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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지도 - 배우 그리고 연기 (김건표 / 연극평론가)
등록일 : 2025-02-19 14:35:29.0
조회수 : 410
-보물이 되는 지식을 찾아 떠납니다. 펼쳐라.
-(함께) 보물지도.
-두 분은 가장 좋아하는 배우분을 물어본다면 어떤 분을 꼽고 싶나요?
-가장 좋아하는 배우요?
-최애 배우.
-최애 배우.
-저는 조정석 배우요.
-이유는요?
-재밌잖아요.
-재밌어서.
-약간 그런 느낌이 좋아요. 약간 진지할 때 진지하고 코믹일 때 코믹이고 이렇게.
-특유의 느낌이 있죠.
-보물지도에서 정인욱과 같은 그런 역할.
-포장 실패.
-특유의 매력이 있죠.
-경환 씨는요?
-저는 예전에는 임창정 배우를 되게 좋아했어요.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재밌게 잘하고 해서 되게 좋아했는데 지금은 또 조금 바뀌었습니다.
사실 피아노 치는 연기를 보고 박정민 배우한테 반했습니다.
-박정민 배우도 정말 연기 잘하죠.
-향원 씨는 혹시?
-저요? 저는 황정민 배우님을 참 좋아합니다.
-브라더.
-들어와, 들어와.
-들어와, 들어와. 황정민 배우님도 보물지도 보시려나?
-보고 있나요?
-좋습니다. 제가 이런 질문을 드린 이유가 있는데요.
오늘의 선장님은 과연 어떤 배우를 최애 배우로 꼽아주실지 궁금해서 여러분께 미리 물어봤습니다.
한번 불러보도록 할게요. 선장님.
-(함께) 나와주세요.
-반갑습니다.
-보물을 캐기 전에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이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저희가 최애 배우 이야기를 하고 있었거든요.
우리 선장님 같은 경우에는 배우로도 오랫동안 활동하시고 평론가로도 쭉 활동하시면서
많은 배우분을 봐오셨겠지만 궁금합니다. 우리 선장님의 최애 배우는 누구신지.
-첫 번째 황정민 배우도 굉장히 좋아하고요. 또 두 번째는 김윤석 배우도 굉장히 좋아하고.
-김윤석 배우.
-김윤석 배우하고는 굉장히 스토리가 있어요.
-4885 너지?
-원래 김윤석 배우하고 저하고 대학 연극 경연대회 때 94년도에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 김윤석 배우는 부산에서 공부하면서 대학 연극반에서 활동했을 당시인데
이외수의 소설 견습 아이들이라고 연출자로 왔었죠.
그러다가 결국 90년대 후반에 대학로에서 활동하면서 배우가 됐는데 굉장히 성실합니다.
굉장히 성실하고 굉장히 집요하고 또 캐릭터로 분하는 과정들이 그렇게 공부도 많이 하고요.
또 연극도 굉장히 좋아하고 제가 다른 탤런트분들 연기자들한테 물어봤을 때 김윤석 배우의 장점은
그런 성실성 때문에 아마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 때문에 좋아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요.
황정민 배우 같은 경우는 굉장히 다재다능해요.
물론 지하철 1호선을 출발로 해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배우가 됐지만 연극도 좋아하고 지금 연극도 제작하고 있고요.
또 얼마 전에 낭독 공연도 끝났고 그 아내 분이 또 계획을 하면서 여러 가지의 어떤 공연 예술계에
굉장히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스타가 되더라도 현장을 떠나지 않는,
연극을 잊지 않는, 고향을 잊지 않는 감동적인 배우의 어떠한 마인드라고 할까요?
그래서 대학로 나가면 항상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또 공연도 많이 보기도 하고.
그러니까 여러분도 배우 그러면 굉장히 좀 환상적이고 뭔가 좀 스타를 생각하고,
뭔가 이런 경우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저 배우는 예쁘다, 잘생겼다보다는 어쨌든 저 배우가 나한테 감동을 주고 있느냐?
정말 그 극 중 인물로서 삶을 드러내고 있느냐? 그것이 나한테 충분하게 전달이 되고 있느냐?
내 마음과 똑같이 동일화된 존재로서 그 인물이 표현되고 있느냐?
그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는 그게 기준인 것 같아요.
오늘 보물은 배우의 보물을 한번 캐보도록 하겠습니다. 배우의 원조는 뭘까요?
-무당이요.
-왜 무당이라고 생각하세요?
-신과 소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서요.
-신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 누구를 통해서입니까? 우리가 무당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무당한테 정말 사실인 것처럼 듣는 게 그 무당을 통해서 뭔가 내가 바라보고자 하는
어떤 특수한 인물이 그 무당의 입을 통해서 나왔을 때, 어머! 맞아, 그 사람이야.
난 그 사람한테 지금 이야기하고 싶어, 미안하다고. 뭔가 할 거 아닙니까?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무당이 신과 소통할 수 있는 대리인적인 역할에 쓰였던 그것이 들어있다면 배우도 마찬가지로
극 중 인물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이 다 이 내면과 정서와 마음과의 혼연일치가 돼서 마치 그 사람처럼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배우는 하나의 무당과 같다는 설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배우도 역사도 굉장히 길다.
우리가 희랍의 역사, 고대 그리스의 비극의 역사하고 똑같이 소포클레스가 활동했던 그 시대에서
100년 지나서 비극 작가인 테스피스가 바로 연기, 배우의 아주 근원적인 것을 했던 그런 작가입니다.
그러니까 테스피스가 어떻게 했냐 하면요.
처음에는 고대 희랍에서는 시극이 굉장히 발달했어요.
시 낭송이 발달했고, 그다음에 비극이 발달했지 않습니까?
비극이 발달하면서 뭡니까?
혼자 하는 어떠한 드라마에서 여러 사람이 극 중 인물이 되는 그런 드라마로 발전이 됐다는 것이죠.
극 중 인물이 드라마로 발전되었을 때는 뭔가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는 주고받는 거잖아요. 저 사람과 이 사람과, 또는 제삼자하고.
그래서 테스피스는 바로 작가로서 한 사람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시극을 통해서
여러 사람의 극 중 인물이 등장해서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의 플롯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테스피스가 독백, 대화 이런 걸 처음으로 도입한 작가인가요?
-맞습니다. 테스피스가 가장 생각했던 건 뭐냐 하면요.
배우는 어떻게 됐든 간에 관객과 소통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였어요.
일반적인 정보 전달보다는 내 얘기와 저 사람의 얘기와 다양한 극 중 인물들의 어떤 얘기들을
관객과 소통하길 바랐던 거예요.
그래서 테스피스는 그런 것들을 극 중 인물의 캐릭터로 만들었고
그것을 배우들은 하나의 연기로써 표현을 했던 것이고요.
그래서 연기의 어원을 따지면 바로 소통과 응답의 의미가 있어요.
나 혼자 막 얘기해 왔다 아무런 재미가 없잖아요.
-그렇죠.
-그렇죠?
그러니까 어떤 극 중 인물과 소통하고 이 소통하고 있는 것이 관객과 또 하나의 소통을 하고 그러면서
그 안에서 갖고 있는 어떤 의미들이 전달되는 것이라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우가 극 중 인물이 된다는 것은 희극이 갖고 있는 극 중 인물로 뭔가 창조해 낸 인물이 되는 과정이잖아요.
두 번째는 극 중 인물로 동일화돼서 작가가 만들어 놓은 허구의 어떤 인물을
정말 사실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이 바로 배우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있어요.
배우가 표현하는 것, 허구의 세계를 극 중 인물로 표현하는 것이지만 이게 사실일까요, 가짜일까요, 뭘까요?
배우의 연기는 사실이다, 가짜다.
-가짜다.
-가짜다.
-그 연기하는 그 감정은 진짜이지 않을까요?
-진짜다. 배우의 연기는 가짜다, 진짜다?
-반반해, 반반.
-반반.
-가짜이면서 진짜다. 진짜이면서 가짜이고 가짜이면서 진짜다.
-맞습니다.
연기는 한편에서는 허구적인 인물을 표현하는 가짜를 극 중 인물화로 뭔가 전달하는 표현자이지만
그 표현하는 과정은 굉장히 진심과 진실이 없으면 표현할 수가 없다.
극 중 인물이 갖고 있는 어떤 진심과 진실이 동반되지 않으면
결국에는 시청자나 관객을 설득할 수가 없고 감동을 줄 수가 없다.
두 번째는, 배우는 극 중 인물로 동일화가 되는 것이다.
-동일화.
-그렇죠?
-내가 이 사람이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갖고 있는 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말투라든가 동작이라든가 습관이라든가
여러 가지 어떠한 그 사람의 캐릭터를 갖다가 굉장히 닮은 듯이 표현하는 것이지만
결국에는 그 닮음은 바로 진실이 동반했을 때 정말 극 중 인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여러분이 배우를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요?
-예쁘고 잘생겼다.
-예쁘고 잘생겼다, 그럴 수 있어요. 또 두 번째는?
-감정을 대리로 느끼게 해준다?
-맞습니다. 시청자나 관객이 배우를 좋아하는 것은
첫 번째, 내 삶을 저 사람이 표현하는 것 같은 동일화된 현상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죠.
나는 정말 어렸을 때 야구선수가 되고 싶었어.
나는 정말 교사가 되고 싶었어, 나는 무슨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어.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그런데 그 사람을 통해서 대리적인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고 그 만족감이 내가 정말 살고 싶어 하는 삶을
그대로 미러처럼 똑같이 살고 있었을 때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지지하게 되고 그 배우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배우가 얼마나 힘든 거예요. 그 사람과 똑같이 살려면.
그 똑같은 것보다 더 진짜처럼 살고 진짜처럼 표현하려면 얼마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러니까 스타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배우라는 것은 대사와 동작과 제스처와 여러 가지 극적인 우리가 갖고 있는 감정을 실제처럼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배우라는 것이고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연기는 함정이 있다. 이중성을 동반한다는 것이죠.
진짜이면서도 가짜이지만 연기는 진짜처럼 표현하기 위한
진실의 행위가 동반되는 것이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질문 드릴게요. 그러면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대사일까요, 행동일까요, 시선일까요, 표정일까요, 아니면 어떤 침묵일까요, 사이일까요?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가장 중요한 것.
-그것 중의 하나도 어색하면 다 어색할 것 같은데요.
-맞아요. 물론 다 잘해야 하죠.
-목소리 톤?
-목소리 톤이 중요하다? 그 표현적인 요소들 모든 게 다 중요합니다. 표정도 중요하고요.
리액션도 중요하고 듣는 것도 중요하고요. 또는 침묵도 중요하고요. 호흡도 중요하고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어떤 톤도 기술적인 어떤 테크닉도 중요하고 모든 게 중요하지만
가장 시각적으로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친구가 딱 들어왔을 때 야, 친구야 반갑다. 잘 있었나?
손을 흔들고 맨 처음에 대사를 했어. 야, 반갑다.
그다음에 손을 흔들었어. 그다음에 반가워서 표정을 했어.
이게 연속적으로 하지만 제일 먼저 들어오는 건 뭔가요?
-대사.
