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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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억 - 사기장

등록일 : 2022-04-25 13:03:46.0
조회수 : 311
-제가 또 찾는 색이 있습니다. 찾는 색이 있고 또 거기에서 나오는 발색도 있고 그 안에서 제일 좋은 거
하나를 찾기 위해서 깨기도 하죠. 도자기는 좋은 흙을 찾아야 하고요.
 그 좋은 흙을 찾아서 만든 도자기를 구울 수 있는 기술, 가마 불이 아마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나 저희 지방 같은 경우는 백자 기술. 아버님 작품은 제가 볼 때마다 정말 혼이 들어 있어요.
그런 작업이 아마 제 평생의 작업일 것 같습니다. 옛날부터 가마 불 때는 날이 동네잔치기도 하고요.
-보자, 불을 한번 보고. 한번 보자.
-모든 분의 힘을 흘려야지만 가마 불을 땔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저희 집안에서 가장 큰 행사가 되는 거죠.
또 그 가업 안에서 조선 관요백자를 만들 줄 알고 구울 줄 안다고 해서.
-산에서 캐온 흙을 밟지 않으면 다음 작업에 기물을 만들 때 흙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여기서 흙을 잘 밟아주게 되면 기물이 안 터지고 잘 만들어지죠, 잘 섞이고.몸하고 타협을 해서도 안 되고요,
육체적으로 흙하고, 흙하고 이기는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유일하게, 저희 집안에서는 제일 중요한 과정입니다.
한 20년 전에 아버님하고 흙을 찾으러 가마터를 갔었습니다.
600년 전에 존재했던 도공의 지문이 남아 있는 유물, 그거는 떨림이라고는 이야기 못 하죠.
정말 소름 끼칠 정도로. 24시간 불을 땐다고 할 때 좋은 자세는 상당히 힘듭니다.
그러면 밖에 나갔던 제자들이 전부 다 들어와서 내 거보다는 본인들 게 더 잘 나올 수 있도록.
오늘 한번 열심히 가봅시다. 잘 나오게 해달라는 어떤 기운도 있고.
기장 지역은 180종류의 도자기가 되는 흙들이 출토가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1200도, 1300도에서 견딜 수 있는 흙이라고 하는 건 거의 한정이 돼 있죠.
그리고 견디는 흙과 더불어서 색을 낼 수 있는 흙도 또 필요합니다.
온도계가 없으니까, 온도계가 없습니다, 여기는. 그러다 보니까 실질적인 기물로 안에
있는 걸 똑같은 유약, 똑같은 흙을 가지고 기물을 끄집어내서 확인을 합니다, 잘 익었는지.
그게 아마 제일 정확할 것 같아요. 아버님이 생전에 계실 때에 그 유약을 한 몇 톤을 만드셔서
저한테 돌아가시기 전에 주시고 가신 유약이 있어요.
그 유약이 저희 집안에서는 제일 큰 보물입니다. 달의 색감을 가지고. 흰데 그렇게 희지도 않고.
이런 색은 이제 저희 집안이 찾아 나가는 하나의 백자의 색이 되겠죠.
저희 집안에서 사용되고 있는 제작한 가마는 망생이 가마라고 합니다.
망댕이 가마라고도 하고요. 둥근 메주 같은, 어떻게 보면 둥근 가마다 보니까 불이 잘 돕니다.
불이 잘 돈다는 것은 장작이 적게 들어가고 열이 빨리 올라간다는 거죠.
이렇게 장작을 때서 티가 없이 깨끗한 거, 그걸 지금 찾고 있어요.
이거는 장작을 제자한테도 못 맡깁니다, 이거는. 이거 장작 하나에 내 모든 게 다 있어서.
저희 모친은 절대 도자기를 해서는 안 된다.
밥을 먹지 못하는 것 그다음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거, 아마
추천해주시지도 않았을 것 같고 제가 또 가는 길을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반대를 하셨어요.
아마 지금은 아마 어머니께서 뿌듯해하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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