.
-무슨,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예전에 제가 인욱 씨의
대답을 기억하고 말씀드린 거예요.
그때 살고 싶은 집이 학동네거리에
있는 집이라고 그랬거든요.
-그래요?
바뀌었어요.
-바뀌었어요?
-OOOO 청담.
-알겠습니다.
-집으로 그냥.
-우리 선장님께서 이것이 있는 집이
좋은 집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것이 너무 궁금해요.
-이것은 아마 답은 기대하시는 답은
정원인데요.
정원과 집이 저는 불가분의 관계면 참
좋겠다 생각합니다.
집 따로, 정원 따로가 아니라 집과
정원이 정말 잘 어울려서 거기에서
나나 우리 가족들의 일상이 정말
원하는 대로 또 우리 각자의 개성을 잘
담아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면 참
좋겠다 생각합니다.
정원이 그럴 때 굉장히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알겠습니다.
정원이 있는 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오늘 대한민국
최고의 조경학자 선장님과 함께 정원에
관한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수로 시작해볼까요.
-정원이란 정의를 내려보자면 한자로
정 자를 보면 정 자는 뜰을 말하고요.
원 자는 큰 입구 몸이라고 하죠.
그 안에 원 자가 있는데 그 원자는
여유라는 뜻입니다.
울타리를 쳐놓고 그 안에서 여유롭게
지내는 곳.
그 여유롭게 지낸다는 것은 먹거리도
있고 즐길 거리도 있고 보기 좋은 곳도
있고 그렇겠죠, 그렇죠?
그러니까 예를 든 건데 그거를 우리는
정원이라고 하고요.
정원을 말하는 가든이라고 하는 영어는
개르라고 하는 단어하고 에덴하고의
합성어입니다.
-에덴과.
-그러니까 게르가 뭐냐 하면
엔클로스트.
둘러싸여졌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그대로 해석하면 둘러싸여진
에덴입니다.
-선장님, 제 이름이 향원이에요.
원이에요, 원.
-아까 봤어요.
-그 원 자가 어떤 원 자게요?
-동산 원 자인가요?
-아쉽게도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제가 근원 원이라서 제가 동선 원 자를
정원이라는 글자를 보면서 오늘
선장님이 제 이름의 원이 정원 원
자였으면 더 반가워하셨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거든요.
-이름 아니어도 반갑습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예부터 많은 분들이 정원을
여러 가지로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요.
우리 잘 아시는 이태리의 인문학자
이태리 휴머니즘 알려졌다고 평가되는
페트라르카라고 하는 그 시인은 사색과
성찰을, 또는 시를 위한 가장 이상적인
장소가 정원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리 삶에 참 필요한 것들 아니겠습니까?
사색, 성찰, 시.
이런 것들이 정원이 없으면 근사하게
나올 수 없는 것이죠.
그다음에 프랜시스 베이컨이라고 아주
유명한 영국의 철학자죠.
우리 잘 아는 시간이 돈이다.
이런 명언을 남긴 분인데 그분은 인간이
이뤄낼 가장 위대한 마지막 완성작이
바로 정원이다.
그러니까 마지막 완성작이라고 그랬고요.
또 다른 것은 뭐라고 표현했냐 하면
아무리 크고 화려한 궁궐 같은
건물일지라도 정원이 있지 않다면 그것은
거대한 공장물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그거 말고도 정원에 대한 말씀을 나눈
사람은 많습니다.
지금도 영국 사람들은 정원을 영혼에
간주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대화하실 때 서로
이렇게 뭘 맞추지 못하고 전혀
딴소리하면 영혼이 없다고 하잖아요.
그거를 보면 영국 사람들의 정의에
의하면 우리 한국 사람들은 대체로
영혼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도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정원이 없으면 영혼이 없다.
-그렇게 이야기한다니까요.
저는 그래서 인간이 갖고 있는 꿈이
있는데 그걸 우리 생활 공간 주변에다 잘
만들어 놓은 것.
저는 그게 정원이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꿈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09년 봄인데요.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화이트 하우스 가드닝을
했습니다.
-백악관에 정원을 했다고요?
-그랬던 거죠.
저는 그걸 보면서 참 한 나라의 지도자가
저런 안목을 가진 그 나라는
행복하겠다는 저는 생각을 참 많이 했고
미셸이 왜 했을까요?
-심심해서?
-그 바쁜 분이 심심해서?
-유기농, 유기농 채소를 드시고 싶으셔서.
-힐링을 위해서?
-정답입니다.
-정말요?
-아시다시피 미국은 오베시티라고 하죠.
비만이 아주 심각한 문제가 되니까
건강한 먹거리 그걸 되게 중요시하고
그걸 위해서 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게 저는 드러난 주 이유고 또
다른 좋은 의도가 저는 있었다고
해석합니다.
워싱턴DC는 미국의 수도이기는 하지만
살인율도 꽤 높고 범죄율 높고 이런
도시입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씀드리면 가난한
아이들이 많은 거죠.
저는 미셸이 그 가난한 아이들을 좀
의식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셸이 백악관 안에다가 화이트
하우스 가든을 만들어 놓고 그 가난한
아이들을 불러서 함께 가드닝을 하는
겁니다.
-직접 외부에서 불러서?
-그럼요.
지역 아이들을 다 불러서.
가난한 아이들을 접하면서 보니까 그
아이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세상에서 나한테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다른 말로 하면 나는 거의 버림받은 존재
같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 호기심 많고 의욕 넘치는 아이들한테
주변에서 잘못된 뭔가 마약이나 범죄나
이런 유혹이 들어오게 되면 넘어가기
쉽잖아요, 그렇죠?
저는 미셸이 그런 면에 주목했다고
생각하고요.
아무도 돌보지 않는 아이들을 백악관에서
영부인이 직접 불러서 같이 가드닝을 한
겁니다.
혹시 텃밭 해 보셨어요?
해 보신 분 계세요?
-텃밭 가꾸기요?
-네.
-저는 해봤어요.
-해 보셨어요?
-저희 집이 본가에 작지만 마당에
텃밭처럼 해서 깻잎, 고추, 상추 이런
것도 하고.
-직접 하셨어요?
아니면 할머니가 하시거나 다른 분이
하셨어요?
-사실 부모님이 거의 하시고 저는 한
번씩 올 때마다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하기는 하는데 하면 재밌어요.
-텃밭을 하시게 되면 정말 상상보다는
생산이 많습니다.
혼자 먹을 수 없습니다.
-맞아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짜요?
-그렇습니다.
-자꾸 따서 빨리 먹어도 쌓여 있다고.
-조금만 해도 정말 한 평짜리만 해도
충분히 4인 가족이 먹기에.
-그렇구나.
-너무나 많이 생산되는데 그 많이
생산되는 것들을 가지고 미셸은
아이들하고 피자 만들고 햄버거 만들고.
그런 아이들하고 같이 만들어서 지역에
있는 가난한 노인들, 탁아소, 고아원
이런 데를 다니면서 나눔을 하는 겁니다.
-의미 있는 활동을.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그 아이들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뿌듯할 것 같아요.
-세상에서 버림받은 존재라고 했던 내가
나보다 가난한 아이들한테, 또 힘든
분들한테 도와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자기의 존재에 대한 아마 재발견이
있었겠다.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들고.
어쩌면 저는 그 아이들의 인생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대목이 텃밭이라고 하는
물리적인 공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원이라고 하는 것이 주는 그런
힘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것을 알고
실천하는 그 지도자의 안목들이 저는 참
부러웠습니다.
그러니까 정원 일에 대한 이야기를
서양에서 말할 때 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케어, 보살핌, 그다음에 셰어,
나눔.
그다음에 Responsibility, 어떤 책임감,
사명감.
이런 단어들이 항상 따라다닙니다.
그러니까 인간으로서 굉장히 중요한 가치
덕목들 아니겠습니까?
이런 것들이 정원에 되게 중요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겁니다.
최근에 와서 특히 저는 강조되는 것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사회적 효용으로써
의미입니다.
그게 대표적으로 잘 실현되고 있는 것이
커뮤니티 가든, 공동체 정원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공동체 지원을 통해서 그 지역 사회나
공동체를 훨씬 더 살 만하게 만드는
사례들은 정말 이 시대에도 무수히
많습니다.
이 순간에도 정말 많이 작동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꽤 많이 있습니다, 알고
보시면.
그래서 저는 최근에 와서는 정원을 저는
소셜 캐피털이다, 사회적 자본의
하나다라고까지 저는 강조하고요.
저 혼자만이 아니라 포그 해리슨이라고
스탠퍼드대학의 아주 유명한 그
이탈리아 인문학자이신데 그분은 정원을
케어 앤 셰어의 장이다.
-케어 앤 셰어.
-보살핌과 나눔의 장이다, 그렇게
강조를 하시죠.
나중에 정원 해보시면 이 말이 정말, 정말
맞구나라는 걸 정말 실감하실 겁니다.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언제쯤 할 수 있을까요?
-자녀들이랑 같이 한번.
-맞아.
-시간 내서.
주말 정원도 있잖아요, 요새는.
-그럼요.
-주말 텃밭, 이런 거.
-놀이공원 가기 바빠서.
-한 번씩 데리고 가봐요.
-아이들이 그 재미를 몰라서 놀이공원을
찾은 걸 수도 있잖아요.
-한 번 정도는 겪어보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명사들,
위인들께서 정원이라는 걸 통해서
당신들의 삶을 얼마나 근사하게
풀어나갔는지, 얼마나 깊이나 넓이나
두께를 더해가셨는지 이런 사례들을
가지고 한번 말씀을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누구나 아시는 저 위대한 인물들을 제가
많이 넣었는데요.
한번 볼까요?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제임스
매디슨 그다음에 처칠, 헤세 이분들하고
우리 한국의 이규보, 이자현, 윤선도,
정약용, 인조, 숙종, 정조, 안평대군,
허균, 이황, 이이, 송시열에 이르기까지
참 훌륭한 정원가였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다들 정원가였어요?
-네, 정원가였습니다.
얼마나 정원가였는지를 제가 시간상
다는 말씀 못 드리겠고요.
아주 몇 분만 추려서 한번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먼저 말씀드릴 분은 정조 대왕
이산입니다.
정조대왕 우리 뭐 유치원생도 다 알
만큼 유명한 우리의 역대 최고의
왕이신데.
-정조가 업적이 많아서 여러 왕
공부하다가 좀 외울 게 많은 분이라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처음에 싫어했어요.
그래서 그만큼.
-또 정조 나왔어, 막 이러면서.
-그만큼 업적이 많으시고, 확실히.
-훌륭하신 분.
-우리는 다 그분의 성공한 면만 보고
계시지만 사실은 그분은 굉장히
힘들었던 분입니다.
한번 상상해 보시죠.
어릴 적에 아버지가 할아버지에 의해서
그것도 뒤주 속에 갇혀서 죽었잖아요.
-사도세자.
-그리고 세자 되고 나서도 정적들이
세자를 정말, 요즘 말로
개무시했습니다.
환영받지 못한 반대파가 많았던 그런
왕이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 잤겠다.
-그럼요.
그랬던 정조께서 조금 전에 말씀하신
대로 그런 탁월한 업적을 남겨서 그렇게
우리한테 많은 걸 남겨주셨을 때는 저는
정원이 정말 중요하게 작동됐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서도 정원이 나오는군요.
-그렇습니다.
궁금하시죠?
-너무 궁금합니다.
-정조의 정 자가 정원의 정 자랑은
다른...
-다릅니다.
-알겠습니다.
-첫 번째는 하나의 건물인데요.
정조가 주로 이용했던 궁은
창덕궁입니다.
-창덕궁.
-창덕궁에는 아시다시피 후원이라는
데가 있거든요.
후원 아시죠?
가보셨어요?
-요즘에 예약해서 들어갈 수 있잖아요.
-모쪼록 우리나라의 정말 자랑스러운
정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조선의 5대 궁 중에서 창덕궁을
유일하게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까닭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창덕궁하고 경복궁하고 한번
비교해 보시면 경북궁은 굉장히 축이 잘
살아 있고요.
창덕궁은 축이 없습니다.
왜일까요?