-대사, 즉 언어가 가장 중요하다. 청각적인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에 이미지다라는 것이죠.
그런데 배우라는 것은 아까 제가 진실을 동반한다. 진실이.
-진실.
-있어야 한다. 그런데 왜 연기에 테크닉이 필요할까요?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서요?
-연기에서 테크닉이 필요한 것은요. 좀 더 극 중 인물이 갖고 있는 어떤 전달성 또 캐릭터의 어떤 정보력들.
또 그 캐릭터 극 중 인물이 갖고 있는 어떠한 감정선들을 좀 더 드러내기 위한 거죠.
그래서 연기는 아까 말씀드셨다시피 이중적이라고 했던 이유가 사실성을 요구하지만
좀 더 연기의 어떤 효과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연기적인 테크닉이 굉장히 필요하다.
그래서 연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연기라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 있는 많은 인간의 유형들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인간의 유형들이 마치 내 옆에 있는 삼촌처럼 아줌마처럼 무슨 가족들처럼 느끼는 자연스러운 존재지만
그것을 연기로서 표현했을 때는 쉽지 않다.
그래서 연기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고요.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한한 노력과 공부, 연기적인 테크닉을 배워야 하면서도 굉장히 재능과 감각이 있어야 한다.
그것들이 바로 동반되어야 한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여기서 연기해 보신 분 계시나요, 연기.
-저는 해 봤습니다.
-해 봤어요?
-지금도 연기 중입니다.
-지금도 연기 중이죠?
그러니까 어쨌든, 그런데 연기 중인데 저분은 굉장히 다른 게 뭐냐 하면 진짜 같아요.
그러니까 연기를 굉장히 잘하는 거죠.
-명배우네요.
-그러니까 연기를 뭔가 하는 척하지 않고 정말 그 사람처럼 녹아 있는 사실인 것처럼 착각이 들 수 있게끔 표현한다.
그것이 가짜가 아니라 뭐다? 정말 진실함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죠.
-모범생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범생이라고 한 적 없는데요.
-그런가요?
-맞아.
-여러분, 드라마나 연극이나 이렇게 배우들을 보면요. 뭔가 어색하면 저거 뭐지? 가짜잖아. 저거는 아니잖아.
-티 나면 이입이 안 되잖아요.
-쟤는 왜 이렇게 저렇게 표현해? 저 사람 왜 이렇게 똑같아? 이런 느낌이 들죠.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이것처럼.
-그렇죠. 그러니까 어쨌든 연기는 그렇게 진실함이 있었을 때 동반하는, 이렇게 해볼게요.
우리가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배우라고 생각했을 때 파리가 날아온다.
옆 사람한테 파리가 붙고 있다. B는 그 파리를 털어주고 저리 가라는 대사를 한다 했을 때 그대로 한번 해봅시다.
-해 보세요.
-준비, 스타트.
-이잉~ 저리 가.
-어때요? 괜찮았어요?
-못 봐주겠습니다.
-하려고 하니까 어렵네요. 배우가 이렇게 어렵습니다, 여러분.
-뭐가 빠졌어요?
-감정이 너무 없는 것 같아요.
-맞아요.
-로봇이에요, 로봇.
-정말 뭔가 하는 척하죠. 그렇죠? 그거는 연기가 아니라는 거예요.
아까 뭐라고 했어요, 연기는? 진심과 진실이 동반되어야 한다. 한번 바꿔볼게요.
딱 하다가 옆 사람을 쳐다본다. 굉장히 화나게 쳐다본다. 그리고 대사를 한다. 너 왜 그래.
그 너 왜 그래라는 감정은 굉장히 화난 감정으로 표현한다.
준비, 연기해 보기, 진실되어 보기. 준비, 시작.
-왜 그래. 이거 정말.
-진짜 왜 그래. 진짜 왜 그러냐고.
-정말 이렇게 어렵습니다, 여러분.
-만약에 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런 상황이어서 배우가 저렇게 표현했다면.
-바로 기사 나죠. 발연기 논란.
-로봇 연기, 로봇 연기.
-그렇죠. 저 사람 로봇이다, 저 사람 배우 뭐.
-하차해라.
-하차해라, 시청률 1%대로 완전히 떨어지고 안 된다는 거죠.
-큰일 나요.
-우리 한번 해볼게요, 바꿔서. 옆 사람 보고 굉장히 화가 났어.
-너 차례.
-대사가 있어. 야, 그만해라. 야, 그만해라가 대사고 상황은 굉장히 화난 상황이에요.
옆에 있는 사람 보고 야, 그만해라 했어요.
아까 선생님이 뭐라고 했습니까? 굉장히 진실되게 그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죠.
사투리로 표현하겠습니다. 그만해라.
-깐족깐족.
-진심. 그만해라.
-마, 좀 그만해라. 짜릿했어.
-잘했어, 잘했지?
-카리스마 있었어요.
-선생님, 이제 알겠습니다. 이분은 진짜 이 사람한테 화가 난 거예요. 진짜 같아요.
-진심이 들어갔어요.
-느껴졌어요.
-저거는 진짜 감정인데요.
-저거는 진짜입니다.
-그래도 잘했어요.
-연기잖아, 연기.
-저게 정말 진짜 감정이거든요.
-잘하는데.
-정말 잘했어요. 한번 연기자 되시는 것도.
-이 대사 이것까지만.
-이것까지만.
-더 길어지면 못해요.
-더 길어지면 못해.
-열 글자 이내, 열 글자 이내.
-그러면 배우의 가장 표현을 동반하는 게 뭐라고 그랬어요? 대사, 표정이라고 그랬죠. 표정 연습 한번 해볼게요.
화난 표정 한번 지어보세요, 화난 표정.
-화난 표정이 뭐야.
-화난 표정.
-화난 표정이 뭐...
-좋아. 어때, 진실해 보여요?
-하나도 안 무서워요.
-그러니까요. 뭔가 좀 척하는 것 같잖아요. 그렇죠?
-척했어요, 척.
-화난 표정 어떻게 할 거예요.
-뭐, 입 불편해요? 뭐, 뭐 몰래 먹었어요, 입에.
-그렇죠? 화난 표정 한번 해보시죠.
-경련이 있는 것 같아요.
-그렇죠? 어디 병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너무 잘해주셨어요.
그런데 우리가 간단하게 한번 해봤지만 연기라는 것은 이렇게 작가가 만들어놓은 허구적인 극 중 인물을 통해서
그 극 중 인물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서 그 삶과 인생 안에서 담고 있는
여러 가지 어떤 감정들을 이렇게 표현하는 행위다.
그 표현하는 행위를 동반하는 것이 대사와 동작과 제스처와 여러 가지 어떤 신체적인 감각을 통해서
정말 척이 아니라 사실인 것처럼 표현한다.
그래서 사실인 것처럼 표현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 뭐다?
진심과 진실이 있어야 한다. 진심과 진실이 있을 때 뭐다?
내면이 정말 그런 것처럼 착각하게끔 만들어 줬을 때 가장 진실한 연기가 나올 수 있다.
그래야 어떻게 됩니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거 아닙니까? 그렇죠?
그래서 여러분이 연기라는 게 정말 쉽지 않은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어렵네요.
-진짜 어렵네.
-진짜 쉽지 않아.
-진짜 쉽지 않네요.
-어렵죠? 그렇죠?
-너무 어렵네요. 근데 한번 이런 이야기를 한번 해볼게요. 대학로를 가면 극장이 한 200개가 있습니다.
하루에도 100여 편의 연극들이 올려지고 있는데요. 배우만큼 고학력자가 없습니다.
굉장히 높은 고학력자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이 연극 하면 한 3개월 동안, 4개월 동안 연습을 하잖아요.
언제 내가 연습해야 할지, 공연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규직이 될 수 없을 거 아닙니까?
근데 맨날 아르바이트를 해요. 근데 만족도는 너무 좋다.
물어보면 뭐라고 이야기하냐면 연극은 또는 배우는 종교와도 같다.
그러니까 왜 종교와도 같냐?
내가 다른 인생을 산다는 것은 내 감정을 뭔가 치유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너무 좋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남의 인생을 살아서 즐거운 게 아니라 그 사람을 통해서 내가 느껴지는 공부가 너무 크다는 것이죠.
내가 한순간에 철학자가 되고 뭔가 이 시대의 특별한 사람이 되어본다는 것.
즐겁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됐을 때 오는 나의 어떠한 철학적인 가치, 인생의 가치가 크게 작동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배우는 그만큼 매력이 있다. 그래서 배우는 그만큼 종교와도 같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이 시간에도 정말 고학력자인데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생계를 유지하면서
스타가 되기 위한 것보다 정말 배우가 되기 위해서 남의 인생을 정말 진솔하게 표현하는
어떤 과정이 너무 좋기 때문에 그 과정이 나한테도 큰 공부가 되기 때문에 연극은 종교와도 같다는 겁니다.
-이게 다양한 진로 중에서 아이들이 나 이런 직업, 저런 직업 이렇게 고를 때
정말 이거는 안정적이고 돈이 돼. 사실 이런 기준이 아니고 배우 쪽은 내가 고생할 걸 알면서도
정말 하고 싶어서 가니까 고되지만 만족도는 엄청 높을 수 있네요.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연기, 배우가 위대한 것은 바로 그런 시간의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한 편의 희곡이 있고요.
그 극 중 인물로 분하는 시간의 과정들이 있고 내가 저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고 말하고
저 사람이 느낀 통증을 그대로 느끼는 것이 엄청난 시간의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서, 무대를 통해서 그 인물이 되고 그 인물이 됐을 때 어떤 초월적인 몰입감을 발휘하고
나도 모르게 정말 연기자는, 배우는 무당과 같다잖아요.
내가 완전히 없어지고 하나의 인물로서 푹 빠져서 그 인물이 돼서 뭔가 표현됐을 때
거기서 오는 자기 해방감, 자기 만족감.
모든 것이 다 치유가 될 정도로 큰 인생의 공부가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연기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하나의 극 중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의 노력들, 투자들, 자기의 공부들이 필요하고요.
그리고 배우가 되기 위해서 단지 테크닉만 배워서는 되지도 않아요.
사회적인 어떤 현상들 또 철학적인 것들 또 그 안에서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어떤 희극과 드라마 시나리오에 있는
어떤 여러 가지 현상들을 분석하지 않고 그러면 그 인물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배우들은 굉장히 공부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남의 인생을 표현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여기서 하나 질문해 볼게요. 연기자와 배우의 차이가 뭘까요?
-글자 수가 다릅니다.
-맞습니다.
-연기자는 어떠한 상황을 연기하는 거고 배우는 아까 말씀하신 그...
-그 사람.
-사람... 대신 이야기해 주세요.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했고 맞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연기자는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요.
하나의 직업적인 개념으로서 굉장히 연기도 테크니컬한 어떤 직업적인 개념으로 한다면 배우는 직업보다는
하나의 예술적인 개념으로서 극 중 인물이 갖고 있는 캐릭터를 조금 더 진취적으로
하나의 예술적으로 탐구를 통해서 하나의 인물로 승화한다는
어떤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어떤 행위의 개념이 더 강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연극인들한테는 우리가 뭡니까?
