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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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지도 - 우리는 순결한 잡종이다 (홍대선 / 작가 및 컬럼니스트)

등록일 : 2025-04-23 13:41:31.0
조회수 : 55
-보물이 되는 지식을 찾아 떠납니다. 펼쳐라.
-(함께) 보물지도.
-여러분, 우리는 어떤 민족입니까?
-이거 전에도 물어봤는데 배달의 민족이라고.
-무슨 민족이요?
-배달의 민족이요.
-배달의 민족이기도 한데 또 어떤 민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백의민족.
-백의민족. 그리고요?
-또 어떤 민족. 향원 씨는 어떤 민족 같아요, 우리는?
-그런 대답은 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모실 선장님이 어떤 민족이다.
대답을 해주실 거거든요. 궁금하시죠?
-네.
-네, 궁금합니다.
-바로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장님.
-(함께) 나와 주세요.
-안녕하세요?
-선장님, 저희는 어떤 민족인가요?
-제가 한국인은 과연 누구인가라는 걸 설명하기 위해서 한국인의 탐색이라는 책을 썼는데요.
거기에 제가 여러 가지 표현을 썼습니다. 순결한 잡종.
-잡종?
-순결한 잡종이요?
-그렇죠.
-뭔가 아이러니한데요, 느낌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표현은 서양화된 조선인.
-(함께) 서양화된 조선인.
-지금 우리 한복 입고 있지 않죠.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정치 체제.
민주공화국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서양에서 왔죠.
우리 문물들, 서양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세상이 잘 되든 안 되든 만약에 내가 그냥 죽어버리면 내가 죽으면 다 끝 아닌가라는 생각을 웬만하면 하죠.
-아니요.
-아니에요?
-네, 궁금해서 저는 눈을 못 감겠어요.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자기중심성이 있어요.
좋은 말로 하면 주체성이죠. 그리고 나쁜 말로 하면 이기심이죠.
그런데 이거를 합쳐서 개인이라고 하거든요.
우리는 스스로를 독립된 주체적 개인으로 여기죠.
개인은 서양의 발명품이에요.
서양 철학자 데카르트부터 시작해서 니체에 이르러서 개인이 정립된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이 개인성을 다 느낀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우리는 서양화되기는 했죠.
그러면 우리가 서양화된 거 말고 나머지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조선인이라는 거죠.
오늘 여러분과 함께 나눌 이야기는 조선인이 한국인이 된 과정의 일부를 설명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우리 민족은 어떤 민족인지 그리고 제가 지난 시간에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나는 조선으로 돌아간다면 왕이 되고 싶다.
-그렇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왕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선장님께서 다음 시간에 두고 보자 하는 눈빛으로 말씀을 그때 아끼셨는데 오늘
그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실 수 있나요?
-그럼요.
-알겠습니다. 과연 향원이는 왕을 계속하고 싶을 수 있을 것인지.
-생각을 바꿀 것인지.
-두구두구두구. 오늘 선장님의 강의 박수로 시작하겠습니다.
-우리가 왜 조선인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우리 모든 이야기를 다 할 수
없으니까 조선의 왕을 비교적 중심으로 해서 조선의 임금님 이야기를 하면서 이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조선의 왕은 공무원이었어요.
-공무원이죠.
-백성이 존재하는 공무원.
-1급 공무원.
-같은 시대의 유럽의 왕은 공무원이 아니에요.
-절대왕정 시대에.
-왕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공무원인 거예요.
왕은 국가를 소유한 사람이에요.
물론 헌법적으로 원칙적으로 조선의 왕도 국가의 소유주이기는 했어요.
왜냐하면 국가라고 하는 부동산에는 명의가 있어야 해요.
거기에 이름을 올린 그 명의자는 국왕밖에 존재하지 않아요.
그런데 왕권이라는 건 그냥 정당화되지 않아요.
-왕권이요?
-네.
-왕이면 그냥 무조건 왕 아닙니까?
-왜 왕인지 어떤 원리에 의해서 왕인지 이 설명이 있어야 해요.
-명분이 있어야 하는 거죠?
-명분이 있어야 하는 거죠.
-신한테 권한 부여받았다, 이렇게 하지 않았나요?
-굉장히 좋은, 정확한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 그런 얘기 들어본 적 있지 않아요?
교과서에서 교황이 셀 때는 왕들이 권력이 약했고 그래서 이게 완전히 이런
반비례 관계라고 하는데 사실은 교황을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은 사실은 왕이었어요.
-뭐지?
-서로마 교회가 신교, 개신교로 분화되기 전에는 다 천주교였단 말이에요.
-다 하나죠.
-하나였단 말이에요. 당연히 이 모든 천주교라고 하는 종교의 수장은 교황님이었죠.
천주교 교리에는 교황 무오류설이라는 게 있습니다.
-무오류설?
-교황은 틀릴 수 없다는 이론이에요. 이게 교리예요.
-절대적으로 맞다.
-그 이유가 있어요.
일단 명분 자체는 하나님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교황님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다이렉트로 들으신다, 직통 라인이 있다.
다이렉트로 들어서 하시는 모든 말씀은 틀릴 수 없는 것이다.
그건 하나님을 거부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즉 교황은 무조건 옳다는 거예요.
-절대 실리로 그냥.
-옛날에 모든 유럽 사람은 기독교인 채로 태어나서 기독교인으로 죽잖아요.
그런데 교황 무오류라고 하면 교황이 하는 말은 다 맞는 거예요.
이게 당시에 유럽 봉건 정치 체제를 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교황 무오류설은 있었어요.
왜냐하면 교황이 있기 때문에 교황이 프랑스 왕은 프랑스 왕이 맞고 영국 왕은
영국 왕이 맞다고 승인을 해 주지 않으면 프랑스 왕은 하나님이 세우신 왕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교황 무오류설 때문에 교황의 승인을 받기 때문에 프랑스 왕은 프랑스 왕으로서의 권한을 즐기게 되는 거예요.
왕권의 명분은 중요해요. 왜냐하면 내가 1년 내내 뼈 빠지게 일해서 한 반절 뭉텅이로 왕한테 뜯겨.
그리고 왕이 더 부자가 되고 싶어서 남의 나라 땅을 뺏고 싶어서 전쟁을 일으킨단 말이에요.
왕이 전쟁을 일으키면 나는 끌려가서 돌격 한마디에 막 돌격하다가 죽어야 해요.
여기에 정당성이 없을 수는 없어요. 아무리 억지로 만들어진 이유라도 이유는 있어야 해요.
그래서 교황은 왕권을 보증해 주죠. 교황을 보증해 주는 건 하나님이죠.
그래야지만 이 모든 게 하나님의 뜻이야라는 핑계로 사람들은 살아갈 수 있는 거예요.
