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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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억 - 전각장

등록일 : 2022-05-23 15:19:54.0
조회수 : 319
전각은 새긴다고 보통 일반적인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하나의 찢는 겁니다. 찢어야 한다. 칡입니다.
망치로 두드리는 이유는 칡 나무 자체가 단단하잖아요.
단단하면 그것을 머리카락처럼 부드럽게 해야 글씨를 써놓으면 그만한 매력이 있죠.
일반 모필로써 흉내낼 수 없는 그러한 그 형태를 들여다보면, 글쎄.
고집이라기보다는 상당히 매력 있지 않습니까?
하나의 머리카락처럼 이렇게 찢어놓은 것 같은 그렇게 한 그 예리한 맛이 있죠.
전각이라 하면 어떠한 돌이나 철이나 그다음에 옥이나 상아 같은 단단한
물체에 전서체로 글을 새기는 겁니다. 전각도로써 글을 새기는 것이 전각이라고 합니다.
강한 느낌을 줄 때는 돌의 수평이 안 고르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조용하게 원이 그려지면 사포질은. 인상은 돌이 움직이지 않도록 정확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주묵은 붉을 주 자, 먹 묵 자, 주묵인데
검정색으로 쓰기 때문에 글이 표시가 잘 되겠지요.
그러면 선을 이렇게 그어줌으로 해서 글자를 써서 옮기는 그 과정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선대로 그을 수 있다는 거예요. 삼공을 새기고자 합니다.
삼공은 불교에서 나온 문자인데 세 가지 공을 비운다, 마음을 비운다는 그런 뜻으로.
전각은 하나의 철필이라고 그래요, 철필. 이 전각을 새기는 도구는 철 아닙니까?
철이지만, 붓으로 새기는 거예요. 이것이 철필이다.
-미는 것이 아니고, 당기는 겁니다. 반드시 밀면 가다가 옆길로 갈 수
있지만, 당기는 것은 선이 또 바르게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옆으로 벗어날 경우가 없죠.
당긴다고 하면 한마디로 말해서 찢어내는 겁니다.
정각을 새긴다고 하지만, 저는 어른한테 배울 때도, 나는 칼로 찢는다.
저의 계보는 추사 김정희 선생님을 1대로 해서 그다음에 2대 이상적,
그다음에 오경석 3대, 오세창 4대, 그다음에 제5대 안광석, 제가 6대
안정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가장 애정을 품고 있는 작품은 세한도입니다.
-하나, 둘, 셋.
-청사 안광석 선생님의 7주기가 되는 금년에 아드님이신 청계 안정환
선생님께서 전각장으로 대를 이어서 성공하시고, 선친의 정신을 기려 고향인
예덕마을에 선친의 기념비를 건립하여 효와 예를 통한 미풍양속과 전통문화
계승을 위한 뜻깊은 일을 하였습니다.
어른이 주셨던 그 말씀을 그래도 거역하지 않고 어렵더라도 아버지의 대를 이어가겠습니다,
하는 것이 정말 다행으로 생각하고, 저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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