배우라고 하고 TV나 이쪽에서는 연기자라고 하는 이유도 뭔가 이쪽은 테크니컬한
어떤 연기적인 기술이 더 요구된다면 이쪽은 뭔가 시간의 투자를 통해서
정말로 하나의 인물이 되는 창조적인 행위로서의 어떠한 배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 연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배우라고 하고 연극은 배우 예술이기도 하다는 것이죠.
그만큼 다른 차원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기자한테 정말 배우 같다고 하면 엄청난 칭찬일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정말 제가 연극평론을 하고 있지만요.
글을 쓰다가도 배우론에 대해서, 연기의 행위에 대해서 분석해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연기를 그냥 잘했다, 못했다보다는 A라는 배우가 왜 잘했고
어떤 장면에서 효과적이었고 어떤 부분에서 굉장히 잘했다.
그래서 당신은 배우다라고 했을 때 그것만큼 극찬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모든 연극인들이 그런 배우의 어떤 삶을 살고 싶고 무대에서
그런 배우의 어떤 가치를 배우의 어떤 그런 성숙미를 그런 배우의 어떤 완성도를 표현하고 싶어서
지금도 아르바이트하면서 남들보다도 조금 부족하지만 거기서 오는 가치와 감동은 크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배우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왜 드라마에 왜 빠져들까?
-왜 빠져들까요?
-대리 만족.
-대리 만족 또? 어떤 게 있을까요?
-궁금하게 하고 자꾸 빠져들게 하는.
-궁금하게 한다. 또.
-재미가 있을 때 자꾸 끊어서.
-다음 시간에.
-그것도 맞는 이야기예요.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는 그런 것도 있고요.
어쨌든 첫 번째로는 우리가 드라마에 푹 빠지는 이유가 극 중 인물에 대한 환상성과 동일성 때문에 그렇다는 거죠.
내가 갖고 있는 어떤 콤플렉스 또 내가 갖고 있던 어떤 희망, 내가 갖고 있었던 욕망이
저 사람을 통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는 극 중 인물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좋아하는 드라마의 장르가 뭐예요?
-장르.
-장르.
-로코.
-로맨스 코미디.
-의외인데. 경환 씨는요?
-액션도 좋아하는데.
-액션.
-슬픈 영화를 더 좋아합니다.
-왜 슬픈 영화를 좋아하세요? 슬퍼진다, 갑자기.
-여운이 남는.
-굉장히 지적인 것 같아요.
-오늘 좀 지적.
-안경 그렇게 안 보이는데.
-생각하시는 걸 좋아하는구나. 사회화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그렇죠?
-하루이틀 지났는데도 그 슬펐던 느낌이 있으면 좀 아직 울림이 있구나.
이런 느낌을 저는 좋아해서 은근히 슬픈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렇구나.
-향원 씨는?
-저는 범죄, 스릴러, 반전, 좀비 이런 거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영화나 드라마로 스트레스 해소하고 싶어서 그렇군요.
-해 보고 싶었는데 못 해봤던 것들을.
-평상시에 억압받는 게 있습니까? 뭔가 이렇게 참지 못하는 어떤 그런.
-제가 대신 때릴 수 없으니까.
-맞아요.
-때려주니까.
-대리 만족.
-맞습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동일화 현상이 담겨져 있죠.
내가 못 하는 것을 누가 해줬을 때 또 그런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죠.
그랬을 때 내가 또 절제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죠. 맞잖아요.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시대에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게 뭘까요? 어떤 거였을까? 우리가 드라마 굉장히 많잖아요.
-드라마.
-멜로, 특집, 아침 드라마, 주말 드라마 굉장히 공포, 판타지 굉장히 많은데 40%대 국민 드라마였던 때가 있었어요.
-야인시대.
-태조 왕건?
-허준.
-허준도 너무.
-허준도 굉장히 좋아요.
-모래시계.
-한번 볼까요? 역대 굉장히 시청률을 자랑했던 것이 뭔가요? 83부작으로 제작했던 목욕탕집 남자들이었어요.
-목욕탕집 남자들.
-이게 그냥 하나의 우리 소소한 삶의 어떠한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그렸던 겁니다.
그러니까 시청자들은 뭔가요? 우리 삶하고 굉장히 똑같아.
저 안에 살아가고 있는 인물들이 나하고 똑같아라는 어떠한 만족감이 굉장히 높았겠죠.
그래서 굉장히 국민 드라마였어요. 60%가 나왔어요. 어마어마하죠.
지금 이순재, 강부자, 장용 선배, 고두심 이런 분들이 저 때 있었다는 거죠.
시청자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저 안에 있구나 그래서 굉장히 국민 드라마.
-(함께) 모래시계.
-저 때 그런데 어른들 이야기 들어보면 모래시계 할 때 도로에 차가 없었다. 그러더라고요.
-맞습니다. 저게 평균 45%라면요. 거의 국민이.
-반은.
-다 봤어.
-거의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저게 최고 시청률 45%가 아니라 평균 45%예요?
-평균 45%예요.
-엄청난.
-엄청난 거죠.
-최고점을 찍을 때는 더 많았다는 것이죠.
-대단하다.
-그러면 아까도 얘기했지만 시청자들은 모래시계에서 오는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표현되고 있는 극 중 인물의 캐릭터가 굉장히.
-몰입이 그냥.
-몰입감을 줬다는 거죠. 그 몰입감은 뭐다? 내가 할 수 없는 걸 저 사람이 대신하네?
내가 하고 싶은 게 저 안에 다 있네라는 거죠.
아까 목욕탕집 남자들은 뭔가 삶의 소시민들을 이야기했다면 모래시계는 어떤 이야기입니까?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죠. 권력에 대한 이야기죠. 사회 구조의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죠.
어떤 권력의 은폐에 대한 이야기죠. 악행을 물리치는 어떠한 것들. 이런 이야기란 말이죠.
그러니까 모든 것이 저 안에 다 투영돼 있으니까 그만큼 시청자들이 꼭 봐야 해. 내조의 여왕.
-내조의 여왕, 김남주.
-송중기, 태양의 후예. 사랑이 뭐길래, 찬란한 유산.
-사랑이 뭐길래 64.9.
-나의 해방일지. 여기서 여러분이 굉장히 눈에 띄는 게 뭔가요? 사랑 이야기,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것.
그다음에 역사물도 굉장히 많았다는 것이죠.
-그렇네요.
-그다음에 특별했던 게 뭡니까? 맨 마지막에 갔을 때 하나 나의 해방일지가 눈에 띄죠?
-손석구.
-그렇죠. 앞에는 뭔가 자극적인 것. 뭔가 나의 어떠한 하지 못했던 어떠한 캐릭터들.
또는 삶의 이야기들이 뭔가 자극적이었다면 해방일지 때 돌아왔을 때
시청자들은 배우들을 통해서 내가 살아가는 어떠한 것들을 좀 더 더 느끼고 싶은
대리적인 욕망을 더 편안하게 느끼고 싶은 그런 것들이 시대의 흐름에 의해서 굉장히 변했다는 것이죠.
정말 내 삶하고 똑같아.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나는 왜 저렇게 못 할까?
나하고 더 비슷해진 그러한 것들이 더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겁니다.
-잔잔한 느낌.
-옛날에는 정말 우리가 70년대, 80년대 드라마 그러면 정말, 정말인 것처럼
그래서 배우들이 지나가면 저 사람 나쁜 사람이야, 저 사람 정말 어떤 사람이야라고
정말 실제 인물처럼 생각을 하게 됐죠.
-예를 들어 악역 배우한테.
-그렇죠.
-지금도 약간 흥행하는 드라마의 악역 연기한 배우분들은 지나가면 아주머님들이 그렇게 욕을 많이 하신대요.
-지금도 그래요.
-그러면 저는 궁금한 게 배우분들은 뿌듯할까. 그러면 욕먹어서 그래도 기분은 나쁠까.
-섭섭할 것 같은데요.
-배우들의 입장에서 첫 번째는 왜냐하면 내가 극 중 인물로 정말 잘 전달했구나.
-완전 몰입.
-그래서 굉장히 극 중 인물로서 시청자를 굉장히 설득했구나. 뭔가 감동을 줬구나.
정말 제대로 극 중 인물을 만들었구나 하는 뭔가 연기 배우로서의 어떠한 자기 만족감도 있지만
굉장히 싫을 것 같아요, 저한테는.
왜냐하면 뭔가 하나의 캐릭터로서 뭔가 정형화된다는 것.
그것은 배우로서 굉장히 위험한 것이거든요.
-악역 전문 배우 막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게 전문가로서 굉장히 좋을지는 모르지만 배우가 한 사람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보다도
수많은 어떠한 삶 속에서 있는 다양한 인물을 표현하고 싶을 텐데 하나로, 저 사람은 그냥 아역만 잘해.
저 사람 왕만 잘해. 저 사람 신하 연기만 잘해.
이렇게 구분 짓고 그 구분 짓는 정형화되는 것은 배우로서 굉장히 폭이 작은 거죠.
우리 예를 들면 황정민 배우 같은 경우는요.
다양하게 표현하잖아요, 극 중 인물로서. 그렇죠. 때로는 사악한 목사도 됐다가. 그렇죠.
정말 신앙적인 어떤 갖고 있는 누군가가 됐다가 절망에 빠진 인간이 됐다가 뭔가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그런 보헤미안도 됐다가 정말 변신을 잘할 수 있는 배우라는 이야기죠.
-그러면 선생님은 궁금합니다. 밸런스 게임이에요.
-밸런스 게임, 좋습니다.
-우주 대스타가 됐습니다만 그 인생 캐릭터를 평생 연기해야 하는 배우.
여러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지만 늘 배고프고 날 불러주는 일은 없나, 늘 갈구하는 배우. 어떤 배우.
-그건 너무 어려워요.
그런데 두 가지를 만약에 밸런스 게임을 한다면 저는 정말 인간의 원초적 욕망으로서는 스타가 되고 싶다.
-현실적으로.
-현실적으로, 이 이야기는 내가 경험 이야기인데요. 선배가 딱 이러는 거예요.
모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개했어요. 그 사람도 유명한 배우예요.
저기 유명한 배우예요 그러니까 선배가 하는 말이 배우는 알아봐야지.
-그것도 좀.
-일리가 있잖아요. 그래도 누군가는 알아봐 주는 배우가 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요.
아무 의미가 없는 거예요.
-그것도 그렇네요.
-그렇지만 여전히 이 시간 속에서 그래도 어떤 물질의 자본성은 조금 열악하지만
끊임없이 평생을 무대에서 헌신하는 연극배우분들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존경하는 것이죠.
스타가 된 다음에 예를 들어 스타가 됐어요. 연극을 통해서 막 스타가 됐어요.
-스타가 됐어.
-그런데 연극을 하자 그랬을 때 배고플 때 와, 했을 때 올까요 안 올까요?
-그러게요. 스타가 된 후에 다시 배고플 때 무대로 오라고 하면.
-스케줄이 이중으로 잡혔어요. 하나는 블랙핑크랑 인터뷰하는 거예요.