-그 연못을 살리려고요.
-대충...
-자연환경에 맞추려고.
-맞습니다.
역시 다르십니다.
그러니까 자연환경에 그대로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그 문건에 보면
창덕궁과 후원이 쉽게 말하면 자연과
조화를 잘 이루는 그런 미학이 잘
구현되어 있다고 이렇게 아주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니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다른
나라에 가면 그런 게 별로 없습니다.
또 우리만의 정말 독특한 좋은
미학입니다.
어쨌든 거기 중에서 정치적으로 이분이
어떻게 썼는가 하면 첫 번째는 후원에
상징적인 건물을 짓습니다.
놀랍게도 왕으로 즉위한 첫해에 규장각
아시죠?
들어보셨죠?
-규장각.
-규장각이라는 건물을 후원 입구에,
초입부에 높다른 언덕 위에다가
짓습니다.
-규장각이 저기에 있구나.
-그 건물이 2층이거든요.
후원 전체에서 2층 누각은 규장각이
유일합니다, 지금도.
이 규장각은 이름을 2개를 줬는데요.
규장각과 주합루라는 이름을 줬습니다.
-주합루.
-주합루.
주 자가 우주 할 때 주 자입니다.
규 자는 하늘의 별 중에서 문, 규를
관장하는 별을 규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둘 다 우주를 상징합니다.
-주합루는 그러면 우주를 포함할 수
있는 그런 누각이라는 뜻이네요.
-그런 거죠.
규는 규장각은 하늘의 별을 가져온 그런
건물이고.
그러니까 그건 뭐냐 하면 둘 다 뭔가
하늘로부터 받은 쉽게 말하면 왕권의
상징으로써 하늘과 닿아 있는 그런
건물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네요.
-그런데 두 번째 건물이 안쪽에 있는
후원 안쪽에 있는 존덕정이라고 하는
건물인데요.
정자가 굉장히 독특합니다.
이중 처마로 되어 있고요, 보시면.
기둥도 바깥과 안쪽에 또다시 2열로
되어 있습니다.
-희한하네요.
-그게 다가 아니고요.
천장에 보시면 저렇게 청룡과 황룡이
서로 교우하고 있습니다.
-엄청 공을 들여서 만든 티가 나네요.
-그런 티가 나죠?
뭔가 의도가 있다는 느낌이 오시죠?
결정적인 건 중요한 건 저 아래쪽에
보이는 현판입니다.
-현판.
-그 현판이 만천명월주인옹자서라고
하는 것인데요.
만천명월이 중요합니다.
-(함께) 만천.
-명월.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1만 개의 하천과 그걸 비추는
밝은 달을 이야기합니다.
-밝은 달.
-느낌이 오시죠?
-밝은 달이 왕이고.
-다 비추겠다.
-많은 하천이 백성인가요?
-역시 다르십니다.
맞습니다.
-역시 다르십니다.
-감사합니다.
-아까 그거는 등극한 첫해에 지었지만
이거는 노년에 한참 뒤에 돌아가시기 몇
년 전에 이름을 지으셨는데 그거는 제가
봐서는 군주로서 백성과 신하들을
위해서 나는 달처럼 너희를 비추는
존재다, 하는 것을 당당하게 자신감
있게 군주로서의 어떤 책무, 이런 걸
널리 밝힌 거다.
-멋있다.
-어쨌든 첫 번째는 정원이 기여한 거죠.
정원에 저런 좋은 건물을 지음으로써
왕이라는 존재를 널리 알린 거죠.
-그렇죠.
-맞아요.
-두 번째는 이것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좋은 정원에서는 놀기가 참 좋죠,
그렇죠?
놀기 좋은 곳은 공부하기도 좋은
곳입니다.
-맞습니다.
학교도 정원이나 이렇게 잘 되어 있는
곳 보면 확실히 학습이 잘 되는 것
같고.
-그렇죠.
-옛날에 향교나 이런 데서 정원 잘 되어
있는 데 보면.
-맞습니다.
-학습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향교는 공공 학교지만 그보다 더
적극적으로 경치를 잘 활용한 데가
서원입니다.
-서원, 서원, 서원.
-서원.
-서원.
-우리 서원들 대개 보시면 다 경치가
수려한 곳에 들어가 있습니다.
산속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서원의 중요한 기능은 세 가지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제향, 제사를 지내는 것.
강학, 공부하는 것.
나머지 하나가 유식입니다.
쉬는 겁니다.
-쉬는 거.
-잘 쉬어야 공부 잘한다는 걸 우리
선조들은 아셨던 거고 그런데 놀랍게도
정조대왕께서 그걸 아신 거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 규장각이 있는 건물은
바로 앞에 부용지라고 해서 가장 먼저
만나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정원, 연못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바로 위에는 규장각이 있지만
아래쪽에는 연못이 있어서 그걸 같이
즐기는 거죠.
규장각은 국립도서관이고 그러니까
정조가 워낙 책을 많이 읽으셔서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좋은 책들을
많이 가져와서 거기다 비치해 두고
유능한 학자들, 초계문신이라는 제도를
만드셨어요.
-초계문신.
-그래서 젊은 학자들을 불러서 거기서
공부를 시킵니다.
30살 넘어서 벼슬하지 못하는 젊고
유망한 학자들을 불러서 거기서 가르친
것이 바로 초계문신 제도라는 건데 정조
재임 기간 동안에 약 138명의 학자들이
배출이 됩니다.
저는 그런 학자들이 정조대왕의 그런
새로운 정책을 펼쳐나가는 데 중요한
인재들이 됐다고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그런데 그 인재들을 후원에서 기른 거죠.
국립도서관 지어놓고 아름다운 정원에서
와서 마음껏 공부하라는 겁니다.
-공부할 맛이 나겠는데요.
-그렇죠, 그렇죠.
그렇죠.
그러니까 공부를 많이 시켜야 되겠다는
것을 뜻을 둔 거고 그걸 좋은 나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인재가 꼭
필요하다.
그 인재들을 어디서 기를까?
이 후원이 최고 좋다.
이렇게 생각을 하신 거죠.
그다음에 정조대왕의 세 번째는 그런
데서 공부만 시킨 것이 아니라 아까
논다 그랬는데요.
놀 때 정말 온갖 신하들을 불러서
거기서 잔치를 자주 벌리세요.
그러니까 언제 공부하고 언제 정치하고
언제 놀았는지 모를 만큼.
-바쁘게 사셨네요.
-잔치를 한 기록이 많이 있습니다.
거기서 배를 타고 다닐 수 있고, 배도
타거든요.
그러니까 요즘 시대면 아주 입체적인
아트를 즐기는 겁니다.
-그렇네요.
-조명도 하고요.
음악도 틀어놓고 심지어는 음식도
평소에 못 보는 음식들.
이런 것들을 가져와서 신하들을 이렇게
좀 뭔가 꼬셔야 말을 듣지 않겠습니까?
-당근도 주고.
-정말 다양하게.
그러면서 거기서도 그냥 노는 것이
아니라 놀면서 꼭 시와 문화를
생산하십니다.
그래서 그 결과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갱재축이라고 어려운 한자인데요.
쉽게 말하면 두루마리 시집입니다.
두루마리 시집이 지금도 많이
전해집니다.
그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신하만 오지
않고요.
나를 반대하는 신하도 자주 불러서
거기서 연회를 같이합니다.
-화합.
-바로 그겁니다.
그러니까 만남과 소통을 정말 끊임없이
하신 겁니다.
-정원 회식의 힘입니다, 이게.
-맞습니다.
-창덕궁 후원에서.
-그럼요.
신하들과의 만남을 굉장히 많이,
다양하게, 다채롭게 하면서 마음을
열어놓고 소통하려고 무지 애를 썼다.
그 마지막 이벤트가 이건데요.
때로는 한 사람만 불러서 조용히 후원
전체는 투어를 시켜줍니다.
후원이 꽤 넓거든요.
여러 계곡이 여러 개가 있습니다.
조그만 골짜기 있는데 그 골짜기를
다니면서 친히 이렇게 가이드를
시켜주셨습니다.
-산책 코스가 있네요.
-그럼요.
-왕이 직접요?
-직접요.
-그런데 사실 약간 저런 후원이나 이런
곳은 왕이 독점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잖아요.
-맞습니다.
-그런데 신하들을 친히 불러서 소개도
해주고 투어도 시켜주고 신하들과 함께
어울렸던 공간으로 활용했다는 거 자체가
신선하네요.
-그렇죠.
-마음이 넓어.
-그 내용을 우리가 구체적인 증거는
어떻게 알 수 있냐면 강세황
선생님이라고 쓴 글이 호가유금원기라고
하는 그런 글이 남아 있어요.
이렇게 이야기하십니다.
왕께서 나를 어떻게 보셔서, 나를 어떻게
어여삐 보셔서 이러한 나한테 큰 사치를
누리게 해주시는가.
왕이 직접 나를 후원 구석구석 직접
다니면서 친절하게 해주신다.
그러면서 뭐라고 표현하냐면 마치
가족처럼 자상하게 해준다, 이렇게.
-엄청 황송할 것 같아요.
-스위트남.
-감동이죠, 그렇죠?
-스위트하다.
-스위트하죠?
저는 정조대왕께서 거듭 말하지만 그런
개혁을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깊이 사람을 1:1로 이렇게 휴먼 터치라
그러죠.
마음으로 소통하려고 하는 그런 깊은
노력이 저는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저는
믿습니다.
-정조의 훌륭한 정치에는 저 창덕궁
후원을 빼놓을 수가 없는 곳이네요.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두 번째 인물은, 우리 역사 속의 인물은
퇴계 이황이십니다.
-1000원짜리.
-1000원짜리.
-그거 좀 이상하네요.
-1000원에 나오신 분이.
-네, 그렇게 정정 부탁드려요.
-제가 알기로는 우리의 성리학자 중에서,
조선의 성리학자 중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고 지금도 퇴계학을 공부하는
거의 유일한 분이시죠.
독일이나 일본에서는 퇴계 성리학을
지금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이 널리 알려져 있는
분이세요.
퇴계 선생님을 제가 깊이 있게 공부는 안
해봤지만 해보면서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퇴계 선생은 인간이 누구나 부족하다는
걸 아셨고 그 부족함을 넘어서시려고
정말 무던히 애를 쓰셨고 그 어느 정도를
넘어서셨구나, 하는 느낌을 제가 많이
받았고요.
그 어른이 그렇게 자기 인생을, 자기
부족함을 완성할 때 정원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했고 정원을 참 활용을
잘하셨다.
그 이야기를 드릴 수 있습니다.
-이황 선생님께서도.
-그럼요.
퇴계 선생님한테 제가 받은 거는 참
많은데 여러 가지로 고마움을 많이
받았는데 첫 번째는 퇴계 선생님은 거주
환경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 하세요.
저는 요즘 우리 한국인들이 그걸
잃어버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 아파트 사신다고 그러셨잖아요,
그렇죠?
아파트는 내가 지은 게 아니죠, 그렇죠?
-맞아요.
-내가 거기 가서 살아야지, 내가 원하는
터는 이런 것이야.
내가 원하는 환경은 이런 것이야.
그걸 맞춰서 간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맞습니다.
-커피를 먹을 때도 뭔가 좋아하는
커피숍을 딱 찾아가시잖아요.
그런데 내 집은요.
한 번씩 찾아가는 커피숍은 그렇게
찾아가면서.
-맞아.
-왜 내가 살고, 내가 사랑하는 가족을
같이 거기도, 매일 일상적으로
반복적으로 몇십 년 동안 살 집을
우리는 별로 신경을 안 쓴다니까요.
-집값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집은 어떻게 보면 약간
잠만 자는 곳 같잖아요.
일하러 너무 밖에 있으니까.
-그러니까 집의 기능이 그만큼 떨어져
버린 거죠.
저는 그게 우리 현대 한국인의 아픔에
저는 아주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퇴계 선생님은 자산도 넉넉하셨거든요.
그랬는데도 참 검소하게 사셨고
그렇지만 집이라는 게 어떠해야 하는가.
어떤 환경을 택해서 집을 짓고 살아야
하는가 고민을 참 많이 하셨습니다.