착취를 하든, 착취를 당하든. 그래서 왕권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조선시대 왕의 왕권도 그냥 정당화될 수는 없어요.
-조선 시대는 기독교가 아닌데 어떻게 정당화를 시켰을까요?
-일단 고려시대부터 먼저 얘기를 해야 해요.
고려는 불교 국가죠. 동아시아 불교 국가들은요.
관념 자체가 왕은 살아있는 부처라고 해서.
-생불.
-생불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이 고려 같은 경우는 또 하나를 집어넣습니다.
우리 고려의 임금님은 서해 백룡의 후손이다.
-용의 후손?
-우리는 서해 백룡의 후손이면서 또 성불도 해서 부처이기도 하다는 거예요.
-대단히 신성한 걸요?
-대단히 신성하죠. 대단히 신성하죠.
그래서 우리는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을 지금은 태조라고 부르잖아요.
조선 시대부터도 태조라고 불렀어요.
-그렇죠.
-고려 시대 사람들은 정작 자기들이 살고 있는 고려라는 나라를 세운 왕건을 용조라고 불렀어요.
-(함께) 용조.
-드래건 킹.
-겉멋이 좀 있네요.
-겉멋이요?
-겉멋이 좀.
-있어야 하는 겉멋이에요. 왕권을 정당화해야 하니까.
-그러니까요.
-그리고 군반씨족이라고 불려서 무사 계급도 세습이 됐거든요.
그게 중세 서양의 기사 계급과 매치가 돼요.
군반씨족이라고 불렀어요. 그래서 고려의 왕은 유럽 중세 왕들과 느낌이 비슷했어요.
여러분, 우리 서양 사극에 보면 유럽의 왕들이 신하들하고 너무 격이 없이 지내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같이 사냥도 하고 어깨동무도 하고 같이 칼싸움도 하잖아요. 조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있을 수 없죠.
-고려는 그랬어요. 고려는 왕이 신하들하고 씨름을 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고려왕 중의 의종 같은 경우는 신하들이 원할 때 보여주기 위한 술자리 개인기도 갖고 있었어요.
-진짜 친구처럼 했네요.
-그 개인기가 뭐냐 하면 화살을 대지 않고 그냥 빈 활에 활시위를 끝까지
당겨서 이거를 탕 풀면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가잖아요.
그래서 그 활시위가 일으키는 바람으로 옆에 있는 촛불을 끄는 개인기가 있었어요.
-막 양쪽 콧바람으로 불기처럼.
-그런 느낌이네요.
-임금님, 임금님, 보여줘 하면 내가 이거 또 해야 해? 하면서 이제 하는.
-이렇게, 쫙 하고.
-그런 분위기가 있었어요.
-못 하면 마셔라.
-그렇죠. 맞습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조선시대 사극 분위기랑은 너무 다르죠.
그런데 고려는 왜 그럴 수 있었을까요? 생불인 데다가 용의 후손이잖아요.
원래 비범하기 때문에 신하들과 격이 없이 어울려도 그 비범함은 사라지지 않는 거예요.
그 신성함은 태생적이기 때문에 유럽 왕과 비슷하죠.
하나님이 세우셨기 때문에 진흙탕에 굴러도 왕은 왕인 거예요.
-굳이 겉으로 예를 엄청나게 갖추지 않아도 이미 신성한 존재.
-그럼요. 그래서 처음부터 일반인과는 다른 존재인 거예요.
그래서 고려시대에는 왕을 뭐라고 불렀냐 하면 억조창생의 지존이라고 불렀어요.
-지존.
-네, 지존.
-지존.
-지존무상할 때 지존. 가장 높으신 분.
억조창생은 이 땅의 살아 숨 쉬는 모든 것, 동물까지.
불교국가니까 중생인 거죠, 중생. 중생 중의 지존.
이게 왕이 불리던 표현이었어요, 그래서.
-과하다, 과해.
-실제로 지존이라고 불렸고 어떤 일이 있었냐 하면 몽골의 사신이 고려에 와서
고려 임금님 앞에 나아가는데 칼을 내려놓고 왕 앞에 나아가야 하는데 몽골에는 그런 예법이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그 몽골식 둥그런 환도를 차고 안녕하십니까?
임금님 하면서 갔다가 고려의 호위무사들이 일제히 칼을 뽑았죠.
그때 뭐라고 했냐면 감히 지존 앞에서 칼을 차다니.
억조창생의 지존이 고려의 국왕을 부르는 말이었던 거예요.
고려에서 조선으로의 이동은 불교에서 유교로의 이동이죠.
그리고 종교에서 인문학으로의 이동이죠.
-성리학.
-조선 성리학은 인문학이니까. 그것은 신성에서 인간성으로 이동한 겁니다.
-인간계로 내려왔네요.
-그래서 왕은 인간이 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 사이의 질서를 위해서는 예법이 중요해지게 되는 겁니다.
-이제 같은 인간이니까?
-네, 그래서 조선의 갑갑한 예법은 우리 눈에는 굉장히 권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인간 중심 사상의 결과고 급진적인 혁명의 결과인 거예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유교 경전에 나온 말 중에 군군신신부부자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군신신부부자자.
-군주는 군주다워야 하고.
-(함께)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그다음에 부부자자는 뭐죠?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
-맞습니다. 군주처럼 행동해야 하고 신하들은 그 군주를 정말 받드는 끝없는 예법의 모습을 보여줘야 군주이고 신하인 거예요.
예법을 철저하게 지키는 사회가 된 거죠. 이것은 인간 사회 사이의 매너가 된 거예요.
그리고 군군신신과 부부자자는 하나예요.
-군사부일체.
-네, 군사부일체가 바로 그 얘기예요. 지금 제가 할 얘기가 그거인 거예요.
사대부들은 조선이라고 하는 나라를 관념적으로 하나의 커다란 가정으로 만들었어요.
모든 조선에 사는 사람들은 가족이 돼버린 거예요.
왜 왕이 백성을 사랑해야 하죠?
-아빠라서요.
-아버지가 자녀를 잘 돌봐야죠?
-네.
-고려 시대까지는 그 관념이 없었어요.
백성은 지존인 임금님과 소수의 권문세가 귀족의 소유물이 백성이었어요.
그런데 조선은 어떤 사상으로 탄생한 국가죠?
네 글자로 무슨 주의죠? 조선을 무슨 주의 국가라고...
-민본주의입니다.
-그렇죠.
-민본주의.
-민본주의 국가라고 하죠. 드라마에 많이 나왔죠. 민본주의는 뭐예요?
-민초.
-민본, 그 백성이 근본이 되는 거죠.