그런데 하나는 연극, 네가 필요해. 연극 이거 하러 와 했어요.
-향원이랑 연극하는 거예요?
-나랑 연극해야 해.
-다시 헝그리 정신으로 돌아가기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저도.
-블랙핑크를 택하겠다?
-저도, 저도 그럴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연극배우들 중에서 TV나 영화로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지만
그런 현실성 때문에 연극계로 돌아오지 못한 분들도 계시고요.
그런데 연극이 주는 그 위대함이 있잖아요.
그 과정, 시간들 정말 하나의 제대로 된 극 중 인물을 표현하고자 하는 배우로서의 만족도.
그것 때문에 스타가 돼서도 여전히 연극을 좋아하시고 무대에 서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다는 것이죠.
-맞아요.
-거기에 대표적인 게 황정민 씨도 있고요.
신구 선배도 계시고 이순재 선생님도 계시고 또 이호재 선생, 전무송 선생 많은 분들이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배우가 됐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돈보다는 연극이 주는 위대한 가치 때문에
지금도 연극을 하신다.
배우 황정민 씨가 지금도 끊임없이 연극하는 이유가 바로 그거고요.
뮤지컬 배우로 알려져 있는 조승우 씨 같은 경우에도 끊임없이 지금 뮤지컬 하고 있잖아요.
-오페라~
-아무리 큰 개런티를 약속받아도 무대에서 뭔가 이루어내는 배우의 힘,
자기의 만족도, 배우의 삶이 더 좋기 때문에 아무리 영화나 드라마에서 오라고 그래도 아니야,
나는 무대를 지킬 거야.
이런 배우들이 있기 때문에 연극과 뮤지컬과 기타 현장 공연 예술이 갖고 있는 위대함들이 문화들이
지금까지 관객과 만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배우의 삶이 연기자. 마지막입니다. 정말 존경하는 배우는 이순재 선배입니다. 이순재 선배신데요.
제가 배우들도 인터뷰도 굉장히 많이 하고 이야기도 많이 듣고 그랬지만
구순이 다 되는 나이에서도 정말 신입 단원처럼 연습하세요.
여러분 세일즈맨의, 윌리 노먼의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대표적인 시극이 있어요.
연극이 있는데 이순재 선생님은 그 작품에 윌리 노먼을 여러 차례 맡으셨어요.
그러면 여러분 같으면 내가 이 대본을 암기를 다 하고 웬만큼 분석도 다 하고
또 감정 처리도 웬만큼 하고 장면이 모든 게 내 뇌에 다 들어와 있다면.
-이미 숙지돼 있는데.
-익숙해져 있다면 배우가 더 이상 할 게 없잖아요.
그러면 뭐 슛 들어가는 날, 공연하는 날 가서 그냥 연습하고 한번 맞춰보고 극중 인물로 분화하면 되는데
이분은 재공연이면 재공연도 처음 하는 마음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대본을 다시 분석하고 극중 인물을 다시 분석하고 극중 인물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보이지 않는 것들을
다시 분석해서 어떻게 하면 정말 살아있는 인물이 될 거라는 것을 끊임없이 공부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이순재 선생님 그러면 굉장히 인상 깊었던 점이 대본을 항상 들고 다녀요.
내가 이것을 100번을 보고 수십 번을 읽은 대본인데도 끊임없이 들고 다니면서 노트 필기하고,
이 부분에서 내가 감정 처리가 좀 틀렸구나.
이 부분에서는 내가 감정을 좀 더 많이 넣어야겠구나, 여기서는 빼야겠구나,
여기서는 다른 등장인물과 시선 처리를 더 다양하게 해야겠구나. 물어봤어요, 왜 이렇게 하세요.
보면 볼수록 새로워.
-계속 들고 다니시는 거.
-그럼요.
그러니까 배우가 평생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 한순간에 극중 인물이 돼서 전소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맡았을 때 끊임없이 그 인물이 되고자 하는 과정이 바로 배우의 숙명이다.
그 숙명을 정말 성실하게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도태된다는 것이죠.
오늘 배우의 이야기.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이지만요.
-재밌었습니다.
-여러분이 꼭 기억하셔야 할 것이 연기는 가짜지만 진실함을 동반하고 있다.
진실함이 없을 때는 시청자나 관객한테 감동을 줄 수 없다.
그래서 항상 배우들은 지금도 그 감동의 순간을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극중 인물로 분화하기 위해서 연습하고 노력하고 있다.
그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은 구순이 된 지금도 중요하지 않다.
오롯이 배우가 되기 위한 치열한 삶만이 중요하다.
그래서 배우는 굉장히 종교와도 같은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로서 연기는 생명력입니다.
내가 몸살 감기 앓고 누워 있다가 레디 그러면 벌떡 일어나게 돼 있어요.
이게 바로 배우의 생명력입니다. 그런데 이 연기가 쉽지 않아요.
내 평생을 했는데도 아직도 안 되고 모자란 데가 있습니다.
그래서 늘 고민하고 또 연구하고 새로운 배우가 나올 때마다 참고하려고 보는 겁니다.
그리고 이 배우라는 역할은 항상 새로운 작품, 새로운 역할에 대한 도전이에요.
똑같은 거 반복하는 게 아닙니다.
아무리 우리가 일상적인 드라마를 하더라도 이 역할과 이 역할은 비슷한 역할 같지만 달라요.
그거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에요.
연기라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기에 완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거입니다.
잘할 수는 있어도 완성은 아니다예요. 우리는 완성을 향해서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고 도전하는 거예요.
이게 배우의 역할이고 배우의 생명력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평소에도 궁금한 것 중의 하나였는데요.
연극의 연기와 드라마나 영화의 연기가 좀 다를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른가요?
-이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TV나 영화는 굉장히 일상적이라는 것이죠.
제가 일단 예를 들면 일상적인 연기를 했을 때 밥 먹었어라는 대사가 있다는 야, 밥 먹었어?
뭐 그냥 편하게 김건표로서 이야기를 한다면 연극은 조금 일상성보다도 약간 극화된 극대화된.
야, 밥 먹었어?
-조금 다르네요.
-다르죠?
-두성이.
-그렇죠? 그러니까 연극은 어떠한 특수한 장치가 없잖아요.
그냥 무대에서 오로지 살아가는 삶을 좀 더 전달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어떠한 과장성이 필요하다면
TV나 드라마는 더 일상스럽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차이가 있고요.
그래서 연극하시는 분들 드라마에 가서 조금 고생하시는 것이 사실적인 연기 때문에 조금 힘들어 하시고요.
또 드라마에서 했던 배우분들은 연극에서 오는 현장성을 좀 더 살리기 위한
어떤 과장성 때문에 약간 조금 힘들어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좋은 배우는 뮤지컬도,
영화도, 드라마도 모든 장르를 다 섭렵할 수 있는 배우가 가장 위대한 배우다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게 배우의 세계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요즘에 연극영화과도 있지만 사실 배우가 될 수 있는 길들이 좀 더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연극배우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어떤 경로로, 어떻게 하면 될까요?
-연극배우가 되는 것은 매우 여러 가지 구조가 있죠.
학교를 전공을 한다든가 이런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여러분 놀라운 사실은 뭔지 아세요?
대한민국의 배우 중에서 전공자가 많습니까? 비전공자가 많습니까?
-비전공자가가 많죠.
-비전공자?
-비전공자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요?
-전공자는 거의 한 10%도 안 됩니다. 오히려 비전공자가 더 굉장히 많다는 것이죠.
그래서 연극배우가 되기 위한 것은 꼭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극단이라든가 기타 연극을 만드는 단체를 통해서
충분히 배우가 될 수 있는 길이 있고요.
그런데 그 시간이 있다고 해서 다 배우가 되는 것은 아니고 뭔가 정말 연기적인 어떤 테크닉,
배우로서 갖고 있는 기본적인 조건들.
표현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감각들이 있었을 때 배우가 될 수 있다는 것이고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수는 없다?
-그럼요. 아무나 될 수 없지만 아무나 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해야 해요.
-끊임없이 노력해야.
-테크닉만 배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오늘 선장님께서 연극과 배우, 배우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쭉 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오늘 강의, 한마디로 정리를 해 주신다면요?
-배우는 삶이자 진실이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인생의 보물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의 지도를 그려야 한다.
그 지도가 잘 되려면 뭐다? 진실이 있으면 그 지도는 완성된다. 이렇게 요약하고 싶습니다.
-진실.
-뭐든 진심이 중요하다.
-그럼요.
-알겠습니다. 두 분은 오늘 어떻게 들었어요? 연기도 아주 맛깔나게 하시던데.
-잘하던데요.
-어떤 연기를요? 도대체. 뭘 했다고 침 나왔다.
-아니, 연극을 보러 가는 거 아니라 연극 무대에서 데뷔하는 거 아니에요, 인욱 씨?
-비밀입니다.
다섯 글자 이상 넘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TV를 재밌게 보는 사람 입장에서
이 연기 저렇게 16부작씩 하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이 있었을까.
이 다섯 글자 이야기하는데도 이렇게 어려운데.
그래서 조금 더 볼 때 시각이 달라질 것 같아요.
-맞습니다.
-저도 무대 공연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음악도 하지만 연극이나 뮤지컬도 도전을 했었어요.
그런데 정말,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니까.
-뮤지컬도 했었어요?
-네.
-그거 한 번만 해 봐요.
-지금 해 줘.
-대사 한 번만 해 줘요.
-한 번, 좀 해 줘.
-했던 거, 했던 거 한 번만 해줘.
-뮤지컬 좀 하게 해 줘요.
-한 번만 해 줘 보세요.
-나만 했잖아, 지금. 그러니까 좀 해 줘, 뮤지컬.
-향원이도 했잖아, 성대모사.
-해 주세요!
-참 예뻐요~ 내 마음 가져간 사람~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잘하셨어요.
-저는 사실 이게 그렇게 내가 그 인물이 되어서 이렇게 연기를 한다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오늘 이 무대 공연 예술. 특히 이 배우에 대해서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조금 더, 좀 더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인기 뮤지컬 연극 섬데이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뭐든 저질러야 기적은 일어나는 거니까요.
일단 연극도 보러 가셔야 연극의 매력도 배우의 매력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쌀쌀한 계절에 몸도 마음도 녹여줄 연극 한 편 보러 가시는 건 어떨까 싶네요.
오늘의 지식 항해는 여기서 마쳐보고요.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제가 우즈베키스탄에서 한의사로 활동한 게 벌써 12년이거든요.
1년에 저희 병원에 오시는 우즈베키스탄 국민분들이 거의 3만 명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줄을 서시오 해야 하는데.
-아침에 전화가 오는 거예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너 오늘 일 해, 안 해?
일단 물어보는 거예요. 1200km 떨어진 데에서 저한테 전화를 하고 택시에 앉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13시간 동안 저를 만나러 오신 거예요.
우즈베키스탄 의사들이 한의학을 배우려고 많이 합니다.
그렇게 멀리서 와서 공부하겠다고 와서 한 달 동안.
-배우려는 열정이.
-그냥 하는 교육이 아니라 국가에서 인정해 주는 교육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나라가 한국밖에 없어요.