이사를 많이 다녔거든요.
5번, 6번 다니셨어요.
-왜요?
-좋은 집을 찾아서.
참 주목할 만한 사실은, 두 번째 놀라운
사실은 가시는 데마다 집을
지으셨는데요.
결코 크게 짓지 않으세요.
다섯, 여섯 번째 지으면서 제일 크게
지은 건물이 도산서당, 안동에 가시면
도산서당 지금 있죠?
-도산서당.
-그 도산서당입니다.
-그게 제일 크게 지으신 거예요?
-제일 크게 지은 겁니다.
세 칸짜리입니다.
-그러면 그전에는 두 칸짜리, 한 칸짜리.
-한 칸짜리도 있습니다.
한 칸짜리 집으로는 양진암이라고 하는
곳이 있는데.
그 양진암은 기록에 어떻게 나오냐면
서까래 3개 가지고 지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서까래 3개 가지고.
-그러면 진짜 작게, 규모가 작은데
그러면.
-완전히 움집이죠.
한 칸뿐만 아니라 완전히 움집에서
살았다는 겁니다.
-세모, 세모로 그냥.
-그렇게 검소하게 사셨는데 놀라운
사실은요.
가시는 데마다 꼭 정원은 만들어
즐겼다는 겁니다.
-집은 작아도 정원은 있어야 해.
-그럼요.
집은 꼭 작게 지어도 꼭 정원을 저렇게
했습니다.
그것 말고도 가는 데마다 당신이
좋아하는 나무들 있지 않겠습니까?
그 당시에는 유학이니까 유학적인 가치가
많은 것을 학자가 되셔서 우리 흔히 아는
대나무, 소나무, 매화 이런 류들을
좋아하셔서 그런 나무들을 심으시고는
그거를 절우사, 절개가 있는 내
친구들.
또는 육우원, 6명의 내 친구들.
이런 식으로 나무와 나를 동격시켜
가시면서 정원을 만들어 즐기기도
하고요.
그뿐만 아니라 아까 좋은 터를 찾는다고
그랬죠.
좋은 터라는 말은 그 당시에는 뭐라고
표현하시냐 하면 산과 물이 좋아야
한다고 이야기하셨는데 산과 물이 좋은
데서 좋은 바위나 좋은 물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이름을 부여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겁니다.
-마치 풍수지리에서 좋은 데 찾는
것처럼.
-그렇습니다.
저는 퇴계 선생님을 한국 최고의 풍경
철학자다.
그렇게 저는 정의를 내리고 싶습니다.
-풍경 철학.
-풍경을 즐길 줄 알면서 거기서 삶의
의미를 담으실 줄 아는 그런 학자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거기 이제 도산서당을 가서 보시면
도산서당 3칸인데 마루가, 마루 있는
곳에 가시면 마루는 3방향이 열려
있습니다.
뒤쪽은 문이 있지만 젖히면 뒤에 이렇게
통로가 되고요.
측면하고 앞면이 열려 있거든요,
마루니까.
그쪽에는 자연이 와 있습니다.
그리고 그쪽에 붙여서 연못을 만들어
놓고.
그 산기슭에 절우사라고 하는 당신이
좋아하는 절개를 지키는 친구들 정원을
만들어 놓고.
그러니까 마루는 공부하는 공간이기도
하면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그런
자연을 즐기는, 정원을 즐기는 그런
곳이기도 한 것입니다.
-배치가 딱 자연과 어우러지게 한
거네요.
-그렇습니다.
그러를 위해서 정원이 필요했던 거고.
재밌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유쾌하지 못한
공부만 하기보다는 한가하게 놀면서
정서를 키워라, 이렇게 말씀하세요.
-중요합니다.
-아마 대한민국 역사상 제일 공부 열심히
하신 분이실 거예요, 퇴계 선생님이.
그렇게 공부 열심히 하신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좀 공감이 안 가요.
-너무 공부를 많이 하신 분이
말해서?
-저 말을 그대로, 곧이곧대로 하면.
-정말 저렇게 될 수...
-퇴계 선생님한테 혼날 것 같은데요.
-정원으로 들여다볼 명사 세 번째는
토머스 제퍼슨입니다.
건축가이기도 하고 조경가이기도 하고
정원을 아주 참 잘 지켰던 분이고요.
저기 리스트가 나오는 저 많은 건물,
저것들을 직접 설계도 하셨고.
워싱턴에 있는 국회의사당도 직접 설계에
참여를 합니다.
제퍼슨 그러면 우리는
Jeffersonian Ideal이라고
그래서 제퍼슨이 꿈꿨던 꿈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 시대에는 미국은 신생
국가였거든요.
그 미국을 이끌었던 지도자들 흔히
말해서 우리가 founding fathers of
America.
미국의 국부라고 이야기하죠.
나라의 아버지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분들의 고민들은 한결같이 같았는데
뭐였냐 하면 빨리 저 영국 같은 유럽의
선진 문명국을 우리가 따라가야겠다.
그게 자기들의 꿈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신생국으로써 너무 힘이
약해서 매번 프랑스나 영국에
시달렸잖아요.
그래서 빨리 선진국 문명국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한가 고민을 많이
하셨고 제퍼슨의 꿈은 agrarian
ideal라고 그래서 농업 이상주의
국가였습니다.
-농업 이상주의.
-농업으로 이상 국가를 만들겠다.
이분들은 재밌는 이야기를 했어요.
상업은 cheating 속이는 것이다.
맞나요?
-약간...
-남는 거 하나도 없어.
이렇게 우리가...
그다음에 공업은 파괴하는 것이다.
-자연을.
-그렇지만 농업은 참되고 진실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경직이라는 말은 cultivate.
미개한 곳을 잘 해서.
-개발한다.
-뭔가를 문화적으로 바꿔준다는 뜻이
있거든요.
그런 좋은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믿어서 그런 agrarian ideal 농업
이상주의 국가를 꿈꿨고.
-비교적 다른 산업에 비해서는 자연
친화적이라고 생각했던 거네요.
-그렇죠.
그러니까 그 당시 미국은 미국 국민들을
생각해 보시면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아시안, 우리나라 사람도
가고 많이 갔잖아요.
아프리카에서 노예들도 많이 오고.
그러니까 한마디로 오합지졸이었어요.
그 사람들을 데리고 빨리 신생국, 미국을
빨리 이렇게 문명국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 뭔가가 필요한데 요즘처럼
TV가 있습니까?
휴대전화가 있습니까?
그러니까 국민들을 계몽시키기에는
농업이 참 좋다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땅은 넓으니까.
그래서 자영농 위주의 농업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어쨌든 지금부터 보실 저 몬티첼로라고
하는 곳은 제퍼슨의 사저입니다.
집이자 정원인데 저 집과 정원은 그런
제퍼슨 당신의 꿈을 국가적으로 이루기
위해서 하나 만든 일종의 모범 모델.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지금 저기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보시면 오른쪽에 길게
보이죠.
저게 텃밭인데요.
-크다.
-너무 아름답다.
-저게 길이가 300m나 되는
텃밭입니다.
아까 제가 텃밭 조금만 해도 많이
생산한다고 그러는데 300m나 되는 텃밭을
만들어서 운영했던 까닭이 있습니다.
-많이 먹여 살리려고.
-제가 아까도 이야기했지 않아요?
농업 이상주의를 꿈꿨다고
그랬잖아요.
빨리 농업을 미국에다 퍼뜨려야 하는
거예요.
그 당시 미국의 농업 기술이 현저히
낮았죠, 유럽에 비하면.
그래서 불란서에 가 있을 동안에 거기
식물학자들, 보타닉 가든, 식물원 이런
데를 계속 콘택트를 많이 합니다.
네트워크를 확보합니다.
그래서 그는 몬티첼로에 있으면서 계속
편지를 2만 통 이상 썼다고 되어
있어요.
그래서 계속 씨를 받습니다.
종자를 받습니다.
그래서 저기다 실험을 하는 겁니다.
-농업을 보급하기 위해서.
-보급하기 위해서.
내가 잘 먹고 잘살기가 아니라 거기서
즐기거나 할 게 아니라 빨리 이걸
퍼뜨려서 미국 전체를 농업 사회로
만들어나가기 위해서.
-나라의 부흥을 위해서.
-그렇죠, 부흥을 위해서.
저 건물은 텃밭 가에 있는
파빌리온이라고 해서 우리로 치면
정자 같은 건데요.
저 정자가 독특합니다.
문을 다 열어버릴 수 있어요.
그럼 우리 정자처럼 그냥 비바람이 다
들어오는.
그러니까 제퍼슨도 굉장히 자연을
좋아했던 사람이기는 해요.
그런데 저 전망을 한번 보시죠.
겨울 풍경인데 보시면 완전히
수평선이잖아요.
그렇죠.
지평선이죠.
그러니까 저를 맨 처음 여기 가이드해
주셨던 버지니아대학의 역사학자인데
역사 교수님이신데 그분이 뭐라 그러시냐
하면 네가 이곳에서 산을 보려고 하면,
동쪽으로 산을 보려고 하면 대서양을
건너서 포르투갈을 가야 산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우리가 저런 거 보면 뭐라고
그럽니까?
미래를 넓게 볼 수 있고 뭔가.
-뻥 뚫린.
-호연지기.
-호연지기나 미래에 대해서 긍정적인 걸
상상할 수 있잖아요.
저는 저기서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면서.
-너무 좋아.
-그런 신생국 미국의 미래를 한껏 꿈꿨을
거라고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큰 꿈을 꿨겠네요.
-역시 저런 데 즈음에서 있어 줘야 큰
꿈을 꿀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우리도 만들어 봐야죠, 그렇죠.
죽기 전에, 그렇죠.
이게 중요한데요.
이게 제퍼슨이 직접 썼던 가든이라고
하는 노트입니다.
정원 일기입니다.
우측에 보시면 날짜별로 정원 일을 했던
것들을 다 적어놨어요.
기록을 참 잘했는데 중요한 게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고요.
이걸 보시면 제가 일부러 색깔을 칠해
놨는데요.
초록색 칠한 부분들을 보면 failed,
실패했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해 보니까 이랬다, 결과까지.
-그럼요.
그러니까 글씨를 보면 지금 진하게 나와
있죠, failed가, 그 글씨가.
한참 뒤에 썼다는 거거든요.
뭘 했는데 실패했다, 뭘 했는데
실패했다, 이런 경험을 쓴 건데요.
이걸 연구한 어떤 사람의 논문을 봤더니
90% 이상이 실패했다고 뜬답니다.
그 말은 정말 단 몇 프로 안 되는 성공을
가지고 그걸 미국에 퍼뜨려서 오늘날
미국의 농업을 이끌게 했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겁니다.
-그만큼 많은 사고가 필요했다는
거네요.
-그럼요.
무던히 애를 썼다는 거죠.
-조경학자가 보시기에는 이 제퍼슨의
노트는 어떤 수준으로 보이십니까?
-그러니까 확실한 거는 식물 하나하나에
굉장히 공을 들였다.
그냥 수입했겠습니까?
좋은 거 찾아서 열심히 공부해서 이거
보내줘, 저거 보내줘 해가면서
받았겠죠.
그러곤 실험을 했고.
-대단하다.
-예를 들면 사과 품종만 해도 50여 종을
여기다 실험했다 되어 있고요.
그 좋은 단적인 예가 하나 있는데 지금
현대 미국에서 와인 생산이 주 단위로
따지면 어디가 1위인지 아세요?
-와인?
-캘리포니아가 단연 1위고,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다음 2위가 버지니아입니다,
여기입니다.
왜 여기가 2위겠습니까?
제퍼슨이 퍼뜨린 포도 종들이 일찍부터
여기서부터 많이 퍼져서 그래서 포도
기술이 많이 발달된 거죠.
그러니까 놀랍게도 이 시대의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식물과 정원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참 중요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가드닝한
까닭도 사회를 바꾸고 싶어서.
힘든 아이들을 해보고 싶어서 한
거거든요.
이것도 똑같습니다.
-진짜 그 지역의 기후에 따라서 식물,
식생이 정해지고 거기에 따라 사람의
의식주도 다 영향을 받으니까 참 맞는 말
같네요.