-그렇죠, 백성이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러면 왕도 사대부도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죠?
-백성들을 위해서.
-사람들을 위해서.
-백성.
-그렇죠, 그러니까 고려시대까지는 폭군은 백성을 괴롭히는 왕이 폭군이 아니에요.
그건 서양도 마찬가지예요.
왕과 백성 사이에 있는 얼마 안 되는 기득권들을 못살게 굴면 그걸 폭군이라고 불렀어요, 옛날에는.
왜 그랬을까요?
평민은 사실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평민은 일종의 재산이거나 자연물, 자연환경, 소유물 같은 거예요.
그런데 민본주의 국가가 되면 모든 사람이, 백성이 잘 먹고 잘사는 게 중요해지기 때문에.
민본혁명을 통해서 조선이 만들어졌다.
그러면 조선이 만들어진 이유를 500년 동안 끊임없이 백성에게 증명해야 해요.
왕과 사대부들을.
그러니까 왕에게 백성들에게 좋은 왕이 되어야만 부담을 지어야 할 거 아니에요, 사대부들이.
그래서 전하, 전하는 이 나라의 가장이십니다.
만백성의 어버이이십니다.
그래서 임금을 부르는 고려시대 표현은 억조창생의 지존, 조선시대의 표현은 만백성의 어버이예요.
-부담스러워라.
-왕을 하시기도 하셨기 때문에.
-벌써 부담스러운데요.
-어버이이십니다.
-먹여 살릴 식솔들이 많구나.
-배고파요.
-그러면 백성 입장에서 생각해 보죠.
왕도 하나의 인간이라면 어째서 이 사회 질서 권위에 복종해야 하죠?
나도 똑같은 사람인데. 아버지니까요. 이 신성, 신성함의 문제를 빼면 이 문제가 남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니까 부모님이니까 나를 걱정해 주시는 분이고 나를 위해서
노력해 주시는 분이니까 우리가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키우시고
부모님의 노고를 알기 때문에 우리가 효도를 해야 하는 거잖아요.
왕도, 임금님도 분명히 그렇게 고생하고 계실 것이기 때문에 우리 먹고 사는 문제를 위해서.
당연히 아버지를 존경하는 것처럼 왕에게도 충성해야지.
아까 예법 이야기했죠? 그렇기 때문에 조선 사회에서 충효예는 하나인 거예요.
각자 각자 좋은 거라서 좋은 건 다 좋은 거지라고 해서 충효예가 하나가 아니라
조선의 설계 방식 자체가 충효예를 한 묶음으로 묶은 것이 조선의 건국 이념인 거예요.
사대부들이 이렇게 설계한 거예요.
그래서 백성이 왕의 존재를 부정하는 건 단순한 반역이 아니에요.
그거는 아들이 아버지를 폭행하는 것과 같아요.
-패륜.
-패륜이다.
-패륜이에요.
그리고 임금이 정치를 잘못해서 백성이 굶어 죽게 하는 거 있죠?
그것도, 동시대 서양, 일본 중국 같은 경우에는 올해 세금이 좀 줄겠네.
올해 내 연 수입이 좀 줄겠네 이런 거죠,
중국의 황제나, 프랑스의 루이 14세나.
그렇지만 백성을 굶어죽게 해?
이것은 아버지가 자녀를 굶어 죽게 한 거랑 마찬가지 돼요, 조선에서는.
그러면 뭐가 됩니까, 역시?
-패륜입니다.
-패륜이 되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왕은 백성에게 좋은 생활을 제공해 줘야 한다고 하는 도덕적 부담을 지우는 데 사대부는 성공한 거죠.
-부담스러워.
-그래서 조선의 사대부들은 왕을 공무원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고
경복궁이라는 감옥에 가두는 데 성공했어요.
그래서 하루 종일 일만 시키는 데 성공했어요.
그래서 이 경복궁이라는 감옥에서 하도 사대부들이 일을 시킨 나머지, 조선시대 왕은 항상 창덕궁에 도망가고 싶어 했어요.
-창덕궁에.
-그렇죠. 거기는 후궁들도 있고 술도 있고 하지만 경복궁에서 많이 갇혀 있었다.
그래서 왕을 하시기도 했으니 조선시대 왕의 하루를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왕이 되셨습니다.
-왕 수업을 듣겠소이다.
-오늘의 일정표입니다.
-보자.
-일단 기본적으로 조선시대의 왕은 5시 기상이 기본입니다.
-뭬야?
-얼른 일어나십시오.
-나는 저녁형 인간이오.
-일어나십시오.
-나는 아침잠이 많소.
-일어나자마자 뭘 하냐 하면 왕실 의례를 합니다. 문안을 해요.
그러니까 왕실이라는 게 30평 자리 아파트에 살면 일어나서 아버지, 일어나셨어요?
이러면 되는데 궁은 넓어요.
가족들과 만나고 함께하고 이야기하는 시간, 이게 대왕대비마마처럼 자기보다
항렬이 위면 왕이 직접 가서 문안을 드려야 해요.
혹은 자기보다 항렬이 낮은 세자, 왕자들, 공주들한테 인사를 받는 것도 기다렸다가 그들이 와서 인사를 받는 거예요.
왕실 문안을 해야 합니다. 식구들 얼굴은 보고 살아야 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왕에게도 가장으로서 한 명의 가족으로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왕실 문안 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왕실 문안은 거르는 경우도 많았어요.
왜냐하면 식구들끼리 사이 안 좋을 경우.
그래서 왜, 주상전하랑 세자저하랑 사이 안 좋은 경우도 많았잖아요.
-영조.
-이럴 때는 서로 기싸움한다고 먼저 안 찾아보고 이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아들이 가야지.
-그런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싫어서 일부러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사이 안 좋은 척.
-그랬을 수도 있고.
-삐진 척.
-1시간 더 자려고. 1시간 더.
-그런데 왕의 일상은 의례이기 때문에 왕이 일어나면서 왕이 일어났으므로 해서 벌어지는 일들로부터 조정의 하루,
국가의 하루가 시작되기 때문에 일어나야 해요.
-그러네.
-예를 들어서 왕실 문안을 쭉 돕니다. 돌고 초조반이라고 해서 아침 식사는 아니고 처음 먹는 식사, 아침 간식을 하게 돼요.
아침 간식을 먹는 시간이 6시입니다.
-뭐야?
-조식은 6시이옵니다.
-부대낀다. 6시는 너무 이르구나.
-부대끼기 때문에 왕은 머리를 굉장히 많이 쓰고 왕은 일을 많이 해야 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항상 뇌가 빡빡 살아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탄수화물을 처음에 집어넣어 줍니다.
-그건 마음에 드네요.