-뿌듯하다. 이 말씀 되나요? 정말 국뽕이 저절로 차는 느낌.
-(함께) 보물지도.
-두 분은 가장 좋아하는 배우분을 물어본다면 어떤 분을 꼽고 싶나요?
-가장 좋아하는 배우요?
-최애 배우.
-최애 배우.
-저는 조정석 배우요.
-이유는요?
-재밌잖아요.
-재밌어서.
-약간 그런 느낌이 좋아요. 약간 진지할 때 진지하고 코믹일 때 코믹이고 이렇게.
-특유의 느낌이 있죠.
-보물지도에서 정인욱과 같은 그런 역할.
-포장 실패.
-특유의 매력이 있죠.
-경환 씨는요?
-저는 예전에는 임창정 배우를 되게 좋아했어요.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재밌게 잘하고 해서 되게 좋아했는데 지금은 또 조금 바뀌었습니다.
사실 피아노 치는 연기를 보고 박정민 배우한테 반했습니다.
-박정민 배우도 정말 연기 잘하죠.
-향원 씨는 혹시?
-저요? 저는 황정민 배우님을 참 좋아합니다.
-브라더.
-들어와, 들어와.
-들어와, 들어와. 황정민 배우님도 보물지도 보시려나?
-보고 있나요?
-좋습니다. 제가 이런 질문을 드린 이유가 있는데요.
오늘의 선장님은 과연 어떤 배우를 최애 배우로 꼽아주실지 궁금해서 여러분께 미리 물어봤습니다.
한번 불러보도록 할게요. 선장님.
-(함께) 나와주세요.
-반갑습니다.
-보물을 캐기 전에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이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저희가 최애 배우 이야기를 하고 있었거든요.
우리 선장님 같은 경우에는 배우로도 오랫동안 활동하시고 평론가로도 쭉 활동하시면서
많은 배우분을 봐오셨겠지만 궁금합니다. 우리 선장님의 최애 배우는 누구신지.
-첫 번째 황정민 배우도 굉장히 좋아하고요. 또 두 번째는 김윤석 배우도 굉장히 좋아하고.
-김윤석 배우.
-김윤석 배우하고는 굉장히 스토리가 있어요.
-4885 너지?
-원래 김윤석 배우하고 저하고 대학 연극 경연대회 때 94년도에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 김윤석 배우는 부산에서 공부하면서 대학 연극반에서 활동했을 당시인데
이외수의 소설 견습 아이들이라고 연출자로 왔었죠.
그러다가 결국 90년대 후반에 대학로에서 활동하면서 배우가 됐는데 굉장히 성실합니다.
굉장히 성실하고 굉장히 집요하고 또 캐릭터로 분하는 과정들이 그렇게 공부도 많이 하고요.
또 연극도 굉장히 좋아하고 제가 다른 탤런트분들 연기자들한테 물어봤을 때 김윤석 배우의 장점은
그런 성실성 때문에 아마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 때문에 좋아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요.
황정민 배우 같은 경우는 굉장히 다재다능해요.
물론 지하철 1호선을 출발로 해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배우가 됐지만 연극도 좋아하고 지금 연극도 제작하고 있고요.
또 얼마 전에 낭독 공연도 끝났고 그 아내 분이 또 계획을 하면서 여러 가지의 어떤 공연 예술계에
굉장히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스타가 되더라도 현장을 떠나지 않는,
연극을 잊지 않는, 고향을 잊지 않는 감동적인 배우의 어떠한 마인드라고 할까요?
그래서 대학로 나가면 항상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또 공연도 많이 보기도 하고.
그러니까 여러분도 배우 그러면 굉장히 좀 환상적이고 뭔가 좀 스타를 생각하고,
뭔가 이런 경우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저 배우는 예쁘다, 잘생겼다보다는 어쨌든 저 배우가 나한테 감동을 주고 있느냐?
정말 그 극 중 인물로서 삶을 드러내고 있느냐? 그것이 나한테 충분하게 전달이 되고 있느냐?
내 마음과 똑같이 동일화된 존재로서 그 인물이 표현되고 있느냐?
그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는 그게 기준인 것 같아요.
오늘 보물은 배우의 보물을 한번 캐보도록 하겠습니다. 배우의 원조는 뭘까요?
-무당이요.
-왜 무당이라고 생각하세요?
-신과 소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서요.
-신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 누구를 통해서입니까? 우리가 무당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무당한테 정말 사실인 것처럼 듣는 게 그 무당을 통해서 뭔가 내가 바라보고자 하는
어떤 특수한 인물이 그 무당의 입을 통해서 나왔을 때, 어머! 맞아, 그 사람이야.
난 그 사람한테 지금 이야기하고 싶어, 미안하다고. 뭔가 할 거 아닙니까?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무당이 신과 소통할 수 있는 대리인적인 역할에 쓰였던 그것이 들어있다면 배우도 마찬가지로
극 중 인물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이 다 이 내면과 정서와 마음과의 혼연일치가 돼서 마치 그 사람처럼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배우는 하나의 무당과 같다는 설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배우도 역사도 굉장히 길다.
우리가 희랍의 역사, 고대 그리스의 비극의 역사하고 똑같이 소포클레스가 활동했던 그 시대에서
100년 지나서 비극 작가인 테스피스가 바로 연기, 배우의 아주 근원적인 것을 했던 그런 작가입니다.
그러니까 테스피스가 어떻게 했냐 하면요.
처음에는 고대 희랍에서는 시극이 굉장히 발달했어요.
시 낭송이 발달했고, 그다음에 비극이 발달했지 않습니까?
비극이 발달하면서 뭡니까?
혼자 하는 어떠한 드라마에서 여러 사람이 극 중 인물이 되는 그런 드라마로 발전이 됐다는 것이죠.
극 중 인물이 드라마로 발전되었을 때는 뭔가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는 주고받는 거잖아요. 저 사람과 이 사람과, 또는 제삼자하고.
그래서 테스피스는 바로 작가로서 한 사람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시극을 통해서
여러 사람의 극 중 인물이 등장해서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의 플롯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테스피스가 독백, 대화 이런 걸 처음으로 도입한 작가인가요?
-맞습니다. 테스피스가 가장 생각했던 건 뭐냐 하면요.
배우는 어떻게 됐든 간에 관객과 소통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였어요.
일반적인 정보 전달보다는 내 얘기와 저 사람의 얘기와 다양한 극 중 인물들의 어떤 얘기들을
관객과 소통하길 바랐던 거예요.
그래서 테스피스는 그런 것들을 극 중 인물의 캐릭터로 만들었고
그것을 배우들은 하나의 연기로써 표현을 했던 것이고요.
그래서 연기의 어원을 따지면 바로 소통과 응답의 의미가 있어요.
나 혼자 막 얘기해 왔다 아무런 재미가 없잖아요.
-그렇죠.
-그렇죠?
그러니까 어떤 극 중 인물과 소통하고 이 소통하고 있는 것이 관객과 또 하나의 소통을 하고 그러면서
그 안에서 갖고 있는 어떤 의미들이 전달되는 것이라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우가 극 중 인물이 된다는 것은 희극이 갖고 있는 극 중 인물로 뭔가 창조해 낸 인물이 되는 과정이잖아요.
두 번째는 극 중 인물로 동일화돼서 작가가 만들어 놓은 허구의 어떤 인물을
정말 사실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이 바로 배우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있어요.
배우가 표현하는 것, 허구의 세계를 극 중 인물로 표현하는 것이지만 이게 사실일까요, 가짜일까요, 뭘까요?
배우의 연기는 사실이다, 가짜다.
-가짜다.
-가짜다.
-그 연기하는 그 감정은 진짜이지 않을까요?
-진짜다. 배우의 연기는 가짜다, 진짜다?
-반반해, 반반.
-반반.
-가짜이면서 진짜다. 진짜이면서 가짜이고 가짜이면서 진짜다.
-맞습니다.
연기는 한편에서는 허구적인 인물을 표현하는 가짜를 극 중 인물화로 뭔가 전달하는 표현자이지만
그 표현하는 과정은 굉장히 진심과 진실이 없으면 표현할 수가 없다.
극 중 인물이 갖고 있는 어떤 진심과 진실이 동반되지 않으면
결국에는 시청자나 관객을 설득할 수가 없고 감동을 줄 수가 없다.
두 번째는, 배우는 극 중 인물로 동일화가 되는 것이다.
-동일화.
-그렇죠?
-내가 이 사람이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갖고 있는 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말투라든가 동작이라든가 습관이라든가
여러 가지 어떠한 그 사람의 캐릭터를 갖다가 굉장히 닮은 듯이 표현하는 것이지만
결국에는 그 닮음은 바로 진실이 동반했을 때 정말 극 중 인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여러분이 배우를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요?
-예쁘고 잘생겼다.
-예쁘고 잘생겼다, 그럴 수 있어요. 또 두 번째는?
-감정을 대리로 느끼게 해준다?
-맞습니다. 시청자나 관객이 배우를 좋아하는 것은
첫 번째, 내 삶을 저 사람이 표현하는 것 같은 동일화된 현상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죠.
나는 정말 어렸을 때 야구선수가 되고 싶었어.
나는 정말 교사가 되고 싶었어, 나는 무슨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어.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그런데 그 사람을 통해서 대리적인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고 그 만족감이 내가 정말 살고 싶어 하는 삶을
그대로 미러처럼 똑같이 살고 있었을 때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지지하게 되고 그 배우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배우가 얼마나 힘든 거예요. 그 사람과 똑같이 살려면.
그 똑같은 것보다 더 진짜처럼 살고 진짜처럼 표현하려면 얼마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러니까 스타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배우라는 것은 대사와 동작과 제스처와 여러 가지 극적인 우리가 갖고 있는 감정을 실제처럼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배우라는 것이고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연기는 함정이 있다. 이중성을 동반한다는 것이죠.
진짜이면서도 가짜이지만 연기는 진짜처럼 표현하기 위한
진실의 행위가 동반되는 것이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질문 드릴게요. 그러면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대사일까요, 행동일까요, 시선일까요, 표정일까요, 아니면 어떤 침묵일까요, 사이일까요?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가장 중요한 것.
-그것 중의 하나도 어색하면 다 어색할 것 같은데요.
-맞아요. 물론 다 잘해야 하죠.
-목소리 톤?
-목소리 톤이 중요하다? 그 표현적인 요소들 모든 게 다 중요합니다. 표정도 중요하고요.
리액션도 중요하고 듣는 것도 중요하고요. 또는 침묵도 중요하고요. 호흡도 중요하고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어떤 톤도 기술적인 어떤 테크닉도 중요하고 모든 게 중요하지만
가장 시각적으로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친구가 딱 들어왔을 때 야, 친구야 반갑다. 잘 있었나?
손을 흔들고 맨 처음에 대사를 했어. 야, 반갑다.
그다음에 손을 흔들었어. 그다음에 반가워서 표정을 했어.
이게 연속적으로 하지만 제일 먼저 들어오는 건 뭔가요?
-대사.
-대사, 즉 언어가 가장 중요하다. 청각적인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에 이미지다라는 것이죠.