-그렇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그런 위인들 말고도
수많은 위인이 미국의 대통령들, 영국의
처칠이나 찰스 같은 정치가 또는 헤세나
에즈워드, 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
이런 많은 문학가들.
그다음에 철학자들, 칸트, 괴테 이런
사람들요.
수많은 분이 정말 정원을 참 즐겼던
분들이다.
똑같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분들의 그런 빛난 업적 뒤에는 정원이
있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우리가 질문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잘 아시는 헤세 양께서 만약 헤세의
정원 생활이 없었다면 그 헤세의 깊은
내면에서 끌어올린 그 좋은 생각들이
정말 가능했을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위인들만 그런 삶을
살겠습니까?
우리는요.
우리도 잘살아야죠.
다 한 번 살고 가는 세상인데.
또 우리 아이들은 나보다 훨씬 더
잘살았으면 좋겠지 않습니까?
그런 우리 꿈도 있는데 그렇다면 나는 또
우리 가족한테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그럴 때 우리는 어떤 정원이 필요한가
이런 고민들을 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원에 관한 책이 그러면
기술적인 책, 꽃에 대한 설명.
우리는 너무 이렇게 뭐라 그럴까요?
수단으로서 많이 찾는 것 같아요.
그런데 서양의 정원 책들을 보면 쓴
사람들이 철학자 있고 심리학자,
사회학자, 인문학자들이 정원 책을 많이
씁니다.
그건 뭐겠습니까?
정원이 인간의 삶을 뭔가 이야기하기에
참 중요한 소재라는 걸 그 사람들은 알고
있는 거죠.
그 책을 보다 보면 꼭 빠지지 않는 것이
굿 라이프.
좋은 삶 또는 선한 삶이라는 것이 항상
가든 이퀄 굿 라이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는 그걸 또 우리 퇴계 선생님 글에서
그대로 봤어요.
퇴계 선생님이 뭐라고 했냐면 정원이나
자연은 정신을 즐겁게 하고 성정을 맑게
한다고 이야기하셨어요.
그러면서 정원 일을 즐기는 것은 마치
마음의 밭을 가는 것과 같다.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굿 라이프를 이야기하신 거죠.
심성을 함양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최근에 이런 재밌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테드 강연에 보면.
하버드대학의 의대 교수입니다.
로버트 월딩거라고 하는 분이 당신이
그때 75년간 하고 있는 장기 연구 과제를
발표한다고, 중간 발표라고 했습니다.
본인이 네 번째 연구 책임자라고
했습니다.
그 연구는 1930년대 시작한 연구인데요.
보스턴 지역에서 하버드 대학생들하고
동년배 빈민 청년들을 많이 됐어요,
700명이 훨씬 넘게 대상지로 해서 생애
조사를 합니다.
그러니까 30년대에 20대니까 지금은
구십이 다 넘었잖아요.
돌아가신 분 많습니다.
그러면 아들, 손자들까지 지금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 연구는 뭐냐 하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건강하고 장수하고
행복하게 하는가.
저는 우리 한국인들이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질 필요가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뭐가 있으면 내가 건강하고 행복하고
장수할 것 같습니까?
-돈.
-돈.
-이 물질만능주의.
-그렇죠, 중요하긴 하죠.
-돈.
-사랑.
-사랑.
답이 나오는데요.
저는 이 답을 보고 정말 두 번
놀랐는데요.
세 가지를 이야기하는데 세 가지가 다
관계입니다.
-관계.
-첫 번째는 소셜 인터렉션, 사회적
관계입니다.
그래서 고립되면 안 좋다, 이렇게
이야기하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 그 사회적 관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깊고 따뜻한 관계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우리 한국 사회가 두 번째가 손상이
있지 않는가 생각을 하거든요.
특히 부부 관계, 가족 관계.
되게 중요하잖아요.
그 부분을 강조하고요.
마지막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신체나 뇌나 둘 다 노화가 덜 되고
오히려 촉진된다.
이런 결과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공부 잘하고 싶으면 관계
잘하면 공부 잘할 수 있는 겁니다.
학생들한테 제가 많이 묻는 말인데,
재밌는 건 이분이 말미에 이렇게
질문합니다.
그 관계 별거 아닌데 그거 왜 우리 그거
때문에 그렇게 골탕을 하고 있죠?
그러면서 자기가 답을 내립니다.
바로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관계가 되게 힘든 거거든요.
성가시고 귀찮고 정말 신경 많이 써야
하고요.
자잘하고 이런 거잖아요.
그걸 지속적으로 한다는 게 참 어려운
거죠.
-맞아요.
-그래서 이분은 어렵다고 결론을
냈는데요.
저는 관계, 그거 쉽습니다.
왜요?
정원이 있습니다.
관계를 잘 맺으려면 정원이 정말 훌륭한
장치입니다.
안 믿으시겠지만 한번 이게 제
연구인데요.
서울에 영구 임대아파트.
그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데.
텃밭하고 그 안에 복지관이 있습니다.
여러 프로그램을 잘 돌리고 있는 잘
돌아가는 복지관이 있고 그 옆에 또 큰
공원이 있습니다.
이 3개 중에서 사람들의 관계를 제일
좋게 하는 장치는 단연 텃밭입니다.
교류하고 이웃 수가 제일 많죠, 그렇죠?
복지관 이용자보다도 2배 이상 많이
나오죠.
그러니까 복지관 건물 많이 짓고 그 안에
프로그램 빵빵하게 돌려도 이건 옥상에
있는 텃밭인데 옥상 텃밭보다는 교류하는
데 있어서는 역할을 못 한다는 겁니다.
-텃밭이 투자 비용도 더 적게 들 텐데.
-훨씬 적게 들죠.
-효과가 훨씬 더 좋다는 말이네요.
-훨씬 좋죠.
그런 놀라운 결과는 정말 많습니다.
이거는 또 다른 연구인데요.
수도권에 있는 다른 아파트에서 조사를
시켰는데 딱 두 가지 조사를 시킨
겁니다.
텃밭을 오래 하는 사람하고 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웃 관계가 어떤지.
지금부터 제가 질문을 드려볼 테니까
한번 적용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평소 아파트 내에 다니실 때 눈이
마주치면 인사하는 그런 관계가
있습니까?
그다음에 인사할 때 서로의 이름을 아는
그런 관계가 있습니까?
더 나아가서 가족들의 이름까지 서로
불러주고 아는 관계가 있습니까?
더 나아가서 종종 서로 불러서 밥을 서로
같이 나누고 가족끼리, 그런 관계가
있습니까?
더 나아가서 취미 활동이나 지역사회
봉사 활동이나 이런 그룹 활동을 같이,
소사이티를 같이 형성해서 그런 활동
관계 있습니까?
물어보면요.
텃밭을 오래 했던 분들이 월등히 많은
겁니다.
여기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좌측의 표가 텃밭 하는 분들의
관계입니다.
각자가 다 자기 허브입니다.
앞, 뒷집 아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안 하는 분들은 거의 직선입니다.
이 대목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층간 소음 너무너무 심각하다고
하거든요, 지금.
그런데 만약 이런 관계라면 텃밭을 오래
해서 앞, 뒷집, 위아래 다 아는 관계라면
층간 소음 났다고 해서 진짜 뭘 들고
올라가겠습니까?
윗집에 떠드는 아이가 누군지 내가
아는데, 이름도 알고 얼마나 귀여운지
아는데.
또 윗집에서도 아랫집에 사시는 분이
누군지 알면 이미 좀 주의를 해서 덜할
거고요.
또 막 시끄럽다 쳐도 뭔가를 해결하지
않았겠습니까?
-맞아요.
-야, 어제저녁에 왜 그렇게 떠들었어,
애들이 왜 그래, 하면 미안합니다 하고
뭐 하나 들리고, 그렇죠?
그러면서 해소하잖아요.
사실은 그게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이거든요.
그게 소통이고, 그렇죠?
이웃이고.
그런데 우리는 그게 깨져있다니까요.
이것을 읽어 보시면 또 다른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이것은 영국의 데이터인데요.
아까 제가 정원을 케어 앤드 쉐어라고
했잖아요.
나눔의 양상입니다.
나누는 대상이요.
첫 번째가 프렌드, 친구.
두 번째 가족, 세 번째 이웃, 네 번째가
뭡니까?
낯선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낯선 사람까지도 서로 나누는
겁니다.
텃밭을 하면 생산이 너무 많이 되니까.
그렇게 서로 나눔을 많이 하게 되면
어떻게 우리의 이웃 간의 관계가 그렇게
삭막해질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다시 결론을 마무리하자면
정원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위한 너무나 중요한 기본
요소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대인들의 내면을 치유하는 방법,
정원을 통해서 자연을 가까이하고 또
서로를 가까이하는 게 또 방법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오늘 강의, 선장님께서 한마디로 또
정리를 해주신다면요?
-정말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요.
왜 흔히 우리가 책을 마음의 양식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저는 정원 일은 마음의 양식뿐만 아니라
몸까지, 몸과 마음 모두의 양식이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몸과 마음 모두의 양식이다.
오늘 정원에 관해서 이렇게 깊은 이야기
나눠봤는데 두 분 어떻게 들으셨어요?
-정원 하길래 저랑 관계없는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고 필요한가 싶기도 했는데
듣다 보니까 좀 필요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앞으로 텃밭 열심히 가꾸시면서.
-저는 가꾸지는 않죠.
-아이들 데리고 해볼 생각은 있습니까?
-좀 다녀볼 생각은 있어요.
-알겠습니다.
경환 씨는 오늘 어떻게 들었어요?
-저는 이제 교육 쪽에서도, 학교에서도
애들이랑 텃밭을 해보는 활동이 있거나
그런 것 보면서 이제 이런 교육의
가치에 대해서도 한 번씩 이야기를
하는데 오늘 생각보다 더 많은 가치가
숨어있었다는 것을 알게 돼서 조금 더
주변에 이 텃밭 가꾸기 순기능에 대해서
더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현대 사회는 흔히 무채색으로
표현됩니다.
우리 일상을 활기차고 다채롭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
바로 자연의 색, 정원을 가까이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지식 항해는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다음에도 또 어떤 지식 항해 떠나볼지
기대해 주시면서 함께 외쳐보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곤충의 짝짓기 이야기를 하려면 1000일
밤도 모자랄 만큼 아주 전략들이
다양합니다.
제가 이제는 밤나무산누에나방을
소개하려고 해요.
암컷이 성페로몬을 내보낸다.
밤에 짝짓기 시작을 했어요.
-그러면 밤새도록.
-그렇죠.
-이 자식.
-소리 내는 곤충은 얼굴 볼 필요 없어요.
-히든싱어처럼 목소리만 예쁘면.
-그렇죠.
-그냥 바로 팍 픽하는 거예요.
-땅속에 있는 돌 틈, 거기에서 날개를 막
비벼서 소리를 내면.
-남자들이 화장실에서 샤워하면서 노래
부르듯이.
-딱 그거, 그거네.
-그냥 밥 먹는 장소가 얘들에게는 짝짓기
장소다.
옆에서 짝짓기를 하든 말든 아무 상관
없어요.
-한 꽃에서 여기서는 밥 먹고 여기서는
짝짓기하고.
-그렇죠.
-여러분, 인간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렇죠.
펼쳐라.
-(함께) 보물지도.
-뜬금없지만 두 분은 현재 아파트
생활을 하시나요?
주택 생활을 하시나요?
아니면 길거리 생활을 하시나요?
혹시 어디에 살고 계신가요?
-사실 눕는 곳이 다 내 집이기는
하지만, 본가가 주택입니다.
-본가는 주택.
-본가는 주택이고 대구에서는
원룸이에요.
-본가랑 원람을 왔다 갔다하시고
자취를 또 하시니까.
인욱 씨는요?
-저는 중학교 이후로부터 계속
아파트에 산 것 같아요.
-그렇죠.
아무래도 아파트에 쭉 살고 계시는
현대인들이 많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살고 싶은
집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살고 싶은 집의 모습이요?
-워너비 하우스.
-OOOO 청담.
-130억.
이렇게 말해도 돼요?
아이유 좋겠다.
아이유 거기 산다던데.