-단맛이 나는 죽 같은 거, 미음 같은 거.
-부드러운 걸로.
-혈당 쭉쭉 오르게. 당이 머리까지 잘 올라가게 부드럽게 소화 잘되는 것을 먹게 됩니다, 초조반은.
이게 또 안 먹어도 안 돼요. 왜냐하면.
-왜요?
-왕의 식사는 의례예요. 왕이 먹고 남겨야 먹고 남긴 걸로 궁녀들도 요기를 할 수 있고.
-참 부담스럽네.
-남겨주셔야 하옵니다.
-왕이 먹고 일부러 남긴 걸 신하들에게 선물로 주고 전하께서 보내셨습니다.
그래서 밥 먹다 보면 안에서 편지 나오고. 저 녀석, 그 녀석 마음에 안 들어.
탄핵해, 이런 것들. 제가 보진 않았지만. 왕의 식사란 정치의 일부예요. 안 먹을 수가 없어요.
그렇게 초조반을 하고 나면 7시부터 9시까지.
-그때 좀 자야 하죠.
-경연을 합니다.
-식곤증.
-아직 주무시면 안 됩니다.
-식곤증이 왔다.
-아니 되옵니다.
-아침 경연이라고 해서 조강이라고 하는데 경연이란 건 원래 원칙은
형식적으로 왕이 신하들에게 학문을 배우고 혹은 학술적인 토론을 하는
거지만 그건 왕이 어릴 때, 아직 교육을 받을 때나 배움이지 다 자라고 나서 경연은 논쟁하는 거예요.
회의하고 토론하고 100분 토론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걸 매일 합니까?
-네. 매일 하고 하루에 최소 3번씩 합니다.
-100분 토론을 하루에 3번이요?
-네, 다른 멤버로.
-이번에는 다른 부서 사람들이옵니다.
-그런 거죠. 그리고 9시에 제대로 된 아침 식사를 하게 됩니다.
-또 먹습니까?
-또 먹어요.
-아까는 죽을 드셨지 않사옵니까. 아침 먹어야죠.
-소화 다 됐어, 소화 다 됐어.
-그리고 10시부터 11시까지는.
-이제는 진짜 자줘야 해요.
-아니죠, 현안 보고를 받습니다. 어떤 일이 생겼고 어제 일은 어떻게 처리됐고.
-그렇죠.
-오늘 그 실무자들, 현안 보고의 실무자들하고 미팅을 해서 이번에 이렇게 하겠습니다, 이거 잘 안되는데요.
이런 미팅을 합니다. 실무를 보는 거예요. 그리고 11시부터 1시까지 2시간 동안 점심시간인데요.
점심을 낮것상이라고 합니다. 점심을 먹고 이때 자고 싶으면 잘 수 있습니다.
-2시간이 주어지니까.
-그런데 지금 아직 12시밖에 안 됐는데 벌써 세 끼째요.
-그런데 이게 조선시대 왕의 일과를 보면 자주 먹지 않으면 사실은 소화할 수 없는 일과예요.
머리를 많이 쓰고 잠을 덜 자고 과로를 많이 하게 되는데 몸은 못 움직여요.
그런데 또 음식은 자주자주 먹어줘야 해.
그러니까 조선시대 왕들이 그렇게 당뇨병에 다들 걸렸죠.
그리고 휴식 시간이 끝나면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 동안 오후 경연, 주강을 합니다.
-토론 한 판 더 하셔야 합니다.
-멤버 체인지.
-왜냐하면 국정 현안이 너무 많기 때문에요.
그리고 3시에 간식을 먹습니다. 참이라고 해요.
오후 3시에. 그리고 간식을 먹고 나서 저녁 6시까지 업무를.
-자유시간?
-업무를 보는데.
-자유시간.
-이때는 서류 업무, 어디 결재하고 보고 받고.
-도장 찍기.
-도장 찍기. 사무직으로서의 행정 업무를 보는 거죠.
그러니까 요새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잖아요.
그 시간이 오후 6시까지인 거예요.
-그래도 딱 6시까지 근무네요?
-네.
-6시이면 이제 근무 끝났죠?
-근무가 이제 끝나게 되죠.
-그래, 6시에는 그래도 저녁 있는 삶은 줘야죠, 왕도.
-그렇습니까?
-욕 먹는구나.
-그러고 끝나지 않고요. 그러고 나서는 야간 숙식자를 확인하고요.
-그걸 왕이 일일이 또 확인을 해야 합니까?
-그렇죠.
왕은 군 통수권자인 동시에 궁궐이라고 하는 현장을 지휘하는 대대장 혹은
연대장 정도의 현장 지휘관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야간 숙직자를 확인하고요.
야간 숙직자는 병사들도 포함돼 있지만 환관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리고 암구호를 지정합니다.
화랑 하면 담배 하는 거 있잖아요?
그것도 왕이 직접 지정을 하는 거예요.
궁궐을 책임지는 군사 지휘관으로서의 업무이기도 한 거죠.
7시까지 저녁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이젠 진짜 쉽시다.
-7시에서 8시까지 저녁 경연을 합니다.
-또.
-또 합니다.
-또 합니까?
-경연 한 판 또 하셔야 합니다.
-집에들 이제 좀 가거라.
-막판, 막판.
-백 분 토론을 하루에 3번, 세 탕 뛰는 건데 이건 뭐냐 하면 오늘 전하가 잘했네, 전하는 너무했네.
-나를 두고 그 얘기를 합니까?
-그럼요.
-면전에다 두고?
-그거 하는 게 경연이에요. 물론 왕도 반박할 수 있죠. 조선의 왕은 우리 경조판서께서는 그건 좀 왜 그러시나?
이런 식으로 말해야 해요. 그런데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그러다가 왕이 빡칠 수가 있죠.
-그럼요.
-엄청나게 열받을 수 있죠.
-그럴 때는 너라고도 하고 너 이 XX라고도 했던 것 같아요.
이게 다 한문으로 적다 보니까 정확한 한글 표현을 모르겠는데 그런 적도 있고
이제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때 끝까지 반대하던 신하가 있었어요.
의금부에 1박 2일 감옥 투어.
-감옥 투어요?
-1박 2일 동안 감옥에서 재웠어요.
그리고 이제 바로 다음 날 석방시켜주기는 했는데 정말 화가 날
때는 그렇게 하기는 했지만 그건 최후의 수단이고 이렇게 신하들에게 둘러싸여서 괴롭힘을 받습니다.
물론 하루 3건의 경연 동안에는 왕의 편에 서서 자문을 주는 친구도 있습니다.
우리 쪽 패널도 있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그리고 8시부터 9시까지는 왕실 전용 문안이라고 해서 또다시 가족들을
만나는데 그런데 이 시간조차 없으면 가족들하고 보내는 시간이 없어요.