그런데 배우라는 것은 아까 제가 진실을 동반한다. 진실이.
-진실.
-있어야 한다. 그런데 왜 연기에 테크닉이 필요할까요?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서요?
-연기에서 테크닉이 필요한 것은요. 좀 더 극 중 인물이 갖고 있는 어떤 전달성 또 캐릭터의 어떤 정보력들.
또 그 캐릭터 극 중 인물이 갖고 있는 어떠한 감정선들을 좀 더 드러내기 위한 거죠.
그래서 연기는 아까 말씀드셨다시피 이중적이라고 했던 이유가 사실성을 요구하지만
좀 더 연기의 어떤 효과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연기적인 테크닉이 굉장히 필요하다.
그래서 연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연기라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 있는 많은 인간의 유형들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인간의 유형들이 마치 내 옆에 있는 삼촌처럼 아줌마처럼 무슨 가족들처럼 느끼는 자연스러운 존재지만
그것을 연기로서 표현했을 때는 쉽지 않다.
그래서 연기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고요.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한한 노력과 공부, 연기적인 테크닉을 배워야 하면서도 굉장히 재능과 감각이 있어야 한다.
그것들이 바로 동반되어야 한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여기서 연기해 보신 분 계시나요, 연기.
-저는 해 봤습니다.
-해 봤어요?
-지금도 연기 중입니다.
-지금도 연기 중이죠?
그러니까 어쨌든, 그런데 연기 중인데 저분은 굉장히 다른 게 뭐냐 하면 진짜 같아요.
그러니까 연기를 굉장히 잘하는 거죠.
-명배우네요.
-그러니까 연기를 뭔가 하는 척하지 않고 정말 그 사람처럼 녹아 있는 사실인 것처럼 착각이 들 수 있게끔 표현한다.
그것이 가짜가 아니라 뭐다? 정말 진실함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죠.
-모범생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범생이라고 한 적 없는데요.
-그런가요?
-맞아.
-여러분, 드라마나 연극이나 이렇게 배우들을 보면요. 뭔가 어색하면 저거 뭐지? 가짜잖아. 저거는 아니잖아.
-티 나면 이입이 안 되잖아요.
-쟤는 왜 이렇게 저렇게 표현해? 저 사람 왜 이렇게 똑같아? 이런 느낌이 들죠.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이것처럼.
-그렇죠. 그러니까 어쨌든 연기는 그렇게 진실함이 있었을 때 동반하는, 이렇게 해볼게요.
우리가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배우라고 생각했을 때 파리가 날아온다.
옆 사람한테 파리가 붙고 있다. B는 그 파리를 털어주고 저리 가라는 대사를 한다 했을 때 그대로 한번 해봅시다.
-해 보세요.
-준비, 스타트.
-이잉~ 저리 가.
-어때요? 괜찮았어요?
-못 봐주겠습니다.
-하려고 하니까 어렵네요. 배우가 이렇게 어렵습니다, 여러분.
-뭐가 빠졌어요?
-감정이 너무 없는 것 같아요.
-맞아요.
-로봇이에요, 로봇.
-정말 뭔가 하는 척하죠. 그렇죠? 그거는 연기가 아니라는 거예요.
아까 뭐라고 했어요, 연기는? 진심과 진실이 동반되어야 한다. 한번 바꿔볼게요.
딱 하다가 옆 사람을 쳐다본다. 굉장히 화나게 쳐다본다. 그리고 대사를 한다. 너 왜 그래.
그 너 왜 그래라는 감정은 굉장히 화난 감정으로 표현한다.
준비, 연기해 보기, 진실되어 보기. 준비, 시작.
-왜 그래. 이거 정말.
-진짜 왜 그래. 진짜 왜 그러냐고.
-정말 이렇게 어렵습니다, 여러분.
-만약에 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런 상황이어서 배우가 저렇게 표현했다면.
-바로 기사 나죠. 발연기 논란.
-로봇 연기, 로봇 연기.
-그렇죠. 저 사람 로봇이다, 저 사람 배우 뭐.
-하차해라.
-하차해라, 시청률 1%대로 완전히 떨어지고 안 된다는 거죠.
-큰일 나요.
-우리 한번 해볼게요, 바꿔서. 옆 사람 보고 굉장히 화가 났어.
-너 차례.
-대사가 있어. 야, 그만해라. 야, 그만해라가 대사고 상황은 굉장히 화난 상황이에요.
옆에 있는 사람 보고 야, 그만해라 했어요.
아까 선생님이 뭐라고 했습니까? 굉장히 진실되게 그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죠.
사투리로 표현하겠습니다. 그만해라.
-깐족깐족.
-진심. 그만해라.
-마, 좀 그만해라. 짜릿했어.
-잘했어, 잘했지?
-카리스마 있었어요.
-선생님, 이제 알겠습니다. 이분은 진짜 이 사람한테 화가 난 거예요. 진짜 같아요.
-진심이 들어갔어요.
-느껴졌어요.
-저거는 진짜 감정인데요.
-저거는 진짜입니다.
-그래도 잘했어요.
-연기잖아, 연기.
-저게 정말 진짜 감정이거든요.
-잘하는데.
-정말 잘했어요. 한번 연기자 되시는 것도.
-이 대사 이것까지만.
-이것까지만.
-더 길어지면 못해요.
-더 길어지면 못해.
-열 글자 이내, 열 글자 이내.
-그러면 배우의 가장 표현을 동반하는 게 뭐라고 그랬어요? 대사, 표정이라고 그랬죠. 표정 연습 한번 해볼게요.
화난 표정 한번 지어보세요, 화난 표정.
-화난 표정이 뭐야.
-화난 표정.
-화난 표정이 뭐...
-좋아. 어때, 진실해 보여요?
-하나도 안 무서워요.
-그러니까요. 뭔가 좀 척하는 것 같잖아요. 그렇죠?
-척했어요, 척.
-화난 표정 어떻게 할 거예요.
-뭐, 입 불편해요? 뭐, 뭐 몰래 먹었어요, 입에.
-그렇죠? 화난 표정 한번 해보시죠.
-경련이 있는 것 같아요.
-그렇죠? 어디 병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너무 잘해주셨어요.
그런데 우리가 간단하게 한번 해봤지만 연기라는 것은 이렇게 작가가 만들어놓은 허구적인 극 중 인물을 통해서
그 극 중 인물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서 그 삶과 인생 안에서 담고 있는
여러 가지 어떤 감정들을 이렇게 표현하는 행위다.
그 표현하는 행위를 동반하는 것이 대사와 동작과 제스처와 여러 가지 어떤 신체적인 감각을 통해서
정말 척이 아니라 사실인 것처럼 표현한다.
그래서 사실인 것처럼 표현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 뭐다?
진심과 진실이 있어야 한다. 진심과 진실이 있을 때 뭐다?
내면이 정말 그런 것처럼 착각하게끔 만들어 줬을 때 가장 진실한 연기가 나올 수 있다.
그래야 어떻게 됩니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거 아닙니까? 그렇죠?
그래서 여러분이 연기라는 게 정말 쉽지 않은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어렵네요.
-진짜 어렵네.
-진짜 쉽지 않아.
-진짜 쉽지 않네요.
-어렵죠? 그렇죠?
-너무 어렵네요. 근데 한번 이런 이야기를 한번 해볼게요. 대학로를 가면 극장이 한 200개가 있습니다.
하루에도 100여 편의 연극들이 올려지고 있는데요. 배우만큼 고학력자가 없습니다.
굉장히 높은 고학력자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이 연극 하면 한 3개월 동안, 4개월 동안 연습을 하잖아요.
언제 내가 연습해야 할지, 공연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규직이 될 수 없을 거 아닙니까?
근데 맨날 아르바이트를 해요. 근데 만족도는 너무 좋다.
물어보면 뭐라고 이야기하냐면 연극은 또는 배우는 종교와도 같다.
그러니까 왜 종교와도 같냐?
내가 다른 인생을 산다는 것은 내 감정을 뭔가 치유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너무 좋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남의 인생을 살아서 즐거운 게 아니라 그 사람을 통해서 내가 느껴지는 공부가 너무 크다는 것이죠.
내가 한순간에 철학자가 되고 뭔가 이 시대의 특별한 사람이 되어본다는 것.
즐겁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됐을 때 오는 나의 어떠한 철학적인 가치, 인생의 가치가 크게 작동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배우는 그만큼 매력이 있다. 그래서 배우는 그만큼 종교와도 같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이 시간에도 정말 고학력자인데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생계를 유지하면서
스타가 되기 위한 것보다 정말 배우가 되기 위해서 남의 인생을 정말 진솔하게 표현하는
어떤 과정이 너무 좋기 때문에 그 과정이 나한테도 큰 공부가 되기 때문에 연극은 종교와도 같다는 겁니다.
-이게 다양한 진로 중에서 아이들이 나 이런 직업, 저런 직업 이렇게 고를 때
정말 이거는 안정적이고 돈이 돼. 사실 이런 기준이 아니고 배우 쪽은 내가 고생할 걸 알면서도
정말 하고 싶어서 가니까 고되지만 만족도는 엄청 높을 수 있네요.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연기, 배우가 위대한 것은 바로 그런 시간의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한 편의 희곡이 있고요.
그 극 중 인물로 분하는 시간의 과정들이 있고 내가 저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고 말하고
저 사람이 느낀 통증을 그대로 느끼는 것이 엄청난 시간의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서, 무대를 통해서 그 인물이 되고 그 인물이 됐을 때 어떤 초월적인 몰입감을 발휘하고
나도 모르게 정말 연기자는, 배우는 무당과 같다잖아요.
내가 완전히 없어지고 하나의 인물로서 푹 빠져서 그 인물이 돼서 뭔가 표현됐을 때
거기서 오는 자기 해방감, 자기 만족감.
모든 것이 다 치유가 될 정도로 큰 인생의 공부가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연기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하나의 극 중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의 노력들, 투자들, 자기의 공부들이 필요하고요.
그리고 배우가 되기 위해서 단지 테크닉만 배워서는 되지도 않아요.
사회적인 어떤 현상들 또 철학적인 것들 또 그 안에서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어떤 희극과 드라마 시나리오에 있는
어떤 여러 가지 현상들을 분석하지 않고 그러면 그 인물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배우들은 굉장히 공부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남의 인생을 표현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여기서 하나 질문해 볼게요. 연기자와 배우의 차이가 뭘까요?
-글자 수가 다릅니다.
-맞습니다.
-연기자는 어떠한 상황을 연기하는 거고 배우는 아까 말씀하신 그...
-그 사람.
-사람... 대신 이야기해 주세요.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했고 맞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연기자는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요.
하나의 직업적인 개념으로서 굉장히 연기도 테크니컬한 어떤 직업적인 개념으로 한다면 배우는 직업보다는
하나의 예술적인 개념으로서 극 중 인물이 갖고 있는 캐릭터를 조금 더 진취적으로
하나의 예술적으로 탐구를 통해서 하나의 인물로 승화한다는
어떤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어떤 행위의 개념이 더 강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연극인들한테는 우리가 뭡니까?