-정신이 번쩍 드네요.
아이유 씨 사시는 데.
거기에 살고 싶구나.
이렇게 저마다 생각하는 좋은 집의
기준은 각기 다를 텐데요.
그런데 오늘 함께할 선장님은 좋은
집의 조건, 이것이 있어야 한다라고
답을 해 주셨는데 과연 이것이
무엇일지 선장님 모시고 여쭈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장님.
-(함께) 나와주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선장님, 저희 하는 이야기 들으셨죠?
좋은 집이란 어떤 집일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선장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집은 어떤 집인가요?
-누구나 아름다운 집을 사시겠지만,
저는 가족의 삶을 잘 담아내는
집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삶과 집이 아주
긴밀하게 잘 이렇게 매치될 수 있는
그런 집이 좋은 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삶과 함께하는 집.
-학동네거리에 있는 집, 이런 거요?
-학동네거리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떤 집일까
머릿속으로 그리고 싶어서.
-무슨,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예전에 제가 인욱 씨의
대답을 기억하고 말씀드린 거예요.
그때 살고 싶은 집이 학동네거리에
있는 집이라고 그랬거든요.
-그래요?
바뀌었어요.
-바뀌었어요?
-OOOO 청담.
-알겠습니다.
-집으로 그냥.
-우리 선장님께서 이것이 있는 집이
좋은 집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것이 너무 궁금해요.
-이것은 아마 답은 기대하시는 답은
정원인데요.
정원과 집이 저는 불가분의 관계면 참
좋겠다 생각합니다.
집 따로, 정원 따로가 아니라 집과
정원이 정말 잘 어울려서 거기에서
나나 우리 가족들의 일상이 정말
원하는 대로 또 우리 각자의 개성을 잘
담아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면 참
좋겠다 생각합니다.
정원이 그럴 때 굉장히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알겠습니다.
정원이 있는 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오늘 대한민국
최고의 조경학자 선장님과 함께 정원에
관한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수로 시작해볼까요.
-정원이란 정의를 내려보자면 한자로
정 자를 보면 정 자는 뜰을 말하고요.
원 자는 큰 입구 몸이라고 하죠.
그 안에 원 자가 있는데 그 원자는
여유라는 뜻입니다.
울타리를 쳐놓고 그 안에서 여유롭게
지내는 곳.
그 여유롭게 지낸다는 것은 먹거리도
있고 즐길 거리도 있고 보기 좋은 곳도
있고 그렇겠죠, 그렇죠?
그러니까 예를 든 건데 그거를 우리는
정원이라고 하고요.
정원을 말하는 가든이라고 하는 영어는
개르라고 하는 단어하고 에덴하고의
합성어입니다.
-에덴과.
-그러니까 게르가 뭐냐 하면
엔클로스트.
둘러싸여졌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그대로 해석하면 둘러싸여진
에덴입니다.
-선장님, 제 이름이 향원이에요.
원이에요, 원.
-아까 봤어요.
-그 원 자가 어떤 원 자게요?
-동산 원 자인가요?
-아쉽게도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제가 근원 원이라서 제가 동선 원 자를
정원이라는 글자를 보면서 오늘
선장님이 제 이름의 원이 정원 원
자였으면 더 반가워하셨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거든요.
-이름 아니어도 반갑습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예부터 많은 분들이 정원을
여러 가지로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요.
우리 잘 아시는 이태리의 인문학자
이태리 휴머니즘 알려졌다고 평가되는
페트라르카라고 하는 그 시인은 사색과
성찰을, 또는 시를 위한 가장 이상적인
장소가 정원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리 삶에 참 필요한 것들 아니겠습니까?
사색, 성찰, 시.
이런 것들이 정원이 없으면 근사하게
나올 수 없는 것이죠.
그다음에 프랜시스 베이컨이라고 아주
유명한 영국의 철학자죠.
우리 잘 아는 시간이 돈이다.
이런 명언을 남긴 분인데 그분은 인간이
이뤄낼 가장 위대한 마지막 완성작이
바로 정원이다.
그러니까 마지막 완성작이라고 그랬고요.
또 다른 것은 뭐라고 표현했냐 하면
아무리 크고 화려한 궁궐 같은
건물일지라도 정원이 있지 않다면 그것은
거대한 공장물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그거 말고도 정원에 대한 말씀을 나눈
사람은 많습니다.
지금도 영국 사람들은 정원을 영혼에
간주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대화하실 때 서로
이렇게 뭘 맞추지 못하고 전혀
딴소리하면 영혼이 없다고 하잖아요.
그거를 보면 영국 사람들의 정의에
의하면 우리 한국 사람들은 대체로
영혼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도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정원이 없으면 영혼이 없다.
-그렇게 이야기한다니까요.
저는 그래서 인간이 갖고 있는 꿈이
있는데 그걸 우리 생활 공간 주변에다 잘
만들어 놓은 것.
저는 그게 정원이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꿈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09년 봄인데요.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화이트 하우스 가드닝을
했습니다.
-백악관에 정원을 했다고요?
-그랬던 거죠.
저는 그걸 보면서 참 한 나라의 지도자가
저런 안목을 가진 그 나라는
행복하겠다는 저는 생각을 참 많이 했고
미셸이 왜 했을까요?
-심심해서?
-그 바쁜 분이 심심해서?
-유기농, 유기농 채소를 드시고 싶으셔서.
-힐링을 위해서?
-정답입니다.
-정말요?
-아시다시피 미국은 오베시티라고 하죠.
비만이 아주 심각한 문제가 되니까
건강한 먹거리 그걸 되게 중요시하고
그걸 위해서 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게 저는 드러난 주 이유고 또
다른 좋은 의도가 저는 있었다고
해석합니다.
워싱턴DC는 미국의 수도이기는 하지만
살인율도 꽤 높고 범죄율 높고 이런
도시입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씀드리면 가난한
아이들이 많은 거죠.
저는 미셸이 그 가난한 아이들을 좀
의식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셸이 백악관 안에다가 화이트
하우스 가든을 만들어 놓고 그 가난한
아이들을 불러서 함께 가드닝을 하는
겁니다.
-직접 외부에서 불러서?
-그럼요.
지역 아이들을 다 불러서.
가난한 아이들을 접하면서 보니까 그
아이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세상에서 나한테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다른 말로 하면 나는 거의 버림받은 존재
같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 호기심 많고 의욕 넘치는 아이들한테
주변에서 잘못된 뭔가 마약이나 범죄나
이런 유혹이 들어오게 되면 넘어가기
쉽잖아요, 그렇죠?
저는 미셸이 그런 면에 주목했다고
생각하고요.
아무도 돌보지 않는 아이들을 백악관에서
영부인이 직접 불러서 같이 가드닝을 한
겁니다.
혹시 텃밭 해 보셨어요?
해 보신 분 계세요?
-텃밭 가꾸기요?
-네.
-저는 해봤어요.
-해 보셨어요?
-저희 집이 본가에 작지만 마당에
텃밭처럼 해서 깻잎, 고추, 상추 이런
것도 하고.
-직접 하셨어요?
아니면 할머니가 하시거나 다른 분이
하셨어요?
-사실 부모님이 거의 하시고 저는 한
번씩 올 때마다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하기는 하는데 하면 재밌어요.
-텃밭을 하시게 되면 정말 상상보다는
생산이 많습니다.
혼자 먹을 수 없습니다.
-맞아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짜요?
-그렇습니다.
-자꾸 따서 빨리 먹어도 쌓여 있다고.
-조금만 해도 정말 한 평짜리만 해도
충분히 4인 가족이 먹기에.
-그렇구나.
-너무나 많이 생산되는데 그 많이
생산되는 것들을 가지고 미셸은
아이들하고 피자 만들고 햄버거 만들고.
그런 아이들하고 같이 만들어서 지역에
있는 가난한 노인들, 탁아소, 고아원
이런 데를 다니면서 나눔을 하는 겁니다.
-의미 있는 활동을.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그 아이들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뿌듯할 것 같아요.
-세상에서 버림받은 존재라고 했던 내가
나보다 가난한 아이들한테, 또 힘든
분들한테 도와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자기의 존재에 대한 아마 재발견이
있었겠다.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들고.
어쩌면 저는 그 아이들의 인생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대목이 텃밭이라고 하는
물리적인 공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원이라고 하는 것이 주는 그런
힘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것을 알고
실천하는 그 지도자의 안목들이 저는 참
부러웠습니다.
그러니까 정원 일에 대한 이야기를
서양에서 말할 때 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케어, 보살핌, 그다음에 셰어,
나눔.
그다음에 Responsibility, 어떤 책임감,
사명감.
이런 단어들이 항상 따라다닙니다.
그러니까 인간으로서 굉장히 중요한 가치
덕목들 아니겠습니까?
이런 것들이 정원에 되게 중요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겁니다.
최근에 와서 특히 저는 강조되는 것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사회적 효용으로써
의미입니다.
그게 대표적으로 잘 실현되고 있는 것이
커뮤니티 가든, 공동체 정원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공동체 지원을 통해서 그 지역 사회나
공동체를 훨씬 더 살 만하게 만드는
사례들은 정말 이 시대에도 무수히
많습니다.
이 순간에도 정말 많이 작동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꽤 많이 있습니다, 알고
보시면.
그래서 저는 최근에 와서는 정원을 저는
소셜 캐피털이다, 사회적 자본의
하나다라고까지 저는 강조하고요.
저 혼자만이 아니라 포그 해리슨이라고
스탠퍼드대학의 아주 유명한 그
이탈리아 인문학자이신데 그분은 정원을
케어 앤 셰어의 장이다.
-케어 앤 셰어.
-보살핌과 나눔의 장이다, 그렇게
강조를 하시죠.
나중에 정원 해보시면 이 말이 정말, 정말
맞구나라는 걸 정말 실감하실 겁니다.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언제쯤 할 수 있을까요?
-자녀들이랑 같이 한번.
-맞아.
-시간 내서.
주말 정원도 있잖아요, 요새는.
-그럼요.
-주말 텃밭, 이런 거.
-놀이공원 가기 바빠서.
-한 번씩 데리고 가봐요.
-아이들이 그 재미를 몰라서 놀이공원을
찾은 걸 수도 있잖아요.
-한 번 정도는 겪어보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명사들,
위인들께서 정원이라는 걸 통해서
당신들의 삶을 얼마나 근사하게
풀어나갔는지, 얼마나 깊이나 넓이나
두께를 더해가셨는지 이런 사례들을
가지고 한번 말씀을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누구나 아시는 저 위대한 인물들을 제가
많이 넣었는데요.
한번 볼까요?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제임스
매디슨 그다음에 처칠, 헤세 이분들하고
우리 한국의 이규보, 이자현, 윤선도,
정약용, 인조, 숙종, 정조, 안평대군,
허균, 이황, 이이, 송시열에 이르기까지
참 훌륭한 정원가였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다들 정원가였어요?
-네, 정원가였습니다.
얼마나 정원가였는지를 제가 시간상
다는 말씀 못 드리겠고요.
아주 몇 분만 추려서 한번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먼저 말씀드릴 분은 정조 대왕
이산입니다.
정조대왕 우리 뭐 유치원생도 다 알
만큼 유명한 우리의 역대 최고의
왕이신데.
-정조가 업적이 많아서 여러 왕
공부하다가 좀 외울 게 많은 분이라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처음에 싫어했어요.
그래서 그만큼.
-또 정조 나왔어, 막 이러면서.
-그만큼 업적이 많으시고, 확실히.
-훌륭하신 분.
-우리는 다 그분의 성공한 면만 보고
계시지만 사실은 그분은 굉장히
힘들었던 분입니다.
한번 상상해 보시죠.
어릴 적에 아버지가 할아버지에 의해서
그것도 뒤주 속에 갇혀서 죽었잖아요.
-사도세자.
-그리고 세자 되고 나서도 정적들이
세자를 정말, 요즘 말로
개무시했습니다.
환영받지 못한 반대파가 많았던 그런
왕이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 잤겠다.
-그럼요.
그랬던 정조께서 조금 전에 말씀하신
대로 그런 탁월한 업적을 남겨서 그렇게
우리한테 많은 걸 남겨주셨을 때는 저는
정원이 정말 중요하게 작동됐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서도 정원이 나오는군요.