-아니지요. 다음 날 새벽까치 볼 테니 저녁은 물러라.
-궁궐에 사는 왕실 멤버들은 많기 때문에 아침 1시간 동안에 다 문안을 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정치적인 시간이기도 하죠.
이때 우리 사극 보면 대왕대비전에 주상전하가 가서 이제 막 이러기도 하잖아요.
그럼 정치적인 시간이기도 한 거예요. 왕족들도 옛날에는 정치를 하잖아요.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내 편, 내 적일 수도 있고 왕의 입장에서는 편일 수도 있고
적일 수도 있는 그 사람들의 동태를 살피는 정보를 교환하는 거예요.
그래서 문안 시간은 반드시 필요한 거예요.
9시부터 10시까지.
-또 있습니까?
-네, 잘 수 없기 때문에 일을 더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단 야식을 먹어요.
-아직 일이 남아 있사옵니다.
-이것은 식고문이다.
-그리고 이제 12시부터 시작됩니다.
-뭐가요?
-12시가 아니죠, 10시부터 시작되는 거죠.
-또?
-상소문을 읽어야조.
-잠은 나는 언제 자냐?
-그리고 그...
-이것까지 하고 주무십시오, 아직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 전국에서 민원이 올라와요.
주상전하, 우리 집안이 저쪽 집안이랑 분쟁이 생겼는데 우리가 영원히 싸울 순 없는데 결론이 안 납니다.
이거 중재해 주세요. 이런 중재를 원하는 민원을 상원이라고 해요.
상소는 주상전하,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전하, 정신 차리세요. 전하, 이렇게 하시옵소서, 저렇게 하시옵소서.
이게 전국에서 상소문이 올라옵니다. 이 상소문을 읽는 시간이 필요해요.
-오늘은 150통이옵니다.
-그렇죠, 그리고.
-이걸 다 읽어야 하느냐?
-오늘은 충청도에 있는 어떤 백성이 이게 좀 불편하다는데요?
민원이 올라온 게 있습니다. 보통 그 민원은 그 동네 사또가 처리해야 하는데 사또가 처리를 못하면 왕한테 올라오죠.
혹은 사또도 판단이 잘 안 돼. 우리 주상전하가 해결해 주세요라고 하면 또 이 민원을 처리해 줘야 합니다.
민원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 민원을 매일같이 처리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은데요?
-너무 오래 걸리죠.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왕의 일과는 11시에 끝나게 돼 있어요, 밤 11시.
그래서 왕은 다음 날 5시까지 6시간을 취침하게 돼 있어요, 휴일 없이.
-주말, 주말.
-주말이 어디 있어요?
-주말. 주말이 없사옵니다.
-주말이 없는 인간이 어디 있느냐?
-휴가도 없사옵니다.
-이게 무슨 왕이냐?
-드디어 새벽 1시가 됐어요. 이제 드디어 자야 해. 지금 자도 4시간밖에 못 자요.
-4시간밖에 못 자.
-그래서 이제 자려고 하는데 왕은 중전마마와 후궁들과 동침해야 할 날짜가 다 정해져 있어요.
-의무적으로.
-의무적으로. 그게 왜 그러냐 하면 조선의 임금님에게 왕자를 생산하는 것은 의무였어요.
생산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그 왕실의 대가 끊기면 큰일 나잖아요.
정치적 복병이 일어날 수 있어요.
왕이 갑자기 승하하셨는데 왕자가 1명밖에 없는데 너무 어리다.
혹은 왕자가 없다든가 이러면 나라에 난리가 나잖아요.
-혼돈이죠.
-혼돈이 일어난단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왕자를 여러 두는 건 매우 중요했어요.
그래서 자고 싶어도 환관이랑 상궁들이 자게 못 내버려둡니다.
안 내버려둬요.
그러고 나면 또 이제 그 회의 하루 세 번이라고 했는데 정말 긴급한 일이 있으면 야간 긴급회의를 할 수도 있죠.
야간 회의를 야대. 긴급 회의를 소대라고 합니다. 이런 것도 있었어요.
그래서 조선 왕의 하루에는 한 가정의 가장, 그러니까 국가 전체의 가장 그리고
사무직 직원, 최종 결재권자, 현장 지휘관, 군통수군자, 주민센터 공무원.
민원 처리 그리고 1명의 사대부로서의 일이 왕의 하루에 다 들어가 있어요.
그러면 조선의 왕은 권력이 강했을까요? 약했을까요?
-약하죠.
-약했나요?
-네, 약한 것 같은데요.
-그렇죠. 놀 시간이 없고 놀 권리가 없고 행복할 권리가 없고 이런 점에서 왕권은 굉장히 약했어요.
-복지가 없사옵니다.
-삶의 질 이런 거로 따지면.
-되게 불쌍해.
-그런데 국정 장악력, 실무 능력 이 실권은 왕이 세계 최고였어요. 조선 왕이.
왜냐하면 이렇게 일을 하니까 국정 분야에 모르는 게 없어요.
-모르는 게 없어.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실세라고 하죠.
조선의 최고 실세는 언제나 국왕이다.
-그런데 여기서 딱 들어봤을 때는 굉장히 좋은 왕 같은 게 권력은 다른 왕 체제에 비해서 낮고 실무 능력은 높은 거잖아요.
-그런데 그 실무 능력 국정 장악력도 권력이라고 하니까 조선 왕의 권력은 지극히 높으면서 지극히 낮았다. 중간이 없다고.
-복지가 없는 대신에 실무 능력은 확실히 있는.
-그러면 조선은 왕도 도구였다는 사실 알 수 있죠.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선 왕은 도구로서 기능했는가.
우리 한국은 민원의 나라죠.
주민센터에 가서 국가 기관에 가서 삿대질을 하면서 책임자 나오라 그래라고
소리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나오라고 그래.
-그런 습관을 가진 사람들도 우리나라 사람밖에 없어요.
-정말요?
-그럼요. 어느 나라에서 그럴 것 같아요?
왜 주민센터 가면 입에서 막걸리 냄새 나는 할저씨 한 분이 막 이러고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공무원들 되게 공손하잖아요.
우리나라는 민원이 공무원들 위에 있는 나라고 민원의 나라예요.
여기에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죠.
우리나라 공무원들만큼 친절하고 신속, 정확한 나라가 없어요.
-맞아요, 맞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공무원만큼 민원인들의 불만을 많이 듣는 나라도 없어요.
그리고 이 민원의 특징은 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에요.
-그러면 막 북 때려서 북 때리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그게 신문고예요.
-신문고.