배우라고 하고 TV나 이쪽에서는 연기자라고 하는 이유도 뭔가 이쪽은 테크니컬한
어떤 연기적인 기술이 더 요구된다면 이쪽은 뭔가 시간의 투자를 통해서
정말로 하나의 인물이 되는 창조적인 행위로서의 어떠한 배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 연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배우라고 하고 연극은 배우 예술이기도 하다는 것이죠.
그만큼 다른 차원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기자한테 정말 배우 같다고 하면 엄청난 칭찬일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정말 제가 연극평론을 하고 있지만요.
글을 쓰다가도 배우론에 대해서, 연기의 행위에 대해서 분석해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연기를 그냥 잘했다, 못했다보다는 A라는 배우가 왜 잘했고
어떤 장면에서 효과적이었고 어떤 부분에서 굉장히 잘했다.
그래서 당신은 배우다라고 했을 때 그것만큼 극찬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모든 연극인들이 그런 배우의 어떤 삶을 살고 싶고 무대에서
그런 배우의 어떤 가치를 배우의 어떤 그런 성숙미를 그런 배우의 어떤 완성도를 표현하고 싶어서
지금도 아르바이트하면서 남들보다도 조금 부족하지만 거기서 오는 가치와 감동은 크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배우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왜 드라마에 왜 빠져들까?
-왜 빠져들까요?
-대리 만족.
-대리 만족 또? 어떤 게 있을까요?
-궁금하게 하고 자꾸 빠져들게 하는.
-궁금하게 한다. 또.
-재미가 있을 때 자꾸 끊어서.
-다음 시간에.
-그것도 맞는 이야기예요.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는 그런 것도 있고요.
어쨌든 첫 번째로는 우리가 드라마에 푹 빠지는 이유가 극 중 인물에 대한 환상성과 동일성 때문에 그렇다는 거죠.
내가 갖고 있는 어떤 콤플렉스 또 내가 갖고 있던 어떤 희망, 내가 갖고 있었던 욕망이
저 사람을 통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는 극 중 인물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좋아하는 드라마의 장르가 뭐예요?
-장르.
-장르.
-로코.
-로맨스 코미디.
-의외인데. 경환 씨는요?
-액션도 좋아하는데.
-액션.
-슬픈 영화를 더 좋아합니다.
-왜 슬픈 영화를 좋아하세요? 슬퍼진다, 갑자기.
-여운이 남는.
-굉장히 지적인 것 같아요.
-오늘 좀 지적.
-안경 그렇게 안 보이는데.
-생각하시는 걸 좋아하는구나. 사회화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그렇죠?
-하루이틀 지났는데도 그 슬펐던 느낌이 있으면 좀 아직 울림이 있구나.
이런 느낌을 저는 좋아해서 은근히 슬픈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렇구나.
-향원 씨는?
-저는 범죄, 스릴러, 반전, 좀비 이런 거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영화나 드라마로 스트레스 해소하고 싶어서 그렇군요.
-해 보고 싶었는데 못 해봤던 것들을.
-평상시에 억압받는 게 있습니까? 뭔가 이렇게 참지 못하는 어떤 그런.
-제가 대신 때릴 수 없으니까.
-맞아요.
-때려주니까.
-대리 만족.
-맞습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동일화 현상이 담겨져 있죠.
내가 못 하는 것을 누가 해줬을 때 또 그런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죠.
그랬을 때 내가 또 절제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죠. 맞잖아요.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시대에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게 뭘까요? 어떤 거였을까? 우리가 드라마 굉장히 많잖아요.
-드라마.
-멜로, 특집, 아침 드라마, 주말 드라마 굉장히 공포, 판타지 굉장히 많은데 40%대 국민 드라마였던 때가 있었어요.
-야인시대.
-태조 왕건?
-허준.
-허준도 너무.
-허준도 굉장히 좋아요.
-모래시계.
-한번 볼까요? 역대 굉장히 시청률을 자랑했던 것이 뭔가요? 83부작으로 제작했던 목욕탕집 남자들이었어요.
-목욕탕집 남자들.
-이게 그냥 하나의 우리 소소한 삶의 어떠한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그렸던 겁니다.
그러니까 시청자들은 뭔가요? 우리 삶하고 굉장히 똑같아.
저 안에 살아가고 있는 인물들이 나하고 똑같아라는 어떠한 만족감이 굉장히 높았겠죠.
그래서 굉장히 국민 드라마였어요. 60%가 나왔어요. 어마어마하죠.
지금 이순재, 강부자, 장용 선배, 고두심 이런 분들이 저 때 있었다는 거죠.
시청자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저 안에 있구나 그래서 굉장히 국민 드라마.
-(함께) 모래시계.
-저 때 그런데 어른들 이야기 들어보면 모래시계 할 때 도로에 차가 없었다. 그러더라고요.
-맞습니다. 저게 평균 45%라면요. 거의 국민이.
-반은.
-다 봤어.
-거의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저게 최고 시청률 45%가 아니라 평균 45%예요?
-평균 45%예요.
-엄청난.
-엄청난 거죠.
-최고점을 찍을 때는 더 많았다는 것이죠.
-대단하다.
-그러면 아까도 얘기했지만 시청자들은 모래시계에서 오는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표현되고 있는 극 중 인물의 캐릭터가 굉장히.
-몰입이 그냥.
-몰입감을 줬다는 거죠. 그 몰입감은 뭐다? 내가 할 수 없는 걸 저 사람이 대신하네?
내가 하고 싶은 게 저 안에 다 있네라는 거죠.
아까 목욕탕집 남자들은 뭔가 삶의 소시민들을 이야기했다면 모래시계는 어떤 이야기입니까?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죠. 권력에 대한 이야기죠. 사회 구조의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죠.
어떤 권력의 은폐에 대한 이야기죠. 악행을 물리치는 어떠한 것들. 이런 이야기란 말이죠.
그러니까 모든 것이 저 안에 다 투영돼 있으니까 그만큼 시청자들이 꼭 봐야 해. 내조의 여왕.
-내조의 여왕, 김남주.
-송중기, 태양의 후예. 사랑이 뭐길래, 찬란한 유산.
-사랑이 뭐길래 64.9.
-나의 해방일지. 여기서 여러분이 굉장히 눈에 띄는 게 뭔가요? 사랑 이야기,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것.
그다음에 역사물도 굉장히 많았다는 것이죠.
-그렇네요.
-그다음에 특별했던 게 뭡니까? 맨 마지막에 갔을 때 하나 나의 해방일지가 눈에 띄죠?
-손석구.
-그렇죠. 앞에는 뭔가 자극적인 것. 뭔가 나의 어떠한 하지 못했던 어떠한 캐릭터들.
또는 삶의 이야기들이 뭔가 자극적이었다면 해방일지 때 돌아왔을 때
시청자들은 배우들을 통해서 내가 살아가는 어떠한 것들을 좀 더 더 느끼고 싶은
대리적인 욕망을 더 편안하게 느끼고 싶은 그런 것들이 시대의 흐름에 의해서 굉장히 변했다는 것이죠.
정말 내 삶하고 똑같아.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나는 왜 저렇게 못 할까?
나하고 더 비슷해진 그러한 것들이 더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겁니다.
-잔잔한 느낌.
-옛날에는 정말 우리가 70년대, 80년대 드라마 그러면 정말, 정말인 것처럼
그래서 배우들이 지나가면 저 사람 나쁜 사람이야, 저 사람 정말 어떤 사람이야라고
정말 실제 인물처럼 생각을 하게 됐죠.
-예를 들어 악역 배우한테.
-그렇죠.
-지금도 약간 흥행하는 드라마의 악역 연기한 배우분들은 지나가면 아주머님들이 그렇게 욕을 많이 하신대요.
-지금도 그래요.
-그러면 저는 궁금한 게 배우분들은 뿌듯할까. 그러면 욕먹어서 그래도 기분은 나쁠까.
-섭섭할 것 같은데요.
-배우들의 입장에서 첫 번째는 왜냐하면 내가 극 중 인물로 정말 잘 전달했구나.
-완전 몰입.
-그래서 굉장히 극 중 인물로서 시청자를 굉장히 설득했구나. 뭔가 감동을 줬구나.
정말 제대로 극 중 인물을 만들었구나 하는 뭔가 연기 배우로서의 어떠한 자기 만족감도 있지만
굉장히 싫을 것 같아요, 저한테는.
왜냐하면 뭔가 하나의 캐릭터로서 뭔가 정형화된다는 것.
그것은 배우로서 굉장히 위험한 것이거든요.
-악역 전문 배우 막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게 전문가로서 굉장히 좋을지는 모르지만 배우가 한 사람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보다도
수많은 어떠한 삶 속에서 있는 다양한 인물을 표현하고 싶을 텐데 하나로, 저 사람은 그냥 아역만 잘해.
저 사람 왕만 잘해. 저 사람 신하 연기만 잘해.
이렇게 구분 짓고 그 구분 짓는 정형화되는 것은 배우로서 굉장히 폭이 작은 거죠.
우리 예를 들면 황정민 배우 같은 경우는요.
다양하게 표현하잖아요, 극 중 인물로서. 그렇죠. 때로는 사악한 목사도 됐다가. 그렇죠.
정말 신앙적인 어떤 갖고 있는 누군가가 됐다가 절망에 빠진 인간이 됐다가 뭔가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그런 보헤미안도 됐다가 정말 변신을 잘할 수 있는 배우라는 이야기죠.
-그러면 선생님은 궁금합니다. 밸런스 게임이에요.
-밸런스 게임, 좋습니다.
-우주 대스타가 됐습니다만 그 인생 캐릭터를 평생 연기해야 하는 배우.
여러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지만 늘 배고프고 날 불러주는 일은 없나, 늘 갈구하는 배우. 어떤 배우.
-그건 너무 어려워요.
그런데 두 가지를 만약에 밸런스 게임을 한다면 저는 정말 인간의 원초적 욕망으로서는 스타가 되고 싶다.
-현실적으로.
-현실적으로, 이 이야기는 내가 경험 이야기인데요. 선배가 딱 이러는 거예요.
모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개했어요. 그 사람도 유명한 배우예요.
저기 유명한 배우예요 그러니까 선배가 하는 말이 배우는 알아봐야지.
-그것도 좀.
-일리가 있잖아요. 그래도 누군가는 알아봐 주는 배우가 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요.
아무 의미가 없는 거예요.
-그것도 그렇네요.
-그렇지만 여전히 이 시간 속에서 그래도 어떤 물질의 자본성은 조금 열악하지만
끊임없이 평생을 무대에서 헌신하는 연극배우분들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존경하는 것이죠.
스타가 된 다음에 예를 들어 스타가 됐어요. 연극을 통해서 막 스타가 됐어요.
-스타가 됐어.
-그런데 연극을 하자 그랬을 때 배고플 때 와, 했을 때 올까요 안 올까요?
-그러게요. 스타가 된 후에 다시 배고플 때 무대로 오라고 하면.
-스케줄이 이중으로 잡혔어요. 하나는 블랙핑크랑 인터뷰하는 거예요.
그런데 하나는 연극, 네가 필요해. 연극 이거 하러 와 했어요.
-향원이랑 연극하는 거예요?
