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장터

수상한 손님 - 김해동상시장 편

등록일 : 2023-08-17 10:21:51.0
조회수 : 636
-(해설) 하루 중 가장 설레는 순간이다.
이상하게 아프던 것도 이 시간만 되면 좀 괜찮아지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하필 이런 순간에 바뀌다니.
이번에는 모범생인가?
아무리 봐도 내 또래 같은데.
오늘도 파란만장한 내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오늘 찾은 곳은 경남 김해의 이태원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그런데 내가 아는 서울의 그 이태원이 맞나?
-오늘은 또 남자네.
그러면 일단 배를 채우고 움직여야 할 것 같은데 여기가 뭐 부산, 경남의
이태원이라고 하던데 왜 그렇다는 거지? 한번 둘러봐야겠다.
-(해설) 청춘의 성지 이태원과 묘하게 닮은 김해동상시장은 한국의 전통시장과는 다른 점이 있다.
세계 각국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한국말 할 줄 아세요?
-한국말 조금 알아요.
-조금?
엄청 많이 파네요.
이거는 뭐예요?
-이거는 뚜순.
-뚜순.
이것도 한국에서 잘 보기 힘든 것 같은데.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오시나 봐요.
-많이 와요.
-(해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이곳은 김해 동상동에 터전을 잡은 이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 재래시장 특유의 분위기 속에 세계 각국의 음식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 뼛속부터 한국인인 내 눈에는 칼국수밖에 안 보인다.
진짜 맛있겠다.
-냄새 진짜 좋다.
메뉴 엄청 다양하네.
칼국수타운.
너무 맛있는 게 많은데?
저거도 있고.
맛있겠다.
-(해설) 면이냐 밥이냐.
면?
아니, 밥?
마침 행복한 고민을 덜어내 줄 골목길의 식당 하나를 발견했다.
다들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지?
그래, 역시 여름에는 시원한 콩국수지.
모르겠다.
그냥 두 개 다 시킬까?
-보리밥도 맛있겠고 콩국수도 진짜 맛있겠다.
열무 비빔밥도 고민되는데 뭐 먹지?
오케이, 사장님 저희 보리밥 한 개 주세요.
-네.
-(해설) 메뉴가 고민이 될 때 대표 메뉴를 고르는 게 안전한 방법이다.
진짜 침 고인다.
-(해설) 이 얼마 만에 먹어보는 집밥 감성인가.
여기 보리밥 한 상 대령이요.
-우와, 진짜 맛있겠다.
이거 시래깃국이에요?
강된장 맞죠?
-강된장.
-다 비벼서?
-이거 다 넣고 비벼도 안 짜고 맛있어요.
-(해설) 시장에서 맛보는 보리밥이라니 이건 맛없으면 반칙이다.
어머니처럼 반찬을 계속 챙겨주시는 사장님을 보니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다.
-손님들이 맛있다고 막 좋아, 보리밥이 건강식이니까 좋다고 많이 찾아오시고
맛있다고 그릇까지 막 딸딸 닦고 긁다시피 이렇게 해서 다 드시고 가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요.
-진짜 건강해지는 맛이다.
-(해설) 진짜 배부르다.
-사장님,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해설)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한 이곳.
김해 동상시장에는 안 파는 게 없다.
엄마는 어릴 때부터 내게 그런 말을 하곤 했다.
사람은 마음의 그릇이 커야 한다고.
시장에서 만난 두 번째 사람은 그릇 가게 사장님이다.
이 군에서는 제일 큰 시장이었습니다,
여기가.
각 읍면 단위에 주로 여기서 시장을 보고 다 했는데.
-(해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겹겹이 쌓인 그릇은 어느 청년의 청춘과 지나온 세월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돈은 보니까 내가 만져 보니까 지갑이 두툼하니 상당히 두꺼워요.
저녁에 한 5시 정도 넘었을 때 부부간에 할아버지하고 할머니하고 우리 가게를 찾아왔어요.
지갑을 못 봤냐고 나한테 물어요.
그래서 내가 탁 주니까 그 할아버지, 할머니가 앞에서 합장하고 이렇게 절을 하고 고맙다고 고마운 표시를,
나이 많은 사람이 나는 그때 총각 때인데 하고 가더라고.
-(해설) 시장의 역사만큼이나 상인들의 인생살이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번에는 화사한 분위기가 나를 이끄는 곳에 도착했다.
소장 욕구의 불을 지피는 이 아기자기한 예술작품들은 뭐지?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게 다 뭐예요?
-화과자라고 흰 앙금을 주재료로 만든 거예요.
-앙금이면 그러면 먹을 수 있는 거예요?
-약간 붕어빵이나 호빵 드셔보셨어요?
그 안에 있는 거하고 비슷한데 식재료는 다르게 한,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진짜요?
저는 이거 막 찰흙으로 만든 거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다 먹을 수 있는 거구나.
-(해설) 화과자에 예술을 불어넣는 청년몰 지킴이다.
-(해설) 여기까지 왔으니까 속에 잠재되어 있던 예술혼도 오랜만에 꺼내보기로 했다.
-안에 호두 넣을 거거든요.
저처럼 한번 호두 들어갈 수 있게 홈을 좀 파주시겠어요?
-모르겠는데, 이게 색깔이 저는 조금 연하지 않나요?
-(해설)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오늘 안에 완성은 할 수 있을까?
-찍는 게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눌러 주시는 거예요.
-너무 누른 거 아니에요?
-(해설) 역시 사람은 저마다의 재능이 따로 있다.
이거 어떡하지?
-짜잔~
-잘하셨어요.
-선생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잘된 것 같아요.
-생각보다 잘 만드신 것 같아요.
-생각보다?
그런데 만드는 것도 재밌고 만들면서 직접 만든 걸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맞아요.
-약간 스트레스받을 때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맞아요, 맞아요.
-(해설) 주인 잘못 만난 화과자는 내 입속으로 들어가는 엔딩을 맞이했다.
-(해설)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하루가 아무렇지 않게 또 과거가 되었다.
어제의 나와 또 다른 모습일지언정 나는 나대로 일상의 행복의 찾기로 결심했다.
나는 여전히 오늘의 내가 좋고 또 내일의 내 모습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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