-그렇습니다.
궁금하시죠?
-너무 궁금합니다.
-정조의 정 자가 정원의 정 자랑은
다른...
-다릅니다.
-알겠습니다.
-첫 번째는 하나의 건물인데요.
정조가 주로 이용했던 궁은
창덕궁입니다.
-창덕궁.
-창덕궁에는 아시다시피 후원이라는
데가 있거든요.
후원 아시죠?
가보셨어요?
-요즘에 예약해서 들어갈 수 있잖아요.
-모쪼록 우리나라의 정말 자랑스러운
정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조선의 5대 궁 중에서 창덕궁을
유일하게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까닭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창덕궁하고 경복궁하고 한번
비교해 보시면 경북궁은 굉장히 축이 잘
살아 있고요.
창덕궁은 축이 없습니다.
왜일까요?
-그 연못을 살리려고요.
-대충...
-자연환경에 맞추려고.
-맞습니다.
역시 다르십니다.
그러니까 자연환경에 그대로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그 문건에 보면
창덕궁과 후원이 쉽게 말하면 자연과
조화를 잘 이루는 그런 미학이 잘
구현되어 있다고 이렇게 아주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니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다른
나라에 가면 그런 게 별로 없습니다.
또 우리만의 정말 독특한 좋은
미학입니다.
어쨌든 거기 중에서 정치적으로 이분이
어떻게 썼는가 하면 첫 번째는 후원에
상징적인 건물을 짓습니다.
놀랍게도 왕으로 즉위한 첫해에 규장각
아시죠?
들어보셨죠?
-규장각.
-규장각이라는 건물을 후원 입구에,
초입부에 높다른 언덕 위에다가
짓습니다.
-규장각이 저기에 있구나.
-그 건물이 2층이거든요.
후원 전체에서 2층 누각은 규장각이
유일합니다, 지금도.
이 규장각은 이름을 2개를 줬는데요.
규장각과 주합루라는 이름을 줬습니다.
-주합루.
-주합루.
주 자가 우주 할 때 주 자입니다.
규 자는 하늘의 별 중에서 문, 규를
관장하는 별을 규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둘 다 우주를 상징합니다.
-주합루는 그러면 우주를 포함할 수
있는 그런 누각이라는 뜻이네요.
-그런 거죠.
규는 규장각은 하늘의 별을 가져온 그런
건물이고.
그러니까 그건 뭐냐 하면 둘 다 뭔가
하늘로부터 받은 쉽게 말하면 왕권의
상징으로써 하늘과 닿아 있는 그런
건물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네요.
-그런데 두 번째 건물이 안쪽에 있는
후원 안쪽에 있는 존덕정이라고 하는
건물인데요.
정자가 굉장히 독특합니다.
이중 처마로 되어 있고요, 보시면.
기둥도 바깥과 안쪽에 또다시 2열로
되어 있습니다.
-희한하네요.
-그게 다가 아니고요.
천장에 보시면 저렇게 청룡과 황룡이
서로 교우하고 있습니다.
-엄청 공을 들여서 만든 티가 나네요.
-그런 티가 나죠?
뭔가 의도가 있다는 느낌이 오시죠?
결정적인 건 중요한 건 저 아래쪽에
보이는 현판입니다.
-현판.
-그 현판이 만천명월주인옹자서라고
하는 것인데요.
만천명월이 중요합니다.
-(함께) 만천.
-명월.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1만 개의 하천과 그걸 비추는
밝은 달을 이야기합니다.
-밝은 달.
-느낌이 오시죠?
-밝은 달이 왕이고.
-다 비추겠다.
-많은 하천이 백성인가요?
-역시 다르십니다.
맞습니다.
-역시 다르십니다.
-감사합니다.
-아까 그거는 등극한 첫해에 지었지만
이거는 노년에 한참 뒤에 돌아가시기 몇
년 전에 이름을 지으셨는데 그거는 제가
봐서는 군주로서 백성과 신하들을
위해서 나는 달처럼 너희를 비추는
존재다, 하는 것을 당당하게 자신감
있게 군주로서의 어떤 책무, 이런 걸
널리 밝힌 거다.
-멋있다.
-어쨌든 첫 번째는 정원이 기여한 거죠.
정원에 저런 좋은 건물을 지음으로써
왕이라는 존재를 널리 알린 거죠.
-그렇죠.
-맞아요.
-두 번째는 이것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좋은 정원에서는 놀기가 참 좋죠,
그렇죠?
놀기 좋은 곳은 공부하기도 좋은
곳입니다.
-맞습니다.
학교도 정원이나 이렇게 잘 되어 있는
곳 보면 확실히 학습이 잘 되는 것
같고.
-그렇죠.
-옛날에 향교나 이런 데서 정원 잘 되어
있는 데 보면.
-맞습니다.
-학습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향교는 공공 학교지만 그보다 더
적극적으로 경치를 잘 활용한 데가
서원입니다.
-서원, 서원, 서원.
-서원.
-서원.
-우리 서원들 대개 보시면 다 경치가
수려한 곳에 들어가 있습니다.
산속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서원의 중요한 기능은 세 가지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제향, 제사를 지내는 것.
강학, 공부하는 것.
나머지 하나가 유식입니다.
쉬는 겁니다.
-쉬는 거.
-잘 쉬어야 공부 잘한다는 걸 우리
선조들은 아셨던 거고 그런데 놀랍게도
정조대왕께서 그걸 아신 거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 규장각이 있는 건물은
바로 앞에 부용지라고 해서 가장 먼저
만나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정원, 연못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바로 위에는 규장각이 있지만
아래쪽에는 연못이 있어서 그걸 같이
즐기는 거죠.
규장각은 국립도서관이고 그러니까
정조가 워낙 책을 많이 읽으셔서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좋은 책들을
많이 가져와서 거기다 비치해 두고
유능한 학자들, 초계문신이라는 제도를
만드셨어요.
-초계문신.
-그래서 젊은 학자들을 불러서 거기서
공부를 시킵니다.
30살 넘어서 벼슬하지 못하는 젊고
유망한 학자들을 불러서 거기서 가르친
것이 바로 초계문신 제도라는 건데 정조
재임 기간 동안에 약 138명의 학자들이
배출이 됩니다.
저는 그런 학자들이 정조대왕의 그런
새로운 정책을 펼쳐나가는 데 중요한
인재들이 됐다고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그런데 그 인재들을 후원에서 기른 거죠.
국립도서관 지어놓고 아름다운 정원에서
와서 마음껏 공부하라는 겁니다.
-공부할 맛이 나겠는데요.
-그렇죠, 그렇죠.
그렇죠.
그러니까 공부를 많이 시켜야 되겠다는
것을 뜻을 둔 거고 그걸 좋은 나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인재가 꼭
필요하다.
그 인재들을 어디서 기를까?
이 후원이 최고 좋다.
이렇게 생각을 하신 거죠.
그다음에 정조대왕의 세 번째는 그런
데서 공부만 시킨 것이 아니라 아까
논다 그랬는데요.
놀 때 정말 온갖 신하들을 불러서
거기서 잔치를 자주 벌리세요.
그러니까 언제 공부하고 언제 정치하고
언제 놀았는지 모를 만큼.
-바쁘게 사셨네요.
-잔치를 한 기록이 많이 있습니다.
거기서 배를 타고 다닐 수 있고, 배도
타거든요.
그러니까 요즘 시대면 아주 입체적인
아트를 즐기는 겁니다.
-그렇네요.
-조명도 하고요.
음악도 틀어놓고 심지어는 음식도
평소에 못 보는 음식들.
이런 것들을 가져와서 신하들을 이렇게
좀 뭔가 꼬셔야 말을 듣지 않겠습니까?
-당근도 주고.
-정말 다양하게.
그러면서 거기서도 그냥 노는 것이
아니라 놀면서 꼭 시와 문화를
생산하십니다.
그래서 그 결과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갱재축이라고 어려운 한자인데요.
쉽게 말하면 두루마리 시집입니다.
두루마리 시집이 지금도 많이
전해집니다.
그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신하만 오지
않고요.
나를 반대하는 신하도 자주 불러서
거기서 연회를 같이합니다.
-화합.
-바로 그겁니다.
그러니까 만남과 소통을 정말 끊임없이
하신 겁니다.
-정원 회식의 힘입니다, 이게.
-맞습니다.
-창덕궁 후원에서.
-그럼요.
신하들과의 만남을 굉장히 많이,
다양하게, 다채롭게 하면서 마음을
열어놓고 소통하려고 무지 애를 썼다.
그 마지막 이벤트가 이건데요.
때로는 한 사람만 불러서 조용히 후원
전체는 투어를 시켜줍니다.
후원이 꽤 넓거든요.
여러 계곡이 여러 개가 있습니다.
조그만 골짜기 있는데 그 골짜기를
다니면서 친히 이렇게 가이드를
시켜주셨습니다.
-산책 코스가 있네요.
-그럼요.
-왕이 직접요?
-직접요.
-그런데 사실 약간 저런 후원이나 이런
곳은 왕이 독점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잖아요.
-맞습니다.
-그런데 신하들을 친히 불러서 소개도
해주고 투어도 시켜주고 신하들과 함께
어울렸던 공간으로 활용했다는 거 자체가
신선하네요.
-그렇죠.
-마음이 넓어.
-그 내용을 우리가 구체적인 증거는
어떻게 알 수 있냐면 강세황
선생님이라고 쓴 글이 호가유금원기라고
하는 그런 글이 남아 있어요.
이렇게 이야기하십니다.
왕께서 나를 어떻게 보셔서, 나를 어떻게
어여삐 보셔서 이러한 나한테 큰 사치를
누리게 해주시는가.
왕이 직접 나를 후원 구석구석 직접
다니면서 친절하게 해주신다.
그러면서 뭐라고 표현하냐면 마치
가족처럼 자상하게 해준다, 이렇게.
-엄청 황송할 것 같아요.
-스위트남.
-감동이죠, 그렇죠?
-스위트하다.
-스위트하죠?
저는 정조대왕께서 거듭 말하지만 그런
개혁을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깊이 사람을 1:1로 이렇게 휴먼 터치라
그러죠.
마음으로 소통하려고 하는 그런 깊은
노력이 저는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저는
믿습니다.
-정조의 훌륭한 정치에는 저 창덕궁
후원을 빼놓을 수가 없는 곳이네요.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두 번째 인물은, 우리 역사 속의 인물은
퇴계 이황이십니다.
-1000원짜리.
-1000원짜리.
-그거 좀 이상하네요.
-1000원에 나오신 분이.
-네, 그렇게 정정 부탁드려요.
-제가 알기로는 우리의 성리학자 중에서,
조선의 성리학자 중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고 지금도 퇴계학을 공부하는
거의 유일한 분이시죠.
독일이나 일본에서는 퇴계 성리학을
지금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이 널리 알려져 있는
분이세요.
퇴계 선생님을 제가 깊이 있게 공부는 안
해봤지만 해보면서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퇴계 선생은 인간이 누구나 부족하다는
걸 아셨고 그 부족함을 넘어서시려고
정말 무던히 애를 쓰셨고 그 어느 정도를
넘어서셨구나, 하는 느낌을 제가 많이
받았고요.
그 어른이 그렇게 자기 인생을, 자기
부족함을 완성할 때 정원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했고 정원을 참 활용을
잘하셨다.
그 이야기를 드릴 수 있습니다.
-이황 선생님께서도.
-그럼요.
퇴계 선생님한테 제가 받은 거는 참
많은데 여러 가지로 고마움을 많이
받았는데 첫 번째는 퇴계 선생님은 거주
환경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 하세요.
저는 요즘 우리 한국인들이 그걸
잃어버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 아파트 사신다고 그러셨잖아요,
그렇죠?
아파트는 내가 지은 게 아니죠, 그렇죠?
-맞아요.
-내가 거기 가서 살아야지, 내가 원하는
터는 이런 것이야.
내가 원하는 환경은 이런 것이야.
그걸 맞춰서 간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맞습니다.
-커피를 먹을 때도 뭔가 좋아하는
커피숍을 딱 찾아가시잖아요.
