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장터

수상한 손님 - 부산 좌동재래시장 편

등록일 : 2023-08-25 13:10:04.0
조회수 : 386
-(해설) 오늘은 여름 하면 생각나는 곳, 부산 해운대에 숨어 있는 시장을 찾았다.
사람 냄새 가득 느껴지는 이 시장은 바로 좌동 재래시장이다.
-지난주에는 뭔가 남자여서 깜짝 놀랐는데 오늘은 뭔가 예감이 좋단 말이야.
이 언니랑 코드도 잘 맞을 것 같고.
한번 즐기러 가 볼까?
-(해설)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난단 말이지.
시장 안을 가득 메우는 갓 만든 음식 냄새가 내 발길을 이끌었다.
저희 언니가 요리 솜씨가 너무 좋아요.
조리사 경력도 20년이 넘었고요.
그래서 여기에 반찬가게를 같이 하게 되었고요.
저희 언니는 요리사, 저는 말 그대로 시다바리입니다.
-(해설) 눈앞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잡채부터 수많은 반찬거리가 뚝딱만들어진다.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걸까?
그래서 그냥 눈대중으로 대충 해요, 그냥.
-(해설) 여기서 가장 맛있는 건 어떤 걸까?
진정한 고수는 이럴 때 단골손님을 포착하는 법이다.
이것도 맛있을 것 같고, 행복한 고민이라지만 선택하기가 너무 어렵다.
-고민되는데.
그래, 배추김치 결정.
사장님, 이거 다 얼마예요?
-맛있게 드세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저희가요, 언니하고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아요.
말 그대로 주변머리, 정리라든지 모든 걸.
그러다 보니까 오랫동안, 형제다 보니까 어릴 때부터 같이 지내왔잖아요.
그래서 늘 그냥 노래처럼 우리 나중에 뭐 해볼까 했는데 이런 기회가 왔습니다.
그래서 즐겁게 시작했어요.
-(해설) 이 정도 반찬이면 일주일은 매일 생일상처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시장을 걷다 보니 묘하게 이끌리는 죽집 하나를 발견했다.
나에게 죽은 불쑥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인데 한여름에 붕어빵 같은 존재랄까.
-과자도 있고 옥수수도 있고.
뭐야?
안녕하세요?
죽을 파네요?
-네.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 것 같은데?
어르신들이 오셔서 몸도 불편하시고 이러신 분들이 오셔서 맛있게
드셔주시고 아프신 분들이 오셔서 회복하셨다고 인사도 해주시고
이런 것에 보람을 너무 많이 느끼고요.
-(해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죽은 때때로 조용한 위로를 건네주기도 한다.
만드는 이의 정성과 바람이 들어가서일까?
나이를 불문하고 찾게 만드는 이곳의 죽이 궁금해졌다.
-맛있게 드세요.
-많이 주셨다.
-(해설) 죽은 아플 때만 먹는 건 줄 알았는데.
요즘 나이가 들었나?
왜 이렇게 맛있지?
-맛있다.
약간 죽이 뭔가 씹히는 게 좋더라.
-(해설) 부드럽고 달달한 호박죽 한 그릇이 가져다주는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많은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데도 이렇게 깊은 맛이 느껴질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
호박은 부기 빼는 데도 좋다고 하니까 많이 먹을수록 좋은 거 아닌가?
-별로 달지도 않은 게 은은해서 다 먹은 줄도 몰랐네.
사장님, 잘 먹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감사합니다.
-든든하다.
-(해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수박 파티가 한창 열리고 있는 걸 발견해 버렸다.
-수박 드시고 가세요.
-(해설) 이렇게 된 이상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아무리 그래도 역시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빼놓을 수 없는 법이다.
이런 정겨움을 언제 느껴봤더라?
-이제 진짜 배불러서 못 먹겠다.
잘 먹었습니다.
많이 먹고 가요.
-(해설) 이웃 간의 정은 옛말이라고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수박을 먹고 나니 자연스럽게 과일에 눈이 간다.
-(해설) 과일가게만의 매력은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게 아닐까?
계절에 따라 자연이 내어주는 선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맛있는 복숭아를 고르려고 일단 크기가 좋아야 되고.
색깔이라는 좋아야 되고 그런 걸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과일에 달달한 향이.
너무 좋다.
왜 이렇게 다 좋은 거야?
어디서 이렇게 달달한 향이 난다 했더니.
-어서 오세요.
여기서 나는 거잖아요, 여기서.
-여기서 나는 거라고요?
-냄새 한번 맡아봐요.
-너무 잘 익었는데요.
-좋죠?
지금 이게 제철 과일이기도 한데 이게 뭐랄까.
보약, 보약 같은 복숭아.
-(해설) 시장에 가면 없는 게 없단 말이 맞다.
각종 생활용품부터 산해진미까지 가득한 이곳에서 이번에는 싱싱한 생선이 발길을 사로잡았다.
-(해설) 시장에 활기를 더하는 익숙한 바닷냄새.
저마다의 인생살이가 담긴 향은 이렇게 시장 곳곳에 녹아 있다.
-상인회 일을 부회장으로서 맡고 있지만
물론 제 가게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힘든 면이 없지 않아 있기는
하지만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로 모든 매장이 마찬가지겠지만 많이 힘듭니다.
고객 여러분의 시장 이용을, 많이 이용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저희 또한 열심히 손님들을 위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해설) 시장은 우리의 삶이 고스란히 투영된 공간이기도 하다.
어제와는 또 다른 얼굴도 발자취를 남기도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건
하늘이 내린 특별한 기회이다.
다음에는 또 어디를 향해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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