-그런데 신문고는 북을 치면 어? 저 북 친 억울한 백성을 들라 하라, 군주가. 그런 거죠. 신문고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어요.
-왜요?
-왜냐하면.
-북을 잘 쳐야 하는구나.
-아니요. 웨이팅이 너무 길어서.
-그렇겠다.
-조선 최고 맛집이에요. 웨이팅이 6개월이었어요.
-너도나도 북채 잡겠다고.
-그리고 계속 북 쳐. 웨이팅이 6개월이면 왕은 신문고 민원 처리만 해도 다른 업무를 하나도 할 시간이 없는 거예요.
-그렇네요.
-신문고는 굉장히 몇 번 부활됐다, 폐지됐다. 부활됐다, 폐지됐어요.
그래서 지금 우리는 민원의 대명사처럼 신문고를 쓰지만 사실은 민원의 대명사는 신문고가 아니라 격쟁이라고 봐야 해요.
-격쟁.
-격쟁?
-격쟁은 뭐냐 하면 왕이 어디를 지나가는데 혹은 왕이 업무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난입을 해서 꽹과리를
쳐서 그 소음에 왕이 못 견디게 하는 걸 격쟁이라고 합니다. 격쟁 자체가 쟁, 징을 친다는 뜻이에요.
-왕을 괴롭혀도 됩니까?
-내 말 좀 들어주십시오.
-그렇게 왕을 괴롭혀도 됩니까?
-괴롭혀도 되는 사회가 조선이었어요. 그래서 왕이 행차를 할 때 왕의 어가 행렬을 막아서요.
그리고 저는 조선 시대 때부터 생긴 한국인의 습관이라고 하는데 배 깔고 눕는 거죠.
-사뿐히 지르밟고 가야지.
-사뿐히 지르밟고 가는 건 고려 시대까지는 가능했어요.
-안 돼요, 조선 시대는?
-조선 시대에는 민본주의라고 하는, 이 나라가 민본주의 국가다라고 하는 증거를
백성들에게 제출해야 했기 때문에 바로 목을 베서 죽일 수 없어요. 그 민원을 들어줘야 해요.
일단 그 민원이 뭔지 들어야 해요.
그리고 왕은 왕조차도 민원이 한번 들어오면 그 민원은 반드시 처리돼서 처리됐다고 기록에 남아야 해요.
그냥 넘어갈 수 없어요.
-접수가 되었사옵니다.
-스트레스.
-그런데 왕은 그러면 민원 접수를 계속 멀리하고 싶죠?
그 접수를 시키려고 격쟁을 하는 거예요.
꽹과리를 계속 치면서 주상전하 저기, 여기, 여기요. 내가 졌다, 야.
저 자식 데리고 와 봐,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봐.
-그런데 그 소리를 참을 수 있으면 계속 두드리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
-그 대신 중전마마나 후궁들이 못 살겠다고 하겠죠.
-그렇지, 그렇지.
-왜냐하면 궁궐에 난입하는 것도 허용됐어요.
-궁궐을 난입한다고요?
-궁궐 담을 넘어서.
-주거 침입입니다.
-그렇죠, 주거 침입이죠. 궁궐 담을 넘어서 꽹과리, 징을 치면서 체포될 때까지 소란을 일으키는 거예요.
-그만큼 억울한 사정이.
-체포가 되면 성공하는 거예요. 왜 체포됐는지 경위를 물어야 하죠. 그 경위를 주상전하한테 민원 넣으려고요.
-어그로 끌어야 하옵니다.
-그렇죠. 어그로 끌어야죠.
그렇게 받은 민원은 반드시 민원을 들어주든 안 들어주든 처리를 해야 하는 거예요.
태종은 그 무서운 킬방원도 한번은 어디를 가다가 시각장애인 20명한테 둘러싸입니다.
그리고 시각장애인 20명이 길을 안 터줘요.
그래서 결국은 돈을 뜯기죠. 1인당 쌀 한 섬씩을 뜯기고 풀려날 수 있었어요.
-그때 왕의 행차인 걸 몰랐나요, 그 시각장애인들은?
-왕의 행차인 줄 아니까 격쟁을 한 거죠.
-격쟁으로 돈을 뜯어요?
-그럼요. 그런데 여러분, 태종 이방원은 고려 시대에 과거 급제를 한 사람이에요.
고려에 벼슬살이를 한 사람이에요.
그 말은 뭐냐 하면 시각장애인들에게 둘러싸여서 격쟁을 당했을 때는 태종 이방원이 조선 시대 극초기였다는 거예요.
이 시각장애인들도 원래는 고려 시대를 살던 고려인이었다는 거죠.
그런데 일본이나 유럽이나 혹은 우리나라도 고려 시대에 왕의 행차를 막았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까요?
-바로 당장 쳐라.
-그렇죠. 목이 날아갔겠죠. 이거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그런데 조선 극초기에 고려인이었던 사람들이 왕의 행차를 막았다는 건 무슨 뜻이었을까요?
민본주의 국가다, 다른 세상이 됐다는 걸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던 거예요.
정조는 25년 동안 재위를 했는데요. 총 4304건의 격쟁과 상언을 처리했습니다. 이틀에 한 번꼴이에요.
아까 말했던 왕의 업무를 다 하면서 민원 처리, 악성 민원 처리도 이틀에 한 번꼴로 했던 거예요.
그리고 옛날에 정조 때 어떤 일이 있었냐면 대둔도라는 전라남도의 섬이 있습니다.
대둔도에 사는 김이수라는 농민이 대둔도가 나라에 세금을 바치는 방식이 너무 대둔도 주민들한테 불리한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이 서울에 결국은 상경을 합니다.
격쟁을 하려고. 그래서 정조의 행차를 기다리다가 행차 길을 막아서서 격쟁을 하는 데 성공해요.
그래서 세금 문제가 이렇게나 저렇게나 힘들다는 걸 정조한테 직접 알리는 데 성공합니다.
정조가 김이수라는 사람이 설명하는 내용을 들으니까 김이수 말이 되게 합리적으로 맞는 거예요.
그래서 세금 체제를 바꿔서 세금을 조정해 줘요.
되게 재미있는 건 이 사건에서 정조가 김이수라는 사람에게 아주 형식상의 말단 관직을 줘요.
형식적으로. 왜 그랬을까요? 그렇게 되면 양반이 되죠. 사대부가 되는 거예요.
즉, 민을 위해서, 일반 백성을 위해서 발 벗고 나서서 그들의 편의를 생각하고
일반 백성을 도와주는 걸 사대부로 본 거예요.
김이수는 사대부의 조건을 충족했죠.
그렇기 때문에 형식상의 말단 벼슬을 제수해서 형식으로 양반을 만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조선적인 사건이에요.