-나랑 연극해야 해.
-다시 헝그리 정신으로 돌아가기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저도.
-블랙핑크를 택하겠다?
-저도, 저도 그럴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연극배우들 중에서 TV나 영화로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지만
그런 현실성 때문에 연극계로 돌아오지 못한 분들도 계시고요.
그런데 연극이 주는 그 위대함이 있잖아요.
그 과정, 시간들 정말 하나의 제대로 된 극 중 인물을 표현하고자 하는 배우로서의 만족도.
그것 때문에 스타가 돼서도 여전히 연극을 좋아하시고 무대에 서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다는 것이죠.
-맞아요.
-거기에 대표적인 게 황정민 씨도 있고요.
신구 선배도 계시고 이순재 선생님도 계시고 또 이호재 선생, 전무송 선생 많은 분들이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배우가 됐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돈보다는 연극이 주는 위대한 가치 때문에
지금도 연극을 하신다.
배우 황정민 씨가 지금도 끊임없이 연극하는 이유가 바로 그거고요.
뮤지컬 배우로 알려져 있는 조승우 씨 같은 경우에도 끊임없이 지금 뮤지컬 하고 있잖아요.
-오페라~
-아무리 큰 개런티를 약속받아도 무대에서 뭔가 이루어내는 배우의 힘,
자기의 만족도, 배우의 삶이 더 좋기 때문에 아무리 영화나 드라마에서 오라고 그래도 아니야,
나는 무대를 지킬 거야.
이런 배우들이 있기 때문에 연극과 뮤지컬과 기타 현장 공연 예술이 갖고 있는 위대함들이 문화들이
지금까지 관객과 만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배우의 삶이 연기자. 마지막입니다. 정말 존경하는 배우는 이순재 선배입니다. 이순재 선배신데요.
제가 배우들도 인터뷰도 굉장히 많이 하고 이야기도 많이 듣고 그랬지만
구순이 다 되는 나이에서도 정말 신입 단원처럼 연습하세요.
여러분 세일즈맨의, 윌리 노먼의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대표적인 시극이 있어요.
연극이 있는데 이순재 선생님은 그 작품에 윌리 노먼을 여러 차례 맡으셨어요.
그러면 여러분 같으면 내가 이 대본을 암기를 다 하고 웬만큼 분석도 다 하고
또 감정 처리도 웬만큼 하고 장면이 모든 게 내 뇌에 다 들어와 있다면.
-이미 숙지돼 있는데.
-익숙해져 있다면 배우가 더 이상 할 게 없잖아요.
그러면 뭐 슛 들어가는 날, 공연하는 날 가서 그냥 연습하고 한번 맞춰보고 극중 인물로 분화하면 되는데
이분은 재공연이면 재공연도 처음 하는 마음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대본을 다시 분석하고 극중 인물을 다시 분석하고 극중 인물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보이지 않는 것들을
다시 분석해서 어떻게 하면 정말 살아있는 인물이 될 거라는 것을 끊임없이 공부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이순재 선생님 그러면 굉장히 인상 깊었던 점이 대본을 항상 들고 다녀요.
내가 이것을 100번을 보고 수십 번을 읽은 대본인데도 끊임없이 들고 다니면서 노트 필기하고,
이 부분에서 내가 감정 처리가 좀 틀렸구나.
이 부분에서는 내가 감정을 좀 더 많이 넣어야겠구나, 여기서는 빼야겠구나,
여기서는 다른 등장인물과 시선 처리를 더 다양하게 해야겠구나. 물어봤어요, 왜 이렇게 하세요.
보면 볼수록 새로워.
-계속 들고 다니시는 거.
-그럼요.
그러니까 배우가 평생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 한순간에 극중 인물이 돼서 전소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맡았을 때 끊임없이 그 인물이 되고자 하는 과정이 바로 배우의 숙명이다.
그 숙명을 정말 성실하게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도태된다는 것이죠.
오늘 배우의 이야기.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이지만요.
-재밌었습니다.
-여러분이 꼭 기억하셔야 할 것이 연기는 가짜지만 진실함을 동반하고 있다.
진실함이 없을 때는 시청자나 관객한테 감동을 줄 수 없다.
그래서 항상 배우들은 지금도 그 감동의 순간을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극중 인물로 분화하기 위해서 연습하고 노력하고 있다.
그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은 구순이 된 지금도 중요하지 않다.
오롯이 배우가 되기 위한 치열한 삶만이 중요하다.
그래서 배우는 굉장히 종교와도 같은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로서 연기는 생명력입니다.
내가 몸살 감기 앓고 누워 있다가 레디 그러면 벌떡 일어나게 돼 있어요.
이게 바로 배우의 생명력입니다. 그런데 이 연기가 쉽지 않아요.
내 평생을 했는데도 아직도 안 되고 모자란 데가 있습니다.
그래서 늘 고민하고 또 연구하고 새로운 배우가 나올 때마다 참고하려고 보는 겁니다.
그리고 이 배우라는 역할은 항상 새로운 작품, 새로운 역할에 대한 도전이에요.
똑같은 거 반복하는 게 아닙니다.
아무리 우리가 일상적인 드라마를 하더라도 이 역할과 이 역할은 비슷한 역할 같지만 달라요.
그거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에요.
연기라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기에 완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거입니다.
잘할 수는 있어도 완성은 아니다예요. 우리는 완성을 향해서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고 도전하는 거예요.
이게 배우의 역할이고 배우의 생명력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평소에도 궁금한 것 중의 하나였는데요.
연극의 연기와 드라마나 영화의 연기가 좀 다를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른가요?
-이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TV나 영화는 굉장히 일상적이라는 것이죠.
제가 일단 예를 들면 일상적인 연기를 했을 때 밥 먹었어라는 대사가 있다는 야, 밥 먹었어?
뭐 그냥 편하게 김건표로서 이야기를 한다면 연극은 조금 일상성보다도 약간 극화된 극대화된.
야, 밥 먹었어?
-조금 다르네요.
-다르죠?
-두성이.
-그렇죠? 그러니까 연극은 어떠한 특수한 장치가 없잖아요.
그냥 무대에서 오로지 살아가는 삶을 좀 더 전달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어떠한 과장성이 필요하다면
TV나 드라마는 더 일상스럽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차이가 있고요.
그래서 연극하시는 분들 드라마에 가서 조금 고생하시는 것이 사실적인 연기 때문에 조금 힘들어 하시고요.
또 드라마에서 했던 배우분들은 연극에서 오는 현장성을 좀 더 살리기 위한
어떤 과장성 때문에 약간 조금 힘들어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좋은 배우는 뮤지컬도,
영화도, 드라마도 모든 장르를 다 섭렵할 수 있는 배우가 가장 위대한 배우다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게 배우의 세계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요즘에 연극영화과도 있지만 사실 배우가 될 수 있는 길들이 좀 더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연극배우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어떤 경로로, 어떻게 하면 될까요?
-연극배우가 되는 것은 매우 여러 가지 구조가 있죠.
학교를 전공을 한다든가 이런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여러분 놀라운 사실은 뭔지 아세요?
대한민국의 배우 중에서 전공자가 많습니까? 비전공자가 많습니까?
-비전공자가가 많죠.
-비전공자?
-비전공자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요?
-전공자는 거의 한 10%도 안 됩니다. 오히려 비전공자가 더 굉장히 많다는 것이죠.
그래서 연극배우가 되기 위한 것은 꼭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극단이라든가 기타 연극을 만드는 단체를 통해서
충분히 배우가 될 수 있는 길이 있고요.
그런데 그 시간이 있다고 해서 다 배우가 되는 것은 아니고 뭔가 정말 연기적인 어떤 테크닉,
배우로서 갖고 있는 기본적인 조건들.
표현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감각들이 있었을 때 배우가 될 수 있다는 것이고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수는 없다?
-그럼요. 아무나 될 수 없지만 아무나 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해야 해요.
-끊임없이 노력해야.
-테크닉만 배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오늘 선장님께서 연극과 배우, 배우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쭉 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오늘 강의, 한마디로 정리를 해 주신다면요?
-배우는 삶이자 진실이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인생의 보물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의 지도를 그려야 한다.
그 지도가 잘 되려면 뭐다? 진실이 있으면 그 지도는 완성된다. 이렇게 요약하고 싶습니다.
-진실.
-뭐든 진심이 중요하다.
-그럼요.
-알겠습니다. 두 분은 오늘 어떻게 들었어요? 연기도 아주 맛깔나게 하시던데.
-잘하던데요.
-어떤 연기를요? 도대체. 뭘 했다고 침 나왔다.
-아니, 연극을 보러 가는 거 아니라 연극 무대에서 데뷔하는 거 아니에요, 인욱 씨?
-비밀입니다.
다섯 글자 이상 넘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TV를 재밌게 보는 사람 입장에서
이 연기 저렇게 16부작씩 하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이 있었을까.
이 다섯 글자 이야기하는데도 이렇게 어려운데.
그래서 조금 더 볼 때 시각이 달라질 것 같아요.
-맞습니다.
-저도 무대 공연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음악도 하지만 연극이나 뮤지컬도 도전을 했었어요.
그런데 정말,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니까.
-뮤지컬도 했었어요?
-네.
-그거 한 번만 해 봐요.
-지금 해 줘.
-대사 한 번만 해 줘요.
-한 번, 좀 해 줘.
-했던 거, 했던 거 한 번만 해줘.
-뮤지컬 좀 하게 해 줘요.
-한 번만 해 줘 보세요.
-나만 했잖아, 지금. 그러니까 좀 해 줘, 뮤지컬.
-향원이도 했잖아, 성대모사.
-해 주세요!
-참 예뻐요~ 내 마음 가져간 사람~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잘하셨어요.
-저는 사실 이게 그렇게 내가 그 인물이 되어서 이렇게 연기를 한다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오늘 이 무대 공연 예술. 특히 이 배우에 대해서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조금 더, 좀 더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인기 뮤지컬 연극 섬데이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뭐든 저질러야 기적은 일어나는 거니까요.
일단 연극도 보러 가셔야 연극의 매력도 배우의 매력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쌀쌀한 계절에 몸도 마음도 녹여줄 연극 한 편 보러 가시는 건 어떨까 싶네요.
오늘의 지식 항해는 여기서 마쳐보고요.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제가 우즈베키스탄에서 한의사로 활동한 게 벌써 12년이거든요.
1년에 저희 병원에 오시는 우즈베키스탄 국민분들이 거의 3만 명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줄을 서시오 해야 하는데.
-아침에 전화가 오는 거예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너 오늘 일 해, 안 해?
일단 물어보는 거예요. 1200km 떨어진 데에서 저한테 전화를 하고 택시에 앉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13시간 동안 저를 만나러 오신 거예요.
우즈베키스탄 의사들이 한의학을 배우려고 많이 합니다.
그렇게 멀리서 와서 공부하겠다고 와서 한 달 동안.
-배우려는 열정이.
-그냥 하는 교육이 아니라 국가에서 인정해 주는 교육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나라가 한국밖에 없어요.
-뿌듯하다. 이 말씀 되나요? 정말 국뽕이 저절로 차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