그런데 내 집은요.
한 번씩 찾아가는 커피숍은 그렇게
찾아가면서.
-맞아.
-왜 내가 살고, 내가 사랑하는 가족을
같이 거기도, 매일 일상적으로
반복적으로 몇십 년 동안 살 집을
우리는 별로 신경을 안 쓴다니까요.
-집값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집은 어떻게 보면 약간
잠만 자는 곳 같잖아요.
일하러 너무 밖에 있으니까.
-그러니까 집의 기능이 그만큼 떨어져
버린 거죠.
저는 그게 우리 현대 한국인의 아픔에
저는 아주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퇴계 선생님은 자산도 넉넉하셨거든요.
그랬는데도 참 검소하게 사셨고
그렇지만 집이라는 게 어떠해야 하는가.
어떤 환경을 택해서 집을 짓고 살아야
하는가 고민을 참 많이 하셨습니다.
이사를 많이 다녔거든요.
5번, 6번 다니셨어요.
-왜요?
-좋은 집을 찾아서.
참 주목할 만한 사실은, 두 번째 놀라운
사실은 가시는 데마다 집을
지으셨는데요.
결코 크게 짓지 않으세요.
다섯, 여섯 번째 지으면서 제일 크게
지은 건물이 도산서당, 안동에 가시면
도산서당 지금 있죠?
-도산서당.
-그 도산서당입니다.
-그게 제일 크게 지으신 거예요?
-제일 크게 지은 겁니다.
세 칸짜리입니다.
-그러면 그전에는 두 칸짜리, 한 칸짜리.
-한 칸짜리도 있습니다.
한 칸짜리 집으로는 양진암이라고 하는
곳이 있는데.
그 양진암은 기록에 어떻게 나오냐면
서까래 3개 가지고 지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서까래 3개 가지고.
-그러면 진짜 작게, 규모가 작은데
그러면.
-완전히 움집이죠.
한 칸뿐만 아니라 완전히 움집에서
살았다는 겁니다.
-세모, 세모로 그냥.
-그렇게 검소하게 사셨는데 놀라운
사실은요.
가시는 데마다 꼭 정원은 만들어
즐겼다는 겁니다.
-집은 작아도 정원은 있어야 해.
-그럼요.
집은 꼭 작게 지어도 꼭 정원을 저렇게
했습니다.
그것 말고도 가는 데마다 당신이
좋아하는 나무들 있지 않겠습니까?
그 당시에는 유학이니까 유학적인 가치가
많은 것을 학자가 되셔서 우리 흔히 아는
대나무, 소나무, 매화 이런 류들을
좋아하셔서 그런 나무들을 심으시고는
그거를 절우사, 절개가 있는 내
친구들.
또는 육우원, 6명의 내 친구들.
이런 식으로 나무와 나를 동격시켜
가시면서 정원을 만들어 즐기기도
하고요.
그뿐만 아니라 아까 좋은 터를 찾는다고
그랬죠.
좋은 터라는 말은 그 당시에는 뭐라고
표현하시냐 하면 산과 물이 좋아야
한다고 이야기하셨는데 산과 물이 좋은
데서 좋은 바위나 좋은 물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이름을 부여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겁니다.
-마치 풍수지리에서 좋은 데 찾는
것처럼.
-그렇습니다.
저는 퇴계 선생님을 한국 최고의 풍경
철학자다.
그렇게 저는 정의를 내리고 싶습니다.
-풍경 철학.
-풍경을 즐길 줄 알면서 거기서 삶의
의미를 담으실 줄 아는 그런 학자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거기 이제 도산서당을 가서 보시면
도산서당 3칸인데 마루가, 마루 있는
곳에 가시면 마루는 3방향이 열려
있습니다.
뒤쪽은 문이 있지만 젖히면 뒤에 이렇게
통로가 되고요.
측면하고 앞면이 열려 있거든요,
마루니까.
그쪽에는 자연이 와 있습니다.
그리고 그쪽에 붙여서 연못을 만들어
놓고.
그 산기슭에 절우사라고 하는 당신이
좋아하는 절개를 지키는 친구들 정원을
만들어 놓고.
그러니까 마루는 공부하는 공간이기도
하면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그런
자연을 즐기는, 정원을 즐기는 그런
곳이기도 한 것입니다.
-배치가 딱 자연과 어우러지게 한
거네요.
-그렇습니다.
그러를 위해서 정원이 필요했던 거고.
재밌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유쾌하지 못한
공부만 하기보다는 한가하게 놀면서
정서를 키워라, 이렇게 말씀하세요.
-중요합니다.
-아마 대한민국 역사상 제일 공부 열심히
하신 분이실 거예요, 퇴계 선생님이.
그렇게 공부 열심히 하신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좀 공감이 안 가요.
-너무 공부를 많이 하신 분이
말해서?
-저 말을 그대로, 곧이곧대로 하면.
-정말 저렇게 될 수...
-퇴계 선생님한테 혼날 것 같은데요.
-정원으로 들여다볼 명사 세 번째는
토머스 제퍼슨입니다.
건축가이기도 하고 조경가이기도 하고
정원을 아주 참 잘 지켰던 분이고요.
저기 리스트가 나오는 저 많은 건물,
저것들을 직접 설계도 하셨고.
워싱턴에 있는 국회의사당도 직접 설계에
참여를 합니다.
제퍼슨 그러면 우리는
Jeffersonian Ideal이라고
그래서 제퍼슨이 꿈꿨던 꿈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 시대에는 미국은 신생
국가였거든요.
그 미국을 이끌었던 지도자들 흔히
말해서 우리가 founding fathers of
America.
미국의 국부라고 이야기하죠.
나라의 아버지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분들의 고민들은 한결같이 같았는데
뭐였냐 하면 빨리 저 영국 같은 유럽의
선진 문명국을 우리가 따라가야겠다.
그게 자기들의 꿈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신생국으로써 너무 힘이
약해서 매번 프랑스나 영국에
시달렸잖아요.
그래서 빨리 선진국 문명국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한가 고민을 많이
하셨고 제퍼슨의 꿈은 agrarian
ideal라고 그래서 농업 이상주의
국가였습니다.
-농업 이상주의.
-농업으로 이상 국가를 만들겠다.
이분들은 재밌는 이야기를 했어요.
상업은 cheating 속이는 것이다.
맞나요?
-약간...
-남는 거 하나도 없어.
이렇게 우리가...
그다음에 공업은 파괴하는 것이다.
-자연을.
-그렇지만 농업은 참되고 진실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경직이라는 말은 cultivate.
미개한 곳을 잘 해서.
-개발한다.
-뭔가를 문화적으로 바꿔준다는 뜻이
있거든요.
그런 좋은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믿어서 그런 agrarian ideal 농업
이상주의 국가를 꿈꿨고.
-비교적 다른 산업에 비해서는 자연
친화적이라고 생각했던 거네요.
-그렇죠.
그러니까 그 당시 미국은 미국 국민들을
생각해 보시면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아시안, 우리나라 사람도
가고 많이 갔잖아요.
아프리카에서 노예들도 많이 오고.
그러니까 한마디로 오합지졸이었어요.
그 사람들을 데리고 빨리 신생국, 미국을
빨리 이렇게 문명국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 뭔가가 필요한데 요즘처럼
TV가 있습니까?
휴대전화가 있습니까?
그러니까 국민들을 계몽시키기에는
농업이 참 좋다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땅은 넓으니까.
그래서 자영농 위주의 농업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어쨌든 지금부터 보실 저 몬티첼로라고
하는 곳은 제퍼슨의 사저입니다.
집이자 정원인데 저 집과 정원은 그런
제퍼슨 당신의 꿈을 국가적으로 이루기
위해서 하나 만든 일종의 모범 모델.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지금 저기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보시면 오른쪽에 길게
보이죠.
저게 텃밭인데요.
-크다.
-너무 아름답다.
-저게 길이가 300m나 되는
텃밭입니다.
아까 제가 텃밭 조금만 해도 많이
생산한다고 그러는데 300m나 되는 텃밭을
만들어서 운영했던 까닭이 있습니다.
-많이 먹여 살리려고.
-제가 아까도 이야기했지 않아요?
농업 이상주의를 꿈꿨다고
그랬잖아요.
빨리 농업을 미국에다 퍼뜨려야 하는
거예요.
그 당시 미국의 농업 기술이 현저히
낮았죠, 유럽에 비하면.
그래서 불란서에 가 있을 동안에 거기
식물학자들, 보타닉 가든, 식물원 이런
데를 계속 콘택트를 많이 합니다.
네트워크를 확보합니다.
그래서 그는 몬티첼로에 있으면서 계속
편지를 2만 통 이상 썼다고 되어
있어요.
그래서 계속 씨를 받습니다.
종자를 받습니다.
그래서 저기다 실험을 하는 겁니다.
-농업을 보급하기 위해서.
-보급하기 위해서.
내가 잘 먹고 잘살기가 아니라 거기서
즐기거나 할 게 아니라 빨리 이걸
퍼뜨려서 미국 전체를 농업 사회로
만들어나가기 위해서.
-나라의 부흥을 위해서.
-그렇죠, 부흥을 위해서.
저 건물은 텃밭 가에 있는
파빌리온이라고 해서 우리로 치면
정자 같은 건데요.
저 정자가 독특합니다.
문을 다 열어버릴 수 있어요.
그럼 우리 정자처럼 그냥 비바람이 다
들어오는.
그러니까 제퍼슨도 굉장히 자연을
좋아했던 사람이기는 해요.
그런데 저 전망을 한번 보시죠.
겨울 풍경인데 보시면 완전히
수평선이잖아요.
그렇죠.
지평선이죠.
그러니까 저를 맨 처음 여기 가이드해
주셨던 버지니아대학의 역사학자인데
역사 교수님이신데 그분이 뭐라 그러시냐
하면 네가 이곳에서 산을 보려고 하면,
동쪽으로 산을 보려고 하면 대서양을
건너서 포르투갈을 가야 산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우리가 저런 거 보면 뭐라고
그럽니까?
미래를 넓게 볼 수 있고 뭔가.
-뻥 뚫린.
-호연지기.
-호연지기나 미래에 대해서 긍정적인 걸
상상할 수 있잖아요.
저는 저기서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면서.
-너무 좋아.
-그런 신생국 미국의 미래를 한껏 꿈꿨을
거라고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큰 꿈을 꿨겠네요.
-역시 저런 데 즈음에서 있어 줘야 큰
꿈을 꿀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우리도 만들어 봐야죠, 그렇죠.
죽기 전에, 그렇죠.
이게 중요한데요.
이게 제퍼슨이 직접 썼던 가든이라고
하는 노트입니다.
정원 일기입니다.
우측에 보시면 날짜별로 정원 일을 했던
것들을 다 적어놨어요.
기록을 참 잘했는데 중요한 게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고요.
이걸 보시면 제가 일부러 색깔을 칠해
놨는데요.
초록색 칠한 부분들을 보면 failed,
실패했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해 보니까 이랬다, 결과까지.
-그럼요.
그러니까 글씨를 보면 지금 진하게 나와
있죠, failed가, 그 글씨가.
한참 뒤에 썼다는 거거든요.
뭘 했는데 실패했다, 뭘 했는데
실패했다, 이런 경험을 쓴 건데요.
이걸 연구한 어떤 사람의 논문을 봤더니
90% 이상이 실패했다고 뜬답니다.
그 말은 정말 단 몇 프로 안 되는 성공을
가지고 그걸 미국에 퍼뜨려서 오늘날
미국의 농업을 이끌게 했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겁니다.
-그만큼 많은 사고가 필요했다는
거네요.
-그럼요.
무던히 애를 썼다는 거죠.
-조경학자가 보시기에는 이 제퍼슨의
노트는 어떤 수준으로 보이십니까?
-그러니까 확실한 거는 식물 하나하나에
굉장히 공을 들였다.
그냥 수입했겠습니까?
좋은 거 찾아서 열심히 공부해서 이거
보내줘, 저거 보내줘 해가면서
받았겠죠.
그러곤 실험을 했고.
-대단하다.
-예를 들면 사과 품종만 해도 50여 종을
여기다 실험했다 되어 있고요.