사대부도 그렇고 조선의 임금님들이 이렇게 백성을 위한 도구로서 존재했다는 것, 이게 민본주의인 거예요.
굉장히 권위적이면서도 이타적이죠.
-그러네요.
-그래서 사대부란 임금님도 포함해서 스스로를 도구화한 엘리트라는 거예요.
그런데 스스로를 도구화한 엘리트들, 진정한 사대부들이 이제 조선 말기가 되면 세도 정치가 자꾸 나라를 망치게 되면요.
관직에 진출을 못 해요. 이때는 매관매직의 시대예요.
-사고파는.
-벼슬을 사고팔아요. 관리가 된 사대부를 백성들이 혐오했어요.
분명히 뇌물을 줬을 거기 때문에, 진정한 사대부가 아닌 거예요.
그리고 과거 시험장에 다 그냥 커닝이 판을 쳤어요.
-그거를 그대로 내버려둬요?
-내버려둬요. 가만히 놔뒀어요, 감독관도. 다 보이는 데도.
-모두 다 썩었네요.
-국가 행정이 그냥 마비되어 있었어요.
그러면 과거 시험에 붙었다는 얘기는 또 뭐가 돼요?
커닝했다는 얘기가 돼요.
그래서 과거 시험에 실패하거나 과거 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선비들을 조선 시대 최말기에는 존경받았어요.
그러면 이 사대부들은 평생을 공부했잖아요. 공자 왈, 맹자 왈 하면서.
자기는 이 공부를 왜 했습니까? 백성을 위해서 자기가 도구로 쓰여지기 위해서 공부를 했죠.
그 쓰여지는 순간이 가끔씩 왔어요. 관료가 아닌데 어떻게 백성을 위해서 쓰일 수 있을까요?
조선 시대 말기는 백성들이 살기가 힘들어서 민란의 시대라고 해요.
백성들이 난을 일으킵니다. 그런데 국가 정복을 하려고 난을 일으킨 게 아니에요.
관아도 불태우고 지주들도 잡아 죽이고.
그러다 보면 조정에서 관군이 내려올 것 같죠. 안 내려와요.
왜냐하면 나라가 조선이 망할 때가 되면 군인은 거의 서류상으로만 존재해요.
실제 없어요. 내려보낼 관군이 없어요.
-나라에요?
-네, 관군 대신 안핵사라고 하는 임시 관직을 맡은 사람이 내려옵니다.
-안익사?
-안핵사.
-안핵사.
-굉장히 핵인싸처럼 들리네요.
이 안핵사는 어떤 일을 하냐 하면 잘못한 관리들 벌주는 모습을 농민들한테 보여주고요.
농민들을 달래요.
우리 주상 전하 임금님은 임금님 뜻이 아닌데 이런 탐관오리들 때문에 우리
임금님도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시고 임금님이 여러분을 얼마나 걱정하시는지 몰라요.
참 그래서 여러분, 대체로 죄는 묻지 않을 거야.
그리고 얼마나 고생했으면 우리 농민들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 난까지 일으키고 이래서 쌀도 보내주셨다고.
그러면 농민들은 기분이 풀어지죠.
-진짜 달래는 거네요.
-그리고 그 지역은 그래도 좀 괜찮은 사또가 당분간은 내려와요.
그런데 문제는 국가 체제와 임금님께 반역을 저지른 건 맞죠?
민란을 일으켰기 때문에.
-그렇죠.
-주모자 한두 명은 죽어야 해요. 목이 잘려야 합니다. 그게 원칙상 맞는 거잖아요.
그런데 농민들은 그나마 먹고살려고 이런 일을 하는 건데 민란도 벌이는 건데 죽으려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누가 죽고 싶어요. 이때 농민들이 동네 선비를 찾아갑니다.
찾아가서 저희가 무식해서, 글을 몰라서 그러는데 어디 경문 연판장이라도
써주시고 그리고 좀 그래도 그럴듯한 분이 나서야지 우리가 모양새가 서는데 이름 한번 올려주시면.
이때 이 사대부들도 이 농민들이 뭘 원하는지 알아요.
-설마.
-자기 이름을 써줍니다.
-대신 죽어달라는 거예요?
-네.
-총대 메주는 거네요.
-네, 그리고.
-그러면 대신 죽어주러 기꺼이 나서나요?
-네. 이거는 조선 시대 민란의 일반적인 패턴이었어요, 조선 말기에.
그 사대부들이 목이 잘려줍니다.
자기가 참수됨으로써 목이 잘림으로써 어쨌든 5년이든 10년이든 자기 동네 농민들이 그래도 좀 더 먹고살만 해지는 거잖아요.
그때를 위해서 평생을 공자 왈, 맹자 왈 하면서 몸을 닦고 수신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옛날에 보면 어르신들 말씀에 참 일제강점기나 혹은 해방 후 얼마 안 됐을 때 참 쓰러져 가는 가난한
집이고 별 볼 일 없는 집인데 과부댁인데 괜히 그 집 앞에 있는 쌀가마니가 내려져 있고.
-엄청 존경받고.
-엄청 존경받고. 그런 얘기들이 되게 많잖아요.
그리고 그 과부 지나갈 때는 다 사람들이 다 이러고 있고 시장 상인들이 물건 값도 안 받고 누구의 과부겠어요, 그분이.
-그분이.
-그렇게 돌아가신 사대부의 아내 되시는 분인 거죠.
그러니까 진정한 사대부는 조선이 멸망하는 순간까지도 있었어요.
다만 그들이 관직에 없었어요. 조선의 체제가 타락했기 때문에.
민본주의는 민주주의와 다르죠. 민본주의와 민주주의는 달라요.
그런데 다른 공권제나 단순한 다른 전제군주제보다는 민주주의와 훨씬 가깝기도 하죠.
조선 말기에 밀라노 시대가 돼서 이 민본주의 사대부들의 민본주의가 한계를 드러냈을 때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인민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인민이라는 단어는 나는 인이자 민이라는 뜻이에요.
이 좋은 단어를 공산권 계열에 뺏긴 게 너무 약간 분해요, 저는.
-인민.
-민은 통치받는 사람이고 인은 통치하는 사람이에요.
인민은 투표권이 있는 시민이라는 뜻에 정말 부합돼요.
우리는 정치 권력이 있으면서 투표권이 있으면서 우리가 정한 정치적 결과에 또 통치를 받아들여야 하죠.
이게 인민이에요. 이 말씀을 왜 드렸냐 하면 인민을 합치자.
동학은 그래서 인내천.
-인내천 사상.
-사람은 사람 이상 원래 가장 귀한 것이다.
-하늘이다.
-그걸로 끝이다. 그래서 인과 민의 구분을 없앤 게 동학의 시도였어요.
그런데 이게 갑자기 뿅 나타날 수는 없죠.
민본주의가 이미 있고 나서야 그보다 더 발전한 민본 좋은데. 민이 인도 겸할래.
이런 동학으로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동학은 비참하게 실패했죠.
결국 실패했지만 동학이 실패하고 나서 동학이 무슨 뜻입니까?
동방의 학이라는 뜻이죠. 우리가 신토불이 한번 했는데 결국 실패하면 뭐가 됩니까?
서양에 있는 거 갖고 오자. 그래서 동학의 실패 다음에 3.1운동이 일어날 수 있게 된 거예요.
3.1운동은 뭡니까? 3.1운동을 독립운동으로 알고 있어요. 물론 독립운동 맞죠.
3.1운동의 더 중요한 요소는 건국 혁명.
-건국.
-우리가 해방됐을 때 우리는 다른 체제가 아니라 민주공화국 체제를 갖기로 하자고 결정된 사건이 3.1운동이에요.
그래서 조선의 민본주의와 동학농민운동과 3.1운동은 의외로 연결된 사건이에요.
지금 일본 민주 국가죠. 민주주의 하고 싶어서 한 거 아니잖아요.
일본이 지금 민주주의 국가인 이유는 미국과 싸워서 져서 패전국으로서
승전국의 명령을 따르면서 민주 국가가 된 겁니다.
우리나라는 맹자로부터 시작된 조선 민본주의, 조선 혁명 그리고 조선 혁명이
500년이 지나 실패했을 때 나왔던 동학의 인내천 사상 다음에 그렇다며 더 발전하자.
이번에는 서양에서 갖고 오자. 미국식 자유민주주의, 3.1운동.
그리고 해방 후에 우리가 민주화를 완성하게 되는 거죠.
이 역사적 흐름은 우리 주체적 흐름인 거죠.
우리는 우리나라 역사가 마치 뚝 끊긴 것처럼 생각해요.
조선까지 역사가 진행되다가 일제강점기라는 암흑에 뚝 끊고 갑자기
정신 차려 보니까 현대라는 시대가 됐고 이 현대 시대에서 서양의 영향을 받아서
정신없이 살다 보니 갑자기 뿅 하고 대한민국이라는 선진국이 타고난 것 같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우리 한 민족의 역사는 주체적 흐름을 계속해서 갖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도.
그리고 우리가 역사의 단절기라고 함부로 착각하는 일제강점기에도 우리는
3.1운동과 독립운동을 통해서 우리의 역사의 흐름은 끊긴 적이 없어요.
이게 진실입니다. 우리는 계속되어 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국뽕이 차오릅니다.
-그런데 제가 어디선가 우리 선장님의 글귀 중의 하나 눈에 띄는 게 있었습니다. 선장님께서는 우리 민족이 혼혈이다.
-순결한 잡종이라고 제가 표현했었죠.
-순결한 잡종이다. 저는 단일 민족이라고 생각하고 여태 살고 있었는데 그건 또 어떤 뜻인지 궁금하더라고요.
-우리는 순결하면서 잡종이에요. 뭐냐 하면 고대에 한국인의 선조들은 두 갈래가 있습니다.
한 갈래는 예맥. 예인 그리고 맥인을 합쳐서 예맥인이라고 해요.
-예맥.
-고조선과 신라는 예맥계 국가고요. 고구려와 백제는 맥계 국가예요.
-맥계.
-그리고 동예, 옥저 이런 나라들이 또 예족의 나라들인데.
-예족.
-이런 예맥인들은 위쪽에서 중국에서 그리고 더 위에서 초원에서 그다음에 산악 지역에서 한반도를 향해서 몰려온 사람들이에요.
이주민들이에요. 원래부터 한반도에 살고 있었던 선주민들은 한국 할 때 한 자 써서 한인입니다.
-한인.
-우리는 되게 신기한 게 결국은 예맥인과 한인들이 잡종을 이루어요. 혼혈이 됩니다.
-섞인 거네요, 그러니까.
-혼혈이 되는데 이 혼혈이 되는 방식이 물론 중간에 수많은 폭력과 갈등이 있었겠지만
다른 나라의 역사와 비교해 봤을 때는 굉장히 평화로워요. 신기하게.
한 번 한국인의 선조의 원형이 만들어지고 난 후에는 외부의 침입과 섞임을 정말 배타적으로 막아왔어요.
그래서 순결한 잡종이에요. 그때부터는 변화가 정말 없어요.
-오늘 우리 민족의 뿌리에 대해서 또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 아니었나
싶은데 오늘의 강의 또 한마디로 정의를 해 주신다면요?
-의외로 우리가 한복을 벗고 서양의 옷을 입고 있는 지금까지 그리고 중간에 일제강점기라고 하는 민족의 어두운
비극적 시대가 있었음에도 우리 민족의 우리 한국인의 주체적인 역사적 흐름은 끊긴 적이 없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였다.
-우리는 우리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
-우리는 계속 우리였다.
-알겠습니다. 두 분은 오늘 강의 어떻게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조선인 이런 거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우리가 왜 조선인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아무
지식도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선장님께서 너무 재미나게 흥미롭게 얘기해 주셔서 저는 너무 재미있는
조선의 얘기를 들은 것 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진짜.
-우리 고리타분했던 역사가 아닌 우리는 지금의 민주주의가 준비돼 있었다는 그 사실 때문에 조금 더 뿌듯해집니다.
오늘도 한 사발 먹습니다.
-한 사발 드셨습니까? 배부르십니까?
-그럼요.
-알겠습니다.
-뿌듯 뿌듯, 감사합니다.
-세계 속에 우리나라 현재의 위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받아온 우리 민족의 강점,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지식 항해는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다음 이 시간 흥미로운 주제로 찾아오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찾아라.
-(함께) 보물지도!
-한의학이 비과학이다 이야기를 많이 듣는 요인 중의 하나가.
-보이지 않으니까 자꾸 이런 얘기를.
-그렇죠.
-한의학은 정확하게 말하면 아직 과학화되지 않은 미과학이지 비과학은 아니에요.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기나 서양에서 이야기하는 O나 실체는 똑같은데 이름을 다르게 불러요.
-갑자기 좀 실체가 느껴집니다.
-힘으로 경혈을 찌르면 뭘 건드리나? 기를 건드리는 거죠.
이걸 가지고 제가 뭘 하고 있냐면 마약 중독에 침 맞음이 효과가 있을까?
-손을 못 쓰게 침을 놔버리나요?
-손을 못 쓰게.
-그건 치료가 아니고 감금이죠. 마약 중독에서 침 맞았을 때 어떻게 되는가를 말씀드리면.
-너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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