그 좋은 단적인 예가 하나 있는데 지금
현대 미국에서 와인 생산이 주 단위로
따지면 어디가 1위인지 아세요?
-와인?
-캘리포니아가 단연 1위고,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다음 2위가 버지니아입니다,
여기입니다.
왜 여기가 2위겠습니까?
제퍼슨이 퍼뜨린 포도 종들이 일찍부터
여기서부터 많이 퍼져서 그래서 포도
기술이 많이 발달된 거죠.
그러니까 놀랍게도 이 시대의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식물과 정원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참 중요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가드닝한
까닭도 사회를 바꾸고 싶어서.
힘든 아이들을 해보고 싶어서 한
거거든요.
이것도 똑같습니다.
-진짜 그 지역의 기후에 따라서 식물,
식생이 정해지고 거기에 따라 사람의
의식주도 다 영향을 받으니까 참 맞는 말
같네요.
-그렇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그런 위인들 말고도
수많은 위인이 미국의 대통령들, 영국의
처칠이나 찰스 같은 정치가 또는 헤세나
에즈워드, 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
이런 많은 문학가들.
그다음에 철학자들, 칸트, 괴테 이런
사람들요.
수많은 분이 정말 정원을 참 즐겼던
분들이다.
똑같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분들의 그런 빛난 업적 뒤에는 정원이
있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우리가 질문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잘 아시는 헤세 양께서 만약 헤세의
정원 생활이 없었다면 그 헤세의 깊은
내면에서 끌어올린 그 좋은 생각들이
정말 가능했을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위인들만 그런 삶을
살겠습니까?
우리는요.
우리도 잘살아야죠.
다 한 번 살고 가는 세상인데.
또 우리 아이들은 나보다 훨씬 더
잘살았으면 좋겠지 않습니까?
그런 우리 꿈도 있는데 그렇다면 나는 또
우리 가족한테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그럴 때 우리는 어떤 정원이 필요한가
이런 고민들을 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원에 관한 책이 그러면
기술적인 책, 꽃에 대한 설명.
우리는 너무 이렇게 뭐라 그럴까요?
수단으로서 많이 찾는 것 같아요.
그런데 서양의 정원 책들을 보면 쓴
사람들이 철학자 있고 심리학자,
사회학자, 인문학자들이 정원 책을 많이
씁니다.
그건 뭐겠습니까?
정원이 인간의 삶을 뭔가 이야기하기에
참 중요한 소재라는 걸 그 사람들은 알고
있는 거죠.
그 책을 보다 보면 꼭 빠지지 않는 것이
굿 라이프.
좋은 삶 또는 선한 삶이라는 것이 항상
가든 이퀄 굿 라이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는 그걸 또 우리 퇴계 선생님 글에서
그대로 봤어요.
퇴계 선생님이 뭐라고 했냐면 정원이나
자연은 정신을 즐겁게 하고 성정을 맑게
한다고 이야기하셨어요.
그러면서 정원 일을 즐기는 것은 마치
마음의 밭을 가는 것과 같다.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굿 라이프를 이야기하신 거죠.
심성을 함양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최근에 이런 재밌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테드 강연에 보면.
하버드대학의 의대 교수입니다.
로버트 월딩거라고 하는 분이 당신이
그때 75년간 하고 있는 장기 연구 과제를
발표한다고, 중간 발표라고 했습니다.
본인이 네 번째 연구 책임자라고
했습니다.
그 연구는 1930년대 시작한 연구인데요.
보스턴 지역에서 하버드 대학생들하고
동년배 빈민 청년들을 많이 됐어요,
700명이 훨씬 넘게 대상지로 해서 생애
조사를 합니다.
그러니까 30년대에 20대니까 지금은
구십이 다 넘었잖아요.
돌아가신 분 많습니다.
그러면 아들, 손자들까지 지금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 연구는 뭐냐 하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건강하고 장수하고
행복하게 하는가.
저는 우리 한국인들이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질 필요가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뭐가 있으면 내가 건강하고 행복하고
장수할 것 같습니까?
-돈.
-돈.
-이 물질만능주의.
-그렇죠, 중요하긴 하죠.
-돈.
-사랑.
-사랑.
답이 나오는데요.
저는 이 답을 보고 정말 두 번
놀랐는데요.
세 가지를 이야기하는데 세 가지가 다
관계입니다.
-관계.
-첫 번째는 소셜 인터렉션, 사회적
관계입니다.
그래서 고립되면 안 좋다, 이렇게
이야기하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 그 사회적 관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깊고 따뜻한 관계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우리 한국 사회가 두 번째가 손상이
있지 않는가 생각을 하거든요.
특히 부부 관계, 가족 관계.
되게 중요하잖아요.
그 부분을 강조하고요.
마지막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신체나 뇌나 둘 다 노화가 덜 되고
오히려 촉진된다.
이런 결과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공부 잘하고 싶으면 관계
잘하면 공부 잘할 수 있는 겁니다.
학생들한테 제가 많이 묻는 말인데,
재밌는 건 이분이 말미에 이렇게
질문합니다.
그 관계 별거 아닌데 그거 왜 우리 그거
때문에 그렇게 골탕을 하고 있죠?
그러면서 자기가 답을 내립니다.
바로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관계가 되게 힘든 거거든요.
성가시고 귀찮고 정말 신경 많이 써야
하고요.
자잘하고 이런 거잖아요.
그걸 지속적으로 한다는 게 참 어려운
거죠.
-맞아요.
-그래서 이분은 어렵다고 결론을
냈는데요.
저는 관계, 그거 쉽습니다.
왜요?
정원이 있습니다.
관계를 잘 맺으려면 정원이 정말 훌륭한
장치입니다.
안 믿으시겠지만 한번 이게 제
연구인데요.
서울에 영구 임대아파트.
그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데.
텃밭하고 그 안에 복지관이 있습니다.
여러 프로그램을 잘 돌리고 있는 잘
돌아가는 복지관이 있고 그 옆에 또 큰
공원이 있습니다.
이 3개 중에서 사람들의 관계를 제일
좋게 하는 장치는 단연 텃밭입니다.
교류하고 이웃 수가 제일 많죠, 그렇죠?
복지관 이용자보다도 2배 이상 많이
나오죠.
그러니까 복지관 건물 많이 짓고 그 안에
프로그램 빵빵하게 돌려도 이건 옥상에
있는 텃밭인데 옥상 텃밭보다는 교류하는
데 있어서는 역할을 못 한다는 겁니다.
-텃밭이 투자 비용도 더 적게 들 텐데.
-훨씬 적게 들죠.
-효과가 훨씬 더 좋다는 말이네요.
-훨씬 좋죠.
그런 놀라운 결과는 정말 많습니다.
이거는 또 다른 연구인데요.
수도권에 있는 다른 아파트에서 조사를
시켰는데 딱 두 가지 조사를 시킨
겁니다.
텃밭을 오래 하는 사람하고 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웃 관계가 어떤지.
지금부터 제가 질문을 드려볼 테니까
한번 적용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평소 아파트 내에 다니실 때 눈이
마주치면 인사하는 그런 관계가
있습니까?
그다음에 인사할 때 서로의 이름을 아는
그런 관계가 있습니까?
더 나아가서 가족들의 이름까지 서로
불러주고 아는 관계가 있습니까?
더 나아가서 종종 서로 불러서 밥을 서로
같이 나누고 가족끼리, 그런 관계가
있습니까?
더 나아가서 취미 활동이나 지역사회
봉사 활동이나 이런 그룹 활동을 같이,
소사이티를 같이 형성해서 그런 활동
관계 있습니까?
물어보면요.
텃밭을 오래 했던 분들이 월등히 많은
겁니다.
여기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좌측의 표가 텃밭 하는 분들의
관계입니다.
각자가 다 자기 허브입니다.
앞, 뒷집 아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안 하는 분들은 거의 직선입니다.
이 대목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층간 소음 너무너무 심각하다고
하거든요, 지금.
그런데 만약 이런 관계라면 텃밭을 오래
해서 앞, 뒷집, 위아래 다 아는 관계라면
층간 소음 났다고 해서 진짜 뭘 들고
올라가겠습니까?
윗집에 떠드는 아이가 누군지 내가
아는데, 이름도 알고 얼마나 귀여운지
아는데.
또 윗집에서도 아랫집에 사시는 분이
누군지 알면 이미 좀 주의를 해서 덜할
거고요.
또 막 시끄럽다 쳐도 뭔가를 해결하지
않았겠습니까?
-맞아요.
-야, 어제저녁에 왜 그렇게 떠들었어,
애들이 왜 그래, 하면 미안합니다 하고
뭐 하나 들리고, 그렇죠?
그러면서 해소하잖아요.
사실은 그게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이거든요.
그게 소통이고, 그렇죠?
이웃이고.
그런데 우리는 그게 깨져있다니까요.
이것을 읽어 보시면 또 다른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이것은 영국의 데이터인데요.
아까 제가 정원을 케어 앤드 쉐어라고
했잖아요.
나눔의 양상입니다.
나누는 대상이요.
첫 번째가 프렌드, 친구.
두 번째 가족, 세 번째 이웃, 네 번째가
뭡니까?
낯선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낯선 사람까지도 서로 나누는
겁니다.
텃밭을 하면 생산이 너무 많이 되니까.
그렇게 서로 나눔을 많이 하게 되면
어떻게 우리의 이웃 간의 관계가 그렇게
삭막해질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다시 결론을 마무리하자면
정원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위한 너무나 중요한 기본
요소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대인들의 내면을 치유하는 방법,
정원을 통해서 자연을 가까이하고 또
서로를 가까이하는 게 또 방법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오늘 강의, 선장님께서 한마디로 또
정리를 해주신다면요?
-정말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요.
왜 흔히 우리가 책을 마음의 양식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저는 정원 일은 마음의 양식뿐만 아니라
몸까지, 몸과 마음 모두의 양식이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몸과 마음 모두의 양식이다.
오늘 정원에 관해서 이렇게 깊은 이야기
나눠봤는데 두 분 어떻게 들으셨어요?
-정원 하길래 저랑 관계없는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고 필요한가 싶기도 했는데
듣다 보니까 좀 필요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앞으로 텃밭 열심히 가꾸시면서.
-저는 가꾸지는 않죠.
-아이들 데리고 해볼 생각은 있습니까?
-좀 다녀볼 생각은 있어요.
-알겠습니다.
경환 씨는 오늘 어떻게 들었어요?
-저는 이제 교육 쪽에서도, 학교에서도
애들이랑 텃밭을 해보는 활동이 있거나
그런 것 보면서 이제 이런 교육의
가치에 대해서도 한 번씩 이야기를
하는데 오늘 생각보다 더 많은 가치가
숨어있었다는 것을 알게 돼서 조금 더
주변에 이 텃밭 가꾸기 순기능에 대해서
더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현대 사회는 흔히 무채색으로
표현됩니다.
우리 일상을 활기차고 다채롭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
바로 자연의 색, 정원을 가까이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지식 항해는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다음에도 또 어떤 지식 항해 떠나볼지
기대해 주시면서 함께 외쳐보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곤충의 짝짓기 이야기를 하려면 1000일
밤도 모자랄 만큼 아주 전략들이
다양합니다.
제가 이제는 밤나무산누에나방을
소개하려고 해요.
암컷이 성페로몬을 내보낸다.
밤에 짝짓기 시작을 했어요.
-그러면 밤새도록.
-그렇죠.
-이 자식.
-소리 내는 곤충은 얼굴 볼 필요 없어요.
-히든싱어처럼 목소리만 예쁘면.
-그렇죠.
-그냥 바로 팍 픽하는 거예요.
-땅속에 있는 돌 틈, 거기에서 날개를 막
비벼서 소리를 내면.
-남자들이 화장실에서 샤워하면서 노래
부르듯이.
-딱 그거, 그거네.
-그냥 밥 먹는 장소가 얘들에게는 짝짓기
장소다.
옆에서 짝짓기를 하든 말든 아무 상관
없어요.
-한 꽃에서 여기서는 밥 먹고 여기서는
짝짓기하고.
-그렇죠.
-여러분, 인간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렇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